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애들에게 「벤을 조심해」라고 말하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폴이 팔을 다친 사고 이후 그럴 필요조차 없어졌다. 그날저녁 아이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었지만 자기 부모나 도로시, 앨리스를 쳐다보지 않았다. 아이들은 서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저 머리를 숙이고 조용히 서 있었다. 이것은 벤에 대한아이들의 태도가 벌써 자리잡았다는 것을 어른들에게 알게 해주었다.  - P79

어느 날 아침 해리엇이 애들에게줄 아침을 준비하려고 내려와 보니 개가 부엌 바닥에 죽어 있었다. 심장마비인가? 그녀는 갑자기 의심이 들어 벤이 자기 방에있는지 보려고 달려갔다. 그 애는 침대 위에 웅크리고 있었다.
그녀가 들어가자 그 애는 그녀를 쳐다보고는 소리없이 이를 다드러내고 웃었다.  - P84

어느 날 그녀는 그 애를 잡으려고, 빵빵대는 차들이나 경고하는 사람들의 비명을 무시하고 신호등을 건너는 뭉퉁하게 웅크린 작은 모습만 보면서 1마일 이상 뛰었다. 그녀는 울면서 숨을 헐떡였고 반쯤 정신이 나가서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 애를 잡으려고 결사적이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오, 그애를 치어요, 제발, 그래요.…라고 기도하고 있었다. - P85

그 애는 비참한 얼굴을 하더니 벤을 쳐다보면서 뒷걸음질을 쳤다. 불쌍한 고양이 미스터 맥그리거의 경우와 똑같았다. 그런 다음 그아이는 벤을 볼 때마다 울기 시작했다. 벤의 눈은 온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이 또다른 고통받는 아이에게서 결코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벤은 자기도 고통받는 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그 애는 고통을 받고 있는가? 그 애는 과연 무엇일까?
- P91

그 애에게 즐거운 순간에 자연스러운 것이 있다면 온 이를 드러내면서 적대적으로 웃는 미소였다. 그 웃음은 정말 적대적으로 보였다. 그들이 뭔가 흥분된 순간에 가만히 관심을 집중하느라 고요해지면 그 애도 그들처럼 자기의 근육을 긴장시키고 화면에 빨려드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 그 애의 눈은 그들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 P93

이때 그녀는 가족 생활을 위해 벤을 재교육시키면서 자신이 벤으로부터 그들을 방어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녀가 자기들 모두에게 등을 돌리고 벤과 함께 낯선 땅으로 가는것을 선택했다고 느낀다는 것을 그녀도 알았다.
- P121

그들은 그 애를 밤에 가둘 수 없었다. 열쇠가 돌아가고 빗장이미끄러지는 소리만 나도 그 애는 소리치고 버둥거리면서 분노로 폭발했다. 그러나 다른 애들은 자기 전에 하는 마지막 일이안에서 방문을 소리없이 잠그는 일이었다. 이것은 해리엇이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어떤지 보러 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 P128

이아이의 이름을 해리엇은 즉흥적으로 벤이라고 정하는데, 히브리어로 아들 그리고 라틴어로 좋다는 의미를 연상시키는 이 단어는 구약 성경에 나오는 일화를 연상시킨다. 아이를 갖지 못하던 라헬이 난산 끝에 아들을 낳지만 결국 숨을 거두면서 그 애를 히브리어로 슬픔의 아들이란 의미의 ‘벤노니 라고 부른다.

그러나 남편 야곱은 아이 이름을 오른팔 같은 아이라는 의미인
‘벤야민‘ 으로 바꾼다. 즉, 벤은 아버지가 든든하게 기대고 싶고가장 큰 기대를 갖는 아들 이름이면서 동시에 어머니에게는 죽음이란 가장 큰 슬픔을 안겨준 존재를 의미한다. 

이름의 의미를생각하면 소설 속의 벤의 존재가 주는 이중적 아이러니는 더욱신랄하게 다가온다. 벤은 부모가 꿈꾸던 든든한 아들이 아니라가족의 화합을 파괴하며, 모든 식구들에게 (아마도 해리엇에게도) 증오와 공포의 대상이 된다.  - P186

레싱은 벤의 출생에 대한 해답을 시도하지 않는다. 오히려 낯설고 이질적인 존재로 인해 인간 사회가 느끼는당혹감의 원인을 파고들면서 인간성 자체를 분석하려는 듯이보인다. 이는 레싱이 휴머니즘이나 인간성에 대한 맹신을 가장기만적인 이데올로기적 행위라고 비판하는 점과 같이 간다. - P187

