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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반양장) -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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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도 경제학을 배워야 할 필요성

 

 

이 책은 우리 일반인들도 경제학과 친해지기를 권하는 책이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경제학’이라고 하면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것은 경제학자들이 일부러 전문 용어와 수학을 동원해서 어렵게 보이도록 했다는 장하준의 생각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경제학은 우리의 의식주와 관련된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려 있는데도 우리와는 관계없는 아주 먼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려 있는데도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에 직접 와 닿지 않는 이유는 지난 몇 십 년 사이에 물리학이나 화학처럼 경제학도 ‘과학’이라고 믿도록 우리가 다수의 경제학자들에 의해 의도되어 왔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날마다 생계를 잇느라 몸은 완전히 지쳐 있고, 정신은 개인적인 문제, 금전적인 문제 등으로 꽉 차 있다. 그래서 능동적인 경제 시민이 되려면 투자가 필요하다는 생각, 경제학을 배우고 경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생각,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445쪽)

 

그래서 필자인 장하준은 책임 있는 시민은 모두 어느 정도 경제학적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경제학이 우리와는 동떨어진 머나먼 얘기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런 골치 아프고 어려운 경제학보다는 지금 당장 작은 돈이라도 벌어서 생계를 잇느라 허우적 대면서 하루하루를 버텨 내기에도 벅차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에서 시키는 대로 누군가가 깔아 놓은 길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걸어가고 있을 뿐이다. 그것이 바로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원하는 것인줄도 모르고 말이다. 우리는 먹고 사는 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하루를 지내기에도 힘겹지만 그래도 비판적 시작을 갖출 수 있도록 경제학을 배워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경제학적 논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특정 경제 상황과 특정 도덕적 가치 및 정치적 목표하에서는 어떤 경제학적 시각이 가장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경제학을 배우는 일이다. (15쪽)

 

먼저 우리는 경제학을 정의하는 방법론이 다양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경제학을 분석하는 올바른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경제학을 해석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고 그 각 학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와 맹점, 장단점 등을 함께 바라보아야 한다. 결국 경제학에 바라는 것은 특정 경제학 이론이 경제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제 현상을 최대한 잘 설명해 주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래서 장하준은 변화무쌍한 실제 세상을 분석한 경제학적 이론에 한 가지 경제학 이론을 대입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래서 자본주의의 역사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고 있었다. 자본주의 이전의 세계 경제, 자본주의의 탄생, 산업혁명, 자본주의와 그에 대한 반발로 생긴 보호주의, 자본주의가 성장한 대량 생산 체제, 러시아 혁명의 사회주의 체제, 자본주의의 황금기, 개발도상국의 발전기, 사회주의의 몰락과 신자유주의 체제, 아시아의 금융 위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가 진행되어 왔다. 장하준은 세계 자본주의의 역사를 큰 그림을 그리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었다. 세계 금융 위기 이후에는 그 전에 할 수 없었던 개혁이 조금이나마 이루어지면서 경제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었다.

 

자본주의의 역사를 알고 난 이후에는 여러 경제학 이론들을 제시해 주고 있었다. 그래서 이러한 이론들을 하나씩 적용하는 게 아니라 특정한 경제 상황에 여러 경제 이론들을 칵테일처럼 뒤섞어서 적용해 볼 수 있도록 권하고 있었다. 각 이론들의 핵심을 한 줄로 요약한 점이 눈여겨 볼만한 점이었다.

 

-고전주의 학파: 시장은 경쟁을 통해 모든 생산자를 감시하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

-신고전주의 학파: 각 개인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잘 알고 행동하므로, 시장이 오작동할 때를 제외하고는 가만 놔두는 것이 좋다.

-마르크스 학파: 자본주의는 경제 발달의 막강한 동력이지만, 사유 재산이 더 이상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면서 저절로 무너질 것이다.

-개발주의 전통: 후진 경제에서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 놓으면 개발이 불가능하다.

