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살던 곳보다 더 오래도록 내 상상 속에서살아남은 그 유령 마을들이 없었다면, 확실성이 아닌 수수께끼야말로 우리에게 어떤 공간을 남겨놓는다는 사실을 내가 알 수 있었을까? 

아버지가 규칙을 따르고 살았더라면 내가 커서 규칙에 저항하려는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 P42

여행 작가인 브루스 채트윈은 인간이 유목민으로 살던 과거가 "기분 전환할 것을 찾고, 미친 듯이 새로운 것을 찾는 욕망" 속에 살아남아 있다고 썼다. 

많은 언어권에서 심지어 인간 human being이라는단어는 ‘이주하는 사람‘을 뜻한다. 

진보 progress 자체는 계절에 따른이동에 뿌리를 둔 말이다. 아마도 미디어로 도피하려는 우리의 욕구는 여행에 대한 욕망이 전도된 것일지 모른다.
- P43

어린 시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목적지에 이르러 소금기 머금은 공기를 들이마시던 첫 숨이다.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캘리포니아 고속도로나 모세가 홍해를 가르듯 멕시코 만 사이를 가르는 플로리다의 방죽길에서, 우리는 답답한 차에서 내려 기기개를 켜고 기분 좋은 태동을 느끼며 폐를 가득 채웠다.  - P43

허먼 맬빌은 모든 길은 생명의 원천인 바다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 P44

아버지는 우리 개 이름을 ‘대밋 Dammit 이라고 지었다. 아버지는 좀 더 강력한 단어가 필요할 때면, 그 자신만의 기다란 합성어를 만들어내어 전속력으로 내질렀다. 우라질갈로라모르부스안토니오카노바스키피오아프리카누스2세 1세같은중늙은이. 

안토니오 카노바Antonio Canova는 19세기 이탈리아 조각가이고,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 1세 scipio Africanus the Elder는 한니발을 물리쳤고,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 2세 Scipio Africanus the Younger는 카르타고를약탈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감탄했다. 아버지에게 왜 그 이름들을 선택했냐고 물었더니 "그냥 소리가듣기 좋아서"라고 했다.
- P59

우리의 삶에서 가장 강력한 결정요인은 세상을 환영하는 것으로 보느냐 적대적인 것으로 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인생은 자기 충족적 예언, 즉 자신의 예언대로 성취된다.  - P64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더 그 사람처럼 될까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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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캡틴 마이 캡틴! 지금은 고인이 된 로빈 윌리암스의 '키팅 선생님'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책상 위에 올라서는 저 장면을 분명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로빈 윌리암스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감정의 혼란>을 읽었을 것이다. 


p.37 갑자기 교수가 책상 위로 올라서자 학생들도 따라 일어섰고, 그가 높은 곳에서 마치 올가미로 사로잡듯, 말로써 학생들을 그 자리에서 꼼짝 못하게 서 있도록 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초대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서, 그의 강의에서 나오는 매혹적이고 강렬한 이야기에 자석처럼 이끌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까지는 불과 몇 분이면 충분했지요!



