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꾸미기 관련 방송이 늘어난것 같다.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집 안에서의 생활이 늘어나다 보니 당분간 계속 인테리어의 중요성은 커지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집의 규모가 크건 작건 서울이건 지방이건 대체로 주부들의 책상이 없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자기만의 방'을 읽고나서 여성이 자신의 공간을 가지는 것의 중요성이 더 크게 와닿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공간을 만드는 과정은 처음부터 꼭 단독으로 쓰는 방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형편에 따라 어디에 두건 책상 하나로 시작할 수도 있다. 내 책을 올려놓고 내가 뭔가 생각을 정리해 써 낼수 있는 한 평의 공간. 그것의 있고 없고는 개인 삶의 확장에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방송에서 주부들의 공간이라고 보여주는 것은 주로 주방이다. 여성들의 자투리 공간을 위해서는 아일랜드 테이블을 넉넉히 잡거나 식탁을 활용해 주부들이 거기서 가계부도 쓰고 노트북고 사용한다는 식이 대부분이다. 동선이 편하고 넉넉한 주방. 큰 냉장고와 각종 주방기구들로 꾸며진 모습이 그 주부의 삶의 여유와 행복을 나타내는 듯 그려진다. 이 외에 수납이 충분한 옷방정도가 추가로 등장한다. 책상을 놓을 자리는 역시 없다. 최근에 본 어떤 방송에서는 일 때문에 이사를 자주 다녀야했던 남편이 아내를 위해 새로 집 전체를 아내가 원하는 대로 설계했다고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역시나 주방에 가장 큰 포커스가 맞춰졌고 은퇴한 남편을 위한 서재공간이 따로 있었다. 뜨개질을 좋아하는 아내는 거실에 앉아 뜨개질을 한다. 2층에는 손님방도 있다. 여유가 있던 남편은 아내를 위해 거실 전망을 신경썼다. 집 앞에 누군가 집을 지을까봐 그 땅도 구입했다. 아내가 남은 여생 가꿀 텃밭이라고 했다. 하지만 역시 아내의 책상은 없다. 


어떻게 이렇게 된 것일까? 여자들도 학생 때는 책상이 주어진다. 직장에 다니면서는 제각각이다. 책상이 빠지고 화장대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책상을 포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부가 되는 순간 책상은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아이들이 생기고 그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면서 책상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된다. 남편은 책상을 가질 수도 있고 불필요하게 여긴다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집에 부부의 서재공간이란 것이 생긴다면 부부 공동이 사용하는 것이거나 대부분 남편의 것이다. "이 서재는 아내가 사용하고 있어요." 하는 곳은 장담하건데 아주 드물것이다. 

주부들이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것과 자신의 책상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 이게 너무 답답하고 서글프다. 뭔가를 도모하려면 쓰기는 기본이다. 바꾸는 것 이전에는 일단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구상하고 도모하고 계획하고 문제를 직시하는 것. 그건 책상에서 이루어진다. 그 위에서 생각을 정리함으로써. 황정은의 소설 '연년세세'에서 눈물나는 장면이 있었다. 백화점에서. "언니! 가족들을 위해서 말고 언니를 위해서 좋은 이불 사요." 

나는 바꿔 말하고 싶다. "언니! 가족들을 위해서 말고 언니를 위해서 좋은 책상 사요."



책상 말고, 화장대 (하이킥 시리즈에는 책상이 없다.)

‘책상의 부재‘는 대부분 여성 인물에게 해당됐다. 일기 쓰는 서민정, 노트북으로 인터넷 검색을 자주 하는 이현경, 공부하는 황정음과 백진희. 이들은 무언가를 공부하거나 읽고 쓸 때책상이 없어 화장대에 앉아야 했다. 남성 인물의 생활 환경을비교해 보면 문제점은 더욱 극명해진다. 공부와 담쌓은 이윤호에게도, 다락방 신세인 이민용에게도, 조연인 강세호에게도 모두 책상이 있다. 더 늘어놓자면 공부 안 하는 정준혁과안종석도, 백수인 이준하도, 똑똑한 이민호와 윤계상도 모두무언가를 하기 위해 책상 앞으로 향했다. 모든 시즌을 통틀어 공간의 크기와 열악함, 연령대, 주조연, 지적 수준, 성격을막론하고 남성 인물은 전부 자신의 일에 바로 몰입할 수 있는책상 하나쯤은 갖고 있었다. 반면 여성 인물의 방 풍경은 많이 다르다. 책상 자체가 없고, 필요할 때는 화장대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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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5 22:0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누구에게나 읽고 쓰는 공간이 있어야 하는게 맞는것 같아요. 대신 책장이 좀 넓어야 합니다~!! 미미님 글을 보고 생각해보니 정말 티비 드라마에서도 그랬던것 같아요. 역시 버지니아 울프의 선견지명과 통찰력이란~

