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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바람돌이 > 나의 재출판 소망 1호 - 어느새 나왔다.

우리집 서가의 그 많은 책들 중에서도 내가 가장 아끼는 책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꼽는 책.

 

 

 

 

김봉렬씨의 <한국 건축 이야기 시리즈>3권이다.

이 책을 만난건 그야말로 우연이었다. 꽤 오래전이었는데 답사준비한다고 자료집을 만들어야했었다. 나의 얄팍한 지식으로 하기에는 답사의 규모나 오는 사람들의 수준이 만만치가 않아서 서점에 앉아 이 책 저책 온갖 책을 다 뒤지고 사들일때였다. 그런 때 우연히 발견한 책. 처음엔 건축가가 쓴 책이니 그냥 건축에 대한 실용적 지식 몇가지가 아쉬워 사들인 책이었다. 하지만 읽어가는 내내 그의 전통 건축과 역사와 인간에 대한 탁월한 지식과 깊이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흥미진진한 소설을 보는 것도 아닌데 이 책만큼 나를 건축의 세계로 몰입케 한 책이 없었으니....

그 이후 시리즈가 계속 언제 나오는가를 끊임없이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하면서 기다리다가 출간만 되면 낼름 낼름 사모았던 책이다. 이후의 시리즈 역시 나의 기대를 전혀 배신하지 않았다. 모든 글이 고른 수준을 보인다. 근데 언젠가부터 이 좋은 책이 품절이 되더니 절판이 되어 나를 안타깝게 하였으니..... 원래 절판된 책에 대해 그렇게 미련을 갖지 않는 성격의 내가 유일하게 안타까워하며 재출간 되었으면 했던 그런책. 그런데 오늘 갑자기 이 책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이 책의 다른 리뷰라도 있나 싶어 검색을 해봤던 건데 세상에 다시 개정판이 나온거다. 나는 이미 갖고 있으나 다른 사람들이 제발 많이 보고 많이 사줬으면 하는 책이니 개정판이 나온게 내 책이 나온것처럼 반갑기 그지없다.

책의 내용이야 목차를 쭉 훑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 진가는 책소개에 나온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흥분에 차서 책 얘기를 좀더 해보고 싶다.

책의 내용은 사실 만만한 내용은 아니다. 건축물 하나에서 전통건축의 조형원리와 그 속에 내포된 옛 사람들과 그 시대의 정신세계, 그리고 그곳을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사상. 또한 시대에 대한 역사적 해석까지 아우르고 있으니 내용이 만만할 리가 없다. 만약에 한국미술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다면 읽는데 꽤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개정판에는 건축에 대한 기본 지식을 따로 다루어서 보탰다고 하니 다행이다.) 하지만 하나의 건축을 바라볼때 단순히 그 건축의 미적 측면만을 보거나 또는 역사적 의의만을 다루거나 하는건 결국 일면밖에 못보는 것일수 밖에 없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집이든 사찰이든 그곳은 사람이 살았던 곳이기에.... 사람이 사는곳으로서의 집을 이토록 정교하고 훌륭하게 묘사한 책을 나는 다른 곳에서는 본 적이 없다. 건축학도인 저자의 글솜씨도 왠만한 인문학도 저리 가라의 수준을 자랑한다.

지금도 이 책은 내 서가에서 시시때때로 뽑혀지는 책이다. 어떤 지역을 갈때 그 지역의 건축물 중에서 이 책에 해당하는 건축물이 있다면 꼭 다시 줄쳐가며 읽고 또 읽고 가는 책이다.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국 미술에 대해 관심이 있을것. 그리고 유홍준씨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수준에서는 좀 벗어나고 싶은분. 한국 건축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을 만나고 싶은 분 등이다.

<답사여행의 길잡이>시리즈에서 실용적인 기본 지식을 찾고, 그 다음에 이 책에서 해당하는 곳의 부분을 찾아 줄쳐가며 읽는다면 아마 만나는 곳의 건축들이 새롭게 보이지 않을까?

아참!! 근데 가격이 장난 아니다. 뭐 내가 살때도 장난 아닌 가격이었지만 아마 나는 그 두 배를 달래도 주고 샀을거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적 없음.

