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사람 중에서 아마도 가장 흥미를 끄는 인물인 키르케고르는, 적어도 그의 생애의 한 시기 동안은, 부조리를 발견하는 것 이상으로 몸소 부조리를 산다. "침묵 중에서 가장 확실한 침묵은 무언이 아니라 말을 하는 것이다." 라고 쓴 이 사람은 대뜸 그 어떤 진리도 절대적이지 않아서 본래 불가능한것인 실존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단언한다. 인식에 있어서의돈 후안 격인 그는 숱한 가명(假名)을 사용하고 온갖 모순을되풀이하며 『교훈적 담론』을 쓰는가 하면 동시에 『유혹자의일기 (Le Journal du Séducteur)』라는 냉소적인 유심론(唯心論)교본을 쓰기도 한다. 그는 위안, 도덕, 일체의 안식의 원리 거부한다.  - P46

생각한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통일한다든가 어떤 대원칙의 얼굴로 겉모습을 친근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생각한다는 것은 보는 방법,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을 다시 배우는 일이며, 자신의 의식을 인도하여 생각 하나하나, 영상 하나하나를 프루스트처럼 특권적 장소로 만드는 일이다. 역설적이게도 모든 것이 특권적 지위를 가진다.  - P47

내가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합리적인 것이 아니다. 
세계는 이러한 비합리로 가득 차 있다. - P48

합리에의 욕구를 느낀다. 부조리는 인간의 호소와 세계의 비합리적 침묵의 대면에서 생겨난다. 잊어서는 안 될 것이 바로이 점이다. 바로 이것에 매달려야 한다. 생의 결론이 송두리째 그것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비합리와 인간의 향수 그리고 그 두 가지의 대면에서 솟아나는 부조리, 이것이 바로 한실존이 감당할 수 있는 모든 논리와 더불어 필연적으로 끝나게 되어 있는 드라마의 세 등장인물이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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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았던 성매매 여성들 중 많은 수가 내가겪었던 유년 시절보다 더 충격적인 어린 시절을 겪었다. 그들은 단지 나처럼 표면적으로 명백한 상징들을 갖고 있지않았을 뿐이다. 그 여성들 중 다수가 가정에 문제가 있다고볼 만한, 틀림없는 지표들로 작용할 눈에 띄는 증상들을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의 경우 유년기 그들의 피부는 머리와옷이 그랬듯 흠이 없이 깨끗했을 것이다. 아마 그들의 눈속에서만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 - P160

성매매 여성은 성폭력이 상존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
성구매자들은 번번이 성폭력을 행사하는데 경험상으론 구매자들 다수가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믿고 싶어 하지않거나, 아예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역시 성폭력을 행사한다. 폭력을 즐기지 않으면서 성매매 여성을 이용하기는 불가능하다. 
🐯🐯🐯 - P168

‘타인을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주파수를 내보내지만 악을 행하는 사람은 어둡고 악한 주파수를 내보낸다‘ ㅡ일본 과학자,저자인 마사루 에모토 - P169

소아성애자의 경우 부패하지 않은 것을 썩게 하고, 오염되지 않은 것을 더럽히는 약탈 행위에서 이 스릴을 찾는다. 마치 어여쁜 어린 꽃송이를 꺾어다 그 위에 소변을 보는 행위와 같다. 이것이 폭력의 본질이다. 사랑이 완전하게 결핍된 모습이 신체적으로 표현된다. 응당 경멸할 만하고 비열한 충동임에도 불구하고 어떤이들에겐 스릴이고 성적 즐거움이다.
🐯🐯🐯🐯🐯 - P170

눈, 움직임, 말로도 성적 안전감을파괴할 수 있다. 이걸 이해하기 위해서 성매매 여성이었던경험이 있거나 꼭 성매매 여성이어야 하지는 않다. 외설스러운 말이나 음흉하게 보는 음탕한 시선에 성적으로 불편하게 느낀 경험이 없는 여성이 어디 있을까?
- P171

