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라이언 캐리같은 가수를 보면 신이 참으로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멋진 목소리를 준 것만도 충분히 행복할 텐데, 외모까지 이쁘다니. 당연한 얘기지만 그녀가 뜬 건 외모 덕도 약간 있었을거다.

소속사의 얘기에 의하면 머라이언은 7.5옥타브가 올라간다고 한다. 이걸 믿지 않는다 해도, 그녀가 4옥타브 정도 올라간다는 데는 모두 동의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그녀의 노래는 순전히 "나 4옥타브 올라가!"라고 과시하는 노래들이 주를 이룬다는 것. 그렇게 높은 음역을 넘나들 수 있는 가수가 옛날 이재민이 불렀던, "오늘밤은 너무 컴컴해/별도 달도 모두 숨어 버렸어"로 시작되는 '골목길'을 부른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아, 4옥타브 가수가 음 세 개만 쓰는 노래를 부르다니!'라며 감동의 물결이 일 거다. 하지만 머라이언은 결코 그렇게 하지 않고, 그저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수준의 노래를 즐겨 부른다. 그래서 그녀가 노래부르는 것에 감동받는 일반인들은 노래방에서 '위드아웃 유'를 부르며 거의 숨이 넘어간다.

"캔 리브~~~ 러브이즈 위드아우트 유"도 충분히 높건만, 다시 한옥타브를 올려서 "캔 리브----"를 불러야 하는 엄청난 부담감, 사람들은 대부분 올리는 척만 하고 그대로 부르는데, 곧이곧대로 따라하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노래에 "성량이 안되면 포기하세요"라는 경고문이 없는 게 의아할 따름이다.

능력이 된다고 높고낮음을 너무 왔다갔다하는 건 몸에도 좋지 않다. 휘트니 휴스톤을 보라. '보디가드'의 주제곡을 멋들어지게 불렀던 휘트니는 머라이언이 등장하자 높이에서 뒤질 수 없다는 생각을 했는지 높은 노래만 겁나게 부르다 결국 성대결절로 한동안 노래를 못부르게 되어 버렸다. 지금은 머라이언이 아름다운 목소리를 뽐내지만, 계속 그런 식으로 가다간 나중에 "골목길에서---너를 기다리네---아무도 없는 쓸쓸한 골목기-일"만 불러야 할지 모르고, 능력이 안되서 부르는 골목길은 굉장히 처연할 것 같다.

난 그녀에게 김창기를 본받으라고 말하겠다. 천재 작곡가인 김창기는 '거리에서'같은 명곡들을 만든 걸로 유명한데, 그가 쓴 노래 중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라는 게 있다. 원래 기타를 좀 치는 사람이 노래를 만들면 손가락이 짧으면 코드를 잡을 수도 없을만큼 현란한 곡을 만들기 마련이지만, 그 노래는 거의 기본 코드인 C코드, Am 코드 같은 걸로 아름다운 노래를 만들었다. 가사는 또 어떤가. 아마츄어들이 노래를 만들면 "풀잎에 맺힌 이슬이 영롱한데 새들이 지저귐에서 그리움이 내가슴을 적시네"같이 이쁜 말은 다 주워담기 일쑤다. 하지만 '시청앞 지하철'을 보라. 지하철에서 누군가의 발을 밟았는데, 하하 웃으며 미안하다고 했더니 그가 괜찮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아는 사람이더라. 지금은 머리숱이 많지만 먼 훗날에는 빛나는 뭔가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으면서도 무진장 감동을 주는 가사가 아닌가. 김창기가 '무지개에 눈물적시는 갈대의 순정을 아느냐'같은 말을 쓸 줄 몰라서 이러는 게 아니다. 평범함 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그는 간파한 거다. 4옥타브의 음역을 뽐내는 머라이언이 김창기를 본받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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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04-06-16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머라이어의 노래를 듣다가 보면 슈렉 1에서의 피오나 공주가 생각납니다. (새가 틱 터지는 장면) 님이 말씀하신 with out you는 아직 남편인 토미 모톨라 (소니 음반 사장. 맞나?)가 프로듀싱을 할때 여서 그런지 더더욱 비 인간적일 만큼 음폭이 크게 넘나드는 노래가 많습니다. 특히나 emotion을 들어보면 그야말로 내지르기 쑈쑈쑈라도 하는 착각을 들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모션 앨범은 비 인간적이라는 평을 들었고 잘 팔리지도 않았습니다.)
요즘의 머라이어캐리는 어쩐지 시들한데 토미 모톨라를 벋어나서 섹시 코드로 바꾸고 살도 쪘고 음악도 예전만 못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머라이어캐리가 실력뿐 아니라 깡마른 몸매와 얼굴도 그 인기에 한몫 단단히 했음을 부인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호랑녀 2004-06-16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듣기에 시워~ㄴ하잖아요 ^^

ceylontea 2004-06-1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리에서" 너무 좋지요.

