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주례를 서는 날.

주례를 선다고 여러 명에게 자랑을 해댔고 나름대로 설레기도 했지만,

내 생각과 달리 주례는 그렇게 높은 자리는 아니었다.

하기야,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랑. 신부지 주례는 아니잖은가?

주례여고 총학생회장의 경력이 공천을 받을 정도라면 주례를 한번 선 나도 충분히 자격이 된다^^

 

 

결혼식 30분 전에 예식장에 도착했을 때 아무도 날 반겨주는 이가 없었다.

여기저기 눈치를 살피다 신부 어머니한테 찾아가 "저 마태우슨데요"라고 말했다.

원래 기대했던 답은 "어머나 주례선생님이시군요! 이리로 와서 앉으시죠!"

하지만 어머니는 긴장한 얼굴로 이렇게 대답하셨다.

"근데요?"

급 당황한 난 이렇게 덧붙였다.

"오늘 주례 보는데요..."

이 말에도 어머니는 내가 기대한 반응을 보이는 대신 "뭐라고요?"라고 하셨다.

그제야 깨달았다.

주례는, 그다지 중요한 사람은 아니라는 걸.

혹시 내가 주례에서 잘렸나 싶어 처음 부탁을 한 신부(교양과목을 들은 제자)에게 가서 물어보니까

내가 주례 맞단다.

바쁜 신부를 데리고 놀 수는 없기에 식장에 들어가 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식을 맞았다.

원래 슬라이드로 주례사를 만들어 할 예정이었지만

그 예식장은 빔 프로젝터 지원이 안될 뿐 아니라 스크린도 없어

할 수 없이 A4 종이에 인쇄한 원고를 낭독해야 했다.

이건 알고 있었다.

주례사는 아무도 듣지 않는다는, 그러니 가급적 짧게 해야 한다는 걸.

연습했을 때 걸린 시간이 7분 정도였으니 그 정도면 적당하다 싶었다.

다년간의 방송출연 덕분인지 떨리지는 않았고

짧게 해서 그런지 박수를 치는 하객도 있었다.

주례가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긴 해도

해보니까 참 재미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부부가 새로운 앞날을 설계하는 데 증인이 되어 준다는 게 얼마나 보람있는가?

앞으로 누가 주례를 부탁하면 거절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 아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 피로연장에 가서 밥을 먹을 생각을 하니 영 그림이 안그려져, 그냥 터미널 옆 식당에서 참치김밥으로 점심을 떼웠다. 다음번 주례할 때는 미리 밥을 먹고 가야지.

 

** 부록으로 내가 읽었던 주례사의 일부를 올린다. 읽다보니 아내는 남편을 공경하라, 뭐 이런 내용이 전혀 없었다. 남편한테만 아내를 잘 모시라고 했으니, 시댁 측에선 기분나쁠 수도 있겠다 싶다.

 

[xxx 양이 저한테 주례를 서달라고 했을 때 좀 당황했습니다. 사람들은 주례라는 건 나이가 어느 정도 들었을 때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례 부탁을 받으면 대부분이 거절하는 이유도 자신은 그렇게 나이가 들지 않았는데 무슨 주례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주례는 과연 몇 살부터 할 수 있을까요? 요즘 유행하는 애정남 게시판에 올려봤지만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이 자리에서 정해드립니다. 주례는 나이에 관계없이 결혼생활을 잘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볼 수 있다,라고요. 제가 여기 서 있는 것도 나름대로 결혼생활을 잘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혼생활이란 둘이 전도유망하고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는 것만으론 해내기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결혼생활을 잘하는 비법 세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집안일은 부부 공동의 것입니다.

흔히 남편이 집안일을 ‘도와준다’고 말을 하는데, 여기엔 집안일이 아내만의 일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집안일을 아내 혼자 하는 데서 부부간의 갈등의 싹틉니다. 한 명은 계속 치우기만 하고 한 명은 계속 어질기만 하는데 사이가 좋아질 수 없죠. 아내가 요리를 하면 설거지는 남편이 하고, 아내가 애를 보면 남편은 집안일의 대부분을 떠맡는다면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서로 간에 대화를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과거에는 남아일언 중천금이란 말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우리 아버님들은 집에 오시면 ‘밥줘’라는 한마디 말밖에 하지 않았고, 그래서 우리 어머니들의 결혼생활은 그다지 재미가 없었습니다. 요즘은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말 잘하는 남자가 인기도 많습니다. 부부간의 금술은 서로간의 대화에서 싹틉니다. 서로 얘기를 하면 할수록 할 말이 많아집니다. 아무리 사소한 얘기라도 좋으니 말을 많이 하십시오.

 

셋째, 부모님들에게 하루 한번씩 전화를 하시기 바랍니다. 자식을 떠나보내면 부모님들은 서운한 마음이 들고, ‘얘네들이 결혼해서 잘 사나’ 굉장히 궁금해하십니다. 매일같이 시간을 정해서 부모님들께 전화를 드리십시오. 전화는 어렵기만 하던 처가, 시댁과 친해지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할 말이 없을지 몰라도, 자주 하다보면 할 말도 많아집니다. 매일같이 시간을 정해서 양쪽 부모님들게 전화를 드리십시오.

 

끝으로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주혈흡충이라는 기생충이 있습니다. 주혈흡충은 수컷이 터널을 파서 암컷을 몸에 품고, 음식도 갖다주고 여기저기 구경도 시켜줍니다. 결혼은 남녀가 하는 것이지만, 여자 쪽에서 더 많은 희생을 하게 마련입니다. 남편이 주혈흡충의 수컷처럼 아내를 모시십시오. 기생충도 하는 일을 사람이 안해서야 되겠습니까? 이상으로 주례사를 마치겠습니다. 들어주신 하객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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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는재로 2012-03-12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례사 잘 하시것 같네요 누군지 좋은 잊지 못한 결혼식이 됐겠네요 재미있는 결혼식이 됐기를 축하 한번 듣어보고 싶네요 마태우스님의 주례사 ㅎㅎ

마태우스 2012-03-12 09:5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재밌게 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오버하면 안되는 곳이 또 결혼식장이잖아요^^

마노아 2012-03-12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고 올려줘서 고마워요. 어떤 주례사일지 아주 궁금했어요. 그들 부부가 아주 잘 살것 같아요. 마태우스님 멋져요!!!

