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피
강희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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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사는 탈북자들의 이야기

 

6.25전쟁이 일어난 지 65년이 되었다. 이게 무슨 기념일이 된다고 TV에서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저 긴 휴전 상태일 뿐이다. 그리고 남과 북은 점점 다른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가치관이 전혀 다른 민족이 되어 가는 것이다. 그래도 북한 주민들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그곳을 탈출해 남한으로 넘어온다.

 

오늘도 다른 국가들의 도움이 없을 경우에는 북한 주민들이 심각한 기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6.25 전쟁 당시에는 지하자원으로 남한보다 경제적 우의를 점하고 있던 북한의 경제가 공산주의의 한계를 보이며 결국 기아에 허덕이는 가난한 나라가 되어 버렸다.

 

우리는 현재의 북한 상태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저 국제기구나 외국의 뉴스를 통해 조금씩 접할 뿐이다. 그리고 적십자 등의 기관을 통해 수만 톤의 쌀을 북한에 보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 많은 쌀은 민중에게 돌아가지는 못했다. 모든 것을 똑같이 균등하게 분배한다는 공산주의의 사상은 결국 또 하나의 계급 사회만을 양산해 냈을 뿐이다. 지배자 동지들과 그 나머지들로.

 

이 소설 속에서 자신의 얘기를 하는 여자는 '포피'라고 불린다. 포피는 탈북자로서 남한에서 검정고시를 통과해 유명한 사립대에 합격해서 석사를 전공한 엘리트이다. 그녀는 좋은 대학교를 졸업해 이 사회에서 멋지게 일할 것을 꿈꾸었지만 언어나 문화적인 차이가 드러나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녀는 결국 키스방에서 일하게 되는데, 자신을 찾아온 소설가에게 자신의 탈북 얘기를 들려주게 된다.

 

포피는 북한에서 처참한 상황을 겪게 된다. 한 마을이 사라질 정도로 사람들은 계속 굶어 죽고 어쩔 수 없어 중국으로 탈출한다. 탈출하는 상황에서 아빠는 북한 군인에게 잡혀 끌려가고 포피의 엄마는 조선족 남자 형제들에게 몸을 의탁하게 된다. 그러다 포피는 그들 중 막내 형제의 도움으로 엄마와 함께 남한으로 넘어와 살게 된다.

 

이러한 과정들이 포피의 말로 전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포피의 말로만 채워지고 있는 점이 조금은 아쉬웠다. 키스방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내용을 전개하기 위해서 포피가 직접 말하는 형식을 갖춘 것이라고 보지만,,, 조금 더 다양한 형식을 사용해 보면 내용이 더 풍부해지지 않았을까 한다.

 

포피는 키스의 미학에 대해서 미술 작품과 다양한 사례를 가지고 설명하고 있다. 다른 어떤 행위보다 서로 더 깊은 감정을 나눌 수 있다고. 쓸쓸하고 외로운 남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위안의 행위라고 말이다. 여기서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적응하기 힘들어하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다는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모두가 일을 찾기가 힘든 시기인 만큼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일에 탈북자들이 많이 빠져든다고 한다.

 

북한의 처참한 상황과 중국 조선족과의 불편한 관계, 남한에서 힘들 게 살아가는 탈북자들의 이야기... 이것을 보면서 한 가지 든 의문은 왜 북한에서는 정권에 대한 시위가 없냐는 점이었다. 언론 통제로 기사화 되지 않고 있는 것일까? 이 소설이나 탈북자들의 경험을 들어봐도 독재 정권에 대해서 어떤 종류의 시위도 듣지 못한 것 같다. 죽을 각오로 탈출은 하는데, 왜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데도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려고 행동하지 않는 것일까?

