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년 전 얘기다. 단국대에 원서를 내고 나서 난 무지무지 떨렸었다. 지원조건이 '의사면허가 있으면서 해당전공 박사학위가 있는 자'여서 원서를 낸 사람이 나밖에 없었지만, 나란 놈이 워낙 허점이 많고 사람도 모자라, 혹시 안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 남들은 내 기우를 "별 걱정을 다하네"라며 조소했지만, 나의 조마조마함은 진심이었다. 12월 말 테니스장에서 내가 임용되었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내가 한 말은 이랬다. "일대일인데도 떨렸어요!"

대통령 탄핵에 관한 헌재의 발표를 TV로 보면서 난 그때 기억을 떠올렸다. 무단횡단, 노상방뇨를 했다고 사람을 붙잡아서 몇년씩 가두는 게 말이 안되듯,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탄핵기각 결정이 날 것을 예측했을 거다. 하지만 '혹시'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헌재 재판관들의 양식이 의심스러워지고, 화면에 잡힌 김기춘 소추위원장의 뻔뻔한 얼굴이 보이면서 불안감은 증폭되었다.

게다가 대통령이 공무원의 중립 의무를 여러번 위반했고, 헌법 수호의 의무를 저버렸다는 헌재의 발표를 들으면서 "이러다가 무슨 일이 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그 후부터 일사천리로 기각 결정이 내려졌고, 최종 결정도 역시 '기각'이었다. 병원 대기실에서 TV를 보던 사람들 중 아무도 박수를 치거나 환호하지 않은 건 , 그게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어서가 아닐까. 까만 걸 까맣다고 했는데 놀랄 이유가 없듯이.

탄핵 결정 이후, 많이는 아니지만 난 여러번 광화문에 갔다. 성금도 내고, 차가운 길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있느라 엉덩이도 무진장 힘들었다 (안그래도 큰 히프가 더 커졌다는 설도....). 수만명이 모여 광화문을 점거하면서 미안한 생각도 했다. 안그래도 복잡한 거리에 그것 때문에 차가 얼마나 밀렸으며, 인근 가게들의 영업에 얼마나 지장이 있었겠는가. 더우기 우리들 때문에 탄핵 찬성 집회는 건너편 인도로 밀려나 조촐하게 치뤄져야 했지 않는가.

탄핵을 지지하고, 노무현 복귀에 반대한 그대들이여. 이제 맘놓고 광화문을 쓰시라. 탄핵 가결 후 그대들의 시위가 정당성이 없었던 건, 시위란 원래 내려진 결정에 복종하지 않을 때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탄핵반대 집회를 하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굳건한 연대를 확인했듯, 잘 먹고 잘 사느라 모래알처럼 파편화되었던 그대들도 같이 시위를 하면서 하나가 되보시라. 우리는 그대들이 그랬던 것처럼 "촛불시위 참여자는 다 실업자"라든지, "버스로 동원됐다" "양초값은 다 누가 내냐" "니들이 수호하고자 하는 민주는 누구의 민주냐" 등의 말은 하지 않겠다. 가서 마음껏 '탄핵 유효!' '임기 아직 안끝났다. 탄핵 다시하라!'를 외치시라. 그래서 이 땅의 보수세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 주시라. 이건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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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14 1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찌리릿 2004-05-14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으로 보려고 10시에 MBC, 오마이뉴스, YTN 사이트에 다 들어가봤지만... 다 동영상은 완전히 정지, 음성은 중요한 얘기를 하는것 같은데 계속 뚝뚝 끊기고.. 정말 애가 탔습니다.
결국 KBS에 가니... 잘 나오더군요.
대통령이 국회의원선거에 있어 중립의 의무가 있는데, 이것을 어겼고, 헌법정신에 위배된다고 하는 순간 등꼴이 오싹했었어요. 하지만 이것이 대통령을 탄핵할만한 사유가 아니라, 결국 기각을 얘기하면서 긴장이 풀렸답니다.

탄핵소취위원측은 끝까지 대통령 탄핵은 정당하며 파면으로 결정나기를 기대한다고 한만큼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김기춘이 이번 17대에도 당선되었던것 같은데... 총선이 이전에 있었던게 정말 너무너무 아쉽군요.

박근혜는 자신의 미니홈피에서 '책임'을 운운했다고 하던데... 오만한 국회권력을 휘둘렀던 한나라당은 반성, 자숙하고 앞으로 말도 안되는 딴지는 안걸겠다고 무릎 굻고 다짐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네요. 물론.. 그렇게 하면.. 딴나라당이 아니겠지만서도...

암튼.. 오늘 같은 날은 시원하게 호프 한잔 하면서 수다 떠는 것도 재미있겠군요. ^^

로렌초의시종 2004-05-14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런 시위하면 정말 재밌을 것 같네요. 아예 정부에서 정기적으로 그 시위를 지원해서 관광 상품화 하는건 어떨까요? '현대 속의 전근대'라는 테마로^^;, 그리고 전 사실 앞에서 마태우스님께서 그 경쟁률 일대일의 원서 접수 때의 긴정감을 말씀하신 부분이 더 인상 깊네요. 왜 꼭 남들은 낙관하는데 당사자는 불안한 경우가 있잖아요. 제 경우에는 의외로 제 불안이 맞은 경우가 꽤 있었거든요 ㅡ ㅡ;, 그럴 때의 충격이란 정말이지......

이누아 2004-05-1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각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긴장했습니다. 왜냐하면 탄핵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이미 벌어졌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무슨 일이라도 다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다행히 "상식대로" 처리되었습니다. 대통령과 국민 모두 고생 많았습니다. 특히 마태우스님, 광화문에서 고생 많으셨습니다. 님 같은 국민 덕에 오늘 같은 날이 있습니다.
 

