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부처님 오신날, 엘지랑 삼성의 경기를 보러갔었다. 엘지가 5-4로 이긴 경기였는데, 경기 내용은 재미있었지만 어느 팀도 응원하지 않는 나로서는 매우 초연하게, 한번도 안일어나고 경기를 봤다. 내가 엘지를 응원했다면 정말 재미있었을텐데...

잠실 야구장에는 선수들이 나오는 문이 있는데-당연하지! 문이 없으면 어떻게 나오나?-경기 후에는 선수들을 보려는 팬들이 잔뜩 모여든다. 언젠가 한창 잘나가던 김상호를 거기서 본 적이 있다. 나이도 나보다 어린 것이 키는 머리 하나가 더 컸고, 선글라스를 낀 채 여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야구를 했었으면 좋았을 것을, 이란 생각을 그때 했다.

그런데 엊그제 보니 선수들이 다른 문으로 나오는 모양이다. 삼십분이면 샤워까지 끝낼 시간이건만, 이것들이 안나온다. 누구 비슷한 사람만 보면 와 하고 뛰어가고 그랬는데, 진필중이 나왔다. 한창 때에 비해 공의 위력이 많이 떨어져 불쇼를 심심치않게 벌이던 바로 그 진필중, 그날 경기에서는 의외로 깔끔하게 세타자를 범타 처리해 기분이 좋을 법도 하지만, 그는 싸인을 해달라는 팬들의 요청을 물리친 채 승용차에 올랐다. '야, 그놈 참 성질 더럽네' 하고 생각했는데, 일말의 양심은 있는지-엘지의 승리를 날린 게 몇 번인데 싸인도 못해주나?-차 안에 타서 사인을 해준다.

조금 있으니 유택현이 나왔다. 내 기억이 맞다면 그는 주사위를 잘못던져 이상훈을 놓친 두산이 울며 겨자먹기로 1지명에 고른 바로 그 선수다. "자존심이 있지 이게 뭐냐?"고, 두산이 제시한 적은 계약금-3천만원 정도였을거다. 이상훈은 1억8천?-에 불만을 터뜨리던 기억이 난다. 좌완으로 빠른 공을 던지지만 컨트롤이 불안한 유택현은 결국 두산에서 받은 적은 계약금만큼의 활약도 못한 채 엘지로 트레이드되었는데, 지금도 원포인트 릴리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워낙 나오는 선수가 없다보니 그에게도 팬들이 새까맣게 몰렸는데, 그는 수줍게 웃으면서 싸인을 해줬다. 그때, 어디선가 "박용택이다!"라는 함성이 들렸다. 팬들은 무정하게 유택현을 버리고 박용택에게로 뛰어갔다. 엘지의 신세대 스타 박용택, 2년차-3년차인가?-임에도 벌써 엘지의 중심타선을 꿰차고, 얼굴도 제법 잘생긴 그, 팬들은 비로써 기다린 보람을 찾았다.

한참을 싸인을 하던 박용택은-사진도 같이 찍고 그랬다-이제 그만 하자며 탈출을 시도하다 제지당했고, 또다시 "정말 가야한다"고 하다가 또다시 붙잡혔다. 사람들이 싸인을 받아도 안가고 버티는데다, 사람들이 계속 몰리니 끝이 없을 것 같았다. 언뜻 본 그의 팔뚝은 내 허벅지만했는데, 저런 팔뚝이 있으니 그리도 힘찬 스윙을 하는 것일게다. 아무튼 박용택은 열나게 사인을 해주다 갔는데, 내가 너무나 놀란 것은 진필중이 그때까지도 차 안에 앉아서 싸인을 해주고 있었다는 거다. 처음 기세로 보아서는 성의없이 몇 개만 해주고 갈 것 같았는데. 진필중이 결혼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차 옆에는 그의 애인으로 보이는 멋진 여자가 도도하게 앉아 있었다. 야구를 할 걸, 하는 생각을 또다시 했다. 그나저나 어제 경기에서 진필중은 9회에 동점 홈런을 맞음으로써 엘지가 기아에게 역전패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마무리투수가 언제나 잘할 수는 없고, 팬들도 그건 인정하겠지만, 진필중의 최근 성적은 그런 피치못한 사정을 뛰어넘는 듯하다. 이게 다 두산에서 지나치게 혹사한 때문이니 누굴 탓하겠는가. 훗날 진필중이 감독이 되면, 제발 선수들 좀 혹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나친 혹사로 일찍 옷을 벗은 이상훈도 그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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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6-05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보니 주간 서재순위가 10위로, 안정권이다. 9주 연속 5천원을 타는 건 시간문제다. 음하하하.

밀키웨이 2004-06-05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구선수들 혹사당하는 거 어제오늘 일이겠습니까?
마태님은 응원하는 팀이 없으세요?

지는 열렬한 두산팬이옵니다.
제가 5학년때 프로야구가 창설된 이래로 지금까지 죽~~사랑은 변하지 않는다를 외치고 있습니다.
시즌 초 죽을 쑤던 두산이 요즘 2위까지 올라가는 등...호호호
그래서 기분이 좋습니다.
진필중의 최근 성적은 저도 참말로 거시기~~합니다....ㅠㅠ
+
옛날에는 야구장에 가서 열심히 파도도 탔었는데 아이고....옛날이여~~ 노래가 나오네요.

마태우스 2004-06-05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밀키웨이님, 저 두산 팬이어요! 너무 반갑습니다. 제가 오비라거만 먹는 이유도 다 그거 아닙니까. 음하하.
작년을 망치고, 좋은 선수를 다 방출해서 올시즌 기대를 안했는데, 2위라니 저도 놀랍습니다.

밀키웨이 2004-06-05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마음마!
정말요?
아하하하 너무너무 신납니다!

앗싸!!

저도 오비라거만 마십니다요

마태우스 2004-06-05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뵜을 때부터 보통 분이 아니다 싶었는데 역시나....
문의사항이 있습니다. 제가 산을 안마시고, 참이슬을 마시는 게 늘 죄스럽습니다.
소주도 두산 걸로 바꿔야 할까요?

진/우맘 2004-06-05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주 연속이요? 지난 주에 31위 하셨잖아요. 지기님은 빼고 산정해서 주던가요? ^^

메시지 2004-06-05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인천에 있었던 관계로 요즘 더 유명해진 삼미슈퍼스타즈의 팬클럽이었죠. 그러면서도 mbc청룡의 김재박, 해태타이거즈의 한대화, 삼성라이온즈의 장효조 선수를 좋아했죠. 지금은 뭐 특별히 응원하거나 좋아하는 선수가 없어요.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서 응원팀을 정하고 경기를 봐요. 그나저나 야구장 한 번 가고 싶네요. 사실 어렸을 때 삼미와 해태 경기를 보러간 것이 마지막이네요. 가끔 일요일에 있는 사회인 야구대회도 구경하는데 어떤 때는 프로경기보다 훨씬 재미있어요ㅣ

밀키웨이 2004-06-05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소주까지 산이나 청하로 바꿔주시면 더 좋겠지만서도
술 마셔본 분들의 의견이 술은 역시 진로가 짱이라고 하시더만요.

