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 학교는 이틀에 걸쳐서 시험을 보는데 초등 시험을 이틀 동안 본다는 게 심히 마음에 안 든다.  

시험 기간 내내(아니 늘 하던 생활을 그대로 유지한 것뿐이로구나!!!) 울 아들은 해 넘어갈 때까지 축구하기. 들어와서 오랫동안 샤워하기. 밥 두세 번씩 퍼다가 아주 오랫동안 먹기. 책 들고 왔다갔다 하기. 엄마가 시험 공부는 안하니? 하고 한 마디 할라치면 어느새 이불 속에 들어가 잠들어 있기. 를 반복한 아들.  

기말 시험인데도 전혀 신경 안 쓰는 우리 아들과 시험 보는 날 아침에 나눈 대화가 생각나서 내내 웃음이 나온다. 속이 터져서 나온 웃음...

시험 보는 첫째 날 아침  

엄마 : 아들아, 오늘 기말 시험 보는 날인데 혹시 알고 있니? 

아들 : 그럼요, 그걸 누가 몰라요. 

엄마 : 음... 알고 있었구나. 다행이다. 

 

시험 보는 둘째 날 아침 

엄마 : 아들아, 오늘도 시험 보는 날이다. 책가방은 잘 챙겼니? 

아들: 그~럼요. 다 챙겼어요.  

 

등에 멘 가방이 너무 가뿐해서 열어보니 시험 끝나고 수업하는 음악책 하나랑 필통 하나만 들었다. 오늘 시험 볼 책(수학, 과학, 영어)은 하나도 챙기지 않은 아들, 오우, 역시 울 아들답다.  

8시 20분에 학교 갔는데 9시까지 뭘했을까 궁금해 죽겠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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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7-02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9시까지 축구하지 않았을까요?
걱정이 많이 되시겠어요. 그래도 아이들도 나름의 방식대로 잘 자라고 있을 거라고 믿어요. 소나무집님 아이들은 워낙 기본이 튼튼하잖아요.^^

소나무집 2010-07-03 11:06   좋아요 0 | URL
7시 반까지제가 억지로 델꼬 들어오는 시간) 축구하고 들어와서 30분 이상 샤워하며 놀다가 1시간 가까이 쫑알대며 밥 먹고...
공부는? 하고 물으면 학교에서 다 했어요~

세실 2010-07-02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그래도 초등때는 기본 성적은 유지하더라구요.
울 규환군도 어제, 오늘 시험인데, 나의 눈을 피해 <내일은 실험왕> 보고 있더라구요.
그게 시험날 딱 맞춰 집으로 배달이 왔네요. 원

소나무집 2010-07-03 11:07   좋아요 0 | URL
시험 기간이라고 해도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엄마들만 초조한 것 같아요.ㅜㅜ

같은하늘 2010-07-0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희 아들도 다음주 수요일에 시험인데 저만 애닳아요.ㅜㅜ

소나무집 2010-07-03 11:10   좋아요 0 | URL
초등 1,2학년 때는 문제집 하나 사보지 않았고 시험 공부 같은 건 아예 시킨 적도 없어요. 아무래도 그때의 부작용인 듯...
그래도 아들 녀석이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노는 걸 보면 너무나 뿌듯해요. 아직은...

무스탕 2010-07-02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 시험 끝났어요~~~ >0<
그런데 지성이는 내일까지에요... ㅠ.ㅠ
정성이가 수요일에 시험을 봤는데 학교에서 돌아오자 마자 자유다~~ 라고 외치더군요...;;;;

소나무집 2010-07-03 11:13   좋아요 0 | URL
축하 축하~
울 아들도 어제 학교 갔다 오더니 "앗싸, 시험 끝났다!" 그러는 거 있죠? 공부는 안 해도 나름 마음의 부담은 있었나?

엘리자베스 2010-07-02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은이도 음악책 하나 달랑 넣고 갔답니다. 가방이 가벼워서 너무 좋다고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말이에요.
심지어 도은이는 어제 생전 안가던 학교 도서관도 다 갔답니다.
시험기간만 되면 왜 이리 책이 읽고 싶어지는지 모르겠다면서...
아무튼 오늘 시험 끝이네요~~~

소나무집 2010-07-03 11:15   좋아요 0 | URL
도은이는 평소에 열공하잖아요.
아침에 학교 가서 뭘 했냐구 물었더니, "놀았죠. 책 가지고 갔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ㅋㅋ

pjy 2010-07-02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험기간 참 좋아했는데요^^ 일찍 끝나고 책가방 가벼워서요 ㅋㅋ

소나무집 2010-07-03 11:1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일찍 끝나고 책가방 가벼운 건 정말 좋아요.
다음 날 시험 부담만 없다면 더 짱인데 말이죠.

