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에서도 말했지만 난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슬퍼한다.
대통령직에 있을 땐 실망도 많이 했지만,
퇴임 후 시골에 내려가 사는 모습을 보면서 '그답다'는 생각을 했고,
언젠가 나도 그곳에 가서 그분과 악수라도 할 수 있기를 바랐다.
게다가 그는 내가 열렬히 좋아했던 유일한 정치인이었다 (유시민에 대해서는, 난 글쟁이로서의 그를 더 좋아한다.)

하지만 작금의 분위기는 좀 불편하다.
지지율 10%대의 인기없는 대통령이었던 그에게 쏟아지는 찬사들이란!
내가 다니던 사이트마다 추모의 물결이 넘쳐나, 다른 주제로 글을 쓰는 게 어려울 지경이다.
모 스포츠 사이트에서 어느 분이 농구에 대한 글을 올렸을 때 이런 댓글이 달렸다.
"지금 분위기에 이런 글을 올리다니, 자삭하시죠."
도루를 자제하겠다는 이종범이 찬사의 대상이 되고,
대통령의 서거와 500 도루가 무슨 관계가 있냐고 물으면 "생각없는 놈"이 되버린다.
그래서 그 사이트는 지금 노무현에 대한 애도 이외에는 다른 글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 사이트가 엄연히 스포츠 사이트임에도.

누가 보면, 간디 쯤 되는 분이 돌아가신 줄 알겠다.
진보나 보수 할 것 없이 거침없는 욕을 해댔던 대상이
그것도 개인 비리로 검찰조사를 받다 목숨을 내던진 분이
단지 죽었다는 이유로 이렇듯 찬사를 받다니, 한국 사회는 역시 죽음에 관대하다.
이쯤되면 연희동에 계신 그분도 한번쯤 자살을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그가 자살한다면 이런 말이 나올지도 모르니 말이다.
"평생 29만원밖에 모으지 못할만큼 청렴한 분이셨지.
사람은 많이 죽였어도 카리스마는 있었어."
물론 그가 자살을 택할만큼 얼굴이 얇진 않지만, 누가 알겠는가.
죽기 이틀 전에 자살함으로써 찬사를 받는 길을 택할지.

한 사람의 죽음은 분명 가슴아픈 일이다.
하지만 죽음이 모든 걸 미화해서는 안되며,
그게 다른 말을 할 자유를 억압하는 근거가 되서는 더더욱 안될 것이다.
게다가 자살은,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죄값을 치르지 않겠다는 비겁한 선택일 수도 있다.
그분을 애도하는 것과는 별개로,
그분의 공과를 정확히 따져서 다시 실패한 대통령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 글을 올리기 전 몇번을 망설이게 되네요. 그냥 올리지 말면 편할텐데, 하는 생각을 애써 떨쳐 버리고 여기다 올립니다.  

** 제가 어느 분한테 전두환과의 비교는 좀 너무하지 않느냐고 했었는데, 지금 저도 그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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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2009-05-31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님의 글에 한가지 이의가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지금의 대다수 분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우리나라의 간디처럼 혹은 그 이상의 훌륭한 인물로 여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살아계실 때도 그렇게 생각했었고(그렇다고 노사모는 아니었는데, 검찰의 수사 과정을 지켜보며 거의 노사모에 가입할까?라고 생각도 했었습니다.) 내 아들에게도 우리나라의 가장 훌륭한 정치인이자 대통령이었다고 두고두고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그분의 가장 훌륭했던 점은 자신을 낮추고 자신보다 부족한 사람들의 모든것을 안아준 그것입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권력계층)의 모든 것에 맞서 외롭게 싸웠던 분입니다. 그래서 저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이글을 보면 특정한 문장에서 많이 불편해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간디쯤 되는 분...같은 표현보다 오히려 우리나라에도 인도의 간디만큼 혹은 간디보다 더 훌륭한 분이 있었다...라고 자랑스럽다는 표현은 어떨까요?

손님 2009-05-31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손님이 자꾸 마음에 들지 않는 말씀을 드려 죄송합니다. 그런데 이런 글을 내뱉으셨으니 다른 분들의 의견을 수렴할 의지가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자꾸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난 참여정부의 업적이 크다고 보고 있고, 특히 검찰과 재계, 언론이 합세하여 노대통령의 앞길을 방해하고 폄하한 와중에 이루었다는 점은 훗날 역사가 바로잡아 평가해 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애도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 중에 분명 이를 아는 이도 있고, 설령 모르는 이가 있다 해도 앞으로 이런 추모열기를 통해 몰랐던 사람들도 다 알아나가리라 믿기 때문에, 이 알 수 없는 추모 열기가 전혀 못마땅하지도 불편하지도 않습니다. 님도 조금 더 아량을 가지셔서 넓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는 뜻에 본의 아니게 댓글을 길게 달게 되었습니다.

글쎄요 2009-05-31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자살이 그렇게 비겁하다느니 추모열기가 넘친다고 말할 만큼
님이 직접 노대통령님을 다 따라다니면서 그 압박감을 똑같이 느껴보셨나요?
아무리 똑같은 상황이라도 사람마다 각각 그 심정은 다 다를수밖에 없죠
저도 옛날부터 자살이란건 절대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님은 자신의 생각을 남한테도 강요하는것처럼 보이구요 소름끼칠 정도예요
노 대통령님의 서거가 그렇게 불만이면 그분이 소환되어 조사받을때 당신은 뭐하셨나요?
검찰수사라는게 사람을 얼마나 비굴하고 비참하게 하는지
보통사람으로선 상상초월일텐데
그 심정 헤아릴 생각은 안하면서.. 님은 지금까지 언론에 너무 놀아났네요
당신의 집안가족, 죽마고우들, 하다못해 단골 가게까지
모조리 소환되고 세무조사받는다고 상상해보세요
당신같으면 죽고 싶다 라는 생각이 단 한번이라도 안들면 짐승이거나 기계일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나중에 어떤 이유에서든 그 파렴치한을 저지른 4명의 전직 대통령들이
사망하게 되는날 님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도 기대되네요
님의 이 블로그 다시 한번 방문할꺼니깐 닫으시면 절대 안되요

과객 2009-05-31 0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연히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저 자신, 띨방한 인간이라 웹상에서의 많은 글들에 웬만하면 댓글 같은 건 달지않고
글들의 참 의미만을 얻어가고자 하는 편인데..
마테우스님,
대단히 죄송하지만 적어도 제 관점으론 님글이 도대체 이해가 되지않습니다.
원글만 읽었을 땐 "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였는데(그렇다고 절대로
님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댓글들에 반론을 하시는 것을 보고는 도대체
이분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게 뭐지??? 헷깔리기까지 합니다.