마태우스 2012-03-12 09:55   좋아요 0 | URL
부끄럽습니다^^ 삭제된 부분엔 이런 것도 있어요. 7년 전에 지도학생이 주례를 부탁했을 때 "결혼을 왜 하려고?"라며 다시 생각해 보라고 했던 얘기...^^

책읽는나무 2012-03-12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주례사네요.시댁쪽에서 뭐 그리 기분나빠하실필요까지야~
딸까지 두셨다면 더욱더 이해가 가는 주례사가 아니었겠나요?ㅋㅋ
주혈흡충...역시!
모두들 기억에 남는 주례사였을 것같아요.
박수치신 분은 결코 주례가 짧아서 치신 것이 아니었을꺼에요.
(분명 신부쪽에서 쳤을지도?ㅋㅋ)

마태우스 2012-03-12 10:02   좋아요 0 | URL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주례 쪽으로 진출해 보겠습니다 꾸벅

soyo12 2012-03-12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엔딩이 마태우스님스럽네요.^.^

마태우스 2012-03-12 10:02   좋아요 0 | URL
헤헤 그렇죠? 기생충 얘기 한마디는 해야겠기에...^^

2012-03-12 0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12 1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매지 2012-03-12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께 주례를 맡기고 싶군요.
주례란 나이에 관계없이 결혼생활을 잘 하는 사람이 보는 거라는 말씀에 고개를 끄덕끄덕. :)

마태우스 2012-03-12 22:19   좋아요 0 | URL
어..이매지님 결혼 아직 안하셨던가요???
뭐, 님 정도의 친분이면 당근 해드리죠!!!^^

마태우스 2012-03-12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동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주례계로 나가볼까 합니다^^

마태우스 2012-03-12 22:19   좋아요 0 | URL
잉? 대체 난 누구한테 동의를 한 거지?

stella.K 2012-03-12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훌륭합니다 주례사!
빔프로젝트도 안 되는 예식장이었군요.
관계자측으로서도 좀 놀랐겠어요. 무슨 빔이냐고...ㅋㅋ
됐으면 마태님이 주례사(史)의 새로운 역사를 쓰셨을텐데.아쉬워요.ㅠ
근데 그 신부측 어머니 좀 그러네요. 마태님 좀 알아주시지 안쿠.>.<;;
예쁜짓하는 기생충이 있군요. 주혈흡충!
이거 마태님 아니면 어디가서 알겠습니까? 대단하심다.^^
다음엔 아는 사람 대동하시고 가세요. 딴데 가서 밥 드시지 말구.ㅋ

마태우스 2012-03-12 22:21   좋아요 0 | URL
요즘 예식장답잖게 CCTV 같은 게 없더라구요.
근데 생각해보니 슬라이드 주례도 좀 웃기는 거 같긴 해요.
주혈흡충은 안그래도 칭찬을 많이 받는 기생충입니다.
그 정도만되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되겠어요...
글구 담부턴 아는 친구를 데려갈까요? 그래도 될까요...?

울보 2012-03-12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주례를 하시는군요,
우리딸 시집갈때도 부탁들 드려 볼까요
지금도 이렇게 잘하시는데 앞으로는 더 ,,
기다리세요, 꼭 류 시집보낼때 부탁드릴게요,,,

마태우스 2012-03-12 22:21   좋아요 0 | URL
류가 시집을 언제쯤 갈까요?
십년 후에 간다고 해도 으...제가 흰머리가 팍팍...
진짜 주례 같겠네요 흑.
류한테 좀 빨리 가면 안되겠냐고 물어봐주세요^^

하늘바람 2012-03-12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모나 벌써 주례를요?
님 아직 젋으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젊은 분들도 하시네요
주례하시는 님 멋집니다

마태우스 2012-03-12 22:22   좋아요 0 | URL
제 동기 하나는 벌써 두번이나 했다더군요
제가 그친구보다 잘하는 게 없었는데 주례 하나만은 앞서야 하는데,
빨리 두번 더 해서 앞지를게요^^

moonnight 2012-03-12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생충도 하는 일을 사람이 안 해서야 되겠습니까.'

역시 마태우스님다운 멋진 주례사예요. ^^
세상의 남자들이 다 마태우스님 같다면 여자들도 더 행복해질 수 있을텐데 말이죠.
신부 어머님은 생각보다 너무 젊으신 분이 주례라고 소개하시니 좀 당황하셨나봐요. 마태우스님도 당황스러우셨겠어요. ^^;

마태우스 2012-03-12 22:23   좋아요 0 | URL
제가 양복을 입고가긴 했지만, 좀 어벙벙한 모습이 주례같진 않았나봐요.
글구 저 사실은 악남입니다 악남...아시면서!

책가방 2012-03-12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주례사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요...ㅜ.ㅜ;;
성혼선언문처럼 주례사도 문서화해서 남겨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처음 제목보고 (마태님이 벌써 주례사를??) <=== 요런 의문이 들었었는데 전문을 읽고보니 이해가 되네요.
훌륭한 주례사.. 잘 읽었습니다..^^


마태우스 2012-03-12 22:23   좋아요 0 | URL
정말! 그러고보니 주례사도 문서화해서 보관하면 좋을 거 같네요
좋은 말이 많을 거 같으니 힘들 때 그거 보면 위안이 좀 될 것두 같구요.
칭찬해주셔서 감사!

좋은날 2012-03-12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하던 날을 생각해보면 긴장되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인사하느라 정신이 없죠.
주례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이 가장 차분했었어요.
결혼생활에 꼭 필요한 말씀 해주셨네요. 주혈흡충 꽤 괜찮은 녀석 같은데 피를 먹고 사는 애들인가봐요. 사람몸에 사나요?

마태우스 2012-03-12 22:25   좋아요 0 | URL
아, 주혈흡충이 피를 먹진 않구요
정맥 속에서 살아요. 그래서 주혈...
흡충은 디스토마란 뜻이구요 드라큐라랑은 다릅니다.
꼭 필요한 말 해줬다고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객들은 주례 말 안들을지 몰라도, 앞에 있는 신랑신부는 열심히 듣더라구요
어차피 그네들한테 하는 얘기니, 그네들만 잘 들으면 만족이죠 뭐^^

다락방 2012-03-12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께 주례 부탁하고 싶어서 결혼하고 싶어지네요. ㅎㅎ

마태우스 2012-03-12 22:25   좋아요 0 | URL
오옷 다락방님, 주례 없으심 연락하세요
원래 주례는 신랑이 정하는 거니, 제가 좀 더 유명해져야 신랑도 동의할 듯 싶네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2012-03-12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12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2-03-12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본 소감.

1. 주례여고 : 유머는 여전하시고...ㅋ
2. 어머님의 무관심 : 님은 섭섭하셨겠지만 글로는 재밌어요. 그러니 그 섭섭함도 소득이 있었던 셈...
3. 바쁜 신부를 데리고 놀 수는 없기에 : 안성맞춤의 표현 같고.
4. 다음에 주례를 서실 땐, 친구 한 명에게 전화해서 같이 밥 먹자며 예식장으로 오라하시면 어떨까 싶네요. (원래 바쁜 사람들은 그렇게 막간을 이용해서 친구를 만나던데....)
5. 주례의 자격 : 애정남을 대신해서 잘 정하셨군요.
6. 주례사가 짧아서 하객이 박수를 친 건 아니라는 생각이에요. 저 같아도 진심이 담긴 박수를 쳤을 듯...
7. 주혈흡충 : 주례의 마지막 말씀은 자신의 전공을 잘 살린 좋은 말씀이군요.
8. 님은 페미니스트이군요. 페미니스트는 곧 휴머니스트라는 생각.
9. 아직 멀었지만 우리 딸의 결혼식 주례도 부탁드리고 싶어요. ㅋ
10. 이 글은 유익함과 재미, 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신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ㅋ

마태우스 2012-03-12 22:31   좋아요 0 | URL
늘 피드백 해주셔서 감사해요. 은근히 님의 평을 기다린다는...^^ 중독성 있어요 하핫.
1. 주례여고란 이름 정말 신기하죠? ^^
2. 그럼요. 모로 가도 웃기면 되죠 호홋.
4. 친구라, 친구라... 친구보단 어머니를 모시면 어떨지 싶네요. 어머니는 제 주례서는 모습 보고싶어하실 거 같구, 무엇보다 주례사를 집중해서 들어주실 것 같아서요.
7.그럼요. 기생충 얘기는 한마디 꼭 해야죠 호홋.
8. 페미니스트라고 하기엔 여러 모로 부족하죠. 페미니스트가 되려고 노력 중입니다.
9. 우왓, 따님 주례 제가 해드릴게요!! 빨리 보내세요!!^^
10. 너무 많은 것을 선물해 주는 그런 멋진 글이네요. 깊은 감사를 보냅니다.

