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아직도 글을 쓰고 떠벌리는 동안 우리는 야전 병원과 죽어 가는 동료들을 보았다. 이들이 국가에 대한 충성이 최고라고 지껄이는 동안 우리는 이미 죽음에 대한 공포가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반역자가 되거나, 탈영병이 되거나, 겁쟁이가 된 것도 아니었다. 어른들은 걸핏하면 이런 표현들을 쓰곤 했다. 우리들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고향을 사랑했다. 그리고 우리는 공격이 시작되면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이제 우린 다른 사람이 되었고, 대번에 눈을 뜨게 되었다. 어른의 세계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게 된 것이다. 우린 어느새 끔찍할 정도로 고독해졌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고독과 싸워 나가야 했다. - P21

사실 그의 말이 옳다. 우리는 이제 더는 청년이 아니다. 우리에겐 세상을 상대로 싸울 의지가 없어졌다. 우리는 도피자들이다. 우리 자신으로부터, 우리의 삶으로부터 도피하고 있다. 열여덟 살이 되었을 때 우리는 세상과 현존재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것에 대고 총을 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으로 터진 유탄은 바로 우리의 심장에 명중했다. 우리는 활동, 노력 및 진보라는 것으로부터 차단된 채로 살았다. 우리는 더 이상 그런 것의 실체를 믿지 않는다. 우리가 존재한다고 믿는 것은 오직 전쟁밖에 없는 것이다. - P98

포탄에 맞는 것도 우연이듯이 내가 살아 있는 것도 마찬가지로 우연이다. 포탄으로부터 안전한 엄폐부에서도 나는 당할 수 있다. 그리고 엄폐물이 없는 전쟁터에서 열 시간 동안 포탄이 비 오듯 쏟아져도 상처 하나 없이 무사할 수 있다. 어떤 군인이든 온갖 우연을 통해서만이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 그리고 군인이면 모두 이런 우연을 믿고 신뢰하는 것이다. - P111

우리는 어린 아이처럼 버림받은 상태에 있고, 나이 든 사람들처럼 노련하다. 우리는 거칠고 슬픔에 잠겨 있으며 피상적이다. 나는 우리가 행방불명되었다고 생각한다. - P134

느닷없이 어떤 끔찍한 미지의 감정이 내 마음속에 용솟음친다. 나는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 없으며, 외부로부터 완전히 차단되어 있다. 내가 아무리 부탁하고 애를 써보아도 아무것도 꼼짝하지 않는다. 나는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처럼 망연자실해서 슬픈 표정으로 우두커니 앉아 있다. 그리고 과거는 나를 외면하고 저버린다. 이와 동시에 나는 과거의 추억을 너무 되살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러다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한 명의 군인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P185

하나의 명령으로 이 조용한 사람들이 우리의 적이 되었다. 하나의 명령으로 이들이 우리의 친구로 변할 수도 있으리라. 우리가 모르는 몇몇 사람들이 어딘가의 탁자에서 어떤 서류에 서명했다. 그리하여 몇 년 동안 우리의 최고의 목적은 평상시 같으면 세상의 멸시를 받고, 최고형을 받을 일을 하는 것이다. 누가 이곳에 와서 어린이 같은 얼굴과 사도 같은 수염을 지닌 이 조용한 사람들을 직접 본다면 누가 이들을 우리의 적이라고 생각하겠는가! 그들이 우리에게 적인 것 이상으로 하사관이 신병에게, 고등학교 선생이 학생에게 더욱 고약한 적이다. 그런데도 만일 이들이 풀려난다면 우리는 다시 이들을, 이들은 우리를 쏠 것이다. - P205

"전우여, 부디 나를 용서해 다오! 우리는 이러한 점을 늘 너무 늦게야 깨닫곤 하지. 왜 우리에게 일러 주는 사람이 없단 말인가. 자네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불쌍한 개란 사실을, 자네들 어머니들도 우리의 어머니들처럼 근심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죽음과 고통을 똑같이 두려워하며 똑같이 죽어 간다는 사실을 말이야."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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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13 2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명작을 읽으시는군요 ^^

coolcat329 2022-07-14 09:25   좋아요 1 | URL
20살도 안 된 청년들이 어른들이 벌인 전쟁에서 허무하게 죽어가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이렇게 문장을 적어봤습니다.
 