그나마 다행인건 지금 이벤트 진행중이다. 한권을 사면 권당 2,000원 할인 쿠폰. 시리즈 3권을 같이 사면 10,000원의 할인쿠폰이 주어진다. 나라면 시리즈 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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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tella.K > 그때 그때 달라요 알라딘 뉴우스

안녕하십니까? 그때 그때 달라요 알라딘 뉴우스입니다.

먼저 첫번째 소식입니다. 여러분, 지금 무슨 책 읽고 계십니까? 23쪽 다섯째 줄을 읽어주십시오.

오늘  하이드님의 <지금 손에 닿는 곳에 있는 책의...>란 페이퍼로 부터 시작된 책 낭독은 작년에도 알라딘 마을에 조용한 불씨를 지폈었는데요, 우리 알라딘에서는 비교적 신예라고 할 수 있는 메피스토님이 이 바톤을 이어 지금 읽고 있는 책을 펼치니 이런 글이 나왔다고 합니다.

-또한 상가규정은 기존 건축물의 재축시에 건폐율에 위배된다 하더라도 재축이 가능하다는 규정이며...

그러자 댓글러들이 일제히 댓글을 달았는데, 그것을 총 종합해 보면 아무래도 메피스토님 삼류애로 소설을 쓰셔야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왜 이런 결과를 낳았는지 메피스토님도 대략남감해 하셨는데요, 애로소설 쓰는데는 애로사항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메피스토님 올해안에 애로소설 꼭 쓰시리라 믿.습.니.다! 홧팅!

다음 소식입니다. 지금은 총조회수 8만이 넘는 알라디너들이 몇분 계신데요, 제가 알기론 8만 고지에 가장 먼저 안착하셨던 진우맘님. 작년까지만해도 그 활약상이 대단하셨지만 올해 들어 잠시 뜸했었습니다. 최근들어 그 모습을 다시볼수있게 되서 반가운데요, 오늘은 70년대 새마을 운동을 방불케하는 지붕개량 운동을 펼치고 계십니다. 현장에 하늘바람님을 급파했습니다. 현장상황 어떤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하늘바람님?

하늘바람님: 네. 현장에 나와있습니다.  

앵커: 그곳 상황이 어떤가요? 상황 좀 알려주시죠.

하늘바람님: 네. 말씀하신데로 70년대 새마을 운동을 방불케하고 있습니다. 새마을 운동 노래가 생각나는데요, (흥얼거린다)"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히고...너도 나도 일어나..."

앵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보도 해 주세요.

하늘바람: 네. 제가 오죽 좋으면 이러겠습니까? 현자에 나와있는 몇분과 인터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수니나라님, 지금 현장 보시니까 어떠세요?

수니나라님: 너무 좋아요. 베리 베리~ 뷰티풀! 환타스틱이에요. 사실 그동안 진우맘님을 알라딘에서 볼 수 없어서 아쉬웠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시간이 있는지, 원하는 사람에게 무료로 지붕개량을 해 준다니 너무 좋은 거 있죠. 저도 덕분에 지붕개량 했다우. 방송마치고 저의 서재 한번 놀러와요.

하늘바람님: 네. 그러죠. 감사합니다. 다음 분 한분 더...

그때 지지직~

앵커: 하늘바람님! 하늘바람님! 여보세요?

하늘바람님: 네. 하늘바람입니다. 엽.때.요?

앵커: 방송 상태가 고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진우맘님을 비롯해서 알라딘에서 지분개량 운동에 적극 나서주시는 분이 몇분 더 계십니다.  플레져님 이랄지, 초기엔 소금님도 동참하셨는데 바쁘셔서 그런지 요즘엔 통 기운을 못 쓰시는 것 같습니다. 이런 고마운 분들이 계시기에 알라딘이 더욱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진우맘님 수고가 많으신데 많이 들 가셔서 격려와 성원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알라딘 내 이벤트 바람이 불고 있다는 소식은 지난 시간에도 보도해 드린 바 있는데요. 오늘 또 이벤트 개최를 선언하고 나오신 서재쥔장이 있습니다. 바로 이매지님이십니다. 이분은 한동안 하지 않았던 44조 댓글로 3분에게 만원 상당의 책을 선물해 드리겠다고 합니다. 원래 44조 댓글은  지금은 그 모습을 뵐 수 없는 하얀마녀님이 시작하셔서 알라디너들을 한동안 즐겁게 해 주셨는데요, 하얀마녀님 지금은 뵐 수 없어서 참 많이 아쉽습니다. 방금 이미지 따러 하얀마녀님 서재를 들려봤는데, 부리님 만이 홀로 외롭게 예의 그 엉덩이 춤을 추며 하얀마녀님을 애타게 기다리고 계십니다.

