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긴 문밖에있는 것이 얼마나 불쾌한 일인가를 생각했고, 어쩌면 잠긴 문안에 있는 것이 더욱 나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 P45

여러분이 어쩌면 우주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는 동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 P49

책의 제목들도 내게 생각거리를 제공했지요 - P49

 성과 그 본질이 의사나 생물학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러나 설명하기 어려운 놀라운 사실은 성, 즉 여성이 유쾌한 수필가나 글재주 있는 소설가 혹은 석사 학위를받은 젊은이들이나 학위를 받지 않은 사람들, 또한 여성이 아니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아무 자격도 없는 사람들의 관심을끈다는 점이었습니다.  - P49

이 모든 권력을 가진 사람이 분개하는 것은 불합리해 보인다고 나는 석간신문을 넘기며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분노란 권력을 쫓아다니는친숙한 유령일까요?  - P59

픽션은 거미집과 같아서 아주 미세하게라도 구석구석 현실의 삶에 부착되어 있습니다 - P69

제프리 초서(1342~1400):14세기 후반 궁정 대신, 외교관,공무원을 지낸 영국의 대표 시인 - P70

커러 벨, 조지 엘리엇, 조르주 상드 - P81

전기가 유행하는 요즈음, 두 개의 그림은 종종 서로를 완성시켜 주기 때문에, 우리는 위인들의 견해를 그들의 말뿐 아니라 그들의 행위에 의해서 해석할 수 있지요..
- P85

이런 사실에 항의하고 저런 사실에 논박할 필요성 때문에 지나치게 긴장되었고 생명력은 위축되었을 겁니다 - P87

불행히도, 자신들에 관한 이야기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들이 바로 천재적인 남성과 여성입니다. 키츠를 기억해 보십시오. 그가 자신의 묘비에 새겨 놓은 문구를 생각해 보십시오. 테니슨을 생각해 보고 또 그러나 자신에 관한 이야기에 과도하게 신경 쓰는 것이 예술가의 본성이라는 아주 불행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을 자꾸 예시할 필요는 없겠지요.  - P88

문학은 사리분별을 넘어설 정도로 타인의 의계에 신경 쓴 사람들이 파멸한 잔해로 온통 뒤덮여 있습니다. - P89

내 앞에 펼쳐져 있는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보면서추측건대, 예술가의 마음은 자기 속에 내재한 작품을 흠 없이완전하게 풀어놓으려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서 셰익스피어의 마음처럼 작열해야 합니다. 그 안에 어떤 방해물이 있어서도 안 되고 태워지지 않는 이물질이 끼어서도 안 됩니다.
- P89

선두 주자가 없었다면 제인 오스틴과 브론테 자매, 조지 엘리엇은 글을 쓸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셰익스피어는 말로가 없었다면, 말로는 초서가 없었다면, 초서는 그 이전에 길을 열고 자연적 언어의 야만성을 순화한 잊힌 시인들이 없었다면 글을 쓸 수 없었겠지요.
왜냐하면 걸작이란 혼자서 외톨이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것은 오랜 세월에 걸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공동으로생각한 결과입니다.  - P101

조지 엘리엇이 에밀리 브론테와 어떤 공통점이 있습니까? 샬럿 브론테는 제인 오스틴을 전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요?그들 중 어느 누구도 아이를 갖지 않았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그들보다 더 상이한 인물들이 한 방에서 함께 만나는 경우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그들의 만남을 상상해 보고 그들의 대화를 꾸며 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 P102

사람들이 셰익스피어와 제인 오스틴을 비교할 때, 그들은 두 작가의 마음이모든 방해물을 다 태워 버렸다는 사실을 의식할 겁니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제인 오스틴을 알지 못하고 또 셰익스피어를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 때문에, 제인 오스틴은 그녀가 쓴 모든 단어에 스며들어 있고 셰익스피어도 마찬가지입니다. - P104

지상을 채운 숱한 생명들에게서 얼마나 많은 반역의 효소가 발효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 P106

그녀는 공격하기 위해 이런 말을 하거나 화해하기 위해 저런 말을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기질이 명하는 대로 때로는 유순하고 소심하게, 때로는 분개하고 역설하며 그 비판에 대처했습니다. 
- P113

우리는 책들을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데 익숙하지만, 사실 그것들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니까요.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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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편지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 P12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예쁘다.
오래 보아야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P14

돌 담에 속삭이는 햇발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 P29

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 P36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정희성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 P38

별 헤는 밤 윤동주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P61

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情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 P67

님의 침묵 한용운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P70

사랑법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 P84

자화상 윤동주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며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 P102

승무 조지훈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P121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P142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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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코 결론에 도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강연자의 첫 번째 의무를 완수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지요. 한 시간의 강연이 끝난 후 여러분의 공책 갈피 속에 숨겨진 채 벽난로 위 선반에 영원히 보관될, 순수한 진실의 알맹이를 전달해 주어야하는 임무를 말입니다.  - P18