-알라딘 뉴스레터 4호가 나왔습니다. 갑작스럽게 4호가 나온 것에 대해 해석이 분분한데요, 전문가들은 마태우스가 즐겨찾는 사람 숫자 뿐 아니라 하루 서재 방문객 숫자에서도 플라시보에 뒤지자(7시 59분 현재 플라시보 123, 마태우스 110) 전가의 보도인 뉴스레터를 발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입니다. 참고로 마태우스는 오늘밤 안으로 삼류소설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말함으로써 그 의견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정작 마태우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두 개를 다 올리는 것은 내일이 예비군 훈련이라 글을 못써서 그런 거지, 누구를 의식한 건 아닙니다. 플라시보님은 좋은 글을 많이 쓰는 훌륭한 분이고, 제가 감히 넘지 못할 산입니다. 전 그분의 그늘에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렵니다"

-논란
알라딘 서재에는 알라딘을 위해 애써 주시는 직원 분들이 많이 계신데요, 최근 '페이퍼의 달인' 순위에서 알라딘 마을을 지켜주시는 지기님이 1위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기님의 1위 등극에 대해 대부분의 알라디너들은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는 반응이지만, Smila 님은 "주최측의 농간"이라고 강력히 항의하고 있습니다. 최근 증명사진을 통해 아름다운 자태를 공개한 Smila 님(www.aladin.co.kr/smila)의 말입니다.


"지기님 때문에 내 순위가 11위로 밀렸다. 그래서 마이페이퍼 톱10 타이틀 대신 톱 50이 되었다. 미인계까지 동원했는데 이게 뭔가?"
현재 12위를 달리는 nrim님과 13위인 바람구두님도 시위에 동참하기로 해 지기님의 1위 논란은 점점 증폭될 전망입니다.

-화제의 알라딘 폐인
모나리자 그림을 가져오겠다며 유럽으로 간 매너리스트가 바쁜 일정에도 매일같이 글을 올려, 팬들을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떠나는 날 공항에서 백원에 삼분짜리 공중전화 인터넷으로 "건강히 다녀오겠습니다. ^_^o-"라는 글을 남긴 매너리스트는 도착하자마자 [파리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한인 민박집이고요. 조금 있으면 김치찌개 점심을 아저씨와 할겁니다. 아. 밥 왔네요]라는 글을 올렸는데요, 그가 얼마나 어렵게 알라딘에 오는지는 다음 글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민박집이지만, 아무래도 같이 민박하는사람 여럿의 눈치가 보이는지라 일일히 여러분들의 코멘트에 답글 달아드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되는대로, 여행중의 이런저런 이야기는 올려보겠습니다]
비를 맞고 다니다 "북한에서 오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는 그는 현재 루브르, 로댕박물관 등 가고싶은 곳을 돌아다니며 내공을 쌓고 있답니다. 자신의 말처럼 건강히 돌아오길 빌겠습니다(www.aladin.co.kr/mannerist).

-주목! 야한 사이트 소개
sunnyside(24세. 피부가 좋다)의 야한 사이트 소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서니사이드는 아예 초기화면을 www.17777.com로 설정했다고 하는데요, 그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난 이 사이트를 살펴보고 조금은 감동 먹었다. 중국의 야한 사이트 중 하나인듯 한데 그 화면이란게 참으로 수수하다. 캡쳐해봤다. ^^;

 

한국의 나쁜 사이트들에 비하면 이 얼마나 수수하고, 인간적이며, 감당 가능한 수준인가? 저기 구석에 영화 <밀애>의 포스터도 보인다. 가끔 메일을 잘못 클릭해 이상한 사이트에 가게 되면, 창이 수 십개 뜨면서, 버얼겋고 시커먼 그림이 화면을 뒤덮고, 도대체 어디가 다리고 어디가 팔인지도 분간 안가는 기기묘묘한 자세들로 뒤엉킨 남 / 여 / 남여 / 여여 / 남남의 솔로 / 커플 / 그룹들이 떼지어 등장하지 않느냔 말이다. (오해하지 마시길... 제 취향입니다. ^^; )

그런 감당키 어려운 사이트에 몇 번 당하다 이런 새색시같은 얌전한 사이트를 보니.. 중국이 자본주의 문화 범람이 어쩌고 해도 아직 여기만큼 심각하진 않구나 생각도 들고.. 한국의 야한 사이트들도 딱 요수준 만큼만 자제해주면 월매나 좋을까 하는 잡생각이 잠시 든다]
이 페이퍼가 올라온 뒤 사이트 접속이 폭주, 서버가 두차례나 다운되기도 했는데요, "좋은 사이트를 소개해줘서 고맙다"면서 "또 다른 사이트는 없느냐"고 문의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sunnyside 님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www.aladin.co.kr/sunnyside)

-주의! 이사람
남의 약점을 빌미로 삥을 뜯는 사람이 나타나 화제입니다. 화제의 인물은 sunnyside라고, 위의 sunnyside와 동명이인이라고 하는데요, 그녀의 활약을 살펴보겠습니다.
[친구 A양의 완벽한 이중생활을 알고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그 친구는 벌써 몇 년된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상대와 몇 달째 밀애를 즐기고 있다. 또한 비밀을 한시라도 혼자 간직하면 입에 가시가 돋는 친구의 성격상, 친구는 그 둘 사이에 벌어졌던 일을 모두 나에게 털어놓았다. 오늘도 지난 금요일밤을 새 연인과 보내고, 토요일에 예전 남자친구의 부모님을 찾아가 선물을 드렸다는 가증스러운 친구의 고백을 들었는데... 뭐라뭐라 대화를 계속하다 나보고 술을 사라고 재촉을 한다. 어라, 이 겁대가리 없는 친구뇬을 보게나.

