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났구나?

사립학교 짱들이 모여서 이런 발표를 했다.

“열린우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 위헌신청을 하겠다!”


어제 관훈토론회에 나온 박근혜도 국보법, 언론개혁법, 사립학교법, 과거청산 등 열린우리당이 추진하는 4대 개혁입법-그나마 알맹이는 빠진-에 대해 위헌신청을 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행정수도에 대한 헌재의 위헌결정이 가져온 후폭풍이다.


과거에는 쪽수만이 중요했다. 국정원장과 감사원장을 임명하려 해도, 한나라당이 쪽수의 힘을 빌어 부결시키면 그만이었다. 대통령이 굴하지 않으면 “국민의 뜻을 무시한다”며 길길이 날뛰었었지. 아무 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김두관 행자부 장관을 해임시킨 것도 쪽수의 위력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였다.


그러던 한나라당이 탄핵이라는 자충수를 두다가 원내 제1당을 빼앗기고 만다. 쪽수를 가지고 정국을 혼란하게 했던 과거의 전략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거다. 그럼 이제 어떡해야 할까. 과거 야당이 그랬듯이, 몸으로 싸우는 수밖에. 국회를 점거하고 의장을 연금하고, 그도 안되면 거리로 나가는 것. 김덕룡 의원이 “위헌심판이 기각되더라도 행정수도 반대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제법 비장하게 말한 것도 장외투쟁을 포함한 것이리라. 그런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자기들만큼이나 보수적인 헌재가 “위헌”이라고 얘기만 하면 모든 게 끝이 나니까. 앞으로 여당이 조금만 개혁적인 일을 하려고 하면 무조건 위헌신청을 하지 않을까 싶다.


헌법재판소 분들도 신이 났다. 지금껏 그 존재 가치가 미미했지만, 올해는 헌재가 생긴 이래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으니 말이다. 탄핵 때도 그랬지만, 행정수도 위헌결정 이후에는 우리나라 권력의 최정상에 서서 모든 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되버렸다. 헌법에 있으면 있으니까 위헌, 없으면 관습법을 적용해서 위헌, 이 나라는 헌재가 지배하는, 지구상 최고의 법치주의 국가로 거듭날 전망이다.


2. 아버지

관훈토론에 나온 박근혜는 박정희의 좌익 활동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사실이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박정희의 좌익활동은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박정희의 신봉자인 조갑제가 쓴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에도 그 사실이 나오는데, 정치판 입문 이래 노상 “아버지! 아버지!”를 부르짖던 박근혜는 그 책도 안읽어봤단 말인가?


일본군이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려던 꿈이 해방으로 인해 좌절되자, 박정희가 선택할 수 있었던 건 남로당 가입이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우리 사회의 주류는 사회주의였으니까. 당시 주를 이루던 농민들은 지주들에게 하도 시달림을 당한 나머지 남로당이 얘기하는 토지분배에 솔깃했을 터다. 그 전력 때문에 여순반란 사건 이후 체포되어 사형이 구형되는데, 한국전쟁이 터지지 않았다면 대통령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쿠테타 직후 미국은 박정희의 좌익전력 때문에 시종 그를 의심했는데, 박정희는 미국을 안심시키기 위해 민족일보 조용수를 비롯해서 수많은 혁신계를 잡아다 죽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단력이 아둔한 북한은 남로당 출신이 대통령이 되자 무지하게 흥분, 좌익활동을 하다 총맞아 죽은 박상희(박정희의 형)의 친구를 보내 통일에 대해 협상을 하려한다. 이 사건은 ‘황태성 남파사건’이라는 간첩사건으로 둔갑하고 말았지만, 박정희의 좌익 의혹을 더욱 증폭시킨다. 63년, 67년 그와 대선에서 맞붙었던 윤보선이 박정희의 좌익전력을 들추며 끈질기게 색깔공세를 편 것도 다 거기서 연유한다.