레와 2012-03-12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려주신 주례문은 지루하지 않아요. 제가 하객으로 앉아 있었다는 고개를 끄덕이며 집중해서 들었을 거 같아요! 마태우스님 멋쪄요! ^^

마태우스 2012-03-12 22:33   좋아요 0 | URL
헤헤 제가 지루한 걸 좀 싫어하긴 해요 ^^ 암튼 주례사도 짧았고 결혼식도 일사천리라, 11시 반에 구반포 역에서 결혼식을 하고 지하철을 타고 두정거를 가서 고속터미널에서 천안행 표를 산 시간이 12시 2분이었으니, 정말 신속한 결혼이었죠^^ 제가 거기에 한몫 했답니다

이진 2012-03-12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저도 감히 마태우스님께 주례를 부탁드리고 싶겠군요. 제가 결혼할 즈음이면 마태우스님께서도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되어있으시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무관심한 어머니에서 저도 모르게 빵터졌어요. "오늘 주례 보는데요..."하는 마태우스님의 모습이 그려졌다면, 사실이려나 ㅎㅎㅎ

마태우스 2012-03-12 22:3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소이진님 지금도 나이 지긋하답니다-.-
제가 원래 말할 때 좀 쭈뼛쭈뼛하는 경향이 있어서, 도둑놈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싶네요.

무스탕 2012-03-12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성정성이 잘 자라서 결혼이라는걸 하게 된다면 마태님이 어떻겠냐고 꼭 권할게요 ^^

마태우스 2012-03-12 22:34   좋아요 0 | URL
앗 그래주세요! 주례에 재미들렸답니다^^

saint236 2012-03-12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례여고...빵터졌습니다.

마태우스 2012-03-13 16:21   좋아요 0 | URL
이름이 참 특이해요 그죠? 주례를 양성하는 학교같네요^^

2012-03-13 0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13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원래 그렇게 차리고 다녀?”

날 만나는 사람들은 자주, 그것도 아주 자주 이런 질문을 하곤 했다.

나름 메이커로 차려입은 날에도 그런 말을 하는 걸 보면

내게는 비싼 옷도 허름한 옷으로 보이게 만드는 재주가 있나보다.

 

이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난 ‘대학원생’ 내지는 ‘고시생’ 쯤으로 소문이 났는데,

방송에서 날 본 주민의 제보로 그런 오해는 사라졌다 (그 제보를 우리 동 사람이 모두 알게 한 이는 야쿠르트 아줌마였다).

천안에 내려가서 가장 눈에 띈 게 사람들의 옷차림이었다.

삼성전자 천안공장을 제외하곤 큰 회사가 없어 다들 자영업을 하는 듯한데,

그래서 그런지 출퇴근길에 만나는 사람들은 차림새가 나와 비슷했다.

양복을 말쑥하게 입는 대신 나와 비슷하게 후줄근한 사람들을 만나니

마음이 참 편하다.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얘기 하나.

일요일이면 새벽 6시 차를 타고 서울로 테니스를 치러 가는데,

우리 집에선 택시 잡기가 너무 어려워

집에서 차를 가지고 천안역에다 세우고 터미널까지 택시를 타고 간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택시를 타니깐 기사가 날 위아래로 보더니 이렇게 말한다.

“여기서 주무시다 오시는 거예요?”

영등포역, 서울역과 마찬가지로 천안역에도 주무시는 분들이 계시고,

추리닝 차림의 내 모습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렇지 대놓고 노숙자냐고 물어보다니.

테니스 라켓 들고 다니는 노숙자 봤어,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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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옷차림새
    from 시간의 흐름, 그 속의 책 2012-02-27 21:42 
     마태우스님 글을 보니 문득 나의 옷차림새에 대한 평 아닌 평들이 떠올랐다. 내가 근무하는 곳은 테헤란로. 아마도 정장 잘 빼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 아닐까 싶다. 여자들의 옷차림새는 가끔 부러울 지경이다. 호오. 어떻게 저렇게 말쑥하게 하고 다니는 걸까. 그에 비해 나의 옷차림. 흠. 원래 캐주얼한 걸 선호하는 나라고 박박 우겨대지만 사실은 살이 너무 쪄서 정장이 잘 안 맞는다는 게 비극의 시작이다. 정장 옷을 입으면 바지
 
 
꼬마요정 2012-02-27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테니스 라켓 들고 다니는 노숙자..ㅋㅋㅋㅋㅋㅋㅋ
빵 터지고 갑니다.
택시 아저씨 너무 하셨네요...ㅋㅋ

마태우스 2012-02-27 18:01   좋아요 0 | URL
와아 요정님 감사드려요 무플을 방지해주셨네요^^
한 아저씨는 절 딱 보더니 이봉주 닮았다고, 쌍둥이 같다고 하더군요 -.- 천안이 원래 직설적이어요

울보 2012-02-27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음 그날의 마태우스님 모습이 상상이 안되는데요,ㅡ 옆지기는 얼마전까지도 류에게 아빠 대학생이니?하고 묻던데,,참 옆지기 노상청바지에 티셔츠에 배낭 아주 자유로운 복장 요즘은 등산복차림, 참 좋다고 등산복 패션이, 새벽에 출근하고 저녁에 오는 옆지기 편하다고 하던데요,,
음 마태우스님에게 살짝 미안한데 상상중입니다, 테니스라켓든 노숙자를요,,ㅎㅎㅎ

마태우스 2012-02-28 11:15   좋아요 0 | URL
등산복 패션이라, 그거 좀 아저씨스럽지 않나요? 등산 하면 자연스럽게 아저씨가 떠오르던데... 글구 따님에게 대학생이라고 말해달라고 강요하기 없기!!^^

moonnight 2012-02-27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택시 아저씨 사람 볼 줄 진짜 모르셨네요. 수수한 옷차림새 뒤로 후광이 비치는 걸 못 보셨군요!!! (노숙자라니. 저 쓰러집니다. ㅠ_ㅠ)

저도 늘 복장상태 불량이라 깊이 이해가 된다는.