(마사 퀘스트) 마사는 어떤 구절들이 그녀에게 불쾌감을 주는데 이런 자신의 조건 반사들이 바로 "타인의 생각에대한 공포, 타인과 다를까 하여 느끼는 공포, 고립에 대한 공포, 우리가 속해 있는 집단에 대한 공포, 그 집단 중 우리 그룹에 대한 공포에 의해 비롯됨을 발견한다. 즉, 인간은 스스로철저히 동질화하려고 노력하며 가정이나 학교나 병원이나 모든사회 제도들은 아이들을 결국 어른들과 같은 집단으로 만드는동질화 과정이다. 그러나 그런 제도의 무용성을 레싱은 벤의 의사나 교사를 통해 보여준다. - P188

레싱은 2000년 발표한 후속작 『세상 속의 벤』에서 집을 떠난 벤이 그의 힘과 모자란 지능 때문에어떻게 인간들에게 착취를 당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로브라질로 안데스 산맥으로 끌려 다니며 원치 않는 여행을 하는벤의 유일한 희망이 있다면 자신과 같은 종족을 찾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아니든 레싱의 시각은 집단으로부터 고립된 존재 쪽으로 향하고 있다.
- P189

레싱의 방대한 작품세계를 요약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녀의 서술기법이나 소설 형태는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성장소설, 모더니스트적 수법으로부터 우화, 설화, 로망스, 공상과학 소설 등을 망라한다. 

또한 그녀의 관심사는 수피즘 Sufism같은 신비주의 뿐만 아니라 정신분석학, 마르크시즘, 실존주의, 사회생물학 등과 같은 20세기의 주요한 지적 문제들을 모두 포함한다. 이러한 다양한 소설을 통해 결론적으로 레싱이 전념하는 한 가지 문제를 요약하라면 그것은 역시 글쓰기란 행위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결혼 생활을 포기한 이유가 글쓰기를 위해서라고 말할 만큼 작가란 직업을 항상 심각하게 생각해 왔다. 

그녀는 작가의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하면서 소설가의가장 중요한 공헌은 우리가 자기 스스로를 다른 사람이 보는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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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12형제 중 부지런하고 책임감 강한 둘째였다. 엄마는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내게 이렇게 표현한적이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이가 태어났어˝ 엄마는 태어나는 동생들을 마치 자기 자식인것처럼 키워내야했고 꽤 오랜 시간 그런 역할을 거듭했던것 같다. 지금도 나머지 형제들이 엄마를 자기 엄마처럼 챙기고 사랑하는것을 보면 어렵지 않게 짐작이 된다. 질병등 여러 이유로 몇몇은 살아남지 못했고 그럼에도 형제가 많아 항상 부족한 먹거리에, 물도 길어오던 시절이라 사는게 무척 힘들었다고 내게 자주 이야기했다. 그래서 엄마는 자식을 많이 낳고 싶지 않았다. 나 하나를 낳고 더는 안낳기로 결정했고 나는 아주 어릴땐 그점이 못마땅했지만 혼자가 편해지자 그 선택에 항상 감사했다. 그리고 나는 아예 아이를 낳지 않았다.

아이를 갖지 않는 선택을 주변인들에게 또는 내 이름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인정받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아예 결혼조차 하지 않던, 믿었던?친구마저 급속으로 결혼을하고 돌을 맞자 친구 따라 강남가볼까 생각을 해본적도 있었다. 그러나 엄마의 고단했던 삶과 딸 하나를 낳았음에도 자유롭지 못했던 너무 애쓰는 삶을 바라보면서 결국 나는 나 하나 감당이나 잘하자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도 아이들을 좋아하고 아이들도 나를 무척 따르는 탓에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함께 놀았던 때가 직업생활중 가장 보람있고 행복했다. <다섯째 아이>를 읽으며 이런 나와 전혀 반대의 선택을 한 여성의 삶을 들여다본다. 첫 아이를 낳은 후 몸을 다 추스릴 시간도 없이 그녀는 둘째를 낳고 셋째를 낳다가 결국 다섯째를 낳는다. 마치 엄마에게 들었던 외할머니의 출산 이야기 같았다. 소설 속에서 첫 아이가 1966년생 생이었으니 이른바 베이비 붐 시대이긴 한데 이 부부 주변에서도 두 사람의 목표인 자녀8의 계획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분위기다. 그래도 그들은 다섯째 아이의 문제가 생기기까지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들은 유모를 찾을 수가 없었다. 유모들은 모두 아기가 하나 또는 그저 둘 정도인 가족들과 외국으로 가기를 또는 런던에 살기를 원했다. 이 작은 마을에서 애가 넷에다 또 하나가 더 생길 예정인 집은 모두들 마다했다. p.53


