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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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누구나 자신이 기억하고자 하는 것만을 기억할 뿐,, 잊혀진 기억 속에서 자신의 정체를 찾아가는 카밀라의 이야기는 애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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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 청춘 3부작
김혜나 지음 / 민음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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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크는 나에겐 너무나 힘겨운 소설이었다.. 주로 읽는 책이 고전추리소설이나 고전소설, 아니면 일본소설인 나로서는 한국소설의 매력이나 동향을 잘 모른다.. 가끔 베스트셀러라고 올라오는 책들을 보며 남들 다 읽는 책만큼은 읽어보자는 마음에 가뭄에 콩나듯 한국소설을 한권씩 읽은게 전부고, 그때마다 느낀 건 내취향이 아니다라는 느낌뿐이었다.. 그나마 4년전인가 5년전 신경숙 작가님의 "엄마를 부탁해"만은 가슴먹먹한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어 감명깊게 읽었을 뿐이었다..

 

그 이후에도 가끔씩 읽은 박완서작가님의 글에서 익숙함을 느끼면서도 따스함을 느껴 좋았지만, 최근에 읽은 이름있는 한국작가의 책인 김연수의 "원더보이"에서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느낌을, 김영하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청소년의 일탈모습을 읽는 것 자체가 힘겨웠다는 느낌외에는 없었다.. 그러다 만난 김혜나작가의 "정크"역시 나에게 또다시 한국소설의 벽을 느끼게 해주었다...

 

88만원세대의 팍팍함을 뉴스로 매번 접하면서 힘겨운 세상살이에 한숨을 내쉬게 되고, 어떤 세상이 나를 기다릴지 두려움에 떨면서 살고 있지만 그래도 누군가와 다른 사람이 아닌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기에 그나마 두려움이 덜하다.. 하지만 성적소수자들의 입장에서 세상은 더더욱 힘겨울 것이기에 그들은 어떤 세상을 힘겹게 버터나갈까라는 생각을 하며 "정크"를 읽었다.. 그리고 "정크" 속의 주인공, 성재와 성재의 애인 민수형과 성재의 친구들의 삶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힘겹고 팍팍했다.. 

 

게다가  내가 매력을 느끼던 다른 책들과는 달리 너무나도 어두운 이야기다보니 이야기자체의 매력을 느끼기에도 내 능력이 부족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태엽감는 새" 역시 어두운 분위기가 풍기지만 어디에선가 이어지는 시공간에 의해 환상적인 분위기가 감돌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느껴졌는데.. 비정상적인 가정에서 시작하여, 남들의 시선을 항상 신경쓰면서, 88만원세대의 팍팍함까지 겪어야 하는 성재의 삶은 내가 아는 바깥 세상과는 달리 약물이 난무하는 어두운 세계에 대해, 내가 알지 못하는 공간에서의 이야기다보니 공감을 느끼기엔 너무 무거운 분위기였다..

 

그러다보니 성재의 고통을 느끼며 같이 아파하기도 전에 어두운 분위기에서 얼른 벗어나고픈 느낌뿐이었다.. 왜 항상 베스트셀러라는 이름으로 내가 접하는 한국 소설들은 대부분이 이런 이야기일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정말 이런게 요즘 한국소설의 유행인가? 그렇다면 난 계속해서 한국소설에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 같은데.. 언제쯤 난 한국소설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될지.. 아니면 내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한국소설이 나올지..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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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 청춘 3부작
김혜나 지음 / 민음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이런 이야기는 아직 힘겹다.. 소설 속의 환타지에 익숙하고, 비현실적인듯한 추리소설에 익숙하다보니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나와는 무관한 듯한 세상의 이야기에 빠져들기엔 내가 아직 부족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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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카트 멘쉬크 그림 / 문학사상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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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하루키의 이름만보고 산 책이다..소설X아트, 하루키 문학과 일러스트의 만남이라는 소개를 보았지만, "버전업"이라는 말도 보았지만 딱히 그런 설명을 고려해서 책을 산게 아니라,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한권한권 모으는게 취미다 보니 하루키의 신간이라고만 생각하곤 구매한 책이었다..

그렇게 산 책을 시험을 위해 두어달간 한 켠에 치워두었다가 겨우 읽게 되었는데 왠걸.. 읽었던 이야기다..

