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목소리는 우리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고 풍요롭게 해주며 자기중심주의를 돌아보게 한다. 또한 모든 사람은 ‘다른 목소리‘의 잠재적 주인공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여성주의다. 여성주의는 양성 평등에 관한 주장이 아니라 사회 정의와 성찰적 지성을 위한 방법론이다. 그러므로 어느 누구도 여성주의를 공부해서 손해 볼 일은 없다.
- P17

특히, 논쟁이나 글쓰기, 말하기에 관심 있는 이라면 페미니즘을공부하길 권한다. 논쟁은 승부를 가르는 일이 아니라 참여하는 사람의 입장(지식)과 그러한 입장이 형성된 과정을 교환하는 것이다지식 형성 과정을 상호 교환하면 논쟁은 그 자체로 공부가 되지만,경험하다시피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부를 포기(?)하고논쟁에서 ‘이기고 싶다면, 상대방의 앎의 경로, 즉 상대방 논리의전제를 파악하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배 담론 내부에서 지식을 획득하기 때문에 자신이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를 모른다. 페미니즘은 지식의 형성 과정, 권력의 작동 지형과 역사를 파악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학문이자 실천이다.
- P18

젠더를 인식론으로 접근하면, 젠더는 ‘여성 문제 (question)‘가 아니라 ‘남성 문제(problem)‘가 될 것이다. 이제까지 백인 남성이 써온 모든 역사는 학습과 숭배가 아니라 비판과 문제 제기의 대상이될 것이다. 모든 주류의 상징으로서 ‘남성‘은 인식 주체에서 인식대상으로 강등되고, 그들의 경험과 언어는 기원, 본질, 보편자의 지위를 잃고 특수화, 사소화, 타자화될 것이다. 

여성보다 두 배 많은노동을 하면서도 2분의 1의 임금을 받을 것이며, 여성들의 섹스 상대로 사고 팔리며 죽임을 당할 것이다. 집에서 두들겨 맞고, 전시나평시에 수시로 집단 강간당할 것이다. 놀라지 말자, 이는 그 누구도바라는 세상이 아니고, 실현 불가능한 ‘공상 과학‘이다. 단지, 젠더가 이슈가 아니라 인식론으로 인식되어 혁명의 ‘이론적 지침‘이 될때,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지를 잠시 상상해본 것이다.
- P20

우리는 현실에서도피하거나 현실 반대에 그치지 않고, 현실을 인정하고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다른(alternative) 현실을 살 수 있다. 혁명은 사회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재정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P23

감사는 예절이나 긍정적 태도, 마인드 컨트롤이 아니라 세상에대한 접근 방식이다. 비판 의식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대한 애정과 감사, 겸손한 마음에서 출발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 P27

아는 것은 상처 받는 것 - P29

어떤 사람에게 절절한 상황이 다른 사람에게는 소설보다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 P29

가부장제(인종주의, 계급 차별……)는 일종의 색안경이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서 육안이 되어버린 그 색안경을 벗어야, 여성의 현실이 보인다. - P30

아직도 여성주의를 아는 것 자체로 비난받는 경우도 흔하다. 어떤 지식은 아는 것이 힘이지만, 어떤 지식은 모르는 게 약이다. 두 경우모두 지식이 특정한 사회의 가치 체계에 따라 위계화되어 있음을보여준다.
- P31

머리 좋은 사람이 열심히 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고, 열심히 하는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즐기는 사람은 고민하는 사람을 능가하지 못하는 법이다. 여성주의는 우리를 고민하게 한다.  - P32

남성의 경험과 기존 언어는 일치하지만, 여성의 삶과 기존 언어는불일치한다. 남성 중심적 언어는 갈등 없이 수용된다. 하지만 여성주의는 기존의 나와 충돌하기 때문에 세상에 대해 질문하지 않을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여성주의는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남성에게, 공동체에, 전 인류에게 새로운 상상력과 창조적 지성을제공한다. 남성이 자기를 알려면 ‘여성 문제(젠더)‘를 알아야 한다.
여성 문제는 곧 남성 문제다. 여성이라는 타자의 범주가 존재해야남성 주체도 성립하기 때문이다. - P32

