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논어 - 시대를 초월한 삶의 교과서를 한글로 만나다 한글 사서 시리즈
신창호 지음 / 판미동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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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현재의 해답을 찾다!

 

 

우리는 여전히 책을 읽는다. 게다가 아주 먼 옛날의 책을 읽고 다시 읽는다. 그것은 그만큼 그 고전이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 고전이 그 시대의 얘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들의 문제에 해답을 제공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 고전이 오늘날에 더 날카롭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 지를 제시해 주고 있다. 정답인 삶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올바르게 행동하는 법이 이 속에 있었다. 10년째 자살률 1위 국가인 '한국'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지 고민해 보아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조선시대 유교 사상에서 공자의 '논어'를 우리는 많이 들어왔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논어> 속 좋은 얘기를 많이 접해 오기도 했다. 그런 '논어'가 우리에게 더 쉽게 <한글 논어>로 다가 왔다. 사실 논어를 한자 공부를 위해 살펴보는 책이기도 했지만 한자를 위한 어학 학습용 교재가 아니라 철학 인문서로 더 가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원문을 보고 싶은 사람을 위해 책 뒤편에 실어 놓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 이 책의 표지는 깔끔하고 책 속의 내용도 눈에 편안하게 편집이 되어 있어서 읽기 쉬운 책이었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바란다. 오늘날 사회를 다스리는 정치인들의 필독서로 애용하도록 한다면 조금 더 이 사회가 나아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공자가 말하였다.

"정치를 할 때, 법령으로 사람을 이끌고 형벌을 써서 강압적으로 따르게 하면, 국민들은 법망을 뚫고 죄를 모면하려고만 하고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반면에 도덕성으로 사람을 인도하고 예의로 따르게 하면, 사람으로서 부끄러워할 줄도 알고 비뚤어진 마음도 바로 잡는다." (96쪽)

 

노나라 임금인 애공이 물었다.

"국민이 잘 따르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공자가 이에 대답하였다.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여 부조리한 사람의 윗자리에 배치하면 국민이 따르게 됩니다. 반대로 부조리한 사람을 높은 자리에 등용하여 정직한 사람 위에 쓰면 국민이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105쪽)

 

 

지금의 정치 현실에서도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 말들인지 모르겠다. 정치인들도 옛날 과거 제도처럼 도덕적인 인성을 시험 보는 과정이 생긴다면 어떨까? 많은 돈을 들여서 선거 유세를 하고 많은 사람들이 뽑는 것이 아니라. 선거 유세는 결국 돈이 많은 사람들과 유명세를 가진 사람들이 유리하게 되는 불공정한 경기인 것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험을 봐야 그 정치인들도 돈을 모으거나 유명해지는 데에만 관심을 두지 않고 정말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사회 제도를 고민해 보지 않을까 싶은 절실한 마음이 들었다.

 

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말들도 많았다. 내가 살아온 삶이 부끄럽고 또 부끄러웠다. 후회할 일이 많기는 했지만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인 것 같았다.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면서 더욱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사는 게 힘들어서 자신을 쉽게 포기하거나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경우도 많아진 것이다. 서로 서로 존중해주며 따뜻한 마음을 나누며 정답게 살아갈 수는 없는 걸까??

 

마음에 되새길 구절들을 다시 한번 적어 보기로 했다.

 

 

제자 자공이 참된 사람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하였다.

"말하기 전에 먼저 행하고, 그 후에 말하는 사람이다." (102쪽)

 

공자는 삶에서 어떻게 배우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변증법적 태도로 접근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머리로 배우기만 하고 가슴으로 생각하여 따지지 않으면, 제대로 얻는 것이 없다. 단순하게 생각하여 따지기만 하고 온몸으로 배우지 않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위태로운 삶으로 떨어진다." (103쪽)

 

 

한 번이 아니라 손에 잡고 두고두고 계속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어렸을 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더욱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

 

 

* 알라딘 판미동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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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내 공은 어디에? + 코끼리 주전자 - 전2권 가자 코끼리 시리즈
유소프 가자 글.그림, 이한상 옮김 / 이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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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코끼리들의 색깔 놀이방

 

이콘에서 출판 된 <가자 코끼리 시리즈>는 올해 총 5권이 출간 될 예정이다. 그 중에서 <내 공은 어디에>와 <코끼리 주전자>라는 2권을 먼저 접할 수 있었다. <가자 코끼리 시리즈>는 노마 콩쿠르 그랑프리를 수상한 유소프 가자의 그림책이다.