일전에 대출받으러-_- 은행에 갔었거든요. 갑자기 돈 들어갈 일이 생겨서요. 대출코너에서 직원분이 아주 불쌍하다는 눈빛으로 "생활비 모자라세요? " 하더군요. 네. 했더니 더 불쌍하다는 눈빛으로 "그래, 직업은 있으세요? " 하더라는. 그때 제가 막 뽀글이 파마 했던 데다가 낡은 청바지 차림이긴 했어요. 흑흑. ㅠ_ㅠ;

마태우스 2012-02-28 11:16   좋아요 0 | URL
살이 빠지니까 그 후광이 더 커졌답니다.
님은 아무 거나 차려입어도 세련되고 멋지던데요 뭐.
근데 님한테 "직업은 있으세요"라니, 그 직원도 옷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군요! 옷이야 낡았더라도 얼굴에서 광채가 나는데 그걸 못알아보다니...

재는재로 2012-02-27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 어떤 모습이셨길래 상상이 되지 않네요 상상해봐도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마태우스 2012-02-28 11:16   좋아요 0 | URL
일전에 조선족 닮았다고 올린 사진 상상하시면 됩니다^^

카스피 2012-02-27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요즘 일반 회사도 양복보다는 캐쥬얼 복장-정장이 아닌 캐주얼한 마의와 바지-이 서서히 대세가 된다는데 아직도 정장을 안 입으면 하얀손으로 오해하시는 분이 많읂신가 보군요.
그나저나 아마 기사님은 라켓을 파리채로 아셨나 보네요^^

마태우스 2012-02-28 11:17   좋아요 0 | URL
호홋 파리채... 나중에 그 기사분 만나면 한번 물어보고 싶네요^^
그나저나 캐주얼이 대세군요. 그러니까 제가 좀 앞서간 거였군요!

페크pek0501 2012-02-27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에서 저는 여섯 가지의 기술을 배워갑니다.^^

1) 대화체로 글을 시작할 줄 아는 기술.
2) “내게는 비싼 옷도 허름한 옷으로 보이게 만드는 재주가 있나보다.” ⟶ 자신에 대한 낮은 평가를 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좋은 인상을 갖게 하는 기술.
3) "그 제보를 우리 동 사람이 모두 알게 한 이는 야쿠르트 아줌마였다."⟶ 간단 명료하게 정보를 주는 기술.
4)“양복을 말쑥하게 입는 대신 나와 비슷하게 후줄근한 사람들을 만나니 마음이 참 편하다.” ⟶ 자신이 평범한 서민이라는 걸 알림으로써 독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기술.
5) “테니스 라켓 들고 다니는 노숙자 봤어, 엉?" - 한마디로 압축해서 웃음을 유발하는 기술.

그런데 제일 중요한 기술은 다음의 여섯 번째의 기술이다.
6) 어떤 기술도 들어 있지 않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글 쓰는 기술

마태우스 2012-02-28 11:19   좋아요 0 | URL
우왓 여섯가지 씩이나.. 너무 잘 봐주시는 것 같아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근데 제가, 자학을 하면서 신뢰를 얻는 건 맞아요^^
제 입장에선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컨셉으로, 동정심을 얻는 데는 아주 효과가 좋습니다 잘 통하니까 삼십년째 계속 쓰고 있는데요, 어떻게 점점 효과가 커지더이다 호홋.

좋은날 2012-02-27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에서 마태우스님 사진 보면서 그런생각은 해본적 없는데..
테니스라켓 노숙자는 웃겨요.
겉모습만 따지다 사람들이 사기를 당하는 거겠죠.

마태우스 2012-02-28 11:19   좋아요 0 | URL
맞아요 겉모습 멀쩡한 사람이 대개 사기꾼이죠!!^^

Mephistopheles 2012-02-27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니스라켓을 들은 노숙자라니.....
하긴 저도 별로 할말이 없네요. 저 역시 요즘 출근 복장이 아주아주아주...
홈패션이니까요..ㅋㅋㅋ

마태우스 2012-02-28 11:20   좋아요 0 | URL
메피님은 그래도 외모가 좀 있어 보여서, 노숙자 얘기는 안들을 거 같아요.
아내한테 노숙자 얘기 했더니 한숨을 쉬면서 절 야단치더이다. -.-

2012-02-28 0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28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2-02-28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모님께서 야단치시는 건 당연한 결과네요!

책가방 2012-02-28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니스라켓 든 노숙자보다 택시타는 노숙자가 더 웃긴데.. 저만 그런가요??
라켓이야 주웠을 수도 있지만....
 

군대에 가 있는 잠깐 동안을 제외한다면 인생에서 난 살이 빠져 본 적이 없다.

172센티에 52킬로이던 대학 1학년 때 이후부터 키는 겨우 4센티가 자란 반면

체중은... 거의 30킬로 가량 증가했다.

러닝머신을 사서 열심히 달리기도 하고, 테니스도 정말 열심히 쳤으며

심지어 이뇨제를 먹기도 했지만 내 살은 요지부동이었다.

오죽했으면 강의 때마다 잠바 같은 걸로 배를 가리고 수업을 하겠는가?

6년 전에 찍었던 이 사진은 내가 얼마나 심각한 몸매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옷 속에 뭐가 들어가서 그런 거지, 내 배가 저렇진 않다고 우겼지만

들어가긴 뭐가 들어가겠는가.

저 정도면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는다 해도 임산부인 줄 알겠다.

욕심 안부릴테니 5킬로만 딱 빼면 좋겠다,는 내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러다간 100킬로까지 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 뿐이었다.

 

남은 평생을 그 몸매로 살아야겠구나 싶었지만,

작년 9월, 그 일이 일어났다.

위내시경에서 뭔가가 발견되어 내시경 수술을 하게 된 것.

일이 잘못되어 병원에 두 차례 입원했고,

입원할 때마다 닷새씩 금식을 하고 나온 뒤에 체중을 달아 보니

체중계 바늘은 꿈에서나 바라던 숫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5킬로가 빠져버린 것.

병에 걸린 내 처지를 원망하던 마음은 눈녹듯 없어졌고

누운 채로 평평해진 내 배를 손으로 쓸다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아내는 이 모든 원인이 내 과식에 있다고 판단, 소식을 권...아니 강제했고,

내가 환장해 마지않던 고기를 식단에서 제외했다.

퇴원 후에 다시 살이 찌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기우가 됐고,

그러던 어느날 달아본 체중계는 퇴원 직후보다 2킬로가 더 빠진 숫자를 가리켰다.

오늘 찍은 사진을 보면 6년 전에 달라붙어 있던 뱃살이 어디론가 간 걸 확인할 수 있을 거다.

 

아프기 전까지 난 먹는 건 최대한도로 먹고

운동으로 살을 빼려고 했었다.

하지만 한번에 삼겹살 두근을 혼자 구워먹는 내 식탐은

아무리 강도높은 운동도 이겨낼 수 없었던 거였다.

지금은 위가 줄어들어 빵 한 개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가 됐는데,

어머니는 부쩍 수척해진 날 보면서 '아내가 잘 못먹이는 게 아니냐'며 걱정하시지만

난 지금의 내 몸매가 뿌듯하기만 하다.

다이어트의 왕도는 없다.

안먹는 것 뿐.