P.44 우선 여러분들은 시인들의 언어를 들어야 합니다. 언어를 창조하고 완성하는 시인들 말입니다! 우리는 문학을 해부하듯분석하기 전에 일단 호흡해야 하며 가슴으로 따뜻하게 느껴야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나는 신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잉글랜드는 엘리자베스이고, 셰익스피어이며, 셰익스피어 시대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전의 그 모든 것들은그 준비에 불과하고, 후에 활기없이 뒤따른 모든 것들은 무한함 속으로 무모하게 뛰어든 시도들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슈테판 츠바이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광기와 우연의 역사>를 통해서였다. 이 책에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의미 있는 역사적 사실들, 뒷얘기들이 담겨있다. 특히 남극에 도착한 최초의 기록으로 남고 싶었던 두 번째 도착한 사람들의 가슴아프고 감동적인 이야기는 눈물 없이는 읽기 힘들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가장 놀라운 점은 그 내용을 읽을 때 마치 눈보라로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참혹한 그 현장을 직접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전달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런 그의 소설인<감정의 혼란>역시 마찬가지였다. 작가가 그려내는 공간 속 분위기와 그 안에 있는 화자의 감정을 섬세하게 전달해 독자가 함께 그 곳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p.88 연구에 열중한 그는 가끔 내가 노크하는 소리조차 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자기도취에 빠져있는 그 분 앞에 부끄럽고 당황한 채로 서게 되면, 그가 마치 온 몸에 가면을 쓰고 파우스트의 의복을 입고 앉아있는 바그너처럼 보였습니다. 그의 정신은 수수께끼의 절벽과 소름끼치는 '발 푸르기스의 밤'(중부 유럽과 북유럽에서 4월 30일이나 5월 1일에 행하는 봄의 축제로 괴테의 『파우스트』에도 묘사됨 - 옮긴이)을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 그의 감각은 완전히 폐쇄되어 있어서, 다가오는발자국 소리도, 조심스럽게 인사하는

소리도 전혀 듣지 못했습니다.


"네 작가님 저 부르셨어요? 저도 여기 당신 옆에 있어요!!"하고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다 읽고 난 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소설의 생명력을 생각했다. 종이위의 글자라는 특별할 것 없는 매개체로 독자로 하여금 시공간을 뛰어넘게 만드는 강한 생명력을. 그런 작품을 써내는 소설가의 능력과 영향력. 슈테판 츠바이크라는 작가에 대해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을 읽다 그만 이야기속에 푹 빠져 밥 먹는 것도 잊을 그대들에게

책을 읽기전에 식사를 꼭 마칠 것을 권유합니다!


p.52그날 저녁, 나는 밖으로 나가지 않았고 밥 먹는 것도, 담배 피우는 것도 잊었습니다. 트렁크에서 우연히 챙겨 놓았던 셰익스피어를 얼른 꺼내 들고는(몇 년 만에 처음으로)초조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날의 강의가 나의 호기심에 정열의 불을 붙여 놓았으며,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시적 언어를 읽게 만든 것입니다. 그러한 변화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돌연 셰익스피어의 문장 속에서 또 다른 세계가 내게 달려왔고, 그의 언어가 마치 수백 년 동안 나를 찾고 있었던 것처럼 오로지 내게만 다가오는 것 같았습니다. 


<어제의 세계>와 <초조한 마음>도 꼭 읽어야겠다.



감히 장담하건데 아마도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이 사진처럼 소설의 더 높은 경지를 보는 시각을 얻게 될 것이다. 캡틴 마이 캡틴! 츠바이크!!


<감정의 혼란>에 있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모습 

드잡이 당한채로 끌려가듯 앉은 자리에서 꼼짝 못하고 이 책을 다 읽은 뒤 내모습은 이랬을 것이다.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의 그림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의 그림




  


 










 

          



이 소설의 느낌과 잘 어울리는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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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24 12: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번주 책 딱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츠바이크!!
얼마나 츠바이크책에 푹 빠지셨으면 눈이 충열~~
멍떄리면서 꽃구경으로 시력 보호를 ~
( )_( )
(„• ֊ •„)
O🌸O

청아 2021-03-24 12:21   좋아요 3 | URL
히힛♡오늘은 스콧님이 주신 토끼와 함께 꽃멍을 좀 때려야겠어요!ㅋㅋ◕‿◕✿

막시무스 2021-03-24 12: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동공지진!ㅎ 스캇님의 꽃구경 처방에 동의요!ㅎ 요즘 독서 슬럼프인데 츠바이크 책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ㅎ 즐건 하루되세요!