2004-06-16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4-06-16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창기.. 동물원 노래 참 좋아해요~ 저같이 음치라도 일단 따라 부르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으니... 그렇다고 잘 부를 수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ㅜㅜ
(제 글에 코멘트 다셨던데.. 이번에 올린 우리 딸냄이들 이쁜 얼굴은 구경하셨남요? ^^*)

부리 2004-06-16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네는 몇옥타브나 올라가나? 소문난 음치라던데^^

마태우스 2004-06-16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이, 이런 새 주둥이같은.... 약점을 찌르다니...
아영엄마님/그럼요! 엄마를 닮아서 이쁘더군요^^ 하지만 아영엄마님과 함께 찍는 건 피하라고 권하고 싶네요^^ 다들 님만 보고 감탄해 놓았더라구요.
실론티님/87년인가, 그때 하여간 그 노래만 들으며 석달을 살았습니다.
쥴님/지오디와 에쵸티는 좀 다른 그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뭐, 둘다 존재가치가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호랑녀님/그래요, 시원---하긴 하죠^^
플라시보님/해박한 지식으로 올려주신 코멘트 감사합니다.

클리오 2004-06-16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너무 재미있으세요..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의 노래 가사의 '빛나는 열매'가 그런 깊은 뜻이 있는 줄 절대 몰랐습니다.. ^^*

2004-06-17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4-06-20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요즘 너무 재미있어지신 것 같군요. 부리라는 친구가 생겨서 그런가? ㅋㅋ
 

 

 

 

 

 

일시: 6월 14일(월)
누구와: 내가 담당했던 일이 마무리되어 학교 사람들과 먹었다
마신 양: 소주 3/4병--> 섬씽

"이친구 이거 안되겠는데? 가만히 놔두니까 해도 너무해"
"제가 불러서 얘기하죠"
내가 삐삐소설이라는 허접한 무기로 매스컴을 누비던 시절, 심복이 전해 준, 모교 선생님들끼리 나눈 대화 내용이다. 한두번은 아무말씀 안하셨지만, 경향신문의 매거진 X를 보고는 인내의 한계에 달하셨단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제발로 자수했고, 앞으로 착하게 살겠다고 다짐을 했다. 다행히도 하나씩 하나씩 방송에서 잘리고, 잦은 인터뷰로 인해 신선도가 떨어지면서 나는 선생님께서 바라는 착한 아이로 되돌아갔고, 이듬해엔 무사히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다.

2002년의 어느날, 모교에선 비슷한 회의가 열렸다.
"이 친구 이거 안되겠구먼! 도대체 어떻게 이런 말을 하고다니는 거야?"
"그러게 말입니다. 거 참..."
문제가 된 것은 중앙일보 기사였다. <xxx의 xx>이란 책을 내면서 그 취지를 묻는 기자에게 "기생충의 의도는 나쁜 게 아닌데, 본의 아니게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측면이 있다"고 한 것이 [기생충, 대부분 인체에 큰 피해 없어]라는 제목으로 와전되어 실린 것. 그걸 보신 선생님들이 불쾌해하신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보다 더 기분이 나쁘셨던 건, 내가 책을 냈으면서 당신들에게 전해주지 않았다는 거였는데, 내가 책을 안드린 이유는 별게 아니었다. 드리면 또 "연구는 안하고!"라는 잔소리를 할 거였으니까, 그리고 어차피 안팔릴 책이니 조용히 사라지겠지, 하고 생각했으니까.

시사저널에 기사가 실렸을 때, 난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생각했다.
"이친구 이거 안되겠구먼! 하라는 연구는 안하고 인터넷만 해?"
"그러게 말입니다. 새벽까지 접속을 한다니 그것 참..."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쓰는지 한번 들어가나 보슈"
내가 그간 쓴 글들 중 보면 안되는 글이 얼마나 많은가. 난 황급히 서재를 닫고 부리로 변신해야 했다.

어제, 천안에서 술을 마시는데 서울서 전화가 왔다. 늦게라도 좋으니 좀 올라오라고. 약간은 불안했지만, 전화하는 사람의 목소리로 봐서 야단을 치려는 의도는 아닌 게 분명했다. 역시나 그랬다. 좋은 일이 있어 술자리를 갖던 중 내 생각이 나서 부른 거란다. 선생님, 그 밑의 애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12시 반쯤 귀가했다. 내가 했던 행동은 오버였다. 다른 일로 바쁘신 선생님들이 신문도 아닌 잡지를 본다는 것, 그리고 그걸 보고 알라딘을 찾아온다는 건 사실 말이 안됐으니까. 그러니까 나의 행동은 아르헨티나와 영국이 전쟁을 하는데 내가 대구로 피난을 가는 것과 비슷한 일이었다.

며칠도 안되어 다시 마태우스로 돌아가려니 쑥스럽긴 하다. 그리고 여러 분들께 괜한 걱정을 끼쳐드린 게 죄송할 따름이다. 하지만 내가 있을 곳은 이곳이고, '부리'보다는 '마태우스'가 내게 더 잘 어울리지 않겠는가? 앤티크님이 돌아오셔서 알라딘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슬쩍 복귀하기로 했다. 그간 받았던 위로에 보답하려면 예전처럼 열심히 서재활동을 해야 할 듯 싶다.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이만.

