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으로부터의 한마디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강원도로 워크샵을 다녀왔다.

내게 있어서 장거리여행은 오가는 동안 책을 원없이 읽을 수 있는 기회,

절반쯤 읽은 <검은 꽃>과 더불어 최근 선물받은 <신으로부터의 한마디>(이하 신)를 집어들었다.


해야 할 숙제가 있어 점심메뉴로 예정된 생선회를 마다하고 아침 일찍 귀가해야 했는데,

요즘 일이 밀려 잠을 거의 못잔데다 전날 세게 달렸던 탓에 무지하게 피곤했다.

난 곧 곯아떨어졌지만, 이십분도 못되어 잠이 깨고 말았다.

차 안이 너무 더웠기 때문.

안그래도 반팔 차림이라 더 벗을 게 없었기에

난 가방에서 대형부채를 꺼내들고 열심히 부채질을 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더위가 가시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기사 아저씨한테 갔다.

“아저씨, 혹시 난방 트셨어요?”

아저씨의 대답, “네.”

기절할 뻔했다.

이 날씨에 난방이라니, 이게 무슨 만행인가?

전날 학교 버스로 갈 때는 에어콘을 틀어주던데,

그것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해도 난방을 트는 건 좀 심하지 않은가?

이십명 가까이 탄 다른 승객들은 왜 아무런 항의도 안하는지

다들 기사 아저씨처럼 극심하게 추위를 타기라도 한단 말인지?


난방이 꺼져 더위는 가셨지만, 난 다시 잠들지 못했다.

남아서 싸온 오징어를 씹으며 <신>을 펴들었는데,

피곤했던 내가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한번도 졸지 않을 만큼의 재미를 그 책은 선사해 줬다.

일본의 젊은이가 회사에 들어가 겪는 얘기로,

어쩜 그렇게 우리 사회랑 똑같은지,를 생각하며 읽을 수 있었다.

예상은 되었지만 주인공이 일을 벌이는 마지막 장면은

도박영화에서 로얄스트레이트 플러시가 나올 때처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줬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주인공이 6개월 전에 헤어진 여자에게 계속 집착한다는 것.

떠나고 나서야 “그(그녀)만한 사람이 없구나”고 탄식해 봤자

별 소용이 없다는 소신 때문이다.

내가 너무 냉정한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란 변하지 않는 동물이고, 그렇게 다시 만나봤자 헤어질 때의 문제가 고스란히 반복되는 게 당연한 거 아닐까.

내가 지금 곁에 있는 미녀에게 잘하려고 하는 건

“떠난 버스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걸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녀는, 놓치기에 너무도 아까운, 신으로부터의 선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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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0-13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란 변하지 않는 동물이고, 그렇게 다시 만나봤자 헤어질 때의 문제가 고스란히 반복되는 게 당연한 거 아닐까.

라는게 저의 신념이기도 합니다 ㅎㅎ

다락방 2009-10-13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를 읽다보니 문득 나도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신으로부터의 선물이 되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신으로부터의 선물은 아무나 받는게 아닌 것 같아요, 마태우스님. 그러니 꽉 안고 놓지 마세요!

마태우스 2009-10-14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다락방님, 님은 무조건 신으로부터의 선물이지요!!!!! 미모에 지성까지 겸비하셨잖아요!!
휘모리님/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글고보면 이 작가는 저보다 인생 경험이 좀 덜한 듯 싶네요. 헤어진 연인을 믿다니...
 


한때 리뷰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방황했었다.

줄거리를 좀 요약한 다음에 거기에 대한 내 느낌을 쓰는 게 초창기 리뷰였고,

플레져님 같은 분들의 리뷰를 보고 난 뒤 

책과 관련된 옛날 얘기들을 쓰려고 했던 시기도 있었다.

지금은 책과 전혀 상관없는 얘기들로 리뷰를 다 채우고 있는데,

그래서 내 리뷰는 리뷰인지 페이퍼인지 구별이 안갈뿐더러

묘한 신비감까지 풍긴다.

신기한 건 사람들이 그런 리뷰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드 보통이 쓴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의 리뷰를

할머니한테 설렁탕 사드린 얘기로 채웠을 때,

책 얘기만 열심히 썼을 때보다 수십배 많은 추천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그런 신비주의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는데

이런 걸 전문용어로 ‘식상’이라고 한다.

