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5월 14일(금)
누구랑: 신촌파 친구들과
마신 양: 소주 한병에서 조금 더...

부제: 술자리에서

1. 로즈데이
어젠 로즈데이였다. 그래서 그런지 밤늦게까지 길거리가 사람들로 넘쳐났고, 걔중에는 화려한 꽃을 든 여자들도 많았다. 2월, 3월에 이어 솔로들에게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날이 하루 더 생겨버린 느낌. 뒤늦게 알긴 했지만, 난 잽싸게 장미꽃 두 개를 사서 여자친구 둘에게 선물했다....

2. 정치
친구들은 나까지 모두 6명인데, 나만 빼곤 모두 탄핵에 열광했던 애들이다.
A: 민아, 넌 좋겠다? 노무현 돌아와서.
B: 그러게. 좀 up 되어 보이잖아? 난 A 말만 듣고 한가닥 희망을 가졌는데.
C: 그정도 문제를 일으켰다면 스스로 물러나야지!
D: 야, 이러다 민이 삐지겠다.
나: 괜찮아. 복귀했으니까 이제 관심 끄고 술만 마실 거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조금은 갑갑했다. 정치성향이 달라도 친구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좀 힘든 일이다.

3. 식사량
신촌 고기집에서 먹은 삼겹살은 정말 환상이었다. 맛있으면 물불을 안가리는 나, 고기 중 절반 가까이를 먹은 것도 부족해, 볶아주는 밥의 대부분을 먹어치웠다. 근데 한명이 냉면을 먹는 모습이 부러워 한젓가락만 달라고 했더니 대뜸 하나를 시킨다. 겨우 다 먹긴 했지만, 이것들은 내가 씨름선수만큼 먹는 줄 안다니까.

물론 계기는 있다. 같이 강원도에 놀러 갔을 때다. 점심으로 수육을 먹고 막국수를 기다리는데, 그거만 먹자니 배가 허할 것 같았다. 그래서 부득부득 우겨서 백숙을 시켰다. 30분쯤 걸린단다. 그사이 막국수가 나오고, 애들은 그걸 먹고 다 배부르단다. 사실 나도 그랬다. 슬그머니 걱정이 되어 B에게 물었다."너 닭좀 같이 먹어주라"
B: 시러. 난 배불러.
C: 국물만 먹을게.
D: 알았어. 먹어줄게.

막상 나온 닭을 보고 난 기절할 뻔했다. 닭이 아니라 거의 칠면조 수준, B가 신났다.
"민아, 너 이제 어떡하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다리 하나를 뜯었다. 거의 사람 다리만하다. 억지로 두 개를 먹고 나자빠져 버렸다. A의 말, "다리 두 개 먹었으니 뭐 반은 먹은거네"
돈을 낸 C는 "너 땜에 예산이 초과됐잖아!"라고 투덜댔고, 같이 먹어주기로 한 D는 단 한점의 살도 안먹은 채 "닭 진짜 크다"만 연발했다. 그날 이후 애들은 모이기만 하면 닭 얘기를 하고, 나에게 "한그릇 더!"먹으라고 선동을 해댄다. 무슨 차력사가 된 기분이다.

어제도 그 선동에 밀려 너무 많이 먹었더니 배가 터질 것 같았다. 오죽하면 2차 가서 맥주를 100cc도 못마셨고, 소주 한잔 더하자는 것도 거절했다....

3. 이쁜 여자
난 이쁜 여자를 보면 '미녀다!'라고 한다. A는 깜찍이라고 하며, B는 훌륭한걸(girl), C는 이쁜이라고 한다 (D, E는 여자다). 뭐라고 부르던 나랑 A, B, C가 이쁜 여자를 동경하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맥주집을 나와서 A가 가자는 '레드망고'를 갔다. 팥빙수집인데, 거길 간 이유는 하나였다. '물이 좋거든!'
딱 들어가니 정말 젊은 여자 천지다. 자리가 날 때까지 30분은 기다렸을거다. 그동안 거길 둘러본 한 친구가 이렇게 말한다. "완전히 어항이네!!!"
위치를 알았으니 담부터 3차는 무조건 <레드망고>다.

4. 유부녀 D
D는 대책없는 시어머니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시어머니가 오셔서 옷장을 뒤지면서 "비싼 옷이 많다"고 야단을 친다든지 하면,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두 시달려서 그런지 D는 우울증으로 정신과 신세를 지기도 했는데, 한번 싸우고 난 뒤부턴 그래도 사람 사는 것처럼 산다고 한다. 그 얘기를 하면서 복받쳤는지, 소주를 벌컥벌컥 마신다.
"나 오늘 소주 처음 마셔! 근데 너무 달고 맛있다!"
혀가 꼬부라진 소리로, "우리 남편이 나한테 잘해야 돼! 맨날 시어머니 편만 들어 날 힘들게 했잖아!"
결국 맛이 간 D는 꼬장을 부리기 시작한다. <레드망고>에서 있다가 갑자기 산책을 하고 싶단다. 걱정이 되어 뒤따라갔더니, 날보고 놀란다. "어머, 민아! 다른 애들은 다 어디 갔어? 다 갔나봐? 의리없게.."
슈퍼 앞 난간에 주저앉기도 하고, 내가 사준 장미꽃이 부러지자 붙이겠다고 난리를 피우는 등 귀여운 꼬장을 부렸다. 그래도, 우리를 알게 되어 너무 좋다는 그 말은 진심이겠지? 나도 물론 그렇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panda78 2004-05-15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항... ㅡ..ㅡ
D님의 시어머니 참 대단하시군요.. 그래도 좋은 친구분들이 옆에 계셔서 다행입니다.
마태우스님, 친구분들께 장미꽃도 사드리고, 너무 좋으시네요.. (저도 주세요..^^;; )

