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발견 - 먹기 전에 꼭 알아야 할 48가지 건강 지식
하상도 지음 / 북뱅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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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재고하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누구나 아프지 않고 늙어 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음식을 섭취하는 것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면서 몸에 좋은 것들을 챙겨 먹으려고 한다. 이런 경향 때문인지 최근 TV에서는 음식을 요리하는 TV쿡 방송도 많아졌다. 이러한 요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아마추어 요리사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음식에 대한 상식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면서 그 부분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래서 책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나도 음식에 대해 제대로 알고 먹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우리가 음식에 대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다루고 있었다.

 

식품에 들어가는 각종 첨가물 즉, 화학조미료 MSG, 소금, 인산염이 첨가된 커피믹스 등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그리고 기호식품이라고 할 수 있는 콜라, 초콜릿 외에도 가짜 백수오나 일명 우유주사인 프로포폴 등을 다루었다. 또한, 식품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냉동식품이나 전자레인지, 주방세제, 글루텐 등에 대해서 소비자의 걱정을 조금 덜어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식품에 대한 각종 오해와 올바른 건강 상식에 관한 내용으로 정크푸드나 유통기한 등을 다시 정의하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위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음식에 대한 오해를 수정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비슷한 내용이 앞 부분과 뒷 부분에서 다시 반복되는 것을 몇 번 느꼈다. 목차를 살펴보니, 중복되는 소재를 다시 다루고 있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많이 다르지 않아서 똑같은 내용이 나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예를 들면, '콜라는 도대체 어떻게 마셔야 하는가?'와 나중에 나오는 '콜라를 많이 마시면 암에 걸린다?'가 있다. 같은 콜라 얘기라면 한번에 얘기를 다 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왜 굳이 챕터를 나눠서 따로 설명하고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이런 비슷한 내용들이 몇 가지 더 되었다. '정크푸드가 아니라 정크 식습관이 문제다''패스트푸드와 정크푸드에 씌워진 억울한 누명'도 비슷한 내용이었다. '어린이 급식, 불안한 위생 문제 해결 방안''음식 알레르기 발생 급증과 그 증상의 심각성'도 결국 급식을 더 제대로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저염 김치, 과연 몸에 좋을까?''김치 식중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도 비슷한 내용이었다. '소금, 약인가 독인가?''식품의 누명-천일염과 정제소금' 등도 결국 소금 얘기가 아닌가? 이처럼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다면 내용을 합쳐도 무방할 것 같았는데, 저렇게 내용을 나누는 것이 뭔가 내용이 반복되는 것 같이 느껴져서 편집이 잘못된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책에 서술된 내용 자체는 어려운 용어가 너무 많이 씌여 있는 것 같았다. 일반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음식에 대한 오해를 풀려는 것이 책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일반 대중들이 읽기에는 화학 분자나 음식을 이루는 물질에 대한 용어들이 여과없이 나오고 있어서 문장이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졌다. 조금 더 쉬운 예로 우리말로 풀어서 설명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음식들이 인간의 몸에 흡수되는 과정이나 물질들은 우리가 쉽게 접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나열되어 있는 이 책을 읽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음식의 발견이나 음식에 대한 오해보다는 정부가 해야할 역할을 촉구하는 측면이 더 강했다. 정부가 제대로 식품의 안정성을 점검하고 규제한다면,,, 우리는 좀 더 안전한 식품 먹거리를 취하게 되어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의 결론은 어떤 음식을 먹더라도 제대로 알고 적당히 먹으며 식품의 안전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책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음식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정정해 줄 것이라고 너무나 기대를 했던 것일까? 생각보다는 음식에 대한 일반적인 얘기들만을 다루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정크푸드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잘못된 식습관이 문제라고 한 점은 새겨둘 만했다. 그리고 요새 밀가루의 글루텐이 계속 문제시 되고 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큰 문제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라고 해서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네이버 책콩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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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문으로 탐구하다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5
박민아.선유정.정원 지음 / 한국문학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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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인문으로 탐구한 융합과 통섭의 지식