그러니 두산의 대표음료인 오비라거만 마셔도 용서가 되지 않을까요? 히히히


마태우스 2004-06-05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당시 6위인가에 있었던 알라딘 편집팀이 5천원권을 안받겠다고 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가 받았죠! 다 진우맘님 덕분입니다. 하핫.
메시지님/사회인 야구 말이죠? 제가 소속된 팀이면 모르겠지만, 선수들을 전혀 모르니 저는 재미없을 것 같은데요? 언젠가 케이블에서 중계해주는 결승전을 잠깐 봤는데, 수준이 장난이 아니긴 합디다.
밀키웨이님/감사합니다. 오비라거를 좀 더 열심히 마시겠습니다. 말 나온 김에 오늘도 몇캔 사다가 마시고 잘까봐요.

호밀밭 2004-06-05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필중 결혼했다고 들었는데요. 이런 말은 그렇지만 진필중의 운은 다한 느낌이 조금 들어요. 메이저 리그에 간다고 했을 때 못 간 것이 마음의 충격으로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마무리 투수들은 마운드에 섰을 때 타자들에게 오늘 게임 안 되겠다는 느낌을 줄 만큼 배짱과 자신감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진필중에게는 그런 기가 조금 부족해 보여요. 전 현대 팬이지만 진필중이 멋있다고 느꼈던 적도 있는데 요즘 모습은 좀 안타깝네요.
이상훈의 돌연 은퇴는 조금 선수에 대한 실망감이 들어요. 그가 팬을 생각한다면 시즌 중에 이렇게 그만둘 수는 없을 텐데 싶어요. 혹사당했다는 느낌도 있지만 지금 시즌은 본인 불만 때문에 야구를 그만두는 것 같아서요.

진/우맘 2004-06-05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역시, 주최측이 받는 건 좀 나쁘죠, 그죠?

마태우스 2004-06-05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밀밭님/음..그럼 그 여자가 부인인가봐요. 이상훈에 관해서는 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진우맘님/그럼요! 나쁘죠!!

starrysky 2004-06-06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편집팀이 알라딘 대주주님을 물 먹이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서재쥔장들에게서는 동정표를 얻으시고, 8주 연속 상금(?)도 타시고.. 2배로 좋으셨겠어요. ^^ (야구에는 관심이 없어 딴소리만..;;)

sooninara 2004-06-06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비원조 팬인데..그리고 밀키님..지금 오비라거는 두산거 아니예요..외국계 회사에 팔렸어요..이름만 오비죠..그리고 저도 오비라거 좋아해요^^

kimji 2004-06-07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엘지팀 선수,라는 제목이어서 놓친 페이퍼였는데, 이 곳에서 두산팬들을 뵙네요^>^
반갑습니다. 원조오비, 오비라거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 정말 기쁩니다! ^>^

마태우스 2004-06-07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imji님/와! 반갑습니다. 두산 팬들이 이렇게 암약하고 있다니요!!
sooninara님/역시 님은 제 좋은 친구에요! 그래서 두산이 2위를 달리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따금씩 가족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게 된다. 가장 많이 부딪히고, 가식 없는 참모습을 어려서부터 봐온 탓이다. 가족 구성원들에 대해 좋아하면서도 짐스러워하는 양가감정을 갖는 건 그래서 흔한 일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후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도 있는데, 내가 바로 그렇다. 난 여동생과 그다지 친하지 않다. 어느 정도냐 하면, 거의 7년간을 집 밖에서 만나도 아는 체조차 안하고 살 때도 있었다. 그녀도 자신이 정의라고 주장을 하겠지만, 내가 보기엔 그녀가 악, 내가 선이다. 이런 곳에다 동생에 대한 비난을 하는 건 그렇게라도 해야 맘 속의 답답함이 풀릴 걸 기대해서일테고, 한편으로는 내 편이 좀 되어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기준-부모형제간의 우애가 깊은-에 비추어 코멘트를 날린다. "그래도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물씬 풍겨요!"라는 식으로. 잘 모르는 사람의 동생에게 "정말 나쁘네요!"라고 하기는 쉽지 않을 거다. 그렇긴 해도 "동생들은 다 그렇죠 뭐! 제 동생은 더해요"라는 코멘트를 보면 힘이 빠진다. '아, 이 사람은 내가 동생 때문에 얼마나 괴로워하는지 알지 못하는구나' 하는 마음에서. 밖에서 자기 가족을 욕하는 건 사실 팔불출이나 하는 짓이지만, 오늘도 난 팔불출이 되어 보련다.

1. 필요할 때만...
여동생이 아침부터 할머니에게 열나게 전화를 했다. 투표를 하고 모임에 가신 할머니가 전화를 받지 않자 엄마에게, 심지어 나한테까지 전화를 했다. 그녀가 할머니에게 전화를 하는 경우는 딱 한가지 이유밖에 없다. 애를 봐달라는 부탁을 하려고.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오랜 기간 간병할 때, 그리고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병원에 가셨을 때, 여동생이 할머니를 찾은 적은 내가 알기에 없다. 그래도 할머니는 여동생이 말만하면 부리나케 달려가 한창 말썽을 피울 애 둘을 봐주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의 상주하다시피 했는데, 요즘은 필요할 때만 부르니 좀 낫긴 하다. 그게 워낙 자주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난 할머니를 여동생 집에 모셔다 드렸는데, 할머니는 오늘밤 거기서 주무시면서 애들을 보셔야 할 것 같다.

전에 말했듯이, 내 외삼촌-할머니의 아들-은 이십여년 째 직업이 없다. 최근에는 공인중개사 시험을 본다고 몇 년을 허비한 것만 봐도 그리 능력있는 사람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할머니가 십여년 전에 들어놓은 교육보험까지 어느새 써버린 걸 보면, 가장으로서도 그리 높은 점수를 주고싶지 않다. 그래도 삼촌이니까 난 기본적인 예의는 갖춘다. 하지만 여동생은 뭐가 그리도 잘났는지 아예 안면을 깐다. 거의 인간 취급도 안한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오십이 다 되어가는 삼촌이 여동생이 자기를 너무 무시한다고 불만을 터뜨리기까지 했으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갈거다.

하지만 여동생은 아쉬울 때면 삼촌에게 뭔가를 시킨다. 얼마 전엔 새벽 6시에 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삼촌에게 오전 동안 자기 운전기사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란다. 자기는 낯짝이 있으니 직접 전화를 못하는 모양이지만, 그렇다고 후안무치하지 않은 건 아니다. 내가 누군가를 그렇게 무시했다면, 난 그에게 죽으면 죽었지 아쉬운 소리를 못할 것이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그래야 되는 거 아닌가? 같은 환경에서 자랐는데 어쩜 이렇게 다른지, 인간성이란 건 환경보다 유전자에 더 좌우되는 것인가보다.