-오스트리아 학파: 모든 것을 충분히 아는 사람은 없으므로, 아무한테도 간섭하면 안 된다.

-(신)슘페터 학파: 자본주의는 경제 발달의 막강한 동력이지만, 기업이 대형화하고 관료주의화하면서 쇠락하게 되어 있다.

-케인스 학파: 개인에 이로운 것이 전체 경제에는 이롭지 않을 수 있다.

-제도학파: 개인이 사회적 규칙을 바꿀 수 있다 해도 결국 개인은 사회의 산물이다.

-행동주의 학파: 인간은 충분히 똑똑하지 않기 때문에 규칙을 통해 의도적으로 선택의 자유를 제한해야 한다.

 

경제학 이론들이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줄은 몰랐다. 그저 고전주의나 사회주의, 케인스주의 정도만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이론들을 결합하여 실제 사회 현상에 적합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경제학 이론이라는 도구를 우리들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인간의 합리적이지 않은 면을 지적한다. 하지만 장하준은 불완전한 개인만이 진정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것은 어느 길이 최선의 선택인지를 항상 알고 있는 완벽한 인간이 운명적으로 내리는 기계적인 선택이 아니다. 진정한 선택은 개인의 다면적이고 제한적인 본성을 감안하고 복잡한 구조와 내부 의사 결정 메커니즘을 지닌 대규모 조직의 중요성을 인식할 때만이 비로소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실제 경제에서 벌어지는 선택의 복잡성을 이해한 이론을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장하준은 그동안 경제가 우리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국가가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서 장하준은 개인의 금융 지식을 높이고 스스로 경제 현상을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개인의 경제 능력이 성장할수록 빈곤과 불평등을 인간이 제어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처럼 경제학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일반인이 경제학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입장에서 경제학 이론을 형성하여 사회 현상을 이해하고 분석하여 더 나은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필자의 요지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부분이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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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들은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가 - 빅뱅 파괴자들의 혁신 전략
래리 다운즈 & 폴 누네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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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파괴자의 선택·집중·전환

 

현대는 모든 것이 순식간에 변하는 시대이다. 이 책은 가만히 있어도 과거로 도태되고 마는 세상에서 경영자들의 경영 전략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빅뱅'은 천체 물리학 용어이다. 태초에 이 빅뱅이라는 대폭발로 인해 일시에 드넓은 우주가 탄생했고, 그 뒤에 이 우주는 천천히 확장되다가 궁극에 가서는 소멸되어 버린다는 이론을 담은 용어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러한 천체 물리학의 용어를 가져와서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오늘날의 시장에서 숱하게 일어나는 '상품들의 빅뱅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옛날처럼 어떤 상품이 탄생하고 인기를 끌다가 서서히 사라져 가는 것이 아니라 순식간에 모든 소비자를 사로잡으며 등장하여 기존에 있던 시장을 초토화시키지만 그것은 곧 다른 상품으로 인해 파괴 당하며 수명을 다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상품의 수명주기'를 설명하면서 이러한 빅뱅의 시대에 경영 전략을 단계별로 정리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 시장에서 상품의 빅뱅 이론은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나온 '패러다임'의 이론이 생각나게 했다. 패러다임은 과학의 발전이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전의 과학 이론을 뒤집으며 즉, 패러다임이 전환되며 등장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관점은 이 책에서 나오는 빅뱅 파괴 현상과 맥락이 닿아 있다. 빅뱅 파괴 현상이 최근에는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업의 생존과 성공에 대한 원칙이 더욱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빅뱅 파괴자들이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 것보다 그 이후에 보이는 '전환의 기술'이 발휘되는 타이밍이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빅뱅 파괴자는 딱히 미국의 예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그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문자 메시지의 혁명을 이룬 '카톡', 즉 카카오톡의 성공일 것이다. 카톡의 성공 사례는 현재도 진행중이라 그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현재 카톡은 은행의 결제 서비스까지도 제공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카톡의 등장은 우리에게 문자 메시지의 혁명을 이루었다. 그동안 한달에 무료 메시지를 몇 건으로 제공받기는 했지만 문자 메시지는 어쨌든 한 건당 얼마를 내야 하는 유료 서비스였다. 하지만 카톡이 등장하자 메시지에 대해 돈을 지불하는 것이 불합리하게 느껴져 카톡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늘어났다. 그리고 사진이나 영상을 무료로 전송하고 컴퓨터에서 채팅하는 것과 같은 실시간 대화, 그리고 스마트폰 게임의 플랫폼으로서 카톡은 우리 생활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카카오 스토리와 카카오 페이지 등으로 그 영향력이 더욱 확장되었다. 그래서 결국 '다음'에 인수되고 그들의 주식은 초대박을 터트렸다고 한다. 이것 외에도 참신한 기획과 상상으로 기존의 시장을 흔들고 혜성처럼 등장한 벤처 신화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이 책에서도 다양한 사례가 등장하고 있는데, 특히 눈에 들어 왔던 것은 스타벅스에 대한 사례일 것이다. 스타벅스가 미국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큰 매출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스탁버스 외에도 다양한 커피 프랜차이즈가 존재하고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커피 가게까지 합하면 몇 년 전부터 국내의 커피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일컬어져 왔다. 그래서 인지 최근에는 팥빙수 시장이 새롭게 등장하여 다양한 프랜차이즈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벅스의 행보는 국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커피 가게의 고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걸음 걷지 않아도 커피 가게가 있는 국내의 현실에서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자기만의 가게의 장점을 특화시켜 보여줄 수 있을지 눈여겨 봐야할 사례였다.