 

 

 

<내 공은 어디에?>는 다양한 색깔을 가진 코끼리가 등장하고 있다. 위에 사진이 다양한 코끼리들이 등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런 다양한 색깔의 코끼리들을 스티커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애들이 많이 좋아할 것 같았다.

 

 

 

 

 

다양한 색깔의 코끼리들이 자신들의 몸 색깔과 같은 색의 '공'을 찾는 것으로 내용은 단순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제목에서 나오는 '공'의 'ㅇ'이 무지개 색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처럼 꿈을 꾸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색깔의 향연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듯 했다.

 

특히, 0~3세 아이들이 다양한 색채를 받아들여서 그에 따른 두뇌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어떤 사물의 고정된 색깔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편이다. 바다는 파랑색, 하늘은 하늘색, 나무는 녹색, 태양은 노랑색 등등. 하지만 그런 사물들의 고정된 색깔은 두뇌의 색채 인지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색채 인지는 바로 창의성과 관련되는 것이므로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색깔이 있는 책을 접해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학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코끼리 주전자>는 <내 공은 어디에>와는 다르게 글이 없는 그림책이다. 하지만 주전자와 다양한 모양의 찻잔이 있기 때문에 여러 방법을 사용해 숫자 놀이를 할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찻잔 속에 숫자도 있기 때문에 숨은 그림 찾기 놀이를 하는 것처럼 어린 아이와 다양한 숫자 인지 학습을 할 수 있을 듯 했다.

 

 

 

 

 

한 눈에 보기에도 똑같은 찻잔과 주전자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넘어 갈수록 찻잔과 다양한 물건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찻잔에 숫자가 적혀 있다. 그리고 그 수만큼 다양한 색깔들의 향연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더 좋아하고 즐겁게 책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끝에는 찻잔과 과자의 숫자를 세거나 찻잔에 숨어 있는 숫자를 직접 찾아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기도 했다. 아이들이 주전자와 코끼리 코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다양한 색채를 인지하고 숫자를 그림으로 접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을 만한 책이었다.

 

 

* 알라딘 도토리 통신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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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문학살롱 - 그들은 어떻게 고전에서 경제를 읽어내는가 한빛비즈 경제학자 시리즈 3
박병률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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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 경제원리의 이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총체적으로 인식해 내는 문학 속에는 그 당시의 사회 경제적인 논리가 담겨져 있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쓰인 우리 문학에서 그 당시 사회 문화적인 경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문학이 활발하게 쓰였던 1920년대에서 1930년대 문학에서 피폐해지고 경제가 무너진 우리 나라의 모습이 여실히 보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상의 <날개>나 김유정의 농촌 문학, 나도향, 현진건, 박태원 등의 문학에서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현실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문학에서 경제원리의 요소를 찾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어느 나라의 문학 작품으로 한정하지 않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여러 책들을 소개하며 그 내용을 중심으로 경제학의 원리를 적용하고 있어서 흥미로운 부분이 많이 있었다. 또한, 문학 작품 내용에만 국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문학 작품이 쓰여진 시대 상황을 적용하거나 작가와 관련한 시대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있기도 했다.