결코 노무현을 비난하고자 쓴 글은 아니라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엔 님 글은 걍 비난글입니다. 제가 님의 글을 이렇게 밖에 이해를 못하는 것이 제가 띨방해서 그런지 아님 님의 의견 전개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노무현을 비난하셨다고(제 관점) 그런 것이 아니고, 비난이 아닌 것처럼 표현은 하면서도 실상은 엄청 까대는.. 솔직함이 없는 글로만 보입니다. 아니면 논리성이 엄청 결여된 것이고요.

그리고 본문에 쓰신 것 중에 몇 가지만 제 의견을 말씀드리면,
노무현 죽음에 대해서 슬퍼하는 사람들(엄청나게 많았죠..)을 뭔가 모자라는 사람 정도로
보시는 것 같은데(제가 보기엔 님의 글이 그런 느낌입니다) 그건 아니죠.
자살의 후유증, 노무현의 허물 등등.. 다들 님만큼 알고 있습니다.
님글은 석경님 말씀따나 걍 폼 좀 잡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간디 쯤 되는 분이 돌아가신 줄 알겠다" 간디가 노무현 보다 더 훌륭하다는 말씀???
그럼 이순신과 간디.. 누가 더 훌륭한가요? 엄청 어렵네요..ㅜ.ㅜ
도대체 훌륭함에도 잣대를 들이대어(그넘의 잣대가 무엇인지도 모르겠지만) 서열화를 해야하는 겁니까?
제가 만일 간디보다 노무현을 더 존경한다면 저도 덜 떨어진 놈이 되는 겁니까?

스포츠 사이트에 "지금 이런 분위기에 이런 글을 올리다니, "자삭하시죠"
님 정도의 용기있는 분이면 그런 것에 전혀 개의치 않고 이런 뜻도 모를 광적인 추모 분위기에 항거하는 마음에라도 걍 쓰실 것 같은데 그런 말에 뭐 그렇게 민감하신지 모르겠습니다.

전두환과의 비유... 걍 웃음만 나오네요.
더군다나 밑에 댓글에 동일선상의 비교가 아니라고요? 걍 뻥 찌네요.
님의 의도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본문의 언급은 걍 딱 동일선상의 비교입니다.
한마디 덧 붙이면 "죽기 이틀전에 자살~" 이 말씀..님의 논리전개 개념대로라면 제가 가진 상식으론 절대 그렇게 할 양반이 못되죠.(님이 그렇게 유추하 듯 저도 이렇게 유추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함부로 가정하고 비유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님께서 말씀하신 노무현의 지지율.. 도대체 이것과 자살미화 그리고 지금의 광적인 추모열기(님의 표현대로)와 뭔 상관관계가 있는 겁니까? 님의 논리대로라면 지지율이 높으면 자살이 미화되고 지금의 추모열기가 용납된다는 말씀으로 귀결됩니다만..
다행이네요. 노무현 생전 지지율이 낮아서~!! 그렇지 않다면 님께서 주창하신 "자살을 부추기는 사회"가 논리적 오류에 빠져 버리니..

개인비리로 로 검찰조사를 받다가... 이 말씀은 님께서는 그렇게 단정지었다는 말씀으로 받아들여지는데 도대체 어디에서 확인하신 겁니까? 재판의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을 뿐 더러 검찰의 수사과정 그것은 불법적인 요소가 많았음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한 개인의 사법적인 죄.. 함부로 단정짓지 마시기 바랍니다.
백번 양보해서 노무현이 죄가 있다고 치더라도 검찰이 행한 노무현에 대한 수사방식이라면 전두환, 삼성 등을 비롯해서 한국사회의 기득권 세력들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는 구족을 멸해도 부족함이 없는데.. 어제 삼성 무죄 판결이 나왔더군요. 웃기는 일입니다.

대단히 외람된 말씀이지만 님께서 원글과 댓글에서 말씀하신 것을 보고 있자니 파란 기와집에서 어설프게 이상한 폼 잡고 있는 그 양반이 생각나네요.

마지막으로 저는 노빠도 노무현 지지자도 아니라는 점과
아울러 제 글에는 님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점과 님의 글에 솔직성이 없으신(노무현을 비난하든 안하든) 것 같은 느낌을 받아 불쾌감도 함께 들어가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남의 집에 와서 땡깡부려 죄송합니다.

나는나 2009-05-31 0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검찰조사과정을 실시간 보도하는게 민주주의에 어긋난 저질스런 행동입니다.
아주 추하고 찌질한 행동이죠.
많이 배우신 분인거 같으니 무죄추정의 원칙이라고 당연히 아시겠지요?
그냥 읽고만 가려다 다시와서 한마디 적고 갑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승리하였습니다.

