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에 글을 쓴 지 3년째에 접어들었다.

현 정부가 워낙 많은 일을 해준 덕분에 소재 구하긴 별로 어렵지 않았는데,

가끔씩 이런 회의가 들었다.

내 글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내가 신문에 나는 게 제일 기쁘시다는 어머니한테 효도할 수 있다는 걸 제외한다면,

현 정권의 삽질을 마냥 비아냥대는 게 우리 사회에 쥐꼬리만큼의 기여라도 하는지 늘 의문이었다.

 

 

1) 25층 여자분

그런 내게 위안을 준 이는 이전 아파트 같은 동에 살던 한 여자분이었다.

같은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 그녀는 "칼럼 잘 읽고 있어요. 팬이어요"라고 말해줬다.

하필이면 누추하게 차려입었을 때라 그런 말을 들으니 쑥스러웠는데,

그 다음에 만났을 땐 훨씬 더 놀라운 말을 해준다.

"원래 어머니가 ㅈ일보 보셨는데 선생님 칼럼 때문에 경향으로 바꿨어요."

뭐라고 답을 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주변이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내 글이 약간의 기여는 하는구나, 전혀 쓸모없는 건 아니구나는 생각에

그날밤 뿌듯한 마음에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2) 집주인

이사갈 생각이 없던 시절, 집주인과 통화한 아내가 이런 말을 해준다.

"그 사람이 여보를 안대. 칼럼 잘 읽고 있다고 하던데?"

처음 전세계약을 할 때, 나보다 어린 남자가 집주인이란 것에 주눅이 들었고,

괜히 시샘하는 마음도 생겼었는데

그 얘기를 들으니 생각이 달라진다.

"어, 그래? 참 생각 깊고 훌륭한 사람이네?"

몇 달 후 전세기간이 끝났을 때 그가 "올리지 않을테니 당분간 있어라"며 편의를 봐준 것도

내가 칼럼을 쓰는 걸 알았기 때문이라고 맘대로 해석해 버렸다.

그러니까 칼럼을 쓴다는 건 전세금을 동결시키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3) 졸업생

교양과목 시간에 인연을 맺었던 제자가 있었다.

졸업 후에도 가끔씩 연락을 주던 그 여학생-졸업을 했지만 마땅한 호칭이 없어서-은

상담할 게 있다면서 천안까지 내려왔다.

청첩장을 주기에 "결혼하는군요!"라고 했더니 그 다음 말이 좀 충격적이었다.

"저, 주례 좀 부탁드리려구요."

사람이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중 하나가 주례 부탁을 받을 때고,

그럴 때 거절하는 이유도 스스로는 나이가 안들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나 역시 말도 안된다며 거절하려 했는데 그녀가 이런다.

"저랑 신랑될 사람이랑 모두 교수님 칼럼 팬이어요."

그녀가 나랑 이념이 같다는 건 알고 있었다만,

신랑도 요즘 보기드문 멋진 남자를 고른 모양이다^^

난 흔쾌히 수락을 하면서

그 예식장에서 파워포인트가 되는지 알아봐 달라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재미를 모두 쏟아부은, 그러면서도 유익한 슬라이드를 만들어 봐야지.

 

이런 기회를 얻은 것도 다 칼럼을 쓰기 때문,

그러고보면 칼럼을 쓴다는 건 많은 이들과 소통하는 것이고,

독자는 물론이고 나 스스로도 변화시킬 계기를 얻는 길이기도 하다.

 

자부심을 가지고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써보기로 마음을 다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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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1 2012-02-0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우 뿌듯하시겠어요.
마태우스님의 펜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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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011년에 가장 재미있게 봤음에도 불구하고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저평가되었다고 주장하는

영화가 바로 <황해>다.

거기서 하정우는 전작인 추격자보다 몇 배는 더 힘들게 조직과 경찰로부터 쫓겨다니는데,

총까지 맞은 채 눈 덮인 산에서 입김을 불고 있는 장면에선 가슴이 아팠다.

독감에 걸렸다.

"독감 백신은 노령자나 맞는 거야!"라며 만용을 부리다 백신을 안맞은 게

덜컥 독감에 걸린 이유일 것이다.

수요일 저녁부터 계속 누워만 있는데,

오늘은 몸이 너무 안좋아 학교를 못가버렸다.

그래도 강아지 산책은 시켜야지,하면서 장비를 챙겨 나가다 거울을 보니

<황해>의 하정우 생각이 났다.

그 영화에서 조선족인 하정우는 김 교수를 청부살인할 임무를 띠고 우리나라에 온다.

김 교수가 사는 건물을 답사하고, 김교수의 퇴근시간을 알기 위해 근처에서 라면을 먹으며 잠복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건물의 셔터가 내려가는 순간 하정우는 김교수와 정면으로 맞닥뜨린다.

경호원을 겸한 운전기사가 덤벼들려 하자 김교수는 그를 제지하며 묻는다.

"조선족이지?"

그러면서 그는 "춥다고 여기서 자지 마"라며 지갑에서 2만원을 꺼내 하정우에게 준다.

"가서 사우나나 해."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하정우 팬들에겐 미안하지만,

당시 건물에서 김 교수와 맞닥뜨린 하정우와 비슷해 보인다.

누가 날 만나면 "조선족이지?"라고 물을 것만 같은.

그래서인지 내가 엘리베에터에 타면 주민들이 슬슬 경계하는 눈치다.

(아직까지 돈을 건내준 사람은 없다).

