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의 모든 것>을 보고 싶었다.

네이버 평점도 8.66으로 높은 편이고, 딱 내 스타일일 것 같았다.

밤 11시 40분 걸 예매한 뒤 윔블던 결승을 보다말고 극장으로 향했다.

그 시각인데도 관객들이 꽤 있기에 “역시 재밌나보다”며 흐뭇해했는데,

영화가 시작될 무렵 아내가 갑자기 미안하다고 한다.

미안? 뭐가?

“가스불을 켜놓고 왔어.”

그렇다면 어서 가야 하건만, 아무래도 영화표가 아까웠다.

아내한테 보고 있으라고 한 뒤 내가 집에 가서 끄고 오겠다고 했다.

잽싸게 차에 올라탄 뒤 바람같이 달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혼자 보는 게 싫다고, 집에 같이 가잔다.

차를 돌려 다시 극장으로 가 아내를 태우고 집에 갔다.

아내가 묻는다.

“화난 거 아니지?”

내가 화날 때가 없는 건 아니다. 예컨대 무시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

하지만 오늘 일은 그런 게 아니잖은가?

 

가는 도중 노래를 듣는다.

내가 80, 90년대(와 약간의 2000년대) 노래 350곡을 선곡하고

아내가 열심히 녹음해 준 덕분에

요즘은 차에서 음악을 흥얼거리며 다닐 수 있어서 좋다.

김완선의 <나만의 것>이 나온다.

“여보가 김완선을 좋아했나 봐?”

“우리 세대는 대개 김완선을 좋아하지 않냐? 그땐 지금과 달리 섹스심벌이라 할만한 연예인이 김완선밖에 없었잖아?”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난 김완선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가창력이 없고 눈에 흰자위만 있다고 퍽이나 욕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드니 그때를 함께 했던 스타들에게 제법 관대해진다.

게다가 <승승장구>에서 김완선이 이모한테 엄청난 착취를 당했다고 고백할 땐

나도 괜히 흥분해서 죽은 이모를 욕했었다.

그러나저러나, 난 젊을 때 누구를 좋아했더라?

언젠가 여기다 쓴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난 안소영을 좋아했었다.

내가 사춘기였을 때 그녀가 주연한 <애마부인>이 한창 히트를 쳤고,

그 후 안소영은 상당기간 야한 영화만 찍으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고1 가을에 아버님과 성묘를 가서 여관에 묵었던 적이 있는데,

지나가다 보니 문이 열려 있는 방에 큰 달력이 있었고

안소영의 큼지막한 사진이 있는 거다.

주위 눈치를 보면서 그 방에 들어가 달력을 뜯어냈고,

고이 접어 집에 가져와 책상서랍에 보관했다.

 

전근대적인 서랍검사를 하던 아버님 때문에 그 사진은 몇 달 못가서 버려졌지만,

그 뒤로도 오랫동안 난 <애마부인> 시리즈가 나오면 극장에 달려가 봤다.

3탄을 지나고 난 뒤엔 별 감흥도 없었고, 결정적으로 안소영도 나오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그렇게 하는 것이 안소영에 대해 예의를 지키는 거라고 생각했다.

애마부인은 오수비 주연의 2, 염해리 주연의 3이 나온 뒤

감독과 영화사가 싸우는 바람에 감독은 파리애마(유혜리)-스페인애마(이화란)를 만들었고,

영화사는 애마부인4부터 시작해서 11탄까지 만들었는데,

10탄과 11탄만 안보고 다 본 것 같다.

야한 걸 보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란 건 믿어 주시길.

참고로 파리랑 스페인은 개봉날 가서 유혜리와 이화란의 사인을 받았는데,

유혜리 사인이 담긴 사진을 본 할머니가 “이렇게 생긴 여자랑 사귀면 안된다”며

야단을 쳤던 기억도 난다.

 

집에 와서 봤더니 과연 가스불은 켜져 있었고,

내가 영화를 못본 게 미안해서 아내는 집에 온지 30분째 내 눈치를 보면서

나한테 잘하고 있는 중이다.

참고로 내가 돌아온 뒤에도 윔블던 결승은 끝나지 않았으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세리나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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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2-07-08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쉽네요. 내 아내의 모든것 재미있어요. 다시 도전하세용! 카사노바 류승룡 참 매력적인 캐릭터였어요~~
김완선? 난 별로던데....동세대가 아닌가 보아요. 남자가 아니라서 그런가? ㅋ

마태우스 2012-07-10 01:1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도 재밌을 것 같은데요
휴, 다시 시간 잡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글구 김완선은 저도 별로였는데, 갑자기 그때 미워하던 사람들, 예를 들어 농구스타 허재 같은 사람도 나이가 드니깐 친구 같은 느낌이 든다는 거죠 뭐. 하핫.