 

톨스토이가 사유재산을 부정한 청빈한 삶으로 '톨스토이즘'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점이나, <검은 고양이>의 작가 에드거 앨런 포미국 대공황의 희생자로서 죽게 된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또한,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이 1970년대 미국의 시대 상황과 맞물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주제의식이 미국인들에게 더 큰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검은 고양이>에 대한 설명에서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대한 생각>이란 책이 나온다. 거기서 인간은 '알고리즘'과 '휴리스틱' 등 두 경로를 따라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알고리즘은 컴퓨터 연산 작용처럼 논리적인 전개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에 비해 '휴리스틱'은 이성보다는 직관, 직감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그리고 휴리스틱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있는데, 경제학보다는 심리학과 관련한 내용이라 경제원리에만 국한된 분석을 하고 있지 않아서 내용이 더 풍부하게 읽혔다.

 

그리고 간간히 경제 용어에 대한 설명도 나오고 있었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샤워실의 바보'대한 설명이 나온다. 신자유주의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설명한 이론으로 '시장은 알아서 잘 돌아가니 정부가 개입하지 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내용의 말이었다. 이 이론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연관하여 설명하니 경제이론이 쉽게 이해되었다.

 

러시아 혁명을 우화적으로 그린 그 유명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도 '통계적 거짓말'대한 내용이 나온다. 이 통계적 거짓말은 오늘날에도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일 것 같았다. 선거철만 되면 누구의 지지율이 얼마가 나왔다던지, 어느 정당의 지지율이 얼마가 나왔다고 하던지, 등등 여러 내용에 대한 통계적 자료가 쏟아져 나오기 마련이다. 그 통계만 보고서 알게 모르게 여론은 크게 움직인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통계에는 헛점이 있다. 질문하는 방법에 따라 숫자가 달라질 수 있고 대답하는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서도 통계적 숫자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질문을 하는 의도와 대답한 사람의 분류에 대한 통계에는 객관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고 색달랐던 분석은 라이언 프랭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내용이었다. <오즈의 마법사>가 '화폐제도에 대한 강력한 은유'로서 해석될 수 있다고 하였다. 1964년 고등학교 교사인 헨리 리틀필드는 <바움의 책에 깔려 있는 우화에 대한 대략적인 언급>이라는 칼럼에서 미국의 1900년대 초 통화제도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당시 미국에서는 금본위제를 채택하고 있었다. <오즈의 마법사>는 서민을 위해 은본위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성장하는 미국 사회에서는 금본위제 때문에 갖고 있는 금 이상을 찍어낼 수 없었고 그래서 화폐 부족이 심각해지고 디플레이션이라는 물가하락이 생겼던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농민, 노동자들이 힘겨워 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은본위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도로시는 평범한 미국인이고, 캔자스는 미국인이 살고 싶은 세계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은 구두'가 마법을 발휘해 도로시를 캔자스로 데려간다는 구상은 은본위제가 미국 국민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해석이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문학에서 경제학적 요소를 분석해 내고 있어서 흥미로운 부분이 많이 있었다. 경제학적인 개념 외에도 역사적인 맥락과 관련한 경제사의 내용도 있어서 그와 관련한 배경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책 내용과 관련한 다양한 삽화나 사진, 그림 등을 접할 수 있어서 책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재미까지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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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담그는 아버지 - 한국사 속 두 사람 이야기 10살부터 읽는 어린이 교양 역사
윤희진 지음, 이강훈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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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관계에서 배우는 인생살이

 

 

 

우리의 인생은 수많은 인간 관계 속에서 만들어 지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 어머니와 아들, 할아버지와 손자, 형재자매들, 친구, 선배와 후배, 스승과 제자, 임금과 신하 등이 그것이다. 오늘날에는 임금과 신하의 관계가 없겠지만 현대의 관점에서 보자면 자신이 일하는 곳의 상사와 부하 직원이 되지 않을까 한다.

 

박지원은 청렴결백한 관직 생활을 하느라 풍족한 생활을 하지 못했다. 그래도 자식들에게 무언가라도 주고 싶은 마음에 고추장을 직접 담가 자식들에게 보내주기도 했다. 그리고 그 맛이 어떤지 편지를 써서 보내라고 할 정도로 자식들에게 깊은 애정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유희춘과 송덕봉은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이자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친구로서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래서 어떤 부분을 부족하다고 나무라기도 했고 책을 정리해 주기도 했다. 부인인 송덕봉이 남편이 유희춘이 책이 너무 많아서 중요한 책을 찾지 못하자 책 모서리에 책 제목을 적어 놓아 알아보기 쉽게 했던 것이다.