어떤 주제가 상당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일 때 (성(性)에 관한 문제는 어느 것이나 그렇지요.) 진실을 밝히리라고 기대할수는 없는 일이지요. 다만 자신이 주장하는 견해를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지는 보여 줄 수 있을 겁니다.  - P19

청중이 강연자의 한계와 편견 그리고 특유한 성격을 관찰함으로써 그들 나름의 결론을 이끌어 낼 기회를 줄 수 있을 뿐입니다. 이런 점에서는 사실보다도 허구가 더 많은 진실을 내포할 것입니다. - P19

사색이 그 낚싯대를 강물 속에 드리웠습니다 - P20

거칠게 번뜩이는 상상력과 사이사이로 번개 치듯 빛나는천재성이 그 수필들에 결함을 제공하고 또 불완전한 형식을만들지만 동시에 그의 수필에 점점이 시(詩)를 뿌려 놓기 때문입니다.  - P22

「리시다스」 - P22

무엇이 문체이고 무엇이 의미인지를 - P23

그것은 입술에서 튀어나왔다 들어갔다 할 때마다 우리가 빛나는 재기라고 부르는 단단하고 작은 전기 불빛이 아니라, 그보다 더욱 심오하고 섬세한 지하의 작열하는
불빛이며 합리적인 교제의 풍부한 노란 불꽃입니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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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2년 제작된 할리우드 영화 <카사블랑카Casabilearica)에서도 리스본은 모로코에 고립된 피난민들의 최종 목적지로나온다.  - P13

"밖에는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지열 위로 햇볕이 내려쬐고 있으나, 안에서는 .........공포ㅡ 어두운 공포의 그물이 승객들 삶을 뒤덮고 있다. 목적지에 다다르기 전에 비자가 만료되지 않을까. 검문소를 통과하지 못하고 기차에서 내려 돌아가라는 명령을 받으면 어쩌나, 얼마 안 되는 돈이 신천지에 도착하기 전에 떨어지면 어쩌나.
또 어느 곳에서 전투가 벌어져 자유의 문에 도달하는 마지막 순간에 좌절되지나 않을까. 수백 명, 아니 수천 명을 짓누르는 불안감." - P13

마르세유에서는 미국 정보부 요원 배리언 프라이가 정부로부터 비밀리에 건네받은 명단에 따라 난민 2백 명을 구조하는 특수 임무를 띠고 비상구조위원회를 가동하고 있었다. 그가 독일 비밀경찰 게슈타포와 프랑스 비시 정부의 경찰을 교묘히 피해미국으로 탈출시키려는 인사들 중에는 작가 한나 아렌트, 화가 마르크 샤갈과 막스 에른스트, 하프시코드 연주자 완다 란도우스카, 조각가 자크 립시츠도 포함되어 있었다.
- P14

막스 에른스트:
자기만의 아나키즘을 신봉하는그는 이미 갈등이 끓어올라 폭발 직전인 이 식구들에 대해 날카롭고 예측할수 없는 한마디를 던지곤 했다.  - P18

마흔이 되면서 예술 후원자로서 자리잡은 페기는 이제 연인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기에게 익숙한 문학 예술계에서 연인을 선택했다. 그 가운데는 사무엘 베케트(어쩌면 그녀의가장 진실되고 가까운 연인이었다), 탕기, 브랑쿠시, 영국의 초현실주의자 줄리언 트레벨리안, 제임스 조이스의 아들 조르지오 등등이 있다. 이들과의 정사에는 힘든 경우가 있기도 했지만, 성적 해방은 폐기에게 활기를 불어 넣고 새로운 생동감을 제공해주었다. 한편 그녀는 자기의 여러 친구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해왔다. 쥬나 반즈, 로렌스 바일, 아나키즘적 페미니스트 엠마 골드먼이 페기의 도움을 받았고, 지금 이곳 포르투갈에서 합류한 막스 에른스트도 그러했다. 세상사람들은 수군거렸고, 페기의 귀에도 숙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낡은 도덕주의자들과 속 좁고 요조숙녀인 체하는 자들의가십을 페기는 아예 무시해버리기로 했다.
- P22

저명한 역사학자 스티븐 버밍엄은 『우리 패거리들 OurCroud 이라는 저서에서 에드워드 시대의 귀족 같은 이 집안사람들에게 책제목과 동일한 별명을 부여하기도 했다.  - P24

 몇 년이 지난뒤 제임스는 이렇게 큰소리쳤다고 한다. "가게에 있는 물건을 원하는 손님에게 파는 것은 장사가 아니다. 없는 물건을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파는 것. 그것이 장사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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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의 세계 살림지식총서 35
이윤성 지음 / 살림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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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백남기농민 사망사건‘으로 떠들썩했던 외인사냐 병사냐 논란을 많이들 기억하시리라 믿는다. 당시 외인사로 의견을 피력했던 이윤성교수의 책이다.
제목은 ‘법의학의 세계‘이지만 좀 더 분명히는 부검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례와 전문지식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주제에 비해서 얇아서 부담없이 읽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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