 

이러한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책의 저자들은 열 두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장애물들을 피하기 위해 리더들은 자기가 속한 산업의 변화 양상의 역동성을 주시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자신들이 가진 가치를 냉정하게 재평가하고 이럴 때는 절대로 감상주의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그래서 과거와 과감하게 단절할 수 있는 기업이 바로 미래를 낙관할 수 있다며 상어 지느러미 모양을 닮은 상품 주기를 이해하여 다음 차례의 파괴자 주기에서 자신들이 해야할 새로운 역할을 발견하고 빨리 전환하는 것이 기업 생존의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보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핵심일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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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경제학자라면 - 고장 난 세상에 필요한 15가지 질문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이제용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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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알기 위한 역지사지

 

이 책은 내가 만약 경제학자라면,,,이라는 물음에서 시작한다. 경제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필자는 나에게 묻고 경제학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자 한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이 생각나는 이 문답법은 내가 사회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잘못된 경제 지식을 바꾸고자 노력한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은 세상에 대한 인간의 무지에 대한 자각을 깨달음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현실 세계의 경제학적 지식을 우리에게 던짐으로써 우리의 경제학에 대한 얕은 지식에 대한 한계를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자자는 우리에게 무수한 질문을 던진다.

 

내가 경제학자가 된다면 사회 경제적인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와 기업에 대한 규제를 통한 정부 예산을 확충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나의 좋은 의도는 사회 경제적인 시장에서 잘못된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거나 기업의 생산성이 약화되어 기업의 사회 환경에 대한 투자력이 낮아지거나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저자는 만약 내가 경제학자라면 어떤 경제 제도를 펼쳐야 할지 하나 하나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해 주고 있었다.

 