청아 2021-03-24 12:24   좋아요 3 | URL
이 책 읽으심 슬럼프 극뽁입니다ㅋㅋㅋㅋ힘찬 하루 되시길요!😆👍

2021-03-24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아 2021-03-24 12:50   좋아요 3 | URL
저 어제 이 책읽다 저녁밥을 놓쳤어요ㅋㅋ 다 읽고도 배가 안고플정도로 감흥이 오래 유지되더라구요. 이 소설 추천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๑>ᴗ<๑)👍👍

coolcat329 2021-03-24 14: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감정의 혼란 전도사가 되셨어요~~😁

청아 2021-03-24 14:37   좋아요 2 | URL
헤헤~♡ 홀딱 반함요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03-24 14: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기대가 되네요
요즘 몰입해 읽고 있는 책이 있어 그것 끝내고 읽어볼테야요.
경멸도 읽어야하는데~~
벚꽃도 개나리 목련도 봐야하고^^

청아 2021-03-24 14:54   좋아요 3 | URL
아! 페넬로페님♡이게 소설이구나~소설의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구나! 문장 하나하나가 그림을 만들어내서 작가가 표현하는 공간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는 기쁨을 경험할 수 있어요! 빨리 이 책으로 달려가세요!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3-24 14:5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광기와 우연의 역사 읽고 저도 와 뭐 이런 사람이 있지 하고 츠바이크를 탐독했어요
<마리 앙뜨와네뜨>도 추천요
문장도 좋고 소설구성도 좋지만 이 작가는 역사적 지식을 채워준다는 점.
인간의 지식에 대한 욕망을 알고 있는 사람! ㅎㅎ

청아 2021-03-24 14:57   좋아요 4 | URL
그레이스님♡ 저~마침 다른 책들 목록을 보다가 바로 지금 <마리 앙뜨와네뜨> 봤는데요!!
너무 생생한 표현에 아직도 두근두근합니다!
다른 책들도 믿고 봐야죠👍👍

그레이스 2021-03-24 15:04   좋아요 4 | URL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베르사이유와 국제정세, 마리앙뜨와네뜨와 주변인물들에 대한 지식을 얻게 되죠.
콩시에르주리, 베르사이유의 쁘띠 트리아농을 꼭 보게 만들더군요 ^^

청아 2021-03-24 15:10   좋아요 4 | URL
와 멋져요! 벌써 기대되요~또 그 현장을 생생하게 그렸을테니까요!! 지금 주문하고 있음요! 콩시에르주리는 분명치 않지만 베르사유궁전은 저도 가보았죠! 히히♡

행복한책읽기 2021-03-24 15: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미미님의 흥분과 기쁨이 생생하게 전달되는 글과 사진과 만화에요. 동공 지진이 일어날 만큼의 뿌듯함이라니. ㅋ 상호대차 신청해두었어요^^

청아 2021-03-24 15:27   좋아요 2 | URL
아 정말 잘하셨어요!!👍 소설에는 밑줄 잘 안 치는데 이 책은 예쁜 컬러로 표시해놓고 읽고 또 읽고파요😍

mini74 2021-03-24 1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글이 너무 막 설레요. 츠바이크작가님이 이 글 본다면 만약 볼 수 있다면 무지 좋아하실 듯 합니다 *^^*

청아 2021-03-24 20:01   좋아요 3 | URL
헉♡ 어떻게 그런 생각만으로도 감격스러운 말씀을!! 작가님이 볼 수만 있다면 이것보다 더 정성스레 쓸수 있을것같아요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3-24 19: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몽테뉴도 사셨군요
츠바이크는 평전의 천재인듯
평전을 재미있게 쓰기 힘든데...
저는 발자크 평전을 아직 안 읽어봐서 읽어보려구요
지금은 장서만 한 상태.^^

청아 2021-03-24 20:06   좋아요 3 | URL
그러게 말이예요! 평전으로 더 유명하다던데~♡ 일단 요렇게 주문했어요! 워낙 저서가 많아서 신이나요ㅋㅋ🤭