마태우스 2004-05-15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얘기 중 일부만 옮긴 겁니다. 다 들으면 정말 가슴이 찢어지더군요. 님도 장미꽃 못받으셨나봐요?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거니, 내년부터는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주위 분들께 미리 정보를 주시는 것도....^^

플라시보 2004-05-15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님과 님의 주변인들은 미녀를 좋아하는군요. 그나저나 미인도 아니고 예쁜여자도 아닌 미녀란 말은 참으로 정겹습니다. (미남도 마찬가지겠죠?^^)
어제가 로즈데이 였다는 것을 저는 저녁 무렵에야 알았습니다. 이러다가 1년365일 전체가 무슨무슨날로 채워질까 심히 두렵습니다. 그리고 님의 먹성도 심히..하하^^

panda78 2004-05-15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이제 결혼했다고 안 주는 거 아닐까요? ^^;; 다들 알긴 알던데.. 제 주위엔 받은 사람도 준 사람도 없더라구요.. 그리고 다 챙기려면 너무나 외울 것이 많아.. ㅡ.ㅡ;;
당연한 일이지만, 친구분들이 "민아"하고 부르시나 봐요.. 마태우스님 이름 참 느낌 좋네요. ^^

nugool 2004-05-15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친구분 D님의 시어머니 굉장하군요.. 그런데도 남편이 시어머니편만 든다면??? 요새 남편이 제대로 균형을 못 잡아서 가정이 흔들리는 집을 많이 봐서 그런지.. 무조건 효자 노릇하는 거 그거 여러사람 불행하게 하더군요. 어쨌든 유부녀인 저로서는 그분이 너무 안되었네요. 그래도 마태우스님 같은 친구분이 꼬장을 다 받아 주시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음.. 이름이 너무 낭만적이시란 말이지요.. 흠흠.. 가끔 뵈었던 사진이랑...영 매치가... ^^;;)

마태우스 2004-05-15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제이름 서 민이어요. 너굴님께서는 이름과 얼굴이 매치가 안된다구요? 음..제 이름이 서막동 쯤 되어야 만족^^

nugool 2004-05-15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무슨 자책을 그리하시나요? 누가 그러셨더라? 아주 서민적인분이시라고.. ㅋㅋ ^^

연우주 2004-05-15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튼 마태우스님의 저 미녀 사랑은 앞으로도 쭉 계속 될 것 같군요! ^^

로렌초의시종 2004-05-16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시어머니 이야기를 들으니, 갑자기 저희 할머니 생각이 ㅡ ㅡ;

sooninara 2004-05-16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즈데이가 뭔가요? 나만 몰랐나봐요..ㅠ.ㅠ...
 

 

 

 

 

 

조교 때, 선생님들과 점심을 먹고 들어가는데, 뒤에서 걷던 지도교수가 이렇게 말씀하신다.
"서선생이 히프가 굉장히 크네!!"
그 후부터 난 웬만하면 뒤에서 걷는다. 그렇다고 해서 큰 히프가 어디 가는 것도 아니지만.

난 대중목욕탕에 비치된 것과 비슷한, 조그만 목욕의자에 앉아 샤워를 한다. 내가 할 때도 그렇지만, 벤지를 목욕시킬 때 십여분 이상을 쪼그리고 앉아 있는 건 내게 무리인지라, 그 의자는 여러모로 유용했다. 그런데 여동생이 그 의자를 탐을 냈다. 여동생을 주면 어떻겠냐고 어머니가 물었을 때, 내 대답은 이랬다.
"그 의자 없으면 나 평생 샤워 안해!!"
날 깨끗하게 기르고 싶은 어머님은 결국 의자를 안주기로 하셨지만, 지난주 언젠가 여동생이 갑자기 들이닥쳐 반강제적으로 의자를 가져갔다. 그냥 하나 사지...

그 후부터 난 세숫대야를 엎어놓고 거기 앉아서 샤워를 했다. 물론 체중을 완전히 싣지는 않은 채로. 그런데 오늘, 열나게 머리를 감는데 "우지끈!" 소리가 났다. 세숫대야가 쩍 하고 갈라져 버렸다. 벤지 목욕 시킬 때 유용하게 쓰던 커다란 세숫대야인데, 아쉽다. 일차적인 책임은 의자를 훔쳐간 여동생에게 있지만, 나의 커다란 히프도 공범이다.

어제, 팬티가 47장 있다는 내 발언이 화제가 됐다.
마태: 참고로 전 팬티가 47장입니다.
책나무: 마태님 정말로 팬티가 47장입니까??...세장 더사세요...50장 얼른 채워야죠...ㅎㅎㅎ
곰도리: 마태님, 부유하시군요.
난 몰랐는데, 팬티의 숫자가 부의 척도가 될 수도 있나보다. 그런데 진짜로 내게 있는 팬티가 47장일까? 집에 있는 내 팬티의 총수가 그정도가 된다는 건 맞다.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 중에서 입을 수 있는 팬티가 얼마나 되냐일 것이다. 큰 히프에 걸맞게 난 105를 입는다. 대학 때만 해도 95였는데, 슬그머니 100이 되더니, 이젠 105도 힘겹다. 아들 팬티를 사는데는 돈을 안아끼시는 우리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엄마, 110은 없어요?"
이런! 그런 사이즈는 없단다. 그럼 나보다 힙이 더 큰 사람은 어떻게 한담? 맞춰서 입나?

물론 105 정도면 입을만 하다. 하지만 메이커에 따라서 사이즈가 작게 나오는 것도 있다. 그런 팬티를 입으면 하루가 힘겹다. 행동도 영 불편하고, 무엇보다 가릴 곳을 다 가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큰 동작을 취하면 팬티가 찢어지기도 하는데, 그렇게 해먹은 팬티가 열장은 될거다.