 

포피의 엄마도 남한으로 탈북해 왔어도 여전히 김정은에 대한 찬양을 늘어놓고 있다는 점을 보면 그건 하나의 신앙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세뇌를 당한 걸까? 하지만 북한 지도자들은 그렇게 살이 쪘을 정도로 잘 먹고 있으면서 정작 민중들을 뼈만 남아 굶어 죽는데도 김정은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책을 읽어도 여전히 알 수 없었다.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보다는 탈북자들의 고난과 남한 적응기가 초점이니까...

 

남한과 북한이 언젠가는 통일이 될 수 있을까???

 

 

* 네이버 책좋사 나무옆의자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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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을 대표하는 리터러리 작가이자 베스트셀러 소설가
스웨덴 시내 한복판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 그리고 한 이슬람 이주 청년의 긴박한 하루
소수자, 약자, 혹은 혐오 대상으로서 살아가는 한 인간 내면을 밀도 있게 그려 낸 문제작

 

 


 

『나는 형제들에게 전화를 거네』는 2010년 12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타이무르 압둘와하브(Taimour Abdulwahab)라는 남성의 자살 폭탄 테러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스웨덴은 이백 년 넘게 어떠한 전쟁과 분쟁도 겪지 않은 중립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이민 2세대인 케미리는 이 작품을 통해 스웨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공포와 불안을 퍼뜨리는 테러, 그와 함께 확산되는 인종차별주의와 이슬람 혐오주의, 그리고 그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소수자, 약자, 혹은 혐오 대상으로 살아가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류 사회’의 시각에서는 관찰할 수 없는 이민자-외국인-이방인의 모습과 생각을 보여 줌으로써 주류 문화와 비주류 문화 간의 소통과 교류를 시도하는 케미리는, 새로운 주제와 서사 기법으로 스웨덴뿐만 아니라 유럽 문학 지형도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문제적’ 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 2015년 6월 25일 ~ 7월 1일 
- 당첨자 발표 : 7월 2일 (리뷰 작성 기간 : ~7월 14일)

 
2. 모집인원 
- 10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자신의 블로그에 스크랩 해주세요.(필수)
-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서평단 응모 링크(https://goo.gl/wiEUIv)를 클릭하여 설문지 작성

 

4. 당첨자 미션
-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알라딘'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 서평이 등록되지 않는 경우 추후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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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6 14: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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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 - 우리 삶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14가지 길
필립 코틀러 지음, 박준형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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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더 나은 자본주의를 위한 제안서

 

현재 우리에게 닥친 문제는 끝도 없이 많다. 환경은 파괴되어 재앙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고 경제 성장이 뒤처지면서 빈부 격차가 더욱 심해졌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20~30대의 많은 청춘이 비정규직, 계약직, 인턴에 목숨을 거는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치솟는 물가상승률을 따라 잡지 못하는 월급으로는 한 달을 생활하기에도 벅차서 결국 비싼 이자를 물리는 대출의 늪에 빠지게 된다. 그러면서 노후 준비는 손도 못 대고 그때 그때 겨우 살아남아야 하는 우리들은 결혼·출산·연애를 포기하는 삼포세대, 거기에다가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사포세대가 되어 가고 있다. 이때 쯤 우리는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왜 우리는 열심히 살고 있는데도, 더 힘들어지기만 할까??

 

이러한 현상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실이 아니라는 점은 언젠가 경제가 성장하면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무너뜨린다. 필립 코틀러는 이러한 암울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보다 나은 자본주의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 그 대안을 살펴보고 있다. 그렇다면 필립 코틀러는 대체 누구일까?

 

필립 코틀러는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이자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세계적인 마케팅의 대가라고 한다. 그는 서로 상반된 시각을 가진 세 명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학자들에게서 경제학을 배웠다. 이들 세 사람은 자유시장경제의 대표 주자인 시카고대학의 밀턴 프리드먼 교수와 케인스 학파를 대표하는 MIT대학의 폴 새뮤얼슨과 로버트 솔로 교수다. 그는 마케팅을 경영과학으로 끌어올리며 전 세계 경영대학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마케팅 교과서를 집필하였고 수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해왔다.