빨리 독감이 나아 이 빵모자 대신 원래 쓰던 야구모자를 쓰고 다닐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년엔 꼭 독감백신을 맞자.

내 나이면 그거 맞아야 할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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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1-14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인사가 늦었습니다.
내가 인사를 안해서 독감에 걸렸나, 괜시리 미안한 마음....어여 털고 일어나세요!
하정우~엄청 고생한 영화겠죠, 김교수는 결국 그의 손에~ ㅜㅜ

며칠전 아들이 TV채널 바꾸는데 낯익은 얼굴이 보이기에 '잠간!'
방송체질이신 듯, 재밌게 잘 봤습니다~ ^^

마태우스 2012-01-15 16:24   좋아요 0 | URL
어마 글고보니 순오기님을 찾아뵙는다는 걸 깜빡했네요
서재달인이시잖아요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글구 제가 방송체질이라뇨.
방송생활 몇년이 되도록 아직도 시선처리가 미숙하니...ㅠㅠ

울보 2012-01-14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감기도 아닌독감이시군요, 우리집은 저도 옆지기도 모두 감기에 걸려 목소리가 이상하네요, 이번 주말에 겨울바다 보러가려고 했는데 취소하고, 옆지기도 정말 아픈지 내일은 병원에 가야겠다고 하네요,
저도 일주일짼데 너무 힘드네요, 님도 약 잘드시고, 푹주무식 잘드시고 얼른 독감나으세요,,,

마태우스 2012-01-15 16:25   좋아요 0 | URL
울보님 일주일째인가요?
아프다 싶으시면 이삼일 내로 병원에 가셔야 합니다.
20대라면 모르겠지만 30대 이상이라면 무조건요!
글구 전 닷새만에 겨우 나았습니다

hnine 2012-01-14 0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아프시다는데 이렇게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시다니, 저 사진이요! 찍어주신 분이 절대 부인은 아니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ㅋㅋ
그래도 감기걸렸을 때는 저 복장, 표준입니다. 목도리, 모자, 아주 좋아요. 마태우스님도 저처럼 독감백신 안 맞은 용감한 사람이셨군요.
이번 주말에 댁에서 잘 쉬시고 얼른 나으셔야지요.


마태우스 2012-01-15 16:26   좋아요 0 | URL
hnine님/어제가 토요일이었는데요 서울에서 학회 있다기에 갔다가
오전 세션만 마치고 급귀가했습니다. 죽겠더라구요
그로부터 열댓시간 잠만 잤는데 다행히 오늘 아침부터 괜찮더군요
만용 그만부리고 내년엔 독감백신 맞도록 해요!
글구 사진은 아내가 찍어줬어요^^

재는재로 2012-01-14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감기 기운이 약간 있는데 좀 그렇네요 겨울철엔 특히 몸관리를 잘해야지 괜히 냉수마찰같은걸 하다 이런꼴 당해요 하~ 몸 따뜻하게 하시고 겨울엔 이불덥고 군고구마 김치와 함께 먹는게 제일 좋은것 같아요 아니면 오댕탕을 소주와 함께 먹는게 먹는 이야기가 자꾸나오네요 추운 날씨에 몸건강 조심하세요 빨리 회복하시기를

마태우스 2012-01-15 16:27   좋아요 0 | URL
오뎅탕과 소주라, 이거이거 무지 땡깁니다.
하지만 작년에 병을 앓고난 뒤 아직까지 소주 맛을 못보고 있네요
벌써 석달이 넘도록 소주를 못먹다니 흑...
님도 감기기운 남은 거 다 떨어뜨리시구 건강한 새해 맞으시길...!

비로그인 2012-01-14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액땜하시는 모양이네요. 금방 털고 일어나셔서 올 한 해도 거뜬하게 지내시길 빕니다. 기생충들에게도 인사 전해주세요^^

마태우스 2012-01-15 16:27   좋아요 0 | URL
아 네...그러겠습니다.
기생충들은 잘 있는 모양이더군요^^

BRINY 2012-01-14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감 걸리셔도 출근하시나봐요. 작년에 너무 과로하신 게 아닌가요? 주말에는 댁에서 푹 쉬시길 바랍니다.

마태우스 2012-01-15 16:28   좋아요 0 | URL
지난 일요일에 서울가서 테니스 치고 영화 한편 때리고 오후 다섯시부터 추운 스튜디오에서 '나는 의사다' 2회분 녹음했거든요. 그때 독감이 스며든 듯해요. 새벽 다섯시에 나가서 밤 9시가 넘어 집에 왔으니...
앞으론 무리하지 말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다락방 2012-01-14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태우스님. 사진도 글도 감동이네요. 역시 마태우스님ㅠㅠ 좋아합니다!!!!!