성매매에서 폭력은 이 세 가지 방식으로 일어난다. 폭력을 행하는 사람이 유린하려는 사람이 인간임을 깨닫지못하거나, 인간임을 의식적으로 무시하기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인간임을 충분히 인식하지만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듯 그 존엄을 깎아내리면서 즐거움을 얻는다.
- P173

성매매 여성이 실제로 하는 일이란 자신의 몸이 성적으로 학대되도록 돈을 받고 허락하는 것이다. 성학대와 관련된 모든 부정적인 느낌들을 겪지만, 본인이 수용했기에 사실상 스스로에게 재갈을 물리고야 말았다. 말 그대로 표현할 권리를 팔았다. 

(성매매는 성학대다) - P175

성적인 모욕은 성적인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인생 전반에 새어 나온다고 말해주고 싶다. 

반복적이고 습관적일 때 더욱 그렇다. 약과 알콜 중독, 자신감의 소멸, 산산조각 난 자존감, 육체적 자해, 자살 충동 등 이 모든 것들이 성학대의 ‘결과‘로 잘 알려져 있다.  - P179

성매매에 내재된 성학대와 성매매 영역 밖에서 일어난 성학대 간의 유사성은 너무도 극명해서 무시해버릴 수 없다. - P181

성매매 여성이 성매매 이전에 돈을 받는다는 사실은 염두에 두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무엇에 대한 돈을 받는지정확하게 알지도, 알 수도 없다. 구매자 개인마다 합의를하지만 늘 합의와는 전혀 동떨어진 상황을 다뤄야 한다. 이외에도 일반적인 성학대에 수반되는 증폭된 공황감과 역겨운 구토감을 각각의 성매매 경험에서 동일하게 느꼈고합의한 경계선 안에 구매자가 머물렀는지 아닌지 상관없이그렇게 느꼈다.
- P181

한 여성은 성매매에서의 경험을 언급할 때 아주 간결하게 ‘돈이 지불된 강간‘ 이라고묘사했다.  - P182

 성매매에서 여성의 주도권이란 아주희석된 형태로 존재하고, 사실은 그것이 주도권에 미치지못하는 그늘에만 존재함을 곧 알게 되며, 상황을 미루어 보아 주도권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될 뿐이다.
- P185

성매매는 상업화된 성학대이다.
- P185

물론, 학대와 폭행에 따라오는 지속적인 느낌들 중 하나는 구석구석 스며드는 수치심이다. 수치심은 모든 것을온통 덮어버리고, 성매매 여성을 망토로 뒤덮어버린다. 성매매에 유입되어 있는 수년 동안 매일같이 수치심을 지니고 다녔다. 애니 레녹스의 노래가 떠오른다. "이 수치의 외투를 받으세요. 내게 속했던 적이 결코 없었어요" 수치가실제로 외투이면 아주 좋겠다. 우리 모두 벗어버릴 선택지를 가질 테니까. - P186

그날 섹슈얼리티라는 통로로 어떻게 악을 내보낼 수 있는지를 육체적으로 경험했다. 어떻게 사람들이 악랄함으로 흥분할 수 있는지, 어떻게 근본적으로 사악한 행위가 성적 흥분의 근원이 될 수 있는지. 내 몸이 그 지독한 성적 흥분의 수용체였다는 사실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훨씬 치명적이었다. 그 경험을 생각할 때면 보혈의 교회 문을 걸어갈 때 소아성애자가 했던 말이 강하게 되살아난다. 그날 피닉스 공원에서의 경험 이후 나는 형용하기 어려운 깊은 수치심을 느꼈다. 온 우주가 수치심으로 가득 차 다시는 다른감정을 경험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아는 사람을 만났는데,그래서 그냥 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ㅠㅠ) - P187

수치심은 성매매의 심리적 암이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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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1-06 14: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통찰이 정말 대단하지요? 사유도 깊고요. 미미님도 말씀하셨지만 저는 레이챌 모랜이 앞으로도 계속 글쓰기를 이어나가주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이 책을 읽었을 당시 이 책은 저의 ‘올해의 책‘ 이었답니다.