물론 박정희가 공산주의에 대해 확고한 신념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남로당에 가입해서 활동한 것은 사실인만큼, “사실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는 답변은 좀 무책임하다. 남로당 가입이 좌익이 아니라 우기고, 신자유주의에 지나치게 충실한 노무현 정부를 뻑하면 “좌파”라고 몰아붙이는 걸 보면, 박근혜가 ‘좌’와 ‘우’의 개념을 헷갈려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여간 박근혜는 자기 아버지를 지나치게 우상시한다. 아버지를 팔아 그 자리까지 와서 그런지 몰라도 불리한 것은 무조건 부인한다. 차라리 “좌익 활동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전력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반공국가를 만들었지 않느냐”고 대답했다면 훨씬 더 멋있었을 거다. 인권 탄압 문제도 마찬가지다. 자기 아버지 치하에서 억울하게 고생한 분들의 존재를 무턱대로 부인만 할 게 아니라, 직접 찾아가 “그땐 미안했다.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 당신들의 희생 덕분에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한 거 아니냐”라고 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가. 모르긴 해도 박정희의 명성이 더 높아졌으리라. 자신의 아버지가 소중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아버지도 그 사람에겐 소중하다는 걸 알아 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박근혜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는 것 같고, 그녀에게 아버지는 언제나 위대한, 흠결 한점 없는 훌륭한 아버지다.


3. 국민투표

난 수도이전에 대한 국민투표를 반대하는 편이다. 사안 자체를 냉정히 평가하기보다는 누가 그 정책을 추진하는가에 따라 판단이 결정되는 정략적인 사고가 대세를 이루는 와중에, 국민투표의 실시는 또 다른 대선이 될 수밖에 없다. 충청도의 찬성은 이해가 가고, 서울 사람들은 집값이 떨어질까봐 반대할 수 있지만, 서울에 땅 한평 없는 지방 사람들이 도대체 왜 반대를 한담?


토론 프로에 나온 최모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 “국민투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지요”

이 말을 듣고 한참을 생각했다. 여러 가지라면 최소한 세가지 이상이란 소린데, ‘하자’ ‘말자’ 빼고 또 뭐가 있담? 하는 척하다 말자? 오늘하자, 내일하자, 모레하자?


위헌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를 해보니 국민투표를 하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단다. 이에 대해 유시민은 “국민들이 자기 손으로 결정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지만, 내 생각에 그건 아닌 것 같다. 우리 국민들이 노리는 것은 투표날 갖게 되는 하루의 휴식이 아니었을까. 늘 격무에 시달리고 일년에 고작 4-5일의 휴가만을 향유하는 고단한 국민들이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 않을까 싶다. 쉴 때 쉬더라도 수도 옮기고 쉬면 좋겠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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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4-10-23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등이다! 만세!

부리 2004-10-23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에 생각없이 살면서 글 제목은 꼭 '..생각'이라고 붙이는 저의가 뭐냐!

부리 2004-10-23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글쓰고 와봤더니 내 댓글만 달랑 두개 있네? 너도 이제 한물 갔구나^^

2004-10-23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여우 2004-10-23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야! 나도 있잖아....^^ 박근혜는 잊으라니까!!^^그래도 오늘은 추천을 한 방씩은 다 날려야지...아아, 추천 남발하는 세상은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nugool 2004-10-23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태우스님이시라니까요.. 그나저나 왜 갑자기 헌재가 모든 걸 결정하는 신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는지.. 님의 말씀대로 최대의 스포트라이트입니다. 재밌게 잘 읽었어요.. 저도 추천~~~ ^^

chika 2004-10-23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이제 토욜 아침은 주일 아침과 똑같이 한산하답니다.
게다가 우리동네 보궐선거가 있어 좋아했지만, 보궐선거는 일요일에 하더군요. ㅡㅡ;

드팀전 2004-10-23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국민투표 반대에요. 행정수도 이전이 정당 지지별 대리전의 이슈가 되고 있어요.그 행정수도 이전의 정당성,필요성 뭐 이런거 생각하기 보다 열린 우리당 미우면 반대,노무현이 미우면 또 반대...뭐 이런식인 것 같아요.제가 거리에서 만난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전반적인 뉘앙스는 그랬습니다.그리구 나선 자신의 논리가 지나치게 정치적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대개 들이미는게 "지금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데..행정수도 이전은..뭐하러" 하는 식으로 빠져나갑니다. ..... 저사람들이 역사발전의 주체라는 '민중'이구나 생각하며 ...한숨이 나옵니다.( 민중이란 말안에도 다양성과 계급성이 존재하겠지만...) 어쨋거나 안고 가야하는 그중 일부일텐데...갈길이 멀군요.

