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통해 북한을 본다
송봉선 지음 / 시대정신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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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재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겸임교수이자, 북한연구소 소장인 송봉선 선생의 글입니다. 대략 400페이지 분량의 책이지만 읽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부분이 많아서 일겁니다.

중국과 북한 양국은 한반도 분단 이래 계속 이어온 우호와 협력의 관계일 것입니다. 혹자들이 말하듯 북중 동맹 체제가 1992년 한중 수교로 인해 전면적인 재설정이 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중국과 북한 양자에게는 서로가 매우 중요한 위치인 것만은 분명해보입니다. 근래 제가 읽었던 북한 관련 글들 중에 이처럼 북한을 해석하는데 북중관계를 따로 떼어놓지 않고 양국을 묶어 설명한 책은 처음 접해보는 것 같습니다. 물론 북한을 이해하는데 중국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는 않지요. 마찬가지로 국내에 여러 학자들이 내놓은 북한 관련 책들에서도 중국은 빠짐없이 언급되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시대의 흐름으로 공동의 운명체처럼 양국의 역사적 행위를 서로의 인과관계처럼 충분한 사료들을 준비해 해석한 글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각 장은 중국과 북한의 우호 협력관계를 필두로 경제, 정치, 북핵문제 등과 최근의 탈북자 문제, 중국의 동북공정 문제를 단순히 언급하는 수준에 그치는 게 아니라 관련된 많은 정보들을 끌어와 독자들에게 큰 이해를 돕게 하고 있습니다. 책 뒷면에 저자는 ‘일반 독자에게는 중국과 김정일의 관계에 대해 좀 더 상식을 넓히는 자료로 활용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출간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조만간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의 글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과거 시진핑 주석이 그들이 말하는 한국전쟁을 일컫는 소위 항미원조전쟁에 대해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서기 위한 정의로운 전쟁˝이라 말하는 것에 중국에게 북한이 어떤 상대국인지 알게 됩니다. 더욱이 일부 중국 지식인들은 북한의 핵이 자신들에게 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하는 걸 보면 뭔가 우리와는 다른 세계 사람들이라는 함의가 느껴졌습니다. 과장된 인식일수도 있지만 북핵의 연원 또한 상당 부분 중국이 관여했고 그 모태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파키스탄의 핵에 중국이 밀접하게 도움을 줬듯 북한의 핵개발도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 합둘 카디르 칸에게 상당한 도움을 받은 것이 사실이니까요. 뿐만 아니라 스커드 미사일 같은 장거리 미사일 기술도 북한이 이란, 이집트, 시리아, 파키스탄 등에 제공해 그 지역 안보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보아도 중국이 과연 북한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물론 이 책에서도 저자가 언급했듯이 북한 지역은 중국의 중요한 완충지대로서 그리고 동북 3성을 개발하기 위한 배후지로서 그 경제적인 측면도 매우 중요해졌으니 더욱 관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고 봐야 되겠죠.

중국은 지역내에 미국을 벗겨내고 군사적 패권을 지향하려고 하고 있어서 더욱더 자신들의 논리와 이해를 바탕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 한국 전쟁부터 최근 북핵문제까지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깊이 이 책을 통해 좀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양자간의 관계가 매번 좋을 수는 없는 것처럼 두 나라의 관계의 여러 부침도 상세히 나와있습니다. 최근에 중국이 북한내에 공을 들이고 있는 지하자원 개발과 창지투 및 나진 선봉 지구와 관련된 주제도 담고 있습니다. 끝으로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서 북한과 중국 국경 지역의 실태도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중국은 이 탈북자들에 대해 ‘단순 월경자이기 때문에 난민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데 탈북자가 중국 동북 3섬에서 꼬리를 잡혀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는 이유가 바로 이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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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끼나와, 구조적 차별과 저항의 현장
아라사키 모리테루 지음, 백영서 외 옮김 / 창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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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이곳을 통해 리뷰했던 개번 맥코맥의 ‘종속국가 일본‘을 읽으면서 오키나와와 오키나와 내에 있는 미군기지와 관련된 언급을 보면서 조금 더 오키나와에 대한 글을 읽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발견한 책이 오키나와 대학교의 명예 교수인 아라사끼 모리떼루의 ‘오끼나와, 구조적 차별과 저항의 현장‘ 입니다. 아라사끼 모리떼루는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을 졸업하고 1974년 오키나와 대학 재건에 힘을 쏟은 특이한 경력의 인물입니다. 왜냐하면 일본 본토인이 오키나와에 정착해 오키나와의 현실을 알리는데 일조하는 것은 어쩌면 보기 힘든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본의 정치적 현실에서 말이죠.