모든 이항 대립 논리는 거의 필연적으로 성별적으로 작동한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듯이 낮과 밤은 순환하고 연결되며 상호 의존하는 것인데도, 가부장제 사유 체계는 그것을 대립으로 받아들인다. 낮과 밤의 구분이 모호한 해질녘 황혼과 동트는 여명이아름다운 것은 경계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경계에 선다는 것은 혼란이 아니라 기존의 대립된 시각에서는 만날 수 없는 다른 세계로이동하는 상상력과 가능성을 뜻한다. 대립은 서로를 소멸시킬 뿐이다.
- P33

모든 물음은 질문하는 사람의 사회적 위치와 사고방식을 반영한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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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4 1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24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1-05-24 17: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목소리는 우리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고 풍요롭게 해주며 자기중심주의를 돌아보게 한다. 또한 모든 사람은 ‘다른 목소리‘의 잠재적 주인공]
오늘의 밑줄 쫘악~५✍⋆*
오! 이책 번역도 괜찮고 기대 됩니돵~ʚ♥⃛ɞ

청아 2021-05-24 17:32   좋아요 2 | URL
저도 그문장이 제일 좋았어요! ^^* 페미니즘 공부하렴 꼭 봐야하는 책이라네요~👉❤ 👈
 

저무는 해가 추억을 통해 과거의 상쾌한 분위기 속으로 나를 다시 빠져들게 하면서 오르페우스가 이 지상에는 낯선, 그미묘한 공기를 들이마셨을 때와 같은 감미로움을 느끼며, 나는 샹젤리제의 대기를 호흡했다.  - P48

우리가 흔히농담으로 하는 말들은 대개는 그 농담과는 반대로, 우리가 어려움에 시달리며, 하지만 어려움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이고싶지 않으며, 더 나아가 우리와 얘기하는 사람이 그에 대해 농담하는 걸 들으면서,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믿어 주기를 바라는 은밀한 기대를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 P50

나는 흐릿한 안개가 드리워진 진줏빛 회색의 오후 끝자락처럼, 거기서 발산되는 분위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런데 그녀가 입은 실내복이 노란색과 빨간색 불꽃이 그려진중국식 가운이었을 경우, 나는 불붙은 석양을 감상하듯 그 옷을 바라보곤 했다. 이런 옷차림은 우리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평범한 장식이 아니라, 그날의 날씨나 어떤 시각에 고유한빛처럼 주어진 시적 현실이었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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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24 0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시 읽기 시작 하셨네요? 완전 기대 됩니다^^

청아 2021-05-24 08:42   좋아요 2 | URL
함께 읽어요!ㅋㅋ요즘 읽고 계신 분들 은근 많은 것 같아요. ^^*스콧님은 완독후에도 다시 읽으 심요. 그만큼 아름다운 문장들👍

scott 2021-05-24 17:06   좋아요 2 | URL
책장 넘기다 내용을 잃어버려서 다시 읽기를 n년째
이제는 어떤 작가가 프루스트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 갔는지
명단을 적을 정도 ५✍⋆*

고양이라디오 2021-05-24 1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말로만 듣던 소설의 문장을 보니 좋네요ㅎ 색다른 문체네요^^