 

이러한 필립 코틀러는 현재의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14가지 관점에서 제시하고 그에 따른 해결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어서 주목할 만하다. 자본주의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왜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 소득 불평등, 파괴의 씨앗 / 수렁에 빠진 노동자들 / 자동화에 일자리를 뺏기다 / 이익은 기업이, 비용은 사회가! / 환경과 성장, 지속 가능한 경제 / 경기순환과 불안정한 경제 / 위험한 이기심 / 부채의 늪과 금융규제 / 잘못된 정치가 경제를 망친다 / 코앞의 이익에 눈 먼 기업들 / 시장은 충분히 믿을 만한가? / 우리 삶은 왜 나아지지 않을까?

 

결국 필립 코틀러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모두를 위한 자본주의를 꿈꾸고 촉구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현재와 같이 기업들이 단기적인 성과에만 매달린다면 우리는 모두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고 그것은 더 큰 손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의 이상향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모범적인 사례를 들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왜 우리 사회가 있는 자들만을 위한 나라가 되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돈을 많이 버는 부자들이 오히려 세금을 덜 내는 이 시스템은 대체 누가 만들어 냈을까? 열심히 일하고 겨우 받아낸 월급보다 일하지 않고 부동산이나 주식같은 곳에 투자해서 얻은 불로소득에서 떼는 세금이 더 적은 현실이 올바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땀을 흘릴수록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그만큼 월급도 적다.

 

왜 이런 구조로 되어 있을까? 바로 있는 자들만이 서로를 밀어줄 수 있고 법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현대의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누가 말했을까? 선거를 치를 그 돈을 누가 댈 수 있단 말인가? 그러니 국회의원들은 자신을 후원하는 자금이나 비자금을 받고 자신이 국회의원으로 뽑히면 자신의 뒤를 대준 대기업이나 부자들을 위한 법을 만들어 내면서 자신들의 왕국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

 

자유시장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낙수효과 등을 들먹이면서 잘 되는 기업들을 더 밀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최저임금을 올리는 등 부의 재분배와 관련된 모든 일을 경제가 후퇴하게 될 재앙의 씨앗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낙수효과는 거의 일어나지 않고 부의 독점 현상이 더욱 고착화 될 뿐이다.

 

경영인들이 받는 돈의 상한선을 지키고 최저임금을 올려도 경제는 후퇴하지 않고 오히려 경기가 활성화되는 모습을 복지를 추구하는 국가들에서 많이 보여주고 있다. 그 나라의 국민들은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보다 더 높다. 그곳의 국민들은 삶의 만족감과 행복감도 높고 일을 하면서도 적당한 휴식을 취하며 건강한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뛰어난 인재를 가졌다고 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상태는 어떨까? 노인층은 어려운 노후준비 때문에 자살하고 10대들은 무한한 경쟁 속에서 성적을 비관하며 자살을 선택한다. 밝은 미래를 꿈꿔야 할 청소년들이 자살하는 비극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자유시장 자본주의는 있는 자들만을 위한 논리이고 궤변일 뿐이다.

 

우리는 모두 있는 자들을 대변하는 궤변에 세뇌당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조금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서,,, 조금 더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성적으로 제대로 된 선택을 하자...! 돈을 쏟아부은 유명세나 언론 플레이에 속지 말자...! 이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현재와 같은 상태로라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을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자본주의의 14개 단점은 각각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빈곤은 소득 불평등 문제의 일부이고, 이는 다시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여기에서 높은 실업률 문제가 이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2가지 해결책인 긴축재정과 부양책이 충돌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 정치적 로비가 끼어들면서 정치인들이 금융규제와 환경보호 같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 권력 유지를 위해 표를 행사하게 만드는 식이다.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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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5 09: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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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5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 앤터니 호로비츠 셜록 홈즈
앤터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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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의 역사는 계속 된다!