유모들도 마다하는 이 많은 아이들을 해리엇이 계속 낳을 수 있었던건 해리엇의 엄마인 도로시가 육아를 거의 담당해주었기 때문이었다. 만일 도로시가 그렇게 돕지 않았다면 해리엇이 다섯이나 낳을 생각을 할수나 있었을까? 마침 해리엇은 다섯째를 가졌을 때 지친 엄마에게 사실을 알릴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 처음으로 네 아이를 홀로 건사하며 임신으로 인한 고통까지 감내해야만했다. 거듭된 출산과 임신의 반복으로도 많이 지쳐있던 그녀는 뱃속의 아이를 끔찍하게 생각하게된다.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엄청난 발길질과 그로인한 말로 표현못할 통증으로 점점 그녀는 고립감을 느끼고 내부의 고통뿐 아니라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의 시선과도 싸워야 하는 긴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태어난 다섯째 아이 벤은 넘치는 힘에 악의로 가득찬 괴물과 같았다. 집안의 분위기는 갈수록 어두워진다. 


어느 날 아침 해리엇이 애들에게 줄 아침을 준비하려고 내려와 보니 개가 부엌 바닥에 죽어 있었다. 심장마비인가? 그녀는 갑자기 의심이 들어 벤이 자기 방에 있는지 보려고 달려갔다. 그 애는 침대 위에 웅크리고 있었다. 그녀가 들어가자 그 애는 그녀를 쳐다보고는 소리없이 이를 다 드러내고 웃었다. p.84


읽는 내내 긴장을 늦출수가 없었다 벤이 또 어떤 일을 벌일지 두려움에 떨면서 페이지를 넘기고 넘겼다. 
그는 분명 악의에 차 있으며 그것은 누구보다 자신의 엄마에게 향해 있는 듯 보였다. 분명 다른이들처럼 그를 두려워함에도 동시에 가장 그를 안타까워하는 엄마를 말이다. 과연 이 모든 일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리고 벤은 이 모든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까? 타자의 시선들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그의 마음이 너무나 궁금했다. 하지만 어느순간 이건 작가에 의해 의도된 것이란 생각을 했다. 상대가 우리와 다를때, 진심을 알수 없을때 우리는 더욱 그것에 집중하고 또는 두려움을 느낀다. 벤을 낳기 전 너무나 평화롭게 느껴지던 가족들과 친척들의 모습은 이후 급변하며 여러가지 철학적인 질문들을 낳는다. 세상은 규칙을 만들고 일정한 틀에 맞춰 사람들이 살아가도록 획일화한다. 거기서 벗어나는 것들은 쉽게 권리를 침해당하고 때로 배척당한다.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다수의 만족과 안정을 위해 소수는 어떤 희생을 치러야 하는 걸까? 도리스 레싱은 이 소설을 통해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어느 날 그녀는 그 애를 잡으려고, 빵빵대는 차들이나 경고하는 사람들의 비명을 무시하고 신호등을 건너는 뭉퉁하게 웅크린 작은 모습만 보면서 1마일 이상 뛰었다.(...)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 애를 잡으려고 결사적이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오, 그애를 치어요, 제발, 그래요...라고 기도하고 있었다. p.85






그녀는 작가의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하면서 소설가의 가장 중요한 공헌은 우리가 자기 스스로를 다른 사람이 보는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p.190, 레싱의 생애와 작품세계 중에서.









단지 군침만 도는 원서. 재밌겠...

  






다섯째 아이의 후속작 '세상 속의 벤'






읽어보고 싶은 그녀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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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8 2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8 2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1-12-28 21: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도리스 레싱 전작 이군요~!! 저는 도레스 레싱 책은 이 책만 읽었는데 좀 많이 무거워서(?) 다른 책을 볼 생각이 안들더라구요. ˝벤˝의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아닌거 같고...