그레이스 2021-03-24 20:09   좋아요 3 | URL
책 배송 받으실 때 얼마나 행복하실까...!^^

청아 2021-03-24 20:19   좋아요 3 | URL
아 배송받기 전에도 받을때도 읽을때도 책에 관해선 온통 행복한 마음입니다!😳😊

모나리자 2021-03-24 23: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츠바이크 팬들이 꽤 많더라구요. 전 아직 못만난 작가. 명성도 그렇고 작품에 대한 평이 좋아서 언젠가 만나고 싶네요.
밥 먹는 것을 잊을 만큼이라니요.ㅎ

큰 글씨 아주 굿!!입니다.
전에 시력이 1.5였던 적이 있었는데... 책이 다 좋은 건 아닌 것 같아요.ㅎㅋ
이제 주무실 시간이네요. 편안한 밤 되시길!!

청아 2021-03-24 23:55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맞아요!!
관리하며 읽어야겠어요.
여러모로 요즘 더 느끼는 부분입니다.ㅠㅇㅠ 굿밤되세용~^^♡

scott 2021-03-25 00: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츠바이크 원작으로 만든 영화 ‘부다페스트 호텔‘ 사알짝 추천 !!

청아 2021-03-25 09:10   좋아요 2 | URL
👍👍스콧님의 추천영화 당연히 봐야죵~♡😆♡

scott 2021-03-27 21: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영상 왜 북플에서는 안떴죠??
파니와 펠릭스 멘델스존 좋아요 4인조 ^ㅎ^

청아 2021-03-27 21:25   좋아요 2 | URL
나중에 넣었어요ㅋㅋ말씀드린 노부스콰르텟팀 이 연주 찾아 scott님께 알려드리고싶었는데 못찾아 이분들것 올림요. scott님 역시👍(♡ㅇ♡)👍

Socool 2021-03-29 23: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소개를 너무 재밌게 하시네요!저는 광기와 우연의 역사,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조제프 푸셰 읽었어요. 셋 다 너무너무 흥미진진합니다. 감정의 혼란도 곧 읽어봐야 겠어요.

청아 2021-03-30 00:24   좋아요 2 | URL
ㅋㅋㅋ감사합니다! 꼭 읽어보세요!! 다른의견을 가질권리,조제프 푸셰 저도 찜찜!😆
 

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지 않게 하려고 나는 입술을 꽉 깨물어야 했습니다. 아버지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신 것같았는데, 갑자기 내게 손을 내미시더니 떨면서 잠깐 악수를 하시고는 급히 밖으로 나가셨기 때문입니다. 감히 아버지를 뒤따라 갈 용기가 나지 않았고, 불안과 혼란속에서 그냥 선 채로 손수건으로 입술에 묻은 피를 닦았습니다.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P34

목소리가 당당하게 터져나올 때마다 그는 마치 날개를 활짝펴듯 떨리는 두 손을 들어 올렸다가, 지휘자가 선율에 따르듯안정된 제스처로 천천히 손을 아래로 내려 놓았습니다. 목소리는 점점 더 격렬하게 휘몰아쳤고, 마치 날개라도 달린 듯 그는 질주하는 말의 엉덩이에서처럼 딱딱한 책상에서 음악적으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그리고 섬광과도 같은 번쩍이는 비유들로 가득한 원대한 사상들을 폭풍처럼 쏟아냈습니다.
그때까지 나는 그 사람 이외에 그토록 감격에 빠져 진실하게 마음을 끌며 강의하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 P38

난생 처음으로 나는 라틴어로 ‘랍투스 (Raptus, 순간적으로 밀려오는 황홀한 심리적 상황을 의미하는 단어 - 옮긴이)라고 부르는 것, 즉한 인간이 자신의 경계를 초월해 이끌려가는 상태를 체험했던 것입니다. 