미미 2022-01-06 14:27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올해의 책이 될것같아요. 진작 이 책에 대해 알았으면 좋았겠지만 다락방님 덕분에 이제라도 읽게되어 감사하게 생각이됩니다. 이걸 어찌 리뷰에 잘 담아내서 성매매옹호론자 단 한명이라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예요! 책에는 밑줄이 훨 더 많아요^^*👍

다락방 2022-01-06 14:42   좋아요 2 | URL
저도 리뷰에 밑줄긋기 하는데 더이상 입력칸을 추가할 수 없다고 해서 밑줄을 다 못올렸어요. ㅎㅎ

2022-01-06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06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06 2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06 2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06 2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06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일 단 두시간만 머리를 쓰는 활동을 하시오.

살아 있는 한 펜이나 붓, 연필을 쥐지 마시오."p.114


요즘 누가 이런말을 한다면 듣는 사람은 이 사람이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황당한 말을 했던 사람은 다름아닌 정신과 의사였다. '누런 벽지'로 잘 알려진 작가 샬롯 퍼킨스 길먼은 산후우울증으로 고생한 적이 있는데 당시 나름 저명했던 정신과 의사 위어 미첼(Weir Mitchell)이 그녀에게 이와 같은 조언을 했다. 하긴 이런 어처구니없는 조언은 이 의사 개인의 잘못만은 아니다. 누구도 자신의 세계를 초월할 수 없다. '여성과 광기'에도 나와 있듯 당시(뿐만 아니라 그 후에도) 여성에 대해서 이런식의 태도가 사회에 만연했었고 대부분의 신경증 환자는 여성들이었으니까.(1900년대) '200년 동안의 거짓말'에도 길먼에 관한 언급이 있는데 길먼과 제인 에덤스 같은 경우는 병이 회복되어 활발하게 활동한 편이었다. 샬롯 퍼킨스 길먼이 의사의 조언을 따르지 않은 것, 그녀가 오히려 연필을 쥐고 글을 쓴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편두통","신경증",그리고 언급하기 곤란한 다양한 "여성적 질병"을 가지고 침실에 드러눕는 것은 받아들여질 만했고, 심지어 유행이었다. 정의 내릴 수 없는 신경성 질병"신경쇠약증"은 어떤 집단에서는 지성과 감수성의 표식으로 여겨졌다. p.164 , 200동안의 거짓말




메리울스턴 크래프트와 그녀의 딸이자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메리 셸리의 소설을 담은 '메리 마리아,마틸다'를 읽으면 남편에 의해 강제로 사립 정신병원에 갇힌 여성이 등장한다. 그녀는 자기 아이를 만날 수도 없었고 자유롭게 외부로 나갈 수도 없었다. 그녀는 훗날 남편을 고발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 작품을 읽을 때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가 떠올랐었다. 거기에 등장하는 다락방의 미친 여인도 어쩌면 실제로는 미치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거다.  


여인 중 그 누가 자신의 감정을 생각했는가? 경험으로 더 훌륭한 판단력을 지닌 부모와 가족이 정해준 남자를 사랑하고, 그에게 복종하는 것이 여자의 의무였다. 남편을 고발한 것에 대해서는 불분명하고, 사립 정신병원에 감금당한 것 이외에는 아무런 증거가 없었다. p.301 , 메리.마리아.마틸다 


'누런 벽지'속 주인공은 남편과 함께 오래된 저택에서 3개월간 휴가를 보내게 된다. 주인공은 이 저택을 '유령의 집'으로 표현하는 등 미신적인 느낌을 받았지만 의사인 남편에게는 말하지 않는다. 현실적,상식적인 그가 이해하지 못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머물게 된 3층에는 칙칙하고 누런 벽지가 군데군데 찢기고 해져 있었는데 주인공은 무늬에서 점차 어떤 형상을 발견하게 된다.