* 부리의 서재를 만들어주신 쥴님께 감사드리는 뜻에서, 서재 지붕은 그걸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전 지붕을 만들어주신 진우맘님, 죄송해요. 하지만 님 덕분에 집이 따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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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6-15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돌아오신다니 환영의 물결이 노도같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어요. 거기다 플라시보님이 님이 책 리뷰쓰시고 당선되셨으니 그것도 두 분이서 한 턱 내실 일이 아닐까 싶은데요~ 다 축하할 일입니다~~

갈대 2004-06-15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돌아오셨군요..ㅠ_ㅠ
사실 말은 안했지만 '부리'는 마음에 안 들었어요. 역시 마태우스님은 마태우스가 제격입니다
자, 그럼 컴백기념 이벤트 기대하겠습니다...ㅋㅋ

panda78 2004-06-15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 정말 환영해요! 그런데 부리님께도 정이 옴팍 들어 버렸는데... 이를 어쩐다... ㅡ.ㅡa

▶◀소굼 2004-06-15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의 이중생활'을 기대하면 안되는거죠?;;

groove 2004-06-15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귀하신것 축하드립니다. 솔직히 부리가 너무안어울렸어요 하하하 역시 마태우스라는 닉네임이 제일 잘어울리십니다 캬캬

진/우맘 2004-06-15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르헨티나와 영국이 전쟁을 하는데 내가 대구로 피난을 가는 것과 비슷한 일이었다.
ㅋㅋㅋ 마태우스님다운 발상입니다.

2004-06-15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호랑녀 2004-06-15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영 ↑^0^↑
저는 마선생님도 좋고 부선생님도 좋습니다.(회색분자)
다만 아무 일이 없이 지나간다니 그저 환영입니다. ^^

조선인 2004-06-15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축하드립니다.

클리오 2004-06-15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부리'님의 즐겨찾기를 이제 지워도 되는건가요? ^^ 상처받고 내지 않고 조용히 끝났다니 정말 좋은 일입니다.

nemuko 2004-06-15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 님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오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몸담고 계신 곳의 분위기가 좀 그렇잖아요. 어쨌거나 낙동강(대구겠죠^^)까지 후퇴하셨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오심은 축하드려요^^

*^^*에너 2004-06-15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캬캬~ 마태우스님으로 돌아 오신거 추카드려요. ^^

마냐 2004-06-15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보다 강렬하게 축하축하~ ^^;;; 근데, '마태우스와 부리의 이중생활', '자아분열' 도 재밌었던 것을..ㅋㅋ

물만두 2004-06-15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귀하셨군요. 다행입니다. 축하드리고요. 복귀 기념 이벤트라도 하심이 어떠실런지...

chaire 2004-06-15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오실 줄 알았습니다. 그럼요, '기쁨=부리<마태우스'죠...^^

로렌초의시종 2004-06-15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히 별 탈 없이 복귀하게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

sooninara 2004-06-15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친구...반가워요^^

starrysky 2004-06-15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히도 생각보다 빨리, 쉽게 마무리가 된 듯하여 기쁩니다. 다시 서재의 달인 신기록 갱신을 위하여 힘차게 뛰어주세요.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

가을산 2004-06-15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잘되었어요.

머털이 2004-06-15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많은 축하 메세지에 하나 더 얹습니다. Welcome home!! ^^

미네르바 2004-06-15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곳에서 님을 뵈니 더욱 반갑습니다.(그 며칠새 부리도 정이 들긴 하였지만...)
다시 서재계를 평정하실 일만 남았군요. 축하해요.*^^*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전쟁에 대구까지 피난 갔다는 말, 아무나 못하죠. 오직 마태우스님만이 하실 수 있는 말^^ 또 한참 배꼽잡고 웃었답니다. 이젠 즐겁고 좋은 일만 있기 바래요.

nugool 2004-06-16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의 방도 남겨 놓으시죠. 가끔 이중생활을 하시는 것도 재미날 듯... ^^ 어쨌든 다행입니다요.^^

stella.K 2004-06-16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오셨군요. 구관이 명관 아니겠습니까. 다시 이 서재에서 볼 수 있게되서 반갑습니다.^^

마태우스 2004-06-16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굴님/그럼요, 요즘 제 콘셉이 자아분열 아닙니까^^ 기대해 주세요
미네르바님/감사합니다. 망명생활을 하면서 제가 좀 바뀌었습니다. 평정보다는, 알라디너 분들과 즐겁게 지내는 게 목표가 되었어요.
머털이님/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많은 환영멘트를 보니 좀 우쭐해지는데요? 음하하하.
가을산님/다 사필귀정 아닙니까. 음하하하. <--점점 이상해지는 듯...
스타리님/님의 격려가 아니었다면 제가 어찌 마태우스로 돌아올 수 있었겠습니까. 감사합니다.
수니나라님/수니친구, 다 자네 덕일세<--만나는 사람마다 당신 덕이야, 라고 하면 어느 게 진실인 걸까?
로렌초의시종님/웬걸요. 지난 4일간 술만 마셨더니 속에 탈났습니다^^
카이레님/멋진 문구로 저를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멘트에 답을 달다 보니까 제가 마치 올림픽 마라톤 우승을 한 뒤 귀국한 것 같네요.
물만두님/복귀 기념 이벤트라... 저...사실은 파산했거든요. 돈좀 모으고 하겠습니다.
마냐님/걱정마십시오. 자아분열은 계속됩니다. 환영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에너님/늘 귀여우신 님께도 감사드립니다.
nemuko님/그렇게 이해해 주시니 고맙네요. 피난갔다가 돌아왔으니 다시금 서재 평정에 시동을...<--아깐 평정의 꿈을 버렸다고 하더니...
쥴님/비치 말씀하시는 거군요. 제가 요즘 페미니즘 쪽을 공부하고 있어서...들키니까 부끄럽네요. 그림의 아이들은 개를 괴롭히는 듯... 개 학대는 나쁘죠^^
진우맘님/지붕과 이미지 다시 복구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님께는 늘 감사하죠.
groove님/으음...부리를 다들 안좋아하시는군요. 새에 대한 반감 때문인가봐요^^ 다시 마태우스로 달리겠습니다.
소굼님/아니어요. 기대하시라니깐요!!!
판다님/알라딘이 썰렁하면 부리는 꼭 다시 돌아옵니다. 음하하하.
갈대님/부리부리 마수리...마태우스로 뵈니까 더 반갑습니다.
아영엄마님/그러게 말입니다. 이 핑계로 접선을 시도해 보겠습니다.