난 어릴 적부터 삼각을 입어왔다. 삼각 이외의 다른 팬티는 생각해 본 적도 없던 시대니, 당연한 일이다. 십년쯤 전에 어머니가 처음으로 사각을 사오셨을 때, 난 한번 입어보고 고개를 저었다. "엄마, 나 이거 안입을래요. 너무 답답해요"

그러는 사이 대세가 변해, 절반 이상의 남자들이 사각으로 전환했다. 한번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 망설였지만, 눈을 딱 감고 입으니 그런대로 입을만 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삼각이 거의다 흰색이라 실수를 하면 치명적인 데 반해, 사각은 그런대로 융통성이 있다는 것. 내가 밤색 팬티를 선호하는 이유도 다 그 때문이다. 인간의 적응력이란 참 무서운 것인지라, 이제 다시 삼각을 입고는 못걸어다닐 것 같다. 상식적으로 판단해보면 통풍이 잘 되는 사각이 더 시원해야 하건만, 나는 왜 처음 사각을 입고는 답답하다고 느꼈을까? 익숙함이란 때론 당연한 상식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지금도 난 사각만을 입는다. 찢을 팬티는 이미 다 찢어져서, 더 이상 팬티가 찢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다. 지금 돌려입는 팬티만 헤아린다면 대충 십여개쯤 될거다. 그러니까 팬티 47개의 신화는 상당부분 거품인 셈. 하지만 내 속옷을 넣어두는 서랍에는 옛 추억이 어린 삼각 팬티가 가득 들어있다. 입지도 않을 팬티를 버리지 않고 놔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나도 모르겠지만, 혹시 아는가. 유행은 변하는 법이니, 다시금 삼각이 유행할지.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4-05-15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렌초의시종 2004-05-15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지도 않는데 버리시지 않는건 혹 옛 이멜다 마르코스의 수천켤레의 신발과 연관이...?^^; 농담이구요 정말이지 평소에는 우울하기 그지없는 이 비오는 주말 아침부터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내내 웃었습니다. 사실 그냥 실생활의 묘사일 뿐인데 그 리얼함이 얼마나 재밌는지 아주 정신을 놓을뻔했습니다. 그런데 이 한 마디는 꽤 깊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익숙함이란 때론 당연한 상식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역시 마태우스님이십니다. 유머와 사유의 조화! 추천하나 누르고 갑니다^^

플라시보 2004-05-15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 님의 글쓰기 소재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이제는 팬티가지고 글을 쓰시는군요. 근데 정말 105입나요? 상상이 안가서..하하^^ 여자는 아마 부인100 사이즈가 최고일겁니다. 남자는 105도 나오는군요.

마태우스 2004-05-15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초의시종님/유머와 사유의 조화라니, 그렇게 좋은 평가를 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으흐흑<--감격의 눈물...
플라시보님/님에 비하면 아직 한수 아래입니다^^ 부끄럽습니다.

2004-05-15 1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aire 2004-05-15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깨진 세수대야와 밤색 팬티... 정말 압권이군요...! ㅋㅋ

2004-05-15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4-05-15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어서 결례를 무릅쓰고 퍼옵니다. 서재 주인에게만 보기를 해주신 어떤 분의 증언입니다.
"근데요. 그렇게 절퍼덕 앉았다 깨진 대야 플라스틱 틈으로 살 낀 적 있어요. 우리 언니가요. 그거 참 위험스럽더라고요..웃자고 한 얘기가 아니라 그 때 정말 심각했는데.. "
여러분, 깨진 대야를 조심합시다!

nugool 2004-05-15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아.. 미치겠습니다. 웃다가 눈물났어요.. 깨진대야에 살끼는 거 그거 상상만 해도 움찔이군요. 정말 아프겠다!! 음.. 제 서방도 105를 입는데요, 가끔 좀 타이트한 105를 사게 되면 몇일 지나지 않아 찢어 옵니다. 110은 저도 찾아 봤는데 없더라구요. 대신 신축성 있는 소재(사각중에서도 메리야스직 소재로 만든 게 있더군요)를 사려고 노력합니다. 신축성이 있으니 좀 덜 찢어오지요.

진/우맘 2004-05-15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조심하세요!!! 방금 상상해 봤는데....깨진 대야에 엉덩이가 끼는 것은 그나마 괜찮은데....남자분들은.... 정말 아플겁니다!!!!! (생생한 장면이 떠오르는...아줌마의 비애...-.-;)

sooninara 2004-05-15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상상을 자제하세요^^ 그래도 떠오르는군요..나도 아줌마...

이럴서가 2004-05-15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덕분에... 좀더 극단적인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끔찍합니다..;

다이죠-브 2004-05-15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팬티가 찢어 질수도 있는거군요. 근데 105나 입으세요? 그렇게 안봤는데..그리고 여자사각도 있습니다. 근데 전 생각보다 안 편하더군요. 그럼^^

panda78 2004-05-15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끔찍한데 너무 우스워요(저도 아줌마)... ㅋㅋㅋ 팬티가 정말 찢어지기도 하는군요.. ^_^;;
밤색팬티... T0T 너무 웃다 눈물났습니다..