2. 심지어는...
여동생이 나쁜 거야 우리 가족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 웬만한 일에는 그리 놀라지 않는다. 그저 "걔라면 그럴 수 있지"라고 하고 만다. 그래도 동생은 이따금씩 날 놀라게 한다.

요즘 여동생이 엄마한테 용인에 좋은 땅이 있다고, 투자를 하라고 계속 보챈 모양이다. 3천만원만 내면 금방 몇배로 뛴다고 하면서. 하지만 그돈이 있으면 어머님이 왜 마이너스 통장을 주렁주렁 차겠는가. 안된다고 거절했다. 물론 동생은 화를 냈다. 왜 그랬을까? 진실은 이렇다. 여동생이 최근 부동산 업자에게 속아 용인에 땅을 샀다. 사놓기만 하면 금방 몇배로 오르니, 잽싸게 팔면 된다고 했단다. 하지만 땅값이 오르기는커녕 본전에도 팔지 못하게 되자 초조했던 모양이다. 부동산에 전화해서 사기꾼이라고 욕도 하고, 싸우기도 무척 싸웠단다. 결국 손해를 볼 수 없다고 생각한 동생은 어머니에게 그 땅을 떠넘기기로 하고 집요하게 땅을 살 것을 권유했던 거다. 아, 정말 악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꼭 몇 명을 살해해야만 악인은 아니다. 날 몇 년간 힘들게 해놓고서 한마디 사과조차 안한 그녀, 2001년 아버님이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아마도 난 그녀와 지금껏 모른체를 하고 지냈을 거다. 하지만 다시 말을 트고나니 영 귀찮은 게 많고, 안면을 까던 옛날이 그리워지기까지 한다. 알면 알수록 손해인 사람, 그게 내 동생이니까.

3. 셀피쉬
우리 누나가 미국에 있을 때, 여동생은 애를 할머니에게 맡기고 한달간 미국에 건너갔다. 누나가 그랬다. 애들이 한국 과자를 먹고 싶으니, 조금만 사오라고. 여동생은 물론 그냥 갔다. 과자가 얼마나 비싼지 모르지만, 돈이 없다면서 짜증까지 냈단다. 다른 언니들은 다 그냥 오라고 하는데, 왜 뭘 사오라고 귀찮게 하냐고 했단다. 과자를 목놓아 기다리던 조카들은 당연히 실망을 했다. 조카들의 반응을 본 동생은 "멋진 로보트를 사주겠다"고 둘러댔지만, 자기 물건 사기에 바쁜 나머지 그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만다. 커다란 가방 두 개를 빈 채로 가져온 동생은 미국에서 열심히 산 물건들을 가방 가득히 채워 한국에 왔다. 미국서 2년간 살아 영어를 제법 잘하게 된 내 조카들은 여동생 얘기만 나오면 "selfish!(이기적인)"라고 말을 하며, 자긴 이모가 너무 싫단다. 열 살짜리 아이로부터 미움을 받는 여동생, 그녀가 과연 자신이 주장하는 것처럼 '선'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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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6-05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동생께서 정말 너무 하는군요..라면 마태우스님이 기분나쁠래나?
저도 우리 오빠-엄마는 빚더미 안고 한숨만 쉬고 있는데 자기 생각 거슬린다고 툭하면 직장 때려 치운 울 오빠.. 내 일은 내 알아서 하꾸마..로 끝인..ㅠㅠ-때문에 하도 속이 상해서 가족들을 생각 안하고 자기 생각만 하는 사람은 정말 싫어요. 피가 섞인 가족이면 뭐하나요, 서로를 아껴주고 배려해주고 희생할 줄 알아야 진정한 식구죠..

파란여우 2004-06-05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집마다 한 명씩은 있더라구요... 에휴..저녁 먹으려고 하다가 언치겠다..^^;;;

groove 2004-06-05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저희집에도있어요!! 정말 화이팅이에요..저도 엇비슷한 그런걸 느끼고있걸랑요 신경끌래야 끌수없는게 가족간의 뭐 거시기한...윽!

밀키웨이 2004-06-05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족은 이래저래 늘 계륵입니다.
타인처럼 속시원히 떨쳐버릴 수 있으면 시원키나 하죠.
모른 체 하면 모른 체 하는 만큼 신경쓰이고
가족이니까...싶으면 또 그만큼 신경쓰이고.

마태님.
사람은 누구나 베푼 만큼 받으며 사는 겁니다.
여동생분께서 지금 무지하게 이기적이시고 가장 가까운 가족들에게마저 이리 대하시면...
저는 나중일이 안쓰럽네요.
예, 진짜루 그녀가 안쓰러워요.

물론 그분은 제 이런 마음을 알면 코웃음을 치시거나
아니면 열받으시겠지만요.


갈대 2004-06-05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집마다 한 명씩만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게요. 저희는.. 하나, 둘, 셋...-_-;;
전에 어떤 님에게 위험한 생각이라고 일갈을 당했지만 '거짓의 사람들'을 읽은 저의 견해로는
마태우스님의 동생분은 악하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좀 위로가 되나요? ^^;

진/우맘 2004-06-05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ㅏ.....2번은 정말 심했습니다. 나라면 울 엄마에게 안 그럴, 아니 도저히 못 그럴 것 같은데. TT
혹시, 친딸 맞나요?(죄송...-.-;)

panda78 2004-06-05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심하네요.. 엄마에게 떠넘기려고 하다니.. 대단하신 분이군요.
그리고 세상에 과자가 몇 푼이나 한다고.. 에휴,,,
마태우스님.. 마태우스님은 정말 좋으신 분인데... 여동생분은 왜 그러신대요?

로렌초의시종 2004-06-05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관용의 드넓음을 세삼 절감하며......(사실 저희 아버지도 그렇게 참고 사신답니다^^;) 난 언제나 저렇게 참고 또 참을 수 있을까. 아무래도 군주론을 한번 더 읽어야겠다. 어떻게든 참고 살려면......

겨울 2004-06-05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사람과의 해법은 그저 '업'이지 하세요.

nugool 2004-06-06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키웨이님께서 말씀하신 계륵...그 말이.. 참 와 닿습니다. 어쨌든 가족이란 인연때문에 해결이 안됩니다.... 이곳에 나마 이야기를 푸신 마태우스님 심정이 이해가 가네요.그래서 저는 여기 서재가 좋아요.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아는 사람들이 제 서재를 영원히 몰랐으면도 싶구요.. 아니면.. 이런 얘기 어디서 한답니까!! 기운내시구요. 그래도 여동생분 결혼도 하신 걸 보면.. 그래도 그분, 나름대로의 장점이 분명히 있으신 분일거예요. 그리고 아이들의 엄마이시니.. 언젠간 정신 차리시겠죠. 언젠가.. 친정에 설거지 거리를 잔뜩 남겨 두고 간 여자형제분 얘기(혹시 누님만은 아니셨겠죠? ^^;;)를 읽고 그때 부터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starrysky 2004-06-06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고 저도 덩달아 제 여동생 욕 좀 하려고 했었는데 다 읽고 나니.. 음.. 제 동생은 천사꽈입니다. -_- (죄송해요)