sweetmagic 2004-06-16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는 어디서든 주목 받기 마련이니까 조심하세요 ~ 크크ㅡㅋ
돌아오시니 좋~~~~습니다!
 
 전출처 : 부리 > 86번째: 그는 왜 그렇게 변했을까?

 

 

 

 

 

일시: 6월 12일(토)
누구와?: 석달에 한번씩 만나는 멤버들과
마신 양: 무지하게 많이...

난 주정을 그다지 하지 않는다. 딱 한번, 선생님한테 "야 임마!"라고 한 걸 빼면 내 주정이라고 해봤자 자는 게 전부다. 날 일으켜 세우느라 친구들에게 민폐를 끼치긴 하지만, 다른 주정에 비하면 자는 건 귀여운 수준인 것 같다.

어제 모인 사람들 중 알파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사회성이 좀 모자라다. 예컨대 우리끼리 만나는 자리에 자기 지도교수를 데리고 오겠다는 발상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내가 안된다고 했더니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야! 사람 좋아!"라고 얘기한다. 내가 그 사람이 나빠서 그러는가. 모르는 사람이 있음으로써 초래되는 어색함이 싫어서 그런 거지. 하지만 그는 모임 중간에 선배한테 전화를 해 오라고 한다든지, 내가 갈비를 산다니까 자기 여자친구를 데리고 온다든지 하는 일을 다반사로 벌인다( 이거만 가지고 내가 그를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그는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그저 뭘 몰라서 그러는 거겠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제의 그는 좀 달라 보였다. 채팅을 해서 여자랑 잔 얘기를 스스럼없이 하고, 채팅에서 성공하는 법을 우리에게 강의하기도 했다 (대화방 이름을 '유익하면서도 편안한 방'으로 한다나?). 채팅에서 만난 여자와 지금 열애중이라고 하기도 했다. 얘가 왜 이렇게 바뀌었을까 생각하는데, 서빙하는 여자애를 보더니 "귀여운데"라고 한다. 그 말이 얼마나 느끼한지, 우리는 모두 몸을 떨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수작을 부리기도 했다.

좀 늦게 온다던 여자애가 도착한 뒤부터, 그는 더 이상해졌다. 그 여자애에게 평소 좋아했다고 하고, 은근슬쩍 더듬는 행위를 반복했다. 머리칼에 키스를 했을 때 난 그만 좀 하라고 제지를 했고, 나와 자리를 바꿨다. 그러자마자 뻗어서 자버린다. 아마도 술을 좀 많이 마신 때문일 것이다. 어제 우리는 카드를 뒤집어서 가장 적은 숫자가 나오는 사람이 원샷을 하는, 지극히 단순하고 원시적인 게임을 재미있게 했으니, 취할 법도 하다. 그러니까 그가 했던 행동은 좋게 봐주면 취중에 그런 거로 생각될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그게 용서될 수는 없다). 하지만 집에 가자고 그를 깨운 뒤에도 여전히 집적거림을 계속했고, 여자애한테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그 여자애는 결국 골목으로 숨었고, 그가 간 뒤 나랑 다른 여자분과 셋이서 소주로 3차를 하면서 "그 친구 안되겠다"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사회성이 부족한 거야 봐줄 수 있지만, 술김을 빙자한 성희롱은 나쁜 거 아닌가?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원래부터 그랬는데 우리가 몰랐을 수도 있고, 밤마다 했던 채팅 때문에 인간이 변했을 수도 있다. 광복절날 다시 모이기로 했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그가 예전으로 돌아가는 건 힘들더라도, 최소한 어제 일에 대해 그 여자애한테 사과라도 하길 바란다.

* 1시반, 1시반, 다섯시, 두시-지난 4일간 나의 귀가 시간이다. 오랜만에 치루는 4연전이 유난히 힘들게 느껴진 건, 바로 살인적인 귀가시간 때문이다. 오늘 아침 테니스를 치고나자 난 그만 뻗어버렸고, 밥도 안먹은 채 오후 다섯시까지 깊은 잠에 빠졌다. 너무나 달디단 여섯시간의 낮잠이었다.