미미 2021-11-15 22:10   좋아요 5 | URL
울프의 놀라운 통찰력은 요즘 시대에도 해당되네요. 드라마등 방송 세트 특히 가정에 성인 여성의 책상은 없다는게 쇼킹합니다. 넉넉한 책장 알라디너에겐 필수!!ㅋㅋㅋㅋ

mini74 2021-11-15 22: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연년세세 에서 저도 그 장면보면서 슬펐어요. 전 싫다고 하면서도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느 순간 엄마를 닮아있더라고요. 맛있는거 좋은 거는 언제나 아빠나 오빠거. 그러니 나이 들어서도 그 순위가 각인된 듯. 미미님 글 읽으니 책상뽐뿌가 막 옵니다 ㅎㅎ 대중매체에서 보여지는 모습도 은연중에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건데 좀 바뀌면 좋겠어요 ㅠㅠ 책구매나 독서는 여성들이 훨씬 많다고 본 것 같은데 왜 책상은 없는걸까요. 그러고보니 저도 식탁이 주무대 ㅠㅠ 네요

미미 2021-11-15 23:05   좋아요 5 | URL
그러고보니 여성들이 책을 더 보는데 책상은 더 없는거네요ㅠ.ㅠ 읽는건 책상없이 되지만 쓰는건 책상이 있어야하는데 말이죠. 책상뽐뿌 제가 노렸습니다ㅋㅋㅋㅋ✌ 식탁에서 읽고 쓰시는대도 이정도면 미니님만의 책상이 생길경우?!!!!😍👍

난티나무 2021-11-16 00: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미미님 그 프로 저도 보면서 욕 했어요! 여자를 위해 지었다면서 개인 공간이 없어! 주방에서 밥이나 하란 말이냐! 버럭버럭 ! 🤣 ㅠㅠ
그리고 저도 이 책 읽었어요.^^

미미 2021-11-16 00:20   좋아요 5 | URL
난티나무님 보셨군요! 저도 분노ㅠㅠ
저는 ‘니 밥이나 하란 말이냐?! 서재주고 텃밭을 가져가랏‘ㅋ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11-16 00: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흐음. 미미님~~~ 주부생활 17년차밖에 안되는 사람으로 말하면, 주방은 사실 엄~~청 중요해요. 이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어쩔 수 없이 많거든요. 삼시세끼 차리다 인생 쫑나겠네 싶은 꿀꿀함이 무시로 찾아들지만, 그렇기에 주방에 더 신경들 쓰나 봐요. 덜 우울하고프니까.^^;;;
저자의 하이킥 시리즈 관찰, 예리하네요. 깨닫지 못했어요.
지는 ˝이 책들은 다 우리 엄마거야˝라는 말을 듣는 주부입니다.^^

미미 2021-11-16 08:09   좋아요 4 | URL
말씀하신 부분이 <제2의성>,<자기만의방>에 잘 나와있습니다.😉 음식을 차리고 부엌을 꾸미는데 몰입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공허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죠.  여성들에게도 크건 작건 자신만의 공간,책상이 필요한데 일터이자 공유공간인 부엌이 마치 그 역할까지 해주는 것처럼, 대체되는 것처럼 미화되고 있는 상황을 방송,광고등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책상은 형식적이기도 하고 상징적이기도 합니다. 오로지 여성 자신만을 위한 공간요^^*

페넬로페 2021-11-16 00:5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나의 책상이 하나 있다는게 삶에서 엄청 중요할 것 같아요~~그런 의미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에 공감하고 감탄했어요. 저는 tv를 보면서 저렇게 부엌 공간이 클 필요가 있나를 생각했어요
다들 넘 잘해 먹는가 봐요 ㅎㅎ

미미 2021-11-16 08:15   좋아요 5 | URL
네~갈수록 부엌이 강조되는건 가전제품의 소비를 촉진하는 것과도 관련있겠죠?🤔 여성들에게 백화점을 준것처럼요. 저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읽고 많이 놀랐어요. 그걸 읽은 뒤 시각이 달라지더라구요.^^*