마태우스 2012-01-15 16:29   좋아요 0 | URL
어맛 다락방님 댓글 감동이어요! 제마음 아시죠?^^

재는재로 2012-01-14 1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혹시 시간되시면 제 서재에 설문중인데 투표 부탁드립니다
아주 사소한지만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네요
그리고 마테우스님 몸조리 잘하세요

2012-01-15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진 2012-01-14 1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아프시지 마셔요 ㅠㅠㅠ
어서 완쾌하시구, 저도 독감걸리고 싶은데 말이에요 ㅋㅋㅋ
독감에 걸리면 살이 쫙쫙 빠진다는 소문을 어디선가 들어서...
운동하기 싫으니 그래서라도 빼고싶은 심정이어요 ㅠ

마태우스 2012-01-15 16:42   좋아요 1 | URL
독감으로 빼는 살은 오래가지 않는다구요
기껏해야 일주일을 못넘깁니다.
글구 운동이란 살을 빼는 것 이외의 즐거움을 주니,
지금부터 시작해 보세요.
갠적으론 테니스를 권합니다

구단씨 2012-01-14 2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슬퍼보입니다...ㅎㅎㅎ(근데 저는 웃고 있어요, ㅎㅎ)
요즘 주변에 독감 환자 많네요. 조심하세요. 독감 주사 맞았어도 독감은 온다고 하네요. 역시 조심 또 조심... ^^

마태우스 2012-01-15 16:42   좋아요 1 | URL
앗 그런가요?
독감주사 맞으면 감기는 걸려도 독감은 안걸리는 게 아닌지요??
암튼 저 사진의 웃는얼굴은 순전 연출이옵니다.
얼마나 괴로웠다구요...

soyo12 2012-01-14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음.......
몸 조심하세요.^.^

마태우스 2012-01-15 16:43   좋아요 1 | URL
아 네...
이제야 좀 회복됐답니다.
감사합니다

blanca 2012-01-15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감 진짜 아픈데, 고생하셨군요. 저도 A형 독감 걸려 한 달동안 미열 오르락내리락 해서 결핵인지 알고 진짜 마음고생했던 기억이 나요. 독한 감기 수준이 아니라 아예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빨리 회복하세요.

마태우스 2012-01-18 00:28   좋아요 1 | URL
우왓 감기와 독감이 차원이 틀리듯, 결핵과 독감은 정말 차원이 틀리죠! 결핵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네요. 한달이나 고생하셨다니....ㅠㅠ 글구 저 어제부터 회복해서 출근 잘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모1 2012-02-01 1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가족은 매년 겨울되면 모두 독감주사 맞습니다. 참고로 제 동생은 파릇파릇한 20대 초반입니다. 고로, 독감은 나이든 사람만 맞는다는 편견은 버리셔야 합니다.
작년에도 독감주사를 맞은, 아직은 중년은 아니라도 외치는 한 사람으로서 '강력히'주장하는 바입니다. 하하..
 

"넌 최동원을 넘어설 수 없어!"

<퍼펙트 게임>에서 해태 감독은 최동원과 대결하게 해달라는 선동열에게 이렇게 말한다.

85년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겠지만,

그 시점이 영화 속에서처럼 87년이라면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1986년 24승 6패에 0.99라는 신화적인 성적으로 MVP를 수상한 이후

1992년 건초염에 걸려 마무리 투수로 전환하기 전까지

선동열은 쭉 최고의 투수였다 (다승왕에 실패한 87, 88년에도 선동열이 최고였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러기엔 그의 방어율이 너무 뛰어났다)

 

그 이전에는 최동원이 최고였냐고 묻는다면, 여기에도 별반 동의할 수 없다.

82년은 박철순의 해였고 (24승 4패)<--이땐 최동원이 합류하기 전이었다

83년은 누가 뭐래도 30승을 올린 장명부의 해였다 (최동원 9승 16패).

85년은 각각 25승을 거둔 김시진과 김일융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최동원 20승 9패<---방어율은 최동원이 더 뛰어나기에 최동원의 손을 들어줄 사람도 있겠다)

최동원이 최고의 투수였던 건 27승 13패 6세이브라는 기록을 남긴 1984년 한해뿐이다.

물론 이때의 임팩트는 어느 투수도 보여주지 못할만큼 위대한 것이었고,

거기에 덧붙여진 한국시리즈 4승은 롯데 팬들에게 그를 전설로 추앙받게 하기에 충분했다.

농구와 달리 야구는 선수 한명이 잘한다고 우승하는 스포츠가 아니지만,

84년 롯데의 우승은 오직 최동원 혼자의 힘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비교적 약체였던 롯데에 몸담았던 탓에 잘 던지고도 승리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더 안타까운 건 뒤를 받쳐줄 투수가 없어 가혹할 정도로 혹사를 당해야 했다는 사실이다.

 

 

요즘 프로야구는 선발투수가 대개 4일을 쉬고 마운드에 오른다.

게다가 중간계투와 마무리 투수가 대기하고 있어서

투구수가 100개를 넘기면 교체가 이루어진다.

반면 80년대 프로야구는 그저 아마야구의 연장이었다.

투구수와 관계없이 선발투수가 한 경기를 끝까지 책임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는데,

1987년 5월 16일 선-최 대결에서 두 선수가 15회까지 던진 건 라이벌의식도 있겠지만

그게 당시 관행이었던 탓도 있다.

그 예로 선동열은 같은 해 OB의 김진욱과 15회까지 완투대결을 펼쳐 1대 1 무승부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두산 감독이 된 그 김진욱!).

게다가 어제 나온 선수가 다음날, 그리고 그 다음날 나오는 일도 허다했다.

선발진이 특히 허약했던 롯데로선 우승을 위해서라면 최동원을 무리하게 쓸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최동원이 던진 이닝수를 보면 눈물이 날 정도다.

162경기를 치루는 메이저리그에서도 200이닝 이상을 던지는 투수가 드문 와중에,

최동원은 게임수가 100-110게임에 불과하던 시절 5년 연속으로 200이닝을 넘겼다 (84년 284이닝, 86년 267이닝).