플라시보 2004-05-15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제가 체포했습니다 검은비님. 안심하십쇼^^ 오~ 그나저나 마태님은 놀라운 엉뚱인데요?(엉뚱 : 엉덩이가 뚱뚱함)으하하하~

마립간 2004-05-15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4-05-15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4-05-15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굴님/님의 부군도 저랑 비슷한 체형이군요. 전 또 저만 찢어오는 줄 알았습니다. 위안이 되네요. 신축성이 있는 팬티를 사도록 할께요.
카이레님/밤색 팬티 때문에 오해하실까봐... 자주 그러는 건 아닙니다.
마립간님/ 꽃 감사합니다. 로즈데이라서 주시는 건가요? 케잌도 있네... 잘 받겠습니다.
검은비님/상상하지 마세요!!!! 위험합니다.
플라시보님/체중조절에 실패해서 그렇게 된 겁니다. 님께선 엉뚱의 애환을 모르십니다. 으흐흑.
panda78,님, 토끼똥님/팬티 찢어진 게 신기하신가봐요? 님들두 애들 거 입으면....
진우맘님, 수니나라님/그런 끔찍한 상상을 하시다니, 두분 요즘 수상하세요!
조선남자님/팬티가 찢어지는 날이면 님과 함께 무인도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마립간 2004-05-15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승의 날, 카네이션입니다.

panda78 2004-05-15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 거 입으면 ... <-- 찢어지는 게 아니라, 첨부터 안들어갈 거 같은데,, ^^;;

마태우스 2004-05-15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아니 제가 무슨... 전 오히려 마립간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는걸요. 학교에서나 선생이지, 인터넷상에서 전 아무것도 아닙니다. 여하튼 감사합니다.

겨울 2004-05-15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도 기분도 울적했는데, 세숫대야에 앉은 마태우스님의 엉덩이를 상상하며 한바탕 크게 웃다 갑니다.^^ 그리고 남자건 여자건 팬티는 역시 삼각.

nugool 2004-05-15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마태우스님.. 죄송하지만.. 제 서방이 엉뚱형은 아닌지라..ㅎㅎ 님과 비슷한 체형은 아니옵니다. 워낙 전체적인 체격이 커서요. ^^;; 동지애를 느끼셨을텐데.. 어쩌나...ㅋㅋㅋ

마태우스 2004-05-15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굴님, 저를 두번 죽이시는군요T.T
우울과 몽상님/제 엉덩이 상상하면 성희롱입니다!!!!! 제 히프를 웃음의 도구로 삼지 말라!!!!

연우주 2004-05-15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조선남자님과 무인도에 가서 살고 싶단 말 보고 쓰러짐. 그럼 이제 우주남친에 대한 집착은 완전히 사라지겠군.. 아핫. 무인도행 추천...^^

sweetmagic 2004-05-16 0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빠 팬티는 구멍이 잘 나요~ 아무리 질 좋고 튼튼한 놈도 금방 금방 구멍이 나죠.
삼각이든 사각이든..... 엉덩이 각도 하나, 예술인 울 아빠
~ 빵구쟁이래요~~ (아빠 미안~~~ ㅠ.ㅠ;;)

찌리릿 2004-05-16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도 삼각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군대에서 고참되면 사제 사각팬티를 입는게 유행인지라 함 따라 입어봤는데.. 20여년을 입은 삼각보다 편칠 않았습니다.
하지만.. 참 좋은 것이.. 2년동안 고등학교 동창녀석이랑 같이 자취할 때도, 지금 남동생과 같이 살면서도 세탁기 돌리고 나서 "이게 니 빤스니, 저게 내 빤스니"하고 헷갈려하지 않아서 참 좋습니다. 이게 다 제 덕이지요. ^^
암튼.. 저는 삼각을 입어도 그렇게 답답하다고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데... 사각이 그렇게 편하다니 다시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생걸로 낼 아침에.. ㅋㅋㅋ

클리오 2004-05-17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일부 홈쇼핑 사이트들(c* 홈쇼핑 등..)에서 빅사이즈 특선으로 110 이상의 속옷을 판매하더군요.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
 

 

 

 

 

 

살다보면 정치인들은 우리와 좀 다른 종족인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단일민족이니 분명 우리와 같은 언어를 쓰지만, 그 언어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것과 의미가 다르며, 사고체계도 이상하다. 내가 그렇게 생각한 사례들을 적어본다.

1) 동어반복
총선 전 토론회, 한나라당 은진수 대변인이 열변을 토한다.
"지금 추세로 보아 열린우리당이 250석 정도 석권할 것 같소이다. 그럼 의회독재가 되니 야당에도 표를 주시오"
손석희: 그러니까 거여견제론을 말씀하신 거군요?
은진수: 그게 아니라, 열린우리당이 의석을 너무 많이 가지면 안된다는 얘기죠.
"호형호제를 허락하노라"라고 했을 때,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데 호형호제가 무슨 소용입니까?"라고 말했던 개그맨 김학래가 떠오른다. 은진수 뿐 아니라 정치인들은 "그게 이말이죠?"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예"라고 하지 않고 그전에 했던 말을 반복한다.

2) 일단 부인하고..
한보 때 5천만원을 받은 혐의가 포착된 김덕룡 의원, 대번에 부인한다. "그런 일은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다. 이건...음모다!"
하지만 검찰에서 증거를 들이대니 할수없이 시인한다. "아깐 음모라고 하셨잖아요?"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이다. "내가 안받았다고 한 적은 없소. 그리고 내가 말한 음모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 음모가 아니오"
경선불복으로 대선에 나올 때마다 추궁을 받는 이인제 의원, 그냥 "내가 잘못했습니다"라면 될 것을 "내가 한 것은 경선불복이 아닙니다. 전 다시 경기도지사로 돌아가 열심히 봉사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저를 그렇게 놔두지 않아서...."