책읽는나무 2021-11-16 07: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화장대도 없어서 대충 서서 스킨 로션 바르고 휘리릭~~ 책상이 없어서 식탁을 그냥 내 책상처럼 쓰고 있어요!!! 밥 먹는 식탁을 밥 먹을 때마다 책이랑 치우기 귀찮아서 식탁을 하나 더 샀~ㅋㅋㅋ 책상을 살껄 그랬나?? 싶기도 한데...식탁 넓어서 책상으로 쓰기 편하던데요??ㅋㅋㅋ
‘자기만의 방‘ 그건 정말 갖고 싶긴 합니다.오로지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로만 채워진...그런 방!!!! 아무도 못들어 오게 하구요ㅋㅋㅋ
저는 나이 들면 정말 작은 평수의 집을 나란히 두 채 따로 지어 남편 집,아내 집 그렇게 마당을 사이에 두고 두 집을 짓고 살아보는 그런 로망도 꾸어 봅니다.각자 편하게 자거나 혹은 만나서 자기도 하고, 오늘은 내 집에서 밥 먹고 갈래? 혹은 오늘은 당신 집에서 밥 먹자!! 뭐 그렇게 각자 초대받 듯 가족끼리 모여 즐겁게 잠깐 놀고 각자 생활집으로 돌아가 개인 자유 시간을 즐기며 살아 보는 삶은 어떨까?싶어 아이들과 남편에게 어때?하고 물어보곤 하죠ㅋㅋㅋ 이게 진정한 ‘자기만의 방‘이 생길 수 있는??? 망상이겠죠???ㅋㅋㅋㅋ

미미 2021-11-16 08:21   좋아요 5 | URL
ㅋㅋㅋ저 딱 그런집을 난티나무님께 얘기한적 있어요! 가운데 중정이 있고 양쪽 집에 따로 사는거요. 데이트하듯 각자의 공간에서 나와 중정에서 만나 밥도 먹고(각자가 만들어온 메뉴)데이트하듯이요😍 남자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강조하듯 여성들도 필요하죠. 행복한 상상입니당👍ㅋㅋ

책읽는나무 2021-11-16 09:24   좋아요 3 | URL
우린 취향이 넘 잘맞는 것 아닙니까???
영혼의 단짝!!!ㅋㅋㅋ
우리 자기만의 집을 짓기 위해 열심히 모아 봅시다!!^^

미미 2021-11-16 09:36   좋아요 3 | URL
그러게 말이예요!!😆
북플에서 소울메이트를~♡.♡ㅋㅋㅋㅋ중정을 함께 꿈꾸며!!

붕붕툐툐 2021-11-16 07: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집이 저만의 집인데도 책상이 없네욧?!?!? 앉은뱅이 책상 뿐! 집에선 침실에서만 책을 읽어서..ㅎㅎ 근데 화장대도 없어요! 다없네용?ㅎㅎㅎㅎ
저희 엄마도 엄청 큰 식탁을 식탁 겸 본인의 책상으로 쓰셨는데.. 저는 쓰질 않아서 책상이 필요없다는 큰 깨달음 얻고 갑니다!!ㅎㅎ

미미 2021-11-16 08:29   좋아요 4 | URL
아 진정 미니멀적인 삶을 살고 계시군요!ㅎㅎ 집 전체가 툐툐님만의 공간~♡ 자기만의 방, 자기만의 책상. 그 이상인 자기만의 집🙆‍♀️👍

책읽는나무 2021-11-16 09:22   좋아요 3 | URL
아...정녕 내가 꿈 꾸던 이상형!!
‘자기만의 집‘에서 편하게 물건이 죄다 내 것만 있는 내 집!!!!
부.럽....셀럽이 아닌 부럽!!!!
정말 부럽습니다^^

scott 2021-11-18 00:36   좋아요 3 | URL
툐툐님 부자!՞•🐽•՞

페크pek0501 2021-11-16 13: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랑스럽게도? 책상을 가지고 있어요. 제 전용의 책상이죠.
책상 위엔 스탠드와 연필꽂이와 가습기와 탁상 달력이 있어요. 신문에서 오래 낸 기사 종이도 있고요.
지금은 다 마신 커피 잔도 있어요.
언젠가 페이퍼에서 살짝 공개했었답니다. 책상 위의 노트북을 찍었던 사진이었어요. ㅋㅋ

오늘 아주 좋은 글을 읽었어요. <자기만의 방>을 저도 예전에 읽었지만 오늘 읽은 미미 님의 글은 쵝오 쵝오!!!

미미 2021-11-16 13:32   좋아요 4 | URL
완벽한 책상인데요?!!ㅋㅋ페크님처럼 자기만의 책상을 가져본 사람은 또 그 위에서 자기 세계를 만들고 써본 사람은 책상을 계속 유지하고 싶을거예요~♡
그리고 각자의 책상안에서 놀라운 일들이 펼쳐지리라 믿습니다. 페크님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 😍

scott 2021-11-18 00: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리 집에서 가장 력셔리한 가구는
주방 테이블 ㅎㅎㅎ!