영화에서 최동원은 어깨수술 자국이 난무한 몸으로 15회를 던졌고,

수시로 병원에 가서 진통제를 맞았는데, 이건 아마도 사실일 거다.

그의 전성기가 84년-86년까지 3년에 불과했던 것도,

선동열-최동원의 빅매치가 3번밖에 열리지 못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의 투구수가 제대로 관리됐다면 더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할 수 있었을테고,

덜 혹사를 당한만큼 성적도 나아질 것으로 추정되는만큼

누가 최고 투수냐는 논쟁에서 최동원의 편을 들어줄 사람이 지금보단 많았을 거다.

하지만 당장의 성적에 눈이 먼 감독들은 아쉬울 때면 최동원을 마운드에 올렸고,

그는 1992년 한창 나이 때 (35세) 롯데가 두 번째로 우승하는 광경을 관중석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최동원에게 팀복이 없었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지나친 건 아니다.

 

 

최동원 얘기는 이 정도로 하고 영화 얘기를 하면서 글을 마감해 본다.

<퍼펙트게임>은 감동을 자아내려 너무 애를 써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당시 야구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서인지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

내가 재미있게 본 야구 영화는 다음과 같다.

1위 임창정의 연기가 돋보였던 <스카우트>

2위 만년 꼴찌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즈를 소재로 한 <메이저리그>

3위 임창정의 연기가 돋보였던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4위 좀 유치한 내용이지만 마지막 장면이 돋보였던 <내츄럴>

물론 이건 <머니볼>을 안본 탓으로, 그 영화를 보고나면 이 중 하나가 빠질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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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2-01-10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전 야구를 좋아하지 않지만, 왠지 보고 싶어지네요, 왜?라고 물으시면 양동근의 연기를 보려고요,,ㅎㅎㅎ
음 괜히 방근 리뷰를 쓴 마구의 투수가 생각나네요, 정말 여럿이 함께 해서 우승을 해야 하는 운동경기는 팀웍도 중요하고 서로서로가 잘 해야 되는것 같아요, 누구 하나 잘한다고 다 잘될 수는 없는것, 그런데도 그사람에게 바라는것이 많아지는것, 그래서 더 힘들어지는 주인공,들 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마태우스 2012-01-10 16:1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울보님
님 말씀대로 단체경기에선 팀웍이 중요하죠
작년 우승팀이 그 다음해에도 우승을 한다는 보장이 없는 것, 그리고
우승후보라던 두산이 임태훈의 아웃과 더불어 몰락한 걸 보면
확실히 그런 것 같습니다.
알라딘도 마찬가지인 듯...호호.

하늘바람 2012-01-10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밤 KBS DREAM 채널인가에서 강의하시는 마태님 보았어요.
오 화면발이~
역시 tv체질 이신것같아요. 너무나 정겹고 반가웠답니다. 그런데 저혼자 보아서 어디다 자랑할 데가 없었어요 아쉬워라~

마태우스 2012-01-10 16:12   좋아요 0 | URL
앗 그거 보셨군요
부끄럽습니다.
전 TV에 나오는 제 모습이 싫어서 잘 안본답니다.
근데 아내가 코디해준 옷은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

saint236 2012-01-1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위의 영화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봤던 영화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입니다. "딴딴딴딴...이브닝.."과 함께 열심히 달리던 임창정의 모습 때문에 요즘도 가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을 봅니다. 이범수, 명계남, 차승원, 임창정..남자 배우들의 이름값도 장난이 아니죠. 아쉬운 것은 고소영의 존재감이 남자 배우들에 비해 딸린다는 것? 퍼펙트 게임은 내용보다는 선을 닮은 양동근의 캐스팅이...어쩜 저렇게 비슷한 사람을 데려다 놨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마태우스 2012-01-10 16:14   좋아요 0 | URL
서쪽에서 뜬다면 정말 재밌었어요. 얼리 인더모닝이란 노래도 그때부터 좋아하게 됐어요. 그때만 해도 차승원이 조연 나오고 그랬나보더라구요. 전 고소영 그닥 안좋아하지만, 그래도 영화에선 괜찮게 봤는데 존재감이야 뭐, 임창정에 비해 딸리긴 했죠. 근데 선동열이 양동근이랑 닮았나요? 눈이 좀 더 작은 배우를 썼어야 하지 않나 싶던데..

무스탕 2012-01-10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전문가 뺨치게 야구를 꿰고 계시네요!
전 그래도 재미있게 봤어요. 최동원의 어깨가 야구공처럼 잔뜩 꼬매져 있는것도 끔찍했고 선동열의 손가락이 너덜거려져 엉뚱하게 사용되는 본드의 용도에도 어이 없었지만 재미있게 봣어요.
글구 전 야구영화중 <그들만의 리그>가 젤루 기억나요. 위에 적어주신 영화들중 본 건 <머니볼>밖에 없어서 그런가봐요 ^^

마태우스 2012-01-10 16:15   좋아요 0 | URL
네 제가 원래 야구가 전공이어요. 피씨통신 시절 저한테 존경한다, 어쩜 그렇게 많이 아느냐 이런 말 하던 사람들이 꽤 있죠 호호. 근데 인터넷 시대가 되니까 검색해보면 되니, 굳이 저같은 사람이 필요없죠... 그래도 가끔은 "지금 홈런 칠 거 같다" 같은 걸 맞추곤 한답니다. 감은 아직 안죽었다는..^^

감은빛 2012-01-10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0년대 야구를 그야말로 꿰고 계시군요.
최동원 참 아까운 천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 괜찮다는 평이 많던데,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는 평이시군요. 참고하겠습니다.