 

 

최근 각 영역들을 서로 결합하고 융합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자는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서 문과와 이과로 나누는 것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자연계와 인문계를 융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인문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열풍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과학의 대중화를 이끌기 위한 인문학과의 결합이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도 이러한 융합과 통섭의 열풍 속에서 기획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이 책에서는 과학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었다. 과학과 예술과의 관계에서 미술과 사진술의 발달, 과학과 사회와의 관계에서 인쇄술과 산업발달, 스마트폰의 혁명까지 다루었다. 그리고 역사 속의 과학 영역에서는 해양 기술의 발달, 서양의 과학을 수용하는 자세 등이 나타나 있고, 과학 기술이 어떻게 전쟁에서 사용되었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자연철학에서의 과학적인 측면을 엿보고, 과학의 대중화에는 어떤 모습들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이 책은 마무리가 되고 있었다.

 

과학을 예술, 사회, 역사, 철학, 대중문화 등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러한 설명에 적절한 보조 자료인 사진과 책, 도표 등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흥미가 생겼고, 이해하기가 쉬웠다. 하지만 과학에 대해 관심을 꾸준히 가져온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아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거나 참신하지는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을 일반인들에게 대중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수준을 평준화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고등학생들이나 대학생, 사회인 정도에서 과학에 입문하려는 대중적인 교재로서 적절할 듯 했다.

 

그래도 새롭고 흥미있는 내용은 있었다. 탐정인 홈즈가 사용한 골상학이 현재는 사이비 과학으로서 완전히 폐기된 내용이라는 것, 과학 기술의 발달이 오히려 여성들이 가사에 쓰는 시간을 늘어나게 했다는 내용은 반전이 있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화가 루벤스가 책의 표지를 많이 그렸다는 것, 초기의 자동차인 포드는 타고 다니는 것보다 엔진을 더 많이 활용했다는 것, 현재의 1m라는 보편적인 척도가 프랑스에서 국가적인 사업으로 유래했다는 것, 제국시대 때 영국이 전신을 지배하여 다른 나라보다 우위에 섰다는 것, 세계 대전이 발발했을 때 영국은 레이저를 활용해 방어 체계를 유지했다는 내용 등이 새로웠다. 이 외에도 이탈리아식 성채는 중세시대의 성채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여 주었다. 그리고 창조론과 다윈의 진화론이 법정 공방을 벌였다는 내용은 제법 흥비로웠다. 서로의 이론에 대해서 공방을 벌이다가 각자의 이론이 더욱 체계화되는 과정을 겪었다는 것이다. 또한, 예전에는 해부학을 하나의 축제 이벤트로 구경할 수 있었다니,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잘 가지 않았다.

 

어쨌든 다양한 사례의 사진 자료를 통해 과학 지식을 탄탄하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는 책이었다. 과학의 전반적인 내용을 모두 포괄하고 있어서 대중서에 걸맞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이 책의 제목이 과학을 인문으로 탐구한다고 한 점이었다. 이 책의 내용은 솔직히 과학의 역사였다. 과학사적인 내용을 전달하고 있는 것인데, 여기서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과학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최근 '무한도전'의 역사 바로 세우기와 관련된 활동을 보면서,,, 이 책에 나온 일제의 731부대의 만행을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 인터파크 신간리뷰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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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노니는 집 -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30
이영서 지음, 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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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장이를 통해 본 조선 후기의 모습

 

 