** 방금 그로부터 전화가 왔다. 다른 사람 전화번호만 가르쳐 달라고 할 뿐, 어제일에 대해 미안했다는 얘기는 전혀 없다. 역시 사회성이 부족한 녀석이다. 사과할 가능성은 0%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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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부리 > 3류소설: 변비의 역습

 

 

 

 

 

* 오랜만에 3류소설을 썼습니다. 수준이 낮더라도 이쁘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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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나와야 하는데..."
플라시보는 변소 벽에 매달린 기둥을 붙잡고 힘을 주었다. "으--- 된다! 된다!" 하지만 "뚝" 소리와 함께 기둥이 벽에서 떨어졌고, 변기에 앉아 일을 보던 플라시보는 앞으로 나동그라졌다. "젠장!" 플라시보는 바닥에 그렇게 한참을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그녀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나왔다.

지난 29년간 그녀가 대변 때문에 걱정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너무 자주 나오는 게 걱정이었던 내가 이것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하루 세 번씩 팔뚝만한 변을 생산해 내곤 했지만, 벌써 보름이 다되도록 플라시보는 밤톨만한 변조차 보지 못했다. 당연하게도 속은 더부룩했고, 그에 비례해 식욕도 없어졌다.
"과장님, 다 드신 거예요?"
밀키웨이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그래, 그만 먹으련다"
"과장님 요즘 무슨 고민 있으세요? 통 식사를 못하시네"
"존재론적인 고민이 있다. 자세한 건 알려고 하지 마라"
옆에 있던 갈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안드실 거면 제가 남은 거 먹어도 되나요?"
플라시보가 고개를 끄덕이자 갈대는 잽싸게 남은 비빔밥을 빼앗아갔다.
'귀여운 녀석...' 플라시보는 그윽한 눈으로 갈대가 밥을 먹는 모습을 바라봤다. 순간, 갈대의 말이 플라시보의 가슴에 콕 박혔다. "식사는 잘 안하시는데, 왜 살은 안빠지죠?" 플라시보가 무섭게 갈대를 노려보는 찰나, 변의가 느껴졌다. 플라시보는 잽싸게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녀는 십분 후 땀에 젖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녀의 표정은 훨씬 더 어두워져 있었다.

"어떻게 오셨나요?"
미모의 의사를 봤을 때, 바람구두는 진료실을 나가고 싶었다. '가을산 항문외과'라고 해서 남자인 줄 알았는데, 여자에 미모라니.
"부끄러우실 거 없습니다. 여기 오신 분들이 다 그렇죠, 하하"
그녀가 짓는 맑고 티없는 웃음을 보니 더더욱 보이기가 민망했다.
"그, 그래도..."
결국 바람구두는 그냥 병원을 나왔고, 옆에 있는 병원으로 들어갔다. 머리가 하얗게 센 파란여우가 바람구두를 관찰했다.
"쯧쯧, 항문이 찢어졌군. 어쩌다 이랬나?"
"제가 요즘 변비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무리해서 일을 보려다..." 바람구두가 울먹이자 파란여우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약을 발라줄테니까 상처가 아물 때까지는 변의가 있어도 일을 봐선 안되네"

"으으윽! 휴--- 또 실패다!" 검은비의 집에서 긴 한숨소리가 흘러나왔다.
"끼야야! 난 할수...있다, 있다, 있다.... 없다...." panda78의 집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실론티의 집에선 목탁소리와 함께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주여, 단 한번만 시원하게 변을 보게 해주소서. 지금 너무 힘듭니다"
마냐의 집에는 벌써 보름째 풀만 올라왔다. 아이들이 항의했다. "엄마, 우리가 염소야? 왜 맨날 시금치만 먹으라는 거야?"
마냐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너희들, 엄마가 변비라서 섬유질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데, 니들 고집만 부릴 꺼야?" 마냐의 서슬에 아이들은 할수없이 시금치를 집었다.

변비를 고치러 변비 전문 기도원에 간 책울타리는 깜짝 놀랐다. 
"앤티크!"
수박을 먹으려던 앤티크는 놀라서 수박을 치마에 흘렸다. "책울님!!!! 여, 여긴 어떻게.."
앤티크로부터 사정을 들은 책울타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새우를 잡으러 갔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다. 앤티크는 한달 이상 계속된 악성변비를 고치러 기도원에 간 것이었다.
"어때? 좀 나아졌어?"
"아니요, 여기 와서 억지로 변을 한번 보긴 했지만, 좋아졌다고 말하긴 좀 그러네요. 이리 오세요. 다른 분들 소개해 드릴께요"
앤티크는 이방 저방을 다니며 사람들을 소개했다.
"냉열사, 너 여기 있었구나!" 냉열사는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 "제발 다른 사람에게는 알리지 말아 주세요"
"책나무, 자네도? 아니, 쥴! 어디갔나 했더니..."
앤티크가 귀뜸했다. "메시지와 로렌초의 시종은 지금 삼일기도 중입니다. 내일이면 나와요"
최근 서재에서 잠적한 사람들이 많은 것은 다 변비 때문이었다. 책울타리는 사람들을 모았다. "변비라고 뭐 부끄러울 거 없네. 항문이 있으면 거기 걸맞는 질병이 생기기 마련이지 않는가. 우리는 누가 뭐래도 알라디너야. 힘을 모아 변비를 고치고 다시 알라딘에 복귀하세"

알라딘에 남아있는 사람들도 온전하진 못했다. 변비 때문에 도무지 글을 쓸 수가 없었다. 페이퍼를 쓰거나 책을 읽는 것도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게 아니던가. 주요 논객들이 모두 변비에 시달리는 판이니, 알라딘에 오르는 글의 숫자가 60% 이상 감소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혹자는 라이벌 교봉이나 그래스물넷의 음모라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교봉 측에서는 펄쩍 뛰며 그 소문을 부정했다. 변비가 전염병도 아닌데, 그게 가능할 것 같지도 않았다.

