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의 잔잔한 물결에 발을 적시다가 서서히 옷이 젖는걸 느낀다. 일렁이는 파도에 한동안 뒤뚱거리다가 그만 왈칵 눈물을 쏟았다. -미미


20세기 페미니즘 소설의 선구자로 알려진 케이트 쇼팽의 소설을 이번에 처음으로 읽었다. 당시 이 소설은 여성, 특히 가정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어머니'인 여성의 일탈을 소재로 해 사회로부터 비난받았다. 출판사 소개에 따르면 금서가 되어 도서관에서도 거부당했고 아마도 이로 인해 케이트 쇼팽은 더이상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소설을 읽은 나로썬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소설에 금기는 있어서는 안된다고. 소설은 어쩔수 없이 그 시대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뛰어넘기도 해야한다. 이른바 '도덕'도 넘어설 수 있는 것이 소설이다. 미디어와는 다르다.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도 소재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상상력이 힘을 얻는다. 또한 그래서 소설은 독재자들에게 위험한 경계의 대상이었다. 누군가의 상상력에 한계를 두는것은 누구에게도 권리가 없다. 다만 예술과 소설에 한해서 그런 자율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 외의 것은 법의 테두리 안에 있다.) 지금의 금기가 다음 세계에서는 다른 것일수도 있다. 시대에 발이 묶인 독자는 작가에게 족쇄를 채우는 오만함을 경계해야한다. 작품은 인간보다 생명이 길고 시대를 넘어서 재평가된다.


줄거리는 이렇다. 사업을 하는 남편과 두 아이를 두고 남부러울것 없이 살아가던 '에드나 퐁텔리에'는 휴양지에서 '로베르'라는 청년을 만나 자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다 '로베르'를 점점 좋아하게 되고 그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자유롭지 못한 그녀의 상황에 로베르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멕시코로 떠나게 되는데 그의 빈자리를 통해 에드나는 자신의 감정에 비로소 눈을 뜨고 더불어 속박당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의 필요성을 자각한다. 에드나는 그렇게 로베르가 떠난 뒤부터 서서히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된다. 사랑과 고통을 오롯이 경험하며 그 모든 것들이 삶을 보다 충만하게 한다는걸 깨닫는다. 


무엇보다 이제야 비로소 알 것 같았다. 뭔가 이해한 듯한 기분도 들었다. 눈앞을 가리던 뿌연 안개가 걷혀, 삶이란 것이, 그 괴물처럼 아름다우면서도 잔인한 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 P176


'에드나'는 점차 남편 퐁펠리에의 아내가 아닌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되어간다. 그리고 결국 로베르를 만나 진심을 전하게 되는데...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특별한? 사건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다. 단지 '에드나'의 감정의 변화, 자각의 확산이 서서히 물결치듯 그녀의 삶을 사로잡는 것을 지켜보며 전율하고 감동 받았다. 19세기 후반이었던 당시로서는 분명 이정도도 파격적이었을 것이다. 소설에서도 에드나의 자유를 향한 몇가지 시도에 그녀의 친구가 '쿠테타'라고 표현한다. 지금과 비교하면 사소한 시도일 뿐인데도 말이다. 하층민 여성은 그저 묵묵히 시중들고 노동하는 것으로, 중,상류층의 여성은 온실속의 화초같은 모습이 요구되었을 테니까. 그러나 이 소설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분명 파급력을 발휘하리라 믿는다. 케이트 쇼팽이 살았던 시기에 비해 세상은 좀 더 여성에게 관대해졌지만 온전히 여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직도 넘어서야 할 수많은 경계와 가시덤불을 지닌 이 세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얼만큼 소중한 것인지 케이트 쇼팽은 묵묵히 소설안에서 질문하고 있는 것 같다.


전통과 편견이라는 평원 위로 날아오르려는 새는 강한 날개를 가져야 해요. 약한 새들이 상처 입고 지쳐 날개를 퍼덕이며 다시 지상으로 낙하하는 모습은 서글픈 광경이에요.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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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1-12 15:18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케이트 쇼팽이 쉰네 살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14년 동안 두편의 장편 기타 단편을 발표 했죠. 격변의 20세기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작품을 발표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용기! 이 작품 <각성>의 에드나의 삶이 <인형의 집>노라의 삶과 중첩 되네요 ^^

미미 2022-01-12 15:24   좋아요 7 | URL
그렇네요!!<인형의 집>은 워낙 오래전에 읽어서 가물가물해요. 스콧님이 말씀해주시니 다시 읽어보고싶어집니다ㅎㅎ
쉰네살에 떠났다니 너무 짧았군요. 나머지도 다 궁금합니다^^*