 

* 사진을 옆에서 찍었어야 하는데 홀쪽해진 배가 잘 안보이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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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2-02-21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축하드려요~~
역시 잃은것이 있으면 얻은것도 있다는 불변의 진리. 이제 건강은 좋아지신거죠?
참...규환이 치과치료는 천안 단국대에서 하기로 했어요. 첫 치료는 3월 중순부터...
가끔 마태님께 전화드리면 커피는 마실수 있는거죠? ㅎ

마태우스 2012-02-23 10:54   좋아요 0 | URL
네 건강은 좋아졌지요. 살빠져서 좋습니다 ^^
근데 규환이가 단대서 치과치료 한다구요?
커피는 당근 대접하겠습니다. 전화주세요. 그때 번호 그대로입니다

세실 2012-02-28 10:00   좋아요 0 | URL
그런데 중요한 사실 마태님 전화번호가 없다는거. 우린 전화 통화 안하고 두 번 만난 사이..다른분들이 연락하신거죠. 난 주변이었던건가?
전번 알려주세용. ㅋㅋ

blanca 2012-02-21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안 먹는 것이 정답이군요 ㅋㅋ 배의 변화가 놀랍습니다. 그런데 오일 간의 금식이라니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저는 운동하다가 안 하니 배가 이티처럼 불러오네요--;;

마태우스 2012-02-23 10:59   좋아요 0 | URL
윗 사진이 유독 배가 많이 나와보이긴 합니다만, 암튼 사진 보고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글구 운동은 하다 안하면 안되죠!!

책읽는나무 2012-02-22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술을 하시다니??
안그래도 플라시보님의 서재에서 님이 수술하셨단 소리에 저도 깜짝놀랐는데 진짜였군요.ㅠ
부디 건강 조심하세요.
뱃살 하나도 안보이네요.
전 살이 빠진 현재의 모습보다 6년전의 사진에 또 놀랐네요.
그래서 항상 얼굴 풀샷 사진만 보여주셨던 거였나요?ㅋ
모쪼록 체력조절 잘 하시어서 이젠 식스팩도 보여주세요.
건강하세요~~^^

마태우스 2012-02-23 11:01   좋아요 0 | URL
책나무님 안녀하세요?
그죠 6년 전 사진 끝장이죠
맞습니다 님 말씀대로 저놈의 배 때문에 얼굴만 보여드렸던 거죠^^
그렇다고 얼굴이 잘생긴 것두 아닌데 말입니다

조선인 2012-02-22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엇, 안 먹는 게 진리였나요? 역시? 철푸덕... ㅠ.ㅠ

마태우스 2012-02-23 11:04   좋아요 0 | URL
그러믄요 안먹는 게 진리!!

다락방 2012-02-22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기..........를 식단에서 제외해야 하나요......... orz (절망절망절망절망)

아..마태우스님 보고싶어요.

마태우스 2012-02-23 11:07   좋아요 0 | URL
저도 다락방님 보구시퍼요ㅠㅠ
고기를 제외할 것까진 있을까요
매일 먹지만 않으면 되죠.
제가 저당시 살쪘던 이유는 주 5일간 술마시면서 고기를 많이 먹어서였어요. 주당 1-2회야 뭔 일 있겠습니까^^

재는재로 2012-02-22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네요 마태우스님 반가워요 다이어트 성공 축하 요요현상은 주의 하실기를
저도 병에 걸려 한 일주일정도 앓은적이 있는데 그때 5kg정도 빠졌는데 일주일쯤 지나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데요

마태우스 2012-02-23 11:08   좋아요 0 | URL
글게요 정말 오랜만... 이러다 올해도 달인 못될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ㅠㅠ 님은 일주만에 돌아오셨군요 흠흠. 전 옆에서 엄격한 관리를 해주는 아내가 있었구, 술을 못마시게 된 게 성공 비결이었던 것 같아요

레와 2012-02-22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씬한 몸매 잘 보여요, 마태우스님! ㅋㅋㅋ

역시 다이어트는 안 먹어야 할까요? 먹는게 낙인데..ㅡ.ㅜ

마태우스 2012-02-23 11:09   좋아요 0 | URL
저도 먹는 걸 낙으로 삼고 살았는데요
이젠 그 낙 중 하나가 없어졌어요 흑흑.

순오기 2012-02-2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안 먹는게 진리라는 걸 거듭 확인하면서
마태님의 다이어트 성공 축하합니다~
세상에나, 예전에 배가 저렇게 나왔다니 정말 놀랐어요~@@

마태우스 2012-02-23 11:09   좋아요 0 | URL
저도 저 사진을 다시 찾아서 보니깐 진짜 무섭더라구요
저게 인간의 배인가...ㅠㅠ
아무튼 저런 시련 끝에 성공했기에 지금의 성공이 더 좋아 보여요

울보 2012-02-2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굶어야 한다,
굶으면 빈혈때문에 저도 제몸무게에서 딱 5킬로 그램만 사라져 준다면 더도 바라지 않을텐데,,흑흑 저도 금식 안되는데 의사선생님한테 혼날텐데,,참,,
그래도 위에 사진보다 아래사진이 참 좋아보여요,어쩜 안늙는 비결은 뭘까요,,

마태우스 2012-02-23 11:10   좋아요 0 | URL
빈혈 있으심 다이어트 안되죠!
글구 안늙는 비결은..제 아내한테 물어봐야 할 것 같네요
아내가 나이보다 열댓살 젊어 보이거든요^^

페크pek0501 2012-02-22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나타나셔서 반갑습니다. 그동안 뭐하시느라 자취를 감추셨는지요? ㅋ

살 빠지신 것, 축하 드립니다. 보기도 좋고 건강에도 좋잖아요. 살이 찌는 체질은 방심하면 찐다고 하더군요. 반대로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은 방심하면 빠진다고 해요. 참 불공평한 것 같죠. 저도 방심하면 빠지는 체질이에요. 한약 먹고 2키로 찐 적이 있는데, 방심?했더니 몇 달 뒤에 도로 제 체중으로 돌아오더라고요.

마태우스 2012-02-23 11:11   좋아요 0 | URL
1) 그간 뭘 했는지 저도 이해가 안갈 정도예요. 논문 한편 쓰고 한편을 쓰고 있구 연구비보고서 쓴 것..? 암튼 서재달인 2012를 노리는 입장에서 이건 아니다 싶네요. 페크언니 생각 많이 났삼
2) 정말 보기에도 좋아요 턱선이 살아났다고 다들 칭찬하더군요. 전 살찌는 체질도 아닌데 엄청난 먹성으로 체질을 극복한 경우지요. ㅠㅠ 방심하면 빠지는 체질이라니, 부럽습니다.

마노아 2012-02-22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몸매로 거듭나셨어요. 줄어든 위에게 경배를!
그래도 이젠 병원과는 멀리 지내셔요. 마태우스님의 건강을 기원해요!!