우리나라 동화는 대체로 교훈이나 계몽성을 지닌 경우가 많다. 부모님들도 자녀들에게 어떤 책을 사서 권하려고 할 때, 공부 내용을 담고 있거나, 아니면 아이들을 훈육시킬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사회의 부정적이거나 안 좋은 모습들을 아이들에게 미리 보여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나 청소년 문학이 은연중에 계몽적인 내용을 담고 있거나 세기의 영웅들의 얘기를 많이 다루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어떤 교훈을 전달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저 조선 후기의 사회 모습을 어린 장이의 삶을 통해 전달하고 있을 뿐이다. 조선 후기의 사회 모습은 상공업이 발달하면서 시장 경제가 활성화 되는 시기였다. 오랜 전쟁 이후에 계급 사회가 무너지면서 사회 내부적으로 엄청난 변화의 에너지가 흘러 넘치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 변동 측면에서 한문이나 언문으로 된 소설들에 대한 욕구가 점차 높아졌다.

 

조선 후기에 인쇄 기술이 보편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이의 아버지처럼 책을 필사하는 필사쟁이들이 많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러다 중국을 통해서 천주교가 학문으로서 들어오게 되는데, 나중에는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사실과 다른 여러 이유때문에 많은 탄압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 천주학과 관련된 책을 필사하거나, 배포하거나, 소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관아에 잡혀가 곤욕을 치르게 되었다. 그러다 장이의 아버지가 천주학 책을 필사한 죄로 잡혀가 매를 맞고 나오는데, 장이의 아버지는 결국 장독이 올라 죽게 된다. 그 이후에 장이는 책 서쾌의 집에서 심부름을 하며 지내게 된다. 그곳에서 장이는 도리원의 기생 미적이나 어린 나이에 기생으로 팔려온 낙심이, 가회방 홍 교리 등과 만남을 갖게 된다,,,

 

이렇게 서유당, 즉 '책과 노니는 집'이라는 곳을 배경으로 동화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다. 책들이 모이고 그것을 빌려주는 곳, 필사에 대한 내용, 천주학 교리에 대한 내용 등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전개되고 있었다. 장이는 필사나 천주학 등에 대해서 궁금하기는 하지만 그것에 대해 어떠한 판단도 내리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동화책은 어떤 교훈이나 계몽성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하나의 동화책으로 만들어서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든 점이 좋았다. 하지만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이 책을 읽고, 여기에 나오는 조선 후기 천주교 탄압과 그 배경에 대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기는 했다. 5, 6학년 때는 우리나라 국사도 많이 배우니 이 정도의 내용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어쨌든 5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다고 하니, 조선 후기의 모습을 동화로 더 이해하기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 후기의 다양한 사회 모습을 말이다.

 

그래도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의 폭넓은 이해를 바란다면 조선 후기에 대한 역사적인 배경을 설명하고 읽히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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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인 파리
조조 모예스 지음, 이정임 옮김 / 살림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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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이후의 결혼에 대한 고민

 

 

사랑을 하게 되면 누구나 그 사람과 결혼하여 평생을 행복하게 살기를 꿈꾼다. 모든 로맨스 소설이나 동화 등을 살펴보면, 이런 저런 문제들이 생기고 다투더라도 결국 진실한 사랑을 깨닫거나 결혼을 하게 되어 행복하게 끝나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도 정말 사랑하는 연인들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뤄나가는 것일까? 이 책은 사랑, 그 이후에 다가오는 결혼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얇아서 금방 읽을 수 있고, 게다가 파리의 여러 장소와 결혼에 대한 물건들에 대한 사진이 함께 있어서 감성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분량이 조금 적은 감이 있어서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파리의 현재, 즉 2002년의 파리로 신혼 여행을 온 리브와 데이비드 부부가 등장한다. 데이비드는 아주 멋진 남자로서 모든 게 완벽한 사람이었다. 리브는 23살의 젊은 나이지만 데이비드와 만난 지 석달 만에 초스피드로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리고 5일 간의 신혼여행을 파리로 떠난다. 리브는 이제 결혼을 했으니, 두 사람의 멋진 인생이 펼쳐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데이비드는 건축 설계를 하는 사람으로서 몇 년 동안 추진해 온 프로젝트를 골드스타인이라는 억만장자와 논의하게 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신혼 여행 도중임에도 불구하고 리브를 기다리게 하고 데이비드는 골드스타인을 만나러 간다. 리브는 이 결혼에 대해 회의감이 들고 만다. 평생 데이비드와 이런 관계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파리의 과거, 즉 1912년의 파리에 둥지를 튼 신혼 부부가 있다. 그들은 에두아르와 소피로서 그림을 그리는 에두아르의 모델로 만나서 소피는 결국 그와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그들 부부는 돈이 없어 가난하면서도 서로의 사랑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었다. 하지만 전에 에두아르의 모델이었던 미미를 만나게 되면서 소피는 에두아르에게 의심을 품게 된다. 소피 자신도 에두아르의 그림 모델로 만나 그와 결혼하게 되었는데, 미미도, 아니 그 이전의 모델들도 에두아르와 깊은 관계를 맺었다는 말은 마음이 넓은 소피도 도전히 용납되지 않는 문제였던 것이다. 에두아르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에게 질리게 되면 그 전처럼 모델들과 염문을 뿌리지 않을까 의심이 들었던 것이다,,,