그레이스 2022-01-12 17:37   좋아요 2 | URL
저도 <인형의 집> 생각했어요^^

persona 2022-01-12 15:2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품에 도덕적인 잣대 들이대기는 좀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우리나라가 유독 또 그런게 심한 편인 거 같기도 해요. 안맞는 책 읽고 까는 게 차라리 건강한 거 같아요. 그런데 여성작가들에 대해선 너무도 당연하게 이런 생각이 드는데 남성 작가들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느냐에 자신할 수는 없더라고요. ^^;; 예를 들어 서정주의 시나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이나 김훈의 칼의 노래를 한때는 모두가 좋아하고 필사하고 했는데 이제는 작가들 이름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작가 지망생들 모임 같은데서는 분위기 싸해지곤 할 정도니까요. 왜 보이콧하지 않느냐고요. 이런 부분 생각하면 마음이 괜히 복잡해요.
한편 저는 한때 유미주의자를 정말 아주 단호히 싫어했었는데 제가 자라고 나니 유미주의자더구만요. 그래서 김동인을 미워하던 스탠스를 계속 취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저를 보면 스스로 심란하기도 합니다. ;; 이게 은근 저에겐 고민이고 주된 내적 갈등이고 그래요. 그러나 어느 방향이든 다른 사람들 생각은 응원합니다. 저도 많이 보고 배우고 제 갈 길 정해보려고요.
저도 마침 실비아 플라스가 자꾸만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대목을 보니까 오늘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미미 2022-01-12 16:11   좋아요 6 | URL
갑자기 문자받고 부랴부랴 선별진료소 다녀오느라 이제 봤네요ㅠㅠ 페르소나님 넘 좋은말씀이세요!! 분명 여성들에게는 다른 잣대가 있죠. 심지어 ‘82김지영‘은 읽었다는것 만으로도 비난받으니 말다한거죠. 입장이란게 어느 위치에서 어떤 상황에 처해있느냐에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것 같아요. 저도 되도록 포용하자는 입장이긴한데 케이트 쇼팽이 처했던 상황에 그만 속상해지더라구요. 실비아 플라스는 어떤 사정인지 궁금하네요 찾아봐야겠어요ㅎㅎ🤭

persona 2022-01-12 16:21   좋아요 5 | URL
정말 그것도 그래요. 공감 안할 수 없는 소설인데 영화도, 소설도 보는 것만으로도 불편하게 생각하는 게요. 참. 그 소설로 인해서 남녀 시각차가 엄청나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미미 2022-01-12 16:24   좋아요 5 | URL
네! 여성은 문학적 표현도 정치적 발언권도 너무나 협소한 현실인거죠.ㅠㅜ

페넬로페 2022-01-12 17: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케이트 쇼팽의 책이 제법 많이 있네요.
살아가면서,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우리는 여러 번 정체성과 생각의 변화를 겪는데 그것이 당연시되어야 하는데 제약받는다는게 참 슬프네요^^

미미 2022-01-12 16:13   좋아요 6 | URL
네!!ㅎㅎ은근 많아서 저도 놀랐어요. 왜여태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을까 안타깝기도 했고요. 잔잔한데 별10개쯤 주고싶을만큼 은은한 감동이 있었어요^^*

Jeremy 2022-01-12 17: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마음에 드셨으면 제가 ˝The Awakening˝ 과
Kate Chopin 관련해서 찾은 portal 들을
거의 집대성해놓은 것 같은 이 Site 한 번 훑어 보세요.
You might like it.
https://www.katechopin.org/the-awakening/


미미 2022-01-12 17:34   좋아요 3 | URL
와!!!!지금 들어가봤는데 정말 훌륭합니다👍👍
감사히 읽어볼께요♡^^♡

mini74 2022-01-12 17: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누구의 아내가 아니라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군요. 미미님 글이 너무 좋아요. 정체성을 찾기위한 쿠데타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미미님 ~~ 헉 미미님 선별진료소 갔다오신거예요? 별일없으신거죠?ㅠㅠ

미미 2022-01-12 17:37   좋아요 4 | URL
네! 제가 도서관에 간날 확진자가 들렀나봐요ㅠㅠ
워낙 조심하니까 만났어도 옮진 않았을것 같긴하지만 내일 아침까진 불안할듯해요ㅋㅋㅋ미니님 이 작품 너무 좋았어요^^♡

mini74 2022-01-12 17:38   좋아요 4 | URL
아이고 하필 그 날 ㅠㅠ 별일없을거예요. 미미님 저녁 야무지게 잘 챙겨드세요 ㅎㅎ~