부리님: 하얀마녀님, 돌아오세요. 보고 싶어요. 훌쩍~

아, 숙연해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하얀마녀님 소재를 알고 계시는 분은 <그때 그때 달라요 알라딘 뉴스>에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앗, 말이 끊겼습니다. 이매지님 44조댓글은 잠시 후 9시에 펼쳐진다고 하니 많이 참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4번째 소식입니다. 요즘 악마 4부작이 출간되어 화재가 되고 있는데요, 워낙에 분량도 만만치 않은데다 책값 또한 만만찮아 전권을 사기는 다소 부담스러운데요, 여기 전권을 다 사신 알라디너가 있어 화재입니다. 바로 라주미힌님이십니다. 라주미힌님은  현재 <못 생긴 애들이 많이 나온다>란 제목으로 페이퍼를 올려 놓고 은근히 어깨 힘주며 자랑하고 계십니다.



이때를 놓칠세라, 낡은 구두님은  "저는 저런노무 시키들 나오는 시리즈는 전혀 안 끌림돠~ "라고 하시며 질투를 은근슬쩍 들어내셨습니다. 기독교인인 본인도 저런노무 시키들 맞습니다. ㅋㅋ

마지막 소식입니다.

오늘은  저의 경사스러운 날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알라딘 대주주를 자처하셨던 마태우스님이 드디어 지난번 보도된 내용에 추천을 해 주셨습니다. 마태우스님은 대주주의 면모답게 아무한테나 추천빵을 날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그 바람에 알라디너의 적지 않은 원성을 사고 있었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뭐가 잘 났냐? 말이나 잘 돌봐라. 대주주 너무 오래 해 먹는 거 아니냐? 독재타도를 외친 알라디너들도 계셨는데요,

저는 마태우스님이 계속 알라딘 대주주가 되셔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입니다. 왜냐구요? 알믄서... 크크.

날씨입니다. 내일은 기압골의 영향을 받아 남서쪽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공기와 북동쪽에서 불어 오는 찬 기류가 만나 수증기를 만들어 비가 올거라고 합니다.

뉴우스를 마칩니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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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아영엄마 > [인물] Charles Ives에 관한 정보


 온갖 소리를 생활 속에서 느끼며 자라 작곡가가 된 찰스 아이브스의 삶을 담은 그림책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음악가라 검색을 통해 인물정보랑 음반도 찾아보았다.
-하긴 클래식쪽은 문외안인 내가 아는 음악가가 몇이나 되겄는가 마는...^^;;

아이브스 [Ives, Charles Edward, 1874.10.20~1954.5.19]

미국의 작곡가.
국적 미국
활동분야 음악
출생지 미국 코네티컷주 댄버리
주요수상 퓰리처상(1947)
주요작품 《수확의 노래》(1893) 《교향곡 제3번(캠프 미팅)》(1904∼1911)
본문

미국 코네티컷주() 댄버리 출생으로, 20세기 후반의 음악발전에 영향을 미친 혁신적인 인물로 알려진 작곡가이다. 음악교사였던 아버지로부터 음악을 배웠고, 12세 때 교회의 오르간을 연주했으며, 14세 때는 그가 작곡한 곡이 마을의 밴드에 의해 연주되었다.

1893년 《수확의 노래 Song for the Harvest Season》를 작곡했고, 그 해에 예일대학교에 들어가 당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작곡가인 호레이쇼 파커(Horatio Parker) 밑에서 작곡과 오르간을 공부했다.