 

이 두 커플은 100년에 가까운 시간을 뛰어 넘어 그림 한 장으로 서로 만나게 된다. 바로 <화가 난 아내>라는 미술 작품이었다. 리브는 그 그림에서 여자의 맑은 눈망울과 붉게 물든 두 뺨, 몸에서 느껴지는 간신히 억누른 분노와 좌절감을 응시하다가 불현듯 어떤 생각을 깨닫게 된다. 그 그림 속에서 화를 내고 있는 것이 바로 리브 자신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리브는 자신의 결혼 생활이 앞으로도 이럴 것이라는 생각을 뼈저리게 느끼고 만다,,,

 

우리는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한다. 그래서 떨어지면 죽고 못 사는 열렬한 커플로서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렇게 죽고 못 사는 커플도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 생활을 버거워 한다. 결국 못 견디고 이혼하는 신혼 부부들도 많다. 결혼은 이상적인 연애가 아니라, 현실적인 결합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십 수년 동안 자기 마음대로 살아왔는데, 결혼을 하는 순간 상대방의 방식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장 가깝게 존재하는 부부가 서로에게 가장 멀게 느껴질 때가 있어서 씁쓸할 때가 있다. 이 소설의 작가인 조조 모예스는 결혼에 대한 희망의 끊을 놓지 않는다. 부부 생활을 하면서 서로에게 맞지 않고 서운해서 화내면서 싸울 때가 많지만,,, 서로에게 사랑만 있다고 한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상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삶이란 것이 이런 게 아닐까 싶었다. 돈이 많고 이상적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첫눈에 반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모두 나름대로의 고민과 걱정이 있고 다툼이 있는 것이다.

 

'나'로서 세상에 존재하고, '나'로서 상대방에게 다가간다. 부부 관계를 이상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누가 떠받들고 떠받듦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저 서로 상대방을 눈에 담고 바라보는 것이다. '함께' 걸어가는 것,,,

 

파리에 가면 정말 사랑이 이루어질까? 오늘 밤,,, 파리를 꿈꿔본다.

 

 

* 네이버 책콩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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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을 쏘다 - 김상옥 이야기 역사인물도서관 3
이성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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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 투사

 

 