2021년을 마무리하며 올해 읽은 책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올해는 참으로 내 수준을 넘는 좋은 작품들을 많이 읽었다. 

좀 더 많은 책을 못 읽은 게 이맘때가 되면 늘 아쉽지만 그래도 올해는 거의 모든 작품이 좋았기에 만족한다. 그 중 여러가지 이유로 인상깊었던 책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인내심과 싸워 이긴 책


     

 














7월 한 여름에 읽었다. 정말 읽다가 쓰러지는 줄 알았다. 재밌는 책도 아니었지만 올 여름은 이상하게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독후감도 길게 쓰지 못했다. 

헤세가 10여 년에 걸쳐 완성한, 그의 사상을  집대성 한 작품으로 전설적인 유리알 유희 명인 요제프 크네히트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처음 50페이지의 서문이 쥐약인데 이 부분만 넘기면 그래도 읽을 만 하지만 그래도 재밌지는 않다. 1946년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 준 작품이다. 

교육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시면 좋겠다. 



▶읽으면서 신 났던 책

















드디어 나도 <백년의 고독>을 읽는구나! 읽으면서 너무나 즐거웠던 책이다.

읽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어 걱정했는데, 웬걸,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봇물처럼 쏟아지는 이야기, 긴 호흡의 문체, 헷갈리는 이름 등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조금 더 집중하고 정신만 차린다면 이 보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는 없다. 특히 1권 200쪽의 장남 호세 아르까디오가 죽고 그가 흘리는 피가 온 마을을 돌아 엄마인 우르술라가 있는 부엌까지 흘러오는 장면은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웃기지만 슬프고 슬프지만 웃긴 책















표지 그림은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한명인 이그네이셔스 J. 라일리이다. 다른 곳에서 프로필 사진으로도 사용 중이다.

이 못된 놈이 쏟아내는 독설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작가는 이 소설로 1981년 퓰리처 상을 수상했는데, 특이한 점은 이 소설이 작가 사후 11년 만에 출간, 이듬해에 퓰리처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소설이 웃기면서도 슬픈 이유는 32살의 짧은 생을 마감한 작가의 우울과 슬픔이 이그네이셔스를 통해 보여지기 때문. 

나는 이 책을 주변의 책 읽는 사람들 몇몇에게 추천했는데 아...다들 반응이 별로이다. ㅠㅠ

그 중에는 이그네이셔스의 수다를 견딜 수 없어 읽다가 포기했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난 이해할 수가 없다. 이번에 개정판이 나왔던데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으면 좋겠다.

















이 책도 웃긴데 조금 지저분하고 노골적이라 깔끔하신 분들은 싫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위화가 펼쳐 보이는 900페이지에 걸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그 기막힌 이야기의 힘은 대단하다. 

어쩜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이토록 재미나고 아무렇지도 않게 쓰나, 역시 중국인들, 중국작가답다! 

이 소설의 매력은 비극을 희극적으로 그리면서도 또 그 웃음 속에 눈물이 묻어나게 한다는 점.



▶올해의 작가 '조지프 콘래드'의 책

















올해 내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작가는 조지프 콘래드 (Joseph Conrad 1857~1924)이다.

영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음은 물론 너무나 놀라운 삶을 산 작가에게 묘하게 끌렸다. 러시아 치하 독립운동을 한 부모, 유배생활, 부모의 죽음을 겪고 외삼촌 보호 하에 있다가 16살에 폴란드를 떠나 20년간 바다에서 선원 생활, 30대 후반에 세 번째 언어인 영어로 소설을 써 세계적인 작가가 된 조지프 콘래드! 변방 폴란드 출신으로 늘 아웃사이더의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그가 영어로 글을 쓰면서 토마스 만, 헤밍웨이, 포크너 등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이것은 바로 그의 파란만장한 삶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언어가 아닌 남의 언어로 쓴 그의 글은 진지하고 심각하며 심오하다. 비록 원서로 읽지는 못했지만 번역된 책으로도 작가가 얼마나 치열하게 글을 썼는지 느낄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내가 콘래드에게 매료된 이유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















'여기는 나무가 끼어 사는 우리 세계가 아니다. 나무의 세계에 인간이 막 도착한 것이다' (p.597)