LAYLA 2004-06-06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땐 귀엽고 빛나는(?) 어여쁜 자녀이건만 어른이 되면 다 왜그럴까요. 우리집어른들을 보면..유산 비슷한 공돈 몇백만원이 생기자 그것도 바득바득 나누자고 우기더군요. 할머니가 버젓이 살아계신데. 자기 틀니하는데 써야 한다나..- _ - 불쌍한 할머니/// >_<

호랑녀 2004-06-06 0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외국에 있는 조카들한테 과자 보내줘야겠당~
감사합니다.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한 번도 안한...(나두 나쁜 이모가 되기는 싫은데)

플라시보 2004-06-06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골때리는 여동생이군요. 그렇게 안하무인인데 여태 아무에게도 테러를 당하지 않고 살았다는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특히 자기가 손해볼 땅을 엄마에게 팔아 넘기려고 하는것과 10살짜리 아이에게도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겼다는 부분에서는 두손 두발 다 들었습니다. 우리 집안도 만만치 않은 콩가루인지라 저도 이런 글을 쓸때 남들이 '그래도 님이 참으세요'라는 코멘트를 보면 조금은 서운한 기분마저 듭니다. 님의 말씀처럼 여기에다 쓰는건 위로를 받고 싶다는 마음도 한쪽 구석에는 분명히 있는 거거든요. 아무튼 나쁜 여동생 덕분에 님의 고생이 많으십니다. 여동생이 다소 정신적 충격을 받더라도 철이 드는(적어도 자기가 싫은건 남도 싫다는 것 정도는 아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가을산 2004-06-06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씩 저런 사람이 있는데, 본인은 전혀 잘못된걸 느끼지 못하는 게 문제입니다.
제 1년 후배가 비슷했는데요, 그친구가 인턴 하던 해에는 매일 저녁이면 '*** 시리즈'라고 해서 그날의 엽기행각이 온 병원에 전해지곤 했어요. 그러면서 본인은 어쩜 그리 당당한지...
그친구가 레지던트 지원할 때, 물론 반기는 과는 하나도 없었죠!
그럼에도 피부과인가 안과인가? 하는 인기과를 지원했다가 거절당하자, 부모님이 찾아와서 과장에게 행패 부리고, 나중에는 실력으로도 안되자, 다른 중소병원의 안과로 지원했답니다.
나중에 들리는 소식은, 그친구가 이사장 아들을 꼬셔서 결혼에 성공! 했다는 성공신화였습니다.
모두들 '계라면 그럴 수 있고말고!' 라고 고개를 끄덕거렸답니다. ^^

sooninara 2004-06-06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친구도 만만치 않군요.성공신화 맞네요..
동생분은 이혼도 안하고 잘 사시니 그것도 용합니다..아마 남편분이 여동생과 비슷한가 보네요^^ 형제라서 가족이라서..저도 상처가되는 형제가 있어서인지..이글보면서 속이 부글부글 끓는군요..

마태우스 2004-06-07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쥴님/와! 저를 바르게 살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는 쥴님이다! 가족한테 있을 때 잘하라는 말씀 같은데, 제 해석이 맞습니까?
수니나라님/님도 그런 분이 하나 있다구요? 흐음... 저만 그런 게 아니라는 생각이 갑자기..
가을산님/그런 사람이 결혼해서는 잘 하는지가 궁금해요. 제 여동생을 보면 일관되게 못하던데...
플라시보님/님의 격려는 언제나 제게 큰 힘이 됩니다.
호랑녀님/빨리 보내세요. 참고로 전 홈런볼을 좋아해요.
LAYLA님/돈 앞에는 가족도 없는 냉엄한 현실이 슬퍼요.
starry sky님/님이 제 동생 덕분에 위안이 되었다니 기쁩니다.
너굴님/그래도 동생을 좋게 봐주려는 님의 착한 마음씨에 고개가 수그러집니다. 퍽!<-- 목 꺾이는 소리.. 글구 아는 사람들이 여기 안들어오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아직까진 성공이어요.
우울과몽상/제가 전생에 나쁜 일을 많이 했나 봅니다^^
로렌초의시종님/전 마음이 좁아서 관용을 못합니다. 이렇게 고자질하고 있는데 관용이라뇨. 그저 속상할 뿐...
판다님/사실 저도 나쁜 놈입니다. 말을 안해서 그렇지...
진우맘님/그쵸? 2번은 너무 심했죠?
갈대님/갈대님은 셋이나??? 대단하십니다. 차차 얘기해 주세요!
밀키웨이님/전 안스럽진 않거든요. 그저 안마주치고 사는 게 목표에요.
파란여우님, 그리고 groove님/집집마다 제 여동생같은 사람이 하나씩 있다면...아, 정말 한국은 무서운 곳....
아영엄마님/그래요, 가족일수록 더 배려해주고 사랑해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죠...
 

 

 

 

 

 

일시: 6월 3일(목)
누구와?: 딴지일보 사람들과
마신 양: 맥주--> 소주, 겁나게 취했다.

부제: 인터뷰

삶에 있어서 내겐 어떤 뚜렷한 원칙이라는 게 없다. 어쩌면, 있는데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지 못하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이룬 게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나란 놈은 다른 사람이 궁금해할 그런 사람은 결코 아니다. 학교 와서 일 조금 하고, 인터넷에 글쓰는 거 주로 하고, 밤에는 술을 마시는 단조로운 삶에 궁금할 게 뭐가 있담? 인터뷰란 특정한 개인을 드러내는 좋은 방법이지만, 난 그리 좋은 인터뷰 상대가 아닌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주엔 세 번이나-이메일 인터뷰를 포함해서-인터뷰를 했다. 매우 희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월요일에는 모 잡지의 '젊은 과학자' 시리즈, 목요일에는 딴지일보와 흥신인터뷰를 했고, 금요일에는 나를 좋게 봐주신 어떤 분의 추천으로 알라딘에 관한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내가 했던 말들을 대충 헤아려 적어본다.

월요일: 취재기자로 하여금 죄를 짓게 만든 인터뷰였다. 이전에 인터뷰를 한 '젊은 과학자'들이 신의 손이라 불릴만큼 연구를 잘했다면, 과히 젊지도 않은 난 실험이라고는 남들 다 쉽게 하는 것조차 결과가 안나오기 십상이었으니까. 게다가 실험실은 좀 깨끗한가. 일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아침부터 설쳤지만, 사진기자 분의 마음에 들기엔 역부족이었다.
"비이커 좀 더 갖다 놓으세요. 거기다 물도 담고..." "저 접시도 몇 개 더 있으면 좋겠는데..."
내 사진은 그렇게 조작되었다.

참고로 취재기자 분은 '서민의 법칙'에 관심을 보였다. 내가 하는 건 물론이고 일부만 참여하거나 심지어 보고만 있어도 실험 결과가 잘 안나온다는 그런 법칙 말이다. "그런 게 어디 있어!"라고 핀잔을 줬던 모 교수도 나와 일년을 같이 있더니 그 법칙을 인정했다는... 기자의 말이다. "서민의 법칙, 그거 깨셔야죠!" 얼떨결에 "네"라고 대답을 했지만, 내 이름이 들어간 법칙을 내가 깨면 마음이 아프지 않을까?