미미 2021-12-28 21:59   좋아요 6 | URL
뒤에 해설을 읽어보니 작가의 의도를 조금더 이해할 수 있었어요. 여성의 삶에 관한 부분 때문에 제가 이해하기 수월했을 수도 있어요 짧은 작품이지만 어떻게 다 담겼지? 의문이 들 만큼 많은 것들이 담겨있는 듯 느껴져 더 감동적이었어요ㅠ

서니데이 2021-12-28 21:3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네요. 작가 검색을 해보니, 작가가 1919년 출생이었어요. 노벨상 수상소식도 기억하고, 최근에 나온 단편집도 생각나는데, 1919년을 들으니 갑자기 낯선 시대 같았어요.
잘읽었습니다. 미미님, 좋은 밤 되세요.^^

미미 2021-12-28 21:44   좋아요 6 | URL
1차 세계대전 직후?고 우리 독립선언한 해네요!
해설을 읽다가 마지막에 노벨상수상작가라고해서 여러모로 수긍이 갔어요.
서니데이님도 굿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1-12-28 22: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85페이지의 구절이~~ ㅠㅠ
그 어떤 창조라도 책임이 뒷받침 되어야하는데 그것의 한계도 있으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이 책 읽기 전에 뭔가가 이해될듯 해요~~

미미 2021-12-28 22:23   좋아요 5 | URL
85무섭고 안타깝죠ㅠㅠ 소설의 줄거리는 어쩌면 아주 단순하고 스릴넘치는데 생각꺼리를 많이 던져줘서 더 좋았어요! 인물들의 심리변화를 따라가는 시선도 날카롭고요.😉

책읽는나무 2021-12-29 06: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좀 오래전에 읽었었는데 저도 무섭게 읽었던 기억이!!!!ㅜㅜ
다섯째 아이를 괴물처럼 표현해서 정말인가? 그 정체를 알 수 없어하면서 막 읽어 내려갔던 기억도 떠오르네요. 알고 보니 아이가 adhd 증후군이었다는 이야기를 훗날 읽고.아~~싶긴 했었지만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리도 끔찍하게 그려 놓았을까? 계속 갸웃!!! 헌데 시간이 많이 지났기에 나의 왜곡된 기억만 남아 있을 수도 있어 언젠간 다시 읽어보고 싶은 소설 중 한 권입니다.^^
도리스 레싱은 다섯째 아이만 읽었네요ㅋㅋㅋ
다른 소설도 저렇게나 많았다니....^^
미미님은 사랑스런 무남독녀셨군요??
저는 무남독녀라고 하면 왜 그리 부티나 보이던지??? 한 번 더 돌아보곤 하거든요.
미미님도 돌아보려니 아~~
프사를 한 번 더 바라보고 가겠습니다ㅋㅋ

미미 2021-12-29 09:00   좋아요 3 | URL
나무님도 이 작품 읽어보셨군요!! 벤의 입장을 모르니 더 무섭고도 슬펐나봐요. 벤 출생 후로는 내내 조마조마하며 읽었어요. 유사한 성격의 남자가 영국 감옥에 실제로 있다는데요(동물학대는 제외)톰하디 주연의 영화로도 나왔더라고요. 영화에선 그 인물만을 다뤘어요 (브론슨의 고백) 이 소설도 올해의 작품으로 추가 하려고 합니다.
무남독녀는 맞는데 그닥 사랑스럽지는 않았던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1-12-29 07: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무섭고 읽고 나서도 그 섬뜩함이 계속 남더라구요. 한 일주일은 계속 생각이...
<Ben , in the world>원서 사신걸로 알고 있는데 벤이 어떻게 살지...

근데 저는 왜 미미님이 아들이 한 명 있다고 알고 있을까요? ㅎㅎ
저혼자 상상했나봐요. ㅋ

미미 2021-12-29 09:0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네, 덩치큰 아들이 있기는 하네요ㅋㅋ 해설에 조금 언급이 되는데 후속작은 벤이 집을 떠나 사람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이야기인가봐요.
이 책에서는 약간 우두머리 이미지가 보였는데...원서는 궁금해서 시도를 해보려고요. 완독은 모르겠지만ㅋㅋ😭

mini74 2021-12-29 08: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무서웠어요.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두려움. 케빈에 대하여 를 읽고 느낀 유사한 두려움 ㅠㅠ 12형제의 둘째라니 넘 힘드셨겠어요. 전 아이를 안았을때 오히려 무섭고 두려웠어요. 아이의 잘못이 엄마의 잘못인냥 죄책감과 두려움 사이에 낀 모습이 넘 와닿았던 책. 민음사에서 나온 책은 다 읽었는데 전 좋았어요 고양이 책도 좋고 *^^*