이 책을 접하기 전에 제가 오키나와에 알고 있던 것은 과거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본토전에 앞서 치열하게 미군과 일본 제국군이 싸운 곳이고, 그 이후 미국이 오키나와를 군정하에 두고 통치하다 반환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소위 ‘배려 예산‘ 이라고 알려진 주일 미군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 주둔비를 일본 정부가 연간 1,881억엔 가량의 이상한 지출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된 내용은 일본 영토의 0.06%를 차지하는 오키나와가 전체 주일 미군 기지의 72%를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습니다. 현재 미국 영토인 괌의 원주민이 미국 전체로 봤을 때 2등 시민 취급 받고 있는 것처럼, 오키나와도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으로부터 2등 국민 취급에 처한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해 보였습니다. 책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일본 정부는 얼마전에 미군 재편 재검토 협의에서 해병대를 일본 본토에 이전하고 싶다는 미국의 제안을 거절했던 바와 같이 익히 오키나와에 미군으로부터 비롯되는 주민들의 고통과 피해를 무시하고는 소위 본토인들의 안전을 위해 오키나와를 희생시키는 정책을 계속 펴왔다고 봅니다. 이것이 오키나와를 일본과 분리해 차별하는 증거이며, 주민들까지도 2급으로 치부하는 것이죠.

근래 한반도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폭격 사태가 일어난 이후로 일본 우익과 정치권으로부터 오키나와의 주일 미군 기지는 일본 안보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받으며 북한의 저 두 번의 도발이 일본 정부의 요긴한 안보적 지렛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제주도에 있는 주민들을 탐라인들이라고 격하시켜 한국 정부가 본토에 있는 주한 미군 기지를 제주도로 이전시켜 제주 주민의 여론을 묵살하는 경우와 같은 상황이랄까요. 만약 이러한 상황이었다면 제주도에서 정부에 반하는 폭동과 시위가 끊이지 않았을 겁니다.

미국의 안보 기차에 편승해 자국의 안보를 답보하고 있는 일본 정부로서는 요즘 대두되고 있는 중국의 부상과 거의 피해망상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 미사일 사태를 지렛대 삼아 자신들의 내부에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죠. 얼마전에 자국의 언론을 통해 유포하다시피한 아베의 ‘한반도 4월 위기설‘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그래서 읿본의 대외적인 상황이 현실적으로는 썩 좋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오키나와의 주일 미군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예측을 해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일본 정부가 오키나와 주민들의 고통과 피해를 감안하여 일본 본토 내로 얼마간의 기지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 민주주의로 선춛된 정부의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으니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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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곡의 한일관계 어떻게 풀 것인가? - 새정부에 바란다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리딩 재팬 Reading Japan 23
남기정 외 지음 / 제이앤씨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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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3월 16일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가 주최한 특별세미나에 있었던 여러 국내 일본 관련 학자들의 대담을 담은 책이 얼마전에 출간되어 급히 구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언론에서 들려오는 일본 관련 기사들은 별 내용들이 없어서 그동안 몹시 궁금하던 차였습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면요. 당시 세미나의 주제는 크게 5가지 분야의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일본 외교와의 이슈였는데요. 저는 트럼프 정부 탄생과 사드 문제, 그리고 일본 정부와의 위안부 합의 문제를 주의깊게 봤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나온 출판물이라 일반적으로 차기 정부에 대해 일본과의 외교 문제에 대한 몇 가지 제언들이라 할 수 있겠더군요. 사실 거의 3년 넘도록 일본과의 외교가 단절 상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학자들 차원에서 현 상황을 위기라고 여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사드 문제와 관련되서는 차기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과의 사드 협의를 철회하기는 매우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개진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저도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중국과의 협의가 남아있습니다만 한미 동맹을 고려해봤을때 문재인 정부가 이를 철회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난 2015년 12월에 있었던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사드와 위안부를 서로 교환해서 처리하는 방안은 거의 사실상 힘들게 되었고, 일본 국내에도 이번 한국 내에서의 위안부 합의 재협상 내지는 파기에 여론이 좋지 않아 아베 정부로서도 한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도 이번 위안부 합의에 대해 거의 80% 이상의 국민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문재인 정부가 이런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합의 자체에 의의가 한국과 일본 정부 차원에서의 합의로 해석해야함에도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있는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압력을 공식 또는 비공식 채널로 한국에 압박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행태를 봤을 때도 개탄할 만한 일이죠. 더욱이 얼마전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밝혔듯이 서면으로 위안부 할머니들께 사과 편지를 쓸 계획이 전혀 없다고 한 것처럼 일본과 일본 총리라는 자의 진심이 어디에 있는지 아주 또렷하게 내비치고 있습니다.