청아 2021-05-24 12:43   좋아요 2 | URL
그렇죠? 의식의 흐름으로 썼는데 훌륭한 문장들이 많이 있어요^^*
 



유럽에서 열차를 타고 다음 여행지로 이동할 때였다. 그 객차에는 우리와 어떤 소년만이 객차의 이쪽과 저쪽 양끝에서 마주보는 방향으로 앉아 있었는데 소년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짝꿍과 수다를 떨던 나는 어느 순간 그 아이의 손에 칼이 쥐어져 있음을 보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게 그 칼은 과도보다 길었고 10대 후반쯤의 앳된 얼굴에 금발머리였던 그 소년이 광기어린 눈빛으로 우리를 노려보며 보란듯이 흔들어대고 있어서 더 섬뜩했다. "저 남자애 칼을 들고 있어!" 짝꿍에게 속삭였고 우린 함께 공포에 휩싸인 공기를 들이켰다. 소년이 일어서서 우리쪽으로 걸어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눈길로 앞쪽을 주시하면서 손으로는 다급히 휴대폰을 눌러 대사관 번호를 찾아냈다. '신고해야 하나? 괜히 일이 더 커지면 어쩌지?' 짝꿍과 나는 낯선 타지의 열차 안에서 우리 세상의 전부가 되어버린 살기로 번뜩이는 눈빛의 그 애를 바라보며 태연한 태도를 유지하려 안간힘을 썼다. 복화술로 서로에게 충고를 주고 받았는데 "겁먹은 티를 내선 안돼" "둘이서 하나 쯤은 괜찮을꺼야"라는 식이었다. 하지만 그 애의 칼 앞에서 그런 이야기는 바람빠진 풍선처럼 힘을 잃어갔다.


간절한 기도와 선행하고 살겠다는 맹세를 반복하면서 긴장속에 몇 정거장이 지나갔다. 천만다행으로 그 애는 얼마후 내렸는데 열차가 출발해 그 무서운 아이와 간격이 더 벌어지고 나서야 우리는 평온과 함께 온전한 정신을 되찾을 수 있었다. 저 애는 왜 칼을 들고 열차를 탔을까? 동양인을 혐오해서 칼을 보여준 걸까? 아님 두려워서 그런걸까?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누굴 죽이러 가는 걸까? 등등 살았다는 안도감에 한껏 들떠 오만가지 추측을 주고받았다. 한동안 그 애를 떠올리며 생각했다.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길래 칼을 지니고 다니지? 혹시 우리가 신고하지 않아서 누군가 저 애 때문에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지? 


P.138 그는 자신의 영광의 구름을 직접 끌며 나아가고 있었다. 미성년인 그의 주위에 지옥이 펼쳐져 있었다. 그는 더 많은 살인을 저지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브라이턴 록>에도 불안해 보이는 한 소년이 등장한다. 17세의 어린 나이에 눈빛만은 이미 늙어버린 부조화를 지닌 존재로 그려진 핑키. 이름도 어쩐지 그의 행동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손톱을 물어뜯고 우유로 한번씩 끼니를 때우며 아직 다 자라지 않아 마르고 좁은 어깨와 가슴을 지닌 그는 연애경험도 전무하면서 이성관계에 대해 이미 혐오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얼마전 죽은 두목 카이트를 대신해 어설프게 조직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그의 영역들을 점차 잠식하고 있는 상대 조직 때문에 하루하루가 소년에게는 고달프고 아슬아슬하다. 몇몇 스틸컷 뿐 분명히 제시되진 않지만 어릴때의 나쁜 기억들과 그가 쌓아가는 지금의 현실이 중첩되며 점차 그는 궁지로 몰리게 된다. 한때 사제를 꿈꿨던 소년은 이제 어두운 내면의 번민과 공허를 안면의 실룩거림과 예측불가능한 행동으로 드러낸다.   


P.420 그의 가슴속에서 광기 어린 자만심이 스멀스멀피어올랐다. 그는 영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공허해진 마음에 삶에 대한 사랑이 되돌아온 것만 같았다. 빈집과 전보다더 흉악한 일곱 악령. 

(마태오의 복음서 12장 45절의 내용, 사람에게 붙어 있던 악령이 나갔을 때 성령으로 자신(집)을 채우지 않는다면 먼저 있던 악령이 더 악한 악령을 여럿 데려와 전보다 더 나쁜 상태에 처하게 된다고 말한다.)