마태우스 2012-01-13 23:03   좋아요 0 | URL
너무 야구를 많이 알아서, "이거 사실과 다른데?'란 생각을 많이 한 게 몰입에 저해가 된 것 같습니다. 이것도 참고해 주세요^^

moonnight 2012-01-10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야구를 잘 몰라서 그런지 재미있게 봤는데요. +_+; 결말을 다 알고 있는데도 마지막엔 눈물이 나더라는. ㅠ_ㅠ 예전엔 진짜, 투수가 너무 혹사당했어요. 고 최동원 선수도 요즘 세대의 투수라면 좀 더 오래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 마음이 아팠어요.

마태우스 2012-01-13 23:0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최동원이 삼성 정도의 팀에 있었다면 MVP 여러번 탔을 거예요. 선수에겐 어떤 팀에 가느냐도 중요한 거 같습니다. 물론 프로야구 초창기엔 다들 혹사당했지만요.

반딧불,, 2012-01-10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전 무지 재미있었어요. 일단 조승우가 나오잖아요*^^*
스카우트도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도 그냥저냥 재미있게 본 영화.
메이저리그는 재미있게 본 영화.
투혼과 퍼펙트게임은 잘 봤구요.
(감동을 강요했다는 말은 동감합니다.그래도 뭐 해태팬이라서^^::)
머니볼은 졸렸습니다--;;;;
그럼에도 최동원과 선동열은 대단하죠??

마태우스 2012-01-13 23:06   좋아요 0 | URL
아 머니볼이 졸렸군요
의외인걸요?
하지만 전 메이저리그에 대한 저의 지식을 믿기 때문에
머니볼을 기대합니다. 나중에 쿡에서 나오면 그걸로 볼 예정...
암튼 최동원과 선동열은 80년대를 아름답게 수놓은 투수들이죠
그 덕분에 프로야구가 인기스포츠로 정착한 듯...

재는재로 2012-01-10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패를 떠나서 배우들의 연기가 대박 영화로서의 완성도도 높고 재미있더군요

마태우스 2012-01-13 23:07   좋아요 0 | URL
윽 그렇군요. 재미있게 보셨나봐요
뭐 연기 자체는 괜찮았는데요
퍼펙트게임이라면 그 한 경기를 위해
슈퍼스타 감사용처럼 달려갔어야 하는데
너무 산만했어요...
정보국 사람들 얘기는 왜 하는지, 그것도 이해가 잘 안갔구요

모1 2012-01-11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야구를 잘 몰라서리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단한 선수들인가 보네요. 승과 패만 봐도.
말씀하신 영화 한편도 안 봤지만, 우리나라 영화들은 대체적으로 좀 관객들에게 눈물 뽑으려고 또는 지나치게 감동을 강요하죠. 후후.
개인적으로 그냥 가볍게 가면 끝까지 가볍, 웃기면 끝까지 웃긴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 싶을때가 있어요. 쓰고보니 야구로 시작해서 엉뚱한 말만 하고 가네요. ^^

마태우스 2012-01-13 23:08   좋아요 0 | URL
오맛 안녕하세요 모1님
뭐 대단한 선수들인 건 맞죠
제가 영화에서 맘에 안들었던 건
경기가 끝나고 그냥 끝을 맺으면 좋은데
실제 없었던 헹가래 장면을 넣는다든지,
선수들이 박수치는 장면을 넣는 등등<--이건 있었다고 하더만요
여운을 너무 질질 끌었던 거죠.
댓글 감사드리옵니다

L.SHIN 2012-01-11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태님.
오랜만에 와서, 데이트 신청+상담을 하려고 했더니만.
천안이라니...이게 웬 말입니까..ㅜ_ㅜ
전 살면서 천안에 가본 적이 딱 한 번 뿐인, '도대체 거기에 어떻게 갔었지?'하고 가는
법도 기억이 나지 않는 생물인데 말입니다..(털썩)

너무나 가볍게, '내일 저녁 식사 어때요?'라고 물어볼 수 없는 현실이 눈 앞을 가려..
마태님의 집 장만 축하 인사를 해줄 수가 없단 말입니다! 어흥!

이를 어쩌란 말이오...ㅡ.,ㅡ

마태우스 2012-01-13 23:09   좋아요 0 | URL
오맛 엘신님
상담은 가능합니다.
천안이 뭐 멕시코도 아닌걸요
날 잡아 보죠

카스피 2012-01-11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동원을 당대 최고의 투수로 손꼽았던 이유중의 하나는 마태님이 적으신대로 200이닝이상을 소화한 철완이었기 때문이죠.참 승리를 위해 에이스를 혹사한 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동원은 상당한 승수를 올렸죠.그리고 한국시리즈 4승의 아마 한국 프로 야구사에 전무후무한 일이 될거란 생각이 듭니다.
이런 대단한 투수를 선수협파동으로 삼성으로 트레이드한 롯데의 행위는 정말 참 거시기 한 것이죠.그리고 최동원이 죽은후 그의 번호를 영구결번한다는 롯데는 행위는 참 후안무치한 행동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마태우스 2012-01-13 23:12   좋아요 0 | URL
안녕하셨어요 카스피님
한국시리즈 4승이란 기록은 다신 나와선 안되는 기록이죠
일본도 4승 올린 전설의 투수가 있긴 한데요 역시 초창기...
해태 김정수가 3승 올린 적이 있는데 그건 구원승이대부분이구요
선발로 다 던진 4승은 정말 말이 안나오는 기록입니다.
글구 박정태 건에서도 보듯 롯데의 행태는 참 파렴치할 때가 많습니다.
롯데는 늘 프론트가 문제라고 지적받곤 합니다만,
최동원의 경우에도 심했죠.
그때 많은 선수들이 트레이드 대상이 됐는데

제가 응ㅇ원하는 두산에선 심정수가 심재학과 바뀌었죠
같은 심씨라는 걸 제외하면 두산의 일방적 손해였다는...
 