미미 2022-01-12 17:39   좋아요 4 | URL
감사해요 미니님~♡안그래도 지금 평소보다 든든히?먹고있어요 헷😉🤧

새파랑 2022-01-12 17: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예쁜누나 미미님 선별진료소 다녀오셨군요.검사받을때 많이 아프던데 ㅜㅜ 저도 너무 읽고싶었던 책인데 벌써 이렇게 턱 리뷰를 남겨주셨군요~! 실눈 뜨고 리뷰 읽었는데 완전 흥미롭습니다~!! 검사결과는 당연히 음성에 적립금을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

미미 2022-01-12 17:43   좋아요 4 | URL
그렇게 불러주시니 새삼 부끄럽네요ㅋㅋㅋ제가 넘 그 별명을 강조했나봅니다ㅋㅋ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소장각이예요! 친구한테도 벌써 홍보하고 있음요. 적립금 감동입니다🥲👍

Jeremy 2022-01-12 18: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Public Domain 에 속한 책이라서 영어로는 그냥 읽을 수 있어요.
미미님이 인용하신 새에 대한 구절, - P174
표현 참 좋지 않나요?

˝The bird that would soar above the level plain of tradition and prejudice
must have strong wings.
It is a sad spectacle to see the weaklings
bruised, exhausted, fluttering back to earth.”

제가 제일 좋아하는 구절은 Chapter VI 중

˝The voice of the sea is seductive;
never ceasing, whispering, clamoring, murmuring, inviting
the soul to wander for a spell in abysses of solitude;
to lose itself in mazes of inward contemplation.
The voice of the sea speaks to the soul.
The touch of the sea is sensuous,
enfolding the body in its soft, close embrace.˝

>>>Sexuality & Self-expression
그리고 그런 자유 Freedom 가 불러올 어쩔 수 없는 고독 Solitude,
이 모든 것의 상징 Symbol 인 매혹적인 Seductive 바다!


미미 2022-01-12 18:09   좋아요 3 | URL
새에 대한 구절 참 좋더라구요.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거예요!그리고 제가 바다에 관해서 리뷰에 더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았던게 좀 많이 아쉽네요! 작품에서 바다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듯해 적어주신 댓글 읽으며 소름 돋았습니다. 이 작품은 역시 재독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것 같아요. 다시 읽을 때 바다에 좀더 집중해서 봐야겠어요~♡♡ 감사해요 Jeremy님!!^^*

책읽는나무 2022-01-12 18: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유를 향한 시도가 쿠데타!!ㅜㅜ
그래도 쿠데타는 계속 이어지는 게 여성들의 삶의 변화가 더 클 수 있겠죠?
나중에 한 번 읽어봐야 겠네요!!
미미님도 선별 진료소 다녀 오셨어요?
저도 오늘 오전에 문자 받고 다녀 왔네요ㅜㅜ
전 토요일 잠깐 다녀 왔었는데 동선이 겹쳤었다고....오늘 문자 와서...더 당황!!
애들은 이미 학원 여러 군데 다 돌아다녔었는데???
남편은 근무지에서 아까 검사 받고, 전 울동네 보건소에서 꽥 한 번, 눈물 찔끔하고 왔네요.
이번이 두 번째 받는데 아~~적응 안됩니다ㅜㅜ
별일 없을 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만약 양성이면? 싶어서 뭐부터 준비해야 하나? 뭐 그런 생각을??
암튼...모두가 음성 나와서 무탈하길 빌어봅니다^^

미미 2022-01-12 18:49   좋아요 3 | URL
나무님도 오늘 검사받으셨군요ㅜㅜ무서워요!!! 지뢰밭이 깔린느낌?ㅜ 저는 일요일에 도서관 다녀왔는데 거기 확진자가 왔나봐요. 저도 눈물찔끔했어요. 문자받자마자 초스피드루 날아갔어요. 나무님도 저도, 모두가 부디 무사하기를 바랍니다. 이 소설 좋아요 나무님^^♡
 

<전통과 편견이라는 평원 위로 날아오르려는 새는 강한 날개를 가져야 해요. 약한 새들이 상처 입고 지쳐 날개를 퍼덕이며 다시 지상으로 낙하하는 모습은 서글픈광경이에요.> - P174