살인을 저지른뒤 그걸 덮기 위해 한 여자아이와 억지스럽게 만나지만 이야기는 오히려 그의 마음처럼 종잡을 수 없는 불안과 갈등으로 이어진다. 우연히 이 사건의 키를 쥐게 된 호기심 많고 집요한 여인'아이다'는 이 소설에서 강 건너에 있는 '셜록'의 느낌으로 주요 무대에서 드물게 모습을 드러낼 뿐이다. 이 스릴러는 선의 입장에서 악을 다루는 주류의 시선이 아니다. 악의 입장에서 결말로 가는 독특한 방향은 마치 목적지도 모르는 상태로 나사가 빠진 화물차에 올라타 레일을 따라 어두운 동굴을 뚫고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그로테스크한 로멘스. 마지막 문장을 읽고 "어떡해"를 연발했다. 남자의 목을 들고 있는 클림트의 유디트나 가시돋힌 장미처럼 아름다움과 섬뜩함은 기이한 조화를 이룬다. 페이지를 덮고 나서도 독자는 불안한 상태를 한동안 놓지 못할 것이다. 그때 열차에서 그 애가 내리고 난 뒤 얼마간 내가 그랬던것처럼. 



Corruptio optimi est pessima.'가장 좋은 것이 타락하면(부패하면)가장 나쁜 것이 된다'는 뜻의 라틴어

p.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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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23 15: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 큰일 날뻔 했네요
기차안에서 칼을 쥔 소년이라면 아마도 가방을 찢고 귀중품을 훔쳐가려는 시도를 했을지도
제지인은 기차,전차,지하철에서 이런 식의 소년들,청년들이 칼로 순식간에 긋고 지갑이나 카메라를 빼갔어요.
그래도 함께 동행한 친구가 있어서 다행,
부다페스트 지하철 같은경우 1호선이 굉장히 낡았는데 유럽에서 최초로 개설된 지하철노선이라고 함
한적한 시간에 갑자기 열차가 흔들 거리다가 내부에 전등이 모조리 꺼질때가 있어요. 현지인 친구들이 이순간 조심해야 한다고 칼 들고 가방 찟어간다고 ,,,,


이책 마지막 까지 긴장감 10000배죠!
그레이엄 작품중 서사전개 스릴에서 10000점 받음!!
영화에서도 핑키 연기 한 배우 연기도 좋습니다. (๑•̀∀•́ฅ ✧

청아 2021-05-23 15:26   좋아요 6 | URL
부다페스트 지하철타봤어요ㅋㅋ외부도 낡았는데 왜그렇게 예쁘던지요. 에스컬레이터도 너무 빠르고 길던데요. 유럽최초였군요! 말씀 들으니 밤에 안다니길 다행입니다. 영화도찾고있어요~예고보니 재밌을것 같아요(๑>ᴗ<๑)♡

새파랑 2021-05-23 16: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직 이 책 못읽어봤지만 왠지 책보다 미미님의 경험담이 더 스릴있을거 같아요 ㅜㅜ 미미님, 스콧님 평가가 이렇게 좋은데 빠른시일 내에 읽어봐야 겠어요~!! (이미 보관함에 있는 ㅎㅎ) 그리고 역시 집밖은 위험하군요 ㅡㅡ

청아 2021-05-23 16:47   좋아요 5 | URL
정말 무서웠어요.😭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던 기억이예요.ㅠ 이렇게 글로 써낼수 있음에 감사해요.ㅋㅋ두꺼운데 너무 흥미진진, 웃기기도하고요.새파랑님께 강추합니다.*^^*

페넬로페 2021-05-23 17: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의 아찔한 얘기가 섬뜩합니다.
직접 그런 상황에 부닥쳤을 때 얼마나 두려울지 상상이 가요. 미미님의 경험을 듣고 이 책의 내용이 대충 짐작가는데 맞는건지 책에서 빨리 확인하고 싶어요^^