그것도 장편이 아닌 단편으로 어떤 책에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한 여자가 잠이 오지 않아 예전에 읽은 안나 카레니나를 읽기 시작하고, 며칠을 잠을 자지 않으며 안나 카레니라란 책을 탐닉하던 이야기... 어디선가 분명히 읽은 단편인데 싶어 집에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을 한권한권 모조리 살핀 후에야 "TV피플"에 실려있던 단편이라는 걸 알아냈다..

진작 여기 남겨진 100자평을 먼저 봤더라면 직접 찾아볼 필요없이 알 수 있었을텐데.. 덕분에 10여권의 단편집의 목차를 모조리 훑어보며 이전에 읽었던 이야기를 잠시나마 되새길 수 있었다는 점이 좋긴 했지만,, 그래도 직접 찾는데 걸린 시간이 약간 아깝다 싶긴하다..

"TV피플"속의 <잠>이 아무런 글이 없는 이야기였다면, 이 책은 <잠>이라는 단편에 독일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이 곁들여져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다는게 차이이다..

하루키의 말로는 버전업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읽는 책은 번역본이다 보니 솔직히 이전의 작품과 요번에 읽은 책의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겠다.. 만약 두 권의 책을 놓고 한줄한줄 비교해본다면 번역의 차이와 더불어 달라진 부분을 알아차릴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 수고를 하기엔 아직은 시간적 여유가 없다보니 패스!!

그냥 <밤의 원숭이>부터 시작해서 가장 최근인 작년 여름 5권의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에세이에서 만날 수 있었던 안자이 미즈마루씨의 그림과는 다른,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의 오하시 아유미의 그림과도 또 다른 느낌의 일러스트와 하루키의 만남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어야 할 것같은 책이다,,

다른 분의 100자평에서 보듯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두껍고 좋은 종이질에, 불과 100여쪽의 이야기를 양장본으로 만들어 기존의 작품을 14,000원이나 되는 가격에 판매하는걸 상술이라고 보면 상술이지만..

하나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완성되기도 하지만 때론 다른 사람의 그림이 어우러져 새로운 느낌을 주다보니, 이런 책을 출간하는 것 자체를 상술이라고만은 볼 수 없을 것 같다..

솔직히 이 책을 신간이라고만 알고 사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이야기를 속아서 샀다는 느낌보다는 새로운 느낌이 들어서 나같은 경우에는 이 책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책값이 비싼건 사실이지만..)

<잠>에서 느껴지는 여자 주인공의 심정을 그림을 통해서 조금 더 들여볼 수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인가?

활자로만 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들다보니 새롭게 한 편의 이야기를 읽는 느낌도 들고, 누군가의 상상력을 직접 볼 수 있다보니 내 상상과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 그래서 책을 산 것 자체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럽지는 않다..


다만.. "TV피플"을 읽을 때면 TV피플의 모습을 늘 상상해보기는 하지만, 어떤 삽화로 보는게 아니라 단순히 나의 상상에 불과하다보니 누군가의 상상으로 그려진 TV피플을 직접 한 번 보고 싶은 느낌이 많았는데 이 책이 "TV피플"의 단편 전부를 모아서 카트 멘쉬크의 그림과 더불어 출간했더라면 더욱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랬더라면 조금더 두툼한 느낌에, 김난주씨의 번역에서 양윤옥씨의 번역으로 새롭게 하루키의 글을 읽는 느낌을 톡톡히 느끼면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하루키의 책을 읽고 느낀 그림을 표현한 그림을 시각적으로 보면서 내가 느낀 느낌과의 차이를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을텐데..

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책이었다는 점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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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 - 개정판
팀 버튼 지음, 임상훈 옮김 / 새터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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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시립미술관에서 있던 팀버튼 전시회를 갔다왔더니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본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4년전쯤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팀버튼이라는 이름을 보고서는 바로 빌려서 읽고서는 독특하다라는 느낌을 받고는 조만간 책을 사야지 싶었는데 그게 4년이 지났고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전시회를 보니 지금이야말로 책을 사야할 때라고 느끼고 찾아보니 개정판이 출시되어 있었다.. 이왕이면 개정판이 나오기전에 샀더라면 개정판과 구판 모두 소장할 수 있었을텐데 약간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이나마 산게 다행이다 싶다..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이란 책은 짧은 메모같은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단편집같은 책이다..