미미 2021-12-29 09:10   좋아요 3 | URL
미니님 좋으셨다니 민음사 책들도 꼭 다 읽어봐야겠어요~♡♡ 넷을 낳았을때 칭찬은 못들었는데 벤으로 인해 다들 자신만을 탓한다는 대목이 생각나요. 케빈에 대하여도 그런 느낌이었고요. 안그래도 엄마란 스스로를 먼저 탓하는데ㅠ 슬프고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네요🥲

거리의화가 2021-12-29 11: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저도 결혼은 했지만 아이는 갖지 않겠다 생각했는데 저와 비슷한 이유시네요. 엄마의 모습은 딸에게 여러 모로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아이는 낳는 것도 어렵지만 키우는 건 더 책임감과 어려움이 따르잖아요. 그 시절 어른들은 너무 버거웠을 것 같습니다. 자신을 돌볼 새도 없이 나이가 들어버렸단 걸 느낄 때의 허망함과 씁쓸함.

미미 2021-12-29 11:42   좋아요 1 | URL
네! 나이들수록 엄마에게 영향받는 것들이 참 많다고 더 느껴요. 덕분에 페미니즘에도 관심을 갖게된듯 하고요. 부디 세대를 거듭할수록 여성들이 더 자유로워졌으면 좋겠어요.^^*

Yeagene 2021-12-29 1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과 영화<케빈에 대하여>를 많이 연관지어 얘기들 하더라구요.저도 이 작품 오래전에 장바구니에 담아두기만 했는데...^^;;;미미님이 잘 정리해주셔서 내년엔 꼭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미미 2021-12-29 13:07   좋아요 2 | URL
제 생각에도<케빈에 대하여>와 정말 비슷하고 또 어떤면은 다르기도해요. 다섯째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급변하는 상황이 무섭게 앞쪽과 대비되고요. 심플하지만 강렬한 문장들로 역시 노벨상 받을만하다 감탄하게 만들더라구요~^^♡ 예진님도 경험해보시면 좋을듯 합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구별된 삶이 있다. 사회적으로 용납이 가능한 삶과 그렇지 않은 삶으로 나뉘는데 후자의 삶을 살아보지 않고는 그 두 삶 사이의 간극을 충분히이해할 수 없다. 같은 공간을 차지하는 이 두 가지 세계는엄청나게 다르다.
- P108

행복, 충만, 만족스러움같이 모든 사람이 바라는 삶의기준들은 성매매 여성에게서 비껴가기 시작하는데, 그녀스스로 이런 것들을 경험하지 못하거나 주변 여성들의 삶에서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이루기 어려울 때는 구하려는 노력을 덜 하게 된다. 성매매에 유입되어 있는 동안행복하기란 그저 불가능할 뿐이라고 일찍이 결론에 도달했고, 내가 옳았다. 성매매 여성 중 행복한 여성은 한 명도 보지 못했고 그 후로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내 경험상 행복한 창녀‘란 없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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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12-28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구의 삶을 직접 살아보지 못한다면 그 무엇도 알기 어렵죠. 그의 처지나 형편에서 생각해 본다는 게 불가능한 이유입니다.

미미 2021-12-28 13:40   좋아요 1 | URL
네! 그래서 소설이나 논픽션을 읽는게 좋더라구요. 어느정도라도 타인의 삶을 가늠해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것 같아요.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다. 요즘 방송되는 ‘금쪽이‘방송을 가끔 볼때마다 애매하게 생각했던걸 필리스 체슬러는 오래전에 이미 간파했다. ‘금쪽이‘에서 오은영박사의 분석은 날카로워서 볼때마다 감탄을 자아내지만 거기에 늘 뭔가가 빠져있다. 바로 ‘정치적 의견‘이다
아마 오은영박사가 모르지는 않을것이다. 이 모든 육아문제에 깔린 사회적 문제와 고질적인 역학관계를. 그러나 그녀는 언급할수가없다. 그래서 어딘가 늘 비어있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개인상담에서 그녀는 좀더 정치적요소를 가미했을수도 있다. 상대에 따라 조절해가면서 말이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에 정치적요소가 지배적인데도 공론화할수 없다는게 결코 작지않은 문제임을 이제서야 실감한다.
이것을 방송에서 대놓고 문제제기하고 짚어줄수 있어야 사회는 근본적으로 변화할수있다. 너무나 영향력있고 도움이되는 방송임에도 남녀차별적 요소를 내세우고 지적할수 없다는게 답답하다.
예를들면 육아분담이나 외국의 사례를 끌어올수도 있을거고 이런 분석은 저출산문제의 보다 실질적 해결책을 위한 모색이 될수있다.