3) 아예 애매하게...
나중에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려면 아예 애매하게 하는 게 좋다. 이걸 가장 잘한 사람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었는데, 그의 담화문은 무슨 말인지 종잡을 수 없는 문구로 가득하다. 그런 사람은 지금도 많다.
"내가 꼭 밥을 먹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안먹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밀가루 음식을 먹었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밥이 중요한 건, 그게 식사이기 때문이다"

4) 봉창을 뚫는다
-탄핵 가결 직후, 박관용 국회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대한민국은 전진해야 합니다" 그는 그게 아주 멋진 말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난 그게 그 상황에서 할 소린가 싶다. 탄핵 소추가 기각된 판국이니 박관용은 이런 말을 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의 전진은 실패했습니다!"
-평소 의정활동에 관심이 없던 윤한도 의원, 국정감사 때 TV 카메라가 오니까 갑자기 주머니에서 무를 꺼내들고 장관에게 묻는다. "이 무가 바로 농민들의 피와 땀입니다!" 누가 뭐래나? 그가 입은 옷도 노동자의 피와 땀인 것을...

5) 쓸데없이 어려운 말을 쓴다
-김종필이 아니었다면 난 '몽니'라는 좋은 말이 있는지 몰랐을 게다. 그의 말처럼 자민련은 매번 몽니를 부려 정부의 개혁을 갈지자로 만들었다.
-탄핵이 가결된 이후 김영삼은 '사필귀정'이라고 했다. 그가 그 말 뜻을 알고 했다고 믿는 사람은 유감스럽게 많지 않다.
-박재순(로렌초의 시종님이 지적해주셨는데, 김재순이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국회의장이 재산이 너무 많은 게 드러나 촉출당하자, '토사구팽'이란 말을 했다. 그 덕분에 많은 이들이 그 4자 성어를 알게 됐지만, 수백억대의 재산이 있는 사냥개가 과연 있을까?
-97년의 정권교체 후 민주당 모 인사는 '권불십년'을 이렇게 정의했다. "권력은 적어도 십년은 간다는 뜻" 후후, 그의 말처럼 되긴 했지만, 자라나는 애들은 많이 헷갈렸을게다.

그밖에.. 자신의 뜻을 국민의 뜻이라고 우기는 것, 걸핏하면 "군사독재 시절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고 우기는 기억의 빈혈, 검찰이 수사만 하면 "야당탄압" 운운하며 동정심을 유발하는 것, 믿고싶은 것만 믿는 사고의 편리함 등등 정치인들은 참으로 희한한 특징들을 가졌다. 원희룡이나 남경필, 송영길같은 소장파 정치인들은 좀 낫지만, 그래도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 어제 하루 글을 못썼다. 지금은 그 한을 풀고 있는 중이다. 여러개를 쓰면 하나는 좋아야 하는데, 다 되지도 않는 글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로렌초의 시종님은 이러셨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글을 하루에 쓰냐"고.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하는 일이 없으면 그렇게 될 수 있다. 오늘 내가 한 긍정적인 일은 무슨 자료를 작성해 교학과에 갖다준 것 뿐이고, 그거 말고는 계속 글을 쓰고 있다. 정말이지 시간이 없어 글을 못쓴다. 오늘 술만 안먹으면 열편도 쓸 것 같은데...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4-05-14 1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4-05-14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열정이십니다님. 이 속도로 나가면 열흘만에 책 한권인들 못쓰겠습니까. 하하^^ 허나 놀라운 것은 양이 아니라 질입니다. 다작을 하면서도 작품마다 수준급이시니..역시 책은 아무나 내는게 아니었습니다.

갈대 2004-05-14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니' 사전에서 뜻 찾아서 열심히 받아적었습니다.
몽니 : 심술궂게 욕심 부리는 성질. 예) 몽니를 부리다
출저 : 동아 새국어사전(전자사전에 있음..-_-;;)

▶◀소굼 2004-05-14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례지만
[-박재순(로렌초의 시종님이 지적해주셨는데, 김재순이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국회의장이 ]
이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박재순과 김재순에서 헷갈리고 있어요^^;

계란말이 2004-05-14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글 올리시는 것도 매우매우 좋은 일입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강의준비를 제대로 안하고 강의를 할 때가 있다. 내가 하는 강의준비란 어떻게 하면 애들을 좀 웃겨볼까 하는 거지만, 준비가 부족하면 유머도 잘 안된다. 학생들이 갑자기 무서워지고, 억지로 짓는 내 미소는 비굴해 보인다. 누군가 엎드려 자는 포즈를 취하거나, 하품을 해버리면 더더욱 땀이 난다. 반면 준비가 잘 된 경우엔 애들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멋진 강의-내 딴엔-를 할 수 있다. 애들과 호흡도 맞고, 애드립도 어쩜 그리 적절히 구사되는지.

예비군복을 입으면 사람이 이상해지는 건, 그 군복에 마법이 있어서는 아니다. 그 옷을 입으면 고통스러웠던 2년여의 기억들이 떠올려지고, 이유없는 반항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스스로 택한 게 아니라 억지로 끌려간 것도 억울하고, 군 생활 중 겪어야 했던 기합과 구타의 기억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금같은 시간에 예비군 훈련에 동원되어 시간을 죽이는 것도 아깝기 그지없다. 사람들은 그래서 예비군복만 입으면 퇴행을 한다. 아무 곳에나 소변을 갈기고, 걸음도 이상하게 걸으며, 통제에 전혀 따르지 않는다. 이렇듯 불만에 가득찬 사람들을 다독이면서 수업에 참여시키려면 몇배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예비군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별로 그런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강사로 초빙되는 사람들 중 귀가 솔깃할 얘기를 한 사람을 난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들어온, 북괴에 대한 위협을 과장하고, 주한미군이 없으면 큰일난다고 하고-이게 틀렸다는 게 아니라, 너무 오래 들어온 얘기라는 거다-투철한 안보관을 가져야 하는데 지금 젊은이들은 안보의식이 해이해서 큰일이라고 한다. 그런 얘기를 하고 있으니 만사 귀찮은 예비군들이 자버리는 거다.