교대시간 2009-05-31 0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개 범인에게도 적용되어야 할 법치 민주주의 기본적인 인권보호가 '노무현'에게는 적용되지 않았지요.왜 그랬을까요?그의 사인은 '자살'이 팩트지만,그 팩트속엔 정치적타살과 인격살해라는 '사실'도 분명 존재합니다.한 인간을 정치적 이유로 철저히 농락했습니다.피의자 로 낙인되었지만 자백도 유죄선고도 없었습니다.증거라는 것 또한 구속된 이의 입에서 나온것이 전부였습니다.설사 그것이 사실이었다 하더래도 이전 유영철류의 흉악범들에 까지 인권보호 논란했던 언론과 검찰이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에게 그런 잣대는 아무렇지않게 아니 오히려 너무도 당연히 무시되었습니다.철저히 그 주변에 대해,그의 인격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혐의를 검찰은 흘렸고,언론의 펜은 살과 뼈를 보태어 기정사실로 만들어 놓았습니다.그 펜들은 결국 칼이 되었습니다.그의 비극적 죽음이 현 대한민국 사회에 던진 충격은 그저 그런 자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그렇다고 냉혹한 승부사의 마지막 선택도 아닙니다.한 인간의 인격이 정치적인 견제로 철저히 망가졌고 망신창이 된 그가 최후로 선택할수 밖에 없었던게 '자살'이었던 겁니다.그래서 그 죽음에 대한 수 많은 국민들의 충격과 슬픔을 한낱 자살 미화라는 이름으로 내동댕이 칠 수는 없는 겁니다.저질러놓은 것들을 죽음으로 덮으려는 꼼수가 아닌 그저 힘없는 한 인간이 선택할수 밖에 없었던 최후의 외로운 선택에 미치도록 가슴이 아픕니다."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고 했던 노무현은 혐의사실만으로 기어코 국민앞에 사죄를 했지만,결코 법적으로는 죄가 있지 않음에 대한 그 자신 마지막 '항변'이었고 그 어떤 부정도 비열한 변명으로 일축되버리는 이 현실에서 그가 무죄를 주장하는 수단은 그것,자기 목숨을 버리는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사람의 얼굴로 정치를 하겠노라고 걸어왔던 그의 이제껏 세월에 대한 통탄과 애통이 버무려진 추모입니다.너무나 쉽게 마태우스님 입으로 비아냥거린(네 저는 비아냥으로 들립니다)'자살미화'끄적임으로 감히 매도 될 수 없는 파란의 세월을 걸은 한 인간에 대한 가슴 아픈 회한,그리고 일국의 대통령이었던 한 정치인의 비극적 결말앞에 지금은 그 어떤 비난적 수사가 들어설 자리는 없습니다.추모의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좋습니다.그러나 이 죽음앞에서 까지 그를,그리고 그를 추모하는 마음들을 조롱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석경 2009-05-31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의 원글 포함 댓글에 대해 읽어본 느낌은 결국 마태님은 노무현을 싫어한다로 판단 됩니다..그거 님의 자윱니다. 누가 뭐라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봉하 마을 가고 싶었네 어쩌네 그런 말씀 하지 마시고 그냥 노무현 까세요.그래야 토론도 되고 논쟁도 되지 않겠습니까..누가 노무현 참여정부를 실패라고 함부로 규정합니까..그러니 그냥 나 노무현 싫고 이런 추모 열기 가당치 않다 그렇게 말하세요..조갑제,변희재,김동길과 님의 차이를 전혀 모르겠네요..

2009-05-31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31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랜눈팅 2009-06-01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타까워 댓글 남깁니다.
표현에 실수가 있으셔서 비판을 받고 계시지만,저는 마태우스님이 뭘 말씀하시는지 알겠습니다.
몇분은 노무현을 싫어해서 저런 글을 썼다고 단정을 하시지만,마태우스님이 저렇게 표현하셨음에도 불구하고,노무현을 누구보다도 좋아하셨음을 압니다(마태우스님 글을 오래전 부터 봐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마태우스님, 온의 글쓰기가 어떤지 아시지요?(죄송...스님앞에서 경 읽습니다-_-;;)
너무 상처받지 마시고 기운 잃지 마세요.


가시장미 2009-06-01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민 끝에 글을 남깁니다. 저도 위에 마태님과 생각이 다른 바를 제시했습니다만 위에 남겨주신 몇 분들.. 너무 과하신 것 같습니다. 인신공격적인 발언은 삼가해 주십시오. 소통을 하고자 하시는 건가요? 공격을 하고자 하시는 건가요?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에 대해서는 납득이 되지만 글에 나타나지도 않은 의도를 추측하거나 정치적 입장을 어느 한 쪽으로 매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랜시간 친분과 신뢰를 쌓아온 이웃분들과 공유하는 글인지라 마태님의 정치적 입장에 대한 이해나 믿음을 바탕으로 읽어야 그 의도가 전달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쩌다 우연히 이 글을 보신 분들은 어떻게 보시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 하나만으로 너무 단정 지어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한편의 짧은 글로 어떻게 생각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을까요? 쓰시는 분도 실수 할 수 있고, 읽는 사람도 그 행간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 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태님은 이 곳에서 자신의 신분까지 밝히고 글을 쓰시는 분입니다. 그에 비해 익명으로 글을 남기시는 분들은 자신에게 돌아올 비판이나 비난에 대해 책임을 지고자 하시는 의지가 없어보이십니다.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정정 당당하게 닉네임을 가지고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말씀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한 쪽은 비난을 허용하는데 한 쪽은 비난을 차단하고 있다면 너무 불공평하지 않나요? 이런 태도는 여러분이 비난하는 사람(글 속에 거론된)이나 정부의 태도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매도하고 몰아붙이지 맙시다. 수습이 불가능한 정도로 선을 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몹시 안 좋아서 글을 남깁니다.

과객 2009-06-01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위에 댓글 달았던 과객이라는 사람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블로그 운영을 하지않고 있습니다. 그러니 닉을 밝힐 수도 없고... 본의 아니게 가시장미님 지적처럼 불편부당한 사람이 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저의 오물만 토해놓고 다시는 거들떠 보지 않는 그런 사람은 아니란 것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시장미님 말씀처럼 저의 글은 분명 마태우스님을 비판(비난이라 하셔도 좋습니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그렇지 않은 척 비판하는 내 모습은 스스로가 원치 않았기에 글 말미에 불쾌감도 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입니다. 이것만으로 변명은 되지 않겠지만 알량한 제 글 때문에 마태우스님께서 상처를 받으셨다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서로 얼굴 맞대고 대화를 나누어도 서로의 진의가 온전히 전해지기 어려운 법인데 오로지 문자로써만 가능한 온라인에선 더욱 많은 소통장애가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말씀드리면 저는 이전에 마태우스님을 알지 못했고 타 사이트에서 우연히 님의 글을 읽고 이렇게 님의 공간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님의 많은 글 중에 이글만 읽고서 댓글 달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가시장미님의 댓글을 보고 님의 다른 글도 몇개 더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님께서 어떠한 인격의 소유자이신지 대충이나마 유추할 수 있었고요.