여기에서 '약점잡아 위협하기'의 힘은 강력하게 발휘된다. 네가 간이 배밖에 나왔구나... 감히 나한테 술을 얻어먹을 생각을 하다니...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봤냐... 내가 입열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하하하, 그리고 여섯 시간후 좀 전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 - "카르멘 좌석 예매해놨다. 예전에 네가 보고 싶다고 했던게 생각이 나서... 토요일에 시간 비워놔~". 그리고 마지막에 덧붙이는 말 - "이젠 입연다, 이런 걸로 겁주면 안돼. 마지막이야~"
푸하하, 기꺼이 받아주지. 하지만 카르멘이 아니라 카르멘 할아버지를 본들 너의 이중생활을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이 사라지겠느냐? 카르멘은 순간이고 약점은 영원하리라. 움하하~]
이 페이퍼가 올라온 후 착하게 살던 알라디너들은 큰 충격을 받았는데요, 그들 중 두분을 만나봤습니다.
진우맘: 오오오...서니사이드님~ 인상과 다르게 상당히 비0하고 0철하시군요! 멋져요~!!!
같은 글을 보고 다른 것을 느낍니다. 저는, 역시 사람은 가끔 나쁜 짓을 해서 득도 봐야 한다..뭐 그런 교훈이 떠오르는걸요?^^ 
마달피: 역시 사람은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 sunnyside 님을 조심합시다! 

-만원 횡재 후의 반응들
인기서재의 주인공 진우맘이 1만원을 횡재했습니다. 그녀의 말입니다(www.aladin.co.kr/jinwoomom).
[지난 금요일이었나, 토요일이었나? 보건실 앞에 얌전히 누워 있는 만 원짜리 한 장을 주웠다. 캬하....얼마만인가. 돈을 주워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쾌감! 그 희열! 게다가, 이건 내 평생 최초의 만/원/지/폐! 길바닥에서 주웠으면 고민할 거리도 없이 주머니로 쓱싹 했겠지만...아무래도 학교인지라, 교무 선생님께 갖다 드렸다. 방송으로 주인을 찾아 달라고. 조금 안타깝긴 했지만...어쩌랴. 그런데, 방금, 교무 샘이 돈 가져 가란다.^^ 주인이 안 나선다고, 그러면 주운 사람이 임자라고. 앗싸아~ 만 원!!! 집에 가면서 책갈피용 리본도 사고, 딸래미 순대라도 사 줘야 하겠다. (아니지...진이는 다이어트 해야 해...) 딸래미, 스티커라도 사 줘야지.^^]
주인을 찾아 달라고 돈을 다시 맡긴 진우맘의 미담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것도 잠시, 다른 분들은 이런 코멘트를 날립니다.
수니나라: 순대 같이 먹을까요? ^^
서니사이드: 그 만원짜리 혹시... 앞엔 어떤 할아버지 그려있고, 뒤엔 대궐 같은 거 그려있고 하지 않아요? 제꺼에요, 제꺼~~~
책읽는 나무: 아닌데.....내껀데.......ㅡ.ㅡ;;
만원 한 장에 변하는 세상 인심, 갑자기 마음이 스산해지는 느낌입니다.

-충격! 난 왕자병 환자였다!
키스 대신 깻잎을 먹겠다고 해 물의를 빚었던 귀여운 남자 갈대님이 자신이 왕자병에 걸렸었음을 고백해 잔잔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그의 말입니다(www.aladin.co.kr/galdae).
[어린 시절 내가 신에게 선택받은 유일한 사람이라는 상상을 종종 하곤 했다. 이 세상은 오직 나 혼자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신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고 생각했다...스스로의 능력은 경이로울 정도로 대단한 것인양 여겼다. 상상 속에서 전 인류를 구원하는 슈퍼맨이었으니 말이다]
이 글이 올라오자 알라디너들은 "깻잎 발언이 이제야 이해된다"는 반응입니다. 한편 물장구치는 금붕어는 이 글을 읽고 "저도 본인이 천잰 줄 알았어요..;; 아직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찬란하게' 빛을 볼 때가 있으리라는.. 황당한 생각을 갖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죠"라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왕자병.공주병과 알라딘 중독이 호환 마마보다 낫기힘든 2대 질병인데, 이들이 이 위기에서 어떻게 탈출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나의 건강비결은 잉어!
글을 쓸 때 말줄임표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책읽는 나무가 잉어를 좋아한다는 게 알려져 감동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녀의 말입니다
(http://www.aladin.co.kr/foryou/myroom.asp?UID=1095928435&CNO=786074123).
[어제 울신랑이 신랑회사 근처 사람이 잉어를 낚아왔다네요!!....그래서 먹을래??하면서 전화가 왔더군요. 군침이 싸악 도는데.......어머님께......"잉어 드실래요??"전해드렸더니......"나는 안먹는다~~~"....ㅠ.ㅠ 어머님이 드셔야 나도 얻어먹을텐데~~~~ㅠ.ㅠ 나는 그놈의 잉어 고을줄도 모르고.......나먹자고 몸에 열이 많으신 어머님께 고아달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신경질은 났지만......신랑한테 어머님 안드시는데.....나먹자고 가져오긴 좀 그렇다고 놔두라고 했더니........울친정에 갔다주까??? 그러더군요!!........아~~~ 그렇지!!........그래서 당장 전화했더니...울친정
아부지께서......."얼른 갖고 온나!! 느그엄마 해주게!!".......네~~ 하면서......아빠도 참~~~ 아빠가 고을 것도 아니면서........엄마해준다고 생색내시기는~~~~~ 했습니다........^^ 암튼......입맛만 쩝쩝 다시고 있었는데.......엄마가 좀 미안했던지.....먹으러 올래?? 그러시네요! 하하하하....그런 보양식을 어찌 사양하리오!!!...당장 간다고 전했죠!! 그래서 오늘 잉어탕 먹으러 친정에 갑니다.......잠수는 타지 않을껩니다]
글을 읽을 때 헷갈렸습니다. 잉어 때문에 군침이 도는데 시어머님께 드시겠냐고 여쭤본다? 안드신다니까 안좋아하는 것도 이상했죠. 근데 글을 읽어보니 어머님이 고아주시길 기다렸던 거죠. 호호, 책나무님도 알고보니 고단수이십니다. 실례를 무릅쓰고 이 말을 하겠습니다.
"너무 귀여우세요!!!"