나는 텔레비전과 같은 매체를 통해서 이뤄지는 감정 호소에 반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텔레비전은 그것이 없었더라면 사실을 완전히 잘못 알거나 고립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을 교육하는 기능을 종종 하고 있다.
낮 시간대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초기 페미니즘 의식화 그룹의명맥을 잇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정치적인 관점은 없다. 이런 정치적인 관점의 실종이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 P48

 보험회사와 제약회사가 의료 서비스를 좌지우지하고, 정부의 지출 삭감으로 질높은 정신과 치료는 대다수 사람들이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말은 이제 외상을 입은 환자들에게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는 알게 됐지만 우리에게 페미니즘의 방식으로 가난한 여성들을 치료하고 교육하는 병원이나 치료 시설은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약물치료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임상적으로 볼 때우울증이나 신경증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페미니즘 관점에서의정보와 지원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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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12-27 11:3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 이 프로 아직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tv라는 매체가 그 모든 걸 보여줄 만큼 관대하지는 않을 듯 해요^^

미미 2021-12-27 11:44   좋아요 7 | URL
네! Tv는 사실상 굉장히 정치적이면서도 정치적인 주장을 할 수 없는 매체인듯해요. 특히 여성문제는 다분히 정치적문제임에도 정치에서 배제되기도하고요.
일부 20대청년들이 sns를 통해 여성혐오적 발언을 하는걸보면 건강한 토론장소가없어서 비뚤어진 비난만을 더 하게되진 않았나 싶어요. 방송이 어쩌면 그런 역할을 할수있지 않을까 생각하게됐어요.^^*

persona 2021-12-27 12:43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제가 상담에 회의를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 고쳐지는 게 아니라 고칠 의사가 있는 사람을 고치는 것이거든요. 문제가 있는 핵심인물이 정말 안 바뀌는 사람이면 가족상담이 더 효과가 좋을 거라고 하고 그 주변인을 적응할 수 있게끔 유도해요.
저는 미미님이 느끼는 답답한 것중 상당수가 이런 문제랑도 닿아있을 거 같아요. 얼마전에 올려주신 이야기도요(미미님이셨죠? 아니었나?) 문제가 있는 남편이나 시어머니라는 사람들이 고쳐지기 어렵기 때문에 아내/엄마에게 솔루션을 준 거에요. 여자분만 변화할 수 있었거든요. 심리학에서 정치적인 의견이나 페미니즘 시각으로 내담자를 보는 거 자체가 내담자 비밀 누설 금지 만큼 ㅐ금기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자기에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사실 정치적인 관점 빼고 말해도 오해되기 쉽고 싸움만 나기 십상인 거 같아요. 정말 안 바뀝니다.
그런 면에서 정말 오은영 선생님이 감정 전이도 안 하시고, 또 자기
감정 강요도 안 하시고 되게 잘 하시는 거 같아요.

미미 2021-12-27 12:54   좋아요 7 | URL
저 맞아요!ㅋㅋㅋㅋ 이게 결코 여성혼자(또는 당사자)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에도 그런 금기등 여러요인으로 그렇게 하더라구요. 그래봤자 근본 해결이 안되는데 (가족모두의 문제임으로)참 아쉬운부분이예요. 이걸 저또한 일정부분 어쩔수없다,당연하게 여겨왔다는데 너무 충격이었어요. 오은영박사가 결혼식때 아버지로부터 남편에게 건네지는 방식이 마음에안들어 남편과동반입장 했다는 얘기를 한 프로에서 했거든요? 분명 여성으로서 사회적문제를 뼈속깊이 실감하실텐데 주어진 여건에서 할 수 있는걸 하고 계신것같아 멋져요. 그런데 만일 정치적의견을 표현할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면 또 얼마나 더멋지고 훌륭한 상담이될까 오프라윈프리 안부러울꺼다 그런 아쉬움도이젠 있어요. 아웅ㅎㅎ

persona 2021-12-27 13:30   좋아요 6 | URL
암투병 이후 유튜브에서 다양한 활동 하실 때 무척 놀랐었어요. 저는 테레비 나오는 눈 찐한 무서운 아줌마라고만 생각했었거든요. ㅋㅋㅋ 자라고 보니 말씀을 너무 잘하시고 사려깊으셔서 늦게야 반한 거 같아요. ㅎㅎㅎ 방과후학교였나? 그런 식으로 여자아이들만 모아놓은 데서 하는 심리치료에서는 좀더 여성적인 시각에서도 말씀해주셨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그런데 미미님 말씀과 페이퍼 읽고 보니까 우리가 요즘 시대엔 또 영웅을 많이 잃었다는 생각도 드네요.