뭔가 변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7개월째 하고 있는 찰나,

다락방님이 쓴 <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을 읽었다. 

http://blog.aladin.co.kr/fallen77/3144150 

이 글은 <기억의 빈자리>란 책에 대한 리뷰인데,

내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좋은 리뷰의 모든 것이 여기 다 들어 있다.

시작은 <빌리 엘리어트>란 유명한 영화의 한 장면이다.

그리고 그 다음 친구에게 했던 자신의 말이 이어진다 (다락방님의 말씀은 정말 멋지지만,

친구분이 그 말을 제대로 받아들였는지 일말의 걱정이 된다).

이어서 나오는 책 주인공에 대한 설명,

호수의 물이 강을 거쳐 바다로 나오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읽는 이에게 흥미를 유발한다.

책에서 따온 인용문은 박스 안에 처리해 귀티를 부여하고,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대화를 대비시켜 우리에게 바르게 살라고 교훈을 던진다.


“나는 가끔 내가 어렸을 때 내 주변에 괜찮은 어른이 있었다면,

나 역시 지금보다 더 괜찮은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 말이 가슴에 와닿는 건, 누구든지 이런 생각을 한두번쯤은 해봤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락방님은 이 구절을 삽입함으로써 책과 현실을 연결시켜 주고,

“상처받은 소년을 괜찮은 어른이 되게 하는 것, 그것이 괜찮은 어른들이 해야 할 몫이다.”라고 결론짓는다.

책보다 더 나은 리뷰는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 <기억의 빈자리>보다 다락방님의 리뷰가 훨씬 더 우리에게 많은 걸 전달해준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내가 쓴 리뷰들을 모조리 지우고 싶어진다.

“올해의 마지막 날 잠자리에 들 때 이 책을 읽은 게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 책은 책에 대한 내 환상을 모조리 다 충족시켜 줬다.”

“당당한 싱글로 살기 위해서는 이 책을 읽으시라.”

이게 뭔가. 이 상투적인 표현들을 읽고 있자니 얼굴이 화끈거린다.

다락방님의 리뷰가 담담한 어조로 책 얘기를 하며 책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킨다면,

내 리뷰는 “이래도 안살래, 엉?”이라고 협박을 하는 동네 양아치 같다.

일단 다락방님의 리뷰를 반복해서 읽음으로써 리뷰에 대한 감을 잡자.

<빌리 엘리어트> 얘기로 리뷰를 시작하고, 리뷰에 쓸 말을 주위 친구에게 하자.

언제까지 동네 양아치로 남을 수는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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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lei 2009-10-09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리뷰보다 책을 더 잘 쓰신다는게 정설 아닙니까?
그렇지 않다면 제 책장에 마태님 책이 2권이나 있다는 사실을 설명할 방법이 없군요.

습관 2009-10-10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묘한 신비감?? ^^ 마태님 글은 항상 재밌으시네요~~

마태님 덕분에 좋은 서재를 소개받았습니다.

^^

다락방 2009-10-10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마태우스님, 이게 뭐에요. 완전 부끄러워서 얼굴이 시뻘개지잖아요. 느즈막히 일어나서 잠도 아직 덜 깼는데 마태우스님의 이 페이퍼를 보니 정신이 확 들어요. 와- 칭찬 정말 고맙습니다, 마태우스님. 그렇지만 정말 부끄러워요. 하하핫

레와 2009-10-10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는 맛깔나게 페이퍼나 리뷰를 쓰시는 분들이 참 많아요.

부러워요.. ^^

마태우스 2009-10-13 0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와님/그죠 저도 다락방님이 부러워요
다락방님/부끄럽다뇨. 저도 님처럼 글 잘 쓰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
습관님/어마 다락방님 모르셨군요!! 이제부터 친하게 지내세요^^
레이시즌님/오랜만입니다 안녕하셨어요 제 책 사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앞으로 잘할게요
 
읽은 척 매뉴얼 - 명작을 읽지 않은 이들을 위한
김용석 지음 / 홍익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대한민국에도 이미 수십년 전부터 마술적 사실주의를 극대화한 구비문학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좃도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백년의 고독>의 읽은 척 중)”

이 대목에서 난 소리를 내서 웃고 말았다.

한참 웃다가 주위를 보니 사람들이 날 보고 있기에

책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른 칸으로 옮겼다.

그러다 다음 대목을 만났다.