 

 

유희춘은 송덕봉과 편지로 시 구절을 교류했다. 유희춘은 아내인 송덕봉의 글쓰기 재주를 칭찬하며 자신의 문집 뒤에 부록으로 첨가하여 아내의 글을 후세에 남기기도 했다. 둘의 애정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신사임당과 이율곡은 너무나 유명한 관계이다. 신사임당이 이율곡을 낳았을 때 용이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꿈을 꿨다는 점이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그래서 이율곡의 어렸을 때 이름이 '현룡', 즉 '검은 용'이었다고 한다. 이율곡이 태어난 곳은 '몽룡실'이라고. 신사임당의 태몽이 너무나 딱 맞아 떨어져서 신기했다. 이율곡이 죽었을 때도 검은 용이 하늘로 다시 돌아갔다고 한다. 아래에 나온 사진이 바로 이율곡이 태어난 곳이다.

 

 

근엄한 할아버지인 이문건과 손자인 이수봉의 얘기는 손자를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허난설헌과 허봉, 허균 형제 이야기는 조금 안타까웠다. 허난설헌의 뛰어난 재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해서. 허난설헌이 유희춘처럼 부인을 존중해 주는 사람을 만났다면 허난설헌의 아픈 마음이 조금 치유되었을 텐데. 그림도 잘 그리는 허난설헌이 아까웠다.

 

 

이 외에도 정약용과 정약전 형제, 이항복과 이덕형 친구, 정몽주와 정도전 관계, 이익과 안정복이라는 스승과 제자, 세종과 장영실이라는 임금과 신하의 관계가 나오면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얘기해 주고 있었다.

 

 

특히, 오성과 한음으로 알려진 이항복과 이덕형의 관계가 재미있었다. 이항복과 이덕형이 어느 날 서로 아비라며 농담을 주고 받는 것을 들은 선조가 그것을 가려주겠다며 종이에 써서 안 보이게 하고는 그것을 고르라고 했다. 이덕형이 '아비'를 고르고 기뻐했다. 그런데 이항복도 싱글벙글 웃었다. 선조가 이유를 물으니, 아들 하나를 더 얻어 무릎에 앉히니 기쁘다고 했다.

 

우리는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배우게 된다. 그 모든 관계가 중요하고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 그 관계를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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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이란 무엇인가
매슈 드 어베이투어 지음, 김훈 옮김 / 민음인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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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거친 야생의 매력

 

어렸을 때 보이스카우트이나 아람단에 소속된 아이들이 있었다. 복장을 갖춰 입고 학교나 야영장에서 캠핑을 하는 그들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 없었다. 지금도 학교에서 보이스카우트나 걸스카우트 등이 있는 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런 단체 생활은 나중에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련회 같은 것으로 확대되었다.

 

수련회는 오랜만에 집이나 학교를 떠나 낯선 곳에서 밥을 해 먹으며 인간의 생존 본능을 나름대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학교 행사로서 자리잡아 갔다. 수련회는 체력장을 하고 밥을 해 먹고 캠프파이어도 하고 촛불의식도 하면서 우리가 평소에 접해보지 못한 낯선 경험들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것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불기 시작한 캠핑 열풍과도 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왜 사람들은 캠핑에 빠져들고 있는 것일까? 낯설고 색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도시 생활에서 겪지 못한 '생존'의 참맛을 느낄 수도 있다.

