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이 최고야! 비룡소의 그림동화 68
케빈 헹크스 글.그림,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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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다니는 딸아이가 방학 과제마다 '별님반 선생님이 최고야'라고 써넣는 걸 보고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 책의 재미는 감탄사 우와!에 있지요. 우와!가 나올 때마다 딸아이는 엄마보다 더 큰 소리로 우와!를 외칩니다.

릴리는 학교를 좋아하지요. 왜냐하면 담임인 슬링어 선생님이 아주 멋쟁이이고, 아이들과도 친구처럼 행동하시거든요. 그런데 일이 났네요. 글쎄 릴리가 선생님을 '커다랗고 뚱뚱하고 비겁한 도둑 선생님'이라고 하네요. 수업 시간에 할머니께서 사주신 보랏빛 손가방을 자랑하려다 그만 선생님께 압수당했거든요.

그런데 집에 가는 길에 돌려받은 보랏빛 손가방을 열어본 릴리는 갑자기 울음이 터지려고 했어요. 그 속엔 빼앗긴 물건들과 선생님의 사랑이 가득 담긴 쪽지랑 맛있는 과자까지 들어 있었거든요. 집에 와서 혼자 실컷 반성하고 그린 그림 속의 슬링어 선생님은 '친절하고 훌륭하고 멋진 분'으로 바뀌지요.

다음날 만난 선생님과 릴리는 다시 감탄사 우와!를 연발하는 멋진 사이가 된답니다.

내년이면 학교에 가는 딸아이가 슬링어 선생님처럼 사랑이 가득한 분을 선생님으로 만나 '우와, 나는 학교가 좋아요'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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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46
옐라 마리 지음 / 시공주니어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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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차에서 내린 아이는 얼른 놀이터로 달려갑니다. 오늘은 여기서 놀고 싶다고 합니다. 놀이터를 왔다갔다 하던 아이는 엄마에게 책 좀 가지고 나오라고 합니다. 엄마가 가지고 나온 몇 권의 책 중에 아이는 '나무'를 집어듭니다.

아이는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나무가 너무 추워요. 눈이 많이 오는 겨울이거든요. 그래서 다람쥐랑 씨앗도 잠만 자요. 어,그런데 다람쥐가 눈을 떴네요. 이젠 봄이 올 것 같아요. 보세요, 나뭇잎이 나고 새싹이 돋았지요. 나뭇잎이 많이 나니까 까치가 찾아와 둥지를 만들어요. 엄마 까치랑 아빠 까치예요. 이제 곧 알을 낳을 거예요. 드디어 아기새가 태어났어요. 아빠 까치는 벌레를 잡아 와요. 다람쥐가 까치네 집으로 놀러가요. 민들레꽃도 피었어요. 나무에 열매가 열렸지요? 아하, 이제 보니 다람쥐가 좋아하는 도토리 나무였군요. 가을이 왔어요. 나뭇잎이 온통 빨갛게 변했어요.

'엄마, 우리 동네 나무랑 똑같아요. 정말 예쁘다. 엄마, 난 봄만 좋은 줄 알았는데 가을도 좋다. 나뭇잎이 예쁘게 변하니까.'

바람이 많이 부나 봐요.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져요. 까치네 가족도 날아가구요. 다람쥐도 굴을 파요. 다람쥐야, 서둘러. 눈이 올 거라구. 씨앗들도 모두 땅속에서 따뜻한 봄을 기다려요. 그동안 나무 덕분에 잘 살았는데... 이렇게 눈이 많이 오면 나무는 정말 춥겠다. 겨울잠도 못 자고.