휘몰아치는 그의 입술은 자신을 위해서 말한 것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 말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건 몸 속에서 불이 일어난 사람 내부의 화염이 입술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 P38

분명 학생 가운데 한 사람이 
셰익스피어를 유성(遊星)과 같은 현상이라고 칭송했던 모양입니다. 그러자 높이 앉아 있던교수는 셰익스피어는 한 시대의 가장 강력한 표현인 동시에모든 세대의 정신적 진술이자, 열정적으로 변모한 시대의 감각적인 표현이었음을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잉글랜드의그 위대했던 시간을 단 한 번뿐이었던 황홀의 순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 황홀의 순간, 그 시대는 모든 개인의 삶이 그렇듯 모든 민족의 삶에 있어서 전혀 예상치 못한 힘들이 한데 모여 영원을 향한 강력한 충동으로 급작스럽게 폭발한 시기였지요. 갑자기 지구(地球)가 넓어지고, 신대륙이 발견되었지만 동시에낡은 권력, 즉 교황권이 허물어질 위협에 처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 P39

벽돌공의 손자 벤 존슨(Ben Jonson, 16세기 잉글랜드의 극작가, 시인), 신발 수선공의 아들 말로(Marlowe, 16세기 잉글랜드의 극작가,
시인 - 옮긴이), 시종(侍從)의 후손 매신저(Massinger, 16세기 잉글랜드의 극작가),부유하고 학식이 풍부한 정치인 필립 시드니가 바로 그들이었지요. - P42

이 모든 이들이 뜨거운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려 들어갔습니다. 오늘 축제를 벌이다가도 다음날 끔찍하고 비참한 상태에빠져 죽어갔는데, 키드(Kyd, 잉글랜드의 비극작가 - 옮긴이)가 그랬고 헤이우드(Heywood, 17세기 잉글랜드의 극작가 - 옮긴이)가 그랬지요. 스펜서(Spenser, 잉글랜드의 시인 - 옮긴이)처럼 킹 스트리트에서 굶어 죽은 이들도 있었는데, 모두가 시민답지 못한 삶을 살았던 겁니다. 싸움꾼이자 통정(通情)을 일삼는 사람, 위선자, 사기꾼들이었지만 동시에 시인, 시인이었지요! 그들 모두가 시인이었던 것입니다!
셰익스피어는 그저 이들 한복판에 있는 존재였을 뿐이지요.
그야말로 그는 ‘시대 그 자체와 몸통(햄릿 제3막 2장에 나오는 대사 - 옮긴이)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 볼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지요. 그 폭동이 그만큼 심했고 정열이 넘쳐흐르는 작품들이 연이어 쏟아졌기 때문이지요.
- P42

"어째서 내가 이 강의를 역사적 순서에 따라, 처음부터 아서왕과 제프리 초서(Geoffrey Chaucer, 중세 시대 잉글랜드 시인 - 옮긴이)가 아니라 일반적인 통례와 다르게 엘리자베스 왕조부터 시작했는지 여러분들은 이제 이해 하겠습니까? 무엇보다 그들과 친해지고, 가장 생동감 있는 것과 친숙해지기 바란다는 것을 이제 이해합니까? - P44

체험 없는 어문학적 이해나 가치에 대한인식이 결여된 단순한 문법적인 단어란 존재하지 않아요. 젊은여러분들은 하나의 국가 그리고 그대들이 정복하고자 하는 언어를 우선 최고로 아름다운 형식 속에서, 청춘의 가장 강력한 형태 속에서, 뜨거운 정열을 통해 만나지 않으면 안됩니다.

우선 여러분들은 시인들의 언어를 들어야 합니다. 언어를 창조하고 완성하는 시인들 말입니다! 우리는 문학을 해부하듯분석하기 전에 일단 호흡해야 하며 가슴으로 따뜻하게 느껴야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나는 신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잉글랜드는 엘리자베스이고, 셰익스피어이며, 셰익스피어 시대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전의 그 모든 것들은그 준비에 불과하고, 후에 활기없이 뒤따른 모든 것들은 무한함 속으로 무모하게 뛰어든 시도들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 P44