1898년 졸업 후 뉴욕의 보험회사에 다니면서 오르가니스트로 일했고, 1907년 보험회사를 설립하여 1916년부터 1930년까지 사장으로 있으면서 작곡활동을 계속했다. 1940년대 초반 자유롭고 상상력이 풍부한 양식으로 미국적 주제가 담긴 피아노 작품들을 발표하여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실내악곡, 합창곡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1947년에는 《교향곡 제3번(캠프 미팅 The Camp Meeting)》이 완성된 후 40년 만에 초연되면서 주목을 끌기 시작했는데, 이 작품으로 1947년에는 퓰리처상
수상했다. 그러나 활동하는 동안에는 그다지 크게 알려지지 못했으며, 1950년대 들어서야 호평받아 그때까지 연주되지 않았던 많은 곡이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야 위대한 음악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1897∼1902년에 작곡한 《교향곡 제2번》은 50년이 지난 후에야 초연되었다. 이처럼 그가 작곡한 거의 모든 작품은 1915년 이전에 작곡되었으나 대부분 그가 죽고 나서 출판되었으며, 미국, 특히 뉴잉글랜드의 문화 및 경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출처/네이버:http://100.naver.com/100.php?id=74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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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링 > [소개] 온라인 서재 Open Your Book

 알라딘 북 플러그인때문에 여기저기 뒤적거리다가 상당히 재미있는 곳을 발견했다.

온라인 서재 Open Your Book
이라는 곳인데, 나도 하울 님의 블로그를 먼저 방문하지 않았다면 정말 무슨 벤처기업쯤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울 님(과 동생분이 함께)이 혼자 하신다고 하는데, 대략 33만권 정도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여러가지 일을 하는데, 그 중에 흥미로운 것은 책 1권의 사랑 캠페인. 이것을 통해 책을 사면 대략 5000원에 100원 정도가 기부된다고 하는데, 그건 온라인 서점 업체에서 부담한다고. 후원 서점에 알라딘이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는데, 역시나 제일 앞에 붙어있었다(거기에 뭐 특별한 의미가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게다가!
내 테터 블로그에 라이프로그를 붙일 수 있게 되었다. 평소에도 이글루스의 라이프로그를 숫가락 빨며 쳐다만 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간단하게 붙일 수있을 줄은 몰랐다. 상당히 만족스럽다. 더구나 여러가지 타이틀로 붙일 수 있다니, 유연하기까지. 나로서는 상관없지만 굳이단점이라고 따진다면 책 밖에는 안 된다는 점 정도. 그렇지만 Open Your Book이라는 사이트의 성격 상 단점이라고 말할수는 없을 듯 하다.

Open Your Book, 여러가지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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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최근에 나온 책들(68)

점심 먹고 산책 삼아 몇 권의 책을 소개한다. 봄비가 살짝 내렸던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볕이 좋다(당연한 말이지만, '봄날'이다). 어제 한국일보에 실렸던 고종석의 칼럼 '봄날의 만보(漫步)'는 오늘 날씨에 더 어울렸음 직하다. 그 칼럼의 마지막 대목은 이렇다.

"삶의 큰 부분은 싸움이다. 사람이라는 종(種)이 출현한 뒤 줄곧 그랬겠지만, 인간의 가장 내밀한 부분까지 거리낌없이 상품화하고 있는 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리 악착같이 싸우는 것도 따지고 보면 결국 쉬기 위해서다. 깊숙한 수준에서, 그것은 뜻밖에도 초월의 소망과 잇닿아 있다. 둘레 세계와 거리를 두고 혼자 느릿느릿 걸을 때 우리는 문득 제 주인이 되어 초월의 문턱에 설 수 있다. 우리는 제 주인으로 태어났지만, 일상 속에서 대체로 제 주인이 되지 못한다. 홀로 느릿느릿 걷는 것은 잠시라도 제 주인이 되는 길이다. 지금이 바로 이런 성찰적 걷기의 적기다. 조금 있으면 선거와 축구의 미친 바람이 휘몰아칠 테니."

 

 

 

 

'둘레 세계'란 표현을 굵을 글씨로 강조한 것은 나의 견문으로는 '최초의' 조어가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어제 인터넷 검색을 잠시 해보았는데, 같은 표현을 찾지 못했다). 보통은 '주변'이나 '주변 세계'란 말로 대신할 대목에서 고종석은 '둘레 세계'라고 적었고, 이 새로운 조어 때문에 나는 반나절이 즐거웠다. 요즘 흔히 쓰는 '배둘레' '허리둘레' 할 때의 '둘레'가 '둘레 세계'로 스카웃된 것은 마치 WBC에서 한국야구팀이 미국과 일본팀은 연파한 것과 같은 (대견한) 쾌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고종석의 영어이야기> 같은 책도 간혹 내지만 고종석의 (한)국어 사랑은 각별한데, 지난주부터 연재를 시작한 '말들의 풍경'(그의 자백대로 작고한 평론가 김현 선생의 제명을 훔쳐온 것이다)에 내가 기대를 거는 건 그런 이유에서이다(그의 가지런한 한국어는 요즘의 어지간한 비평가들도 주지 못하는 '읽는 재미'를 내게 준다).  