알라딘에 오르는 리뷰의 개수는 대폭 줄었지만, 마이리뷰에 대한 시상은 계속되었다.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보니 2주 연속, 3주 연속 5만원의 적립금을 타는 사람도 생겼다. 복돌이는 4주 연속, 연보라빛우주와 이파리는 3주 연속으로 상금을 탔다. 처음으로 이주의 마이리뷰에 당선된 폭스바겐은 다음과 같은 수상소감을 밝혔다.
"제가 운이 좋아서 이 상을 탔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변비가 있다고 리뷰를 못쓰는 것도 우스운 일이구요. 저도 사실은 치질인데, 참고 쓰는 겁니다. 남이 상을 타면 어떻게든지 폄하하려는 세력이 있는데, 그건 옳지 못합니다"

폭스바겐의 인터뷰를 보면서 조선인은 뭔가 석연치 않다는 걸 느꼈다. 오십평생을 살아오면서 한번도 틀리지 않았던 육감이 그 안에 뭐가 있다는 걸 강력히 말해주고 있었다. 직감을 믿어라, 이 말은 스승인 물만두가 수없이 했던 얘기가 아닌가. 조선인은 최근 4주간의 리뷰 당선자를 한번 적어봤다.
5월 첫주: 비발샘, 소울키친, 두심이, 작은위로
    둘째주: 복돌이, 수니나라, 자몽상자, *^^*에너
    셋째주: 연보라빛우주. 이파리, 복돌이, 느림
    넷째주: 연보라빛우주, 이파리, 복돌이, 수니나라
6월 첫주:  연보라빛우주, 이파리, 복돌이, 머털이

'뭐가 이상한 거지?'
생각이 날 듯 날 듯 하면서도 나지 않았다. 그럴 때면 길을 걷는 게 조선인의 오래된 습관, 그녀는 외투를 챙겨입고 밖으로 나갔다. 6월 중순인데 벌써 30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도시를 강타하고 있었다.
"저 사람 좀 봐! 미쳤나봐!"
사람들이 조선인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조선인은 후회를 했다. "무스탕을 괜히 입고 나왔나..." 더운데도 불구하고 그녀가 무스탕을 입은 건 순전 자랑을 하기 위함이었는데. "자랑도 때가 있지, 내가 왜 이랬을까" 조선인은 무스탕을 벗어 팔에 감았다. 그때, 기합 소리가 들렸다. 위를 보니 '라일라 태권도장'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순간 조선인은 팔에 감고있던 무스탕을 떨어뜨렸다. 태권도장.....

집으로 달려온 조선인은 컴퓨터를 켰다. *^^*에너, 느림, 머털이를 제외하곤 최근 5주간 이주의 마이리뷰를 휩쓴 사람들은 모두 차력당 소속이었다. 알라디너 대부분이 변비에 신음하는데, 그들만 멀쩡한 것도 이상했다. 차력당 사이트에 가서 혐의점을 찾던 조선인은 다음과 같은 글에 주목했다.

                           공고

갈수록 성황을 이루고 있는 저희 차력당이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하기 위해 현판식을 거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바비큐 요리가 준비되오니 알라디너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일시: 4월 17일(토) 오후 다섯시
장소: 신라호텔 영빈관
복장: 티셔츠에 몸빼
* 축의금은 받지 않습니다.
                           회장 진우맘 배상