 

추리소설의 역사에서 고전 중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셜록 홈즈 시리즈! 그 이후를 현대에도 만날 수 있는 반가운 책이 출간되었다. 홈즈는 새롭게 번역이 되어 완역판으로 재출간 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아직도 그 인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명탐정이다. 그만큼 영화나 드라마, 심지어는 뮤지컬로도 만들어져서 홈즈는 새롭게 평가받고 재창조 되고 있다.

 

셜록 홈즈는 명탐정의 대명사로서 추리소설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셜록 홈즈는 영국의 추리소설가인 아서 코난 도일의 1887년 작 <주홍색의 연구>에 처음 등장한 이래로 장편소설 4편, 단편소설 56편에서 활약하였다. 셜록 홈즈의 인기는 대단해서 사람들은 실제 인물이라고 믿을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마지막 사건>에서 셜록 홈즈가 죽게 되자 많은 독자들이 항의 편지를 보내서 결국 몇 년 뒤에 아서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를 되살려 낼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은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도 소개된 내용이라고 알고 있다.

 

그만큼 셜록 홈즈는 우리의 현실 속에 살아서 존재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셜록 홈즈는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패러디되어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작품 이후를 그린 작품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것도 아서 코난 도일 재단의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작품으로서 말이다.

 

아서 코난 도일 재단은 아서 코난 도일의 막내 아들이자 유작 관리자인 에이드리언 코난 도일이 설립하여 이후 코난 도일 경의 후손들이 작접 운영하고 있는 재단이라고 한다. 유작과 저작권을 관리할 뿐 아니라 엄격한 기준으로 작가 사후에 나온 셜록 홈즈 작품들을 평가하고 있다. 재단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재단에서 공식적으로 항의한 작품이 절판된 사례도 있다고 하니, 자신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는 재단이 있는 아서 코난 도일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서 코난 도일 재단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콘텐츠에는 재단 고유의 마크가 찍혀 있다고 하니 그 콘테츠에 대한 신뢰감이 생겼다.

 

이 책을 지은 앤터니 호로비츠는 2007년 영국 출판업계 시상식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각본가라고 한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판매고를 올리며 읽혀지고 있고 자신이 쓴 각본으로 영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16살 때 처음 아서 코난 도일의 작품을 읽은 이후에 셜록 홈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밝히기도 해서 그의 작품이 기대가 되었다. 앤터니 호로비츠는 <셜록 홈즈: 실크하우스의 비밀>이리는 책을 써서 화제가 되었는데, <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은 그 전작을 잇는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실크하우스의 비밀>을 꼭 읽어야지만 <모리어티의 죽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리어티의 죽음>은 아서 코난 도일이 셜록 홈즈를 죽게 만들었던 <마지막 사건>이라는 단편 그 이후를 그리고 있다. 셜록 홈즈는 3년이 지나서 <빈집의 모험>이라는 단편에서 왓슨의 기록으로 다시 등장한다. 하지만 <마지막 사건>에서 셜록 홈즈와 대결했던 모리어티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러한 의문에서 이 책은 시작하고 있다.

 

<모리어티의 죽음>은 처음에 한 신문이 등장한다. 그 신문에서는 조너선 필그림이 하이게이트 인근의 머턴 가 근처에서 잔인하게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리고 '나'라는 주인공이 나타난다. '나'는 프레데릭 체이스로서 라이헨바흐 폭포 사건에서 죽은 모리어티를 확인하게 위해 미국에서 건너온 사람이다.