어제 온 교관도 그랬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에 대해 한시간을 얘기했다. "북한과 우리를 비교해 보면...같은 민족이니 인적 자원은 똑같고, 지하자원은 북한이 많다. 그런데 왜 우리는 잘살고 그 나라는 못사느냐(북한의 굶주리는 실상을 십분간 얘기함). 그건 북한이 공산주의고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택하기 때문이다. 60년대까지만 해도 북한이 더 잘 살았지만, 70년대에 비슷해지고, 80년대에 역전이 된 것은 그런 이유다. 공산주의를 택한 나라들이 다 망했지 않느냐"
가장 극악한 독재가 행해지던 70년대, 80년대를 논하면서 자유민주주의 운운하는 것도 어이가 없지만, 더 한심한 것은 공산주의의 반대말을 자유민주주의로 알고 있다는 것. 정말이지 파워포인트로 근사하게 뽑은 슬라이드가 아깝다. 이런 강의를 하면서 안자길 바라는 게 이해가 안가지만, 그는 강의 중간중간 자는 애들보고 일어나라고 했고, 조교들은 돌면서 애들을 깨웠다. 그도 인간이니 우리가 자기 강의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텐데, 왜 해마다 그런 쓰잘데기 없는 얘기를 하는 걸까. 김병조가 나오는 안보 동영상도 최첨단 미디어가 부끄럽게 옛날 얘기만 하고 있다. 그런 동영상을 만들 돈이 있다면 용천에나 보내지. 도대체 그런 예비군 훈련을 왜 하는 걸까 언제나 의문스럽다. 그걸 할수록 국가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는 느낌인데 말이다. 하려면 제대로 하든지-이리저리 굴려 가면서...-이런 식이라면 예비군 100개 대대가 있어도 적 특공대 10명을 막지 못할 것 같은데...

71년 대통령 선거에 나온 김대중은 향토예비군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때였다면 그게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예비군을 폐지하기엔 너무 많이 왔다. 예비군 훈련 때문에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 너무도 많아졌으니까. 지금 예비군 동대장은 십몇대 일의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할 정도로 인기 직종이 되어 버렸다. 없앨 수 없다면, 제대로라도 했으면 좋겠다. 수많은 돈을 써가면서 국가에 대한 불만만 증폭시키는 현재의 방식은 문제가 있다. 언제나 그렇지만, 훈련이 끝나고 차비 3천원을 받는 심정은 복잡다단했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로렌초의시종 2004-05-14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에 장문의 글을 몇편씩 올리는 그 경지가 정말이지 신기(神技)에 가까우십니다~! 돈들여서 국가에 대한 불만을 야기하다니, 혹시 예비군이란 제도 자체나, 그 창설 동기가 우리나라를 그런 식으로 붕괴시키기 위한 북한의 계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 지금 내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지?- 듭니다 ^^; & ㅡ ㅡ

플라시보 2004-05-1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예비군 훈련을 하면 3천원을 주는구나. 몰랐어요. 근데 민방위 훈련은 언제부터 하시죠?

마태우스 2004-05-1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쵸의 시종님/하하, 정말 북한의 계략인지도...하지만 북한이 못쳐들오는 건 예비군 때문이라고 예비군 대장이 그러더군요.
플라시보님/왜 자꾸 절 민방위로 모는 것입니까!!! 저 4년차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향후 3년간 더 예비군으로 살아야 합니다!!

바람꽃 2004-05-14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들러 읽고만 갔는데 오늘은 꼭 글을 쓰고 싶네요.  글 잘 읽고 있답니다.

저도 조금 긴장되던걸요.  팬이 많다는 걸 기억하세요.


찌리릿 2004-05-14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년 전만 하더라도 마지막 문단의 "없앨 수 없다면, 제대로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말에 소스라치게 놀랐을겁니다. 저도 98년도에 국방부 홈페이지와 한겨레에 독자기고로 "없앨 수 없다면, 제대로라도 하자!"고 글을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다음해 동원예비군 들어갔더니.. 빡세져도 보통 빡세진게 아니었습니다. ^^

원래는 밤에 고스톱도 치게 해줬는데.. 그것도 안된다고 그러고, 밤에 통닭이랑 소주도 마음껏 시켜먹었는데 1개 내무반당 소주 수를 제한을 하고, 교육시간도 꼬박꼬박 지키고, 조는 것도 맘대로 못하게 하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후회를 했습니다. 물론 제가 올린 글 때문만은 아니었을테지만요. ^^

그래서 "예비군 훈련 제대로 하자!"는 예비군 스스로의 건의를 정말 두려워했습니다.

예비군 훈련을 받으면서 하릴없이 죽치고 멍하니 앉아있을 때면.. 이 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비애가 느껴지죠. ㅠ.ㅠ

현실적으로 폐지가 어렵다면 야비군 훈련 기간을 대폭 축소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올해부터 시간이 좀 줄었는걸로 알고 있는데...

메시지 2004-05-14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예비군훈련장에서 조교로 근무했습니다. 성질 다 버렸습니다. 예비군복만 봐도 치가 떨리게 싫었습니다. 그리고 다짐을 했죠. 내가 예비군이 되면 조교말 잘 듣고, 모범 예비군이 되겠다고. 나름대로 그렇게 훈련받드려고 노력을 했었는데 어느새 전 민방위가 되었네요. 쩝...

진/우맘 2004-05-14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그러니까 이 글은, 본인이 민방위가 아니라는 사실의 증빙자료?
 