순오기 2010-07-03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생들까지 '목숨걸고' 공부해야 한다고 현수막 거는 학교도 있더군요.
애들이 대체 놀 시간이 없으니...초딩때라도 맘껏 놀려야돼요.
느긋한 지우~ 시험, 그까이꺼 뭐~~~ 대충!^^

소나무집 2010-07-05 08:53   좋아요 0 | URL
정말 미쳤어. 소리가 나오네요.
그 학교 샘들은 목숨을 건다는 게 뭔지 모르나 봐요.
누구를 위해서 목숨을 걸라는 이야기인지 훤합니다.
울 얘들 학교도 요즘 샘들이 공부시키라고 문자 주구줄창 보냅니다.ㅜㅜ

희망찬샘 2010-07-06 05:52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선생님도 그 말에 많이 부르르~ 하시더라구요. 너무 부끄럽다고. 아이들 불쌍해 죽겠습니다. 대회 지도 하는 아이(동시부문)을 일 주일에 한 번 만나기로 했는데 하도 안 와서 담임샘께 쪽지 드리고 좀 보내달랬더니 얼굴이 노래서 달려 와서는 국가수준 성취도 평가때문에 쉬는 시간 없이 공부한다며, 지금도 시험치고 채점하다 놀래 내려왔다더라구요. 갑자기 미안해 지면서. 시험 끝나고 다시 만나자 그랬습니다. 불쌍한 아이들.

소나무집 2010-07-07 11:53   좋아요 0 | URL
기말고사 끝났는데 마음의 부담을 안고 있는 딸아이를 보면 안쓰럽더라구요. 그래서 열공하라는 말은 안 해요. 하면 하는 대로...

희망찬샘 2010-07-06 0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아이들 공부하는 거 옆에서 같이 공부 했을 거예요.^^ 소나무집님 저도 인사 왔어요.

소나무집 2010-07-07 11:51   좋아요 0 | URL
공부 안 하고 책 없는 아이들끼리 놀았대요. 그래서 역시 울 아들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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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10-06-25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친구 가까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콘서트 가격이 쬐끔 참(?)하네요. ㅠㅠ

소나무집 2010-06-26 07:49   좋아요 0 | URL
그죠. 가격이 좀 쌌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갈 텐데...
오늘 친구들 모임이 있었는데 아줌들끼리 함께 보러 가자는 말이 나왔어요.

세실 2010-07-01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도 되고, 안가도 되는 워크숍이 있는데 김제동씨 출연한다고 해서 가려구요.
무주리조트 1박 2일이네요. 기대됩니다.
책을 주제로 풀어간다고 하니 궁금해요.
참 학교마을도서관 만들기에 써달라고 1억을 후원했다고 하네요. 참 이뿌죠^*^

소나무집 2010-07-02 10:55   좋아요 0 | URL
내일 친구들이랑 뭉쳐서 보기로 했어요.
주머니 가벼운 아줌마들의 시끌벅적한(?) 나들이가 될 듯싶어요.
 

이삭아, 보고 싶구나. 완도를 떠올리면 많은 것들이 떠오르지만 바다와 몇몇 사람들은 잊을 수가 없단다. 그 몇몇 중 한 사람은 바로 너야. 넌 선우의 친구지만 난 네가 좋았단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말할 줄 알고, 뜻한 바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너의 쿨한 성격이 정말 좋았거든. 선우에게 그런 성격 좀 배우라고 잔소리도 많이 했단다. 너를 좋아해서 그랬는지 기분 나빠하지 않더라!!! 

얼마 전 너의 엄마 전화를 받았는데 역사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더구나. 6학년 사회가 장난이 아니지? 나도 선우 사회책을 보고는 깜짝 놀랐단다. 그동안 역사책 읽기를 게을리했다면 좀 힘들겠구나 싶었어. 선우는 그동안 사극 보기와 역사책 읽기를 즐겨하더니 지금은 물 만난 고기처럼 즐겁게 사회 공부를 하고 있어. 커서 역사학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정도로 역사가 재미있대. 요즘 선우는 되고 싶은 게 넘 많아~

지금 우리나라는 고등학교에 가면 국사를 선택해서 공부한대. 이건 정말 슬픈 일이야. 학교에서 내 나라의 역사를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가르치는 나라는 전세계 우리나라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 역사는 우리나라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부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거야. 네가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하고 살던 너의 뿌리는 대한민국이야. 우리 역사를 모르고 너를 지켜갈 수는 없어.  