이 책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미대륙에서 사라져가는 '마지막 3퍼센트'의 원시림을 지키고자 모인 아홉 명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인간이 알지 못하는 나무들에 관한 경이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간은 숲으로부터 너무나 많은 것을 받으면서도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나무는 인간이 쓰고 버리는 작물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이며, 암울한 미래를 위한 희망이고 무엇보다 신비로운 존재이다. 이 책을 읽고 밖에 나가 나무를 보면 나무가 나에게 향기로 말을 건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읽기 쉽지 않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읽고 정말 보람있었던 책

 














7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1933년부터 1945년 동안 나치 독일과 스탈린 치하 소련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의 역사를 다룬다. '피에 젖은 땅'은 폴란드, 발트 연안,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소련의 서쪽 변방지대를 이르는 땅을 '지칭하는 말로 영어로 'Bloodlands'라 한다. 이 땅에서 12년 동안 약 1400만 명의 사람들이 히틀러와 스탈린의 정책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 중 절반은 굶어 죽었다. 특히 나치 독일이 유럽에서 저지른 학살은 많이 알려진 반면 스탈린이 소련 내부에서 벌인 학살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 책은 그 가려진 진실을 자세히 보여준다. 두 독재자가 저지른 범죄가 어떻게 상호작용 했는지 방대한 자료와 연구로 그 실상을 생생하게 파헤친 <피에 젖은 땅>! 정말 돈이 안 아깝고 눈에서 어떤 막이 제거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감사한 책















단편 소설을 좋아하게 만들어 준 책이다. 올해 <그레이엄 그린> 단편집을 읽고 단편이 싫어졌었다. 53편의 이야기 중 거의 반을 이해 못했던거 같다. 당분간 단편을 읽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예전에 읽다 만 트레버의 단편이 눈에 들어왔고 하루에 한 편씩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단편을 (너무나) 좋아하게 되었다. 23편의 이야기가 다 내 주변 어디선가 일어날 법한, 그런 안타까우면서도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우리 주변의 보통 사람들이 겪는 외로움, 절망, 후회, 슬픔을 감상적으로 다루지 않고 일정 거리를 두고 묘사하는 트레버의 글에는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함이 있다. 



이런 페이퍼 처음 써 보는데 '아 내가 이 책도 읽었었구나...'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니 좋다. 올해 80여 권의 책을 읽었는데 내년에는 100권 이상을 읽고 싶다. 북플 이웃님들 올해도 많이 배웠고 즐거웠습니다. 님들을 만나서 제 삶이 얼마나 풍성해졌는지 몰라요.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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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2-31 12: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엄 그린> 단편집을 읽고 단편이 싫어졌었다.˝ 에서 빵터졌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저는 그레이엄 그린 <사랑의 종말>을 읽고 그레이엄 그린이 싫어졌는데 ㅋㅋㅋㅋ 그린도 참 재주꾼이네요? ㅋㅋㅋㅋㅋ

내년에는 위화의 <형제>에 도전해볼까 싶어지네요! ㅎㅎ

coolcat329 2021-12-31 14:50   좋아요 2 | URL
이해를 못하니 자연히 싫어지더라구요.ㅎ
<형제>는 아래 폴스타프님 말씀대로 비위가 약하시면 조금 거부감이 드실 수도 있지만 잠자냥님은 더한 것도 많이 읽으셨으니~^^

새파랑 2021-12-31 12: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중에 네권 읽었네요~! 조셉 콘래드 저도 올해 접했는데 완전 좋더라구요. 암흑의 핵심은 제 인생책중 하나로~!! 저도 비밀요원은 곧 읽어보겠습니다~!!

쿨캣님 올 한해 독서에 고생하셨습니다. 내년에도 같이 화이팅 해요 ^^

coolcat329 2021-12-31 14:54   좋아요 2 | URL
콘래드 좋으셨군요~^^비밀 요원도 좋아하실거에요.