두 사람은 말없이 상대방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아로뱅이 몸을 앞으로 기울여 키스하자, 에드나는 아로뱅의 머리를 안아 그의 입술을자기 입술에 포겠다.
그것은 평생 처음 그녀가 진짜 본능적으로 반응한 키스였다. 키스는 불타는 횃불처럼 욕망에 불을 붙였다.
- P175

무엇보다 이제야 비로소 알 것 같았다. 뭔가 이해한 듯한 기분도들었다. 눈앞을 가리던 뿌연 안개가 걷혀, 삶이란 것이, 그 괴물처럼 아름다우면서도 잔인한 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 P176

사회적 지위는 낮아졌지만, 정신적으로
는 그만큼 높아진 기분이었다. 일상의 의무에서 벗어나고자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자기 존재가 더 강해지고 딛고 선 범위도 넓어졌다. 이제는 오로지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삶의 저변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하게 되었다. 이제 자신의 영혼이 이끄는 대로 살 뿐, <세상의 평판을 의식하며 >사는 데 만족할 수 없었다.
- P197

하지만 정신이 들자 로베르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결국 로베르는 그저 몇 달 떠나 있었을 뿐이므로 전혀 바뀌지 않았다. 에드나와 비슷한그의 머리카락은 이전처럼 관자놀이에서 뒤로 물결쳤다. 그랜드 아일에 있을 때보다 피부가 더 그을리지는 않았다. 로베르가 에드나를 말없이 잠깐 바라볼 때, 에드나는 예전처럼따뜻한 애정을 느꼈다. 이전보다 더 따뜻해지고 갈망하는 눈길이었다. 잠을 청하려고 자리에 누우면 그녀의 영혼을 파고들어 잠 못 들게 하던 그런 애틋한 눈길이었다.
- P204

「늘 그랜드 아일의 파도와 백사장을 보았어요. 셰니에르카미나다섬의 풀로 뒤덮인 한적한 거리, 그랑드테르의 오래된요새 말이에요. 저는 기계처럼 일만 하면서 길 잃은 영혼 같은 기분으로 지냈어요. 흥미로운 일은 하나도 없었죠.」에드나는 불빛을 가리려고 손을 눈 위에 가져다 댔다.
「그럼 부인은 뭘 보고, 무슨 일을 하고, 무엇을 느끼셨나요?」 로베르가 물었다.

「늘 그랜드 아일의 파도와 백사장을 보았어요. 셰니에르카미나다섬의 풀로 뒤덮인 한적한 거리, 햇살이 잘 비치는그랑드테르의 오래된 요새 말이에요. 저는 기계보다 좀 낫지만 잘 모르는 상태로 일만 했고, 아직도 길 잃은 영혼 같은기분이에요. 흥미로운 일은 하나도 없었죠.」

「퐁텔리에 부인, 잔인하시군요.」 로베르가 말했다.  - P208

에드나는 로베르와 함께 있었고, 그의 목소리도 듣고 손도 만졌다. 하지만 어쩐지 저 멀리 멕시코에 있었을 때가 오히려 더 가까웠던 것 같은 기분이었다.
- P215

 하녀가 삐뚤빼뚤 휘갈겨 쓴 라울의 편지를 가져왔다. 엄마를 사랑한다면서 봉봉 캔디를 보내 달라는 편지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P217

그날 로베르는 오지 않았다. 에드나는 몹시 실망했다. 로베르는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오지 않았다. 에드나는 매일아침 눈을 뜨면서 희망에 부풀었다가, 밤이면 절망하곤 했다. 로베르를 직접 찾아가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그런 충동에 굴복하기는커녕, 로베르를 만날 기회를 일부러피했다. 라이즈 양의 집을 방문하지도 않았고, 르브륑 부인의 저택을 지나가지도 않았다. 로베르가 아직 멕시코에 머물고 있다면, 몇 번이고 찾아갔을 것이다.
(이건 거의 앙드레 지드의 ‘좁은문‘이다ㅠ) - P218

마치 신의 섭리로 로베르가 자기 있는 데로 온 것 같았다.
- P222

「여기 참 유쾌한 곳이죠?」 에드나가 말했다. 사람들이 잘몰라서 정말 다행이에요. 참 조용하고 좋은 곳이에요. 거의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거 눈치챘어요? 무척 외진 데다 한참 나가야 마차를 탈 수 있죠. 하지만 걷는 것도 괜찮아요.
걷는 걸 싫어하는 여자들을 보면 참 안타까워요. 그들은 너무도 많은 걸 놓치고 있죠. 삶의 소중한 것들을 많이 놓치고있다고요. 그래서 우리 여자들은 삶에 관해 별로 배우는 게없죠.  - P223