청아 2021-05-23 20:33   좋아요 5 | URL
그쵸ㅠㅇㅠ이 작품의 소년땜 떠올랐어요. 작가님의 글에 홀딱 반해서 도서관서 한 권 빌려옴요. 간간이 삽입된 비유에서 세계대전의 시각,잔상이 적절히 담겨있고 다시 읽으면 더 많은 것이 보일듯한 깊이있고 훌륭한 작품이예요~^^*♡

cyrus 2021-05-23 1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찔한 경험을 하셨군요. 저도 그 상황을 겪었으면 엄청난 두려움을 느꼈을 거예요. 칼을 쥔 행동만으로 소년을 동양인을 혐오한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충분히 그렇게 볼 수 있는 행동을 한 것 맞아요.

청아 2021-05-23 18:08   좋아요 4 | URL
차장?이 한 번 지나갔는데 얘기할 수도 없었어요. 알렸다가 칼든 애한테 오히려 그분이 다칠까봐요.
고민만 엄청..뉴스로 프랑스였나 기차테러에 대해 한번 들었던터라 더 무서웠어요!😭

붕붕툐툐 2021-05-24 00: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칼 든 소년이라니 진짜 후덜덜한 경험이네요~ 저에게 늘 영감 있는 작품을 소개해 주시는 미미님의 무사 귀환을 감사히 생각할 따름입니다!😍

청아 2021-05-24 08:37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툐툐님😍이 책 강추입니다! 영감,스릴,로멘스?,웃음..다 있는 소설이예요~♡

바람돌이 2021-05-24 09: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악 미미님 정말 놀라셨겠어요. 생각만 해도 무서움요. 아무일 없어서 이렇게 서재에서 저랑 놀아주시는 미미님을 계셔서 천만다행이에요.
이 책은 평이 약간 극단으로 갈리네요. 저도 따라서 읽을까 말까 마음이 왔다 갔다해요. 부화뇌동이 제 스타일!! ㅠ.ㅠ

청아 2021-05-24 09:54   좋아요 2 | URL
저도 무탈히 바람돌이님과 놀수있어 행복합니다~♡이 소설로 작가님에게 푹 빠져버렸는데 사람마다 역시 느낌이 다른가봐요. 어제 흑백으로된 것부터 2010년작까지 영화도 찾아봤는데 잊지못할 포인트가 있는 작품이거든요. 밑줄보시고 결정하시면 어떨까 생각듭니당~^^*♡

mini74 2021-05-24 12: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뭐죠. 스콧님과 미미님의 추천이라니 ㅎㅎ 핑키. 옛날 옆집 살던 강아지 이름이랑 같군요 ㅠㅠ 못냄이 귀염둥이 시츄얐는데 ㅎㅎㅎ

청아 2021-05-24 12:46   좋아요 3 | URL
시츄~^^*♡ㅋㅋㅋㅋ핑키넘 깜찍한 이름인데 여기서 악당이예요!

scott 2021-05-24 17:20   좋아요 2 | URL
시츄는 사랑둥이 𖦹♥ᴥ♥𖦹
 

◆ touch wood, 나무를 만지거나 두드리며 행운을 비는 놀이.
- P205

그들은 낡은 차를 주차장 안으로 몰고 들어간 다음 차를 세우고 내렸다. 소년이 스파이서의 팔에 팔짱을 꼈다. 양지바른하얀 담 밖을 걸어가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확성기를 단포장마차를 지나고, 예수의 재림을 믿는 남자를 지나, 모든 감각 중에서 가장 예리한 감각인 고통을 맛보게 해 줄 지점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헉....) - P211

"당신이 무얼 했든 난 상관 안 해요."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단순함에서 비롯된 눈치 빠름, 16년이라는 짧지않은 인생 경험, 듬직한 신뢰감 등에 대한 일종의 깨달음이 값싼 음악처럼 그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밖에서 기어를 바꾸는소리가 들렸고, 그에 따라 버스의 불빛도 그녀의 이쪽 광대뼈에서 저쪽 광대뼈로 옮겨 간 다음 벽을 가로지르며 지나갔다.
그가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야? 난 아무것도 안했는데."
"나도 몰라요." 그녀가 말했다."아무튼 상관없어요."