내가 완도에서 지켜본 너는 역사책 읽는 걸 좀 싫어했는데... 이삭아, 역사를 공부로 생각하지 마. 역사를 단지 외워야 하는 공부거리로만 생각하지 말란 얘기야.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로 이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해봐. 어제 없이 오늘이 없듯, 오늘 없이는 내일도 없는 거야. 어제나 오늘의 일이 잘못되었다면 내일도 바르게 살 수 없어. 역사 하나하나가 내가 살고 있는 오늘과 이어진다고 생각해보면 더 의미가 있을 거야. 

역사를 공부하면서 무작정 외우려고 하지 마.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왜 그런 인물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하다 보면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게 되고 결국 사회를 보는 눈도 넓어진단다. 세상에는 자기들 입맛에 맞게 역사를 해석하는 사람들도 많아. 바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역사를 왜곡하는 거지. 이렇게 이익을 위해 역사를 이용하거나 바른 역사관을 갖지 못한 이들이 지도자가 되면 민족을 고난에 빠뜨리기도 하고 역사가 퇴보하는 순간을 겪기도 해. 지금처럼 말이지.ㅜㅜ

나는 네가 바른 역사관을 갖고 어른으로 성장해갔으면 좋겠어. 그래서 내가 선우랑 함께 읽었던 책 몇 권을 골라보았어. 역사를 처음부터 통사 중심으로 읽으려고 하면 당연히 재미가 없어. 그래서 난 선우에게 인물, 유물, 사건 등 주변머리 책부터 읽도록 했어. 특히 5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역사 인물에 관한 책을 많이 읽도록 했단다.  

     

선사시대는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면서좀 허술하게 넘어가는 부분인데 얼마 전 이 두 권의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 6학년이 보기에는 좀 유치한 감도 있지만 신석기와 고조선 아이들이  쓴 일기 형식의 책이라 부담없이 읽으면서 당시 사회를 그림처럼 그려볼 수 있단다.     

 

 

강화도는 선사 시대에서부터 고려, 조선 시대, 근대까지 우리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동네야. 이 책은 강화도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을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으니까 꼭 읽어보도록 해. 

아직 강화도에는 못 가봤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더 가고 싶어지더라.  

 

  

 

 

 

 

 

   

노빈손 한국사 시리즈는 선우가 마르고 닳도록 보는 책이야. 신간이 나오면 사달라는 성화에 제일 먼저 사주는 책이기도 하지. 사실 이 시리즈는 깊이 있는 역사책은 아니야. 그런데 노빈손이라는 아~주 유명한 캐릭터를 통해 역사 속으로 들어가볼 수 있는데 순식간에 책 한 권을 다 읽을 수가 있어. 역사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이 책은 단숨에 읽어버리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책을 다 읽고 나면 더 깊이 있는 역사책이 읽고 싶어진다는 거야!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중에는 잘못된 것도 상당히 많단다. 의도된 역사 왜곡도 있고, 일제 시대에 일본 사람들 입맛에 맞게 기록한 역사를 지금까지 사실로 알고 있는 경우도 많아. 그래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책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 책도 바로 그런 책 중 하나란다.   

   

 

지금까지의 우리 역사는 남자들의 역사라고 할 정도로 역사 속에서 여자들의 역할은 부각된 적이 많지 않아. 하지만 여성들이 없었다면 우리 역사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는 거 다 알고 있지? 선사 시대부터 현재까지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야. 이삭이도 여자니까 이 책은 꼭 읽어보도록 해. 여자로 태어난 것에 대한 자부심이 팍~ 생길 거야.   

 

 

  

이 책은 KBS 역사 프로그램인 <역사야 놀자> 제작팀이 쓴 책인데 역사 속 우리 임금, 과학 기술, 인물 등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해볼 수 있도록 해줘서 아주 흥미롭게 읽었어. 특히 패륜의 군주로 알려진 광해군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준 점도 좋았어.

   

 

 

<한국사 편지>는 우리 역사를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다룬 통사야. 처음부터 이런 책을 읽으면 재미없지만 앞에서 말한 인물이나 유물, 유적에 관한 책을 많이 읽고 나면 이런 통사를 읽으면서 정리하고 싶어져. 선우는 6학년 올라가더니 사회 시간에 배우는 시대에 맞춰가며 여러 번 반복해서 읽더구나.