여하튼 점심을 먹었으면 '봄날의 만보'라도 다녀올 일이거만, 나는 고작 이런 페이퍼나 쓰다가 잠시 도서관에 다녀오는 걸로 오늘의 산책을 마감했다. 그러면서 떠올린 것은 '산책'열이라고 하면 세계 정상을 자부하는 나라 러시아이다. 모스크바의 산책로들이 기억에 새로웠는데, 이미지는 요즘 분위기에 맞게 모스크바대학의 야구장을 띄워놓는다(이미지 버점 참조). 러시아 야구수준이라는 건 별 게 없지만 대학간 친선경기가 이 경기장에서 열리며(나는 구경가보지 못했지만) 내가 있던 본관 기숙사에는 한동안 와세다 대학의 야구 선수 한 명이 초청을 받아 기숙한 적이 있었다. 이런 날에는 저런 경기장에서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뛰어보는 것도 부듯하겠다.  

 

 

 

 

최근에 나온 책으로 그런 부듯함을 안겨주는 건 최선 교수의 번역으로 나온 대역본 <예브게니 오네긴>(서울대출판부, 2006)이다. 이미 지난 99년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여 두 종의 번역서가 출간된 적이 있는데(물론 그밖에도 국역본이 두엇 더 된다) 이번에 나온 대역본의 특징은 러시아어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한 페이지당 한 연씩 할당해서 배치하고 있다는 점. 그러니 이미 러시아어본, 영어본 등을 포함해서 여러 종의 번역본을 갖고 있는 처지이지만 '애서가'의 구미를 당기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대역본으로는 서정시편들을 담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민음사) 이후에 처음이 아닌가 싶다(역자의 또다른 푸슈킨 번역으로는 <보리스 고두노프>와 <벨킨 이야기/스페이드 여왕>이 있다). 아래는 푸슈킨의 친필 원고.

특히나 역자는 '오네긴 연(스탄자)'라고도 불리는 고유한 형식과 리듬감을 우리말로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애를 쓴지라 이런 봄날에 산보하면서, 혹은 벤치에 앉아서 읽기에 더욱 좋겠다(밤에는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곡들과 함께). 한번쯤 러시아 문학의 '대명사' 푸슈킨의 세계에 한번쯤 빠져보시길. 혹은 각별한 애정이 담긴 손으로 받아보시길. "반은 우습고, 반은 슬프고, 소박하고 서민적이고 또 고답적인 각양각색의 장을 모은 이 작품을. 내 즐거움과 불면과 날개 돋친 영감의 결실, 설익은 시절과 시들어버린 시절의 열매, 이성의 냉철한 관찰과 심장의 슬픈 기억으로 내키는 대로 엮은 결과물을."   

러시아문학 전공자로서 덧붙이자면, <예브게니 오네긴>의 주석으로는 역자가 참조하고 있는 유리 로트만의 주석과 작가 나보코프의 번역/주석이 가장 유명하다. 나보코프의 주석은 러시아어로도 번역돼 있으며 나도 재작년에 구했던 책이다(저렴하기에). 아무려나 전공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사랑받는 '고전'이었으면 싶다.

한가지 더. 이번에 나온 번역본에서는 '타치야나'나 '따찌야나'로 표기되었던 여주인공이 '타티아나'로 표기됏다. 구개음화를 표기에 반영하지 않은 것인데(읽을 때는 '타치야나'로 읽어야겠다), 다소 독특한 선택이다. 그리고, 작품의 대단원에서 '끝'에 해당하는 러시아어 '까녜츠(конец)'가 '까녜치(конеч)'로 잘못 표기됐다. 오타일 텐데, 한편으로는 이 작품에 대한 읽기와 번역이 결코 종결될 수 없는 것임을 고지하는 듯도 하다.