-화제의 서재
화제의 서재를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www.aladin.co.kr/panda78의 서재는 온갖 그림들이 잔뜩 전시되어 '알라딘의 루브르 박물관'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녀의 말입니다. "그림을 보는 것도 이렇게 좋은데,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그 말대로 그 서재에서 그림을 보고 있자면 세상 근심을 잊을 수 있는데요, 자주 가다보면 미술에 대한 안목도 높아져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panda 78의 '78'이란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관심을 갖는 사람도 있는데요, 현재까지는 "출생년도일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지만, "몸무게일 것"이라는 설도 간간히 나오고 있습니다.

-떠나는 사람들
슬픈 얘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깊이있는 글로 잔잔한 감동을 줘 온 Bird나무님이 모든 서재를 정리하고 떠났습니다.  http://my.aladin.co.kr/birdnamoo로 가보면 '꽤 오래 버텼다'는 말과 함께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 ...."이란 글귀가 남겨져 있어 마음을 아프게 하는데요, 그간 썼던 글도 모두 지워버려 더더욱 황량합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어서, 제 잘못이긴 하지만 한때 인기를 모으던 kel님도 더 이상 서재에 들어오지 않고 있으며, 재야의 고수 soulkitchen도 갑자기 서재를 반납하고 잠적했는데요, 인터넷에서 개인은 아이디로밖에 존재하지 않기에 이렇게 떠나 버리면 붙잡을 수도, 연락할 방법도 없어 난감합니다. 떠나는 원인은 글로 인해 상처받아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되는데, 직접 대면해서 말로 한다면 용납될 수 있는 말들도 글로 변하면서 흉기가 될 수 있는 법이니 우리모두 주의합시다. 그보다, 우리 알라디너들의 따뜻한 마음을 믿고, 어지간한 말들은 포용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이게 글을 통해서만 서로를 알아온 한계일 텐데요, 떠나는 사람도 괴롭겠지만, 남겨진 사람들도 그리 마음이 편치 않은 거거든요. 알라디너 여러분, 서로의 양식을 믿고,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 보자구요! 이상으로 알라딘 뉴스레터를 마칩니다. 예비군 훈련 잘 받고 오겠습니다(참고로 일이 잘 풀려 내일 하루만 받으면 된답니다^^)

* 정정보도합니다. soulkitchen님은 떠난 게 아니라, 이사를 가신 거였는데 제가 착각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솔키님, 복돌님, 그리고 다른 모든 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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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5-12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정말 바쁘시겠어요.
이 서재 저 서재 글들 다 살피고, 기사 쓰시고...
다른 분들도 여기 들리면 한 주 간의 알라딘의 화재가 뭔지 알게 될 것 같은데요~
훈련 잘 받으세요(주무시면 되나요?).. ^^

로렌초의시종 2004-05-12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기님 1위에는 벌써 하루에 한두번꼴로 온갖 질문을 올리는 저의 죄도 포함된 듯 싶어서 깊은 사죄를 드립니다^^; 그리고 서재를 그만두고 떠나시는 분들의 소식이 마음 아프네요. 전 서재를 채우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아직은 잘모르겠지만 그렇게 힘드셨을까, 싶어서 안타깝기도 하고 저도 언젠가 그럴날이 올까 싶어서 걱정스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마립간 2004-05-12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떠나는 사람......
K**님이 서재를 닫은 적이 있었고, 제가 서재에서 알고 지내던 햇님도 서재를 닫으셨더군요. 회자정리會者定離라고 하지만, 섭섭하고 아쉽네요.

다연엉가 2004-05-12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드나무님도 가셨군요. 늙은개책방님도 무소식이고... 이번 뉴스레터느 맴이 좀 쓸쓸하네요.

가을산 2004-05-12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마태님 보도자료 중에 제가 이미 알고 있던 소식은 반정도 밖에 되지 않는군요!
대단하십니다. ^^

nrim 2004-05-12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솔키님은... 차력당을 위해 방을 내 주시고.. 새집으로 이사하신 것으로 아는데...

갈대 2004-05-12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제대로 당했네요. 앞으로 또 언제 마태우스님의 민감한 촉수에 걸릴런지..^^
그나저나 이 글 때문인지 즐겨찾기 숫자가 늘었네요~

sunnyside 2004-05-12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시 56분 현재 마태우스님 137, 플라시보님 138
플라시보님, Win! ^^

2004-05-12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nda78 2004-05-13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버드나무 님 서재에 들렀더니, 그 글귀만 남아있더군요.. Kel님 접으실때도 그랬지만, 참 아쉽네요..
마태우스님, 마태우스님, 화제의 서재라니.. T^T 부끄럽사와요..
이제 삼류소설에서 짤렸다고 코멘트를 달지 않는다던가 하는 짓은 더 이상 하지 않을게요..^^;;
78에 신경쓰시는 분은 마태우스님 뿐인 듯 한데, "설" 까지?

superfrog 2004-05-13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갈대님 소식 읽다가 제 얘기가 나와서 얼굴이 확, 달아올랐어요..;; 말하고 싶은 부분은 뒷부분인데 왜 공주병으로 편집하신거에요!!! 전하고 싶었던 말은 이거란 말이에욧!!
[삭제된 뒷부분] 헌데.. 그 '때'는 결코 올 리 없다는 걸 깨우치고, 지금은 둔재는커녕 보통에도 못미치는 것 같아.. 시시때때로 자괴감에 빠진답니다..^^;;;

플라시보 2004-05-13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는 떠나는 사람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상처받는 일도 없기를 바랍니다. 위에 말씀하신 버드나무님도 켈님도 모두 제 서재에서 뵈었던 분들이라 마음이 아픕니다.

