물건을 사고 파는 곳, 시장 우리알고 세계보고 3
김향금 지음, 신민재 그림, 정승모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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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때 기억을 떠올려보면 시골은 아니여서 그런지 전통 시장의 모습은 머릿속에 없지만 그래도 엄마 손을 잡고 시장에 다녔던 기억은 많이 남아있다. 저절로 시장 골목을 따라다니면서 사람 냄새를 느꼈던 것 같은데 요즘엔 주변에도 시장이 많지도 않고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대형 마트나 동네 마트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시장을 제대로 경험하게 해 줄 기회가 거의 없는 듯하다.

그런데 때마침 시장에 대해 속속들이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책이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너무 반가울 따름이다. 엄마 손 잡고 시장 나들이를 나가야할 우리 딸들을 이 책이 대신 나의 역할을 덜어주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시장이라고 해서 오늘날의 시장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시장의 형성 배경까지 너무나 쉽고 재밌게 쓰여져있다. 물물교환을 했던 과거의 모습도 아이가 쉽게 이해가 가서 그런지 술술 읽어나갔다. 물건을 어떤 비율로 바꿀까라는 생각은 나도 별로 안 해봤었는데 산골 마을 사람들이 소금 주머니를 살피다 못마땅한 듯 그냥 가버리자 바닷가 사람들이 이를 보고 소금 주머니를 더 내놓는 모습에서 아~ 이거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물 교환에서 값을 매기는 방법도 너무 재밌있게 설명해놓아 머리 속에 쏙쏙~ 들어오는가보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의 시장, 무역에 대한 설명도 너무 쉽다.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딱 맞는 설명과 사진, 그리고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에 대한 상세한 설명 등으로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화폐가 어떻게 발달되어 왔는지와 소매 시장, 도매 시장까지 시장에 관련된 책은 이 한 권이면 초등학생 수준에서는 충분할 듯하다.

 

세계 최초의 소매 시장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아마도 우리 나라에 세븐일레븐이 있기 때문인 듯... 세계의 유명한 재래시장도 흥미롭게 아이가 봤다. 시장에 가면 사람 사는 냄새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기에 다른 나라를 아이와 여행하게 된다면 그 나라의 시장도 꼭 한 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리 나라 시장도 아이를 데리고 자주 가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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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
쉘 실버스타인 지음 / 살림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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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저자의 미발표작을 모아놓은 책이라는데 어릴 때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한번쯤은 읽어봤음직한 책이리라. 아니면 제목은 들어봤을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 역시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고 어릴 때 감명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벌써 그 책을 언제 읽었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나도 커버렸다.

 

사실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라는 제목을 보면서 어떤 내용일지 무척 궁금했다. 어릴 적 읽었던 그런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내용인지...

아무튼 생각보다 작은 크기의 책... 생각과는 다른 내용...에 다시금 놀랐다.

 

세상 모든 것을 담았다고? 이 작은 크기의 책에? 호기심으로 펼쳐 든 책...

일상의 소재들을 이야기하고 있으면서도 다소 엉뚱하기도 하고 기발하기도 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따뜻하고 그런 내용보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내용들도 많다. 그리고 가끔은 이유모를 웃음... 그리고 때론 이유를 알 것 같은 웃음을 짓게 만들어주기도 하다.

원래 재미를 주면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웃음이 진정한 웃음일텐데 이 책은 그런 웃음을 주기에도 충분하다.

 

빡빡한 생활에 찌들어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이 책을 손에 든다면 잠시 쉬어간다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사고에 융통성이 없는 사람들도 이 책을 보면서 기발하고 엉뚱한 사고를 배울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든다.

소재도 일상 생활에서 우리가 늘상 접하는 것들도 많아서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 속에 숨겨진 이면과 유쾌한 웃음 그리고 씁쓸한 웃음까지 이 책을 통해 만나보길 바란다.

이 책이 실제로 출간될 때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데 크기 만큼은 이 정도 크기였음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작지만 큰 웃음과 감동... 작은 크기의 책이기에 더욱 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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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나를 위로한다
김선희 지음 / 예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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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고 하면 다소 딱딱하고 고루하다는 식의 생각을 지울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철학이 무용지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오히려 과거보다 마음이 편치 않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철학이 더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철학은 사색하는 힘을 길러주고 내 안에 나를 좀 더 단단히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알 수 없는 힘을 주는 것 같다.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는 제목처럼 오늘날 치유받고 위로받고 싶은 사람이 어디 한 둘 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고단한 삶을 오히려 철학으로부터 위로받다니...

 

주제에 대한 이야기와 철학이 잘 어우러져 있어 읽는 내내 지루한 줄 몰랐다. 특히 성형에 대해서는 나도 우리 사회의 성형을 부추기는 분위기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데 '박씨전'이라는 고전 작품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분위기가 언제부터 있었는지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기도 하고, 철학자 푸코의 감시 이야기를 통해 타인의 눈으로부터 통제받고 있다고 느끼는 현대인들의 씁쓸한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선은 다양한 소재를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 내고 있어서 그 점이 더욱 친근하고 재밌게 느껴져 좋았다.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고 사는 현대인들, 사는게 고단하고 재미없고 힘들기만 한 현대인들을 이제는 그냥 더 이상 내버려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저버리고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만 봐도 지금 우리가 얼마나 위태로운 삶을 살고 하루 하루를 살며 버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런 삶에 자기 위안이 되어주는 책이고, 잘못된 우리들의 사고 방식을 반성해보고 성찰해볼 수 있는 그런 책이기도 하다.