하지만 저의 어리석음의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읽어봐도 "간디 쯤..." "연희동에 계신 그분..." 이러한 표현들은 마태우스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했던 진의를 오해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다라고 밖에는 말씀을 못드리겠습니다. 예를 드셨던 중간의 두단락이 없었다면 마태우스님의 진의가 오히려 더 잘 전달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도 가져 봅니다.

덧붙여 저는 마태우스님의 견해와는 다름 또한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그 이유는 가시장미님을 비롯한 몇분의 댓글에 있기에 별다른 설명을 덧 붙이지 않겠습니다. 다만 한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노 대통령의 자살에 의한 죽음에 대한 광적인(?)추모와 칭찬... 보기에 따라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노 대통령 대한 추모/칭찬이 광적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의 시공간적인 광적임은 충분히 소화시킬 수 있는 자정능력을 우리 사회는 가지고 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추모열기와는 별개로 노 대통령에 대한 공과는 추후 역사속에서 정당하게 평가될 것이고요.

말이란 게 아 다르고 어 다름을 다시한번 느낍니다.
가시장미님의 말씀을 자성의 계기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저로 인해 받으신 상처가 이글로써 완전히 치유될 순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마태우스님께 위안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다시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앞으로 한번씩 들리겠습니다. 허락하신다면..
항상 건강하시고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p.s.. 맞춤법 등이 몇개 틀려서 수정했더니만 밑의 퀄리아님의 댓글 작성시간보다 늦게 되어버렸네요. 죄송합니다.

가시장미 2009-06-02 00:25   좋아요 0 | URL
제3자의 개입을 불쾌하게 생각해 주지 않으시고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솔직히 저에게 남겨주신 글이 아닌데, 이렇게 또 글을 남기는 것이 마태님께 실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마태님께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

제가 개입할 부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글을 남긴 이유는 님이 지적해 주신 부분에 대해 마태님은 이미 사과를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웃이 아니고 이곳의 서재 시스템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이곳의 글과 댓글만 살펴보셨겠지만 이 논의는 다른 서재에서도 이루어졌습니다. 그 곳에서 이미 마태님의 생각을 확인한 저로써는 계속 되는 공격의 가까운 댓글 행렬을 저지하고 싶었습니다.

님의 말씀하신대로 ‘소통’이라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사실 전 이번 사안도 ‘소통의 부재’가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은 국민과 소통하는 것을 늘 원하셨던 분이셨는데, 마지막 순간까지 그 원을 못 이루신 것 같아 더 마음이 아픕니다. ‘소통의 부재’는 진실을 은폐하고 왜곡을 낳습니다. 그 분은 죄를 인정하셨고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고개 숙여 사죄하겠다는 의지까지 가진 분이셨는데, ‘소통의 부재’가 그 분의 죄를 확대 재생산하였고, 그 결과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소통’이 참 어렵고 힘들지만 앞으로 더 치열하게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좀 길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신다면 마태님의 서재나 제 서재에 들려주세요. 마태님께서 소통에 어떤 노력을 기울이시는지 아신다면, 꽤 열린 분이라는 걸 알게 되실꺼예요. 그리고 제 서재에 ‘과객’이라는 닉네임으로 찾아오시면 님으로 알고 환영하겠습니다.
저도 님의 열린 마음과 열린 태도를‘소통'을 이해하는 계기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이해해 주시고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 주신 점 정말 감사드립니다. :)

qualia 2009-06-01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 가시장미 님과 과객 님의 대화는 참 아름답게 보이네요.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두 분께 정말 감사합니다.

가시장미 2009-06-02 00:26   좋아요 0 | URL
아름답게 봐주셔서 저도 감사합니다. :)
감사하다는 말...하면 할수록 기분이 좋아지네요. 으흐

최상의발명품 2009-06-02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태우스님 저를 기억하시는지요. 전처럼 댓글은 못 달았지만 가끔 들러 쓰신 글 보며 반가워하곤 했습니다. 제가 마태우스님을 많이 좋아했던 것은 잘 아실 거예요. 그런데 저는 이순간만큼은 마태우스님께 실망감이 들어요. 스포츠 사이트에서 스포츠 얘기를 못하게 했다는 말은 그 못하게 했다는 분들이 너무한 거지만 개인 비리 혐의로 자살한 고인의 죽음이 미화되었다는 그 말씀. 누가 보면 간디쯤 되는 분이 돌아가셨다는 줄 알겠다는 말씀. 정말 제가 좋아했던 현명하고 사려깊고 이치에 밝은 마태우스님이 하신 말씀인지 의심이 듭니다. 정말 실망을 많이 하고 갑니다.

글샘 2009-06-02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저도 노무현 신드롬을 보면서 가장 두려웠던 것이, 그를 그냥 신격화하고 마는 것 아닌가 하는 거였거든요. 그의 경제 정책과 교육 정책, 부동산 정책의 실패들이 지금 이 병신 정부를 만들어준 거였는데, 노무현의 꽤 괜찮은 면들이 지나치게 부각되고, 현실은 그대로라면... 뭐, 그 신드롬이 과잉이 아닌가 하는 것이요.
마태님 글에서 오해받을 부분들도 조금은 있지만... 그건 표현이 그런 거고,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는 기분이 드네요.
근데... 저는, 그이의 자살이 결코 팩트로 받아들여지진 않습니다. 살해라고 믿는 1인입니다.

2009-06-19 16: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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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조선일보가 읽고 싶을 때가 있다.
용산참사 같은 큰 이슈가 생겼을 때, 그네들이 어떤 보도를 하는가가 궁금해서다.
그런다고 해서 억지로 찾아 들어가 읽진 않는데,
이따금씩 남들이 퍼온 기사를 볼 때마다 "얘네들은 정말..."이라며 혀를 차게 된다.