*^^*에너 2004-05-13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굴을 볼수 없다고 나쁜말로 상처주는 분들 떽~ 나빠요~

비로그인 2004-05-13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정정 보도 해 주십쑈! 강력하게 항의합니다! SOUL KITCHIN님은 잠적한 게 아닙니다!! 차력당에 건물을 임대해주고 따로 분가를 하신 겁니다! 기사는 사실에 근거해서 정확하게 보도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차력도장을 방문하셔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시면 돌아가는 상황을 다 아실텐데요. 무관심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방도가 없겠습니다. 저도 저번에 써먹었떤 것이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깊은 반성을 하고 있지만 앞뒤 상황 다 거두절미하고 호기심을 유발케하는 마태우스님의 조선일보식 황색 저널리즘을 규탄합니다! 오히려 SOUL KITCHIN님의 분가기사는 알라딘 뉴스레터 사회면 '미담'기사로 분류되어야 할 성질의 것입니다! 알라디너들은 제대로 알아야 할 알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인하지 않도록 SOUL KITCHIN님의 분가, 에 대한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바입니다.

soul kitchen 2004-05-13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ㅡ_ㅡ;; 크헉..네..저는 이사를 한 것이구요, 왼쪽의 골룸을 누르시면 제 새서재로 오실 수 있숩니다, 녜.

superfrog 2004-05-13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 님께 한표!! 제 절미한 코멘트 다 올려 주세요.!! 글고 공주과에서 빼주세요.. 늙어가는 아줌마가 무슨 공주병이랍니까..

비로그인 2004-05-13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님돠, 물공! 물공은 이뿌싱게 기냥 공주 하세요!
민방위 훈련장에서 훈련받는 마태우스님께 열외럴!!
잘못된 기사로 고통받는 SOUL KITCHEN님께 미담기사럴!!

soul kitchen 2004-05-13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윗 사람에게만 보이기로) 성님, 고통 안 받고요, 이 사태럴 즐기고 있구먼요.

비로그인 2004-05-13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윗 퍼런 골룸에게만 보이기로) 히히.. 마태우스의 아성에 도전한다! 이 규탄성 협박발언으로 우리가 좀 뜨지 않을랑가? 으트케던 이 바닥에서 함 튀어봐야겄는디 말여..(불끈!)

superfrog 2004-05-13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두 분 지금도 통통 튀십니다..^^
헌데 복돌이님, 저,,, 물공이 뭐에요..?;;; -혹 바보소리면 어쩌지? 삐질..

비로그인 2004-05-13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公)은 상대방의 이름 뒤에 붙여 부르는 호칭, 뭐 그랑...거 있쟎아요. 물장구치는금붕어님을 공손히 우대해 드리기 위해 구러케 불른 것인디요, 이히히..근디 마공은 예비군 열외, 잘 견디시나..숙달된 조교한테 걸리면 거 쥑임일턴디..엎드려 뻗쳐엇! 이거이거 동작 봐라! 옆으로 세 번 구르고, 반대로 둬 번 구른뒤 빨딱 인나서 코 잡고 열 바 퀴 돈 다음 앉은 자세로 토끼뜀 스무 바퀴! 자, 실시!.. 옴마나, 걱정 돼요! 마공! 마공! 살아 돌아오씨요오~

superfrog 2004-05-13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하.. 제가 지레 넘 겁을 집어먹고서리..ㅋㅋ 복돌이님 리뷰와 페이퍼, 코멘트의 무게에 눌려 깊은 뜻이 있으리라 짐작했었네요.. 헌데 왕단순한 의미였잖아요..!!^^ 물공, 좋아요.. 주로 금붕어로 불리는데 ㅋㅋㅋ 물공도 맘에 듭니다요..

비로그인 2004-05-13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감사합니다요, 물공! 저넌 원래 좀 단순해서 머리 쓰길 싫어해유. 머슴기질이 다분해서 그란지 구냥 시키는대로 일허고 힘으로 허는 거 좋아혀요..넹넹, 구렇슴돠 ㅡㅡa

서재지기 2004-05-13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을지기랍니다. ^^ 저도 놀랐어요. 페이퍼의달인 1등을 먹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그냥... 열심히 답변만 드렸을 뿐인데... ^^;
페이퍼가 젤 쉬웠어요~ 그리고 답변이 젤 재미있었어요. ^^

(지기가 1등을 할 수 있다는 사실로.. 페이퍼 수에만 의존된 로직이 아님을 알릴 수 있어.. 한편으로 지기는 뿌듯.. ㅋㅋㅋ *^^* )

비로그인 2004-05-14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기님~~ 왜 이렇게 웃기십니까?? ^^

2004-05-14 0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04-05-14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지기님도 사실은 회원이시란 말입니까??....전 그냥 폼으로 이름이 새겨진줄 알았더니만...정녕 매달 5,000원을 받으셨습니까??...허~~~
부럽습니다....나도 이제부터....상담소를 하나 차리면....1위가 될려나??.....하지만...나의 상담수준은 거의 정준하버전이지 싶어서 아예 개설을 않겠습니다...ㅠ.ㅠ

그리고...진정 버드나무님이 문을 닫았다구요?...저도 지금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ㅠ.ㅠ
 

 

 

 

 

 

일시: 5월 11일(화)
누구와?: 미국서 친구가 와서 오랜만에 여섯명이 뭉쳤다.
마신 양: 소주 3/4병, 2차 가서는......왕창.

난 젊은 시절보단 지금이 좋다. 20대 초반의 그때는 낭만과 꿈, 날씬한 몸과 탱탱한 피부를 가진 시절이었지만,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웠었으니까. 돈을 아끼려고 계란이 든 200원짜리 특라면 대신 150원짜리 보통 라면을 시켰고, 술안주를 하나 시키려 해도 지갑을 확인해야 했다. 지금은 카드가 있으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다. 라면에 밥을 말아먹어도 한끼 식사가 되건만, 굳이 우아한 곳에 가서 삼겹살을 구워먹고,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는 사치를 누리기도 한다. 이 생활이 이젠 몸에 익어버려, 궁핍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질 않는거다.