그래서 책에 질문을 던지고 그 대답을 들을 수 있는 문답법이 내가 그 속에서 저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들어 주었다. 이 책의 저자인 팀 하포드는 '언더커버 경제학자'로서 거시 경제학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경제학 틀을 제시해 주고 있었다. 바로 전 세계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인 것이다. <경제학 콘서트>는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한동안 출판계에는 '00 콘서트'라는 이름의 다양한 주제를 기본으로 한 책들이 출판되어 나올 정도로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빈곤이란 무엇일까?'나 '빈곤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에 대한 물음을 우리에게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건 아니다. 다른 경제학 서적이라면 자신의 경제학적인 지식을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애쓸 것이다. 하지만 팀 하포드는 우리가 빈곤에 대해서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누릴 만한 여유가 안 되는 경우'라고 대답한 것에 대해서 '구매력의 객관적인 평가라는 측면에서 절대적인 빈곤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접근 방식이 오랜 전통이 있다며 시봄이 일요일에 베이컨을 곁들인 피즈 푸딩 한 그릇을 포함하여 생활필수품을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을 계산함으로써 빈곤선을 정의했다는 내용을 제시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국제 환율의 환전 기준이 된 '1달러'의 가치를 세계의 빈곤층에 대한 구매력으로 환산하면서 경제적인 빈곤에 대한 객관적인 비교 기준 틀을 설명하는 것이다.

 

이처럼 하나의 경제학에 관련된 개념이 나오면 그에 따른 핵심 개념을 설명하고 그 개념을 연구한 이론적인 접근, 그리고 사회 경제적인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핵심 쟁점을 제기하면서 우리의 경제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대학 강의실에 교수님으로부터 경제학 강의를 들으며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팀 하포드는 처음에 글을 시작하면서 '빌 필립스'를 소개하고 있다. 빌 필립스는 최초의 경제 계산기라고 할 수 있는 필립스 기계, 즉 '모니악'을 발명했다. 이것이 이 글의 핵심일 것이다.

 

높이가 약 2미터, 폭이 1.2~1.5미터 가량 되는 모니악 마크2는 지금 보면 기묘하면서도 멋지다. 앞면이 아크릴수지로 된 기둥 모양이 기계의 한가운데를 위에서 아래로 가로지르고, 약 30센티미터 간격으로 댐과 수문이 교차하면서 측면의 작은 칸들로 이어진다. 세로 기둥에는 구획별로 세후수입, 소비지출, 국내지출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작은 열대어 어항만 한 크기의 한쪽 물통에는 투자기금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그 물통의 한쪽 벽을 따라 놓인 살색 플라스틱의 곡선 댐에는 유동성 선호함수라고 쓰여 있다. (19쪽)

 

이것이 모니악의 모습으로 기계 앞에 서 있는 필립스의 모습을 봤는데도 이것이 돈의 흐름을 설명해주는 기계로서 경제 연구에 대해서 혁신을 일으켰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다. 이러한 빌 필립스가 중요한 이유는 그가 여러 물건의 구조를 이해하고 고장난 것을 고쳐낸 것처럼 '고칠 수 있다는 태도로 고장 나버린 경제를 다룰 경제학자'를 저자는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이 빌 필립스처럼 실질적인 연구를 해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저자의 관점에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를 바라보는 거시경제학적인 관점에서 경제학에 대한 핵심 용어와 그 경제 원리를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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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 - 17명의 대표 인문학자가 꾸려낸 새로운 삶의 프레임
백성호 지음, 권혁재 사진 / 판미동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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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아픔 속에서 행복 찾기

 

 

사르트르식으로 얘기하면 인간은 그냥 세상에 던져진 존재일 뿐이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삶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희로애락을 느낀다. 행복과 즐거움도 있지만 요즘에는 고통과 슬픔, 아픔만이 더 많은 것 같아 더욱 안타까움을 느낀다. 누군가는 '힐링'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힐링을 어떻게 해야할 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아직도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보살펴야 할 지 모르는 어린아이일 뿐이다. 자신의 감정조차 보듬지 못하고 방황하고 자책하고 아파할 뿐인데, 어떻게 성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겉으로 드러난 상처에는 밴드를 붙이면 되지만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해야 낫는 것일까?