“조만간 전지현은 나와 결혼을 할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으로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필자야 <시크릿>은 진짜 위대한 책이라고 인정하면 그만이지만,

전지현은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미 한번 웃어서 그런지 봇물 터지듯 웃음이 나왔다.

난 지하철을 내려 의자 앉아 정신을 추슬렀다.


<읽은 척 매뉴얼>(이하 매뉴얼)은 이런 책이다.

코드만 좀 맞으면 읽는 내내 정신없이 웃을 수 있고,

코드가 맞지 않아도 세계 명작들의 엑기스를 건질 수 있는 그런 책.

누군가가 “고전이란 다들 읽은 것 같으면서도 정작 읽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 책이다”라고 정의한 바 있는데,

저자는 <매뉴얼>을 통해 우리가 귀가 따갑게 들어온 명작들의 핵심을 친절하게 짚어준다.

여기 나오는 책들 중 몇권을 읽은 바 있고,

그래서 “개츠비가 왜 위대한지 모르겠어요”란 한심한 리뷰를 쓰기도 했는데,

<매뉴얼>을 읽고 나니 머리가 확 뚫리는 기분이다.

워낙 정리를 잘해 주는지라 정말이지 <매뉴얼>만 읽으면

어디 가서 읽은 척을 해도 탄로나지 않을 것 같다.


위에서 예로 든 것처럼, 이 책이 빛나는 대목은 저자의 탁월한 비유였다.

책 곳곳에 다이아몬드처럼 박혀 있는 이 비유들을 읽으며

인간의 비유력에는 한계가 없는 게 아닌가,는 탄식을 하게 됐다.

<백년의 고독>이 “문어발적 플롯이 얽혀 있”다는 걸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하는 동안 토끼가 낮잠을 자자

거북이가 몰래 토끼 간을 꺼내 용왕님께 가져갔다더라 식“이라 표현하는 저자를

어찌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올해 5월에 나온 책인데 이제 2쇄에 머물고 있다는 건

저자가 몸담고 있는 딴지일보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이란 모름지기 진지해야 한다는 교조적 생각을 많이들 하는 게 사실이니까.

하지만 감히 말씀드리건데 이 책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기쁨은

여느 진지한 책들보다 훨씬 더 크다.

좋은 책들을 많이 만난 2009년이지만, 

올해의 마지막 날 잠자리에 들 때 

이 책을 읽은 게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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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2009-10-10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도 재밌네요. ~척이라니 ?? ㅎㅎ
 

 

롯데와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났을 때,

난 사실 두산이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나름 두산 팬이고, 두산 경기의 60% 이상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한 시즌의 결실을 추수할 포스트시즌에 그런 이상한 느낌이 든 건

올 시즌 중반부터 두산에 가졌던 실망감 때문만은 아니다.




축구나 농구와 달리 야구가 응원하기 힘든 종목인 이유는

매일 경기가 벌어지다시피 하는 것도 있지만

아무리 잘하는 팀도 승률 6할을 넘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종목과 달리 야구에서 제일 중요한 투수가 한번 던지면 4일을 쉬어야 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대부분의 팀은 다섯명의 선발투수로 한 시즌을 꾸려나간다.

한 팀에는 제일 잘 던지는 에이스가 있고, 그 다음으로 잘하는 2, 3선발이 있는데

4, 5선발은 크게 기대를 안하는 허접한 투수라고 보면 된다.

선발투수는 대부분 연봉을 많이 받는지라

연봉을 가장 많이 쓰는 양키스 같은 팀도

선발투수 다섯명을 모조리 에이스급으로만 꾸미지 못하는지라

못하는 투수가 나오는 날엔 질 수밖에 없고,

잘하는 투수가 나온다해도 컨디션이 안좋거나, 전날 여친과 싸웠다든지 하는 일이 있으면

잘 던질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승률 6할이면 꽤 잘하는 축에 속하게 되고,

우리나라의 경우 반타작만 해도 4위를 해서 가을잔치에 나갈 수가 있는 거다.




두산에게 실망한 건 어떻게 된 게 단 한명도 그럴듯한 선발투수가 없느냐는 거였다.

미국 물을 먹었다는 이유로 김선우 같은 투수에게 15억을 쓴 것도 그렇고,

외국에서 데려온다는 선수가 어쩌면 위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세데뇨와

SK에서 포기하고 버린 니코스키일까.