올해 새파랑님 알게 되서 자극도 받고 즐거웠습니다. 내년에도 즐겁게 만나길요~

미미 2021-12-31 13:0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피에젖은땅>저도 올해의 책 중 하나예요! 연말에 이렇게 정리해보고 서로 공유하며 곱씹는것 너무 행복한일입니다ㅎㅎ

coolcat329 2021-12-31 14:55   좋아요 3 | URL
이런 글 처음 써 보는데 나름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이라 좋네요.
미미님 늘 북플의 활력이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Falstaff 2021-12-31 13:5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유리알 유희>가 나이 들어 유일하게, 근사하게 읽은 헤세인데요. ㅋㅋㅋ 헤세는 10대에 읽어야 한다고 믿는 인간이라서요. 근데 10대에 <유리알 유희> 읽은 큰 아이는 제일 재미 없었던 헤세라고 하더군요. 대빵 웃겼습니다. ㅋㅋㅋㅋ
잠자냥님, <형제>는 일단 모옌 <개구락지>부터 읽어보시고 마음에 들면 시작하시지요? ㅋㅋㅋ 쿨캣 님 말마따나 좀 지저분한 게 자주 나와서 말입죠. ㅋㅋㅋ 귀엽게 지저분하긴 합니다만.

coolcat329 2021-12-31 15:01   좋아요 3 | URL
10대에 이 책을 읽다니 아드님도 대단하네요.
제 글을 다시 보니 유리알 유희 읽지 말라는 글 같아서 고치고 싶어지네요. 당시 저의 상태가 문제였는데 말이죠. ‘근사한‘ 책 저도 깊이 동감합니다.

페넬로페 2021-12-31 13:5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가 대학생때 유희알 유희 읽다 던져 버렸어요. 지금 읽어도 분명 어려울 것 같아요. 백년의 고독은 2월에 읽을 예정이고 오버스토리 구비되어 있습니다~~
조셉 콘래드는 내년에 꼭 읽어볼께요.
쿨캣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oolcat329 2021-12-31 15:04   좋아요 3 | URL
저도 읽었으니 페넬로페님 문제 없습니다. 다만 초반 50페이지 서문만 통과하시길요~~
내년에 좋은 책 많이 준비하셨군요. 올해 페넬로페님 만나서 좋았습니다. 내년도 즐거운 독서 화이팅!

mini74 2021-12-31 14: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윌리엄 트레버 피에 젖은 땅~~ 저도 넘 좋았어요 인내심과 싸워 이긴 책 ㅎㅎ 전 잠시 인내심과 화해하고 덮어놓은 책들이 좀 되네요 ㅎㅎ 쿨캣님 즐거운 연말 새해 보내세요 ~

잠자냥 2021-12-31 14:22   좋아요 3 | URL
미니 님 <비에 젖은 땅> 하니까 완전 다른 책 같아요. ㅋㅋㅋㅋ 뭔가 우수에 찬 연인들 나오는 책 같음. ㅋㅋㅋㅋㅋㅋㅋ

mini74 2021-12-31 14:27   좋아요 3 | URL
헉 오타 고쳤는데 반영이 안되나봐요 ㅠㅠ 폰으로 쓰니까 ㅔ ㅐ 등 온갖 오타가 난무합니다 ㅠㅠ 그래도 자냥님 웃으셨다니 뭐 ㅎㅎㅎ제가 북플계 오타의 왕 아닐까합니다 ~~

coolcat329 2021-12-31 15:09   좋아요 2 | URL
네 올해 참 좋은 책들을 만났어요. 다 북플 이웃님들 만나 알게 된 책들입니다. 미니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oolcat329 2021-12-31 15:11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정말 그러네요! ㅋㅋ

han22598 2021-12-31 16: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버 스토리...세상사람들 중에 저는 포함이 못 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네요 ㅠㅠ 여름에 읽다 포기한 기억에 ㅋㅋㅋ

그래도 이런거 머리속에 깊게 남아서, 몇년이 지난면 다시 찾게 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남아 있긴 합니다. ㅎㅎ
백년의 고독이 잼나셨다는 리뷰가 훅 들어오네요. 2022 리딩 리스트에 넣어두겠습니다.
결산 리뷰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coolcat329 2022-01-01 15:01   좋아요 2 | URL
책도 나의 당시 컨디션과 날씨 등 영향을 받더라구요. 모든게 최고로 맞아떨어질 때 나의 북리스트에도 오르는게 아닐까 싶어요. 다음에 다시 도전해 보셔요~😉

얄라알라 2022-01-01 17: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으로 coolcat님께서 강력 밀어주시니, 강력 담아갑니다!

coolcat329 2022-01-07 22:48   좋아요 0 | URL
네~~잘 읽히는 책은 아닌데 읽고 나면 정말 겸손해져야겠다, 숙연해지는 책입니다. 감사합니다 🙂