재는재로 2012-07-08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류승룡의 연기가 일품인 마지막 까지 웃겨주시는 저는 강수지 였는데

마태우스 2012-07-10 01:18   좋아요 0 | URL
류승룡이 그렇게 연기를 잘했다니 정말 보고파요.
이번에 못보면 쿡으로라도 꼭 보겠습니다. 꾸벅.

페크pek0501 2012-07-08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아들에다가, 착한 남편까지라니...
저, 감탄하는 소리가 들리시옵니까? ㅋ

마태우스 2012-07-10 01:19   좋아요 0 | URL
어...착한 남편이라뇨... 가스불 켜져 있으면 응급상황인데 당연히 와야죠
글구 대추를 저 때문에 달이는 건데, 제가 미안하죠^^
그나저나 페크언니 그간 안녕하셨어요.
갑자기 님 댓글 보니깐 그리움이 울컥...ㅠㅠ

비연 2012-07-08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서 못 보셨군요..ㅜㅜ 그래도 가스불이 켜져있었다니... 발견해서 다행요.
저도 아직 못 봤는데... 다음에 꼭 보아요~ ㅎㅎ

마태우스 2012-07-10 01:20   좋아요 0 | URL
그러믄요 전 한국영화를 특히 좋아한답니다.
굿다운로드든 쿡이든 보겠습니다.^^

2012-07-09 0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10 0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2-07-09 0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마태님같은 남편 만나야하는데
우리집이었다면 육탄전이 벌어졌을지도~
멋져요 마태님
그렇게 묵묵히 화 안내주면 제발저려 더 미안한게 부인이건만
다른 남자들은 몰라.
가스불 켜져 있었으니 안갔으면 큰일날뻔했네요

마태우스 2012-07-10 01:24   좋아요 0 | URL
어....하늘바람님
사실 저 그때 화 안났었구요
음, 이게 육탄전을 벌일 일인지 약간 이해가 안간답니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게다가 아내가 한미모 하는데 화를 내다뇨!!
암튼, 자상한 댓글 감사드려요.
사실은요 가스불이 안켜져 있었음 약간 허탈했을 수도 있지요

책읽는나무 2012-07-09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가스불이 켜져 있었군요?
부인이 정말 미안하셨겠습니다.^^
그래도 님이 동네 주민들을 다 살려내신 겁니다.
착하신 마태님.^^;;

나중에 영화 다시 보시면 좋겠네요.저도 그영화 봤는데 꽤나 우습고 재밌던데요.
감동까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재밌었어요.김수정이 참 예쁘게 나오고~~^^

마태우스 2012-07-10 01:24   좋아요 0 | URL
책나무님 안녕하세요
벌써 님과 알고지낸 지 10년이 다 되어 가네요.
전 감동보단 재밌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어떻게하든지 꼭 보겠습니다

레와 2012-07-09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 세번 확인해도 보일러 끄는 것과 차문 잠그는 걸 매번 깜빡해요. ㅠ_ㅠ

그리고 영화는 기회되실때 꼭 보시면 좋겠어요. ^^

마태우스 2012-07-10 01:25   좋아요 0 | URL
앗 그러시군요 전 차문 안잠궜다고 생각하고 다시 와보면 희한하게 잠궜더군요. 영화는 나중에라도 보겠습니다

무스탕 2012-07-09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서 일정시간 인기척이 감지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문도 잠기고 형광등도 꺼지도 수돗물도 잠기고 가스불도 꺼지는 그런 시스템을 얼른 개발해 주세요!
(이걸 마태님께 요구하고 있어요 ^^;;;)

마태우스 2012-07-10 01:26   좋아요 0 | URL
앗 무스탕님... 가스불 감지 시스템이라니,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듯하네요 현재 기술로 충분히 가능한 듯 싶은데요. 제가 한번 얘기해 보겠습니다(누구한테 해야 할지...^^)

blanca 2012-07-10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태우스님의 마음은 하해와 같군요! 저도 저런 실수를 가끔 해서 너무 공감갑니다. 안소영. 저도 그 시대 배우들에 관심이 많아요. 오수비 씨는 참 비극적인 생애를 사셨더라고요. 참, 개인적으로는 정윤희 씨가 너무 아름답더라고요.

마태우스 2012-07-10 11:15   좋아요 0 | URL
어...다들 그러시는군요. 가스불 정도의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데, 남편들이 뭐라고 하는군요 으음. 글구 저 마음 무지 좁다고 아내가 저한테 tiny heart라고 불러요. 오수비 씨가 안좋았군요 그건 몰랐네요.

울보 2012-07-10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허재 안 좋아했는데 허재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저도 보고 싶어요 내아내의 모든것,음 볼 수있을지 모르겠지만요,
다행이다,
옆지기였다면 아마 ,ㅡ,,
흐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잘지내시지요,,오늘 부터 장마라고 하네요, 건강 관리 잘하세요,

마태우스 2012-07-10 11:16   좋아요 0 | URL
울보님 오랜만이어요.
님까지 이러시는 걸 보니 가스불에 관한 한 제가 마음이 넓군요 호호.
님도 건강 조심
 

지지지지지지난 토요일, 어머니가 천안으로 건강검진을 오셨다.