 로베르는 비단처럼 부드러운 고양이 털을 쓰다듬으면서, 고양이 이야기를 조금 했다. 그러고는 에드나가 읽는 책을 보더니, 자기는 그 책을 끝까지 다 읽었노라고 했다. 에드나가 끝까지 읽는 수고를 덜어 주겠다며 그 책의 결말이 어떻게 됐는지 알려 주기도 했다.
(맙소사ㅋ) - P224

에드나는 먼 곳을 응시했다. 한순간 이전에 느꼈던 공포가 몰려왔지만, 이윽고 다시 사라졌다. 아버지와 마거릿 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플라타너스에 묶인 늙은 개가 컹컹짖는 소리도 들렸다. 기병대 장교가 현관을 나설 때 울리던,
구두 뒤축의 박차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도 들렸다. 윙윙대는 벌들의 소리, 패랭이꽃의 사향 같은 향기가 온 천지에 가득했다.
- P243

어머니가 갑자기 사망한 뒤 유일한 친구이자 가족 주치의였던 프레더릭 콜벤하이어 박사Dr. Frederick Kolbenheyer가 돈도 벌고 넘쳐나는 에너지를 분출할 수단으로 그녀에게 글을 써보라고 권유했다. 쇼팽은 칸트와 헤겔, 쇼펜하우어에 정통하고 성숙한 종교적 견해와 철학적 자세를 지닌 이 의사의 영향으로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지닌 작가로 성장했다. 아울러 생물학과 인류학에 흥미를 갖고 플로베르와 모파상, 에밀 졸라의 작품을 탐독했다. 그녀는 특히 모파상으로부터 전통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는 사상과 직접적이고 간결하며 역설적인 표현법을 배웠다. 가령 첫 번째 단편집 『바유 사람들 Bayou Folk』(1894)에 실려 있는 「데지레의 아기 Desirée‘s Baby」가 좋은 예다.
- P248

그 의사의 권유에 따라 쇼팽은 1892년부터 단편소설을 간행지에 기고하면서 작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그녀는 두 권의단편집인 『바유 사람들』과 『아카디에서 보낸 하룻밤A Nightin Acadie」(1897)을 출간했다. 주요 단편소설로는 「데지레의아기」와 「한 시간 이야기 The Story of an Hour」, 그리고 폭풍The Storm」 등이 있다. 그녀는 불과 10여 년간 100여 편의 단편소설과 3편의 장편소설, 그리고 20여 편의 시와 10여편의 수필, 여러 편의 희곡과 평론 외에 음악 작곡 등 왕성한작품 활동을 했다. 그녀가 이처럼 늦은 나이에 글쓰기를 시작해서 많은 작품을 발표하고 작가로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놀라운 일이다.  - P248

결국 잠에서 깨어나는 게 고통스럽긴 해도 평생 망상에 사로잡혀 바보처럼 사는 것보다는 낫다

💫💫💫💫💫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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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프로이트도스토옙스키는인류의 스승이자 구원자가될 기회를 놓쳤다.

ㅡ지그문트 프로이트
- P5

십자가를 진이 남자도스토옙스키무엇보다 위대유머 작가다!

ㅡ토마스 만 - P5

도스토옙스키는 어떤 과학자, 심지어 가우스보다도 더 많은 걸 내게 주었다

ㅡ알베르트 아인슈타인 - P5

도스토옙스키는 내게가르침을 준 유일한심리학자로서 내 삶의가장 행복한 행운이다!

ㅡ프리드리히 니체 - P5

도스토옙스키는위대한 작가인 동시에
젊은이들에게 나쁜 영향끼치는 위대한반동분자다!(비난같기도 하고 칭찬같기도 하고..)

ㅡ이오시프 스탈린
- P5

스토옙스키는 도덕심이 높은 체하는쓰레기일 뿐이다! 나는 그런 하찮은인간에게 허비할 시간이 없다!

ㅡ블라디미르 레닌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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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12 0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탈린도 질투하는 도선생님~!! 스탈린이랑 도선생님이람 같은 시기에 살았다면 시베리아 한번 더 가셨을 듯 합니다~!
오늘도 예쁜 누나 미미님의 열독을 응원합니다 ^^

미미 2022-01-12 08:35   좋아요 1 | URL
스탈린이 이런말을 했다니 놀랍죠ㅋ 도선생님 아마 못돌아오셨을거예요ㅋㅋㅋ 덕분에 웃으며 시작합니다 새파랑님도 오늘 파이팅!!^^
 
 전출처 : 미미 > 아직 6권이 남았는데 5권은 감상보다는 중요하다고 생...