페크pek0501 2022-01-02 2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백년의 고독, 을 안 읽었으면 어쩔 뻔~~~, 이중 그거 하나 완독했네요.ㅋㅋ

coolcat329 2022-01-07 22:47   좋아요 0 | URL
오 <백년의 고독> 넘 좋죠!

scott 2022-01-07 17: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쿨켓님 이달의 당선 추카!! ✌관왕!^^

새파랑 2022-01-07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쿨캣님의 어마어마한 21년 리스트 다 다시 담아야 겠어요 ㅋ 당선 축하드려요 ^^

mini74 2022-01-07 17: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넘 좋았던 리뷰 역시!! 축하드립니다

coolcat329 2022-01-07 22: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이런 일이! 부끄럽습니다. 스콧님, 새파랑님, 미니님 감사합니다. 님들도 축하드립니다. 😊
 

매달 중고책을 조금씩 사들이고 있지만 이렇게 공개하는건 처음인 듯 싶다. 특히 올해는 책구매 욕구를 많이 억눌러 스스로 잘했다고 칭찬을 했지만 마지막 달이라 그 의지가 조금 꺾였다. 

모두 다 알라딘 광활한 우주점에서 샀고 그 중 '알라딘 광주점'을 칭찬한다. 책 상태가 '상'이 아니라 거의 '최상'에 가까웠고 포장도 가장 깔끔했다. 



<이 얼마나 천국 같은가> -존 치버

현대 단편소설의 대가로 알려진 존 치버가 쓴 마지막 장편소설. 배송비 아끼려고 금액 맞추다 고른 책이지만 죽기 전 작가는 무엇을 두고 '천국' 같다고 했는지 궁금하다. 

내년엔 존 치버의 단편도 꼭 읽어봐야겠다.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 테리 이글턴

영국에서 영문학 교수로 재직 중인 테리 이글턴의 '아주 특별한 문학 강의'이다.

테리 이글턴은 우리가 문학을 좀 더 분석적으로 읽음으로써 우리 삶을 더욱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 첫 장을 읽다가 어려워서 일단 중단한 상태이다. 문학 입문서인데 이것도 어려우니 살짝 자괴감이 들었지만 모르는건 모르는대로 뛰어넘으며 읽어보려고 한다. 셰익스피어부터 해리 포터까지 광범위하게 다룬 점이 흥미롭다.


<북호텔> -외젠 다비

책 고르다 몇 번 만난 책인데, 제목의 '북'이 Book을 뜻하는 줄 알았다. 근데 북쪽을 뜻하는 그 북이었다. 이 책 역시 금액을 맞추기 위해 고른 책으로 줄거리를 읽고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 1929년 프랑스 '포풀리스트 상'을 받은 소설로, 이 상은 시대의 사회상과 사람들의 생활을 현실적으로 묘사한 소설에 수여하는 상이라고 한다. 1929년 대공황의 여파로 피폐해진 프랑스 서민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린 소설이며 1938년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피로 물든 방> -앤젤라 카터

꼭 한 번 읽고 싶었던 작가였다. 나는 무섭고 섬뜩한 이야기를 우아하고 세련되게 표현하는 영화와 책을 좋아하는데 앤젤라 카터가 그런 스타일인거 같다. 책 뒷표지에 '영문학의 마녀'라고 쓰여있는데 저자가 이 별명을 좋아했을지는 모르겠으나 나라면 좋아했을 거 같다.


<토니와 수잔> -오스틴 라이트

예전부터 정말 읽고 싶었던 소설이었는데 이제야 구입했다. 영화 '싱글맨'의 감독 톰 포드가 두번 째로 만든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의 원작이다. 솔 벨로우, 이언 매큐언, 사라 워터스 등의 찬사가 이 책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다시, 올리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요즘 읽고 있는 책이다. 70대에서 80대로 넘어가는 올리브의 이야기. 3분의 2정도 읽은 지금의 소감은 '인생은 후회'라는 것. 자신이 인간으로서 아주 조금 나아졌다고 느끼는 지금, 그런 모습을 헌신적인 남편이었던 헨리가 전혀 못 보고 떠난 것에 대해 너무나 괴로워하는 올리브...

후회없는 삶이란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려면 지금 내 가족, 친구들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매일 한 편씩 읽고 있는데 참 좋다.