아들이 근무하는 곳이라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먼 길을 오신 보람이지만,

그보단 아들과 하루를 보내고픈 게 어머니의 마음이었으리라.

그런 어머니의 뜻을 헤아려 건강검진 후 스케쥴을 멋지게 짜놨다.

 

1차는 부여의 맛집에 가는 것.

그런데 어머니는 건강검진을 한 사람들에게 주는 식권을 받더니

한사코 우리학교 병원식당에서 밥을 드시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공짜 좋아하는 거, 그 시대 어른들의 특기 아닌가.

"어머니, 거긴 진짜 맛이 없어요. 간만에 드시는 건데 제발 좀 그러지 마세요."

십여분의 설득 끝에 어머니는 내 차에 올라타셨다.

천안에 살면 좋은 점은 거기서부턴 어딜 가도 차가 안밀린다는 것.

언제나 밀리는 구간은 천안~서울이지, 그 이하는 아니지 않는가?

토요일 오전임에도 차는 하나도 안막혔고,

천안과 부여 사이의 엄청나게 좋은 길을 달린 끝에 1차 목적지인 구드래돌쌈밥집에 도착.

들어가실 땐 이렇게 우아한 모습.

 

구드래돌쌈밥을 택한 건 어머니가 야채를 좋아하시는데

이 집의 특징이 야채를 엄청나게 많이 준다는 거였다.

"돌쌈밥 두개랑 게장 하나 주세요"라고 했더니 친절한 종업원이 난색을 표한다.

양이 많을거라고. 그분 말씀을 따라 게장을 취소했다.

결론을 얘기하자면 취소하기 정말 잘했다.

돌쌈밥만 가지고도 배가 터질 뻔 했으니까.

어머니는 산더미같이 놓인 상차림 앞에서 마냥 행복해하셨다.

맛있다,란 말씀을 한 열번 정도 하셨을 듯.

이내 어머니는 이성을 잃었다.

이때쯤 어머니는 더이상 인자하던 평소의 어머니가 아니었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먹이감을 쫓는 사자의 모습을 어머니한테서 볼 수 있었다.

 

야채 사진을 미리 안찍어놓은 게 실수.

저 접시에 산처럼 야채가 쌓여 있었다.

그걸 다 드신 후 어머니는 이성을 찾으셨고,

사진에서 보듯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셨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당근 한개까지 드시는 저 모습은 아프리카 초원의 하이에나...?

 

그 다음 예정지는 부소산성이었다.

여길 올라가서 낙화암도 좀 내려다볼 생각이었다.

경로할인을 받는데 매표소 직원들이 이런다.

"아유, 그 연배로 안보여요."

그 직원들은 내친 김에 덕담 하나를 더했다.

"요즘은 어머니들이 그렇게 산을 잘 타시더라고요.

아드님보다 훨씬 더 잘타실 것 같아요."

하지만 배부른 사자는 먹이를 쫓지 않는다고, 어머니는 한 몇발짝 올라가자

"덥다"면서 약수터에 주저앉았다.

그렇게 5분쯤 쉬고 난 뒤 안되겠다며 산을 내려가는 어머니.

덕담을 건낸 매표소 직원들은 벌써 내려오는 어머니를 보며 당황한다.

너무 놀란 거 같아 그들에게 한마디 해줬다.

 "힘들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더우시데요."

 

그러고 난 뒤 어머니는 계속 집에 가겠다고 우겼다.

어머니의 속내를 모르는 게 아니었다.

내가 힘들까봐.

그래서 어머니는 구드래나루터에서 배를 타자는 제안도 거절하셨다.

할 수 없이 마지막 목적지인 궁남지로 향했다.

선화공주를 꼬셨던 백제 무왕과 관계있는 곳.

연꽃이 너무 아름다운, 우리나라에서 손꼽힐만한 관광지.

서울 근교에 그런 곳이 있었다면 정말 미어터졌을 테지만,

그곳은 부여였다.

주차장도 공짜에 사람도 별로 없었기에,

어머니는 마음껏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다.

어머니는 눈이 작으셔서 잠깐만 감아도 눈이 없는 듯하다^^

이 풍경들을 보면서 어머니는 정말 행복해하셨다.

"엄마, 오니까 좋지요?"

"그럼, 너무 행복하다."

"근데 왜 안오려고 하셨어요?"

"그거야 너 힘들까봐 그랬지."

어머니는 포즈 하나만큼은 모델 뺨칠만큼 잘 잡으셨다.

내가 요구하는 고난이 동작들을 죄다 소화해 내셨다는.

빈 오두막이 있어서 거기 잠깐 들어갔다.