그는 활화산처럼 분출하는 언어의 광휘로 낯선 나를 처음부터 사로잡았고, 더 깊은 그의 침묵, 이마 위에 떠도는 비애의 구름이 이젠 그와 친숙해진 나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고귀한 남성의 우울은 늘 젊은이의 정신을 강하게 붙드는 법입니다. 자신의 심연 아래를 응시하는 미켈란젤로의 사상과 처절하게 내면을 향해 꾹 다문 베토벤의 입, 이렇듯 세계 고뇌를 가린 비극적인 가면들은 모차르트의 은빛 멜로디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인물 주위에 밝게 퍼지는 빛보다 더 강력하게 청년을 감동시킵니다. - P87

연구에 열중한 그는 가끔 내가 노크하는 소리조차 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자기도취에 빠져있는 그 분 앞에부끄럽고 당황한 채로 서게 되면, 그가 마치 온 몸에 가면을쓰고 파우스트의 의복을 입고 앉아있는 바그너처럼 보였습니다. 그의 정신은 수수께끼의 절벽과 소름끼치는 ‘발푸르기스의 밤‘(중부 유럽과 북유럽에서 4월 30일이나 5월 1일에 행하는 봄의축제로 괴테의 『파우스트』에도 묘사됨 - 옮긴이)을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 그의 감각은 완전히 폐쇄되어 있어서, 다가오는발자국 소리도, 조심스럽게 인사하는 소리도 전혀 듣지 못했습니다.  - P88

나는 다시금 그의 방에 동틀 무렵까지 앉아 있었습니다. 그 때선생님이 굳게 잠긴 서랍에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꺼내 직접 번역하여 낭독했습니다. 얼핏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흡사 청동으로 주조한 세밀한 암호문 같은 그 작품을 그는 마법을 부려 해석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행복한 기분에 잠겨, 그가 쏟아 부으며 선사한 모든 것이 덧없이 흘러가는 말 속에서사라지는 것은 너무도 아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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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23 2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플에서 제목 보고 깜놀 미미님 눈물이 💧
벽돌공의 손자 벤 존슨, 신발 수선공 아들 말로 셰익스피어 까지
해박한 츠바이크 역사적인 인물들이 주르륵 등장하네요
미미님이 발췌해주신 문장들 읽으니
산도르 마라이 보다 재미가 🌋화산 급일것 같은데
가즈오옹 7일뒤 도착하는데 그사이 이책 읽게되면
옹 버리게 될까여 🦀🦀🦀

청아 2021-03-23 22:11   좋아요 1 | URL
두껍지 않고 금방 읽으실테니 그런 염려는 안하셔도 됩니다ㅋㅋㅋㅋㅋ저 이책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주문하려고 장바구니! 역시 스콧님 그런 부분 눈에 들어오시죵! 저는 그럴줄 알았지요!헤헷ㅋㅋㅋㅋ😍

서니데이 2021-03-23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슈테판 츠바이크네요. 이 책은 안 읽었지만 전에 읽었던 책이 재미있었던 생각이 납니다.
미미님 좋은밤 되세요.^^

청아 2021-03-23 23:59   좋아요 1 | URL
<광기와 우연의 역사> 말씀하시는걸까요^^* 서니데이님도 굿밤,꿀잠요!😉
 
감정의 혼란 - 지성 세계를 향한 열망, 제어되지 않는 사랑의 감정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서정일 옮김 / 녹색광선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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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인지 커피 한잔을 타놓고 잠시 앞 부분만 읽으려고 했는데 넋놓고, 드잡이 당하듯 끝까지 다 읽게됨. 읽는게 아니라 읽게됨.
두 시간만에 읽었나? 눈이 어지럽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자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별 ☆☆☆☆☆☆☆☆8개 정도?
후기를 어떻게 써야하나...맙소사.
안 읽은 분들. 어서 당장 읽어요!츠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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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3-23 20: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읽기시작 하자마자 다 읽었었는데 ㅋ 🌟 8개라시니 완전 공감^^ 미미님 리뷰가 너무 기대됩니다~!