<브로크백 마운틴> -애니 프루

폴스타프님과 잠자냥님의 극찬으로 구입한 책이다. 애니 프루의 <시핑 뉴스>를 읽다 지루해서 포기했는데 이 단편집은 정말 기대된다. 원제는 <Close Range:Wyoming Stories>으로 황량하고 광활한 와이오밍을 배경으로 11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황량한 벌판(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카우보이의 노래 같은) 이나 끝없는 설원(파고, 헤이트풀8 같은)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작가가 이런 배경을 어떻게 글로 묘사했을지 기대된다. 


<골짜기의 백합> -오노레 드 발자크

정말 중고로 나오길 호시탐탐 노렸던 책이다. 그것도 '상'등급.

발자크의 책은 <고리오 영감>,<나귀 가죽>,<미지의 걸작> 세 권만 읽어봤는데, <골짜기의 백합>은 발자크의 낭만성이 최고로 발휘된, '프랑스 연애소설에 영향을 준 명작'이라고 책 뒷표지에 쓰여있다. 왕정복고기의 인간 군상을 어떻게 묘사했을지도 기대된다. 


<무엇이든 가능하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다시,올리브>를 읽다가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 구입했다. 작가의 단정하면서도 감각적인 문체가 묘하게 내 마음의 약한 부분을 건드려 자꾸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게 한다. 

이 소설 또한 <올리브 키터리지>와 <다시,올리브>처럼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작소설집이다. 


<호텔 뒤락> -애니타 브루크너

모르는 작가인데 책을 고르다 눈에 들어와 구입했다. 일단 제목에 호텔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이상하게 끌린다. 호텔에 모인 여러 인간들의 이야기가 펼쳐질거란 기대 때문일까?

작가는 이 소설로 1984년 '18세기 소설의 전범'이라는 심사평으로 부커상을 수상했다.

호텔이라는 단어, 200페이지 조금 넘는 두께 그리고 부커 상. 안 살 이유가 없다. 


<드리나 강의 다리> -이보 안드리치

1961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이보 안드리치. 잘 모르는 작가이나 폴스타프님과 스콧님의 극찬으로 찜해뒀다가 이번에 구입했다. 이번에 구입한 책 중 가장 난위도가 높은 책인거 같다. 발칸 반도에서 400여년 동안 벌어진 민족, 종교 간의 공존과 분쟁을 다룬 역사를 내가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여기저기 자료 찾아보며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할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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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2-29 10:2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우 득템 하셨네요? ^^ 저도 광주점 몇번 주문했었는데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드리나 강의 다리 저도 읽어야 하는데 ㅜㅜ

중고는 이상하게 많이 사도 비싼 느낌이 안들더라구요 ㅋ 그래서 막 사게된다는 ㅋ

coolcat329 2021-12-29 16:10   좋아요 3 | URL
네~저도 오히려 중고가 푸근하고 편하더라구요. 막 줄긋고 읽어도 부담안가구요~

잠자냥 2021-12-29 10:3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호텔 뒤락> 재미납니다! 문장도 좋았던 기억.
<북호텔>도 저는 좋았어요. 이 작품은 마르셀 카르네 감독의 흑백 영화도 좋습니다요. 책과 비교해서 보는 맛도 쏠쏠합니다.

암튼 좋은 책들 많이 득템하셨네요!

coolcat329 2021-12-29 16:13   좋아요 3 | URL
늘 잠자냥님 글 통해 좋은 책들 많이 알게되네요~~감사합니다 ~~

scott 2021-12-29 10:5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작품만 선별 하신 쿨켓님! 저 책탑 속 책들 전부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2022년 신년 독서 설레임으로 가득 ^^

coolcat329 2021-12-29 16:13   좋아요 2 | URL
네~~1년 안에 다 읽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Falstaff 2021-12-29 10:5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드리나 강의 다리>에 오신 것, 앤젤라 카터 클럽에 가입하신 것, <뒤락 호텔>에 묵기로 하신 것, 엽기발랄한 스무살의 골짜기에 핀 백합을 선택하신 것, 드디어 황량한 와이오밍의 등뼈꺽인 산에 오르기로 하신 것, 모두 축하합니다! 탁월한 선택 하신 겁니다!!!

coolcat329 2021-12-29 16:14   좋아요 2 | URL
아이고~~이렇게 멋지게 글을 남겨주시니 너무 기쁩니다! 폴스타프님 감사합니다 ~