모두들 그곳이 비어 있기만 노리고 있습니돵 ●‘-‘●)و♥

미미 2021-11-18 09:47   좋아요 2 | URL
스콧님 집은 뭐든 럭셔리할것 같아요ㅎㅎ💕

책이 엄청 많으셨을텐데 한번씩 정리한다고 하셔서 상대적으로 소박할테지만 맘먹고 저도 한번씩 불필요한 책은 정리하게요😆 📚
 

책상 말고, 화장대

‘책상의 부재‘는 대부분 여성 인물에게 해당됐다. 일기 쓰는서민정, 노트북으로 인터넷 검색을 자주 하는 이현경, 공부하는 황정음과 백진희. 이들은 무언가를 공부하거나 읽고 쓸 때책상이 없어 화장대에 앉아야 했다. 남성 인물의 생활 환경을비교해 보면 문제점은 더욱 극명해진다. 공부와 담쌓은 이윤호에게도, 다락방 신세인 이민용에게도, 조연인 강세호에게도 모두 책상이 있다. 더 늘어놓자면 공부 안 하는 정준혁과안종석도, 백수인 이준하도, 똑똑한 이민호와 윤계상도 모두무언가를 하기 위해 책상 앞으로 향했다. 모든 시즌을 통틀어 공간의 크기와 열악함, 연령대, 주조연, 지적 수준, 성격을막론하고 남성 인물은 전부 자신의 일에 바로 몰입할 수 있는책상 하나쯤은 갖고 있었다.
반면 여성 인물의 방 풍경은 많이 다르다. 책상 자체가 없고, 필요할 때는 화장대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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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은 안 맞았던 것으로. 간간히 재밌는 부분도 물론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읽기에 따분하고 힘들었다. 셰익스피어를 끌어 온 것도 억지스럽고 최근 읽은 책 중 가장 좋았던 에밀 졸라랑 여러가지 면에서 자꾸 비교하게 되더라.
독서 정체기를 가져다 준 작품. 이 소설 읽다가 책 읽는 속도도 느려진거같음. 이래놓고 필립 로스 또 한권 구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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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1-15 17:0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필립 로스 또 한 권은 뭘 구매하셨나요?
휴먼 스테인도 좋지만 네메시스.. 좀 읽어주세요. 네메시스.. 저는 올해의 소설이 네메시스가 될 예정 입니다.

미미 2021-11-15 17:15   좋아요 3 | URL
네메시스요!ㅎㅎ지난번 다락방님 댓글보고 카운슬러도 샀어요. 충격이 가라앉으면 네메시스를 읽어봐야겠네요.^^*

다락방 2021-11-15 17:23   좋아요 4 | URL
카운슬러는 .. 좀 마음 단단히 먹고 읽으셔야 합니다. 얇은데 세요 ㅜㅜ

미미 2021-11-15 17:30   좋아요 3 | URL
요전에 읽은 코맥 매카시가 독해서 항체가 형성되었을 겁니다ㅋㅋㅋㅋㅋ

mini74 2021-11-15 17: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런 책이 있더라고요. 정체기를 가져오는 ~ 미미님 접종후유증 책 후유증 ㅠㅠ 힘내세요 빠샤! 기운 불어넣어드릴게요 ㅎㅎㅎ

미미 2021-11-15 17:41   좋아요 3 | URL
처음엔 백신 때문에 재미없는 줄 알았어요.ㅋㅋㅋㅋ기운♡ 잘 받았습니다^^*

새파랑 2021-11-15 17: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의 정체기를 준 작품이라니 나쁜 책이군요~!! 저는 열반인님 읽고나서 읽어봐야겠어요~ 정체기가 빨리 끝나기를 바라겠습니다 화이팅 😆

미미 2021-11-15 17:58   좋아요 3 | URL
불가능한 욕심이지만 분량을 반으로 줄였다면 훨 나았을것 같아요.ㅋㅋㅋ 새파랑님도 완쾌 화이팅😄

페넬로페 2021-11-15 18: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훌륭한 작가의 작품이라도 다 좋을 수는 없는것 같죠~~
이 책이 미미님 독서 슬럼프의 주범이었군요^^
얼른 다른 책으로 슬럼프 벗어나시길 바래요~~

미미 2021-11-15 19:17   좋아요 3 | URL
지난번 책의 좋은 기억때문에 계속 참고 읽었네요ㅠㅇㅠ
퓰리처상 후보에도 올랐었다는데.. 아웅!! ^^*

망고 2021-11-15 19: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읽으셨군요ㅋㅋㅋ 미친변태할배 새버스 얼른 잊어버리시고 정체기 벗어나시길요😄