홍상삼이라는, 왠지 홍삼CF에 어울릴 것같은 신인투수가 등장해 겨우 숨통을 트여 줬지만

선발진 중 10승을 거둔 선수가 한명도 없을 정도로 한심한 게 바로 두산 투수진이었다.

마음을 너무 주면 상처도 큰 법,

내가 두산 경기에 시큰둥했던 이유중 하나는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팬이라고 롯데에게 1차전을 지자 가슴이 아파왔고,

2차전을 이기고 3, 4차전도 내리 이겼을 때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그렇긴 해도 난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었다

한 학생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에.




그러니까 준플레이오프를 일주일쯤 앞뒀을 때,

난 1시부터 4시까지로 예정된 수업에 들어갔다.

그때 그 학생이 내게 오더니 수업을 듣지 못하겠다고 했다.

“오늘 2시에 인터넷 예매가 있습니다. 표를 사려면 집에 가서 컴퓨터를 해야 합니다.”

그 학생은 매주 주말마다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롯데 경기를 관람할 정도로 광적인 롯데팬이었고,

나 또한 야구팬이었기에 그 학생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그에게 말했다.

“꼭 표 사세요. 올해는 롯데가 이기길 바랄게요.”




그 학생이 예매한 표는 아마도 추석 전날 경기였을 거다.

3-0으로 앞서던 무사 만루에서 김동주가 큼지막한 홈런을 쳤을 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점수를 더 줘서 12-1이 됐을 때,

그 학생이 감내해야 할 좌절감의 크기를 생각하며 마음 아팠다.

그 다음날 만루에서 용덕한이 3타점 2루타를 쳤을 때,

그 학생의 슬픈 눈망울을 상상하니 기뻐할 수도 없었다.

8888577이란 지옥같은 7년을 견뎌낸 팬들에게

2년 연속 준플옵 탈락은 너무 잔인한 일이다.

SK와 경기를 보느라 여념이 없는 나와 달리

그 학생은 내년 4월까지 야구 없는 6개월을 감내해야 한다.

다음 달이면 모든 팬들에게 야구가 없겠지만,

그 전까지 공중파에서 벌어지는 야구중계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 학생을 비롯한 롯데팬들은 가슴이 찢어질 것이다.

내년에는 부디 롯데가 좀 더 높이 오르기를,

그래서 그 학생의 큰 눈망울에 눈물 대신 미소가 깃들기를 빌어 본다.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면 난 사이비 두산 팬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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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9-10-08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일에 잠실에서 하는 거 보러 갈 해태팬으로서는 어쨌건 두산이 올라와서 한경기라도 서울에서 더 했으면 하는데, 현수가 왜 그렇대요? 마태님이 응원을 안해서 그런가봐요.흥

습관 2009-10-08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태해태..ㅋㅎ

무스탕 2009-10-08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태해태해태 ^^
이왕이면 경기 많이 한 두산이 끝까지 버티다(?) 올라왔으면 하는 바램이라지요 ^ㅠ^

마태우스 2009-10-09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기아팬들도 고생 많이 하셨으니 우승함 하셔야죠. 제가 이렇게 마음을 비우면 두산이 이기더군요 호호
습관님/오오 님도 기아팬...주로 기아팬들이 댓글을 다셨네요^^
파비님/현수는 잘하고 있습니다. 그정도면 만족해야지 더 바라면 제가 나쁜놈이지요. 그 학생 오늘 수업 때 만났는데 맨 앞줄에 앉아 수업을 열심히 듣더군요. 공부만 하기로 했나봐요. ^^
 

 

"이수만은 장사꾼이고 박진영은 뮤지션이지"

언젠가 지인들 몇명을 앉혀놓은 자리에서 내가 한껏 아는 체를 한답시고 한 말이다.

이 말의 근거로 댄 건, 이수만이 만든 소녀시대는

노래는 신경안쓰고 몸매와 얼굴만 뽐내는 그룹이란 생각이 들고 (소시팬들에겐 죄송합니다)

박진영이 만든 원더걸스는 미모가 좀 떨어지는 애들을 뽑은 걸 보나

(원걸팬 여러분껜 죄송합니다..제타입이 아니란 뜻이어요)

<텔미>와 <노바디>처럼 들을만한 노래를 만드는 걸 보나

음악성에 어필하는 면이 좀 더 강하다는 거였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소원을 말해봐>를 화면 없이 씨디로 듣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하지만 박진영이 뮤지션이란 생각은

브라운아이드 걸의 <아브라카타브라>를 듣는-아니 보는-순간 무참히 깨져버렸다.