(☆☆☆☆☆) - P233

"내가 그런 게 아냐, 핑키, 댈로가 그랬어. 저런. 자네, 놈들한테 칼 맞았군 그래."
소년은 또 거짓말을 했다. "나도 당한 만큼은 갚아 줬어." 그러나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약해졌다는 뜻이었다.  - P237

프리윗 씨는 잘 알고 있었다. 그를 처음 만난 사람도 그걸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교활한 책략, 논리의 왜곡, 모순적인조항, 모호한 단어 따위를 익숙하게 다루었다. 깨끗이 면도한누르스름한 중년의 얼굴에는 법적인 판단을 수없이 한 흔적처럼 깊은 주름이 새겨져 있었다. 

갈색 가죽 서류 가방을 든 그는 줄무늬 바지를 입었는데, 그 바지는 나머지 다른 차림새에비해 너무 새것 같아 보였다. 그는 피고석 곁에 있을 때와 비슷한 태도로 짐짓 명랑한 척하며 방 안으로 들어섰다. 끝이 길고 뾰족한 윤이 나는 구두가 불빛을 반사했다. 그의 모든 것이, 쾌활한 모습에서부터 모닝코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다 새로웠다

다만 수많은 법정에서 패배보다도 더 해로운 승리를 수없이 거두면서 고리타분하게 나이 들어 온 그 자신은예외였다. 그는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버릇이 있었는데,그것은 재판관에게서 들어 온 무수히 많은 질책이 그에게 가르쳐 준 버릇이었다. 그는 애원할 줄도 알고 신중함과 동정심도 갖추고 있었으며, 가죽처럼 질기기도 했다.
- P240

"그 녀석은 사악해. 난 청교도적인 사람은 아니니까 오해는 하지 마. 나도 한창때 한두 번 일을 거창하게 저지른 적이 있지. 그것도 자연스러운 거야. 자, 이걸 봐." 그녀가 포동포동한 손을 잘난 체하는 태도로 소녀를 향해 내밀었다. 

"내손금엔 그게 있잖아. 금성대‘ 말이야. 그렇지만 나는 언제나정의의 편에 서 왔어. 너는 젊어. 앞으로 많은 남자들을 사귀게 될거야. 재미도 많이 볼 테고. 남자들이 널 휘어잡도록 내버려 두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금성대: 검지와 중지 사이에서 시작하여 약지와 새끼손가락 사이로 들어가는 반원 모양의손금, 수상학手相學에서는 이 손금이 있는 사람은 이성 관계가 좋고 성적 매력이 있다고 해석한다.
- P252

그녀는 벽 쪽에서 앞으로걸어 나와 소년을 향해 얼굴을 들었다. 소년은 그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그녀의맨입술을 바라보며 약간의 구토감을 느꼈다. 토요일 밤, 11시,
원초적 행위. 그는 자신의 청교도적인 뻣뻣한 입술을 그녀의입술에 밀착시켰다. 다시 한번 피부의 달착지근한 냄새를 맛보았다. 그로서는 코티 파우더나 키스프루프 립스틱, 또는 다른 어떤 화합물의 냄새가 차라리 더 나았을 것 같았다.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을 때, 로즈가 더 많은 구호품을 기다리는 눈먼소녀처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가 자신의 혐오감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그녀가 말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아요?"
"무슨 의미인데?"
"나는 절대 당신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의미예요.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그녀는 방이나 의자처럼 자신의 생활의 일부를 이루고 있었다. 소년은 알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눈멀고 달떠 있는얼굴을 향해 어색하고 거북하게 싱긋 웃어 보였다.
- P264