미미 2021-11-15 19:21   좋아요 3 | URL
망고님 리뷰 공감하며 잘 읽었어요^^* 미쳐도 많이미친변태 새버스ㅋㅋㅋㅋ😭

독서괭 2021-11-16 01: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읽기 힘드셨군요. 다른 작품은 잘 맞으시길 빕니다. 저도 나중에 필립 로스 읽게 되면 요건 뒤로 미뤄야겠어요~

미미 2021-11-16 08:33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ㅠㅠ<죽어가는 짐승>은 좋았거든요^^*
 




백신2차를 맞고(화요일) 아직까지 헤롱기를 못벗어나고 있다.

의사가 주사 놓기전 뇌에 이상 생기면 신경과로 가고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 심장내과에 가라고 했을 때부터 나는 두려웠다. 맞는 말인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들렸다. 
아니 뇌에 이상이 생기면 신경과에 가야한다는 생각이란걸 할 수나 있을까? 심장에 이상이 있으면 심장내과에 갈 수나 있을까? 차라리 뇌에, 심장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니 하루 이틀은 누군가와 되도록 함께 있도록 해봐라 했다면 수긍했을 것 같다. 이런 바보같은 의문들이 팔을 걷고 앉아 있는 동안에 줄줄이 떠올랐고 그로인해 헤롱거리기 시작하는 내게 마지막 어퍼컷을 날리듯 의사는 말했다. ˝탈모도 생길 수 있고 시력에 이상이 올 수도 있어요˝

아아 겁쟁이인 내가 라식을 감행한뒤 양쪽 시력이 안맞았음에도 빨리 병원에 안 간건 다시 교정받을 경우 눈에 무리가 가서 영영 시력을 잃음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또 그럼에도 결국 조금 늦게 병원에가서 떨어지는 쪽 눈의 재수술을 받은건 그냥 뒀다가 너무 나빠질것 같아서. 그런데 시력이 나빠질 수 있다고? 아 안돼. 어쨌거나 도망칠 수도 없었고 이미 1차 때 들은 얘기라 이제와서 놀라기에는 명분이 약해서 그냥 넘어갔다. 그리고 24시간 정도를 해열제로 버텼다. 너무 아팠다.  잠이 안올 정도로 아파서 새벽에는 나만의 처방으로 런닝맨을 시청했다. 웃으면 그나마 통증을 덜 느끼는 것 같아서. 효과가 있었다. 새벽에 나의 급격한 웃음 소리는 집 밖으로 얼마간 새어 나갔을 수도 있다. 통증을 동반한 웃음소리는 소름끼치는 그 무엇이 있지 않았을까. 누군가는 좀 무서웠으려나?

아무튼 오늘은 둘레길을 걷는데 오른쪽 무릎에 살짝 통증이 왔다. 한번도 아픈적 없던 오른쪽 무릎이 백신2차 후에 아프니 백신을 의심할수밖에 없었다. 오른쪽 시력도 전보다 떨어진 것 같다. 그래서 이래저래 좀 우울했는데 걷고 땀흘리고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직박구리 패거리가 내 앞에서 시끄럽게 울어대다가 두마리가 동그라미를 그리며 묘기를 부렸다. 놀라서 그 자리에 멈춰 잠시 패거리를 향해 멍을 때렸다. 
새를 본 날은 기분이 꽤 좋다. 구름이 멋진 날도. 좋은 노래를 들은 날도, 공기가 맑은 날도. 살아가다보면 멜랑콜리에 빠지게 하는 소소한 것들이 넘치지만 멋진 날이 되게 하는 사소한 것들도 넘치는 것 같다. 
어제는 스콧님♡ 페이퍼 보고  파니니를 사먹었는데 오늘 저녁은 몸보신할겸 연어덮밥(이것도 스콧님♡ 영향)을 먹어야 겠다.











나무들은 온통 가을 파티가 한창이다. 