마태우스 2012-02-23 11:12   좋아요 0 | URL
네 이젠 정기적으로 가는 거 말고, 병원을 멀리할게요

책가방 2012-02-22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액자속 그림에 나오는 사람의 배와 완전 비교되잖아요~~~ㅎㅎ

전 예전에 폐렴으로 8일정도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40kg 초반의 몸무게를 처음 경험했답니다. 제 눈을 의심했다니까요..ㅋ
조금씩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합시다~~~~

마태우스 2012-02-23 11:14   좋아요 0 | URL
윽 액자랑 비교하면 정말...ㅠㅠ
40킬로 초반이라니, 지금도 40킬로대일 듯...? 책가방님 너무 마르셨네요! 님은 좀 더 드셔도 될 듯 싶구, 저는 운동은 충분히 하고 있으니 조금씩 먹는 걸 계속 유지해야겠어요

꼬마요정 2012-02-24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먹는 게 답이어요~~ㅜㅜ

전 쑥뜸을 뜨니까 급격히 살이 빠지더라구요..ㅎㅎㅎ 그 땐 정말 피골이 상접해서 못봐줬는데 요즘은 통통해져서 얼굴만 동동 떠다닌답니다.ㅜㅜ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고에요~ 아프지 마세요~^^

마태우스 2012-02-27 16:21   좋아요 0 | URL
요정님 안녕하셨어요? 뜸을 뜨다니, 그거 흉터 남는 거 아닌가요? 하지만 그게 살을 뺄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면 저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만큼 살빼고픈 열망이 강했답니다^^ 앞으론 안아프고 건강할게요

moonnight 2012-02-25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면사진에서도 날씬함이 드러나세요. +_+;
저도 지난 여름에 심한 우울증으로; 곡기를 끊었더니 몇 킬로 빠졌었는데요. 지금은 더 쪘어요. 일주일에 칠일 술 마셔서 그런 것 같아요. -_-

어쨌든^^; 건강 유의하시구요. 다시 아프지 마세요!!!

마태우스님 팬클럽회원 달밤 올림

2012-02-27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26 0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27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초롬너구리 2012-03-19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요..테니스 선수들은 유독 다른 운동선수들에 비해 통통하단 느낌을...지울수가 없어요. 그나저나, 인디언웰스에서 페더러가 우승했네요. 완전 요즘 대세인거 같아요. 이러다가는 프랑스 오픈에서 라파가...(쿨럭)
 

 

 

 

 

 

 

 

 

 

 

 

 

 

 

"새해 머리에 우편물을 받고는 하마터면 왈칵 울뻔 했습니다."

그분의 편지를 읽기 시작하자마자 미안함이 몰려왔다.

"그럼 그렇지! 교수님이 날 잊지는 않았을 텐데, 했던 겁니다."

그랬다. 그는 내 생각보다 훨씬 내 편지를 기다렸다.

 

 

그분과 인연을 맺은 건 아마도 1년 전일 거다.

내가 경향에 쓰는 칼럼이 너무 드문드문 실리는지라

다른 글도 볼 수 없냐는 게 그분의 말이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사이트에 쓰는 글과 개인적으로 일기처럼 쓰는 글을

편지와 더불어 보내드린 게 펜팔의 시작이었다.

선입견을 갖지 않으려고 그분의 신상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지 않았지만,

몇 번의 편지가 오간 후 그는 자신의 전과에 대해,

언제까지 그곳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왔다.

아내는 "나중에 찾아오면 어떡해!"라면서 내 펜팔에 반대를 했지만,

난 "앞으로 십몇 년 있어야 한다더라"며 아내를 달랬다.

 

 

펜팔,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우리의 관계는 수평적이진 않은 모양이다.

난 대략 3-4주에 한번씩 편지(글 모음을 포함해서)를 보냈지만

그는 내게 거의 일주에 한번꼴로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를 자주 보내지 못하는 게 미안했다.

별다른 낙이라곤 없는 그곳에서 얼마나 내 편지를 기다릴까.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는 탓이겠지만, 날 무지하게 훌륭한 사람으로 알고 의지하던데.

 

가끔씩 편지와 더불어 재미있을만한 책도 보내드렸다.

그분이 먼저 "이 책을 보내주심 좋겠다"라고 한 적도 있는데.

한번은 학교에서 화장실 갈 틈도 없이 바빴던 적이 있다.

그날 마침 그분이 보내달라고 하신 책이 학교로 배달되어 왔기에

"잘 읽으세요"라는 쪽지만 달랑 첨부한 채 보내드렸다.

약자-현재 위치가 그렇다는 얘기다-는 언제나 강자의 눈치를 살피기 마련이라,

그는 편지 대신 쪽지만 첨부한 게, "감히" 책을 보내달라고 요구한 자신 때문에

내가 화가 났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뒤 그는 거의 이삼일에 한번씩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책 같은 거 요구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황급히 그런 게 아니다, 그날 많이 바빠서 그랬다는 답장을 보내드렸지만,

내 편지가 그곳에 도착하기까지 엿새 정도가 걸렸는지라

난 그가 보낸 사죄의 편지를 서너통 가량 더 받아야 했다.

그 후부턴 좀 더 그분을 배려해야겠다 싶었지만,

연말이란 시기와 이사 등으로 인해 답장이 좀 늦어진 게

그분으로 하여금 내가 변심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게 만들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내가 좀 바빠도 그분을 먼저 배려해야겠다.

 

아내의 말처럼 그가 나중에 날 찾아올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지만,

그가 날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는 건 많이 부담스럽다.

나중에 내 실체를 알고나서 나에게 실망하면 어쩌나 싶어서.

 

그러고보니 한번도 그를 찾아갈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게 신기하다.

언제 한번 깜짝 면회를 가서 그를 놀라게 해주고 싶다.

아내는 펄쩍 뛰며 말릴 테고, 지금은 나도 확실히 결심이 서지 않았지만,

내 방문이 지금 그가 하는 일에 격려가 될 수도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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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2-01-31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연 너무 감동적이에요....뭉클합니다. 그 분께 마태우스님은 정말 커다란 지지가 될 것 같아요.

마태우스 2012-02-01 11:05   좋아요 0 | URL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잘...하겠습니다. 꾸벅

울보 2012-01-31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마태우스님 님은 역시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마태우스 2012-02-01 11: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울보님. 지금까진 안그랬지만 앞으로 멋지게 살겠습니다

재는재로 2012-01-31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네요 역시 마태우스님

마태우스 2012-02-01 11:03   좋아요 0 | URL
제가 멋지단 말을 들을 줄 30년 전엔 정말 몰랐는데, 알았다면 저를 좀 더 사랑했을 거예요. 지금이라도 사랑할 수 있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12-01-31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러는 건 어떨까요? 마태우스님이 그간 쓰신 글을 책으로 내시는 겁니다. 그리고 그 책을 보내드리는 거죠ㅎㅎ 써놓고 보니 공연히 제 욕심을 드러내고 말았네요. 마태우스님의 글을 책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한 사람이거든요^^

마태우스 2012-02-01 11:03   좋아요 0 | URL
제가 쓴 글들은 대부분 한번 웃고 마는 그런 것들이 대부분이라 책으로 내긴 어려울 거 같아요. 철없을 때 너무 책을 많이 냈고, 후회도 많이 하고 있답니다. 그래도 저를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책읽는나무 2012-01-3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만에 불러보는 이름이옵니까? 마태우스님~^^
알라딘에 뜸한 몇 년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중입니다.
님은 결혼을 하셨군요??
많이 늦은 것같은데 그래도 축하드리옵니다.(도대체 언제 결혼하신거에욧?)
행복하시겠네요?^^(아직도 신혼이신가요?)
흐뭇하네요.(옛날 벤지를 아끼시던 님의 모습이 생각나 마눌님께도 참 잘하실 것같은 그림이 그려져 흐뭇해지네요.)