광복절은 우리 민족에게 일본의 압제에서 벗어난 뜻 깊은 날이다. 하지만 그게 누구에게 좋은 일이 되었는지 오늘날의 우리는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다. 바로 물질적인 영달을 위해서 같은 민족을 일러 받치고 더 악랄하게 고문하고 죽였던 친일파들이 더욱 더 그 경제적인 부를 유지하게 되었다니,,, 우리나라는 모든 게 역설적이고 아이러니한 비현실적인 나라가 되어 버렸다. 그 결과는 대체 무엇일까? 이제 어느 누구도 나라를 위해 헌신하지 않고, 먹고 살기 위해 나라를 팔아먹을 수 있는 전례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전에 안중근 자서전을 읽고 김상옥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이런 독립투사의 얘기는 친일파들이 득세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더욱 더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왜 친일파들은 자신들의 죄를 처벌받지 않게 되었을까? 광복 이후 우리나라를 손쉽게 통치하기 위해 친일파들을 다시 불러들인 것이 바로 미군이다. 그 이후 미국과 소련의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우리나라는 결국 6.25 전쟁이 터지고 지금까지 남한과 북한으로 분단이 된 상황이니,,, 우리나라의 역사적 현실에는 미국의 잘못도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수호해 주는 것이 아직도 미군이라고 믿는 대다수의 국민들에 의해 우리의 남북 통일이나 자주적 독립은 아직도 먼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왜 안중근이나 김상옥은 그들의 아까운 목숨을 버렸을까? 친일파들이 잘먹고 잘사는 이런 현실을 보려고 했던 것일까? 그들이 지금 살아있다면 이 현실을 보고 뭐라고 했을지,,, 어떤 행동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어차피 김상옥이 친일파나 일본 정치인들을 죽이려고 했을 때, 자신을 밀고한 사람은 결국 같은 민족인 우리나라 사람이었다. 애국심이 조금도 없는 사람들인데, 한민족으로 부를 수 있는 건지 생각해 볼 문제다. 그들은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한 민족이라고 할 수 없다. 배신감에 치를 떨며 그들을 처단하려고 하지만,,, 그들의 목숨은 어찌 그리도 끈질긴지 혀를 내두를 뿐이다.

 

예전 <각시탈>이라는 드라마나 이 책을 보면 이중 스파이가 등장한다. 실제로 이중 스파이가 존재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중 스파이가 오히려 친일파들의 변명이 되지나 않을까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다. 어쨌든 이렇게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한 독립 투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로 일본이 항복을 하기는 했지만, 그게 없었더라도 조금 더 시간이 걸렸을 뿐 우리는 스스로 독립을 이뤄냈을 것이다.

 

이러한 독립투사들이 책이나 영화, 드라마 등으로 많이 되살아났으면 좋겠다. 지금이라도 친일파가 자신들의 죄에 대해 처벌을 받고 독립운동가들의 올바른 행동에 대해 정당한 평가가 내려지고 보상이 뒤따르기를 바란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독립투사가 어떤 의지를 갖고 무엇을 포기하고 독립운동에 임했는지 그 삶을 이해하고 고마운 마음이라도 가졌으면 하는 것이다.

 

김상옥의 이야기는 안중근 자서전보다는 소설 형식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조금 더 극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김상옥이 준비한 테러가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마지막은 그 당시 우리 민족에게는 어떤 자부심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일본에게는 한민족에 대한 공포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장면은 영상으로 만들면 더욱 박진감이 넘치고 화려할 것 같아서 영화로 만들어진 <암살>을 보고 싶어졌다.

 

"이성적으로, 현실적으로, 구체적으로, 무슨 무슨 적을 좋아하는 '적'주의자들 있어요. 혼자 고민을 다 짊어진 것처럼 회의하고 번민하죠. 주로 뭘 좀 배웠다 하는 지식인들이 그러죠. 겉으로는 신중론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한 꺼풀만 들춰 보면 사실은 두려운 거예요. 자기를 완전히 비운 사람들은 그러지 않아요." (77쪽)

 

숙연해졌다. 나 역시 죽음을 두려워해 본 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40일간 고문을 받을 때 이렇게 죽는구나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죽음은 얼마나 편안하고 달콤하게 느껴지던지, 죽음이 그토록 다정한 미소를 짓는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절망의 끝에는 절망이 없었다. 고통의 끝에서는 고통이 사라졌다. 그 끝에 가장 달콤한 안식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역설적인가. 그것이 가장 큰 위로였다. (133쪽) 

 

 

* 인터파크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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