 

 

 

 

 

학교공부 이외에 스스로 공부를 시작한 것은 중학교 때부터다. 중학교에 입학한 뒤 처음 맞은 중간고사, 늘 하던대로 수업 때 들은지식을 가지고 시험을 보려고 했다가, 아무래도 불안해서 노트를 보니 하나도 모르겠다. 그래서 집구석에 앉아 공부를 시작했다. 눈으로 보면서 외웠다. 다음날 시험을 보고나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공부 안했으면 큰일날 뻔했다" 그 다음부터는 시험 기간 중에는 공부를 했다. 첫시험 성적표를 아버님께 보였더니 "이래서 대학 가겠냐"고 하셨다. 시험 전날이라도 공부를 안했었다면, 아버진 아마도 기절하셨을 것이다.

중2 때 우리 담임은 쓰면서 공부를 하라고 하셨다. "연습장에다 책을 통째로 베껴라. 외워질 때까지 베끼고 베껴라!"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편이었던 나, 그때부터 난 쓰면서 공부를 시작했다. 어찌나 열심히 썼는지 시험 기간이면 볼펜 심 하나가 하루에 닳았고, 연습장은 이틀이면 작살이 났다. 쓰면서 공부하는 습관은 고3 때까지 날 지배했는데, 내 엄지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은 언제나 굳은 살이 박혀 있었다. 대학에 들어와 정신없이 놀다보니 엄지손가락의 굳은살이 점차 없어졌는데, 난 그게 참 서운했었다.

대학에 다닐 때, 어디선가 이런 기사를 읽었다. "쓰면서 공부하면 머리가 나빠진다" 조그만 기사였지만, 내게 미친 충격은 컸다. 갑자기 내가 살아온 나날이 부정되었다. 그렇구나, 내가 그래서 머리가 나빴구나. 내가 세 번 반복해야 남들이 한번 한 만큼의 성적을 올렸던 것도 다 그때문이구나. 그 후부터 난 자를 대고 책에다 줄을 치며 공부를 했다. 줄을 치지 않고 그냥 읽어도 되지만, 공부한 흔적을 남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날 지배했다. 그건 점차 발전되어 형형색색의 형광펜으로 줄을 긋기 시작했다. 그렇게 채색된 책을 보고 있노라면, 외워진 건 별로 없어도 마음은 뿌듯했다. 그때의 난 일종의 예술가였던 것 같다.

나중엔 매사가 귀찮아졌다. 애용하던 조그만 자를 난 번번히 잃어버렸고, 형광펜도 자꾸 쓰니까 색도 이상해지고, 빨리 닳았다. 그때부턴 그냥 빨간 플러스펜으로 자도 안대고 줄을 그었다. 어쨌든 공부한 흔적은 남겨야 하니까. 내가 공부한 흔적을 물끄러미 보던 친구의 말이다. "야, 넌 왜 '그러나' '하지만' 같은 조사에다 동그라미를 잔뜩 그려 놨냐?" 그렇다. 난 줄 치는 게 목적이었지, 뭐가 중요한지는 내게 의미가 없었나보다. 어쨌든 그 버릇은 지금도 남아, 공부에 관련된 책이 아니라도 줄을 치며 읽는다. 그래서 좋은 점? 우선 열심히 읽은 것 같아 기분이 좋고, 어디까지 읽었는지 확실히 알게 되어 좋다. 어려운 책 같으면 당췌 읽었는지 안읽었는지 모르겠을 때가 많은데, 빨간 줄이 있으면 그전 내용을 이해했냐 아니냐에 관계없이 그 다음부터 읽는다. 언젠가 술을 마시면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내용은 하나도 모르겠는데 삐뚤빼뚤 책에 줄만 북북 그어져 있어 속상했었다. 그 후부터 술먹고 책읽는 짓은 안한다. 어찌보면 그건 음주운전만큼 나쁜 게 아닐까?

줄을 치느라 난 가방에 빨간색 플러스펜을 잔뜩 가지고 다닌다. 내가 가방을 꼭 끌어안고 다니는 걸 의아해한 내 친구가 가방 검사를 했을 때, 플러스펜 빨간색이 열세자룬가 나와서 애들이 놀란 적도 있다 (그밖에 부채랑 맥주병 따개가 있다는 것에도 신기해했다). 뚜껑을 워낙 잘잃어버려 플러스펜을 다 쓰면 뚜껑만 모으는데, 그렇게 모인 뚜껑도 열 개는 되는 듯싶다. 아무튼 내가 다 읽은 책을 보면 정말 개판이다. 책 본문에는 화살표와 동그라미, 밑줄 쫙, 이런 것들이 난무하고, 책 맨 뒷장을 보면 글쓸 소재, 리뷰 쓸 때 참고할 쪽수, 읽으면서 내가 느낀 소감들이 어지럽게 씌여져 있다. 이런 흔적들도 다 나의 소중한 추억이 되는지라, 더더욱 애착이 간다.

옛날에 검은비님으로부터 책을 한권 받은 적이 있다. 소문과 달리 너무도 책을 깨끗하게 보셨던데, 그런 분들을 보면 존경심이 인다. 난 책의 정신이 나눔에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가진 생각을 독자들과 나누는 게 책이니까. 그러니까 읽은 책을 다른 이에게 조건없이 나눠주는 분들은 책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것일게다. 내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건 내가 책을 소장하는 데서 만족을 느끼는 인간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내 책들이 남들에게 읽히기엔 너무 더러워서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weetmagic 2004-05-14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밑줄 그으면서 보는데요..빨간색 펜 대신 하늘색,연두색, 그리고 보라색(라일락색) 색연필을 사용합니다. 밑줄 그어도 예쁘구요.. 처음 읽을 때는 무슨색 그다음 읽을 때는 무슨색.... 메모는 연필로 합니다. 지우고 고칠 수 있게요. 그렇게 읽은 책은 정말 제것 같답니다. 더러 제 책... 갖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구요 ㅋ..그러면 그사람 얼굴이 진심인지 아닌지 살짝 보고 그냥 줍니다. ^^