그리고 오랜만에 읽는 이글들도 참 흐뭇합니다.

(저도....님의 옛날책을 보면서 요즘은 책을 내시지 않으시나? 문득 생각하곤 한답니다.ㅋ)

마태우스 2012-02-01 11:01   좋아요 0 | URL
결혼한지 좀 됐습니다. 그래도 아내가 미인이라 아직 신혼이죠. 이쁜 강아지도 두마리 기르고 있습니다. 글구... 7년 전을 마지막으로 책을 내지 않았습니다. 자격이 돼야 책을 내겠구나,는 깨달음을 얻어서요. 그나저나 책나무님 정말 오랜만이어요. 님을 불러냈으니 이 글 쓴 보람이 있네요

비연 2012-01-31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태우스님은 멋진 분이에요^^

마태우스 2012-02-01 11:00   좋아요 0 | URL
부끄럽습니다. 자랑질하니까 이런 댓글도 받고 호호.

페크pek0501 2012-02-01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새로운 면을 오늘 보네요. 으음~~, 참 멋진 일을 하고 계시네요.
우선 존경의 뜻을 표합니다.(그건 아무나 하는 일은 아니므로)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는 그렇게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느끼게 하는
글입니다. 저는 유머 있는 글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촉촉한? 글도 좋아합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꽤 사유 깊은 글들이 많아 반한 책이었어요. 십 년 전쯤 읽었지만 요즘도 들춰 본 적이 있을 정도로 인상 깊은 책입니다.
제가 최고로 치는 책은 이런 책처럼 사유 깊은 책인데,
오늘 쓰신 님의 글은 이 책의 분위기를 닮아 있어요. 멋져요!!!!!

마태우스 2012-02-01 10:59   좋아요 0 | URL
앗 그런가요? 어제 읽은 편지에 너무 마음이 아파, 이렇게 글을 썼어요. 나이가 저보다 몇살 많으신지라 제가 형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만, 그분은 꼭 저를 '교수님'이라고 부릅니다 -.- 암튼...제 글이 신영복 선생님한테 비유되다니, 불경죄를 저지른 기분이어요. 남들이 보면 저 돌맞습니다-.-

2012-02-01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1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1 0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1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1 0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1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2-02-01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합니다. 마태우스님. 저는 그렇게 못 할 거에요. ㅠ_ㅠ
사실, 아내분의 걱정에 공감이 된다는 ;;;

마태우스 2012-02-01 14:02   좋아요 0 | URL
님이야 미녀시니 그럴 수도 있지요^^
하지만 전 세상걱정 없는 아저씨니 괜찮습니다
물론 찾아가는 건 아내의 동의를 얻어야겠죠.

모1 2012-02-01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역시 멋지십니다.
어떻게 인연이 닿으셨는지 모르지만 대단하세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읽어본적 있어요. 단, 숙제로 읽다보니 내용은 기억이 안나요.)
그 분은 왠지 마태우스님의 편지를 손꼽아 기다리고 계실 것 같아요.
아무래도 그곳에서의 시간은 그리 빠르게 흐르지 않을 것 같아서요.
펜팔이라...손편지 받아본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카드는 몇장 쓰고 받아보긴 했지만요.

마태우스 2012-02-01 14:0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요즘 손편지 받기가 참 어렵지요.
받으면 참 기분좋긴 하지만요...
그분이 저를 찾은 건 제 칼럼 때문인데요
그러고보면 신문에 글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책임을 요하는 것 같습니다. 미지의 인물이 어디선가 제 글을 통해 기쁨 혹은 분노를 느낀다고 생각하니, 좀 열심히 써야겠다 싶습니다

2012-02-01 1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1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1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1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2-02-01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신영복 선생님 책에 나오는 내용인가 했어요. 왜 기억이 안 나지? 막 이러면서 읽었는데 마태우스님 이야기군요! 더 감동적이에요. 저도 마태우스님의 새책을 기다리고 있어요. ^^

마태우스 2012-02-06 11:22   좋아요 0 | URL
아 새 책이요...부끄럽습니다. 개미가 기어가는 속도로 쓰고 있는데, 흑...

saint236 2012-02-02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남에게 무엇인가 글을 쓴다는 것도, 선물을 한다는 것도 조심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마태님의 경우처럼 오해를 불러올까봐 말입니다.

마태우스 2012-02-06 11:22   좋아요 0 | URL
사람사이의 관계에선 오해가 반드시 끼어들게 마련이죠. 그럴 땐 좀 억울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렇다고 인간관계를 안만들 순 없으니깐요

순오기 2012-02-02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쟁이 마태님의 발견과 더불이 '그분'이 누구일까 궁금해지는 페이퍼에요.^^

마태우스 2012-02-06 11:21   좋아요 0 | URL
서재달인 순오기님, 댓글 감사드려요. 그분은 저도 본 적이 없지만, 글씨를 무지하게 잘쓰고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분이란 건 알고 있답니다

2012-02-03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6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2-02-06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분이 비로그인으로 댓글을 남겨 주셨는데, 내가 확인을 안했더니 지워버렸다. 남겨주신 정성을 생각해서 이메일에 남겨진 댓글을 여기다 올린다. 이분이 링크해준 내 글은 주로 알라딘 술일기에 있는 거던데, 어떤 맥락으로 링크를 했는진 모르겠다. 근데 링크해 놓고 혼자 막 웃고 있다.뭐, 어떻게든 웃음을 드렸다니 좋긴 하다만...
--------
뭐 꼭 대단한 문필가나 작가의 잘 다듬어져있는 글만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주는건 아니겠죠 님같은 일반인들의 그저그런 일상글일지언정 또 다른 누구에겐 힘이 되줄 수도 있겠고 그런 분들에게 중요한건 글자체보단 일종의 따스한 관심이니까요 님도 관심많이 받으세요. 좋아하지요??

59http://blog.aladin.co.kr/747250153/504677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ㅋ 2012-02-02 오후 2:08http://blog.aladin.co.kr/747250153/504677 http://blog.aladin.co.kr/747250153/434625 http://blog.aladin.co.kr/747250153/451053 ㅋㅋㅋㅋㅋㅋ

다크아이즈 2012-02-11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제가 그곳으로 삼 년 째 출근(?)하는데요, 그분들 바깥사람들 정을 되게 그리워합니다. 제가 다 자신 있어도 미모만은 자신없는데 그분들한테 가면 공주 대접 받습니다. 이유는 바깥 소식 전해주고 그들의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다른 일 다 관둬도 그분들 만나는 일만은 계속하고 싶을 정도로 의미 있는 일입니다.
사모님의 걱정도 무시할 건 아니지만 마태님께서 진심으로 그분께 다가서기 때문에 그분도 마태교수님을 맘속 깊이 의지하고 존경할거라 믿삽니다. 그곳 사람들, 대부분이 편지 쓰기의 달인 같아 보여요. 소통을 절절하게 원한다는 반증이겠지요. 마태님 순정한 맘으로 큰 일 하시는 것 존경합니다.