이내 자리를 잡으신 어머니,

다음번에 여기 올땐 돗자리를 꼭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람이 솔솔 부는 원두막에 있으니 마치 신선이 된 기분이었다.

 

천안으로 가는 길도 차 하나 없이 한적했다.

어머니가 오신다고 아내는 있는 기술을 총동원해 저녁식사를 준비했는데,

아쉽게도 어머니는 구두래쌈밥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배가 꺼지라고 아파트 앞 공원에 삼십분간 다녀온 뒤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반찬만 몇 개 집어먹으셨다는.

기차역에 어머니를 모셔다 드림으로써 그날 하루가 종료됐다.

 

오늘 아침, 갑자기 어머니한테 전화가 왔다.

"야 민아. KBS에서 부여 나오는데, 구드래나루터에서 배 타는 거 너무 좋아 보인다.

너 왜 그때 배 안태워줬니?"

이런이런, 적반하장이란 이런 경우 아닌가.

내가 했던 수많은 제안들을 다 거부하셨던 어머니가 어쩜 이럴 수 있담.

다음번에 모시고 갈 땐 녹음을 해둬야겠단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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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12-06-30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가 정말 행복해보이세요^^

마태우스 2012-07-01 22:5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결혼하고 나서 저런 모습을 만들어드리지 못해 늘 죄송하죠.

순오기 2012-06-30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효자 아드니임~~~~~ 어머님이 무척 행복해보이니 저도 보기 좋으네요.
마지막은 역시 확실하게 긁어주시는 마태님!ㅋㅋ

마태우스 2012-07-01 22:58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안녕하셨어요. 진짜 효자는 저처럼 몇달에 한번씩 그러지 않구요, 좀 자주 모시겠지요. 효자란 말 들으니 부끄럽다는...-.-

이진 2012-06-30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께서 어머니를 닮으셨군요~.~
먹잇감을 쫓는 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마태우스님 때문에 빵 터져서 공부가 안됩니다. 기생충 먹는 사진으로 웃겨주시더니 한 번 더 웃겨주시네요. 사진이 흔들려서 정말 어머니께서 이성을 잃고 식사를 하시는 것 같아요... ㅎㅎㅎ
행복한 모자군요. 저도 그렇게 해야지요, 나중에.

마태우스 2012-07-01 22:58   좋아요 0 | URL
생각해보면 어머니한테 효도할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더라구요. 너무 오랜 기간 그걸 잊고 살았어요. 님도 아시겠지만 효도는, '나중에'가 안되더라구요.

재는재로 2012-06-30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훈훈한 모자 지간이네요 무척 부럽네요 어머님께서 곱게 늙으셨네요 이렇게 늙는것도 복이죠 마태우스님 참 효자시네요 어머님의 미소가 참아름다운시네요

마태우스 2012-07-01 22:59   좋아요 0 | URL
효자라니 부끄럽습니다. 어머니가 절 닮지 않았나요? 건강검진 한다고 한껏 꾸미고 오셔서 그리 보이는 거 같아요^^ 엄니가 미소를 많이 짓게 해드려야 하는데...

2012-07-01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01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2-07-01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 모든 사진에서 다 웃고 계시네요 ^^
보는 사람 마음도 참 좋습니다.
마태우스님, 짱!!

마태우스 2012-07-01 23:00   좋아요 0 | URL
엄니가 웃음을 잘 지으시는 편이어요. 특히 제 앞에선요. 잘 웃게 만들어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늘 죄송하죠.

레와 2012-07-02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페크pek0501 2012-07-08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어머님은 참 행복한 분이시군요.
저도 마태우스 님과 같은 아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ㅋㅋ

사진이 모두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고선 찍을 수 없는 아름다운 사진들이에요.
 

몇달 동안 알라딘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날짜를 보니 마지막 글 쓴 게 5월 8일인가 그렇다.

그 두달이, 내겐 몇달, 최소한 3개월 이상으로 느껴졌던 이유는 뭘까?

그 공백기간 동안 그만큼 알라딘을 자주 생각했단 뜻이 아닐까?(굉장히 편의적인 해석...^^)

 

김명민이 주연한 <연가시>가 7월 5일 개봉한다.

어제 기생충학회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가 있었는데

거기 참석해 영화를 보는 기쁨을 누렸다.

기생충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좋은 일이었다.

보통 괴물이 나오는 영화는 괴물을 최대한 징그럽게 만들어서

영화 내내 우려먹기 마련인데

다행히 연가시는 벌레 자체의 징그러움에 호소하기보단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였다.

기생충 사상 최초로 한국 영화의 주인공을 따낸 연가시는

보일듯 말듯 보조적인 역할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준다.

하지만 우리 학회 사람들은 평소 그보다 훨씬 더 징그러운 걸 보던 사람들이기에

영화가 끝나고 난 뒤 학회 회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기대보단 별로 징그럽지가 않네요."