4년전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의 리뷰를 찾아보니,,

"팀버튼 감독의 책이라? 팀 버튼감독이라면 조니 뎁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 <스위니 토드>,<가위손>은 물론이고 <유령신부>, <배트맨>의 감독이 아닌가? 다양한 장르에서 환상적이면서도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감독이기에 팀버튼 감독의 책이라는 것만으로도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은 너무나도 기대되는 책이었다.

그렇게 기대를 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 얇은, 그리고 짧은 내용에 당황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한 10분이면 다 읽는 책이니 정말 얇고 짧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속의 팀 버튼 감독의 상상력은 역시 놀라울 뿐이었다.

유령신부가 생각나는 그림도 있고, 배트맨의 악당 펭귄이 생각나는 그림도 들어있는.. 이미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닌 언젠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기에 너무나도 좋았던 책이다. 다만 몇몇 이야기의 황당한 끝맺음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리고 마지막에 실려있는 영어원본을 보며 번역이 아닌 영어로도 만날 수 있어 더욱 좋았던 책이랄까? 간단한, 중학생이 그리고 쓴 끄적임같기도 한 책이지만 독특한 상상력에 빠질 수 있는 그런 책이다.. "

라는게 다 읽은 뒤의 느낌이었다..

4년이 지난 지금도 이전의 느낌과 별다를게 없다. 그러나 달라진 점은,, 단순히 끄적임같은 글들이 모여서, 하나의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이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을 만나서 또 다른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는 점이었다..

팀버튼전시회에 들어가면 처음 만날 수 있는 Stain Boy라는 제목의 5편의 3분 남짓한 애니메이션이 바로 다른 이야기 속의 주인공을 만나서 기존의 이야기를 새로운 느낌으로 시리즈화한 작품이었다..

이 책 속의 <검댕소년>이라는 이야기 속의 주인공인 검댕소년이 기분나쁘게 생긴 경찰관 느낌의 사람의 명령에 의해 사회에 필요없는 존재들이라는 명목으로 처리해야 하는 존재들이 바로 이 책속의 <응시하는 소녀>라는 이야기 속의 응시하는 소녀, <유독소년 로이>의 유독소년, <마른 장작 소년, 성냥 소녀와 사랑에 빠지다>의 성냥소녀, <로봇소년>의 로봇소년이다..

이 책 속의 응시하는 소녀, 유독소년, 성냥소녀, 로봇소년의 이미지와 특징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세부적인 내용은 검댕소년의 임무달성을 내용으로 하다보니 책 속의 이야기와는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른 느낌이라 오히려 신선하였다.. (유일하게 이 책에 실리지 않은 등장인물은 볼링핀과 볼링공, 그리고 검댕소년에게 임무를 부여하는 인상나쁜 경찰관 느낌의 아저씨였다..아저씨의 존재가 참 궁금했는데 소리가 나지 않다보니 알수가 없고, 상영관에서 확인하려했는데 휴식기간이라 결국 그의 정체가 뭔지를 알아낼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도 입구의 Stain Boy는 충분히 인상적이었지만, 만약 팀버튼전을 보기전에 이 책을 기억해내곤 먼저 이 책을 읽고 갔더라면 더욱 팀버튼전을 즐길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보니 이제야 이 책을 다시 읽는게 아쉽기도 하지만, 팀버튼전을 보고와서 이 책을 읽기에 검댕소년외의 다른 이야기들을 새로운 느낌으로 받았다는 생각도 들다보니 다행이기도 싶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아무튼 복잡미묘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을 기억나게 해주었던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이라는 이름의 삽화들도 팀버튼전시회의 한 면을 장식하고 있었고, 그리고 비슷비슷하면서도 기괴한 느낌인 그림들이 이 책속에 실려있다보니 5일전 전시회의 느낌을 집에서 책으로 다시 만나는 기분이라 책을 한장한장 넘기는 기분이 이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여전히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지만, 그래도 한장한장의 무게가 예전에 읽을 때보다는 조금 무거워진 느낌이랄까?

전시회를 보는 도중 누군가가 이야기했든 다른 사람이 이런 그림을 그렸다면 오히려 섬뜩함을 느꼈겠지만,, 팀버튼이라는 작가의 그림은 기묘하면서도 섬뜩하지만, 그러면서도 어떤면으론 귀여운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이런 짧은 아이디어들을 하나의 장편으로 발전시켜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그의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확실히 이번에라도 이 책을 산 건 정말 잘한 일 중에 하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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