목요일: 딴지일보에 나를 인터뷰해달라고 하는 요청이 이따금씩 있었단다. 계속 무시했는데 꾸준히 들어와서 할수없이 하기로 했단다. 그런 경우는 십중팔구 한명이 아이디를 바꿔가며 메일을 보내는 것일텐데, 누굴까?

원래 알던 기자가 인터뷰를 해서 아주 편안했는데, 내가 딴지에 연재했던, 그래서 책으로 출간되었던 건강동화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기자: 책은 많이 나갔나요?
나: 그럼요, 제가 한 400권 샀죠! 음하하하.
기자: 다른 작가들도 다 그러나요?
나: 여기저기 돌려야 하니, 다들 한 100권 정도는 살걸요? 그래도 저처럼 많이 사는 경우는 드물 거예요.
기자: 왜 사라고 안하고 돌리는 거죠?
나: 제 책을 누가 사겠다면 굉장히 미안해요. 그래서 그냥 제가 주겠다고 해버리죠..

금요일: 알라딘에 관한 인터뷰였다.
기자: 알라딘 마을이 여타 인터넷 동호회와 다른 점이 무엇입니까?
나: 인터넷을 하다보면 익명을 빙자해서 무례한 말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알라딘 분들은...일정 수준 이상이 되는 분들이 주를 이룹니다. 그 중에는 제가 감히 범접할 수 없을만큼 글을 잘쓰는 분들도 많구요. 그분들의 글을 읽으며 배우는 게 아주 많습니다. 게다가 알라딘에는 따뜻함이 있습니다. 누가 속상하다고 하면 위로나 격려가 줄을 잇고, 잘된 일에는 수많은 축하가 따릅니다... 속에 있는 얘기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지요.
기자: 서평을 쓰실 때 특별히 유의하시는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나: 소설의 경우 줄거리를 노출시키지 않도록 하는 거죠. 줄거리 빼고 뭘 써야 하는지 난감했는데요.... 책과 관련된 경험이랄지, 책에서 느낀 점 등을 쓰고 있어요. 에세이나 인문사회과학 서적 같은 경우는 인상깊은 구절을 인용해서 거기에 대한 제 소견을 쓰기도 하구요. 참고로 전 알라딘에서 서평을 잘 못쓰는 사람으로 낙인찍혀 있답니다. 
기자: 서평 블로그의 활성화에 대해 의미 부여를 한다면?
나: 제가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친구를 사귈 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너무도 좋은 분들을 알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지요. 그곳이 아니었다면 제가 어디서 그런 분들과 무더기로 친구가 될 수 있었겠어요? 기자님도 해보시면 아마 푹 빠지실 걸요
기자: 기사에 선생님의 본명을 써도 되는지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나: 제가 맨날 알라딘에서 글쓰는 거 들키면 안되니, 본명보다는 그냥 닉네임인 마태우스를 써주시면 안될까요?

일도 잘하면서 알라딘을 평정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지막 말을 하면서 느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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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엉가 2004-06-05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님의 글을 읽을때마다 님의 맴이 굉장히 따시다는 것을 느낀다.^^^

비로그인 2004-06-05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쫙쫙쫙!! 마태우스님도 좋은분이예요~ ^^(아직 잠이 덜깼나~^^::)

로렌초의시종 2004-06-05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쓰한 마태우스님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그런데 정작 술 드신 이야기는 거의 없네요???

진/우맘 2004-06-05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마태님....이심전심....
마지막의 그 이메일 인터뷰는 저도 했거든요? 그런데, 기자님이 우리의 메일을 받아 보시고는 심각한 표절의혹(?)에 고민하셨을 듯...어쩜 그리 저랑 똑같은 말씀을 하셨담??^^

갈대 2004-06-05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같은 질문을 던진 기자의 책임이 크죠^^;

*^^*에너 2004-06-05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뜻하고 배려심 깊은 분일꺼 같아요. ^^

마냐 2004-06-05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언젠간 저두 마태우스님 인터뷰를 해보고 싶어요. 넘 재밌을 거 같구...인터뷰에 취해서 술도 거나하게...ㅋㅋㅋ

플라시보 2004-06-05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근데요. 님 주변 사람들은 전부 마태우스라는 별명을 알고있지 않을까요? 마태우스하면 서민. 서민하면 마태우스 이런식으로..^^

호랑녀 2004-06-05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딴지일보 총수가 방송진행을 한다던데, 방송에는 안 나가시나요? 혹시 나가시게 되면, 꼭 미리 말씀해주세요 ^^

panda78 2004-06-05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요, 마태우스님, 마태우스라는 닉네임은 어디서 나온 거에요? @.@
물만두님이 궁금해 하히던데.. 혹시 물만두님의 추측대로 "테리우스라고 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고"? ^^;;;

chaire 2004-06-05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 님의 마태우스 님 인터뷰 찬성!^^ 그리고 판다 님, 마태우스 : 마침내 태어난 우리들의 스타, 라는 뜻의 줄임말이구요, 아마 대학교 때 조교장 하던 시절에 붙은 별명이라지요..^^

아영엄마 2004-06-05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인터뷰도 줄줄이 하시는군요.. 음... 혜영이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서재에 영 안들리시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아셨대요? ^^;; 병원갔더니 급체(소화불량)인 것 같다니 음식 조심하면서 수분 보충에 신경써 주면 될 것 같다네요.

마태우스 2004-06-05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어머나, 제가 님 서재에 얼마나 자주 가는데요!! 그리 말씀하심 섭하죠^^
카이레님/대신 대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님같은 고수가 그런 일을 하시니 제가 너무 황망합니다.
panda78님/전 저를 잘 알기 때문에 테리우스라고 자신을 주장하는 망발은 결코 하지 않습니다. 자꾸 그러심 판다님을 '전지현이다'라고 해버릴 겁니다!!
호랑녀/호호, 사실은 나가고 있지만, 절대 말 안하겠습니다. 워낙 못해서 언제 잘릴지 모르거든요.
플라시보님/님의 격려는 언제나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마냐님/님과 술을 마실 수 있다면, 제 영광이겠죠. 하지만 님은 이미 은퇴하시지 않았나요?
에너님/제가 서재에서 만드는 이미지에 속지 마옵소서. 사실은 그리 좋은 놈이 아니랍니다. 에너님이야말로 깜찍하고 착한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갈대님/제게 인터뷰하는 사람 중 진짜 궁금해하는 걸 묻는 분이 없더군요. "일 하나도 안하면서 안잘리는 비결이 뭐유?"
진우맘님/우리 생각이 같다는 건, 다른 알라디너 분들도 다 마찬가지라는 소리구, 높은 충성도를 입증하는 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로렌초의 시종님/술일기는 술을 통해 사회를 보는 겁니다. 음하하하. 딴지 인터뷰 때문에 술을 마셨다는 얘기죠. 호호.
폭스바겐님/님이야말로 정말 좋은 분이죠!! 적이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는 마태우스.
책울타리님/님의 코멘트를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합니다. 형님!