 

힘겨워 지친 이들에게 잠시 사색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철학은 무조건 지루하고 골치 아프다고 생각해서 멀리 했던 사람들도 자신의 삶을 좀 더 굳건히 할 수 있는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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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가 대장일까? 동물지식그림책 1
김영주 글, 손동우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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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친숙하게 느끼는 동물들을 다루고 있어 그런지 아이가 무척 재미있게 보네요. 더군다나 지난 달에 놀이동산에 놀러가서 사파리를 보고 와서 그런지 사육사며 사파리며 아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더라구요.

호랑이가 자기가 힘이 세니까 대장이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동물들은 그것이 못마땅해서 인정하려하지 않죠. 그러다가 결국 사육사에게 동물들의 대장을 뽑아달라고 이야기하는데 사육사가 내놓은 제안은 바로 이빨 개수랍니다. 이빨 개수로 동물의 대장을 뽑는다는 설정부터 몹시 특이한데 이게 바로 이 책의 묘미더라구요. 동물들의 이빨 개수에 대해서는 아직 우리 둘째가 별로 책을 통해서든지 텔레비전을 통해서든지 접한 적이 별로 없어서 잘 모르고 생소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그런지 스토리 자체가 재미있어서 그런지 동물들의 이빨에 관심을 기울이더라구요.

코끼리의 이빨이 큰 몸집에 비해 6개 밖에 없다는 것, 아름다운 홍학과 두꺼비는 이빨이 하나도 없다는 것, 상어와 돌고래의 많은 이빨, 또 들소는 윗니가 하나도 없고 아랫니만 있다는 것... 하나 하나 아이랑 같이 보면서 저도 공부가 되더라구요.

위의 그림의 달팽이가 이빨이 가장 많다니 놀랍기만 하네요. 동물 친구들도 다 놀란 것 같아요. 그리고 책의 위쪽에 보면 '사육일지'라고 해서 동물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이빨에 대한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어 지식을 전달받기에 충분합니다. 어른인 저도 이빨에 대해 이렇게 상세히 알긴 처음이네요.

          

또한 책의 뒷부분에 그림책에 등장했던 동물들의 입속 모양을 모두 그려놓아서 누구의 이빨인지 찾아보는 재미 또한 쏠쏠합니다. 앞에서 그림책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봤던 우리 딸이 제법 잘 기억했다가 잘 맞추더라구요.

책 속 맨 처음과 맨 마지막엔 이렇게 사파리 모습처럼 동물들이 있는데 저 길을 따라서 장난감 자동차를 올려놓고 아이랑 사파리 투어를 했네요. 사육사 아저씨의 안내를 받으며 동물들을 하나 하나 만나보고 이빨 이야기도 해보며 즐겁게 놀이로 마무리 했답니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흥미로우면서도 유익한 책이라 동물 지식 그림책으로써 크게 자리잡을 것 같다는 예감이 팍팍 듭니다. 다른 동물 지식 그림책도 꼭 만나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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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
수연 글.그림 / 한림출판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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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맘이라서 항상 마음에 걸리는 것이 아이가 원하는만큼 원하는 시간에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도 점점 더 자라면서 엄마의 빈자리를 그리워하는 것 같고 직장에 안나갔으면 하고 바라고 있어 아이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항상 든다.

할머니가 손녀를 귀여워해주시고 잘 봐주시고 계시지만 그래도 엄마는 엄마인지 나를 찾는다. 그래서인지 같이 온종일 있는 날도 눈앞에서 내가 사라지면 엄마를 외치고, 대답을 빨리 해주지 않으면 울먹울먹할 때가 종종 있어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직장에서 돌아오기까지 어떤 마음으로 아이가 생활을 하고 있을지 <안테나>라는 책을 통해 우리 아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다.

우선 이 그림책을 보는 엄마로서의 나의 마음은 편치가 않다. 이 책의 주인공이 우리 딸 아이처럼 느껴져서 안쓰러운 마음이 절로 든다.

접시를 찾아 실로 묶고 '띠띠띠띠~ 띠띠띠띠~'를 열심히 외치며 신호를 보내는 아이. 아이의 눈에는 안테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한 것이 아마도 접시였던 모양이다. 이 신호를 듣고 찾아오는 멍멍이, 잠자리, 참새,,,에게 '널 부른 게 아니야', '너도 아니야'라고 말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이 느껴진다.

 

간결한 그림들과 간결한 글들... 그 속에서 느껴지는 아이의 마음... 위의 사진은 책 표지와 책의 맨 뒷면인데 내용 전체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그림이 눈에 띈다. 안테나 소리를 듣고 엄마가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이 잘 나타나있는 책이다.  

우리 딸에게 읽어주었는데 맨 끝에 "누가 올까?"했더니 바로 '엄마'라고 이야기한다. 우리 딸의 마음도 그랬던 모양인지.. -_-;;

그래도 중간에 '띠띠띠' 소리를 듣고 동물들이 달려오는 장면에서 갑자기 외계인의 출현으로 아이가 이건 뭐냐고 물으며 한참을 같이 웃었다. 외계인을 본 적 없는 우리 막내딸에겐 그 모습이 낯설면서도 웃기기만 한 모양이였다.

아무튼 접시로 만든 안테나를 들고 길거리까지 찾아나서는 아이의 모습에서 역시 엄마라는 존재가 얼마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고 중요한 존재인지 다시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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