1. 앰블럼

한창 잘 나갈 때는 서재의 달인 앰블럼을 봐도 시큰둥했다.

"흥, 앰블럼 그거 조금만 하면 누구나 받는 거 아냐?"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그 앰블럼을 받는 데 실패했다.

더 충격적인 건 작년에 내가 쓴 글의 편수가 달랑 55편으로,

1천등 바깥이다.

알라딘 마을 사람들의 숫자를 수백명 정도로 헤아리고 있었는데,

내 이론대로라면 난 마을 사람도 아니다.

지금사 알겠다.

그 앰블럼이 얼마나 받기 어려운 것이었다는 걸.

달인이 되신 분들께 축하를 드리고,

앞으로 앰블럼이 있는 서재에 방문할 때는 특별히 예의를 갖추고 댓글을 남겨야겠다.

 

2. 책책책

인생에서 오너 드라이버였던 적은 거의 없었다.

술을 좋아하니 차를 가지고 다니는 게 어려웠던 탓인데,

천안에 직장을 잡고도 차를 안가지고 다닌 덕분에

책을 많이 읽게 됐다.

최소한 기차를 타는 두시간은 독서를 하는 시간이었으니,

한달에 열권 읽는 건 일도 아니었다.

결혼을 하고 난 뒤 조금 떨어졌긴 했지만, 그래도 매달 다섯권 이상은 읽었지 않나 싶다.

 

 

천안으로 이사를 가면서 난 생애 처음으로 오너 드라이버가 됐다.

직장까지 걸리는 시간이 20분 정도로 단축된 건 좋은 일이지만,

이제 출퇴근 시간에 책을 읽는 건 불가능해졌다.

새해가 된 지 4일이나 지났건만 읽은 책이라곤 10여페이지가 고작.

독서인생의 최대 위기라 할만하다.

이걸 어떻게 극복할지 출퇴근 시간 내내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3. 금강산

연초에 시간을 내서 금강산에 다녀왔다.

김정일 사망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지만,

그래도 금강산의 아름다움은 분위기를 타지 않는다는 걸 새삼 느꼈다.

 

 

올해는 대략 세가지쯤 목표가 있는데,

책을 세권 쓰는 것과 12편의 논문을 쓰는 것(2012년이니까),

그리고 알라딘 서재달인 앰블럼을 받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맨 마지막 목표가 제일 힘들어 보인다.

 

* 금강산 다녀온 걸 의심하는 분들이 계실까봐 정선이 그린 진경산수화를 같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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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2-01-10 00:04   좋아요 0 | URL
그래봤자 어딜 가도 20분 안에 가더군요 호홋.

2012-01-09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0 0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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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집 마련

결혼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

“대체 남들은 어떻게 집을 사는 거지?”내가 전세로 살던 집을 내 소유로 하려면 전세금보다 1.7배 가까운 돈을 더 모아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거의 불가능할 듯했다.

친구한테 이 말을 했더니 그가 이런다.

“서울서 집을 사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그렇지!”

어제 일자로 내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서울의 전세금을 빼서 천안 집을 사서 이사를 온 것.

감격의 하룻밤을 보낸 오늘,

출근하는 데 20분 남짓한 시간이 걸린 것에 또다시 감격하고 있는 중이다.

아파트 주변에 편의시설이 없다는 게-심지어 은행도!-아내의 불만이지만

이곳에서 오래도록 아름답게 살아봐야지.

 

2.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요즘은 포장이사 업체에서 이삿짐을 다 날라 주지만,

최소한 뭘 어디다 둘지는 집주인이 정해야 한다.

아내가 이것저것 업무를 보느라 집을 비운 사이

첫 번째 짐인 소파가 들어왔다.

일하는 아저씨가 내게 소파를 어디다 둘지 묻는다.

“당연히 이쪽이죠!”라면서 왼쪽을 가리켰다.

하지만 잠시 후에 온 아내는 “소파를 왜 여기다 놨느냐”며 반대쪽으로 옮기라고 했다.

그 뒤부터 일하는 아저씨들은 결정해야 할 일이 있으면 내게 이렇게 물었다.

“사모님은 어디 계시나요?”

그 뒤부터 난 우리 강아지들과 함께 우두커니 앉아 있었는데,

그래도 내가 아무 일도 안한 건 아니다.

마트에 가서 100리터짜리 쓰레기봉투를 사왔고,

드실 물과 커피가 없다고 해서 그런 것들을 사러 갔다.

뭔가를 결정하는 일이 더 멋져 보이긴 하지만,

이런 일들도 누군가는 해야 하니,

내가 전혀 필요없는 인간은 아니리라.

 

3. 어머니

천안은 기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내가 십년 넘게 출퇴근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럴만 해서였지만,

어머니는 어제 나랑 통화를 하는 도중 “서운해 죽겠다”며 눈물을 흘리셨다.