가을산 2004-10-23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야! 마태님 갈구지 마!
글 쓰고 8분만에 답글이 달리지 않았다고 '한물갔다'고 하면 안되지!

진/우맘 2004-10-23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저 위의 추천3이 안 보이느뇨?

부리 2004-10-23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 다들 나만 미워하잖아?? 엉엉엉, 난 산으로 들어갈라. 부엉이랑 놀아야지...

마태우스 2004-10-23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넌 틈만 있으면 나를 음해하려 드는구나. 버럭! 오늘 저녁은 없다!
진우맘님/역시 님은 저의 라이벌이자 좋은 친구십니다. 만세.
가을산님/어제 도장의 감격이 귓가에 남아있는 이때, 멋진 댓글로 저에게 힘을 실어 주시는 고마운 가을산님...
드팀전님/월급이 100만원 이하에서 이회창의 지지율이 훨씬 높았다죠. 그 통계를 보면서 씁쓸했습니다. 당근 진보정당에 투표해야 할 이들인데, 무슨 생각으로 사는건지... 국민투표에 점점 회의적이 되어 갑니다.
치카님/보궐선거는 대개 안쉬죠. 그래서 한표가 더더욱 소중해지더라구요
너굴님/제가 추천을 받아서 그런 건 결코 아닙니다. 평소 생각했었는데 조금 미뤄뒀을 뿐이죠. 제 게으름 때문에...
여우님/역시 여우님은 제 편이시라니깐요. 호호호. 아름다운 아침이어요

부리 2004-10-23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녁 약속있다! 안먹어도 된다! 꼬르륵...

마냐 2004-10-23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다들 돌을 던지니...이틈에,
부리! 마태님이 '생각'을 않으면 알라딘이 바로 서지 못한단다. 그거 몰랐니? 최다 추천수 내지는 독자사랑지수에 있어서 늘 1,2위를 다투고 계시지..

마태우스 2004-10-2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아유 감사합니다. 마냐님이 1위, 제가 2위죠^^

노부후사 2004-10-23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번 구라를 까게되면 그 구라를 묻기 위해서 새로운 구라를 까야하고 그 새로운 구라를 묻기 위해서 또 새새로운 구라를 까야하고 ... ... 이 '구라의 법칙'이 지배하는 아수라!

sweetmagic 2004-10-23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야 밥 줄게 이리와 !! 속 좁은 마태님 이랑 놀지말구 이리와 !!

마태님 추천 ! (부리를 안아 주는 척 ..부리 귀를 막으며)

LAYLA 2004-10-23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835655

사립학교 어쩌고 저쩌고 회의 하는데 우리학교 이사장 할배도 갔다고 그러더군요 하하하

남을것도 없는 사립인데 사립은 사립이라고...우리 할배 이사장의 반짝하는 이마와 얼마 안남은 하얀 머리털이 카메라에 살짝 잡혔다고 하더군요 ^^


sweetrain 2004-10-23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솔직히...노무현보다는 이회창이 좋아요. 이회창이 당선되었으면 적어도 경제가 이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거 같아서요...사실, 행정수도야 어떻게 되든 제 알 바 아니구요, 그냥 저 먹고 사는데 지장만 없으면 되거든요. 그게 솔직한 심정이고..아마 저소득층의 이회창 지지율이 높은 건...아마, 그런 탓일 겁니다.