푸슈킨 자신이 이렇게 적어놓고 있지 않은가? "삶의 소설을 끝까지 읽지 않고 내가 내 오네긴과 그런 것처럼 갑자기 소설과 작별할 수 있는 사람은 축복 받은 자이다."

 

 

 

 

두번째 책은 앙그레 라콕과 폴 리쾨르의 공저 <성서의 새로운 이해>(살림, 2006)이다(이 책은 이미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있다). 살림출판사에서 나오는 '우리시대 신학총서'의 10번째 책으로 나온 것인데, 원저는 'Thinking Biblically'(1998)이고 역자 김창주 교수는 시카고 신학대학의 교수인 라콕의 제자이다. 같은 출판사에서 작년 연말에 나온 폴 존슨의 기독교사 <2천년 동안의 정신>과 같이 읽어보면 기독교에 대한 이해와 '영성 함양'에 도움이 되겠다.

두 공저자는 책의 부제 '주석학과 해석학의 대화'에서 각각 성서 '주석학'과 '해석학'을 떠맡고 있는데, 작년에 타계한 프랑스 철학자 리쾨르에 대해서는 따로 소개가 필요하지 않을 테고, 라콕 교수도 저명한 성서학자로서 시카고 신학교에 재직하면서 멀치아 엘리아데, 리쾨르 등과 깊은 교분을 나눈 것으로 돼 있다.

지난 연초에 '시편'을 좀 읽으면서 관련 주석들을 찾아읽은 적이 있는데, 비록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종교(성) 혹은 '종교적 인간'에 대한 나의 관심은 뿌리가 깊은 편이다. 거기에 레비나스나 데리다의 종교론에 자극을 받아서(거기에 지젝의 '유물론적 신학'까지 보태진다) 성서와 그 관련서들을 조금씩 읽고 있다(데리다식의 성서 읽기로는 'Derrida's Bible'(2004) 같은 논문집이 나와 있고 데리다와 종교라는 테마에 대해서는 Yvonne Sherwood의 'Derrida and Religion'(2004)가 가장 포괄적이다. 데리다와의 인터뷰도 포함돼 있다). '주석학과 해석학의 대화' 방식으로 성서를 읽는 것은 그 읽기에 요긴한 지침이 되어줄 듯하다.  

 

 

 

 

세번째 책은 아돌프 로스의 <장식과 범죄>(소오건축, 2006). 모처럼 건축(비평)가의 책을 꼽게 됐는데, <아르누보>(예경, 2005)에 잠깐 소개돼 있다는 저자 아돌프 로스(1870-1933)는 "현재의 체코 브르노에서 태어나 빈에서 활동한 오스트리아 건축가이자 비평가"로서 "<장식과 범죄(1908)>를 비롯한 많은 사회, 문화비평들로 빈 아르누보(제체시온)에 반기를 들고 현대의 정신이 나아갈 바를 제시했다"고 한다.  

사실 로스의 책은 오늘 한겨레의 북리뷰를 읽다가 '발견'한 것이다. '장식'과 '범죄'라는 제목부터가 눈에 띄는데, 한마디로 "장신은 죄악이다"라는 게 그의 세계관이라고 한다. 리뷰에 따르면, "그는 건축의 진정성에 관심을 기울였다. 건축은 건물의 실제 목적과 부합해야 한다는 것, 재료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시대가 보유한 진보적 기술로 지을 것을 주문했다."(그에 따르면 대중의 수준이 낮을수록 장식을 원하며 장식만 강조하는 것은 범죄와 문신의 관계와 같다고.) 예상할 수 있는 바이지만, 그는 츠빙거 궁전 같은 건축 대신에 당연히 심플하고 실용적인 건축을 지향했겠다. 그가 디자인한 아파트라고 한다(아파트 값도 좀 저렴해지지 않을까?). 한데, 국내의 아파트들은 다 그런 '심플한' 아파트들 아닌가?(오히려 로스의 아파트가 장식적으로 보일 정도로!)

과거 유럽의 궁전들 같은 '장식적인' 건축들을 주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지라(서울이 세기말의 비엔나도 아니고) 아돌프 로스의 '세계관'은 감동적이면서도 멋쩍다. 우리 현실에 대입하자면, "실내장식(인테리어)은 죄악이다"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랬다면 세간이 별로 없는 나로선 더욱 감격했을 것이다.