 

프레데릭 체이스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사무소인 핑커턴의 직원이다. 그는 자신의 조수였던 조너선 필그림이 준 정보로 미국의 악명높은 범죄자인 클래런스 데버루가 영국의 모리어티와 손을 잡으려고 접촉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클래런스 데버루를 잡기 위해 대서양을 건너온 것이다. 프레데릭 체이스는 런던 경시청의 애설니 존스 경감과 함께 손을 잡고 악명 높은 범죄자의 뒤를 쫓는다. 단서를 뒤쫓으며 클래런스 데버루의 부하들을 한 명씩 찾아가는데,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잔인하게 살해 당하고 만다. 체이스와 존스 경감은 목숨의 위협을 느끼면서 클래런스 데버루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작품 속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 인물이 내 판단을 흐트러뜨리기 위한 거라는 걸 알면서도 너무 존재감이 있어서 마지막 결말을 읽고도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몇 가지 단서와 의문점을 통해 결말을 조금은 추측했어도 반전으로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건의 진상을 드러내는 증거를 확인하기 위해서 책을 다시 펼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모두 읽고 좋아한다면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건들을 더 잘 이해하고 재미를 느낄 것이다. 하지만 다른 홈즈 시리즈를 읽지 않았어도 이 책을 읽고 재미를 느끼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나의 독립된 추리소설로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셜록 홈즈 시리즈를 하나라도 읽었다면 그 당시 영국의 분위기와 탐정 수사 방식을 조금 더 친근하게 느끼고 재미를 느낄 것이다. 그리고 책 중간 중간에 셜록 홈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나오기 때문에 그 구체적인 사건들을 자세히 알고 있다면 읽는 재미가 더 쏠쏠할 것 같았다. 읽지 않았어도 이 작품을 읽으면 셜록 홈즈 시리즈를 모두 읽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세 명의 여왕>이라는 짧은 단편이 있는데, 왓슨의 이야기로 셜록 홈즈가 등장하고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앤터니 호로비츠가 적은 단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서 코난 도일이 썼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작품 분위기와 등장인물들이 비슷하게 느껴져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셜록 홈즈는 이렇게 재창조 되면서 그의 역사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서 코난 도일이 셜록 홈즈를 창조해 냈지만 이미 그의 손에서 떠난 인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셜록 홈즈는 살아서 우리 현실을 마음껏 돌아다니고 있다. 작가가 창조해 낸 세계, 인물이 생명력을 얻어가는 과정이 정말 대단하고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가의 창조력이 다시 한번 존경스러웠다.

 

앞으로 셜록 홈즈의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창조되어 어떤 세계로 뻗어 나가게 될 것인지 그 길이 사뭇 궁금해졌다. 그리고 셜록 홈즈의 세계가 반복·변주되면서 어떤 모습으로 확장되어 갈 지 기대가 되었다. 셜록 홈즈의 다음 작품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싶다.

 

 

* 황금가지 출판사로부터 사전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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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케이스스터디인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왜 케이스 스터디인가 - 복잡한 현상을 꿰뚫는 관찰의 힘, 분석의 기술
이노우에 다쓰히코 지음, 송경원 옮김, 채승병 감수 / 어크로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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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의 재발견, 케이스 스터디!

 

미국에는 경영학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미국경영학회가 매년 1000여 편의 논문 중 단 한 편만 선정해서 수여하는 최우수논문상이 있다. 이 책에서는 최우수논문상 수상 논문 5편이 실려 있다. 이 5편은 케이스 스터디 연구로 기존 경영학계에 충격을 주며 비즈니스의 통념을 뒤집은 것들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케이스 스터디가 무엇일까? 바로 블랙스완이라는 특이한 케이스를 면밀히 관찰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보통 사례연구라고 하면 귀납법이라는 방법론을 적용하여 이론적으로 모든 사례를 연구할 것이다. 그 사례가 모두 백조가 하얗다면 모든 백조는 하얗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이 귀납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수의 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귀납법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나라도 다른 사례를 발견한다면 대전제에 모순이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그러한 특이 사례를 제외하고 보편 사례들만을 가지고 연구하게 되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케이스 스터디는 그 특이한 사례를 연구해야 하는 필요성을 실제 논문을 가지고 제시해 주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도 일상적으로 적용해 볼 수 있다고 케이스 스터디 방법론을 알려주고 있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번 읽어볼 만했다.

 

케이스 스터디의 강점에 대해서 저자는 세 가지를 들고 있었다.