안그래도 어제 ‘이맘때 수용소군도 읽었었지..‘하고 생각했는데 오늘 띠용~하고 떴다. 반가워서 공유해봅니다. 빨리 읽고 싶어서 일찍일어나게 해줬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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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11 10: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때부터 미미님은 엄청나셨군요. 여섯권짜리 책이라니 역서 독서 기계~!!

미미 2022-01-11 10:54   좋아요 2 | URL
논픽션이라 읽으면서 가슴이 많이 뛰었습니다.^^* 평생 한 번은 읽어볼만해요!

거리의화가 2022-01-11 10: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니님 저 이 책 사두기만 하고 못 읽었네요ㅠㅠ 미니님 리뷰 읽어볼게요^^

미미 2022-01-11 10:56   좋아요 3 | URL
갖고 계시군요. 눈앞에 생생히 그려집니다^^* 꼭 읽어보세요!

책읽는나무 2022-01-11 14: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용소군도 6 권짜리에요??우와~
솔제니친 작가라 나 한 권은 읽은 것 같은데 제목이 맞나? 미미님 리뷰 읽다 보니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제목이 낯이 익네요^^
책이 읽고 싶어 일찍 일어나시는 진정한 독서가!!!!
리뷰 기대 됩니다^^

미미 2022-01-11 14:48   좋아요 2 | URL
헤헤 이 책은 작년에 다 읽었어요 나무님^^♡ 1년전 리뷰 뜨길래 저도 공유해봤어욤ㅎㅎ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는 아직이예요!!

독서괭 2022-01-11 14: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미미님 이걸 완독하시다니 존경합니다.. 몇년 전 이거 출간되어 북플에서 핫할 때 저도 구입했는데.. 펴보지도 않은 듯요 ㅋㅋㅋ ㅠㅠ

미미 2022-01-11 15:03   좋아요 2 | URL
오!ㅋㅋㅋ 생각보다 많이들 갖고 계신가봐요~♡괭님도 기회되실때 꼭 읽어보세요! 스탈린의 실체를 좀더 알게되실거예요.좋은 문장도, 사연도 엄청많아요. 많이 울었어요.ㅠㅠ
 

방에 들어선 로베르는 지붕창 아래 넓은 창문턱에 걸터앉아, 주머니에서 책 한 권을 꺼냈다. 책장 넘기는 정확도와 속도로 보건대 열심히 읽는 모양이었다.  - P48

「Allez vous-en! Sapristi (가버려! 제기랄)!」 그때 문밖에서앵무새가 소리 질렀다. 이 별장에 머무는 모든 투숙객 중에서이 앵무새가 처음으로, 그해 여름 이 우아한 연주가 듣기 싫다고 솔직히 고백한 것이다.  - P52

에드나는 자신이 말한 대로 음악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었다. 능숙하게 연주되는 음악의 선율을 듣고 있노라면 마음속에 어떤 그림이 떠오르곤 했다. 가끔 라티 부인이 오전에연주를 하거나 연습을 하면, 에드나는 그 방에 가서 음악을듣기도 했다. 에드나는 라티뇰 부인이 연주한 곡에 〈고독>이라는 부제를 붙이기도 했다. 짧은 그 곡은 구슬픈 단조의선율이었다. 원래는 다른 제목이었지만, 에드나는 그 곡을〈고독>이라 불렀다. 그 곡을 들을 때면, 황량한 해변의 바위옆에 서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다 벗은 알몸의 남자였다. 절망적으로 체념한 자세로 날개를 퍼덕이며 자신으로부터 멀어지는 새 한 마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 P56

라이즈 양이 피아노 건반을 치는 순간, 날카로운 전율이퐁텔리에 부인의 등골을 타고 내려갔다.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직접 들은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연주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녀의 존재가 영원한 진리를 받아들일 자세가 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 P57

 파도가 매일 그녀의 아름다운 몸을 때리듯,
바로 열정 그 자체가 그녀의 영혼에서 깨어나 영혼을 압도하며 뒤흔들었다. 에드나는 전율했고, 숨도 쉴 수 없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 P57