오늘 아침 테니스를 치러 나가는 차에 엘리베이터에 놓인 조선일보 호외를 발견했다.
조선일보가 노무현 서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는지가 궁금해 사설란을 펼쳤다.
조선은 역대 대통령들이 하나같이 비리에 연루되었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 원인을 "대통령 권력은 제동 장치가 전혀 없다는 근본적 결함을 갖고 있다"는 데 돌린다.
여기까지는 수긍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그 다음부터다.
"구미 국가에선 대통령 권력을 견제하는 데 언론의 비판적 기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시절부터 홍위병에 가까운 세력들이 시민단체를 가장해
대통령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언론에 대해 전방위 공격을 퍼부었다.
여기에 권력의 세무사찰 등등의 탄압 방식이 얹혀지면서
언론의 대통령 권력에 대한 감시도 기대하기 힘들만큼 약화됐다.
그 결과 대한민국 대통령 권력은 감시. 견제. 비판으로부터 해방되면서
결국은 권력 자체의 비리의 무게로 붕괴되기까지 위태위태한 모습을 연출했다."

누가 본다면 박정희나 전두환 시절에 나온 사설인 줄 알겠다.
'노 전 대통령'이라는 구절 때문에 노태우를 연상한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 우리나라 언론이 권력에 대한 감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니, 이게 무슨 헛소리인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직하던 5년은 언론이 대통령에 대해 무한대의 독설을 퍼부었던,
언론 자유란 측면에서 본다면 르네상스라 할만한 시기가 아니던가?
대통령 말 한마디 한마디를 대문짝만하게 보도하면서 "품위가 없다"고 난리를 치던 게 조선일보가 아니었던가?

독재권력에 저항하기는커녕 그 품에 안겨 성장해온 조선일보가
소위 비판언론을 자처한 건 김대중. 노무현의 10년이 고작이다.
이명박이 집권한 지금, 조선일보가 다시금 권력의 시녀로 원상복귀한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인데,
왜 혼자만 헛소리를 할까?
이런 류의 사설이 나올 때마다 생각을 한다.
1) 이것들이 진짜로 이렇게 믿고 있는 건지
2) 대중들이 우매한 걸 이용해 속여먹으려는 건지?

제목은 '애도한다'지만 내용은 전혀 애도가 아닌 사설을 쓴 조선일보,
고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5년간 이 상식 밖의 집단과 싸웠지만
결국 이긴 건 조선일보인 것 같다.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 도중 자살을 했으니 말이다.
스포츠조선 사장의 말대로 노무현은 5년마다 바뀌는, 별 볼일 없는 '낮의 대통령'이지만
조선일보는 앞으로도 오래도록 권력을 누릴 '밤의 대통령'이다.
우리나라에 희망이 없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 노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님을 미치도록 사랑했었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뒤 님은 제게서 멀어져 갔고,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600만불 수수는 치명타였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님이 세상을 떠나셨단 소식에 눈물을 흘렸던 건, 우리 정치사에 님같은 분이 당분간 나오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조중동이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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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9-05-2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 희망이 없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정말 끔찍한 심정으로 동감이 됩니다.

Mephistopheles 2009-05-24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이것들이 진짜로 이렇게 믿고 있는 건지
2) 대중들이 우매한 걸 이용해 속여먹으려는 건지?

2일 경우가 더 가능성이 있고요...
문제는 2의 그 우매한 대중들이 우리 주변에 참 많습니다. 그것이 나이들으신 양반들 뿐이 아니라 20대 젊은 사람들 중에도 제법 많다는 것이 미래가 어둡다는 거지요.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웽스북스 2009-05-24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혹스러우리만큼 어이가 없네요 -_-

stefanet 2009-05-24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일보...정말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를 보여주는군요.

그리고 제 생각엔, 그들은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들이 옳다고 굳게 믿고 있는게 아니라면, 어떻게 저렇게 수십년동안 시종일관 저런 XX같은 짓들을 계속해서 할 수 있겠습니까...사실 그렇다면 더더욱 희망은 없는 것입니다만...

하얀마녀 2009-05-24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가 갈리는 넘들이군요

다락방 2009-05-24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저,

노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마늘빵 2009-05-24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끝까지 조선일보 답네요.

2009-05-25 00:1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조갑제가 한 말은 더 가관입니다..
서거라는 말은 존경심을 유발하는 단어이니,
자살한 자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하네요.. 에휴..

2009-05-25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 분은 유신정권의 총 칼 앞에서도
그 누구도 감히 반대하지 못했던 3당 합당 앞에서도
세계 각국의 권력의 정점에 서있는 각국 통치자 앞에서도
그는 언제 어디서나 대한민국 국민의 대표로서 당당했습니다..
그렇게 당당하시던 그 분이 한없이 자신을 낮출때가 있었습니다..
바로 '우리들' 앞에서 입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자들이 활개치는 세상에서
두려움을 모르고 누구앞에서나 당당하셨던 그 분께서
자기주변의 한순간의 실수에도 부끄러워하며
자기자신을 놓음으로서 빚을 갚으려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벌써부터 그리워집니다..
세븐파운즈에 나온 월스미스를 보면서 살아서 저지른 죄는 살아서 값을 치르고,
남은 여생을 살면서 더 많은 이들에게 더 큰 희망을 주었으면 하고 안타까워했었는데,
똑같은 심정이 듭니다.. 왜 떠나야 했을까요..
수많은 광주시민을 학살하고 수많은 시민들의 세금을 사유화한 그들도 숨쉬고 있는 세상에 이미 퇴임한 후 아무 힘없는 그가 목적없이 건네받은 지도 확실치 않은 돈이 그렇게 큰 죄목일까요..검찰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수사를 중단하는 것을 보면 오히려 야속하기만 합니다..자신들이 표적수사를 하고있었다는 것을 공인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끝까지 수사를 속행하여 과연 그 죄목이 사람의 목숨과 바꿀만큼의 죄인지 밝혀야 합니다..철저한 이상주의자였기에 삼권분립을 위해 자율권을 맡긴 검찰에게 BBK 이명박보다 삼성 이건희보다 너무나 가혹하게 추궁하는 모습을 지켜보기가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죄가 포괄적 뇌물수수죄라면 힘없는 자를 끝까지 몰아세운 검찰과 힘없는 그를 지켜주지 못한 저는 포괄적 살인죄입니다..

BRINY 2009-05-25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에 특히 더 공감이 갑니다. 말줄임표를 안 쓸 수가 없군요...