어제는 선우가 역사 공부를 꼼꼼하게 하다 보니 <한국사 편지>에 없는 내용이 많다며 좀더 자세하게 나온 책을 사 달라고 하더구나. 역사란 알면 알수록 더 궁금해지는 분야라서 그런가... 그래서 요즘 좀더 깊이가 있으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역사책을 찾고 있는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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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7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0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6-18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한테도 도움되는 페이퍼네요. 감사의 추천~ 꾹!
사계절 역사일기 참신한 역사공부책이라 좋았어요. 리뷰는 아직 안썼지만...
명탐정, 세계 기록 유산을 찾아라, 이번 여름방학에 역사논술 교재로 선택했어요.
창비 사이트에 논술자료가 나와 있어 부담없이 선택했어요.^^

소나무집 2010-06-20 09:05   좋아요 0 | URL
이번 방학에도 역사 논술 하시는군요.
님의 열정적인 수업이라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6학년 사회는 역사 공부 제대로 안 하면 큰일 나겠더라구요.
울 딸은 젊은 담임이라서 역사 신문도 만들고 연극도 하고 역사 속 인물 인터뷰 같은 것도 하면서 재미있게 수업을 하더라구요.

순오기 2010-06-22 20:18   좋아요 0 | URL
방과후학교는 방학이 아니면 아이들 오는 시간이 제각각이라 논술수업 하기 힘들어요. 이번엔 4,5,6학년이 같이 수업하려고 기록문화유산을 선택했지요.^^

꿈꾸는섬 2010-06-18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좋은 편지글이에요.^^ 정말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

소나무집 2010-06-20 09:07   좋아요 0 | URL
이삭이는 완도에서 저랑 같이 논술 공부를 했던 선우 친구예요. 재주가 많은 아이인데 역사를 싫어해서 엄마가 걱정을 많이 하더라구요. 집에 있는 책만 올렸는데 삼국시대랑 고려 시대가 부실해요.

세실 2010-06-20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준별 역사에 관한 책이군요. 이삭이가 참 행복하겠네요.
음 한국사 카페 추천합니다^*^

소나무집 2010-06-22 06:42   좋아요 0 | URL
한국사 카페는 장콩 선생님의 역사관이 마음에 들어서 한 번 봐야지 하고 있었어요.

같은하늘 2010-06-22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에 관심없는 우리 아이도 앞으로 봐주어야할 책들인것 같아서 저도 찜해고 갑니다.

소나무집 2010-06-22 06:42   좋아요 0 | URL
역사에 관한 책은 어려서부터 수준별로 꾸준히 읽어야 커서도 거부감 없이 읽는 것 같아요.
 

4년 전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되어 원주시 의회 활동을 훌륭하게 해낸 용정순 의원. 그녀는, 내가 처음 원주 살 때 여성민우회 활동을 하면서 만난 분이다. 그때 원주 대표였다. 남편과도 잘 아는 사이라서 다시 원주로 오면서 의지가 된 분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서 2등하신 분과 2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의 압도적인 표를 얻어 당선되었다.  

어제 저녁 내내 그 분 선거 사무실에 있다가 11시가 넘어 돌아왔고, 아이들 재워놓고는 다시 나가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개표 방송을 보다가 새벽 4시가 되어 들어왔다. 일단은 내가 찍은 분들이 교육위원 하나만 빼고 모두 당선. 특히 고교 평준화를 즉각 시행하겠다는 전교조 출신 교육감이 당선되어서 기쁨 두 배다.


강원도지사로 당선된 이광재 의원과 용정순 원주시의원. 강원도와 원주를 변화시킬 주역이다.

3월 어느 일요일 용정순 의원의 부름을 받고 새벽같이 올라간 봉화산에서 만난 사람이 있었다. 바로 기세등등하던 한나라당 이계진을 누르고 강원도지사로 당선된 민주당 이광재 의원. 내가 요로코롬 만난 적이 있어서 더 뿌듯. 여론 조사에서 내내 이계진에게 지고 있어 걱정되었는데 승리를 확인하는 순간 정말정말 좋았다. 


이 양반 보고 있으니 노무현 대통령 생각도 많이 나더라... 


함께 막걸리도 한 잔 하고...   


산행에 따라온 딸아이와 찰칵. 이광재 의원은 초등학교 다닐 때 국회의원 선거 유세를 보며  정치인에 대한 꿈을 꾸었다며 자신의 어린 시절과 아들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우리 딸은 원주로 이사 와서 용정순 의원 덕분에 정치에 관심이 많이 생겼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정치가 정말 매력적이라며 여러 가지 꿈에 정치인을 포함시켜서 나를 놀라게 하는 중...