그렇긴 해도 난 이따금씩 과거가 그립다. 형편없는 속물로 타락해 버린 자신을 돌아볼 때면 더더욱 그때 생각이 난다. 그당시 우린 이렇게 놀았던 것 같다. 분식집에서 대충 밥을 먹고, 생맥주집에 가서 열나게 맥주를 마셨다. 번데기와 서비스로 나오는 팝콘을 먹어가면서. 아니면 신촌의 허름한 술집에서 소주를 마실 때도 있었다. 아줌마한테 옆 테이블 사람이 남기고 간 안주를 달라고 해가면서. 그땐 뭐 그렇게 할 말이 많았나 모르겠다. 사회에 대해 아는 것도 적었던 그때, 무슨 얘기를 그렇게 했을까.

술만 마신 게 아니라, 모여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한명이 기타를 치면서. 모 커피의 CF에 사용되는 '사각사각 소곡소곡'을 부르던 기억이 난다. '아, 당신이 없는 이세상은 별과 같은 곳...난 정말 당신모습 사랑해요...빰빠라빠빠'. 남자 애들끼리 무슨 재미로 노래를 불렀는지, 참. 같이 놀러도 갔고, 밤을 새가면서 노름도 했다. 우린, 그렇게 놀았다.

친구 중 유난히 사고를 많이 치는 친구가 있었다. 맥주 500cc에 취한 나머지 세면대에 자빠져 이빨이 부러졌었고, 사귀던 여자에게 차여 몇 달을 눈물로 지새웠다. 방위로 군대에 가서는 100킬로가 넘는 동료와 팔씨름을 하다 팔이 부러졌고, 그 부상이 다 나아갈 무렵 배드민턴을 치다 재골절이 되었다. 팔에다 금속을 박아 '인조인간'이 된 그는 그다음부터 볼링장에 가면 15파운드짜리 공을 레인 중간까지 날리는 괴력을 발휘했었다. 아참, 맨홀에 빠진 적도 한번 있었고, 다른 친구 차를 운전해 보겠다더니 결국 벽에다 들이받기도 했다. 그는 지금 휴대폰 회사에 다니며, 한 아이의 아빠다. 얼마 전 내게 불법 카메라폰을 선물한 친구이기도 하다.

사회에 대해 불만으로 가득한 또다른 친구, 그는 우리 사회를 언제나 염세적으로 바라봤고, 가진 자만 잘되는 세상을 원망했다. 이따금씩 부르는 저음의 팝송은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그러던 그는 지금 의사가 되어 인천 어딘가에 개업을 했다. 비관적인 세계관과 죽는 소리는 여전하지만, 그건 우리가 뭘 사달라고 할까봐 그러는 것이리라. 번번히 고시에 떨어져 눈물을 흘리던 친구는 결국 검사가 되었고, 또다른 친구는 지금 사업이 망해 의기소침해 있는 중이다. 우린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뻔질나게 만났던 그때와 달리, 우린 잘해야 한두달에 한번씩 만나곤 한다. 만남의 횟수가 적어졌지만, 대화는 더더욱 줄었다. 고기를 구워 먹으며 술을 한잔 한 뒤면 가는 코스가 뻔하다. 장르는 정했는데 어느 가게를 갈 것인가가 문제지, 장르 자체에 이의를 다는 친구는 없다. 한때 난 거기가 싫었다. 돈도 아까웠고, 그렇게 노는 게 재미가 없었으니까. 그런 곳보다는 맥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떠는 게 난 더 좋았다. 안간다고 버티다 결국 끌려가서, 말없이 비싼 술만 마시다 뻗어 버리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마지못해서 가는 건 맞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노는 방법을 터득했다. 난 내 파트너로 나온 여자와 수다를 떤다. 정상적인 상황이면 만날 수 없는 젊고 이쁜 여자와 얘기를 하는 건 나쁘지 않다. 우린, 그렇게 타락했다.

그런 곳에 가면 돈이 진짜 많이 든다. 한명이 카드로 긋고, 나중에 얼마씩 분담을 한다. 최근에 한 번 간데다 어제도 갔으니, 친구에게 보낼 돈이 장난이 아니다. 그 돈이면, 안주를 엄청 푸짐하게 차려놓고 마음껏 술을 마실 수가 있을 텐데. 하지만 우리는 이제 그런 식의 술자리엔 이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놈들이 되었다. 그런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지, 경제불황이라지만 가는 곳마다 사람들로 미어터진다.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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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5-12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대학 시절..신촌, 종로, 대학로를 휩쓸고 다니며....우린 무엇에 그리 분개하고, 좌절하며, 기뻐하고, 즐거움에 몸서리를 쳤을까요?...
한 잔 술에 인생을 논할 수 있었던,,,그 시절~아 저도 그립습니다....이상 타락 천사(?) 냉열사였습니다.

진/우맘 2004-05-12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 모든 남편들은, 룸싸롱, 혹은 단란주점에 다녀 와서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죠..."난 술만 먹었지. 그런데, 00 그 사람은 어찌나 밝히는지..."
뭐, 저는 마태님을 믿습니다만.(그리고 부인도 아닙니다만.^^;;;)

플라시보 2004-05-12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진우맘님 말씀이 맞는것 같아요. 제가 아는 남자들도 하나같이 자기는 가기 싫은데 억지로 끌려갔었다. 그리고 자긴 술만 마셨다. 옆에있는 놈들은 지분거렸지만 자긴 신사적이었다 등등등. 뭐 저도 마태우스님을 믿습니다만. 아하하하

panda78 2004-05-12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그게 거짓말이었단 말이지요? 허허.. ㅡ..ㅡ##
아, 저도 마태우스님 믿어요.. ㅋㅋ

sweetmagic 2004-05-12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남자들 갈 곳은 많은데, 여자들 갈 데는 많이 없죠 ? 여자들 노는데 가는 사람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우울하거나 권태스런 돈 많은 아줌마나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여성분이미지만 떠오느는건 제 편견일까요? 그리고.. 부어라 마셔라 노닐고 보자 하는 여친 하나가 그러더 군요. 여길가나 저길가나 애들이 돌고 도는 것 같애, 도무지 신선한 얼굴들이 없어....