미미 2021-12-27 13:37   좋아요 6 | URL
네! 이전부터 쭉 잃어왔을걸요?ㅠ 우리 어머님들도 마찬가지고요. 저희 엄마는 화가가 되고싶었대요. 그런데 전혀 가능하다고 생각도 하지 않았죠 형제가 12에다 가난한 농부의 집에서 자랐거든요. 페미니즘 공부하면서 절감해요. 인류의손실이구나하고요. 총균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그러더라구요. 여성을 차별하는것은 인류절반의 재능을 낭비하는것과 같다구요. 오은영박사만 봐도 그렇죠. 여성들의 현실이 정치성을 잃으면서 남성들만의 막장정치가 활개를 치고있어요. 부디 더 많은 가능성들이 열리면 좋겠어요

persona 2021-12-27 13:42   좋아요 6 | URL
저희 엄마도 그런 말씀 자주 하셔서 제가 스케치북이랑 물붓이랑 물감 선물로 드렸거든요? 그런데 이젠 그릴 수가 없대요. 못 그리겠대요. 그 말씀 듣고 넘 슬펐어요. ㅠㅠ 그래놓고 맨날 제 그림만 휴대폰 카메라에 담으시거든요. 상담 기법중에 역할극 있잖아요 그런 거 배우다 보면 너무 화가나요. 폭력적인 부모는 바뀌지 않는데 그런 부모를 마음에 상처 입은 아이가 연기해보면서 부모를 이해한다거나 강간 당한 사람이 상담 받지 가한 사람이 상담받으러 오진 않잖아요? 그런 것들 자체가 사회학이나 정치학 보다도 좀 무력한 것처럼도 가끔 느껴져요. ㅠㅠ 오랫동안 잃어왔단 말이 왜케 가슴 아플까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미미 2021-12-27 13:50   좋아요 5 | URL
저희 엄마도 사다드렸는데 어색하신지 안그리시더라구요. 그냥 공책 중간에 스케치하는데서 만족하시는듯해요. 페르소나님은 재능을 물려받으신것 같아요! 프로필그림도 너무예뻐요ㅎㅎ 뭐든 그렇더라구요. 정작 봐야할 사람은 책도 안읽고요. 그래도 읽고 생각하고 쓰는건 파급력이 있을꺼예요! 오늘 페르소나님과 얘기나눠서 도움이 많이되었어요 감사해요!!😉

persona 2021-12-27 13:57   좋아요 6 | URL
감사합니다. 저 부모님이 저에게 주신 긴 글이나 기록물 몰래 모아놓는 중이에요. 글은 맞춤법 손좀 보고요. 그림이나 낙서는 그대로 해서, 양이 차면 정식으로 ISBN받는 거 아니더라도 소책자처럼 만들어주려고요. 이펍으로 만들거나요. 제목은 “ㅇㅇㅇ씨 70년 흑역사” 막 이렇게 해서 보여줘야지 벼르고 있어요 ㅋㅋㅋㅋ 육아일기 아니고 본격 부모 관찰일기 ㅋㅋㅋ
저도요. 미미님 좋은 말씀, 페이퍼 늘 감사합니당!

미미 2021-12-27 14:03   좋아요 6 | URL
너무 멋져요👍👍 감동받으실것 같아요.ㅠㅠ

mini74 2021-12-27 13:54   좋아요 10 | 댓글달기 | URL
댓글이 왜 더 슬프죠. 저희 엄마는 꿈이 뭐냐고. 오빠 등록금 대기도 바빠서 생각도 못했다고. 그러다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시곤 넘 놀라셨대요. 저 나라의 흑인노예( 유모) 가 나보다 더 잘 먹고 행복해 보여서. 여성과 광기 저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

미미 2021-12-27 13:59   좋아요 7 | URL
으앗ㅠㅇㅠ 엄마들의 꿈도 바람과함께 사라져버리는듯 해요. 그러고보면 여성에게 정체성이란 처녀와 엄마밖에 없는것 같아요. 이 책 팩폭 장난아니예요 미니님. 문장문장이 비수로 꽂힙니다 😄

새파랑 2021-12-27 13:55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미미님과 같은 글이 차별적 요소를 조금씩 바꾸는데 힘이 될거라 생각이 듭니다. 한번에 바꾸기는 힘드니까요~ 미미님을 방송계로~!!