서울과 천안 사이엔 거리 이외에 엄청난 심리적 장벽이 있는 것 같다.

일년에 한번도 잘 안보던 친구가 미국에 간다고 하면

앞으로 못보겠다는 생각에 괜히 서운해지기 마련인데,

엄마에겐 천안이 미국,까진 아니더라도 필리핀 정도 되는 먼 곳이 아닐까 싶다.

엄마, 울지 마세요.

조만간 생선회 떠가지고 한번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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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12-30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 맞아요, 거리가 멀어지면 사실 그동안 자주 봤던게 아니어도 못본다는 생각에 서운해지기 마련인데, 어머님도 그래서 그런 마음 때문에 눈물을 흘리신건가 봐요.

2. 네, 뭔가를 결정하는 일이 멋지긴 하지만, 그 멋진일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뒤에서 사소한 것들을 뒷받침 해주어야 하잖아요. 마태우스님은 그걸 하신거잖아요. 좋아요. 히히. 그들도 꼭 필요한 사람들이니까요. 문득,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에서 친구가 했던 말이 생각났어요. 이 세상에 필요없는 사람은 없다, 그 모두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라고 했던거요.

1. 그러니까 결국 천안에 계신거군요. 제가 마태우스님과 자주 뵙던 사이는 아니었지만 서운하네요. 힝. ㅠㅠ 그런데 저 천안에 외갓댁이 있어서 아예 천안과 상관없지는 않거든요. 혹여 제가 천안에 가면 연락드려도 될까요?
:)

마태우스 2011-12-30 22:02   좋아요 0 | URL
1. 그러믄요. 연락 주시면 환영이죠! x호동에서 한잔 하자는 약속을 공수표로 만들어 죄송해요.
2. 그러니까 저도 톱니의 하나군요! 큰 톱니는 아니더라두요!
3. 그러고보니 님과 자주 보는 건 아니어도 서운함이 몰려오네요. 있을 때 잘할 걸 그랬다는후회감두요.

조선인 2011-12-30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장만 축하드려요. 새 집에서 좋은 꿈 꾸시고 건강하시고 복 많이 만드시길.

마태우스 2011-12-30 22:03   좋아요 0 | URL
감사드립니다. 피곤해서 꿈은 못꿨지만, 굉장히 희망에 차 있답니다!

2011-12-30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30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1-12-30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마귀 유치원에서 보면 내집 장만 어렵지 않다고 하던데.
저도 늘 그게 궁금했었는데.ㅋㅋ
암튼 내집 장만의 꿈을 이루셨으니 부럽습니다.
연말에 이렇게 좋은 일 이루셨으면 내년 한해는 좋은 일이 내내 있지 않을까요?ㅎ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마태우스 2011-12-30 22:04   좋아요 0 | URL
역시 답은 지방에 있었다니깐요.
올 한해는 여러가지 액땜할 일들이 있었는데요
집장만을 계기로 내년엔 뭔가 해보겠습니다
님도 복 많이!

마노아 2011-12-30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왜 이리 아름다운가요. 집 장만 축하드려요.
서울서 집을 사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그렇지!는 대한민국 사람이 다 함께 새겨들어야 할 말이에요.
마태우스님은 꼭 필요하신 분, 어머니께는 또 어마어마하게 소중하신 분. 제게도 참 좋은 분이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마태우스 2011-12-30 22:04   좋아요 0 | URL
어머나 무지하게 아름다운 댓글이네요!
근데 저는 직장이 천안이니, 지방 사는 게 맞지요. 지금까지 버틴 게 미련한 거구요^^
마노아님 늘 제게 잘해주셔서 감사드리옵니다.
저도 내년엔 님한테 좀 따뜻한 사람이 되보겠습니다.

울보 2011-12-30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내집장만 어제 아랫집 엄마가 전세금 사천 올려달란다고 아니면 월세로 내란다고 걱정하던데 참,,
그래도 내년에는 우리모두에게 좋은일만 있을거라 믿습니다,아무리 어려운 세상이 온다고 해도 우리 웃으면서 살자구요,,님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마나님과 행복한 새해를 맞이하세요,,

마태우스 2011-12-30 22:05   좋아요 0 | URL
저도 전세 살아보니까 전세금 올릴까봐 불안하더라구요
이제 제 집이니 그럴 염려가 없어 좋아요.
님한테도 좋은 일이 많이 있는 2012년이 되길 빌게요!

좋은날 2011-12-30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새집에서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빌어요.
2012년에는 마태우스님의 신간을 읽고싶어요.

마태우스 2011-12-30 22:0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글고보니 제 신간이 나온 지가 너무 오래됐죠?
내년엔 꼭 한권 이상 내겠습니다. !

무스탕 2011-12-30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 장만 하신거 축하드립니다~
맞아요, 맞아. 꼭 서울에 집을 사야 한다는 생각만 살짝 틀면 조금 더 쉽게 집 장만을 할수 있는데 무슨 고집인지 모르겠어요.
전 서울서 태어나서 서울서 자란 사람이지만 서울에 크게 미련이 없어서 일찌감치 경기도로 빠져나왔었죠 ^^
어머니께서도 마태님댁에 와 보시면 다니기 멀고 힘든곳이 아니구나 아시고 곧 마음이 풀리실거에요.