이광재 도지사님, 용정순 의원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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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6-03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원도민 멋져요!!
이계진을 꽉 눌러줘서 고마워요!^^

소나무집 2010-06-05 07:16   좋아요 0 | URL
이계진은 만나본 사람들이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에다 정책 같은 것도 없고 아나운서 이미지로 정치인하고 있는 사람이래요.
이광재 의원이 잘해주었으면 좋겠는데... 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네요.ㅜㅜ

무스탕 2010-06-03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강원도의 빛이 푸른빛에서 벗어난걸 정말 기쁘게 생각해요 ^^

소나무집 2010-06-05 07:17   좋아요 0 | URL
당장 강원도가 어떻게 바뀌는 건 아닐 텐데 그래도 기대가 되고 기쁘고 그래요.
 

지난 연휴에 친정엄마 생신도 있고 해서 친정에 갔는데 그날 마침 모내기를 하셨다고 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모내기는 다 끝났고, 뜬모를 하러 가시려던 참이었다. 친정아버지께서 논구경이나 하라며 외손주들을 몽땅 데리고 가셨다. 

나도 모내기를 하는 걸 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던 참이라 함께 따라 나섰다. 요즘 모내기야 모두 기계로 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모내기하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내가 우리 아이들 만했을 적엔 모내기철만 되면 결석하는 친구들이 여럿 있었을 정도로 바빴고, 학교에서 단체로 모내기 봉사를 나가기도 했는데...

염치없게도 나는 결혼하고 내내 친정에서 쌀을 가져다 먹었다. 밥을 먹을 때마다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께 고마운 마음을 가지라 일렀지만, 논이 집에서 좀 멀다 보니 한번도 친정집 논에 데려가 본 적은 없었다.  

친정아버지 혼자 뜬모를 하고 아이들은 논 끝에 옹기종기 앉아 놀고 있다. 뜬모란 기계로 모를 심으면 군데군데 모가 자리잡지 못하고 뜨는 경우가 있는데 그 부분에다 손으로 모를 심는 일.


논에 심기 전의 모판. 예전에는 집에서 볍씨를 뿌려서 모판 만드는 것도 큰일이었는데 요즘은 이렇게 자란 모판을 팔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모판을 가져오라는 할아버지의 심부름을 하는 2학년 조카.  


차마 논에는 못 들어가고 논둑에 앉아서 모를 심어보는 아이들. 


우리 딸이 바지를 걷어 올리고 용기를 내어 논에 들어갔다. 맨발에 닿는 진흙의 감촉에 깜짝 놀라고, 거머리가 나와서 꽉 물을 거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놀라고...

할아버지의 뜬모 심는 기술을 전수받아  열심히 모를 심는 중. 딸아이, "해보니 재미있어요." 그러자 할아버지의 말씀, "잠깐이니 재미있지 하루 종일 해봐라!!!"


논 끝에 앉아 놀던 우리 아들과 조카.


엄마의 격려에 논으로 들어간 아들, 생각보다 발이 깊이 빠져서 깜짝 놀라고


하지만 모를 심어보니 할 만하다고... 


이렇게 한 시간 정도 할아버지랑 논에 있다 온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고생하는 걸 조금이라도 느끼고, 그동안 먹은 쌀밥이 그냥 밥상 위에 올라오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길... 

*** 읽어보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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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10-05-26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교육을 하고 왔군요..참 잘했어요.^^__

소나무집 2010-05-27 09:0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농사 짓느라고 고생하는 거 이젠 진짜로 알겠다네요. 그리고 할머니 집에 갈 때마다 논에 가 볼 거래요.

같은하늘 2010-05-27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산교육이네요.^^

소나무집 2010-05-27 09:07   좋아요 0 | URL
전 시골에 농사짓는 부모님이 계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해요.

순오기 2010-05-28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싼 교육을 공짜로 했군요.
요즘에 이런 체험에 참여하려면 비싸잖아요.^^
쌀밥이 입에 들어가려면 백번의 손을 거친다던가요?

소나무집 2010-06-03 11:22   좋아요 0 | URL
백 마디 말보다 한 번 체험 효과가 더 큰 것 같아요.
농사 짓느라고 고생하시는 부모님 생각하면 쌀 그냥 갖다 먹으면 안되는데 냉큼 받아 먹기만 한답니다.

꿈꾸는섬 2010-05-28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잠깐이니 재밌지~~~하루종일 해봐라 ㅋㅋ
아이들에게 산경험해주셨네요.

소나무집 2010-06-03 11:22   좋아요 0 | URL
하루 종일 하면 허리 끊어진다가 생략되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