마태우스 2009-05-26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님/감사합니다...
델님/맞아요 자기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그런 대통령이었지요. 군림하기보단 맞장토론을 하셨던...
아프님/대단한 애들이죠.... 벌써 몇년째 집권중인지 지겨워 죽겠습니다'
다락방님/네...님 심정 이해합니다.
하얀마녀님/글게 말입니다
스테파넷님/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쟤네들은 대중의 우매함을 아는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계속적인 왜곡보도를 할 수가 없었을테니깐요.
웬디양님/어이없는 게 한두번이 아니지만, 이번에도 역시....
메피님/글게요. 나이드신 분들뿐 아니라 젊은 애들도 참 이상한 애들이 많더라구요
비연님/그러게요. 그네들이 있는 한 울나라는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잊지말자 황우석 - 껍데기 진보와 탐욕스러운 보수로부터 나라를 구하자
이형기 지음 / 청년의사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잊지말자 황우석>은 황우석 사건으로 유명해진 피츠버그대 이형기 교수가 그 사건을 되돌아보며 과학자의 윤리를 강조하는 내용이다.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저자였던 새턴 교수가 피츠버그대에 있는 바람에 그 대학에 있던 이형기로서는 정말 난데없이 황우석 사태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는데, 그로 인해 이형기와 가족들은 소위 황빠들에 의해 사이버 테러를 당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황빠들과 싸우고, 진리가 승리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이형기 교수에 대해서는 아무리 치하를 해도 지나침이 없을 듯하다.


황우석 사태를 다룬 책은 여러 권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백미는 역시 한학수 피디가 쓴 <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드려야 할까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 역시 당시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는 데 부족함이 없고, 미처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됐다. 예컨대 다음 일화. 서울의대 병리학교실의 제이 교수에게 황우석이 샘플 하나를 들고 와서 뭔지도 말을 안해준 채 다짜고짜 판독을 해달라고 했단다. 해줬더니 알았다고 나가더란다. 나중에 그 교수가 황우석으 2004년 논문을 가지고 저널 리뷰를 하는데, 자기가 판독해준 그 표본이 실려 있는 거다. 제이 교수는 황우석에게 전화를 해서 따졌다. 그럴 땐 공동저자에 넣든지, 아니면 감사의 글에서 그 얘기를 했어야지 않느냐고. 황우석은 미안하다고 한 뒤 놀랍게도 2005년 논문에, 제이 교수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이의 이름을 넣어 줬다. 논문의 저자가 이런 식으로 관리된다는 건 황우석이 과학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해주는지 잘 보여 준다.


하지만 잘 나가다 삼천포라고, 저자는 책의 뒷부분에서 그가 의사이기 때문에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드러낸다. 자기 의대 동기를 만났는데, 중1인 딸의 과외비를 마련하기 위해 부인이 다시 일을 시작했단다. 물론 특목고를 보내기 위함이다. 근데 그 다음 말이 가관이다. "학생운동을 했던 이 친구는 자신도 한때 뜻을 같이 했던 소위 개혁진보세력에 의해 한국사회가 붕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고백했다(309쪽)," 이 말을 전하면서 저자는 이런다. "황우석처럼 개혁진보세력도 아무런 준비나 검증 없이 정치권력의 핵심에 진입했다...이들을 가리키기 위해 얼치기 진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했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다음 대목이다.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은 이 상황을 '참여민주주의를 빙자한 난장판'이라고 표현했다(318쪽)." 저자는 이렇게 주장하며 책을 끝맺는다. "껍데기 진보로부터 나라를 구하지 못하면 황우석 사태는 재현된다 (323쪽)." 황우석 사건에 노무현 정권의 기여가 있긴 했지만, 이 책이 이런 결론으로 끝나는 건 어이가 없다 못해 기가 막힌다. 잠시 잊혀졌던 농담이 생각난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10장만 없었다면 이런 식의 리뷰를 쓰지는 않았을 테지만, 거듭 읽다보니 저자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마지막 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정권이 바뀐 지금, 이형기 교수가 편안함을 느끼길 빈다. 아울러 이 교수의 친구분도 부디 따님을 특목고에 보내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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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5-05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이 압권이군요.
과학의 세계는 잘 알지도 못하고 그다지 관심도 없지만, 알라딘 덕에 이것 저것 알아갑니다. 마태님도 편안하신가요? 편안하시길 빌어요.^^
오랜만의 서재마실이라 밀린 글 다 읽었어요. 몽골여행기~ 마술도시락, 카레를 싫어하는 사람에겐 그것도 괴롭겠어요.ㅋㅋ

마태우스 2009-05-06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저야 뭐 평안하게 보내고 있지요 순오기님은 안녕하신가요? 제가 너무 마실을 안다녔지요? 사람이란 게 참, 연락이 뜸하기 시작하면 금방 1년이 되고 2년이 되더군요.... 마음은 늘 자주 와야지인데 몸이 영....ㅠㅠ

2009-05-14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4월 28일, PM 17:30

하루 종일 학회장에서 발표를 듣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우리나라 학회처럼 사람도 많고 장소도 넓다면

중간중간 나가서 잡담도 하고 그러겠지만,

그곳은 강의실 한 개 크기의 방에 사람 이름이 쓰여진 종이 명패가 놓여 있는지라

나가서 놀기가 어려웠다.

발표를 듣고 사람들이 총평을 하는 시간.

총 6명이 얘기를 하기로 했고,

그림을 그리면서 그 지겨운 연설들을 참아냈다.

여섯명의 연설이 다 끝났을 때,

명단에도 없는 우크라이나 학자가 갑자기 나오더니 30분이 넘게 얘기를 한다.

자기가 이미 발표했던 슬라이드를 다시 보여주면서!

우크라이나 사람의 발표가 유독 힘든 건,

그가 러시아말로 말을 하면 몽골 사람이 몽골어로 통역을 하고,

그럼 우리나라 통역이 다시 한국어로 통역을 해야 하는,

소위 3단통역이기 때문이다.

끝이 안날 것 같은 연설이 결국 끝났다.

근데 그 사람한테 산적처럼 생긴 남자가 손을 들고 질문을 하는 걸 보고 기절할 뻔했다.

우크라이나 학자는 매우 좋아하면서 5분이 넘게 답변을 했고,

3단통역을 통해 그의 얘기를 듣는 우리들은 그 5분이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학회가 끝나고 나서 우리 측 사람들은 10분이 넘게 그 우크라이나 학자 욕을 했다.