책읽는나무 2004-10-23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편도 저편도 아닌데.....
그래도 행정수도를 옮기면 좀 문제가 많이 시끄럽겠단 생각을 하면서....또 한편으론 서울만 저렇게 복닥거려선 안되지~~~ 충청도로 옮기면 더 좋을수도 있겠다~~~ 뭐 정치엔 영 문외한인 저로선 생각이 왔다리 갔다리 합니다.....ㅠ.ㅠ
많이 복잡하고 어수선하더라도 이왕 내친김에 행정수도를 옮겼으면...하고 내심 바랬었는데...헌번재판소의 "위헌"이란 말한마디로 대통령의 말을 무시할수 있단것에 조금 충격을 받았습니다...ㅡ.ㅡ;;
정말 국가적인 정책을 무조건적인 여,야당의 분위기로 몰아가는꼴을 보고 있자니...실로 답답합니다...

그리고 이회창이 당선되었더라도 글쎄요~~
경제는 계속 이지경이 되었을것 같은데요...^^
 

 

 

 

 

 

기차 역 앞에 있는 피씨방이다. 죽을 힘을 다해 뛰어서 2분 전에 도착했건만, 믿었던 기차표는 이미 매진이란다. 앞으로 한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한시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만화방에 갈 수도 있지만, 난 방금 본 <콜라터랄>의 리뷰를 쓰기로 했다.

11월 1일과 2일, 우리 학교는 인정평가라는 걸 받는다. 우리 대학의 실상을 외부에서 평가하는 건데, 체중을 잴 때는 목욕도 하고 살도 좀 빼는 것처럼, 우리 학교도 이왕이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매일 회의에 끌려가는 것도 다 그 때문이고.

평가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의전 절차, 우리 학장님은 평가단이 도착하면 꽃을 한송이씩 달아 주잔다. 내가 하면 기분이 나쁠 테니 학생들을 부르자는 것. 그래서 난 예과 1학년 대표에게 부탁해 7명을 선발했다.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잘 못하고, 부탁을 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뤄주는 내 성격상, 난 오늘 그네들을 불러 중국집에서 비싼 음식을 먹였다. 걔네들은 안그래도 된다고 하지만, 그래야 내 맘이 편하니까.

밥을 먹고나서 슬슬 기차를 타러 가려는데, 여학생 하나가 이런다.  "약속이 7신데, 그때까지 뭐하지?"
그런 걸 그냥 못보는 나, 같이 영화라도 보자고 권했고, 둘이 보면 행여 오해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남학생 하나를 꼬셨다. 중구집에서 나오는 요리마다 쿨한 반응을 보였던 그는 영화에 대해서도 큰 뜻이 없는 듯했다.
나: 영화 좋아해요?
그: 별로요
나: 좋아하는 연예인은?
그: 없어요.
하지만 난 결국 그를 끌고 영화를 봤고, 시간대가 안맞아 기차 예약도 하지 못한다. 그 바람에 9시나 되어야 집에 도착할 것 같지만, 영화가 그런대로 괜찮아서 후회는 없다.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몇가지만 쓴다.

-주연을 맡은 톰 크루즈는 사실 우리 시대의 배우다. 그네들도 그를 모르진 않지만, 그들은 톰 크루즈보단 드카프리오가 '시대 배우'가 아닐까. 나이가 들어도 멋지기만 한 톰 크루즈를 보고도 여학생은 별반 반응이 없는 듯했으니까.

-영화 중간에 난데없이 <주유소> <스넥샵> <커피> 같은 우리말 간판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익숙해져 나중에 <순두부> <월남국수>가 나올 때는 웃기까지 했다. 아직도 난, 외국 영화에 우리말이 나오면 반갑다.

-헌재에서 쓸데없이 위헌심판을 하는 바람에 전날 세시에 잤다. 당연히 무지하게 졸렸다. 하지만 자지 않고 끝까지 본 걸로 봐서 영화가 재미있긴 했나보다. 쿨하기만 했던 남학생도 "매우 철학적인 영화였다"고 흡족해했는데, 글쎄다. 액션영화에 무슨 철학이 그리 많이 들어있었을까.