아영엄마 2004-05-12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남편도 친구를 참 좋아합니다. 가족보다 우선일 때가 많다고 느낄 적이 많아요.
아직 털어놓지 않은 비화인데(^^;) 이년전까지만 해도 매 주말이면 남편의 총각친구들이 찾아와서 게임방에서 게임하느라 밤새고 새벽에 들어와서 낮까지 자고 일어나 밥 먹고... 하느라 애들이랑 주말에 놀러가 본 적이 없습니다.ㅠㅠ 이젠 장가가고, 지방내려가고 해서 그런 일은 없어져 버렸지만.. 남자들도 나이들어 갈수록 친구들과 자주 만날 수 없게되는 것이 안타까울 거예요, 그쵸?

호랑녀 2004-05-14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무슨 접대를 받는 것도 아니고(물론 그게 더 나쁘지만), 친구들끼리 만나서도 그런 곳에 가야 하나요?
(괜히 참견하고 갑니다.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있어났는지보다는 그런 곳에 가는 게 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하믄서... 지금, 어젯밤에 니 남편 안 들어왔냐? 뭐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 아니죠? -.-;;)

마태우스 2004-05-14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다들 저를 믿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호호. 믿음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열심히 가겠다는 걸로 들리는군요^^
호랑녀님/직접 찾아뵙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호랑녀 2004-05-14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죄송합니다. 제 글쓰기가 좀 과격했나요? 그렇다고 직접 찾아오실 것까지야...
생각해보니, 다른 분들이 재밌는 답글을 많이 달아서 마태우스님 글엔 답글 잘 안 다는데, 난데없이 나타나서 썰렁~하게 만든 것 같네요. 제가 자주 오다 보니, 저 혼자 친하게 느껴서...
진짜진짜... 죄송합니다.

마태우스 2004-05-14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역시 직접 찾아뵙고 답변 드렸습니다. 읽으시고 저랑 좋은 친구가 되도록 합시다. 그리고 구호 한번 외쳐보겠습니다.
저를 그런 말에 삐지는 속좁은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 호랑녀님은 각성하라!!!
 

 

 

 

 

 

* 비슷한 주제로 글을 한번 썼던 것 같은데...

---------------------

소위 '차사건'으로 자살한 보성초등학교 교장의 장례식장을 교육부 장관이 방문했다. 교장의 아들은 교육부장관에게 이런 말을 했다. "장관님은 이제 어디가서 차 달라고 하지 마십시오!" 물론 난 교장의 자살을 기간제 교사에게 돌리는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가 느끼는 분노는 이해할 수 있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사소한 일-그의 생각에는-로 잃었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속상하겠는가.

음모론을 신봉하는 내 친구의 말에 의하면, 두달쯤 전에 자살한 안상영 부산시장의 죽음은 청와대 탓이다. 청와대가 안상영을 끌어들이기 위해 회유를 하다, 불응하니까 표적수사를 해 구속되었고, 그 과정에서 모멸감을 느낀 안 시장이 죽음을 택했다는 것이다. 우연히 미디어오늘을 보니 안상영의 가족 인터뷰가 나와 있다. 안시장의 죽음에 누구보다도 슬퍼했을 가족들은 무슨 말을 했을까. 그들은 "여권의 공작" 운운한 한나라당의 성명에 대해 "소설을 쓰고 있다"며 불쾌해 했으며, 안시장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어제 그 친구를 만났기에 그 얘기를 했다. "가족들은 그렇지 않다던데?"
친구의 대답이다. "가족들이 공작이 있었는지 어떻게 아냐? 너같으면 다 말해주냐?" 하지만 그는 "너는 어떻게 알아?"라는 내 말에 아무런 근거도 대지 못했다. "상식적으로 추론을 해보면 알 수 있어!"라는 걸 '근거'라고 할 수는 없을 테니까.

여권의 회유가 정말 있었다면, 그래서 표적수사로 구속이 되었다면 안상영은 왜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유서에조차 왜 그런 말을 하나도 남기지 않았는지, 나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안시장의 뒤에는 뭔가 건수를 잡으려고 대기중인 한나라당과 조중동이 있었으니, 한마디만 했다면 난리가 났을텐데 말이다. 정치인이 돈을 받은 혐의가 포착되면 개나 소나 "표적수사를 당했다"며 검찰 소환에 불응하는 판국이 아닌가.

내 친구는 한술 더뜬다. 예산을 유용한 혐의로 별 넷을 수사하는 것은 노무현 측근 중에 별 셋이 있어, 승진 기회를 잡기 위한 것이란다. 그의 말이다. "그 정도의 유용은 누구나 한다" 누구나 하는 걸 가지고 조사를 받으니 억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누구나 다 한다고 범죄가 아닌 것은 아니다. 그 관행이 나쁜 것이라면, 그리고 앞으로 없애야 할 것이라면 이제부터라도 바로잡아가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는가. 똑똑하고 아는 게 많은 내 친구가 왜 그렇게 매사를 '음모론'으로 해석하는 것인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마도 그건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에게 표를 던졌던 친구의 성향과 무관하지 않을 것같다.