마태우스 2011-12-30 22:0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엄니도 와보시면 좋아하실 거예요.
서울 집보다 더 크고 좋은 집이거든요^^
우리 애들도 어찌나 좋아하는지, 집에 들어갈 생각도 안하고 산책을 즐기더군요.
격려댓글 감사드려요

이진 2011-12-30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모님은 어디계시나요에서 빵터졌습니다 ㅋㅋ
남자는 무엇을 위하여 사는 것일까요.
집장만 축하드려요.
저도 언젠가 그러한 날이 오기를 바래야겠어용

마태우스 2011-12-30 22:08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사실 가구배치를 비롯해서 집안의 중요한 대소사는 아내가 전권을 쥐는 게 맞습니다.
그래야 집안이 평안하지요
실제로 아내 판단이 훨씬 더 정확하구요.
그러니까 님은 판단을 안하는 습관을 기르...무슨 얘기를 하는 걸까요 저는.ㅜㅜ

비연 2011-12-30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장만 축하드리구요^^ 원래 어느 집이나 집 인테리어나 가구 배치 등은 마나님 소관이죠..ㅎ

마태우스 2011-12-30 22:08   좋아요 0 | URL
그러믄요. 그러니까 제 불찰은 아내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는 거죠^^
이쁜 아내 모시고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구단씨 2011-12-30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웃음만 나요~!!!

이삿짐 문제라면 아내님께 100% 일임하시는게 아마도 맞는 것 같고요. ^^
천안에서 서울까지 한시간 거리인데, 게다가 지하철도 다니는데... 심리적인 요인에 같은 공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더 먼저 들어서 서운하심이 있으신가봅니다.

내집마련 축하드려요. ^^

마태우스 2011-12-30 22:09   좋아요 0 | URL
살다보면 심리 요인이 참 중요하죠
이성보단 감정이 더 크게 작용하는 일도 많이 있잖아요
어머니한테 매일 아침저녁으로 전화드리려구요.
여러가지로 감사드려요

치니 2011-12-30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20분 밖에 안 걸려요?

마태우스 2011-12-30 22:09   좋아요 0 | URL
그럼요 천안엔 대중교통이 그닥 안좋지만,
제 전용 마티즈 승용차가 있거든요!
작지만 잘 달려요!

LAYLA 2011-12-30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내 집이라 생각하면 마음도 더 편안할 것 같아요. 새집에서 오래오래 행복하시구요 ^^

마태우스 2011-12-30 22:10   좋아요 0 | URL
앗 제가 아플 때 선물해주신 라일라님이다..!
안그래도 이 집에서 오래도로 행복하게 살려고요
님도 내년에는 좋은 일만 있길 빌겠습니다.

2011-12-30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은경 2011-12-30 23:2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선배!오랫만입니다.
넘 유명하셔서 찾기가 쉬웠네요.ㅎ
꽤 시간이 많이 흘렀죠...? 잘 지내시죠?
뭔가 꾸준히 한 길을 계속 발전하면서 지내오신것 같아 좋아보이세요.
뭐...저도 쫌은 그렇겠죠?

전.이번에 설을 보내고 온가족이 베트남으로 갑니다.몇년정도일 뿐이지만.


저...회충약 먹고 가야 하나요?ㅋ
또 연락드릴께요.
아,전 싸이 계속 합니다. 글구 카톡도 합니다.

2012-01-04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11-12-30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라...
제가 아시를 하면서 마태님과 거리상 차이가 꽤 되겠군..했는데....
다시 가까워졌군요??

마태우스 2012-01-04 20:30   좋아요 0 | URL
저...아시가 뭐죠?
아저시의 준말?
암튼 님과 가까워졌다니 좋네요.

Mephistopheles 2012-01-04 23:48   좋아요 0 | URL
윽 이사입니다..

mira 2011-12-31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천안 시집간 친구가 있는데 서울과 거리 멀지 않은데 잘 가지지를 않네요. 그래서 좀 멀어진것 같은데 내년에는 한번 놀러가봐야겠네요. ㅎㅎ

마태우스 2012-01-04 20:31   좋아요 0 | URL
내년이라고 해서 혹시 2013년, 했는데 글작성 날짜를 보니 올해 군요
뭐 그렇게 맘먹고 가실만큼 먼 거리는 아니랍니다^^

레와 2011-12-31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태우스님!

현대 도시인의 최대 로망 실현 = 집 장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마태우스 2012-01-04 20:32   좋아요 0 | URL
핫핫 감사합니다
내집이니까 맘대로 써도 되지만,
이상하게 더 아끼게 되더군요
새집이라 그렇겠죠?^^

모1 2012-01-01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축하드려요. 내 집 장만의 꿈을 이루셨군요.
다른 나라도 그렇겠지만 우리나라 땅값이~~~
집 자랑 좀 해주세요. 깨소금냄새 진동하는 사연과, 집내부 사진 기다리겠습니다. ^^
2. 그렇습니다. 마태우스님은 필요있는 아니 쓸모있는 인간이었던 것입니다.
3.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하잖아요. 거기다 기억에 마태우스님 막내 아들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머니는 그 심리적인 거리가 더 심하실듯 해요. 자주자주 전화 드리세요.

마태우스 2012-01-04 20:33   좋아요 0 | URL
1. 감사합니다. 집 내부사진을 올리면 물의를 빚을 것 같아요 넘 좋아서요 호호.
2. 저같은 놈도 쓸모가 있다니, 어릴 적엔 괜히 살기 싫다 그랬네요. 호호.
3. 앗 저는 장남이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더 절 이뻐했다는... 전화야 서울 있을 때도 매일 드렸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