 

캠핑의 가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캠핑은 우리에게 자립 정신을 일깨워 주고 홀로서기의 새로운 동기를 제공한다. 자신이 얼마나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는가를 드러내 주고 역경에 처했을 때 인내해야 한다는 점을 가르쳐 준다. 새로운 즐거움에 눈뜨게 하고, 더 큰 자유를 안겨 준다. 마음을 쉬게 하고, 기분전환을 시켜 준다. 자기 식구들이 다른 식구들과 어울릴 기회를 제공하고, 식구들이 야성적이고 순수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한다. 신체 활동의 기회를 늘려 대체로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캠핑은 교육적인 힘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어째서 캠핑을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캠핑은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화면들로부터 벗어나게 해 준다. 캠핑에 대한 우리 기대치는 낮은 편이어서 무사히 살아남는 것 이상의 것들은 죄다 보너스에 해당된다. 그것은 자기 자신과 환경 간의 대화다. 우리는 환경을 개선시킬 수도, 통제할 수도 없다. 또한, 우리 자녀들을 집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 들어가게 해 준다. 자연은 자녀들이 모험을 하거나 위험을 무릅쓰는 것을 배우는 곳이요, 그런 위험성들이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가져다주는 곳이다.

 

책에서 작자인 매슈 드 어베이투어는 부인과 갓난 아이를 데리고 무거운 배낭을 메고 버스와 비행기를 타고 캠핑을 하는 순간들을 적어 놓았다. 그것을 보면서 왜 저렇게 힘들게 캠핑을 가려고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도 버스 승객이나 공항 관계자들에게서 뜨거운 눈총을 받았다. 그렇게 불편하고 힘든데도 캠핑을 하는 그들의 모습이 나중에는 하나의 경건한 의식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이 자랐을 때도 그들은 여전히 캠핑을 다니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캠핑에 대한 의미와 역사적인 의의가 많이 나오고 있었다. 게다가 유명한 사람들이 캠핑의 참다운 의미를 깨닫고 될 수 있으면 캠핑을 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은 색다른 느낌이었다. 거대하고 숭고한 자연을 느끼며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는 걸 깨닫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간은 자연과 공존해야 한다는 걸 느끼고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지구를 지키기 위한 작은 노력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캠핑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가 등장했다. 그 중에서 미국의 대통령인 루스벨트캠핑을 했다는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대통령이 되어서 힘들고 불편한 생활을 일부러 했다는 점이 말이다. 거기다 그 때는 눈이 많이 오는 겨울이었다. 숲에 있는 오두막도 아니고 수행원 없이 배낭을 메고 가이드를 따라 며칠을 산속에서 묵었다. 루스벨트는 13센티미터의 눈으로 덮인 상태에서 깨어나 주변의 은빛 침엽수들 가지에 주렁주렁 달린 고드름을 보고 "내 평생 이렇게 멋진 밤은 처음이오."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이 캠핑의 경험 이후로 루스벨트는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이 외에도 <시튼 동물기>로 유명한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20세기 초 뉴욕의 사교계 명사로서 지역 젊은이들을 위해 개설한 숲살이 캠프는 나중에 보이스카우트 운동을 태동하게 하는 데 큰 영향미친 사람이었다. 또한, 심리학자인 로저스, 미국의 대통령 부시 등 유명한 사람들도 캠핑의 매력에 빠져 있었다. 특히, 미술가나 문학가 등 예술가들이 그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음식점을 평가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슐랭 가이드'1926년에 최초로 출간되어 처음에는 운전자들에게 시골 지역들을 상세히 소개하는 책자였다. 그 책자는 타이어 제조회사인 미슐랭이 마케팅을 활용하기 위해서 출간한 것으로 회사를 크게 발전시켰다. 이것이 바로 운전과 캠핑을 융합시키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다.

 

캠핑은 불편하지만 우리에게 자연의 숭고함을 알려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캠핑 열풍이 불지만, 우리는 어느새 너무나 완벽하고 완전하고 불편하지 않은 캠핑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캠핑 관련 도구를 풀세트로 완벽하게 마련하고 텐트도 크고 넓은 것을 고른다. 집 자체를 옮겨놓은 것처럼. '캠핑'은 불편함을 감수해야지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캠핑은 각오가 필요하다. 본말이 전도된 캠핑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 알라딘 민음인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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