즉, 정부 대 정부 합의로서의 해석이 되는 것이라면 백번 양보해서 정부 차원에서 언급을 하지 않는 선에서 끝내면 되는데, 아예 위안부와 관련된 모든 논의 내지는 의견 피력을 원천적으로 전부 끝내고 싶어하는 아베 정부의 시커먼 속내를 알게 되었죠. 아베는 이뿐만 아니라 지난 고노 담화도 수정하고 싶어했고, 무라야마 담화도 무력화 시키고 싶어 했지만 미국의 여론이 비등해져 포기한 선례가 있습니다.

지난 박근혜 정부가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일본과의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고 한 이후 3년 이상 한일 관계가 냉각기에 들어서 있습니다. 두 나라가 공통적으로 협의하고 긴밀한 대화가 가능한 것은 북핵 문제밖에 없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로 한미일 정책 공조가 어쩌면 가능할지 모르지만 북한의 핵문제와 미사일 문제는 중국의 관여가 더 중요한 부분이라 우리 정부가 한미일 공조 내지는 동맹 강화에 힘쓴다면 오히려 대 중국 외교에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한 학자는 일본은 지금이라도 대 중국 봉쇄에 참여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은 대 중국 수출로 적지 않은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교역상대로 양국 다 중국이 맨 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세안도 경제 분야는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서 이러한 점을 제쳐놓고 중국을 봉쇄하거나 미국의 대 중국 봉쇄 전략에 선뜻 뜻을 같이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일본이 과연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뒤로하고 대 중국 봉쇄에 나선다는 것에 대해 저는 회의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위안부 합의가 재협상이 되거나 파기가 된다면 그 이후에 어떻게 될 것이냐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아마도 재협상이 아예 안되거나 파기에 이른다면 미국의 압력이 지대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오바마 행정부의 관여로 이루어진 위안부 합의를 전 정권 흔적 지우기에 일환으로 대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으나 북한 문제와 중국 견제에 나서려는 미국으로서는 양 동맹국들이 불협화음을 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참여한 많은 분들이 예측하셨듯이 앞으로 한일 관계가 더 어려워진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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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연구의 새로운 접근 AKS 번역총서 8
스티븐 케이시 외 지음, 이상호 외 옮김 /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정신문화연구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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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0년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이하여 영국에서 발행되는 Journal of Strategic Studies 에 실렸던 논문들 중 런던정치경제대학교 교수인 스티븐 케이시가 편집한 6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국 내 출판은 과거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었던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출판부가 담당을 했습니다.

익히 많은 분들이 접해보셨겠지만, 서구에서 정의를 내리고 있는 한국 전쟁은 ‘잊힌 전쟁‘ , ‘냉전을 빠르게 앞당긴 전쟁‘ 등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시카고 대 브루스 커밍스 교수로 필두로 수정주의적 입장이 한때 팽배했지만 근래 러시아의 한국 전쟁 관련 비밀 문서들이 공개된 이후로 내외의 많은 한국 전쟁 관련 연구자들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지요. 스탈린과 김일성간의 방대한 서로간의 통신 내용, 스탈린과 마오쩌둥의 한국 전쟁 당시 중국군 개입과 관련된 여러 문서 들이 포함되어 앞서 말한 연구자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기긴 했지만 이를 통해 더 현실에 가까운 연구가 이루어지는 단초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기존의 한국전쟁에 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에 같은 UN군으로 미국과 함께 참전한 영국의 학자들의 한국 전쟁과 관련된 논문을 접해보게 되는 것이 큰 의미였습니다. 특히 한국에 미군정이 시작되면서 다소 많은 미군 병사들과 미군정의 미국인들이 인종적인 편견에 사로잡혀 한국인들을 내려봤다는 점과 그것에 기반한 미국의 우월적인 편견에 더욱더 반감을 갖게 되는 한국민들과의 갈등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예의가 바른 한국인들은 과거 중국에게 기대했던 것처럼 미국에도 큰형의 역할을 바랬다는 주장도 흥미롭더군요. 일절 내정에 관여하지 않고 조언을 하는 위치에 국한된 과거 역대 중국 왕조와 한반도의 왕국들간의 관계의 실제적인 모습을 잘 인지하고 있다는 점도 놀라웠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미국에게 ‘큰형 리더십‘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그외에도 어정쩡한 미국의 관여가 1950년 6월 북한의 침공을 고무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한국 전쟁에 신속히 개입함으로서 이러한 형님 리더십이 최종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고, 이러한 양국간의 피를 나눈 경험이 현재 이르러서는 더욱더 한미 동맹이 성숙해질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반대편에서는 마오쩌둥과 스탈린의 갈등, 이를테면 중공군이 한국전쟁에 개입하려고 하는 마오쩌둥의 의도를 스탈린이 끝까지 의심하고 믿지를 못했다는 점과 스탈린 본인은 소련이 부동항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국과의 확전을 매우 우려해 전쟁이 발발하고 나서 휴전까지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내용이 언급되었습니다. 특히 1951년 전반기의 벤 플리트 장군이 입안한 제한적인 통천 상륙작전과 평양과 원산을 잇는 지역을 확보하고 북한군과 중공군을 39도선 이북으로 몰아내는 작전에 대한 언급도 흥미로웠습니다. 이 부분은 결국 리지웨이 사령관으로부터 거부되었지만 만약 이 작전이 입안되어 결정되었다면 매우 성공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고, 당시의 중공군에 강요된 피해와 다시 재정비를 하기까지 걸리는 소요 시간을 감안했을 때 모스크바와 베이징이 확전을 감수하기까지는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더불어 영연방이 행한 UN내의 한국 전쟁과 관련된 외교적 압력과 특히 중국쪽에 개입하려고 했던 여러가지 노력들에 관한 내용들과 포로 문제와 사상자 보고와 관련된 논문들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 전쟁과 관련된 여러 책들을 통해 맥아더와 트루먼 대통령의 갈등, 전쟁 초기 미군의 초기 지휘 문제, 그 이후 미국의 핵무기 사용의 검토 등과 관련된 글은 자세히 언급되지는 않지만 새롭게 논의되는 글들이 주를 이뤄 이 책을 읽는 분들도 크게 호기심을 갖게 되리라 여겨집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 논의가 되어야 하고 이와 관련된 학문적 연구 또한 오래도록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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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인가 현상유지인가 - 미중 패권경쟁의 논쟁과 실상
김관옥 지음 / 리북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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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정치외교학 교수인 김관옥 선생의 이 책은 작년 7월경에 읽었던 ‘동아시아 불일치 딜레마 외교‘에 이어 두 번째로 접하게 되는 글입니다. 전작은 불일치 딜레마 외교라는 제목처럼 김관옥 선생의 이론적 분석이 뛰어난 글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이 서로 지향하는 이익이 상반되게 다르므로 양국 간의 그 간극을 좁히기란 매우 요원한 일입니다.