색깔은 역겨웠다, 거의 비위가 상할 만큼. 서서히 물들이는 햇빛으로 괴상하게 빛바랜, 그을음이 있는 불결한 누런색이었다. 군데군데 칙칙하면서도 야한 주황빛도 있고, 또 다른 부분은 역한 유황빛도 띄었다. p.21


남편에 의해 가족들에 의해 '히스테리 증상'이 있다고 판단된 주인공은 기분나쁜 누런 벽지가 둘러져 있는 방안에서 '안정'을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지내며 스스로에 대해서도 생각을 자제하라는 조언을 듣는다. 그녀는 남편 존의 말을 따르지만 모든 말을 사실상 다 납득하는 것은 아니다. 남편과 하녀 '제인'에게 어린아이취급당하고 감시당하면서 누런 벽지의 형상은 익숙한 모습을 갖춰나간다. 샬롯 퍼킨스 길먼은 이 작품에 자전적 경험을 담았다. 남편과 누런 벽지에 대한 묘사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고립감과 공포. 그리고 남녀의 이분법을 표현하는 각종 상징들로 여성으로써 자신의 잃어버린 주체성의 혼란을 의미심장하게 담아냈다. 


벽지 안에는 나 밖에 모르는 것들이 있다.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테지만. 겉에 도드라진 문양 뒤로 희미한 형체가 나날이 또렷해지고 있다는 사실. 늘 똑같은 형체인데, 수가 점점 늘어난다. p.53


'제인에어' 속 다락방의 미친여자는 미치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여성과 광기'를 읽으며 더 분명해졌었는데 이번에 '누런 벽지'를 읽으니 아마도 그런 암시를 주는 듯한 몇몇 장치들이 좀 더 분명하게 보였다. 작품해설에도 나오지만 길먼은 제인에어의 그런 측면을 염두해 두고 그 입장에서 쓴 것일 수도 있다. 작은 의문을 소재삼아 또 다른 시각에서 이런 소설을 창작한 거라면 정말 놀랍지 않은가! 길먼은 여성을 광기로 몰아가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글쓰기를 통해 상황을 이겨냈을 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는 지적인 작품을 완성했다.









다음에 읽을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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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01-06 07: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누런벽지라는 제목,소재자체가 고립감 ,공포같은 감정과 바로 연결이 되네요. 기분 나쁘고 기괴하고 계속 생각이 나는...

원제는 누런을 뭐라했나보니 그냥 yellow 네요. 새삼 우리나라 말의 표현이 참 다양함을 다시 느끼네요.

미미 2022-01-06 07:52   좋아요 6 | URL
저도 왜 굳이 ‘누런‘이라고 번역했을까 의문을 가졌었는데요. 소설을 읽고보니 오래되고 낡은 분위기를 표현하려 한것 같아요.

100페이지 정도인데 한쪽은 영어라 한글 페이지는 50페이쯤 될텐데 인상적이었어요!^^*

mini74 2022-01-06 08:4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히스테리아의 어원이 돌아다니는 자궁이라는걸 읽고 헉 했어요. 불완전하고 아이같다 취급해야 재산도 뺏고 권리도 억압할 수 있었겠죠. ㅠㅠ 예전 책들 읽음 열받을때가 많아요 ㅠㅠ

미미 2022-01-06 08:55   좋아요 4 | URL
네 지난번 미니님 리뷰에서 본 기억이 나요. 실제로는 남자가 많은데도! 진짜 마녀는 과연 있기나 했을까요? ㅠ.ㅠ메두사나 판도라에 대해서도 달리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책읽는나무 2022-01-06 08: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누런 벽지랑 허랜드 제목 많이 봤었는데 길먼 동일 인물이었군요?
음....또 담아가야 겠네요^^
산후 우울증이 광기였다니....ㅜㅜ

미미 2022-01-06 09:00   좋아요 4 | URL
책도 많이 남겼는데 번역된 책들이 좀 있어요. 다 읽어보고 싶어요! 이 단편소설은 ‘실크 스타킹 한 켤레‘에도 들어있어요. 그 책 있는데도 모르고 샀는데 주석과 작품해설이 잘 되어 있어서 만족입니다.^^

얄라알라 2022-01-06 09: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첫 문장 읽고 바로 알았어요. [누런 벽지]
작가의 자전적 체험과 실제 상류층 여성을 위한 처방에서 나온 것이라는 해설을 읽고 어찌나 분노했던지....