클리오 2004-06-05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데없이 출현입니다만, 가끔씩 님들의 글만 훔쳐보는 저로서도, 옆 사람과 알라딘의 좋은 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 이라든가 '책 읽는 사람들의 품성' 등에 대해 이야기한답니다. 다들 그런 비슷한 마음이 있기에, 알라딘 따뜻한 사람들만 모이는거겠지요.. 다른 게시판들은 들어가기가 두렵답니다. ^^

nugool 2004-06-06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겁나게 취하기 전에 있었던 일들이죠? 그뒤에 어떤 인터뷰가 더 있었는지는... 음... ^^;; 친구들이 와서 한잔하고 우르르 몰려가고 남은 술 끌어 모아 마시면서 이제 서재 순방입니다..ㅋㅋㅋ 음.. 이거 마태우스님께 나날이 애정이 생겨가는데요? ^^;;;

마태우스 2004-06-07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lio님/원래 제가 인터넷에서 쌈질만 하는 전사였는데요, 여기서 살다보니 화초로 변했어요.
nugool님/저두 너굴님께 나날이 애정이....^^
 
 전출처 : panda78 > 워터하우스 3 - 약간 수정

     5. 잠과 그의 형제 죽음



     두 소년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죽음의 신 타나토스Tanatos와 잠의 신 힙노스Hypnos이다. 이 두 형제의 어머니는 밤의 여신이다.

     양귀비를 들고 있는 소년이 힙노스인데, 양귀비는 모르핀의 원료가 되어 환자에게 통증을 완화 시키며 잠을 깊이 들 수 있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힙노스를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 탁자 위의 피리는 어린시절의 행복을 상징한다. 배경의 향로에서 나오는 연기는 잠들거나 죽어감을 의미하며,  그 곳이 얼마나 고요하고 침범할 수 없는 곳인지를 말해 준다, 죽음이라는 것은 잠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휴식이다.

     로마식으로 보면 잠의 신 힙노스는 솜누스(여기서 불면증이라는 단어 인솜니아 Insomnia가 나왔다), 죽음의 신 타나토스는 모르스이다.

 

6. 티스베

      세미라미스 여왕이 통치하는 바빌로니아 안에서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청년은 퓌라모스였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처녀는 티스베였다. 두 사람의 양친은 이웃하여 살고 있었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자주 내왕했다. 그리하여 이 친구 관계는 마침내 연애로 발전하였다. 두 남녀는 서로 결혼을 하고 싶어했으나, 부모들이 반대했다.
    그러나 부모들도 금할 수 없었던 것은, 두 남녀의 심중에 서로 같은 정도로 사랑의 불꽃이 타오르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몸짓이나 눈짓으로 서로 속삭였고, 남몰래 속삭이는 사랑인 만큼 그 불꽃은 더 강력하게 타오르는 것이었다. 두 집 사이의 벽에는 틈이 나 있었다. 벽을 만들 때 어떤 과실로 인해 생긴 것이다. 이제까지 아무도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으나, 이 연인들은 그 틈을 발견했다.
 
    사랑이 무엇을 발견하지 못하겠는가! 이 틈이 두 사람의 말의 통로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달콤한 사람의 속삭임이 이 틈을 통해서 서로 오갔다. 퓌라모스는 벽 이쪽에, 그리고 티스베가 벽 저쪽에 대고 섰을 때(그림), 두 사람의 입김은 뒤섞였다. 그들은 말했다.
    "무정한 벽이여, 왜 그대는 우리 두 사람을 떼어 놓는가. 그러나 우리는 결코 그대의 은혜를 잊지 않는다. 우리가 이렇게 사랑의 속삭임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도 다 그대의 덕택이니까."
     이와 같은 말을 그들은 벽 양쪽에서 속삭였다. 그리고 밤이 되어 이별하지 않으면 안될 때에는 더 가까이 갈 수가 없었으므로, 남자는 남자 쪽 벽에다, 여자는 여자 쪽 벽에다 대고 키스를 했다.
  

      다음날 아침, 새벽의 여신 에오스[오로라]가 밤하늘의 별을 추방하고 태양이 풀 위에 내린 이슬을 녹일 때, 두 사람은 같은 장소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자기들의 무정한 운명을 한탄한 끝에 마침내 한 계책을 꾸몄다. 다음날 밤 모든 가족들이 잠들었을 때 감시의 눈을 피해 집을 나와서 들판으로 가기로 하였다. 그리고 마을의 경계선 너머에 있는 니노스의 무덤이라고 부르는 유명한 영묘가 있는 곳의 나무 밑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 나무는 흰 뽕나무였고 시원한 샘 곁에 있었다.

    모든 것이 합의된 후, 그들은 태양이 물 밑으로 내려가고 밤이 그 위에서 떠오르기를 고대하였다. 마침내 티스베는 얼굴을 베일로 가리고, 가족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집을 빠져나와 약속한 곳에서 약속한 나무 밑에 앉아 있었다. 저녁의 박명 속에 외로이 앉아 있으려니까, 거기에 한 마리의 사자가 나타났다. 방금 무엇을 잡아먹었는지 입에서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물을 마시려고 샘물 가까이 다가왔다. 그것을 보자 티스베는 달아나 바위 틈에 몸을 숨겼다.

   그런데 달아날 때 그녀는 쓰고 있던 베일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사자는 샘에서 물을 마시자 다시 숲 속으로 돌아가려고 몸을 돌이키다 말고 땅 위에 떨어져 있는 베일을 보자, 피묻은 입으로 그것을 휘둘러 마침내 찢어 버렸다.
     퓌라모스는 늦게서야 약속한 장소로 다가갔다. 그리고 모래 땅에서 사자의 발자국을 발견했다. 그 순간 그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잠시 후 그는 갈기갈기 찢어진 피투성이 베일을 발견하였다. 그는 부르짖었다.
"오, 가엾은 티스베여. 그대가 죽은 것은 나 때문이다! 나보다도 더 살 가치가 있는 그대가 먼저 가다니, 나도 그대의 뒤를 따르겠다. 그대를 이런 무서운 장소에 오도록 해놓고 홀로 버려 둔 내가 잘못이다. 오라, 사자들아, 바위 속에서 기어나오너라. 그리고 이 죄많은 놈을 너희들의 이빨로 물어 뜯어라."
퓌라모스는 베일을 손에 들고 약속한 장소로 가서 나무를 무수한 키스와 눈물로써 적셨다.

"나의 피로 너의 몸을 물들이리라."
그는 칼을 빼어 자기의 가슴을 찔렀다. 피가 상처로부터 샘솟듯 흘러내리자, 그것은 뽕나무의 하얀 열매를 붉게 물들게 했다. 피는 땅 위에 흘러 뿌리에 미치고 그 붉은 빛깔은 줄기를 타고 열매에까지 올라갔던 것이다.
 