청아 2021-03-23 20:40   좋아요 3 | URL
아 어떻게 이런 묘사를 하죠? 두번정도 이 책에서처럼 ‘감정적 고양‘을 느껴 울컥했어요. ㅠㅇㅠ

새파랑 2021-03-23 21:12   좋아요 2 | URL
정직한 책 제목~! 저는 읽고 멍해졌어요 ㅋ 어떤 기분이신지 알거 같습니다ㅎㅎ

청아 2021-03-23 21:19   좋아요 2 | URL
제목이 완벽해요!!👍👍저도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어요ㅋㅋ

scott 2021-03-23 20: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잉~이책은 왜미리보기 서비스가 두세장만 보여주는 거임 ㅠ.ㅠ

청아 2021-03-23 20:50   좋아요 3 | URL
아~ 스콧님 이 책 꼭 읽어보세요! 강추예요×100

청아 2021-03-23 21:20   좋아요 2 | URL
밑줄 글귀들 올렸어요! 분명 좋아하실거라고 감히 장담을 합니다.🥲

오거서 2021-03-23 21: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 님이 강추하는 책이니까 꼭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후기 없어도 별 8개에 소름 돋아요 ^^

청아 2021-03-23 21:32   좋아요 3 | URL
아 감정 묘사가 뛰어납니다. 좋아하실거라 생각해요! 특징적인 어떤것이 오거서님도 스콧님도 좋아하실 그 무엇이 있어요. 읽으심 시원하게 말씀드릴날이 오겠죠!ㅎㅎ 뛰어난 작가네요.😭

mini74 2021-03-23 21: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별 8개 ?!!!! 넵. 꼭 읽어보겠습니다. *^^*사실 지금 너무 읽고싶어요 ㅎㅎㅎ

청아 2021-03-23 21:36   좋아요 4 | URL
중간에 화장실도 못갔어요ㅋㅋㅋ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03-23 21: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아까 도서관 다녀왔는데. ㅋ 목욜에 빌려야쥐~~~근데 이러심 어째요. 책권하는알라딘, 미쳐버리겠네요^^

청아 2021-03-23 21:37   좋아요 4 | URL
아 정말 이 책은 심해요!! 자꾸 알리고싶어 ‘초조‘합니다.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03-23 21: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서 읽어야겠어요^^

청아 2021-03-23 21:44   좋아요 4 | URL
최우선으로 읽으셔도 좋을듯해요~😆👍👍

붕붕툐툐 2021-03-23 23: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리뷰 읽고 감정의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당장 달려가고 싶은데 못 가 초조하고, 좋은 책 알게 되어 기쁘고, 이런 별 8개를 외쳐주시는 미미님께 감사하고.. 혼란스럽습니다!ㅋㅋㅋㅋ

청아 2021-03-24 00:02   좋아요 2 | URL
전에 묘사가 좋은 책을 읽고싶다 하셨던게 기억나요.이 책은 그야말로 그런 면에서 최고예요! 인생 책이 한권 더 늘어나 저도 감정적혼란을 느끼며 잠들것 같습니다!ㅋㅋㅋㅋ☺

Yeagene 2021-03-24 1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오래전에 이 책을 밤에 읽기 시작했는데,잠도 안자고 다 읽었어요.읽고나서도 흥분이 가시질 않아 꼬박 밤샜던 기억이 나요.ㅎㅎ
세상에 이런 작가가 있구나,난 이제서야 이런 작가를 알게 됐구나!막 이랬어요 ㅎㅎㅎ

그레이스 2021-03-24 11:16   좋아요 1 | URL
저도 오래전 출간된 책으로...
츠바이크 책은 무조건 읽습니다^^

청아 2021-03-24 11:31   좋아요 1 | URL
저도요! 어제 잠들기가 쉽지 않았어요!ㅋㅋㅋㅋ 신세계가 열린것 같아요. 소설의 참맛을 이제야 알게된 느낌!와!