미미 2022-01-06 09:19   좋아요 4 | URL
저 당시 그저 묵묵히 그런 상황을 수용한 여성들이 더 많았을텐데 이런 도발?적인 작품을 썼다는게 멋있고 놀라워요! 다락방님이 알려주셨는데 길먼이 이 작품을 그 정신과의사에게 보냈대요ㅎㅎ👍

얄라알라 2022-01-06 10:21   좋아요 3 | URL
오호! 제가 읽고도 잊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강제적 ˝멍 때리기˝ 고문을 처방이라고 쥐어준 정신과의사에게 작품을 보냈다고요! 통쾌합니다.

새파랑 2022-01-06 09:0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여기서도 등장하는 깨알같은 다락방님이네요 ㅋ 제인에어를 모티프로 쓴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도 한번 읽어보세요. 좋아하실거 같아요 ㅋ 저도 가방에 <실크 스타킹 한 켤레> 들어 있는데 ^^

미미 2022-01-06 09:22   좋아요 4 | URL
다락방님은 소중하니까요ㅋ 오! 그 책 꼭 읽어봐야겠군요. 아니 그런데 새파랑님 가방에 왜 스타킹을 갖고 다니세요!!ㅋㅋ(장난)

새파랑 2022-01-06 09:35   좋아요 3 | URL
앗 😅 그책이랑 휴먼스테인 두권이 가방안에 있습니다~!!

미미 2022-01-06 09:38   좋아요 3 | URL
한 권도 멋진데 두권이나👍👍

persona 2022-01-06 09:50   좋아요 4 | URL
저도 읽어봐야겠습니다. ㅎㅎㅎ

persona 2022-01-06 09: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윌키 콜린스의 우먼 인 블랙에도 강제로 정신병원에 갇히는 여성이 나와요. 정신이 너무 또렷한데 갇히는 경우가 흔했던 건지;;
바네사가 미쳤든 안미쳤든 로체스터 경이 어린 여자 꼬셔서 새장가 드는 거는 내내 공감은 잘 못했죠. ㅠㅠ 바네사가 파멸하고 제인에어와 로체스터 경의 결혼에 정당성이 생기는 것도 정말 해피엔딩이라고 읽기 어려웠고요.

미미 2022-01-06 10:49   좋아요 3 | URL
우먼인블랙 영화는 본것도 같아요! <여성과 광기>에 보면 많은 여성들이 미치지 않고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걸 알 수 있어요.ㅠㅠ 네!! 제인에어에서 가장 이상한 부분이었어요. 어딘가에서 그녀가 재산이 많았던 부분도 한가지 의혹점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아직 <제인에어>영화만 봤는데 소설이 읽어보고 싶어요.🤔

persona 2022-01-06 11:03   좋아요 4 | URL
아 죄송합니다. 제가 더우먼인화이트랑 우먼인블랙을 같이 읽어가지고 실수했네요. 윌키콜린스 책은 화이트입니다. 아 죄송해요.
우먼인블랙은 Susan Hill이라는 분 책이고 이건 귀신과 예감과 저주에관한 책이에요. 죄송합니다. 콜린스 책에서 ‘흰옷 입은 여인’ 첫번째가 정신병원에서 탈출해 월터가 만난 그 여성인데요. 아 색을 바꿔 말하다니 죄송합니다. 저는 제인에어를 어릴 때 한번 읽고 커서 한번 더 읽었는데요. 브론테 자매의 책들은 다시 읽어도 참 어둡고 찜찜하군. 이런 느낌이었어요.