 

강점1. 인간의 지성을 활성화하는 힘(사고력과 관찰력을 이끌어내는 힘)을 키운다.

강점2. 복잡한 현상에 대응하는 힘(인과관계를 밝히는 힘)을 키운다.

강점3. '유추법'으로 미래를 개척하는 힘(전례가 적어도 유효한 가설을 이끌어내는 힘)을 키운다.

 

이 케이스 스터디에 제시된 논문은 총 5편으로 해당 논문의 내용과 주목할 만한 점을 자세히 들고 있어서 논문을 보지 않고서는 읽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첫 번째 논문은 쓰러져 가는 교회가 다시 활성화되는 사례를 들고 있다. <미국경영학회지>에서는 '급진적인 조직변화는 창발적으로, 즉 조직 구성원에 의해 자발적으로 창출된 아이디어가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거쳐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지면서 서서히 진행된다'는 사실을 새로이 발견하게 됐다며 수상 이유를 들고 있었다.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시에 위치한 '트래비스 파크 연합감리교회'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교회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신도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쇠락하게 되었다. 남아 있던 신도들은 교회를 바꾸기 위해 의논을 하다가 근처 노숙자에게 아침을 제공하게 되는데,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점차 지역 내 가장 큰 노숙자 지원 센터까지 설립하게 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위에서부터의 변화가 아니라 아래에서부터 혁명이 시작되는 리더십이라는 사례라는 것이다.

 

두 번째 논문은 신문이 온라인에서 살아남은 이유를 그 반대되는 사례들과 비교하면서 제시하고 있었다. 이 논문을 쓴 길버트는 비슷한 사례를 표본으로 선정하였고 게다가 자신의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사례뿐만 아니라 그 반대의 경우도 대조군으로 설정하여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재 논문은 할리우드에서 실제로 자주 행해지고 있는 '피치' 미팅으로 '창의성' 평가를 제시한 것으로 현장연구와 인터뷰 조사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는 창의성을 어떻게 평가해 낼 것인가? 시나리오 작가가 직접 영화 프로듀서에게 자신의 시놉시스를 설명하는 관계를 분석하여 객관적인 평가 요소를 끄집어 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네 번째 논문은 의료 혁신이 전파되는 관계를 세밀하게 분석해 내었는데, 자신들이 세운 가설과 분석한 내용이 다른 경우에도 더 자세한 가설을 설정하여 분석해 내려고 했다. 그래서 펄리의 연구팀은 전문가 집단에 숨겨진 폐쇄성을 '사회적·인지적 경계'라는 개념으로 설명해 내기도 했다.

 

다섯 번째 논문은 벤처 기업이 회사를 매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매도측과 매수측의 사이에 생기는 '신뢰'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이러한 신뢰가 매도 이후의 회사 경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점이라 할 수 있다. 한 쪽의 관점만으로 제시한 것이 아니라 매도측과 매수측 양 쪽의, 각 과정마다의 심리 변화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신뢰 프로세스를 구축하였다는 점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였다.

 

이처럼 다양한 논문을 가지고 케이스 연구의 특징을 꼽고 있는데, 각 장의 주요 주제를 정리하여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1. 단 한 개의 사례라도 분석 시점에 따라 충분한 시사점을 이끌어낼 수 있다.

2. 면밀한 조사 설계를 통해 가설을 검증한다.

3. 현장에 뛰어들어 예상치도 못한 '발견'을 한다.

4. 추가 분석을 통해 가설의 정밀도를 높인다.

5. 조사 대상을 추적하여 인과 메커니즘을 규명한다.

 

이러한 특징들을 알고 있다면 개인이나 비전문가들도 케이스 연구를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을 듯 했다. 이러한 케이스 연구는 경제나 사회 현상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통찰력을 길러주는 데 그 핵심이 있다. 우리의 사회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다. 인문학 공부를 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 사례 연구를 함께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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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5 13: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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