     그 때까지 티스베는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러나 연인을 실망시켜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조심조심 걸어 나왔다. 그리고 불안한 마음으로 젊은이를 찾았다. 위험에서 벗어난 저 무서운 얘기를 빨리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속한 장소로 왔으나, 뽕나무의 열매 색깔이 빨갛게 변한 것을 보고는 그곳이 약속한 장소일까 하고 의심했다. 그녀는 잠시 주저하다가, 빈사상태에 있는 어떤 사람의 모습을 발견했다. 티스베는 깜짝 놀라 물러섰다. 전율이 그녀의 몸을 스쳤다. 그것은 마치 잔잔한 수면 위에 일진의 바람이 지나갈 때 일어나는 물결과 흡사했다.  티스베는 그 사람이 자기 연인임을 알자, 외마디소리를 지르며 자기가슴을 마구 쳤다. 그리고 숨이 다 넘어가는 그를 얼싸안고 상처에 눈물을 쏟으며 싸늘한 입술에 수없이 키스를 퍼부었다. 그녀는 부르짖었다.

 
   "오, 퓌라모스, 이것이 어찌된 일입니까. 말 좀 하세요. 퓌라모스, 이렇게 외치고 있는 것은 당신의 티스베예요. 오오, 제발 그 늘어진 머리를 들어 줘요!"
   퓌라모스는 티스베라는 말을 듣고 눈을 떴으나, 이내 감아 버렸다. 티스베는 피에 묻은 자기 베일과 칼이 없는 칼집을 발견했다.
    "자결하셨군요. 그것은 내 탓이예요."  하고 티스베는 말했다.

      "이번만은 나도 용기가 있어요.   나의 사랑도 당신의 사랑 못지않습니다. 나도 당신의 뒤를 따르렵니다. 모두 나 때문이니까요. 죽음이 당신과 나 사이를 갈라 놓았으나, 그 죽음도 결코 내가 당신 곁으로 가는 것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불행한 부모님, 우리 두 사람의 청을 물리치지 마소서. 사랑과 죽음이 저희들을 결합시켰으니, 한 무덤에 묻어 주시옵소서. 그리고 뽕나무야. 너는 우리들의 죽음을 기념해 다오. 너의 열매는 우리 피의 기념이 되어 다오."

    이렇게 말하면서 티스베는 칼로 자기 가슴을 찔렀다. 티스베의 양친도 딸의 소원을 받아들였고, 신들도 또한 그것을 옳다고 여겼다. 두 사람의 유해는 한 무덤에 묻혔다. 그이래 뽕나무는 오늘날까지 새빨간 열매를 맺게 되었다.

---------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중

      

뽕나무 열매



혼디우스   <퓌라모스와 티스베>  - 죽어가는 퓌라모스를 발견하는 장면
                                             

7. 프시케  (Psyche)

     ‘영혼’ 또는 ‘나비’를 뜻하며,  영어로는 사이키로 읽는다. 미술 작품에서는 흔히 나비의 날개를 가진 형상으로 묘사된다. 정신병을 뜻하는 psychois는 프시케에서 유래한 말이다.
 
     어느 왕국의 세 공주 가운데 막내로서 미모가 빼어나, 미의 여신 비너스 (그리스 :  아프로디테)의 질투를 받았다.  비너스는 아들인 사랑의 신 큐피드(그리스 :  에로스)에게 프시케를 이 세상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사람의 품에 안기게 하라고 시켰다. 그러나 큐피드는 프시케의 미모에 빠져 부부가 되었다. 큐피드는 프시케에게 완전한 어둠 속에서만 만날 수 있으며, 자신의 모습을 보려고 하면 영원히 헤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동생을 시기한 두 언니는 프시케에게 남편이 괴물일지도 모르니 밤에 그의 얼굴을 확인해 보라고 부추겼다. 마음이 흔들린 프시케가 등불을 밝히고 살펴 보니 침상에서 잠자는 사람은 바로 아름다운 사랑의 신이었다. 이 때 등불의 기름이 어깨에 떨어져서 잠에서 깨어난 큐피드는, 프시케의 불신(不信)을 꾸짖고는 떠나버렸다.
    
     프시케는 남편을 찾아 각지의 신전(神殿)을 돌아다니다가 비너스가 있는 곳에 이르렀다. 비너스는 여러 종류의 곡식이 섞인 곡식더미를 하룻밤 사이에 한 알씩 가려 내라거나, 황금으로 된 양털을 가지고 오라는 등의 시련을 주었다. 비너스는 프시케가 갖가지 시험을 통과하자 하데스의 아내이자 지하세계의 여왕인 페르세포네의 처소로 가서 아름다움이 담긴 상자를 가져 오라고 시켰다.
     상자를 손에 넣은 프시케가 호기심에 상자를 열자 그 안에 들어 있던 죽음의 잠이 프시케를 뒤덮었다.  이 때 큐피드가 나타나 구출한 뒤 주피터(그리스  :  제우스)에게 어머니를 설득하여 노여움을 풀어 달라고 간청하였다. 주피터는 비너스에게 이들의 결합을 설득하였고 마침내 비너스도 둘의 결혼을 허락하였다. 프시케는 신들의 음료인 넥타르를 마시고 불로불사의 생명을 얻었으며, 큐피드와의 사이에서 희열을 상징하는 볼룹타스라는 딸을 낳았다.
                      
                                                                황금 상자를 열어 보는 프시케
 
                       
큐피드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프시케
 
그럼 다른 화가들의 프시케를 보시죠.
 
우선 같은 라파엘 전파 화가였던 레이턴 경의 <프시케의 목욕>
프시케가 목욕을 하는 장면은 안 나왔는데.. 목욕하는 미인을 그리고 싶었나 봅니다.
 
 
다음으로 이야기 순서에 따라 다른 그림들을 보시죠.
 
 

다비드(J.L)-Cupid & Psyche
날이 밝자 몰래 빠져나가는 큐피드의 모습. 활과 날개가 보이시죠? 이렇게 신분을 알려 주는 물건이나 동물 등의 표식을 '어트리뷰트' 라 하더군요.
 

제라르 <큐피드와 프시케>
프시케 위에 날아다니는 나비가 보이시지요?
 

작자 모름  (안 알려진 게 아니라 제가 모를 뿐입니다. ^^;;)
어린 아이의 모습을 한 큐피드가 특징적이군요. 지금 언니들의 부추김을 받은 프시케가
등불을 들고 남편의 모습을 확인하고 있는 중입니다.
 
작자 모름. 역시 확인 중이죠?
 


작자 모름.  <믿음이 없는 곳에 사랑도 없다> --- 기름이 떨어져서 깨어난 큐피드가 프시케를 꾸짖으면서떠나가는 장면.

 


절망하는 프시케

그렇지만 거듭된 실수에도 불구하고 결국 큐피드는 프시케를 데리고 하늘로 올라가죠.


카노바 <큐피드와 프시케>

페르세포네가 준 상자를 열어보고 (워터하우스의 그림), 죽음의 잠에 빠진 프시케를 깨우는 큐피드의 모습인 듯.