‘장밋빛이 아니라면.….…‘ 그녀는 몸을 돌려 큰길을 향해 걸어가면서 생각했다. 항상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라면, 그럼 뭐란 말인가?‘ 아침도 안 먹고 프랭크네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녀는 기계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내가 무얼 했기에 이렇게행복하단 말인가? 죄를 저지른 것일까? 그렇다, 그게 답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케이크를 내세가 아닌 이 세상에서 먹고 있는 것이었고, 그걸 개의치 않았다. 
- P403

"내가 네 엄마라면…… 좀 호되게 때려줄 텐데." 로즈의 야윈 얼굴이 단호한 표정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 그 표정 속에 세상의 모든 전투가 담겨 있었다. 흔들림없는 두 눈과 앙다문 입 사이에서 전함이 전투 준비를 하고 폭격기 편대가 이륙했다. 그것은 마치 깃발들이 표시되어 있는전투지도 같았다.
- P410

◆ 『마태오의 복음서』 12장 45절의 내용, 사람에게 붙어 있던 악령이 나갔을 때 성령으로 자신(집)을 채우지 않는다면 먼저 있던 악령이 더 악한 악령을 여럿 데려와 전보다 더 나쁜 상태에 처하게 된다고 말한다.
- P420

그의 가슴속에서 광기 어린 자만심이 스멀스멀피어올랐다. 그는 영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공허해진 마음에 삶에 대한 사랑이 되돌아온 것만 같았다. 빈집과 전보다더 흉악한 일곱 악령.
- P420

"파우스트가지옥이 어디냐고 물었을 때 메피스토펠레스가 뭐라고 대답했는지 알아? 여기가 지옥이야. 우린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했어‘라고 했다네." 소년은 매혹과 두려움이 섞인 눈으로 영감을바라보았다.
- P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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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5-22 1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touch wood
*금성대
*모닝코트

소설을 안 읽은지 오래여서 그런지 미미님께서 옮겨주신 몇 단락 안에서도 모르는 단어 투성이네요^^ ˝악의 본성˝을 탐구한 작품이라니, 뭔가 내용이 점점 더 묵직해질 것 같아요.

청아 2021-05-22 19:57   좋아요 3 | URL
그 와중에도 어떤 부분들은 재밌고 스릴도 있어서 지루할틈 없이 읽고 있어요^^♡
 

서두에 인용한 페미니즘 사상가 글로리아 안살두아는 라틴계 미국인인데, 고통(pain)이 선택도 방식도 아닌, 생존의 조건임을 역설한다. 고통과 통각(痛覺)은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방식이다. 

고통을 못 느낀다면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인간에게 앓은 마치 거북이에게 등처럼, 사는 방식이다. 논쟁을 피하려고 할 때, 타인의 말을 억압할 때, 그 억압에 저항하지 않을 때 우리는 더 큰 고통을 맞게 된다. 더구나 내가 느끼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두려움은그 고통이 인류 전체가 아니라 약자에게 더 가혹하다는 사실이다.

예전과 달리 ‘전쟁과 전염병‘의 피해자는 모든 인류가 아니다. 신자유주의가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 되었다. 면역력, 건강 약자는 계급문제가 된 지 오래다.
- P12

민주주의는 완성될 수없는, 완성되어서는 안 되는 추구의 과정이다. 도전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 도전은 지속적인 모색이고, 사유이며, 자기 변화이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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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22 1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면역력, 건강 약자는 계급]
코로나 팬더믹 이후의 세상을 정확하게 예언 했네요.
모색하고 사유 하며 점진적으로 사회가 변해야 하는데,,,

청아 2021-05-22 10:35   좋아요 3 | URL
저도 바로 코로나 상황 떠올림요! 항상 큰일을 치르고 나서야 조금씩 바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