 

이 책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 백성호 기자가 17명의 고수(진중권, 최재천, 정재서, 이덕일, 고진하, 박석무, 한형조, 김대식, 이나미, 장하석, 김개천, 홍승수, 유미숙, 대해, 황병기, 정희선)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이 담겨 있다. 영국에서 잠시 귀국한 세계적인 석학과 첸체물리학에서 손꼽히는 권위자, 마음의 뿌리를 고쳐 주는 정시과 의사, 영성의 시인 등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17명의 고수에게서 노자의 자기혁신, 뇌과학의 메시지, 전통 건축과의 소통, 천문학의 지혜, 심리학의 역설, 과학철학의 통찰, 미학의 발견, 역사의 울림, 동양신화의 발견, 자연의 순리, 시의 생각의 여백, 아이들의 미래, 정약용의 실학, 영화로 읽는 불교, 공부의 즐거움, 일하는 기쁨, 소박한 생태계 등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이나미의 인터뷰가 눈에 들어왔다. 이나미는 카를 구스타프 융 계열의 심리학 전공자로서 그녀의 학맥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소수 그룹에 속한다. 융의 분석심리학에는 고고학, 연금술, 점성술, 신화, 동서양, 철학, 천문학, 종교에 대한 관심이 총망라되어 있다. 그들이 주목하는 것은 인간에게 내재된 무의식의 원형들이다. 그 무으식의 원형들이 자못 흥미로워졌다.

 

그녀는 인간의 불행이나 아픔, 슬픔 등을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태어나서 세상에 나오면 당연히 행복한 존재가 돼야 할까요? 헛소리죠! 사르트르식으로 얘기하면 인간은 그냥 세상에 던져진 존재고, 불교식으로는 연기에 의해 이 땅에 온 인연일 뿐이에요.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낮이 있으면 밤도 있어요. 불행 없이 행복이 성립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아요. 오히려 '자기 안의 행복과 불행을 잘 볼 수 있느냐'를 물어봐야 하는 것이죠."

그녀의 말에 따른다면 인간의 불행은 그냥 세상의 순리일 뿐이다. 불행이 있어야 행복이 존재하는 것처럼.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 불행을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얘기한 '조이(Joy)'에 대한 개념 정의는 무척 재미 있었다.

행복을 나타내는 영어 표현에서 '플레저(Pleasure)'는 '감각적인 쾌락이다'이다. '해피니스(Happiness)'는 '기분 좋고 마음이 즐거운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나미 박사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조이(Joy)'는 '깊은 깨달음에서 오는 즐거움'으로서 온전한 나를 찾은 이들만이 지어 보일 수 있는 반가사유상의 미소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기 전 단식을 하죠. 예수님은 십자가에 매달리기 전 광야에서 시험을 받아요. 조이는 그런 고통 뒤에 얻어지는 겁니다. 해피하려면 코미디를 보면 돼요. 쾌락을 원하나요? 술, 마약, 섹스,,, 그런 것들에 의지하면 되죠. 그런데 그건 달콤한 케이크를 먹는 것과 같아요. 케이크 열 개를 먹을 수 있나요? 다들 죽겠다고 할 겁니다. 금방 질리니까요. 깊은 고통으로 다져진 조이는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기쁨이 주변의 쾌락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오기 때문이에요. 제가 하는 일은 피상담자들이 조이를 느낄 수 있게 도와 주는 겁니다. 고통을 받다가 상담하러 오는 사람들은 차라리 조이에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진 거죠. 자신의 문제를 외면하고 계속 쾌락에 탐닉하는 이들이 훨씬 심각한 병자입니다. 자신의 고통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타인의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요."

 

단순한 영어 표현이 '조이(Joy)'에 저런 깊은 뜻이 있을 줄은 몰랐다. 플레저나 해피니스보다 조이를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았다. 지금 내가 느끼는 아픔과 고통, 슬픔 등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그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것을 이겨 낸다면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지는 것처럼 세상을 통찰할 수 있는 힘을 갖출 수 있고 더 높은 이상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자신의 고통을 이겨 내고 얻은 즐거움인 조이는 타인의 고통을 감싸 안을 수 있는 사람의 연대, 세상의 연대를 갖출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그래서 고통이란 '더불어 사는 삶'을 만드는 원천이라고 했다. 나를 아프게 하는 고통이 모든 세상을 연대시킬 수 있는,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삶을 주는 경험이라니, 뜻밖이었다.