 

이 영화와 관련해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거기에 대한 보답으로 영화사 측에서 내게 선물을 보내줬는데

예매권과 더불어 다음과 같은 과자가 같이 왔다.

 

 

 

 

 

 

 나도 알게 모르게 징그러운 것들을 많이 봤지만, 이 과자는 영 징그러웠다.

시중에 나온다면 절대 안팔릴 듯.

 

 

 

영화에서 연가시는 사람을 물로 뛰어들게 만들지만, 물이 없다면 그냥 나오기도 한단다.

이런 일이 진짜 생긴다면 징그럽긴 하겠다.

영화에선 이런 장면이 나오지 않으니 내가 대신 한컷.^^

 

 

 

 

* 보너스 컷

이 과자, 맛도 무지하게 없었다.

시중에 나온다면 반나절을 버티기 어려운 듯. 그냥 젤리에 설탕을 입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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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6-30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태우스님 너무 웃기잖아요, 이건. 시험공부에 지친 제게 웃음을 담뿍 줍니다.
기생충 학회, 하니까 괜시리 멋져보여요. 실제로도 멋질 테지만 학회라는 단어가 풍겨오는 어감이란 큽니다... 저는 무서운건 곧잘 봐도 징그러운건 못참아요.
가끔 이런 상상, 아니 만화에서 보곤해요. 상처를 오래두면 그 상처에서 구더기가 자라는....... 이런 상상만 하는 순간 온 몸에서는 소름이.

마태우스 2012-07-01 22:52   좋아요 0 | URL
학회라는 말에 너무 속지 맙시다. 우리나라에만도 수백, 아니 수천에 달하는 학회가 있을 걸요^^ 근데 징그러운 거 싫다면서 저 사진 보고 웃으시다니, 연가시도 무리없이 보실 수 있을 듯!

비로그인 2012-06-30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어서오세요, 마태우스님. 징그럽기도 하지만 코믹하기도 한데요? 가끔 기웃기웃거리는 행인인지라 마태우스님이 기생충에 조예가 깊으신 줄은 미처 몰라봤네요. 저 곱등이와 연가시에 대해 굉장히 흥미가 많은 사람인데, 언제 한 번 곱등이와 연가시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좋겠네요, 히히~

마태우스 2012-07-01 22:52   좋아요 0 | URL
앗 그렇군요 전 기생충이 직업이옵니다. 곱등이와 연가시에 대해선, 언제 한번 글로 써보겠습니다. 꾸벅.

재는재로 2012-06-30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복귀 반갑습니다 연가시 먼저 보셨네요 저도 개봉하면 볼생각인데..
과자도 그렇고 마태우스님의 모습 참 ㅋㅋㅋ 웃음을 주시네요 실제 연가시의 생태가 궁금하네요

마태우스 2012-07-01 22:53   좋아요 0 | URL
연가시에 대해선 그리 알려진 게 많지 않습니다. 곤충을 조종해 물로 뛰어들게 한다는 것도 몇 종에서만 그렇구요, 연가시는 종이 아주 많더라구요. 수백종 정도? 울나라에선 특히 연구가 안되어 있어요. 따뜻이 맞아 주셔서 감사

순오기 2012-06-30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보는 마태님~ 기생충 덕분에 영화도 보고 좋은데요.
오늘 영화 예매하면서 연가시 정보를 좀 봤는데 딱히 보고 싶단 생각은 안 들던데
김명민 때문에 볼까, 잠시 갈등했어요. 봐야 할까요?^^
세상에~ 저 연가시 과자를 팔려고 내놨을까, 아니면 영화 홍보용 한정판?

마태우스 2012-07-01 22:55   좋아요 0 | URL
홍보 한정판이겠죠. 맛도 없다니깐요^^ 김명민이 연기에비해 흥행은 잘 안됐고, 페이스메이커도 망했는데, 이번엔 좀 잘되지 않을까 싶어요. 가족의 소중함이 주제인 듯한데, 특효약을 다른 사람에게 준다는 건 좀 이해가 안됐어요. 저같음 절대 그렇게 못할 텐데...앗 이건 스포일러구나...!

hnine 2012-07-01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는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봤자 과자니까. 무슨 맛일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영화는? 그건 확신 못하겠네요.

마태우스 2012-07-01 22:5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hnine님 맛은 하나도 없었어요. 사진 찍는데 설탕이 우수수 떨어졌다는...
 

천안에서 테니스 레슨을 받은지 벌써 5개월째에 접어든다.

테니스라는 게 생각만큼 늘지 않는 운동인데다

개폼으로 십여년을 쳐온 가락이 있다보니 여간해선 교정이 안된다.

엊그제 친구들과 시합을 할 때는 하도 속상해서 강물에 뛰어들고픈 마음까지 들었는데,

이 정도면 취미 치고는 집착이 과하다 싶다.