마태우스 2012-02-21 22:00   좋아요 0 | URL
답이 너무 늦었네요. 팜므느와르님은 직접 찾아가기까지 하신다니,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제가 큰일 하는 게 아니라 느와르님이야말로 짱이십니다. 님의 말씀 잘 새기겠습니다.

2012-02-12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21 2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천안으로 이사온 후 강남에 갈 때는 고속버스를 이용한다.

고속버스는 대개 자리 사이의 간격이 좁아 나처럼 다리가 기형적으로 길면 앉아있기가 힘든데,

그래서 난 비교적 공간이 넓은, 문 바로 앞 자리를 미리 예약해 둔다.

 

그날도 좌석표 3번이 찍힌 표를 창구에서 찾아 버스에 올라탔다.

그런데 웬 아주머니 한분이 내 자리에 앉아있다.

내 자리라고 했더니 그 아주머니도 자기 자리라고 우기며 표를 보여준다.

보니까 원래 12번인데 볼펜으로 지우고 3번으로 고쳐썼다.

창구 아가씨가 3번 좌석이 팔린 줄 모르고 그런 모양이다.

"제가 사흘 전에 예약한 자리예요!"라고 따졌더니만

그 아주머니는 "다른 자리도 많으니 내가 양보할게요."라며 자리를 옮긴다.

속으로 "흥, 양보는 무슨!" 이러면서 책을 펼쳐들어 읽기 시작했다.

 

잠시 후 검표가 시작됐다.

검표는 대개 뒷자리부터 하는지라 맨 앞 자리인 내 표는 마지막으로 검사했다.

회수용 표를 받은 그가 그냥 내리려 하다가 날 향해 돌아선다.

"혹시 서울 가세요?"

"네."

"이거, 광주 가는 찬데요?"

이런, 내가 버스를 잘못 탄 거였다.

시계를 보니 1분도 채 남지 않았기에

난 황급히 차에서 내려 서울행 푯말이 있는 버스로 몸을 날렸다.

그래도 내가 기특한 건,

그 와중에 아까 자리다툼을 했던 아주머니한테 죄송하다며 인사를 했던 거였지만,

버스에서 내릴 때 어찌나 얼굴이 화끈거리던지.

앞으로는 좀 바르게 살아야겠다.

 

* 결혼 후 실버로 떨어졌던 내 등급이 최근 플래티눔으로 향상됐다.

천안으로 오고 나서 책을 오히려 더 못 읽고 있는 판에

왜 갑자기 등급이 오른 건지 모르겠다.

혹시...새해부터 플래티눔이 책 잘 안사는 등급으로 바뀐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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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1-26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책 잘 안사는 등급으로 바뀌었다면 저는 플래티넘 따논 당상입니다!!

어머 그런데 그 아주머니께는 정말 죄송하셨겠어요..
민망하고 무안하고 ㅎㅎ 그래도 다행히 죄송하다는 인사를 하셨으니 !

마태우스 2012-01-30 13:5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얼마나 무안하던지, 9일 후까지도 얼굴이 화끈화끈거리더이다^^ 글구 우리 새해엔 알라딘서 책 많이 사요!

다크아이즈 2012-01-26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플래티넘 됐다고 메일 왔기에 집나간 남편 들어온 것만큼(설마?) 기뻤어요. 저런 띠리한(?죄송!)짓은 주부 고수인 제가 하면 정상이고, 고매한 마태님이 하면 타인의 기쁨이되려나. 호홋

마태우스 2012-01-30 13:5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팜므느와르님
님도 플래티넘 됐군요 반갑습니다
글구 저 고매하지 않아요!

blanca 2012-01-26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너무 재미있어요.

마태우스 2012-01-30 13:56   좋아요 0 | URL
재밌다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카스피 2012-01-26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태님 고속버스는 자주 그런경우가 있어요.저도 차 잘못타고 엉뚱한데 갈뻔했지요^^
그나저나 자리 간격이 좁다고 하시니 일반 고속을 타시나봐요.요즘은 돈을 더 받을려고 하는지 우등이 일반보다 훨씬 많아 일반타기 힘드는데요.

마태우스 2012-01-30 13:57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면 검표원 아저씨가 꼼꼼하게 보시는 게 여럿 살리네요
글구 시간대에 따라 일반고속을 타야 할 때도 있지요. 근데 진짜 우등이 대세더라구요

재는재로 2012-01-26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휴가때 차표를 샀는데 중간에 표가 없어져 다시 샀는데 나중에 내리때 확인하니 의자에 흘린 반품안되 표만 두장 산경험이 ㅠㅠ

마태우스 2012-01-30 13:58   좋아요 0 | URL
아..요즘 검표 잘 안하고, 자기 번호에 맞는 자리에 앉으면 상관없거든요. 중간에 사시다니 너무 아깝네요. 안사셔도 되는데....

마노아 2012-01-26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머니도 마태우스님도 훌륭한걸요. 훈훈한 미담이에요.^^

마태우스 2012-01-30 13:58   좋아요 0 | URL
저, 저게 미담인가요? 몰랐습니다 ^^

순오기 2012-01-27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천안에서 광주오는 고속버스를 타고 저한테 오고 싶으셨군요.ㅋㅋ
오세요~ 빛고을 광주로!!

마태우스 2012-01-30 13:58   좋아요 0 | URL
아아 순오기님 광주에 계시구나
제가 가면 만나주시렵니까?
광주 뭐 그렇게 멀지도 않은데...

울보 2012-01-27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정말 얼굴이 빨개지셨겠네요, 그래도 서울 버스 노치지 않으셨으니 다행이고, 그 아주머니도 후후 웃으셨을거예요, 인사도 잊지 않으신 님은 참 멋지세요,,

마태우스 2012-01-30 13:58   좋아요 0 | URL
울보님은 늘 저를 좋게만 봐주시네요 고맙습니다 꾸벅

stella.K 2012-01-27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렇게 책을 안 사도 플래티넘인데...ㅋㅋ
뭐 우리 나이가 깜빡 깜빡하잖아요.
예의 바르게 보여서 손해 보는 일 없다니까요.ㅋㅋ

마태우스 2012-01-30 13:59   좋아요 0 | URL
어맛 님도 안사는데 플래티넘?
등급정책이 바뀐 건 확실한가봐요!

무스탕 2012-01-27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자리는 마태님의자리가 아니었던거에요. ㅎㅎㅎ
마태님의 자리는 여기 알라딘인거에요. ㅎㅎㅎ

마태우스 2012-01-30 13:59   좋아요 0 | URL
이야 무스탕님, 이런 멋진 해석을 다 해주시다니!

모1 2012-02-01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못 탄 것을 그래도 버스 떠나기 전에 알게되어서 다행이네요.
엉뚱한 곳에 가실 뻔~
그나저나 마태우스님 꽤 유명한데 그 아주머니가 얼굴알아보고..
"나, 저 사람 알아, 그런데 말이야~~"하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ㅋㅋ

세실 2012-02-01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소심한 전 그래서 버스타기전에 두번은 확인한답니다. 마태우스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