두 사람 -성시경


지친 하루가 가고 달빛 아래 두 사람 하나의 그림자
눈 감으면 잡힐 듯 아련한 행복이 아직 저기 있는데

상처 입은 마음은 너의 꿈마저 그늘을 드리워도
기억해줘 아프도록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걸

때로는 이 길이 멀게만 보여도 서글픈 마음에 눈물이 흘러도

모든일이 추억이 될 때까지 우리 두 사람 서로의 쉴 곳
이 되어주리

너와 함께 걸을 때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을때

기억할게 너 하나만으로 눈이 부시던 그 날의 세상을

여전히 서툴고 또 부족하지만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을게

캄캄한 밤 길을 잃고 헤매도 우리 두 사람 서로의 등불이
되어주리

먼 훗날 무지개 저 너머에 우리가 찾던 꿈 거기 없다 해도

그대와 나 함께 보내는 지금 이 시간들이 내겐 그보다 더
소중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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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2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12 1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1-11-12 17: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멜랑콜리는 아니되는데요~~
백신 맞고 고생이 많으셨네요^^
저도 2차 맞고 하루 몸살하고 약간의 하혈까지 있더라고요^^
그래도 그 의사는 여러가지 주의를 주네요.
저한테는 그저 이때껏 알러지 반응이 있었는가만 묻더라고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눈이 걱정됩니다.
노년에 제가 외롭지 않을 무기로 책을 선택했는데 점점 눈이 안좋아지니 그것도 참 걱정이예요^^
우울할 땐 먹는게 최고죠!
오늘저녁부터 주말에 계속 맛있는 것 많이 드시고 얼른 몸 컨디션 좋아지면 좋겠어요**
근데 미미님, 혹시 10대?
저의 딸아이보다 2차가 늦으시네요!!!!
ㅋㅋ

scott 2021-11-12 17:43   좋아요 6 | URL
페넬로페님 말씀에 동감!🖐


미미님 2차 정말 늦게 맞으쉼 ㅋㅋ
10대이시기 때문에 금방 회복 하실 것 같습니다!
웃음으로 통증 치유 하시는 긍정의 힘으로!!💪

미미 2021-11-12 17:42   좋아요 4 | URL
앗~♡ 들켰네요!
저 마음은 10대 맞아요ㅋㅋㅋㅋㅋ제가 겁보라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제 마음 연령대 시작이라길래ㅋㅋㅋ
며칠 정말 잘 챙겨먹어야겠어요. 루테인도 잘 챙겨드시죠?제가 눈때문에 의료기술이 더 속도좀 내주길 늘 조마조마하며 바란답니다. 아님 시력이 확 좋아지는 약이 하루빨리 나오거나 했음 좋겠어요^^*♡

미미 2021-11-12 17:43   좋아요 4 | URL
두 분 덕분에 웃고나니 확실히 더 어려진 기분들어요ㅋㅋㅋㅋ🙆‍♀️

새파랑 2021-11-12 17: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백신 후유증이 크네요 ㅜㅜ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독서 기계를 보여주세요~!
저녁 연어덮밥 2인분 드세요~!! 멜랑콜리 미미님 화이팅 ^^

미미 2021-11-12 18:07   좋아요 4 | URL
2인분 먹을까요?ㅋㅋㅋㅋㅋ역시 조셉 콘래드 읽으신 뒤 핵심을 짚어주시는 새파랑님~^^*♡👍

scott 2021-11-12 23:57   좋아요 1 | URL
연어가 실제로 가을 멜랑콜리! 날려 준다고 합니다.

영양 만점 연어
미미님 1일 👌끼로 ^.~

mini74 2021-11-12 1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단풍 넘 예쁩니다. 아이고 후유증이 오래 가네요 미미님. 연어덮밥 먹고 얼릉 나으세요 *^^* 전 주사 맞고 너무너무 춥더라고요 미미님 리뷰도 좋지만 평범한 이야기도 참 좋아요.

미미 2021-11-12 18:10   좋아요 5 | URL
읽은 책이 없어서 그냥 또 넘어가려다 썼는데 다정한 미니님 고맙습니다♡.♡ 가볍게 넘기셨다니 다행이예요! 2차는 무섭네요ㅠ 연어덮밥이 제게 오고 있습니다ㅋㅋ두근두근^^*♡

난티나무 2021-11-12 18: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후유증 이야기 듣기만 해도 무섭네요.ㅠㅠ 흐유

미미 2021-11-12 18:12   좋아요 3 | URL
난티나무님~♡ ㅠㅇㅠ요즘 부스터 얘기도 나오는 상황에 2차맞고 끙끙 앓아서 너무 놀라 아무리 절반이라도 그걸 또 맞아야하나 어째야하나 걱정이예요^^;;♡

책읽는나무 2021-11-12 19: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탈모와 시력 이상????
하~~저도 겁이 너무 많은 쫄보라 뇌와 심장에 이상 있음 그쪽 과를 찾아가라는 말 들음 심란할 것 같아요.
탈모라니?? 그래서 머리가 막 빠지고 눈도 침침했던가??ㅋㅋ
무릎 통증도 누가요~백신 후유증 아니냐고 해서 한 달 넘도록 안낫는 걸 보면 그런 건가?의심중입니다.
미미님도 혹시 모르니 너무 많이 걷지 말고 무릎 조심하세요~~저는 조금 많이 걸었다 싶음 계속 무릎이!!!!ㅜㅜ
일상사 얘기 이래서 다들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좋다고 하셨나?싶을 정도로 미미님의 일상 얘기 좋네요~♡
맛난 저녁식사 되셨길♡♡