"아니 어떻게 그렇게 말을 오래 하냐?"

"밥시간 되었는데 그렇게 오래 말하는 건 결례야!""거기다 질문하는 사람은 또 뭐야?"

 

4월 28일, PM 19: 30

저녁은 뷔페다.

음식들이 잔뜩 있었지만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었다.

눈치를 봐가면서 마술도시락에 물을 부었고,

8분간 의자 밑에 내려놓은 뒤 먹기 시작했다.

슬슬이 아니라 노골적으로 질린다.

친구가 다가와 무슨 말을 하려고 하기에 이렇게 말했다.

"너 몽골음식 맛있다고 얘기하려고 하지?"

친구가 어떻게 알았냐고 놀란다.

 

4월 28일, PM 20: 00

높은 사람들이 무대에 올라가 연설을 한다.

"이번 세미나가 아주 잘 끝났고 어쩌고..."

근데 갑자기, 미라 팀 대표로 내가 연설을 하란다.

그런 자리에 서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러웠는데,

몽골 사람들도 다 박수를 치고 있다.

할 수 없이 나갔다.

"이런 자리에 서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몽골말로 통역.

"그래서 무슨 말을 할 지 미처 준비를 못했습니다."

통역.

"내년에 열리는 3회 세미나에서는 반드시 멋진 말을 해드리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먹는 걸 보니 갑자기 목이 말라

생맥주 한잔을 시켰다.

그 시원한 맛이라니!

맛에 놀란 나머지 500cc 생맥주 세잔을 더 마셨다.

 

4월 28일 PM 22: 30

다시 울란바트르 공항에 왔다.

좌석배정을 받고 할 일이 없어 1달러에 15분짜리 인터넷을 했다.

이럴 수가!

보스톤이 양키스를 세 번 다 이겼다.

 

4월 29일 AM 2:00

정상적이었다면 한시간 반 전에 이륙을 해야 했지만,

비행기는 아직도 떠나지 않고 있다.

"바람이 심해 이륙이 지연되고 있단다.

설마, 가긴 가겠지 했는데

두시가 넘었을 무렵, 바람이 더 심해져서 비행기가 못뜬다는 방송이 나온다.

난생 처음 대한항공에서 지정해주는 호텔에 묵었다.

2인1실이긴 해도 내가 자던 곳과는 비교도 안되게 좋은 곳이다.

아쉬운 것은 비행기에 실은 짐을 가져올 수 없었다는 것.

그 안에는, 좀 질리긴 했지만, 마술도시락 두세트가 있고,

식빵과 더불어 딸기잼이 잔뜩 있는데.....

그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들었다.

비행기가 오후 두시에 떠난다니 푹 잘 수 있겠다.

 

4월 29일 AM 11:00

"그래도 이번 여행은 먹는 것 때문에 고생하지 않았어."

어제 저녁 때 일행 중 하나에게 했던 말이다.

이런 걸 전문 용어로 설레발이라고 한다.

다른 이들은 호텔에서 제공하는 뷔페식을 맛있게 먹었지만,

내가 먹을 게 가방에 있고 그 가방은 비행기 안에 있는지라

난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쫄쫄 굶어야 했다.

 

4월 29일 PM 1:00

배가 고파 죽겠어서 조그만 가방을 열어봤더니 글쎄 김이 들어 있다.

그 김은 내가 "필요없다"고 극구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싸준 광천 김.

난 아내의 혜안에 거듭 고마움을 표시하며 공항 의자에 앉아 김을 뜯어먹었다.

총 두봉지의 김을 먹으니 배고픔이 약간 가신다.

내 친구가 카메라를 꺼내더니 내가 김을 먹는 모습을 찍는다.

갑자기 자신이 한심해졌다.

 

4월 29일 PM 6: 20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전화기를 켜고 아내에게 전화했다.

"나 배 무진장 고프니까 저녁 왕창 차려 줘."

집에 갔더니 아내와 개 두 마리가 엄청 반겨준다.

내년에 또 가야 하나를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 사진이 있으면 좋았을텐데, 제가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은 관계로 나중에 받고나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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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먹는사자 2009-04-30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항에서 김먹다가 찍힌 사진 꼭 올려주세요 ㅋㅋ

가시장미 2009-05-01 0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녁 왕창 차려 줘!! 뒤에 등장한 개 두 마리...
전 보신탕을 드셨다는 줄 알고 깜짝 놀랬습니다. 크크크 (농담이예요^^)
개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잘 알고 있지요 ㅋㅋ

고생 많으셨겠어요~ 긴 일기 읽는 독자도 좀 힘들었습니다. ㅋㅋ

마노아 2009-05-01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크라이나 발표자에서 빵! 터졌어요. 질문자 어떡하면 좋아요. 마태님이 다시 한국에 돌아오셔서 기뻐요. 내년에 다녀오실 땐 음식 때문에 고생 안 했으면 좋겠어요.^^

2009-05-05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태우스님 글은 언제 읽어도 재밌어 키키

마태우스 2009-05-05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델님/어 고, 고맙습니다!!
마노아님/앗 감사합니다. 내년이라고 음식고생 안하겠어요? 안가는 게 상책이죠^^
가시장미님/죄송합니다. 제가 잼없게 써서 더 길게 느껴졌을거예요..앞으로 잘할게요^^
풀먹는사자님/사진 협상이 잘 안되고 있습니다. 꼭 올려드릴께요 낼 그친구 만납니다


비로그인 2009-05-06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쯤에서 질문이요-마술 도시락, 저도 하나 구하고 싶은데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4월 26일, PM 6: 30

샤브샤브를 먹으러 갔다.

말고기, 양고기, 쇠고기가 국물과 함께 나왔다.

국물 맛이 이상하다며 사람들이 고개를 저은 반면,

내 친구는 맛있다면서 앞에 놓인 음식을, 심지어 옆 테이블 음식까지 먹어치웠다.

"난 몽골 음식이 체질에 맞나 봐. 아주 맛있게 먹었어."

그 친구가 정말로 부러웠다.

젓가락을 들고 먹는 척만 했는데,

누군가가 내게 묻는다.

"왜 아무 것도 안먹어요?"

어색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내 깊은 속내를 당신이 어떻게 알겠어요?