‘전쟁인가 현상유지인가‘라는 다소 논쟁적인 제목으로 최근인 2016년에 출간한 이 책에는 현재 대결하고 있거나, 대결하게 되는 미중 양국간의 첨예한 쟁점에 대한 논의들이 실려 있습니다. 김관옥 선생은 9장인 결론 말미에 결국 협력의 개연성보다는 대결의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을 내리고 있는데 저 역시 매우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광의적인 측면에서 시작해 좁혀질 대로 좁혀진 얄팍한 결론을 내린다면, 동아시아 지역과 에너시 수송로로서 중요한 중동과 말라카 해엽 등지에 기존의 미국의 패권에 대항해 자신들의 ‘핵심적 이익‘을 강도높게 추구할 개연성이 있는 중국은 과거 후진타오 주석과 근래 시진핑 주석이 여러 방식으로 언급한대로 그대로입니다. 즉, 한나라를 대표하는 정치 지도자의 사적인 발언이라기 보다는 앞으로 자신들의 국력에 맞는 핵심 이익을 수호하고자 할 것이라는 것이죠. 여기에 김관옥 선생도 짚어 내셨지만, 중국은 현재 ‘최대 개도국‘이라는 입장과 ‘강대국‘이라는 정체성이 혼재되어 환경이나 경제 분야에서는 개도국의 입장이, 군사와 외교에서는 강대국의 정체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종의 국익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특이성은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무분별한 이익 극대화라고 지칭할 수 있을겁니다.

물론 미국과 중국은 과거 냉전시대의 미소 대결과 같은 완전히 적대적이고 고립된 관계는 아닙니다. 서로 경제적으로 긴밀히 얽혀있지요. 이런 점에서 중국의 대두가 지속되고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게 되더라도 양국이 이러한 상황을 직시하여 서로 갈등을 최소화 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중국은 내부에 많은 개선해야 될 문제점을 안고 있고 그 문제점들이 갑자기 비등해질 경우 중국 공산당은 외부로 돌려 당장 모면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됩니다. 양측이 다수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 전쟁으로 발발할 경우 양국 모두 파괴가 확실하다는 점에서 전쟁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입장이지만, 미국은 공해전투를 비롯한 선제적이고 제한적인 전쟁을 입안해 놓고 있는 상황이며, 양국의 가장 큰 분쟁거리인 대만 문제가 아직도 현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제압하려고 할 경우에 미국과 일본이 개입하게 될 가능성이 큰데, 이는 큰 양국간의 문제로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에 큰 위험요소 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근 30년간의 미중 관계를 다소 경쟁이 있겠지만 화해 협력으로 귀결되지 않겠냐는 낙관적인 전망에 몰입하기 보다는 어떠한 위험 요소들이 있으며 그것을 미리 파악하고 분석하는데 우리 학계가 전념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점이야 말로 북핵과 더불어 한반도의 국운이 걸려 있는 문제로 많은 연구자들과 외교 정책에 관여하는 공직자들이 서로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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