음모론은 언로가 막혀 있을 때 기승을 부린다. 모든 언론이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했 군사독재 시절 온갖 풍문이 창궐했고, 그 대부분이 사실로 밝혀졌다. 하지만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언론은 어느새 제1의 권력이 되어 무소불위의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오랜 기간 성역이었던 대선자금의 실체가 파헤쳐지고, 대통령 측근이라 해도 검찰 수사를 피하기 힘든 현 시점에서 왜 아직도 음모론이 횡행하는 것일까? 친구가 어제 술을 먹다가 자버린 것도 자신의 입을 막기위해 청와대가 술에다 약을 탄 거라고 우기지 않을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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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5-12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거 아십니까? 마태우스님과 제 리뷰들은 매 주 <이주의 리뷰> 당선 후보작이 된답니다. 그런데, 당선시켰다가 우리 둘에 대한 알라딘의 편애를 눈치 챈 사람들의 무수한 항의를 받을까봐...매번 눈물을 머금고 탈락시킨다고 하는군요. (어...이건, 음모론과는 상관 없는 과대망상인가요?^^;)

마태우스 2004-05-12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모르겠구, 제 리뷰에 대해 그렇게 주장하는 분들이 있긴 했죠. 근데 그분들이 제 리뷰를 몇번 보더니, 더이상 그런 음모론을 펴지 않더군요. 역시 음모론의 가장 강력한 치료제는 진실입니다.

2004-05-12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weetmagic 2004-05-12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저께 군요.
작년 가을, 안 시장님의 죽음을 예견하신 교수님을 어제 우연히 만났더랬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참말로, 웃겨요. 사는 건...
과연...인간이 진실과 함께 실존 할 수 있을까 말이죠...
 

 

 

 

 

 

우리 학교 퇴근버스는 의대 앞에서 출발해서 자연대, 사회대를 돌면서 사람을 태운다. 그러니까 나처럼 의대 주변에서 서성이는 사람은 빈 버스의 아무 자리나 앉을 수가 있는거다. 누군가 앉아있는 옆자리에 끼어드는 건 좀 미안한 일인지라, 그건 좋은 점인 것 같다. 처음 퇴근버스를 탔을 무렵, 난 사람들의 행동양식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의대 사람들끼리는 서로 다 알지만, 결코 같이 앉지 않는다는 것. 만나면 가벼운 목례나 덕담을 주고받고는 다들 멀찌감치 떨어져 앉는다.

잠을 자려고 그러는 것일 수도 있다. 아는 사람이 옆에 있는데 잠을 자 버리면 실례니까. 하지만 내릴 때까지 안자고 있는 사람들도 그렇게 한다. 왜 그럴까?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과 같이 앉고픈 심리는 어디서 비롯된 걸까? 나이가 좀 들고나서 알았다. 사람들은 적당히 아는 사람을 싫어한다는 것을. 아주 친한 사이라면 모르겠지만, 직장이 같다는 이유로 만난 사람끼리는 같이 나눌 공통의 화제가 별로 없다. 나도 한번 의대 사람과 앉아 봤는데, 무슨 말을 해야할지 생각하다보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침묵---
나: 하시는 일은 잘 되세요?
그사람: 그렇죠 뭐...
--다시 침묵---

딱이 할말이 없어 말뚱말뚱 있어야 하는 그 썰렁함, 그 어색한 침묵이 사람들은 불편한 거다. 엘리베이터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내 방이 있는 4층까지 올라가는 것도 굉장히 긴 시간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사를 하자마자 다른 곳을 향해 서있는 것이리라. 엘리베이터도 그런데, 내릴 때까지 두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차 안에서 둘이 같이 있는다는 건 너무나도 힘든 일이 아니겠는가. 옆 사람이 모르는 사람이면 책을 읽든 잠을 자든 자유롭게 할 수 있는데 말이다. 나도 이젠 적당히 아는 사람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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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5-12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무지 잘 아는 사이죠~ 그렇죠?^^
(그런데...의대 사람들이요, 혹시 아는 사람 몰래 코 파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닐까요? -.-)

*^^*에너 2004-05-12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 마태우스님하고는 조금아는 사이죠. ^^
나중에 시간이 좀더 지나면 많이 아는 사이가 될수있겠죠. ^^

마립간 2004-05-12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의 언중유골(言中有骨)!

플라시보 2004-05-12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역시 저런 경험을 많이 합니다.우리 회사의 외적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정말 수없이 많은 적당히 아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어쩌다 엘리베이터라도 같이 타면 눈인사를 하고 난 후 어색해서 죽을 지경입니다.

메시지 2004-05-12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 관계에 있어서의 거리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너무 멀어도, 너무 가까워도....
인간들 사이의 아름다운 거리는 과연 얼마일까요?
참, '아름다운 거리'라는 희곡이 있는데 거기서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것 같네요. 가물가물 기억이 잘 안나네요. 기억력 감퇴에 뭐가 좋다고도 했던 것 같은데.....

마태우스 2004-05-12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님....몰래 코후비시는군요!
*^^*에너님/그쵸. 시간이 지나면 많이 아는 사이가 되겠죠?
마립간님/흠...님은 코후비는 걸 좋아하시는군요.
플라시보님/님처럼 호걸도 그런 걸 의식하시나요???

마태우스 2004-05-12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시지님/아름다운 거리는 비온 뒤의 거리가 아닐까요? <---썰렁.

마립간 2004-05-12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의 대사 :
우리가 이렇게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태양과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기 때문...

sweetmagic 2004-05-12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당히라는 말에 담긴 거리의 관념이 다들 다르겠지만 전 적당히 아는 사이가 맘은 제일 편하더군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저 같은 경우는 사람을 잘 알게되면 될수록 가슴이 아련하게... 아픈게 있라구요.그 사람을 동정 하거나 그런 건 당연히 아니구요. 그래서 그런지 그냥 적당히 알고 적당히, 모르고 사는게 편하더라구요. 히히
어떤식으로 사는게 옳은 건지 한때 고민도 했지만 걍 생각나는 대로 마음 가는대로 살라구요 ~

갈대 2004-05-13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당히 알면 편하다. 적당히 알면 불편하다. 으아~

야누스 2004-05-13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보니 ...참 그렇네요...
차라리 모르는 사람이면...
인사치레로 몇마디 나누고 침묵한다면....
아...정말 괴로울 것 같네요...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