아영엄마 2004-05-14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마태우스님 훈련 마치고 오시더니 어느새 이렇게 장문의 글들을 올리고 계신대요?
저희도 고등학교 때 연습장이 쌔카매지도록 공부한 흔적을 몇 장씩 제출하는게 숙제였었죠.. 거의 공부를 하는게 아니라 시커멓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 되었으니..참~
공부할 때는 저도 색색의 형광펜, 볼펜을 동원했는데, 그 이외의 책에는 절대 손 안댑니다. 책이 깨끗한 것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글씨가 엉망이라서 책 망칠까봐...^^*
요즘 알라딘이 참 분주해요.. 서로 보내주고 받고~ 나누는 정이 넘치는 곳..
저도 동참해야 하는디... 님보다 더 '책을 소장하는데 만족을 느끼는 인간'이라서인지 책을 다른 분께 선물하는 것이 쉽질 않군요. 하하~^^;;

비로그인 2004-05-14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언젠가 다른 분의 서재에서~
마태우스 님은 책을 읽으실 때...책 뒷장에 책 내용에 관한 메모를 하신다는 말씀을 읽은 기억이 나요..
저도 책을 그다지 깨끗하게 읽는 편이 아닌지라...
밑줄에...느낌표에, 의문부호에...포스트 잇 덕지덕지 붙여가며, 난리도 아니죠. ^^*
글고, 음....검은비 님..존경스럽네요. 저 같은 경우는 한 번 보고 내팽개쳐 어디에 두었는 지도 모르는 책들을 다 끌어 안고 살고 있거든요..
책 나눔이라... 좋은 얘기 듣고 갑니다~
글고, 뒷모습이 더 자신 있으시다구요? ^^*

진/우맘 2004-05-14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마태님 책도 검은비님 책 만큼이나 기대되는군요. 언젠가는 욕심을 버리고 방생을 계획해 보시길....(설마, 책 장 사이에 코딱지는 안 끼워 놓으셨겠지?)

2004-05-14 1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갈대 2004-05-14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벽증인가 봅니다. 책에 줄은 커녕 물 한 방울도 안 묻도록 조심하니 말이죠. 보통 제가 한 번 본 책은 새책이나 다름 없습니다. 나도 메모를 해봐?^^

2004-05-14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누아 2004-05-14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대생들의 특징? 의대생인 제 고등학교 후배도 색연필을 통째로 들고 다니며 책에 표시를 하던데...우리 집 오빠가 공부를 잘해서 그 비법을 훔치고자 오빠의 교과서를 본 일이 있었습니다. 책에 아무 표시도 없고, 제가 봐도 중요하지도 않은 단어에 파란 볼펜으로 동그라미가 쳐져 있었습니다. 너무 궁금해서 물었더니 파란 볼펜으로 칠해 놓은 것은 시험에 틀린 거라구요. 아무 표시 없는 책에 동그라미 하나 있으면 절대 못 잊어버린다고. 그러나 틀린 게 한두 개가 아닌 저는 그 방법을 쓸 수 없었답니다.

starrysky 2004-05-14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북크로싱'이라던가요. 그게 유행이잖아요. 자기가 다 읽은 후 남에게도 읽게 하고픈 책을 골라 '이 책은 여행중입니다. 읽으시고 다시 여행을 떠나보내 주세요' 등등의 메모를 써서 지하철이나 공원벤치 등 사람이 많은 장소에 둬서 다른 사람이 가져가게 하는 거요. 멋진 아이디어고 재미도 있을 것 같아 저도 해보려고요. ^^ (걱정이라면 혹시 아무도 안 가져가서 지하철 청소하시는 분이 죄다 걷어가 태워버리시면 어쩌나.. 하는 거죠. -_-;) 근데 마태우스님은 북크로싱 하시면 '아, 이거 마태우스님이 보시던 책이구나!' 하는 게 금세 들통나겠네요. 저는 갈대님처럼 책은 무조건 깨끗이 봐야 한다고 생각해서 표지에 접힌 자국도 안 나게 조심조심 들고 읽는 편이지만요. ^^

▶◀소굼 2004-05-14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밀키웨이님의 '북크로싱'은 꽤 구미가 당기는데요. 메모엔 간단히 이메일이라도 적어서 계속 누적을^^;음 생각 좀 해봐야겠군요.

*^^*에너 2004-05-14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갈대님하고 비슷해요.^^

클리오 2004-05-14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겨레21에서인가 그 북크로싱에 해당하는 '프리 유어 북' 운동을 펼치고 있지요.. 그냥 '방생'하는 것이 아니라, 책 주인이 그 책의 이동경로를 알 수 있답니다. freeyourbook.com 인가... 에서 자세한 것을 알 수 있지요... 무엇이든 나눈다는 거 참 좋은 일 같아요...
그리고 첨 글을 쓰지만, 마태우스 님의 서재. 정말 제 삶의 활력소랍니다. 많이 감사합니다.

가을산 2004-05-15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생때는 마태님처럼 공부할 처지가 못되어서 볼펜심 한개를 하루에 쓴다든지 하는 전설은 못만들어보았어요.
대신 대학생때는 색연필과 형광펜을 애용했습니다. 우리 과 친구중에는 - 저도 가끔은 불편했는데 - 필요한 특정 색깔의 색연필이 없으면 공부를 하기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밑줄치는 색깔로 그 정보의 내용 분류나 중요도 표시를 하는거였으니까요.
그래서그런지 요즘도 중요부분은 학생처럼 밑줄쳐가며 보게 됩니다. 비록 색깔과 관계 없이 아무 연필이나 펜이나 하나만 있으면 족하게 되었지만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