무슨핑계로든 로베르가 나타나지 않는 날이면 무척 그리웠다. 마치 빛나는 태양이 뜨면 별생각 없다가, 흐린 날이면 태양이 그리운 것처럼 말이다. - P60

사람들은 대부분 마치 고향으로 돌아가듯 물속으로 걸어들어갔다. 바다는 고요했다. 잔잔한 파도가 해변에 밀려와크게 부풀었다가 뒤에 밀려온 다른 파도에 스러졌다. 느릿느릿 똬리를 튼 하얀 뱀처럼, 해변에 밀려온 잔잔한 파도는 하얀 거품을 만들어 냈다.
- P60

에드나는 날아갈 듯 즐거운 환희에 사로잡혔다. 마치 영혼이 어떤 강력한 힘을 얻은 것 같았다. 자신의 힘을 과신한그녀는 점점 더 대담하고 무모해졌다. 어떤 여성도 가보지못한 머나먼 곳까지 헤엄쳐 가고 싶었다.
- P61

헤엄쳐 나가는 동안 에드나는 자기 자신을 망각할 만큼 끝없이 무한한 세계로 나아가는 기분이었다
- P61

에드나는 차츰 꿈에서 서서히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이루어질 수 없는 기이하고도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 자기 영혼을무겁게 짓누르는 현실을 거듭 깨달은 기분이었다. 잠을 자고싶은 욕구가 온몸에 몰려들었다. 정신을 흥분시켰던 열정이그녀를 지치게 했고, 주변 상황에 굴복하게 만들었다.
- P69

에드나는 평생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감추는 데 익숙했고, 이를 입 밖에 낸 적이 결코 없었다. 또한 입 밖에 내려 노력한 적도 없었다. 그모든 감정과 생각은 자신에게 속한, 자신만의 것이었다. 에드나는 혼자서 이를 누릴 권리가 있었으며, 이는 그 누구도아닌 자신과 관련된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 P102

 에드나는 라티 부인에게 일종의 연민을느꼈다. 맹목적인 만족 이상의 더 고상한 것을 추구해 본 적도 없고, 한순간도 영혼의 고뇌라고는 느껴 본 적이 없고, 삶의 희열을 맛본 적도 없는 무미건조한 존재에게 느끼는 그런연민 말이다. 에드나는 자신이 생각하는 삶의 희열)의 의미가 무엇일까 막연히 궁금해졌다. 한 번도 추구해 본 적 없는그 단어가 낯선 인상처럼 그녀의 머리에 스쳐 지나갔다.
- P120

퐁텔리에 씨는 아내의 정신이 좀 이상해진 것 아닐까 가끔 의심스러웠다. 분명 자신이 알던 이전의 아내가 아니었다. 즉 에드나가 세상 밖으로 나설 때 차려입던 옷처럼 자신을 포장하던 거짓 자아를 매일 벗어던지고 자기 자신이 되려한다는 사실을 그는 미처 몰랐던 것이다.
- P122

뭔지 모를 욕망이 그녀의몸을 꿈틀대며 지나가는 바람에 붓질하는 손에 힘이 빠지고뜨거운 눈빛이 되기도 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매우 행복한 시절이었다. 완벽한 어느남쪽 바닷가에서 보낸 날의 호사스러운 따뜻함과 햇볕, 색깔과 향기가 자신의 존재와 온통 하나가 된 듯하자, 에드나는살아 숨 쉬는 것에 감사했다. 그럴 때면 혼자서 알지 못하는낯선 곳을 즐겁게 찾아다녔다. 꿈꾸기 좋은 양지바르고 나른한 구석을 여러 군데 찾아냈다. 그리고 누구한테도 방해받지않고 혼자 꿈을 꾼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 P123

「그래요.」 라이즈 양이 계속 말했다. "부인은 절대로 오지않을 거야. 다른 사교계 부인네들이 그렇듯 별생각 없이 약속한 거지. 오지 않을 거야"라고 가끔 생각했죠. 부인이 정말로 날 좋아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요, 퐁텔리에 부인.」「당신을 좋아하는지 좋아하지 않는지 잘 모르겠어요.」 몸집이 자그마한 그 여자를 난감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면서 에드나가 대답했다.
라이즈 양은 퐁텔리에 부인의 솔직한 대답이 마음에 들었다.  - P132