미미 2022-01-06 11:19   좋아요 4 | URL
헷갈리실만 해요.ㅋㅋㅋ페르소나님 글쎄 우먼인 윈도도 있어요!!^^*

persona 2022-01-06 11:24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 윈도도 있군요. 참 여러가지에 둘러싸인(?) 여자들이 많군요. ㅋㅋㅋ

기억의집 2022-01-06 11: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지위은 말할 것도 없겠죠. 우리가 위대한 과학자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여성 문제에 있어서는 엄청엄청 추잡한데 이게 여성의 지위를 낮게 봐서 그런 것 같아요. ㅠㅠ

미미 2022-01-06 12:04   좋아요 3 | URL
네 <여성과 광기>에도 나오는데 정신병동의 여성비율과 그녀들이 처한상황등이 남성중심주의를 그대로 반영한다고요. 프로이트는 후배에게 그가 담당했던 환자랑 결혼하라고 했고 칼융도 자신의 환자랑 사귀었대요. 의사로써 기본적 윤리의식조차 없던거죠.

프레이야 2022-01-06 11: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자는 아픈 사람이라고 규정한 가부장적 말도 있어요 어르신들 말에.
너무 놀랍지요 아직도. 분하기도 하고.
미쳐서 미치는 게 아니라 억압적 환경에서 미치지 않고 배길 수 있을까요.
오래전에 히스테리아, 보면서 분개했던 기억이....ㅎㅎ
미미 님 계속 읽어주세요. 아쟈!

미미 2022-01-06 11:27   좋아요 4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여성 모두가 거대한 감옥에서 살아간다는 표현도 수긍이 가더라구요. 미치는게 오히려 당연한듯해요. 계속 읽겠습니다! 아자아자^^*

페넬로페 2022-01-06 16: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 어떤 직업을 가져도 시대의 영향을 받지 않을수는 없는듯 해요.
그 정신과 의사도 그 시대를 살았으니까요.
미미님의 글이 이미지화 되어 제가 누런벽지 속에 갇혀 있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저절로 우울해지네요^^

미미 2022-01-06 16:21   좋아요 3 | URL
아무래도 그렇겠죠? 막상 소설은 굉장히 짧고 코믹한 부분도 있어서 재밌게 금방 읽었어요! 해설,주석 너무너무 좋았고요^^*
 

내 평생 이보다 흉한 벽지는 본 적이 없다. 제 멋대로 뻗어 나가는 조악한 무늬는 예술에 있어 죄란 죄는모두 저지르고 있는 듯 했다.
- P21

죄 sin: 물론 예술의 법칙에 따르지 않는 벽지의 무늬에 대한 상징적 표현이지만, 정상 vs 비정상, 선 vs 악 그리고 죄와 벌은 권력에 따라 자의적으로 정해지는 면이 있다.
- P21

벽지 안에는 나 밖에 모르는 것들이 있다.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테지만, 겉에 도드라진 문양 뒤로 희미한형체가 나날이 또렷해지고 있다는 사실. 늘 똑같은 형체인데, 수가 점점 늘어난다.
- P53

옮긴이 주석

31 낮과 밤 그리고 해와 달이 이루는 대조는 이 작품을 이해함에 있어서 핵심적인 이항대립의 개념으로 볼 필요가 있다. 남성 vs 여성, 이성 vs 광기 등의 이항대립은 앞에 나오는 개념들(낮, 해, 남성, 이성, 백인, 선)이 뒤에 나오는 개념들(밤, 달, 여성, 광기, 흑인, 악)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각인시키며 서구의 이성중심주의, 남성중심주의, 백인중심주의의 뼈대를 구성한다. 어쩌면소설 속 여성인물이 갇힌 공간은 이러한 이항대립이 만들어낸 억압과 공포를가시화하고 공간화한 것일지도 모른다.
- P55

최악으로 기묘한 누런색이야, 저 벽지! 내가 지금까지봤던 온갖 누런 물건들을 연상시킨단 말이지. 미나리아재비 같은 예쁜 노랑 말고, 낡고 더럽고 정말 별로인 그런누런 것들.
- P73