조선인은 그날 곗날이라 자신은 거기 가지 않았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녀는 스텔라9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선인: 나야. 혹시 자네 변비 있나?
스텔라9호: 아이, 형님도... 어제도 변기를 막았수다.
조선인: 자네 지지난달 차력당 현판식 갔던가?
스텔라9호: 못갔시우. 그 전날 술을 코가 비뚤어지게 마셔서. 근데 왜유?
그녀는 여전히 왕성하게 글을 쓰는 starrysky에게도 전화를 걸었고, 독신자 클럽에 가느라 참석하지 못했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랬다. 변비는, 그날 현판식에 간 사람만 걸렸다. 조선인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에유, 더워라"
땀을 뻘뻘 흘리며 조선인은 계룡산을 올랐다. 계룡산에는 물만두의 친구인 아영엄마가 호밀밭을 갈면서 살고 있었는데, 세상일에 모르는 거라곤 없는 석학이었다.
"오셨어요"
안면이 있는 동자가 공손히 인사를 했다. "소승은 너굴이라고 합니다. 아영엄마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내가 올 것을 어떻게 알고?" 역시 영험하단 생각을 하면서 조선인은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니까 차력당이 의심스럽단 말이지?"
조선인의 이야기를 듣고 난 아영엄마가 물었다.
"네, 하지만 변비란 게 인위적으로 걸리게 할 수도 있는 건가요?"
아영엄마는 말없이 서랍에서 뭔가를 꺼냈다. "읽어 보고, 뭐가 말이 안되는지 말해 보게나"
그것은 신문 쪼가리였다.
[금붕어 연구소 괴한침입, 없어진 건 없어...4월 10일 일요일 국내 굴지의 전염병 연구소인 물장구치는금붕어(주)에 괴한 넷이 난입, 경비를 서던 Smila를 둔기로 쳐서 기절시킨 뒤 유유히 사라졌다]
아무리 읽어도 이상한 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게...뭐가 이상하죠?"
아영엄마는 손으로 가느다란 턱을 쓰다듬었다. "기절시킨 뒤 유유히 사라졌다"란 대목이 좀 말이 안되지 않나? 자네같으면 어렵게 침입해서 그냥 나가겠나?"
듣고보니 그랬다. 조선인은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소승이 무지해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영엄마는 껄걸 웃으며 손뼉을 마주쳤다. 문이 열리고 너굴이 접시에 뭔가를 담아왔다.
"자, 벌로 이걸 들게나"
"이, 이건..." 조선인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너굴이 가져온 것은 만두였다. 도투락이라는 마크가 선명히 찍혀 있었다. 억지로 만두 세 개를 먹고나자 아영엄마가 입을 열었다.
"내가 연구소에 알아본 결과 76년 자이레에서 유행했던 초강력 변비 바이러스 샘플이 도난당했다더군. 언론에서 그 사실을 발표하지 않은 건 혼란을 우려해서 엠바고를 설정한 때문이라네"
"변비가...바이러스로도 옮겨지나요?" 조선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변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네. 바이러스도 그중 하나야. 그러니까 그들은 바비큐에 바이러스를 넣어 손님들에게 대접한 거지"
그렇구나. 조선인의 머리속이 환해졌다. 인사를 하고 가려는데, 아영엄마가 뭔가를 꺼내줬다. "이건 특별히 제작한 항체일세. 사흘 전에야 제조에 성공했지. 이걸 지금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주사하게. 효과가 있을 걸세"

조선인은 마음이 약한 수니나라를 납치, 사흘간 고문한 끝에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흑,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이주의 마이리뷰에 될 수 있게 해준다기에... 흐흑"
조선인은 경찰과 함께 차력당의 아지트를 급습, 범행에 쓰인 샘플병과 주사기 등을 찾아냈고, 주사기 안에서 바이러스의 잔해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비발샘과 진우맘을 필두로 차력당 당원들은 모두 연행되었다.
"기필코 난 다시 돌아올거야!" 기자들이 내민 마이크에 대고 진우맘이 말했다. "마이리뷰 일등 좀 하겠다는데 그게 나빠?"

조선인은 생각했다.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kimjiism(김지이즘)이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걸 해결하려면 어릴 적부터 공생과 화합정신을 길러줘야 해. 하지만 우리 교육은 오직 경쟁만을 강조하지. 이래선 안돼!!!"
그때, 지족초4년 박예진이 지난달 성적표를 가져왔다. 성적표를 보던 조선인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이런... 반에서 3등? 이리와! 종아리 걷어!! 이래가지고 대학 가겠어? 철썩! 윽! 철썩! 꽥!" 깊은 밤, 종아리 맞는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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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6-14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류소설을 쓴 기념으로, 그리고 복귀할 채비를 하는 뜻에서 퍼왔습니다.

panda78 2004-06-14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귀! 복귀! >0< 만쉐이--!

*^^*에너 2004-06-14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싸~ >0<

starrysky 2004-06-14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웠던 벤지 사진.. 벤지야아아~!!!!!! 보고시퍼쪄~~!!!! ㅠ___ㅠ

sweetmagic 2004-06-14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벤지야~~!!! 너희 주인님이 너 밥 주려고 잠시 들리신 거냐 ? 아님 아예 오신거니 ?
마태우스님 ~!!! 변비 특별 치료제 sweetmagic 이 빠졌으므로 이 소설은 무효예요 ~ 무효~!!! (난데 없는 땡깡)
 

 

 

 

 

 

* 시선에 대해서는 지난번에도 썼지만, 30위권 진입을 위해 다시 리바이벌을....

일이 있어 내 사이트에 들어왔다가, 아주 우연하게도 지난학기 강의평가를 클릭했다. 빈곤하기 짝이 없는 다른 항목-예컨대 논문점수라든지...-과 달리, 강의평가로 들어가면 기분이 좋아진다. 학교 평균이 5점 만점에 4.0 수준에서 맴도는 반면, 내 강의점수는 대부분 4.5를 넘는다. 강의의 질이 낮음에도 이렇게 점수를 잘받는 비결은 뭘까? 기타 의견에 그 해답이 있다.