미미 2021-11-12 20:20   좋아요 5 | URL
무셥죠?ㅠㅇㅠ 저 몸살 낫자마자 신나서 바로 걸었는데 나무님께서 무리하지 말라고 하셔서 천천히 쉬어가며, 풍경감상하며 걸었어요^^*♡ 나무님 글이야말로 다정다정,온유해서 읽는동안 마음온도가 상승되어 좋아요~😍 굿밤되세요🙋‍♀️

기억의집 2021-11-12 21: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맞을 때 겁주는 의사도 계시네요. 진짜 저렇게 말하세요?!!!!
전 잔여백신으로 5월말에 맞었는데… 일주일 고생했어요 이차는 괜찮었구요. 근데 의사가 저렇게 말하면 맞으려고 했다가 안 맞을 듯 싶네요

미미 2021-11-12 21:45   좋아요 4 | URL
저 시력에 민감해서 그 얘기듣고 잠시 고민했어요ㅠ_ㅠ
1차는 미리 걱정을 워낙 많이했던거에 비해 가볍게 앓다 말아서(약도 안먹었음)이번에는 전보다 마음 놓고 있었거든요. 해열제만 꺼내놓은 정도? 일주일이라니... 기억의집님도 고생하셨네요! 아..살면서 이렇게 힘든 백신은 처음입니다. 제약사 다니던 지인의 말에 따르면 어느정도 아파야 효과가 있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어쨌거나 지나가서 다행입니다ㅎㅎ
편안한 밤 되세요^^*♡

붕붕툐툐 2021-11-12 23: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고~ 미미님 걷기 잘하셨어요~ 확실히 우울할 땐 걷기가 효과가 있는 거 같아요~ 저도 미미님 소소한 이야기들 너무 좋아요~ 백신 맞고 아프면 괜히 더 기분 나쁠 거 같아요~ 잘 지나가 정말 다행입니다. 평안한 밤 보내세요~~😍

미미 2021-11-12 23:31   좋아요 3 | URL
직박구리들 묘기보고 풀렸는데 툐툐님 댓글에 기분업까지 됐어요😍 오래오래 걷고파요. 그러다 언젠가 툐툐님처럼 멋있게 등산도 가고 말이죵~♡ㅎㅎ

공쟝쟝 2021-11-12 23: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히히. 저도 오늘 무릎 뻐근해질 때 까지 걸었어요. (동질감) 가을 가기 전에 많이 산뽀합시다요.

미미 2021-11-12 23:33   좋아요 4 | URL
네! 쟝쟝님~^^*♡가을 걷기 최적화된 계절이니까요. 무릎에 무리갈까봐 뛰는건 자제중이지만 조만간 달리기도 살살 다시 할려구요😁👍

독서괭 2021-11-13 01: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2차에 고생하셨군요!! 저는 미열과 두통만 있었는데 2주 됐을 때 갑자기 두통이 심하게 오면서 힘들었어요. 여자들은 생리문제 겪는 경우도 꽤 있구요. 그래도 맞은 직후에 고열로 많이 힘들었던 분들은 오히려 깔끔하게 괜찮아지기도 하더라구요. 미미님도 컨디션 싹 회복하시길 빕니다!! 저도 눈이 많이 피로하고 라섹한 사람이라 공감!

미미 2021-11-13 09:53   좋아요 3 | URL
아! 2주 뒤에도 그런일이!! 두통도 괴로운데 괭님도 힘드셨겠어요ㅠㅇㅠ 저도 당분간 또 어떤 반응이 나올지 모르니 긴장넘 늦추지않고 조심하려고요.
괭님 라섹하셨군요~^^*♡ 우리 눈 오래오래 맑고 선명하길! 젭알
٩( *˙0˙*)۶

그레이스 2021-11-15 14: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풍 🍁 그라데이션 넘 예쁨요

미미 2021-11-15 15:24   좋아요 3 | URL
그라데이션 때문에 그 자리에서 한동안 떠나지를 못하겠더라고요ㅎㅎ😍

다락방 2021-11-15 17: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좀 어떠세요, 미미님? 백신 후유증 좀 나아지신건가요?