 

 

 

 

네번째 책은 브루스 모런의 <지식의 증류>(지호, 2006)이다. 부제는 '연금술, 화학, 그리고 과학혁명'이며 오랜만에 나온 '연금술' 책. '오랜만'이라고 한 건 내가 갖고 있는 앨리슨 쿠더트의 <연금술 이야기>(민음사, 1995)를 염두에 두어서이다. 물론 그간에 관련서들이 없지 않았다(코엘료의 <연금술사> 탓인가?). 이번의 책은 과학사가인 저자가 과학혁명의 장애물로 간주되어온 연금술의 복권을 시도하고 있는 책. 저자에 따르면, 16-17세기에 연금술이야말로 과학혁명의 원동력이었다는 것.

소개에 의하면, "지은이는 연금술사들의 발견이 비록 부정확한 오류 투성이지만 정밀하고 장시간에 걸친 관찰과 실험을 통해 과학적 연구의 토대를 세웠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현대 의학과 화학, 인체에 대한 이해 등에 끼친 영향을 상세히 묘사한다. 연금술사들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이작 뉴턴 등의 저작을 분석하면서 당대 많은 지식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연금술을 과학적 학문으로 여기는 시각을 보여준다." 이 주제에 관해서는 최적의 입문서라고 하니까 믿어봄 직하다.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역시나 산책할 때 들고나가기 좋은 책(다소 두꺼운가?), <한시의 세계>(문학동네, 2006)이다. "한시 감상의 기초 개념과 한시의 양식을 체계적으로 소개한 입문서. <김시습 평전>, <한시기행>의 고려대 심경호 교수가, 2001년부터 2년간 월간 「현대시」에 연재했던 원고를 다듬고 여기에 새로운 내용을 보충하여" 펴낸 책으로 "한시 구성의 기본 원리에서부터 한시 미학의 핵심적인 개념들, 한시에서 즐겨 다루는 소재, 한시 창작의 방법론 등을 200편이 넘는 다채로운 한시와 더불어 설명했다. 당시와 송시뿐 아니라 뛰어난 한국 한시까지 골고루 소개해 '한시의 세계' 전체를 균형 있게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해서 읽어보면 된다.

그간에 한시 입문서의 최강자는 정민 교수의 <한시미학산책>(솔출판사, 2006)과 어린이용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보림, 2003)였다. 이에 심경호 교수의 <한시의 세계>가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그 귀추가 주목된다. 여기서 맛보기 한 수와 그 해설을 잠시 감상해본다.

春宵一刻値千金 봄날 밤은 한 시각이 곧 천금
花有淸香月有陰 꽃은 맑은 향기 품고 달빛은 어스름하다.
歌管樓臺聲細細 누대에선 노래와 피리 소리 가늘게 들려오고
楸韆院落夜沈沈 그네만 남은 정원에 밤은 점점 깊어간다.

"술자리가 벌어졌던 누대에도 밤이 깊자 노랫소리와 피리 소리가 희미하다. 그래도 불빛이 여전히 휘황한 누대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시인은 정원에 홀로 서 있다. 낮에는 여인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깔깔대는 웃음을 흘리며 그네를 뛰던 정원이다. 밤이 깊도록 시인은 홀로 깨어 서성인다. 독성(獨醒), 이것이 한시의 영원한 주제이다. 세상 물결에 휩쓸려 잠길락 뜰락 하면서 흘러가면 그만인 인생을, 시인은 그렇게 살아가지 못한다. 이 절망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한시에는 그 긴장이 있다."(강조는 나의 것) 조오타!

거기에 호응하여 김수영의 시 '봄밤' 한 수.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달이 떠도
너는 조금도 당황하지 말라
술에서 깨어난 무거운 몸이여
오오 봄이여

한없이 풀어지는 피곤한 마음에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너의 꿈이 달의 행로와 비슷한 회전을 하더라도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기적소리가 과연 슬프다 하더라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서둘지 말라 나의 빛이여
오오 인생이여

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인의 생활과
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
눈을 뜨지 않은 땅속의 벌레같이
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절제여
나의 귀여운 아들이여
오오 나의 영감이여

"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인의 생활과/ 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이 봄밤이다. 그런 밤들이 지나가고 있다...

06. 0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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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2007-01-1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의 서재는 광범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