이야기가 없는 책은 읽을 게 없다구요? 천만에 말씀이지요. 아이는 책을 펼쳐 들 때마다 이야기를 바꿔 나갑니다. 어떤 때는 나무가, 어떤 때는 다람쥐가, 어떤 때는 까치가 주인공이 되기도 합니다. 그림이라곤 나무 한 그루와 그 주변 환경뿐이지만 정말 많은 것을 보여주는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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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 불어요 동요 그림책 1
윤석중 외 작사, 홍난파 외 작곡, 최미숙 그림 / 길벗어린이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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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아이가 이 책을 선뜻 집어든 건 순전히 예쁜 그림 때문이 아니었나 싶어요. 냉이꽃, 민들레, 장구채, 유채꽃, 나팔꽃, 과꽃 등 시골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꽃과 나비, 잠자리, 새, 강아지랑 소, 그리고 정말 예쁜 풍경이 가득한 책이었으니까요.

저는 지독한 음치라서 아이들에게 정말 자신있는 노래 외에는 직접 불러주지 않지요. 그런데 이 책을 넘기는 순간 저도 모르게 흥얼흥얼거리다 결국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게 되었답니다. 봄맞이 가자, 민들레, 잠자리, 방울꽃, 나팔 불어요, 산딸기, 과꽃, 목장의 노래, 고기잡이, 달맞이 가자, 다람쥐 등 옛 추억이 저절로 생각나게 만드는 노래들이 들어 있네요. 어떤 노래는 고무줄 놀이 하면서, 어떤 노래는 소풍 가면서, 어떤 노래는 선생님이랑 꽃밭 가꾸기를 하면서 부르던 추억이 생각나게 합니다.

아이들이 깜짝 놀랍니다. 엄마가 이렇게 많은 노래를 불러주기는 처음이거든요. 그리고는 어느새 엄마 노래를 조심조심 따라합니다. 몇 번 불러주니 엄마보다 더 노래를 잘 부르는 딸이 한없이 예쁘더라구요. 잠자기 전에 읽으려고 들고 왔던 이 책 때문에 우리 가족 모두 잠을 잊은 밤이 되고 말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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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숙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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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용감하게 살아준 그 여자가 고맙습니다. 부천 성고문 피해자로 세상을 정말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주인공, 권인숙. 그 이름으로 세상을 살아가기가 힘겨웠을 법도 한데 늘 새로운 선택에 주저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여자. 같은 80년대에 학교를 다니고, 그 시대 이데올로기에 동조하며 살았던 사람으로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여성학임을 깨닫고 유학의 길을 선택할 수 있었던 그녀. 본인 스스로는 약간은 하찮게 얘기하는 영화 보기, 소설책 읽기,텔레비전 보기.사실 그런 것들을 광적으로 즐기는 그녀의 일상이 모두 여성학 공부를 위한 텍스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늘 아이들과 밀착된 생활을 해야만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제게 딸아이를 키우면서 늘 거리 두기를 하는 그녀의 모습은 저의 육아를 한번 돌아보게 합니다. 그리고 평범한 여자로, 아니 훌륭한 여성학자로 우리 곁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세상의 약자, 소외된 여성들을 위해 많은 일들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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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도깨비다! 느림보 그림책 1
유애로 그림, 손정원 글 / 느림보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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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랑 도깨비를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제목만 보고 고른 책이지요. 고르고 보니 나는 물론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애로 선생님이 그림을 그렸네요. 아이들은 제목만 보고 정말 무서운 도깨비가 나오는 책인 줄 알았나 봅니다. 책을 한 번 다 읽어주자 '무서운 도깨비는 어디 있는데?' 하고 묻습니다.

시골길을 지다나 문득 만나는 장승은 을씨년스러워 혼자 바라보기엔 좀 부담스러웠는데 이 책에서 만나는 장승들은 정말 예쁘답니다. 키다리와 그의 여자 친구, 주먹코, 뻐덩니, 멋쟁이, 짱구, 퉁눈이.... 한결같이 귀엽고 예뻐서 곁에 있다면 한번씩 안아주고 싶습니다. 밝고 고운 빛깔의 배경 그림들이 장승들을 더 돋보이게 하지요. 요즘 한창 예쁜 것만 좋아하는 딸아이마저 장승들의 우정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더군요. 진짜 장승을 보면 아이들이 뭐라 할지 궁금해서 장승 보러 한번 나서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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