미미 2021-11-15 17:18   좋아요 1 | URL
네! 딱 24시간 앓아눕고 나아졌어요~♡ 다락방님은 어떠셨나요? 저 딱 군고구마처럼 익어버리는 줄 알았어요. ㅠㅇㅠ

다락방 2021-11-15 17:26   좋아요 2 | URL
저는 맞은 날보다 그 다음날 아파서 연차 냈었어요. 그리고 그 다음날은 겨드랑이 통증이 찾아왔고 겨드랑이가 부었었고요. 그리고 그 통증이 한 사흘 갔던 것 같아요. 어휴.. 고생하셨어요, 미미님. ㅠㅠ

미미 2021-11-15 17:34   좋아요 1 | URL
아아 연차도 내셨군요ㅠㅠ 다락방님도 고생많으셨어요. 저도 겨드랑이 붓고 아팠어요ㅠ
 

엄마는 아빠가 텔레비전을 보고싶어서 떠났다고 딱 잘라 말한다. 우리가 사는 산타아나 푸에블로에는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온다. 그들은 옛 모습 그대로의 진짜 인디언마을을 보고 싶어한다.  - P149

"남자들은 설탕 같아. 건강에 해롭지." 엄마는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모에 신경써야 하고 절대 자제력을 잃고 멋대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그러지 않으면 남편을 못 얻을 거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했다.  - P150

내가 열네 살이 되었을 때는 위스키를 미리 문질러 발라놓은 귓불을 바늘로 뚫어주고 커다란 터키석이 박힌 자신의은 귀고리를 선물해주었다. 나는 거울을 보지 않아도 은 귀고리가 내 얼굴을 빛내준다는 걸 알았다. 은 장신구는 백인들의 발그레한 피부가 아닌 우리 피부만 빛내준다. 나는 내가 예쁘다는 걸알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산타아나 사람이 아닌 외지 사람, 남자에게.
- P151

나는 사랑의 느낌이 전류처럼 빠르고 자극적이고 짜릿할 거라고 상상했다. 사랑은 믹서처럼 나를 정신없이 휘저어 혼란스럽게 만들고, 텔레비전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진공청소기처럼 나를 빨아들일 거라고.
- P152

클라우스는 BMW를 몰았다. 그에게 어울리는 차였다. 스포티하고 조금 튀어 보이고 힘이 있었다. 파울은 구형 볼보를 몰았고, 딱 그만큼 신중한 사람이었다. 파니가 운전대를 잡은 그의 가늘고 하얀 손에 감탄하는(삼 년 전 다른 운전대에 놓인 클라우스의 억센 손에 감탄했듯이) 사이 파울은 어느 싸구려 호텔 앞에 차를 세웠다.
(남자손ㅋㅋㅋㅋㅋ) - P208

열아홉 살에 부모님 집을 나온 이래 처음으로 파니 핑크는 혼자였다. 그녀는 외로움에 대비해 당장 소형 텔레비전을 사고, 저녁에 리모컨을 들고 침대에 누워 채널을 돌리면서 몇 번이나 큰 소리로 말했다.
"드디어 혼자가 됐어."
어느 정도 행복감까지 들었다. 몇 년 동안 도리스 레싱과 진리스, 잉게보르크 바흐만,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작품 속 용감한여성들을 찬탄하고 부러워했는데, 이제 자신도 그들 중 하나가된 것 같았다. 밤 열시, 열한시 정도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의지는 약해져서 결국 파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냥 자기 기분이 어떤지 궁금해서 전화했어."
- P209

아내는 모든 여자 무용수를 찬찬히 살펴본 다음 남편에게묻는다. 왼쪽에서 두번째 여자는 누구예요?"
"빵집 남자의 애인."
"오른쪽에서 세번째 여자는요?"
"의사의 애인."
"가운데는?"
"학교 선생의 애인."
"그럼 제일 바깥쪽에 있는 여자는요?"
"그…… 그게..… 그러니까…… 그 사람이 내 애인이야."
아내는 잠시 말이 없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우리 애인이 제일 예쁘네요."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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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11-08 17: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예뻐요.
<파니 핑크> 옛날에 봤는데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요.ㅠ

미미 2021-11-08 17:05   좋아요 3 | URL
그쵸?!! 저도 표지때문에 픽했어요ㅋㅋㅋㅋ영화도 독특한 매력이 있어요♡

서니데이 2021-11-09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소개 읽으면서 동생의 결혼과 아빠의 애인이란,
어떻게 엄마와 그렇게 이어지나? 했어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서 재미있을 것 같더라구요.
잘읽었습니다.
미미님, 오늘 날씨가 차갑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미미 2021-11-09 18:46   좋아요 2 | URL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있는데 이어지기도 하고 따로이기도한 방식의 단편들이었어요ㅎㅎ 서니데이님도 따뜻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