페넬로페 2021-12-29 11: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중고책으로 좋은 책들만 사셨네요.
제가 몰랐던 책도 있고요.
쿨캣님의 22년 독서 계획에 있는 책들을 미리 보네요~~
올해도 수고 많으셨고
내년에도 화이팅 입니다^^

coolcat329 2021-12-29 16:15   좋아요 3 | URL
네 내년에 다 읽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페넬로페님 늘 글 남겨주시고 감사합니다. 화이팅!

mini74 2021-12-29 11: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북호텔 저도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영화도 있군요. 부러워지는 득템입니다 *^^*

coolcat329 2021-12-29 16:16   좋아요 3 | URL
미니님도 읽으셨군요~~이따 글 읽으러 갈게요~😉

다락방 2021-12-29 11: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저랑 겹치는 책들이 많아서 너무 씐나요! >.<
<토니와 수잔>완전 빨려들어가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작가의 다른 책도 사뒀는데 아직 안읽고 있어요. 이 모든 책들 다 읽은 후의 감상들을 기다리겠습니다. 후훗.

coolcat329 2021-12-29 16:18   좋아요 3 | URL
아 다락방님과 책이 많이 겹치다니 정말 기쁘네요~^^ 감사합니다 😊

미미 2021-12-29 11: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있는 책은<문학을 읽는 다는것은> 딱 한권이예요😊
<녹터널 애니멀스> 영화로 봤는데 난해하지만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보고난 뒤 분석하는 리뷰들 많이 찾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원작이라니 <토니와 수잔>당장 구입해야겠어요♡
그리고 노인..파고..헤이트풀 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거의 없는 책들이라 쿨캣님의 리뷰가 더 기대됩니다ㅎㅎ

coolcat329 2021-12-29 16:20   좋아요 3 | URL
테리 이글턴의 책이 있으시군요. 어떠셨나요?
토니와 수잔은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선가 상 받았더라구요. 최고의 각본상인가 그래요.

근데 영화 취향이 저랑 비슷하셔요! 저 타란티노, 코엔 팬이에요~~😚

미미 2021-12-29 16:38   좋아요 3 | URL
테리 이글턴은 아직 읽지 못했어요. 쿨캣님 중단하셨다니 조금 겁이나는데 셰익스피어와 해리포터에 대해서도 쓰였다니 기대되네요.

코엔의 블러드심플도 극장서 보고요. 타란티노 영화는 거의 다 좋아해서 재개봉했을때 극장가서 또 몇개 다시봤어요😆

레삭매냐 2021-12-29 15: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드리나 강> 마저 읽어야
하는데... 어따 두었는지 모르겠
네요.

저도 가지고 있는 책들을 보니
대단히 반갑습니다.

coolcat329 2021-12-29 16:22   좋아요 4 | URL
숨겨진 책들이 많으세요~~😅
이사를 한 번 하셔야 할까요?
저도 반갑고 감사합니다 ~

페크pek0501 2022-01-02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로크백 마운틴> -애니 프루. 저 이거 영화로도 보고 책도 봤어요. 너무 슬펐어요.
명작입니다. 좋은 단편 많아요.
 
에콰도르 라 파파야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6월
평점 :
품절


어린이 날 아침 여유롭게 드립으로 내려 마시는 한 잔의 커피. 오랜만에 마셔보는 알라딘 커피는 그야말로 5월에 어울리는 맛. 입안 가득 퍼지는 5월의 향기와 차분한 화사함, 부드러운 산미가 휴일 아침을 기분 좋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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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5-05 09: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커피 구매하려고요! 기대됩니당

미미 2021-05-05 0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알라딘 커피 안마셔 봤는데 이 리뷰는 참을 수 없게 하네요!👍조만간 마십니다 꼭^^♡

새파랑 2021-05-05 10: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 받기 어렵다는 🌟 다섯개를 커피가 받는군요. 얼마나 맛있길래 궁긍합니다^^

coolcat329 2021-05-05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부드러운 산미와 싱그러운 꽃향기가 5월에 딱입니다~♡
 
에티오피아 시다모 난세보_2020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에티오피아 커피답게 가벼우면서도 향이 풍부합니다. 어제받아 오늘 아침 처음 마시는데 상쾌해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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