<어쩌나>를 부를 때만 해도 난 그네들을 몰랐지만

전국 방방곡곡에서 울려퍼지는 <아브라>는 "캬, 이 노래 정말 좋다!"는 감탄이 나오게 했다.

어제 미장원에서 머리를 깎다가 그 노래를 들은 김에 아내에게 그 노래 좋지 않냐고 얘길 나누다

내친김에 아내의 도움으로 브아걸의 뮤비를 봤는데,

사람들이 어설프게 흉내내던 골반춤의 진수가 거기 있었다!

내가 영어 랩이라고 생각했던 노래가사는 "아 내가 정말 미쳐버려"처럼 순우리말이었고

그 가사를 강렬한 리듬에 맞춰 부르니 아주 훌륭한 노래가 됐다.

그네들이 추는 춤은

소녀시대가 단체로 다리를 드는 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섹시함의 진수였고.




갑자기 원더걸스의 노래와 소녀시대의 섹시함이 초라하게 느껴지면서

난 자연스레 브아걸의 팬이 됐다.

여자애들 몇 명을 모아 만든 그룹에 대해 어느 정도의 편견을 갖고 있었고,

실제로 애프터스쿨의 유이는 꿀벅지가 논란이 됐을 때

"꿀벅지는 날 만든 단어"라며

가수로서의 정체성보단 성의 상품화에 앞장선, 별 생각없는 여자애의 모습을 보여 줬는데

브아걸은 그네들과는 차원이 다른 뮤지션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어제 애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을 때 아내의 지도를 받으며 브아걸의 춤을 연습했다.

그건 생각보다 어려웠고,

나중에 집에 와서 거울에 비춰보니 브아걸의 춤과는 180도 다른 춤 같았다.

반바지에 민소매를 입고 다시 시도해 봐야겠다.

가죽바지도 하나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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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10-07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브아걸의 시건방춤 완벽하게 마스터하시면 동영상 올려주시기에요~~~ 아셨죠? ㅎㅎ

마태우스 2009-10-07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제 동영상 올리면 단체로 멀미나용^^

무스탕 2009-10-07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이 동영상 올려주심 [알라딘 올해의 페이퍼]로 뽑히실수 있을거에요. ㅎㅎㅎ

글샘 2009-10-07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다... 입니다. ^^

비연 2009-10-07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영상...기대됩니다...ㅋㅋㅋㅋㅋㅋㅋ 브아마?

마태우스 2009-10-07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브아마라, 호호 멋진 이름인걸요? 앞으로 그걸로 밀어부쳐야겠네요
글샘님/그렇군요 아이 부끄러워라. 명색이 브아걸 팬이라고 해놓곤 1집 노래도 모르다니...
무스탕님/그럴가요. 그렇담 한번 도전해 볼까요 ^^

글샘 2009-10-08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 더... ㅋㅋ 브라운 아이드 걸스...입니다. ^^
똥색 눈의 아가씨들이라고 누가 그러더군요... ㅋㅋ

마태우스 2009-10-08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그건 저도 알지요 저도 기본은 한다구요^^

노이에자이트 2009-10-08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5년 데뷔 무렵엔 폭발적인 가창력을 배경으로 빅마마나 가비앤제이와 경쟁할 만했지요.그 당시 대표곡이 <다가와서>와 <세컨드>입니다.가장 노래 잘하는 제아가 씨야의 연지와 함께 부른 <정>도 좋았지요.그런데 2007-2008년 원더걸스나 카라 노래가 히트하면서 브아걸도 가창력보다는 댄스곡으로 방향을 틀더라구요.후크 송이라고 하잖아요.반복음이 계속 나오는...저는 초창기 노래가 더 좋더라구요.가을밤엔 <정>이 듣기 좋아요.인터넷으로라도 한번 들어보세요.물론 <다가와서>도 좋아요.좀 처절한 노래들이죠.<세컨드>는 친구애인 뺏으려다 안 되니 네 첩이라도 되겠다는 가사가 참 거시기...

마태우스 2009-10-09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노이에자이트님
브아걸이 데뷔한 지 벌써 5년이 되었군요
그땐 가창력으로 승부한 그룹이었다구요...
어쩐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추천해 주신 노래들, 꼭 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