4월 26일, PM 8: 40

피곤에 지치고 배도 고파 죽겠다.

호텔에 가자마자 밥을 해먹을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달랬다.

근데 우리를 인솔한 몽골어과 이 교수가 이런 말을 한다.

"술 먹으러 가야 하니까 지금부터 10분 후에 다시 호텔 로비로 나오세요."

10분이라니, 조리하는 시간이 8분인데 어떻게 그 안에 먹나.

내가 물었다. "15분은 안될까요?"

"그럼 너무 늦지."


호텔에 들어가서 햇반과 제육덮밥을 데웠다.

5분만에 뚜껑을 열고 먹기 시작했다.

밀려오는 포만감에 사는 건 역시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후다닥 로비에 내려가보니 아직 안온 사람이 셋이나 더 있었고,

정작 출발하기까진 그로부터 십분이 더 걸렸다.

가져간 장조림햄을 안주삼아 술을 엄청 먹었고,

졸린 눈을 비비며 호텔에 돌아왔다.


4월 27일, AM 7:00.

술을 먹고 푹 잤더니 아주 상쾌하다.

김치찌개 봉지를 뜯고 마술도시락에 부었다.

오늘밤 12시 비행기로 떠나니, 이게 마지막 아침이다.

다 먹고 나서 이틀간 먹은 쓰레기를 비닐에 쌌다.

롯데마트에서 얻은 큰 비닐이 다 찬다.

역시 인생은 먹는 거구나,는 생각으로 그 쓰레기를 바라보다

프론트에다 이르지 말라는 뜻으로 3달러를 침대에 올려놨다.

점심과 저녁을 먹을 요량으로 마술 도시락 두 세트를 가방에 챙겨넣었다.


4월 27일, AM 9:00

오늘은 몽골에 간 목적인 학회 발표날.

울란바트르 대학에 가서 총장을 뵜다.

그렇게 높은 사람이 친히 나와서 일일이 악수를 청하니, 좀 신기하단 느낌이었다.

하나씩 자기 소개를 하는데 총장이 날 보고 "몽골 사람 닮았다"고 놀란다.

확 기분이 나빴지만, 한-몽 관계의 개선을 위해 "영광입니다"라고 받아쳤다.

통역이 내 수준높은 덕담을 제대로 전했는지 모르겠다.


4월 28일, AM 10:50

총 13편의 발표가 예정되어 있는데 4번째가 내 발표다.

통역이 있는지라 우리말로 하면 되는 게 편했다.

발표에 앞서 이런 말을 했다.

"총장이 날더러 몽골사람 닮았다고 했다.

이곳에 와서 이상하게 고향에 온 듯한 친근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되어 기쁘다."

이 고난도 유머에 다 쓰러질 줄 알았지만,

의외로 별로 웃지 않았다.

발표 중간중간에 끼워둔 촌철살인의 유머들에도 웃지 않는 걸 보면서

몽골과 내 유머 코드가 맞지 않는구나 생각했다.

같이 간 고고학자가 "정말 멋진 발표였다. 이런 재미있는 발표는 처음이다"고 해줘서

다행이었다.

더 다행인 것은, 날 비롯한 우리 팀의 발표를 듣고 몽골 사람들이 감명을 받아,

공동연구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는 것.

특히나 몽골에서 출토되는 뼈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는 여자 선생님이

내 이름을 거론하면서 "공동연구를 해보고 싶다"고 하니

총장이 몽골사람 닮았다고 한 것보다 열배쯤 기뻤다.


4월 28일, PM 12:00

점심을 먹으러 레스토랑에 갔다.

스테이크가 나오기에 내 옆 사람에게 덜어줬다.

사람들이 슬슬 내가 몽골음식을 못먹는다는 사실을 알아채는 것 같다.

다 먹고 나니 친구가 이런다.

"야, 난 몽골음식이 체질에 맞나 봐. 진짜 맛있는데?"

그 친구가 슬슬 얄미워진다.


4월 28일, PM 13: 30

가방에서 마술 도시락을 꺼냈다.

어디서 조리를 해먹을까 난감했다.

안내를 하는 학생에게 물어봤더니 학생식당을 추천해 준다.

구석자리에 앉아 물을 붓고,

햇반과 카레를 넣은 뒤 김이 솟는 걸 확인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제 먹어야지 하며 숟가락을 들었더니 다들 내 쪽을 보고 있다.

개의치 않고 밥을 먹었다.

이것도 자꾸 먹으니까 슬슬 질린다.

하지만 뭐, 오늘 밤이면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갈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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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30 0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30 0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시장미 2009-05-01 0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순서가 좀 이상합니다. 쓰리와 투가 바뀐 듯 ^^
이어서 읽을 수 있도록 해주시징.. ㅋㅋ

좋은날 2009-05-0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골음식 정말 궁금해지네요.
티비에서 볼땐 맛있어 보여서 웬지 체질에 맞을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먹어보기 전엔 모르는 게
다른 나라 음식이라는 예감이 드네요.
그동안 바쁘시고 고생하시고..
우리나라 대표선수로 다녀오셨군요..
귀국을 환영합니다.

pjy 2009-05-03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득이는데 성공하셨군요~~ 음식의 고난을 이기고 여행의 목적 달성에 더 가까이~홧팅!^^ 근데 아마도 내년에도 가셔야될거 같은데요ㅋㅋ

마태우스 2009-05-05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YJ3926님/그죠? 내년에도 가야 할 듯...ㅠㅠ 그땐 인스탄트 말고 김을 좀 많이 가져가볼까요^^
굿데이님/제가요 몽골음식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못먹은 측면이 더 큽니다. 심지어 한국식당에서도 못먹은 걸 보면....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미님/넷? 그, 그런가요? 여러가지로 죄송합니다.. 신혼생활은 어떠신지요
속삭님/많이 어렵구나.. 그것도 모르고 흑, 내가 좀 무심했지? 미안.

산사춘 2009-05-06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골... 작년에 갔다와서 괜히 반갑네요. 꼴랑 7박8일이었는데 심지어 그립기까지... 몽골음식이 맞다는 분과 동질감도 느낍니다. 아니 근데, 마태님이 '마'유'주'도 안 드셨어요?

얼룩말 2009-06-04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