작자 모름.

나비 날개의 프시케 표정이 참 행복해 보이네요.


부그로 -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는 프시케.. ㅡ.ㅡ;;

 큐피드의 화살을 만지는 프시케



부셰 <큐피드와 프시케의 결혼>  

올리고 보니. 워터하우스의 그림이 아닌 것들이 더 많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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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6-04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들의 미술 교육을 책임지는 panda78님이 내 건의를 받아들여 체계적인 미술강의를 시작하셨다. 첫번째 주제가 워터하우스로, 내가 이번에 퍼온 것은 벌써 세번째 시간이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가서 강의 들읍시다. 참고로 시험도 봅니다^^

진/우맘 2004-06-04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저 작자미상의 큐피트는...어린 것이...-.-;;;
 

 

 

 

 

 

우리집엔 어머니와 나, 그리고 벤지가 산다. 나도 그렇지만 어머니도 꽤나 바쁘신 편이라, 내가 7시에, 어머니가 8시에 나가시고 나면 벤지 혼자서 집을 봐야 한다. 그러다보니 소포를 받는 게 '일'이다. 중요 우편물은 4층에서-우리집은 5층이다-받아주곤 하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지 영 미안하다. 특히나 책 주문을 자주하는 나는 죄의식까지 가질 정도가 되어 버렸다.

모닝365의 지하철역 배달을 부러워하던 나는 내가 주로 거래하는 알라딘에서 편의점 배달을 시작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이젠 더 이상 4층에 미안해할 일이 없는데다, 우리집 근처에는 편의점이 여러 군데 있었으니까.

하지만 첫 번째 편의점은 실패였다. 매번 신분증을 확인하는 건 그렇다 치자. 문제는 조회를 해야 한다면서 날 몇분씩 세워두는 거였다. 술에 취해 헬렐레하는 날 확인이 안된다면서 십오분이나 붙잡아둔 적도 있었다. 그런 게 너무 짜증이 나서 홧김에 다른 편의점으로 주소를 옮겨 버렸다. 그 편의점 아저씨, 정말 화끈했다. 책을 찾으러 오라고 친히 전화를 해주는 것도 마음에 들고, 두 번째 가니깐 신분증 확인도 안했다(이게 당연한 거 아닌가? 내가 난데...). 더 좋은 건 그전 아저씨가 그렇게 정성을 들이던 '조회'를 안하는 거였다. 그런 거 안하냐고 물어보니까 이렇게 대답한다. '에이, 그딴 걸 뭐하러 해?" 아저씬 내가 가면 삼초도 안걸려서 내게 책을 건네줬고, 그후부터 난 뭐하나 산 적 없던 그 편의점과 돈독한 관계가 되었다. 자주 오가다보니 이따금씩 뭘 사기도 했다.

책은 그렇게 해결이 되었지만, 모든 게 다 편의점으로 배달되는 건 아니다. 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내겐 시골-장성, 백양사 역 근처-에서 식당을 하는 이모가 있는데, 그분이 김치며 고추, 참기름, 상추 등을 심심치 않게 보내준다. 그 맛이 워낙 탁월해 김치 하나에도 충분히 밥을 먹을 수 있는 정도인데, 그걸 받는 건 어쩔 수 없이 4층 신세를 져야 했다. 이모는 꼭 착불로 택배를 보내는지라 4층 사람에게 더더욱 미안하다. 그쪽에서 불만을 표시한 적은 아직까지 없지만 말이다.

얼마전엔 이모가 닭-칠면조만한 장닭이란다-을 보냈다. 4층 사람들이 우리집에 몇 번 왔지만 우리집이 번번히 잠겨 있었단다. 그래서 그 닭은 푹푹 찌는 4층에서 하루를 잔 끝에 다음날 저녁에야 어머님의 손에 들어왔다. 거의 이틀을 무더운 날씨에 방치되었던 닭을 귀한 아들에게 먹일 수 없었던 어머니는 눈물을 머금고 닭을 버려야만 했단다.

닭의 고귀한 희생이 헛된 죽음으로 귀결된 이 사태를 누구 책임으로 돌려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난 닭의 죽음을 기리는 뜻에서 내 휴대폰 벨소리를 닭울음 소리-꼬끼오-로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람들은 내 휴대폰에서 꼬끼오가 나오면 피식피식 웃지만, 사정을 안다면 그들 역시 애도에 동참하지 않았을까? 오늘도 내 휴대폰은 닭 울음 소리를 낸다. 꼬-끼-오!

* 알라딘에서 편의점을 선택하는 건 귀찮은 일이다. 교봉처럼 즐겨 이용하는 주소를 등록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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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위로 2004-06-04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아까워라. 어쩌나요. ^^
여름은 참... 그런게 싫다니깐요. 어쩔수없지요. 후웃.
꼬끼오! 들어보고 싶다아~~~^^ ㅋㅋㅋㅋ

조선인 2004-06-04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맞아. 알라딘에 건의합시다. 즐겨찾는 편의점을 등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플라시보 2004-06-04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핸드폰에서 닭울음소리가 날 수도 있군요.^^ 어떤 소리일지 궁금합니다.

2004-06-04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04-06-04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 제가 들어봤는데....매우 엽기적입니다. 진짜 닭소리랑 똑같아서 적응하는데 한참 걸립니다. 게다가 핸드폰이 울리면 마태님은 왜 그리 매번 당황을 하는지....

nugool 2004-06-04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꼬끼오 소리 들을 때 마다 당황스러운 거 사실이예요. 울 아빠, 남들하고 확실히 차별화된 벨소리를 해야 핸폰 울리는 걸 잘 알 수 있으시다며.. "꼬끼오"를 사용하시는데요, 음.. 들을 때 마다 엽기입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자주 이용하는 삼송택배아저씨가 하던 말이 생각나네요. 빈집 때문에 너무 힘들다구 하더라구요. 아파트는 경비실이 있으니까 괜찮은데.. 빌라들은 맡길데도 없고, 전화를 해도 잘 받지도 않고... 80킬로 넘던 몸무게가 60킬로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

*^^*에너 2004-06-04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 웃~ 아까운 꼬꼬!

비로그인 2004-06-04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모닝콜이 꼬끼오 입니다. 전원의 삶을 늘 동경하는 저에게 안성맞춤이죠.
매일 아침 출근해야함을 세번 부정한 뒤 꼬끼오 소리를 들으면 그제서야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납니다. 닭은 참으로 고마운 동물이에요 맛도 있고..(수습이 안됨)


starrysky 2004-06-04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야광별예술가님의 코멘트에 100점 드리고 싶습니다(니가 뭔데!!! 깨갱...).
<매일 아침 출근해야 함을 세 번 부정한 뒤 꼬끼오 소리를 들으면..>
캬아~ 모든 직장인들의 아픔을 단 한 줄에 압축한 명구 아닙니까?? 캬캬. *^^* 저도 닭에게 고마워집니다(앗, 뭔가 이상한 비문. kimji님한테 혼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