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삐빠는 언제 올까
김의숙 글.그림 / 장영(황제펭귄) / 2012년 4월
평점 :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는데 삐빠가 자기냐며 계속 물어보더라구요. 삐빠는 아이들의 마음 속에 있는 환상의 대상이라고나 할까요? 마음 속의 허구의 인물 같은 건데 아직 아이가 이해하기는 어려운 모양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 이름을 대길래 그렇다고 그냥 했네요. 안 그럼 질문이 끝이 없을 것 같아서요. ^^;;
아이들은 자기만의 공간을 좋아하는데 작은 방을 만들어놓고 삐빠를 기다리는 아이... 삐빠가 올 생각만 해도 벌써 설레는 모양입니다. 삐빠가 오면 무엇부터 할지,,, 음식을 만들어주고 같이 놀것인지, 비누거품 놀이를 좋아하는지 물어보고도 싶고, 숫자놀이는 잘 하는지도 궁금하네요. 갑자기 천둥이 치면 나처럼 삐빠도 무서워할지 궁금해지기도 하구요. 항상 삐빠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네요.
우리 딸 아이도 친척 언니들이나 친구네 집에 간다고 하면 일찍부터 들떠서 만나면 뭐부터할지 중얼중얼 마음이 바빠집니다. 그런 제 딸 아이를 보는 듯했습니다. 뭐하고 놀지 이것 저것 가져다 놓기도 하고 말로 재잘재잘 이야기하기도 하는 딸 아이...
보는 내내 책의 그림이 너무 예뻐서 아이랑 행복했네요. 앞치마 두르고 함께 요리하는 모습에서 아이랑 저도 요리 같이 하자고 이야기했네요. 쿠키 같이 만들었던 생각도 나구요. 아이랑 삐빠랑 같이 스키 타는 모습이 왜 이리 귀여운지요. 아이랑 같이 웃었답니다. 삐빠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무서워하는 아이를 지켜주고 괴물과 싸우는 모습도 너무 재밌었답니다. 아이의 든든한 친구겠지요.
놀이공원 간다고 약속해놓고 바쁘니까 다음에 가자는 엄마, 아빠 때문에 엉엉 울어버렸던 일을 삐빠에게 말할거라는 부분에서는 제가 왜 이리 찔리던지... 아이와 약속한 것들은 잘 지키는 부모가 되어야겠구나 하고 반성을 하게 되었답니다.
책의 맨 뒷부분에 '집에서 오물딱방 만들기'라고 해서 골판지와 우산만 있으면 아이에게 작은 방을 만들어 줄 수 있는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큰 상자 굴러다니는 것에다가 우산 꽂아서 재밌게 놀았답니다. 아이의 동심과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예쁜 그림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