"교수님 한학기 동안 즐겁고 유익한 수업 감사합니다"
하하, 이건 내가 수업 중에 애들을 웃겼다는 소리다. 처음에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웃긴 얘기를 찾아 다니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지만, 유머가 진일보한 지금은 애드립으로 더 많은 웃음을 이끌어낸다. '유익'이란 말도 기생충에 대해 알게 되었다기보다는, 유머의 기술을 배워서 도움이 되었다든지, 아니면 덕담 차원일 것이다. 한 학생은 이렇게 말한다.
"교수님의 유머스러운 강의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들었습니다"
글쎄다. 이게 과연 진실일까? 수업이 조금이라도 길어지면 학생들은 "그만해요!"나 "다음에 해요!"를 외치곤 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게"라는 말도 그러니까 덕담일 것이다.
또다른 학생의 말,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많이 배려해주셔 감사했습니다"
이건 아마도 내가 그들의 휴강 요구, 그리고 빨리 끝내달라는 요구를 잘 들어준 데서 기인할 것이다. 진정한 배려는 질좋은 수업을 하는 것이건만, 피교육자의 심리는 그저 빨리만 끝내주면 최고인 그런 것이니.

또다른 학생의 멘트, "수업시간에 눈 좀 마주쳐주세요^^" 
이 말이 왜 안나오나 했다. 한학기 내내 땅만 보고 수업을 한 소치다. 여학교에서는 남자 선생이 한 학생을 오래 보면 대번에 스캔들이 나곤 한다는데, 남자든 여자든 거의 보지도 않는 난 그럴 소지는 없다. 하지만 그게 좋은 건 아니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내가 아래만 쳐다보는 게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자기들을 무시하거나, 보기가 싫어서 그런 줄 오해할 수도 있을 테니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난 사람들을 똑바로 보는 게 너무 힘들다. 아니, 겁이 난다. 언젠가 잠깐잠깐 방송에 나갔을 때 좋은 평가를 못받았던 게 카메라와 방청객을 똑바로 보지 못한다는 거였다. 실제로 한 방청객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자네 시선이 그게 뭔가?"

언제부터 그런지 모르겠지만, 대충 추측을 해보면 중학교 입학 이후부터 그런 증상이 벌어진 것 같다.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었던 나는 교복을 입고 머리까지 빡빡 깎자 내 모습을 너무도 부끄럽게 여겼었다. 그래서 난 나를 다른 여학생에게 보이기 싫어 모자를 푹 눌러쓴 채 길거리를 다녔고, 길거리에서 여학생을 만나면 과도하게 피해 갔었다. 이런 증상은 갈수록 심해져, 고2 때 독서실을 다닐 때는 여학생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까지 했다. 계단에서 여학생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벌레가 나무에 붙듯이 벽에 몸을 밀착시킨 채 여학생이 지나갈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으니까. 거기 다니는 여학생들은 "걔 왜그러냐?"며 자기들끼리 내 흉을 봤단다.

여학생들은 내게 관심이 없었는데 난 왜 그렇게 과도한 반응을 보였을까. 내 얼굴을 보이기 싫었던 것도 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함으로써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음모가 숨어 있었던 건 아닐까? 누구랑 잘된 적은 없지만, 적어도 여학생들이 내 이름은 다들 알고 있었으니, 그게 전략이었다면 꽤 성공적이었을 거다. 나같은 애가 여학생을 따라다니며 껄떡거리기라도 했으면 누가 관심이나 가졌겠는가. 하지만 그게 지금까지도, 심지어 학생들에게도 계속되는 걸 보면 그게 관심을 끌고자 하는 전략은 아니었던 것 같다. 수업할 때도 그렇지만, 일대일로 여자를 만날 때도 그건 결코 유리한 조건은 아니다.

남들은 내가 못생기지 않았다고 위로를 하고, 실제로 나보다 못생긴 남자들을 여럿 봤지만, 시선처리의 어려움은 없어지지 않는다. 낯선 사람이나 대규모 군중을 만나면 증세가 더더욱 심해지는 것 같다. 하기사, 지금까지 이십년이 지나도록 내게 박혀있던 습관이 하루아침에 고쳐질 리는 없지 않는가. 그냥 보면 안되냐고 할지 몰라도, 내겐 그게 너무나 어렵다. 하지만 마음 속의 난 분명히, 당신의 눈을 똑바로 보고 싶다.

*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지금 보니 내 순위가 34위로 떨어졌다. 이런이런... 11주 연속이 위험하군. 오전에 괜히 일 열심히 했다. 글이나 쓸 걸... 곧 술마시러 떠야 하는데 어쩌나... 내일도 장담할 수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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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4-06-11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다닐 때 선생님들한테 혼날때도 시선을 피하지 않아서 더 맞고 다녔던 기억이- .-;;

2004-06-11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4-06-11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큰일났어요. 시사저널에서 제 실명을 실었군요. 으..망했다. 그리고 의과대학 소리는 안하고 "대학에서 애들 가르쳐요. 일종의 교수죠"라고 썼는데, 의과대학교수라고 하고 나이까지 났어요. 이를 어쩌면 좋죠? 모교 선생님들이 보는 날엔 저 끝장입니다. 선생님들 욕도 있는데... 이거 혹시, 서재 감추기 기능 어떻게 하는지 아세요?? 좀 가르쳐 주세요. 한 일주일만 닫아놓고 있을께요.

갈대 2004-06-11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마태우스님도 수즙음족이시네요.
제 특기가 사람 눈 안 쳐다보고 앞만 보고 얘기하기거든요(특히 여자와..-_-;;)
그래서 한 번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오해도 있었습니다. 어떤 여자와눈을 안 마주쳤더니
옆에 있던 사람이 좋아해서 그러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묻더군요. 난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