 

고통이란 나를, 남을, 세상을 이해하여 모두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항상 행복하기만 하다면 다른 사람을 살펴볼 생각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신은 우리에게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을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슬픔이나 아픔, 고통을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겨내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이 서평 주제는 '삶의 아픔 속에서 행복 찾기'가 아니라 '삶의 아픔으로 행복하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알라딘 판미동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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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의 경제학
글렌 허버드 & 팀 케인 지음, 김태훈 옮김 / 민음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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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관점에서 바라본 강대국들의 역사

 

 

이 책에서는 로마에서부터 중국, 스페인, 오스만 제국, 일본, 영국과 함께 최근의 유럽, 캘리포니아, 미국에 이르기까지 강대국들의 역사를 경제학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강대국들의 주요한 정치 제도와 함께 그러한 제도들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하게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러한 사회 경제적인 제도들이 그 당시 강대국이라 칭하는 로마, 중국, 스페인, 오스만, 일본, 영국에 이르는 나라들에 미친 영향과 그로 인해 나라가 멸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들의 경제 관점을 분석해 내는 것은 바로 미국의 현재와 미래를 알기 위해서이다. 결론은 바로 현재 미국이 중국과 유로존 국가들의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지만 결국은 "미국은 여전희 떠오르는 태양이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선언은 바로 마르크스의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라는 공산당 선언이 떠올랐다. 이 얘기를 하기 위해서 이 책은 그 많은 강대국들의 경제학을 분석한 것이다.

 

미국이 중국과 유럽 연합의 경제적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미국이 헌법적 원칙으로 회귀하여 정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원칙은 연방주의, 제한된 중앙 정부, 무조건적인 표현과 집회의 자유이다. 이 다음에 할 일은 정직한 예산 편성이다. 정직한 예산 편성은 미래의 모든 채무를 정직하게 반영하고 지출 약속을 엄격하게 제한하여 의회가 엄청난 난제를 미래로 미루지 않고 어려운 선택을 하게 만드는 데서 이뤄진다.

 

이러한 원칙의 적용은 우리나라에도 해다하는 얘기인 것 같았다. 미국의 헌법적 원칙에서 연방주의, 제한된 중앙 정부 등은 중앙집권적인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우리만의 헌법적 원칙이 존재한다. 그리고 '무조건적인 표현과 집회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 권력이나 권력을 지닌 집단에 저항하기 위해서 국민이 가지고 있는 것은 투표권과 집회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직한 예산 편성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우리는 미래의 필요한 자원을 끌어와서 소비해 버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후세의 자손들은 이러한 빚을 고스란히 떠안아 더 힘들고 고달픈 삶을 살지도 모른다. 이러한 채무가 탕감되는 것이 아니라 유예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회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희생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미국의 원칙을 지킨다면 "미국은 세계적 문제에 참여하고 혁신을 선도하며 풍부한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대적할 상대가 없는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서게 해 준 경제성장을 다시 이룰 태세를 잘 갖추고 있다. 역사는 영원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의 역사는 미국식 민주주의가 모든 회의와 냉소보다 강력하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말한다. 미국은 여전히 떠오르는 태양이다."라고 필자는 결론을 맺고 있었다.

 

필자는 미국의 부활을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역사적인 관점으로 바라봤을 때 경제적 쇠퇴를 겪게 되는 나라가 다시 경제적인 부흥을 꾀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게 사실이다. 옛날에는 나라가 그대로 멸망했지만 현대는 그 나라의 명맥만 유지하는 것이다. 영국이나 일본이 그럴 것이다. 중국의 경제적 부상은 누가 막을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다. 그런 역사적인 흐름에서 미국은 강대국의 명맥만 유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미국이 아직도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하는 것은 필자만의 꿈같은 바람일 것 같았다. 그 속에서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합리적인 외교 관계를 맺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우리의 미래가 있을 것이다.

 

 

* 알라딘 민음사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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