여성학의 선구자인 메리 울스톤크래프트는 "이세계는 거대한 감옥이 아닌가! 그리고 여성들이노예로 태어날 수밖에 없는 곳이 아닌가!"라고 말한 바 있다. 소설 「누런 벽지는 바로 이러한 감옥속에 감금된 채 자유 의지를 포박당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 P109

표면에 나타나는 메인 텍스트 이면에 숨겨진 하부 텍스트를 읽어내는 것은, 마치 사회 속에서 힘을 쥔 지배계층의 목소리에 가려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하층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과도일맥상통한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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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06 1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이 작품 읽었는데 그로테스크 하면서도 왠지 어렵네요 ㄷㄷ

미미 2022-01-06 20:07   좋아요 1 | URL
그로테스크 딱이네요ㅋㅋ약간 웃긴 부분도 있지 않았나요? 남편에 대해 반어법도 쓰고 그러더라구요. 아무래도 이 책에 주석과 해설이 더 디테일한듯합니다^^

새파랑 2022-01-06 20:10   좋아요 1 | URL
저도 어렸을때 감기에 걸려 누워있는데 벽지의 무늬가 움직이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어서 좀 무서웠어요 ㅎㅎ

이건 답지(해설)이 필요합니다 ㅋ 미미님 리뷰보고 어느정도 이해했어요 ^^

미미 2022-01-06 20:17   좋아요 1 | URL
저에게도 <스타킹>이 있어서 지금 펼쳐보니 거의 설명이 없네요?!! 이 책은 몇몇 페이지 아래 주석까지 설명이 잘되어있어요. 심지어 왼쪽 페이지는 영어예요(영어 공부도 좀 하라고?ㅎ) 저도 어릴때 벽지그림 보고 별의별 이미지를 다 봤었어요ㅎㅎㅎ 약간은 무서웠지만 설명 때문인지 유쾌하게 읽었어요. 문학동네가 나빳네요ㅜ
 

지성 역시 이 세계가 부조리하다고 그 나름대로 내게 말한다. 그와 반대되는 맹목적 이성이 모든 것은 분명하다고 제아무리 주장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 P40

이 세계자체는 합리적이지 않다. 이것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전부다.
- P41

우리 시대처럼 이성에 대한 공격이 활발했던 시대는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우연하게도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오래된 고귀함이다. 내가 그 고귀함 위에서 지배하려는 그 어떤 영원한 의지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나는 모든 사물에게 그 고귀함을 되돌려 주었던 것이다."라고 한 차라투스트라의 위대한 절규 이래로, "그 뒤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말한 키르케고르의 저치명적인 병 이래로, 부조리의 사유에 대한 의미 있고 괴로운주제들은 그치지 않고 잇달아 등장했다.  - P43

 야스퍼스에서 하이데거, 키르케고르에서 셰스토프, 현상학자들에서 셸러에 이르기까지 논리적인 면이나 윤리적인 면에서, 방법과 목적에 있어서는 서로 대립되어 있으되 그들의 공통된 열망으로 보아 혈통이 같은 한무리의 정신이 이성의 왕도를 차단하고 진리에로 나아가는정직한 길을 다시 찾는 데 열중했다.  - P43

하이데거는 인간 조건을 냉정하게 고찰한 다음 그 실존은굴욕적인 것이라고 단언한다. 유일한 현실, 그것은 바로 여러존재들의 모든 차원에서의 ‘관심(souci)‘이다. 세계와 그 위희(戱) 속에서 길을 잃은 인간에게 있어서 관심이란 잠깐 동안의 지나가는 두려움이다. 그러나 두려움이 일단 그 자체를의식하면 그것은 실존이 그 자체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게 되는 명철한 인간의 항구적 풍토, 즉 불안이 되어 버린다.  - P44

죽음의 의식은 불안의 음성 자체이며, 실존을 향하여 "무명의 존재 속에서 길을 잃고있던 상태로부터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오라."라고 요구한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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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5 16: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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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5 17: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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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5 18: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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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5 18: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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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5 20: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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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5 21: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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