그레이스 2021-03-24 12:03   좋아요 1 | URL
츠바이크 팬으로 같은 감동을 느끼는 분들 만나면 설레요^^
책들을 다시 들춰보게 되요~♡

청아 2021-03-24 12:08   좋아요 1 | URL
역시 그레이스님♡ 츠바이크의 글은 두고두고 읽게 될것 같아요!!

감은빛 2021-03-26 1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도 읽어야 하겠군요. 또 장바구니에 책이 하나 더 담기네요.

청아 2021-03-26 13:41   좋아요 2 | URL
여운이 오래 남는 책이예요! ‘소설이란 이런 것이다‘ 츠바이크가 보여준 느낌이요!

초딩 2021-08-02 00: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엉엉엉
저 샀어요 샀어요 샀어요 ㅎㅎㅎ
저도 읽을래요 ㅎㅎㅎㅎㅎ

청아 2021-08-02 00:10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ㅋ초딩님도 이 작품 잘 맞으심 좋겠어요~♡

초딩 2021-08-03 22:50   좋아요 1 | URL
어제 밤에 양탄자 배송 왔는데
진짜 책이 이렇게 예쁠수가요!!!
😍😍😍

청아 2021-08-03 22:53   좋아요 0 | URL
예쁜 문장도 많아요~ 💕 어떠실지 두근두근하네요ㅎㅎㅎ🙆‍♀️

청아 2021-08-03 22:54   좋아요 0 | URL
아버지와 떨어져 하숙?하면서 부터 재밌습니당ㅎㅎ
 

오랜만에 시집


거미

거미가 허공을 짚고 내려온다.
걸으면 걷는 대로 길이 된다.
허나 헛발질 다음에야 길을 열어주는
공중의 길, 아슬아슬하게 늘려간다.

한 사내가 가느다란 줄을 타고 내려간 뒤
그 사내는 다른 사람에 의해 끌려 올라와야 했다.
목격자에 의하면 사내는
거미줄에 걸린 끼니처럼 옥탑 밑에 떠 있었다.
곤충의 마지막 날갯짓이 그물에 걸려 멈춰 있듯
사내의 맨 나중 생이 공중에 늘어져 있었다.

그 사내의 눈은 양조장 사택을 겨누고 있었는데
금방이라도 당겨질 기세였다.
유서의 첫 문장을 차지했던 주인공은
사흘 만에 유령거미같이 모습을 드러냈다.
양조장 뜰에 남편을 묻겠다던 그 사내의 아내는
일주일이 넘어서야 장례를 치렀고

어디론가 떠났다 하는데 소문만 무성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이들은
그 사내의 집을 거미집이라 불렀다

거미는 스스로 제 목에 줄을 감지 않는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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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3-23 2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분 시집 대출했군요. 저는 이분이 낸 아홉살 시리즈 있어요. 아들이랑 볼라구요. 시집은 볼생각을 못했네요. ㅋ 일단 찜했음요^^

청아 2021-03-23 21:48   좋아요 0 | URL
사춘기 시리즈랑 있네요!
이 시만 봐도 뭔가 추리소설같아서 전부터 찜해두었다가 이제야 빌렸어요. 책읽기 님처럼 시적 감각을 얻으려면 항상 곁에 두어야죠!ㅋㅋ♡

scott 2021-03-23 2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어속에 그남자 그상황 처절함이 느껴질 정도로 묘사가 뛰어나네요 곁에 두고 두고 읽기에 넘 슬플것 같은데 ㅜ.ㅜ거미를 제가 실제로 우연히 키워봤는데 (한곳에서만 2-3년동안 삼) 거미 제스스로 줄을 목에 감지 않고 정확하게 목표물을 향해 조준!

청아 2021-03-23 22:14   좋아요 1 | URL
와 거미를 키워보셨다니👍
이런저런 경험도 풍부하심♡ 다른 시들도 훑어보니 이런 느낌이어서 더 좋아요~단어만의 함축미를 넘어선 서사를 담은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