1. 목사님

두달 전부터 내 앞 타임에 목사님이 레슨을 받는다.

코치가 “목사님 목사님” 해서 목사인 줄 알았다.

목사님의 레슨 첫날, 목사님이 공 주으려면 힘들겠다 싶어서

목사님이 친 공을 내가 좀 주워드렸다.

공을 한군데다 모아놓고 바구니에 담고 있는데,

레슨이 끝난 목사님도 같이 공을 주웠다...이래야 되는데,

그 목사님은 자기 앞에 있던 공을 나한테 다 밀어놓고

다른 코트로 가서 친구들과 테니스를 치신다.

공을 주워줬으면 고맙다고 해야 마땅하고,

최소한 나머지 공이라도 자기가 주워야 하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담?

 

코트 내에서는 원래 모르는 사이에도 다 인사를 하고 다니는 게 예의건만,

그날 이후부터 난 그 목사님한테만은 인사를 안하고,

그분이 칠 땐 그냥 서브연습을 한다.

그렇게 두달을 한 결과 사람들한테 이런 말을 가끔 듣는다.

“서브가 왜 이렇게 세졌어?”

그럴 때면 빙긋이 웃으면서 대답한다.

“종교의 힘이지.”

2. 아이

내가 배우는 시간에 다른 코치한테 레슨을 받는 아이가 있다.

초등학교 3-4학년 가량 되어 보이는데,

그 나이에 테니스 레슨을 받는다는 게 참 부럽다.

나도 그때부터 레슨을 받았다면 지금 얼마나 테니스를 잘쳤겠는가?

그 아이의 아버지는 한의사로, 차가 BMW다.

차 때문에 기죽지 말자는 신념을 갖고 있지만,

내 마티즈를 그 옆에 세우면 사람이 괜히 위축이 돼,

테니스가 더 안맞는다 (그래서 되도록 멀리 떨어져 세우려고 한다).

그 아버지는 아들을 무척 귀하게 키우는 모양으로,

아들이 테니스를 치고 나면 그 공을 자기가 다 줍는다.

그동안 아이는 돌아다니며 공을 발로 차고 다니는데,

교육적으로 저건 좀 아니다 싶다.

 

아무튼 그 아버지는 참 예의가 바른 분으로,

날 볼때마다 해맑은 미소와 함께 인사를 한다.

그러면서 아들한테 말한다.

“너도 인사 좀 해라.”

하지만 그 아들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신기할 정도로 인사를 안한다.

그런 아들을 보면서 아버지는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러신다.

“녀석 참.”

 

이따금씩 그 아이와 마주친다.

그때마다 난, 예의바른 아버지를 봐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그 아이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신기할 정도로 내 인사를 무시한다.

대략 열 번 정도 내 인사를 생깠을 때,

비로소 깨달았다.

내가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다는 걸.

상대방이 싫다는데 나는 왜 그에게 그렇게 집착했을까?

내가 공을 주우려고 모아놓은 걸 발로 차고 다니는 그 싸가지 없는 애한테

왜 인사를 했을까?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고, 그 사람들과 다 잘 지낼 수는 없는 법이다.

이런 깨달음을 얻고 나니 인생이 더 편해지는 느낌이다.

그 아이에게 한 마디.

얘야, 만약 네가 기생충에 걸린다면 난 너를 모른다고 할 거야.

그때 후회해도 소용없다.

 

* 사진은 옛날에 찍은 걸 리바이벌했습니다. 우려먹는다고 너무 뭐라고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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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는재로 2012-05-08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즐겁게 사시네요 ㅎㅎ 목사님하고 한번 대회를 해서 팍 눌러주셔야 겠네요

마태우스 2012-05-08 22:36   좋아요 0 | URL
윽...제 실력이 워낙 들쭉날쭉해서 그 정도까진 멀었답니다ㅠㅠ

BRINY 2012-05-08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회해도 소용없다! ^^

마태우스 2012-05-08 22:35   좋아요 0 | URL
어맛 브리니님! 님이 혹시 기생충으로 고민하시면 제가 잘해드릴게요!

blanca 2012-05-08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읽어도 마태우스님 글은 미소를 짓게 합니다.ㅋㅋ 목사님도 그렇고 인사성 없는 그 아이도 그렇고. 참. 그런데 여섯 살 제 딸도 제 마음 만큼 인사를 안 따라주더라고요. 저는 열심히 인사 하고 그렇게 쑥스러우면 허리라도 숙이라고 그렇게 교육 중이랍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이 참 신기한 게 제가 아무리 돌아다니며 아이들이 이뻐서 "안녕!" 그러면 아무도 정말 아무도 인사를 안 받아주더라고요. 다 안면이 있는 아이들임에도요. 인사를 잘 받아주는 아이들은 다들 두 돌 이하더라고요 --;;

마태우스 2012-05-08 22:35   좋아요 0 | URL
흠, 요즘 아이들의 트렌드가 모르는 사람 인사는 받지 말자군요. 아니, 나이많은 사람의 인사는 받지 말자겠네요. 안면이 있다고 하셨으니... 뭐 저도 꼭 인사를 받아야겠단 건 아니지만, 아버지가 인사하고 지내는 걸 바라는 듯해서 그랬답니다. 이젠 늦었삼!