"당신한테 편지를 썼다고요?" 멍하게 커피를 저으며 에드나가 놀라서 되물었다.
"네, 저한테요. 그럼 안 되나요? 너무 휘저어 커피를 식게하지 말고 어서 드세요. 하지만 부인한테 보낸 거나 다름없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퐁텔리에 부인 얘기뿐이거든요."「좀 보여 주세요.」 젊은 부인이 간청했다.
「안 돼요, 편지란 발신인과 수신인만의 일이니까요.」 - P133

"요즘 어떻게지내세요?"
「그림을 그려요.」 에드나가 웃었다. "화가가 되려는 중이에요. 한번 상상해 보세요!"
「아! 화가라고요! 허세를 부리는군요, 부인.」「허세라고요? 제가 화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세요?」「그런 말을 해도 될 만큼 부인을 잘 알진 못해요. 부인의재능이나 기질이 어떤지도 모르고요. 화가가 되려면 여러 가지 많은 자질이 필요하죠, 절대적인 재능이 있어야 하는데,
그건 노력으로 얻을 수 없어요. 게다가 화가로 성공하려면용감한 영혼을 지녀야죠. 」「용감한 영혼이라는 게 무슨 뜻이죠?」
「용감한, ma foi (정말) 용감한 영혼요. 거침 없이 저항하는영혼 말이에요.」

💫💫💫💫💫 - P134

라이즈 양은 부드러운 간주곡을 연주했다.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곡이었다. 그녀는 피아노 앞에 구부정하게 앉았다.
몸의 선과 각도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우아하지 못했다.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 간주곡은 점차 쇼팽 즉흥 환상곡의 첫 부분인 부드러운 단조로 녹아들어 갔다.
에드나는 즉흥환상곡이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끝났는지 몰랐다. 소파 구석에 앉아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로베르의 편지를 읽고 있었다. 라이즈 양은 쇼팽에서 시작해 가끔 떨리는 이졸데의 사랑의 노래로 넘어갔다가, 가슴 아픈 영혼이그리워하는 즉흥곡으로 다시 돌아갔다.
- P135

방 안이 음악으로 가득 찼다. 음악이 밤을 뚫고 지붕 위로 올라가 초승달 모양의 강에 흘러 떠돌다가, 더 높은 밤하늘의깊은 침묵 속으로 사라졌다.
- P136

"아내가 머릿속에 여성의 영원한 권리에 대한 무슨 사상을 갖게되었나 봐요. 아시겠지만, 우린 아침 식사 때나 겨우 얼굴을보는 형편이랍니다." - P139

에드나는 라티뇰 부인에게 감탄했지만, 이해할 수는 없었다.
자신에게는 그런 애교를 부릴 재간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Soirée musicale (음악회)에서 에드나가 눈여겨본 남자가한두 명 있긴 했다. 하지만 그 남자들의 관심을 끌려고 새끼고양이처럼 아양을 떨거나, 그들에게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고양이나 여자의 간계를 쓸 마음은 전혀 없었다. 그들의 인격에 호감을 갖는 정도였다. 그녀는 속으로 그 남자들을 골랐고, 음악이 잠시 멈춘 사이 그 남자들이 다가와 이야기 나눌 기회가 생기자 좋아했을 따름이다. 거리에서 가끔 낯선눈길을 받았던 기억이 나기도 했고, 때로는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 P145

대령은 하루에도 토디를 여러 차례 마셨지만, 자세가 흐트러지는 법이 없었다. 독주 제조라면 거의 전문가 수준이었다.
스스로 독주를 고안해 만들었고, 그 독주에 멋진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에드나에게 독주 제조에 필요한 다양한 재료를사 오라고 하기도 했다.
- P146

에드나는 레옹스와 아이들 생각에 조금 감상적인 기분이들어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강아지에게고기를 한두 점 주면서 에티엔과 라울 이야기를 다정하게 해주었다. 강아지는 여주인의 이러한 환대에 놀라고 기뻐 어쩔줄 몰라 하며 재빨리 컹컹 몇 번 짖고 활기차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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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11 09: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벌써 이책을 읽으시는군요 ㅋ 미미님 평을보고 이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 역시 독서광 ~!!

미미 2022-01-11 10:02   좋아요 2 | URL
읽고 싶던 책인데 새파랑님 찜하셨길래 후다닥 도서관에서 빌려왔어요!ㅋ
너무 뒤쳐진 기분이라 경쟁심?발동ㅋㅋ^^;

새파랑 2022-01-11 10:30   좋아요 1 | URL
전 몰랐는데 선구적 페미니즘 작가라고 하더라구요 ㅋ 미미님은 제 스승님(?) 이셔서 전 존경심만 있답니다 ^^

2022-01-11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1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