미미 2021-12-27 14:02   좋아요 7 | URL
아앗ㅋㅋㅋ여기는 읽어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함께 공부할수있어 너무 좋네요. 독후감에 쓸건데 방송계는 20대가 토론하며 채워주었으면 좋겠어요!😆

stella.K 2021-12-27 16: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치인들이나 대선 후보들은 무슨 말이나 다 하는데 말이죠.
문제가 될만한 거 요리조리 피하는 거는 거죠.
나중에 골치 아프니까.
그래서 좋은 게 좋은 거란 말을하게 되는가 봅니다.
저만 하더라도 알라딘에 20년쯤 터잡고 있다보니 그냥 좋은 말이나
사적인 얘기나 하지 쟁점화될만한 얘기는 잘 안하거든요.
괜히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훅치고 들어 올까 봐.
그런 점에서 예전의 알라딘이 그립기도 해요.
예전에 카뮈의 <이방인> 번역 문제로 불길이 화아악~!ㅋㅋ

미미 2021-12-27 16:10   좋아요 3 | URL
그런일이 있었군요! 정치적인 문제들은 우리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도 일부 특권층에게만 과도하게 권리가 쏠려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놈의 대표성으로 할말 다하고
막말도 주워담지도 않고 말이죠. (직업군중 정치인들 수명이 가장 길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아마 김영하작가인듯)그러면서 자기들 배만채우니...
말할 권리, 특히 정치적인 말을 할 권리가 얼마나 특권이 되었는지 오늘에서야 실감했어요. 특히 방송에서 그게 자유롭게 이뤄지지않는 현실이요.🤦‍♀️🧔
 

페미니스트 정신분석학자로써 프로이트 이론의 오류와 한계를 명확하게 정리했다. 기존에 여러 책으로 읽었던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가장 와닿는 글이라 공유해본다.


나는 프로이트가 천재라고 생각한다. 많은 중요한 부분에서 그는 옳았다. 무의식적 동기는 존재하고, 증상과 꿈은 해석될 수 있으며 ‘대화 치료(talking cure)‘는 유효하다(말하고 듣는 치료법은 프로이트의 환자였던 안나 오(Anna 0.)가 제안한 것이었다. 베르타 파펜하임이라는 본명을 가진 그녀는 부유한 정통 유대인으로, 후에 페미니스트이자 반나치 운동가가 되었다).

하지만 여성의 마조히즘과 남근선망에 대해서는 틀렸다.또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잘못 이해했다. 유대계 그리스도교나 이슬람 문화에서 실제로나 심리적으로나 죽임을 당하는쪽은 아들이지 아버지가 아니다. 프로이트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도 이해하지 못했다. 천재 프로이트도 자기 시대의 가부장제를 초월하지 못했던 것이다. 누군들 자기 시대를 초월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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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가 발견한 것들 또는 무의식 · 부인 · 억압 · 투사 ·꿈의 해석 등 그가 만든 개념들이 대중화된 것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할 의도는 없다. 하지만 사실상 프로이트의 이론은 대단히다양한 이유로 대중화되었다. 프로이트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프로이트의 이름으로 대중화된 이론들은 시대에 가장역행하는 제도권 정신과의사들을 지지하는 데 이용되었다. 

남녀를 막론하고 일부 분석적인 환자들은 프로이트의 이론으로
부터 자기 자신에 관해 소중한 것을 배운 반면, 미국에서 프로이트 이론에 고취된 요법들은 기독교적 교리를 강화하거나 여성에게 내재된 잠재적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치적인 열정을 하나하나 절단하는 데 이용되었다. 

사회사업가이자 학자인 응징가 샤카 줄라 (Ninga Shaka Zula)는 "의사는 종종 지배문화를 수호하는 부드러운 경찰이다"라고 주장했다.
자기 삶에 관한 정신분석학적인 이해가 잠재적으로는 해방적이라고 하더라도(나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신분석치료 그 자체만으로는 정신적 외상이나 인간 본성을 극복할 수없다. 심리적인 상처의 회복이 고립 속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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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7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7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12-27 12: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46페이지는 저와 밑줄이 겹칩니다!

미미 2021-12-27 12:41   좋아요 3 | URL
이 책 너무 좋아요. 이미 별5개는 예약입니다.ㅎㅎ
밑줄 엄청긋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