2012-05-08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8 2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9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9 2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2-05-08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태우스님 모습 지난주에 TV에서 뵌것 같아요^^

마태우스 2012-05-09 22:17   좋아요 0 | URL
아, 그, 그게요 다행히 그 프로가 폐지되는 바람에, 하핫. 부끄럽네요

북극곰 2012-05-09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웃는게 웃는 건 아니지만요. 마태님 글솜씨땜에 안 웃을 수도 없고.
그나저나 우리집 5살짜리 꼬마는 자꾸 똥X가 가렵다고. ㅠ.ㅠ
기생충약을 먹였건만. 잉.. 은근 스트레스에요.
마태님이 이뻐?하시는 기생충을 저는 생각만해도 징그러워용...ㅠ.ㅠ

마태우스 2012-05-09 22:18   좋아요 0 | URL
앗 님의 꼬마께서 항문이 가렵다구요.
팬티를 한번 불시에 검사해 보심이 어떨까요
하얀 벌레가 있는지 확인하시구, 있으면 요충이라 생각하구
20일 간격으로 약 두번 먹이세요.
기생충을 미워하지 맙시다 죄는 미워도....

울보 2012-05-09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이네요, 정말 요즘 개념없는 사람들 많아요,,
참 님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세요,

마태우스 2012-05-09 22:19   좋아요 0 | URL
아유 그럼요 너그러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레와 2012-05-09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한 집 옆집에 아이들이 있어요. 볼 때마다 먼저 인사를 했지요.
처음엔 쌩까던 아이들이 이제는 세번하면 한 번 정도는 받아 줍니다.
조금만 더 하면 같이 인사할 수 있을거 같은데.. 흠.. 제가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ㅋㅋ


마태우스 2012-05-09 22:20   좋아요 0 | URL
애들은 왜 인사라는 걸 잘 안할까요
제가 어릴 땐 인사 잘했던 거 같은데....
우리끼리라도 인사 잘 합시당^^

무스탕 2012-05-09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자가 같아서 같은 사진인줄 알았더니 옷이 다르네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르는 거니까 우리 애들한테도 인사는 늘 잘 하면서 살아야 하는거라고 다시 한 번 가르쳐야 겠어요.
누가 알아요? 주례 서 달라고 제가 찾아뵐지? ^^

마태우스 2012-05-09 22:20   좋아요 0 | URL
오옷 주례라, 앞으로 먼 훗날이겠군요
그때 대머리가 안되어 있다면 주례 서드리겠습니다^^

2012-05-11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12 0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12 0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12 15: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2-05-10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지막 사진은 거의 볼링 폼인데요. ^^ 전 동네 헬스장에서 아침마다 라켓볼을 배웠더랍니다. 그런데 그 아침에 라켓볼을 치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구요. 그러면 트레이너가 가르쳐도 주고 경기도 같이 해줘야 하는데 처음에 기본폼을 몇개 가르쳐 줍니다. 그리곤 혼자서 9개월 동안 벽치기를 했습니다. 9개월 동안 트레이너가 딱 3번(기본 폼, 뒷벽 맞고 나온 공 치기, 15분 경기 한 시합) 상대해 줬습니다. 그 후로 전 라켓볼과 담을 쌓았습니다.

마태우스 2012-05-12 08:24   좋아요 0 | URL
으윽 볼링폼... 테니스는 순전히 폼입니다. 근데 저한테 나쁜폼의 악귀가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네요. 라켓볼은 테니스보단 좀 쉽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건 테니스를 치는 저의 편견일 수 있겠죠. 하기야, 모든 운동은 어렵죠. 근데 그 코치 하나로 인해 즐거움을 버리심 안되는데, 아쉽네요 그 코치.

비연 2012-05-1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얘야, 만약 네가 기생충에 걸린다면 난 너를 모른다고 할 거야.
그때 후회해도 소용없다.... 이 말에 빵 터졌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

마태우스 2012-05-12 08:24   좋아요 0 | URL
아유 비연님, 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팽이사랑 2012-05-15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천안에서 테니스 레슨 하시나요? 어디서 하시는지 귀뜸이라도.....^^;

마태우스 2015-03-21 23:49   좋아요 0 | URL
죄송합니다 답이 늦었습니다 전 스카이A에서 받았어요. 그런데 작년 말 그만뒀습니다...

2012-05-23 04: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5-03-21 23:50   좋아요 0 | URL
아이고 제가 여기다 답을 못드렸네요 죄송.ㅠㅠ

홍현기 2015-03-17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테니스 비법 전수해드리겠습니다. 연락주세요 010-3414-0705
 
교양인을 위한 노벨상 강의 : 생리의학상편 교양인을 위한 노벨상 강의 2
야자와 사이언스 오피스 지음, 박선영 옮김 / 김영사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노벨상은 연구자로서 큰 영광일뿐더러 해당 나라에도 경사다.

“유독 우리나라만 노벨상에 목을 맨다”는 비판도 있지만,

사실 어느 나라나 노벨상을 좋아하며,

최다 수상자를 낸 미국에서도 노벨상 수상자는 존경받는다.

이웃 일본만 해도 1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건만,

우리나라는 딱 한 명, 그것도 평화상이다.

평화상도 좋은 일이긴 하지만, 평화상과 문학상은

그 나라의 연구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아도 탈 수 있는 상,

그래서 노벨상을 한두번 받은 나라들은 대부분 문학상과 평화상이다.

우리나라는 이란, 가나, 케냐, 코스타리카 등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데,

우리 소득수준이나 연구 인프라를 보면 과학분야의 노벨상을 두 번 정도는 탔어야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노벨물리학상과 화학상, 생리의학상 등 과학 분야에 세 개나 상이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교양인을 위한 노벨상 강의-생리의학상 편>을 읽어보면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있다.

2001년 노벨상 수상자인 하트웰은 어려서부터 동물 관찰이 취미였다는데,

‘도마뱀은 이빨이 없다’는 동물도감을 보고 도마뱀을 잡아서 입을 벌렸다가

도감과 달리 도마뱀의 이빨에 손가락을 물려 고통을 겼었단다.

HIV의 원인을 밝힌 몽타니에는 집 지하실에서 화학실험을 하며 10대 시절을 보냈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생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이들이

20년, 30년간 지속적으로 한 우물을 파서 노벨상을 탈만한 연구를 해낸다.

반면 우리나라는 연구를 하고 싶어서 의대에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하고,

그나마도 자신의 뜻이 아닌, 부모의 뜻에 의해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이렇게 출발부터가 다르니 나중에도 정말 좋아서 연구를 하기보단

해야 하니깐, 승진에 필요하니깐 논문을 쓰기 위해서 연구를 한다.

노벨상의 필수요건인 독창적인 연구를 하지 못하고

선진국에서 하는 연구를 따라하는 연구를 하는데 어떻게 노벨상을 받겠는가?

설문조사 결과 앞으로 10년 안에 우리나라가 노벨상을 받을 확률이 낮다고 대답한 사람이

70%가 넘은 건 작금의 현실로 보아 당연한 일이다.

 

노벨상 타령은 그만하고 이제부터 책 얘기를 잠깐 해본다.

의대 학생들한테 노벨상을 향한 동기부여를 해주기 위해 선정했지만,

학생들이 읽기에 너무나도 어려웠다.

어떤 학생의 말마따나 “의학지식을 쉽게 풀어주던지,

노벨상 수상자의 노력에 초점을 맞추던지 했으면 좋았“을텐데

수상자들의 평생에 걸친 업적과 그들의 삶을 열 페이지 정도로 압축해 놓으니

이도저도 아닌 책이 돼버렸다.

그래서 학생들의 반응은 “너무 어렵다”가 주가 됐다.

하기야, 연구로 잔뼈가 굵은 내가 읽어도 이해 안가는 부분이 있었으니

학생들은 오죽하겠는가?

 

‘생리의학상’ 편은 ‘물리학상’에 이은 두 번째 시리즈인데,

‘물리학상’에 딱 하나 올라와 있는 리뷰를 보니 이렇게 돼있다.

“사실 나는 항상 물리학도서를 구입할때 지루함이 걱정되어 불안한 마음으로 구입한다.

하지만 이 책은 모두가 즐길수 있는 좋은 물리학책이다.

아이큐 148 초등학생인 나에게도 유치하거나 너무 어렵지 않다.“

같은 곳에서 나온 책인지라 난이도가 비슷할텐데

초등학생이 어렵지 않다고 하니,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많이 배운 것보단 아이큐가 중요하다, 뭐 이런 거?

그제야 제목을 다시금 상기하게 됐다.

‘교양인을 위한 노벨상 강의’

그렇다. 여기서 교양인은 아이큐가 높거나 연구에 잔뼈가 굵은 그런 사람을 말하는 거지,

연구와 유리된 삶을 사는 일반인은 해당사항이 없는 거였다.

이 책의 세일즈 포인트가 낮은 걸 보니 다들 알아서 안사는 것 같은데,

아주 현명한 선택이다.

학생들한테 읽으라고 권한 걸 뒤늦게 후회하는 나보다, 그들이 훨씬 더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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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는재로 2012-05-08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의 고은님이 한번 수상하셨으면 좋았을텐데 다음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