-등장인물이 들려주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일화다.
[젊은 커플이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했지. "안녕하세요?" 마일스가 대답했어. "닥쳐, 멍청아! 저 계집과 꺼져"]
그는 그걸 대단한 일화라고 소개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어떻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마일스가 그러고도 멀쩡할 수 있는 건, 그가 재즈의 대가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가의 기행에 아주 관대하다.

-택시기사의 어머니에게 문병을 갈 때, 탐 크루즈는 꽃을 사간다. 필요없다는 기사의 말에 크루스의 대답, "아홉달간 뱃속에 널 넣고 다녔어"
글쎄다. 그거야 맞지만, 어릴 적 꽃은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해롭다고 배웠는데 왜 문병을 갈 때마다 꽃을 사갈까. 서울대병원 1층에는 문병객들로부터 압수한 꽃들이 언제나 장사진을 이루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꽃을 산다.

-옛날에는 악당이 언제나 험악하게 생긴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악당도 다, 아니 더 잘생겼다. 그러니 영화볼 때 형사보다 살인범을 더 응원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나처럼 생긴 사람은 이제 설 땅이 없다.

가슴도 제법 뛰고, 긴장도 되는 재미있는 영화였다. 나만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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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0-22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톰 크르주 보다는 마태님이 더 잘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이번만은 진심입니다.^^

노부후사 2004-10-22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콜레트럴>의 감독은 마이클 만입니다. 필모그라피에 <라스트 모히칸>, <히트>, <인사이더>, <알리> 등 괜찮은 영화들을 보유한 감독이죠. 액션영화에 아우라를 불어넣는 흔치않은 감독이죠. 저도 보구는 싶은데... 요즘 돈이 없어서... ㅡ.ㅜ;; 마태님 리뷰를 위안 삼아야 겠습니다.

stella.K 2004-10-22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 톰 크루즈나 마태님이나 저에겐 다 가질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마태님 보다 요만큼 밖에 잘 생기지 않은 톰 크루즈를 그냥 동경하렵니다. 소녀의 마음을 헤아려 주세요. 어머니. 어흥~

sweetrain 2004-10-22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톰 크루즈...멋있어요~~!

반딧불,, 2004-10-22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이 표 중앙의 네장을 시사회표로 받았다가..
흑..시간이랑 여러 여건들 때문에 결국 다른 이를 주었지요.
그리 재밌으셨다니..
슬픕니다ㅠㅠ

부리 2004-10-23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슬퍼하지 마세요. 제가 얘기해 드릴께요. 있잖아요, 범인은 톰 크루즈예요!
단비님/님도 좋아하시나보죠? 으음, 의왼걸?
스텔라님/왜 갑자기 포효를 하고 그러시죠? 톰 크루즈가 마태보다 조금 잘생겼다니, 혹시 에디 머피랑 톰 크루즈를 헷갈리시는 게 아닙니까?
에피메테우스님/<히트> 저도 봤는데... 연기파 배우들로 인해 화면은 꽉 찼는데 지루한 감이 있었어요. 오늘 로또 사세요^^
여우님/여, 여우님도 그런 말씀을.... 톰 크루즈에게 가서 일러야지. 어흥!

stella.K 2004-10-23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무리 에디 머피랑 톰 크루즈를 구별 못할까? 그럼 마태님이 에디 머피? 에이, 설마...!

플라시보 2004-10-23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외국영화 보다가 우리말이 나오면 겁나게 반가워요. 2046볼때는 엘지 마크 보고도 얼마나 반가웠는지...(뭐 돈 주고받고 할꺼 다 해서 나온 마크지만 그래도 반갑더라구요.) 참 저도 오늘 이 영화 봐요^^

마냐 2004-10-23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소근소근 모드) 여우언니...이 영화를 보시면 생각이 조금 달라질지도 몰라요...평소의 톰과 달리 이번엔 좀더 멋있게 나왔거든요...뭐, 여전히 팬클럽 줄세운다면 전 마태님 쪽이지만...(앗, 비굴 모드닷 ^^;;)

마태우스 2004-10-23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오늘 보신다니 다행입니다. 님과 제가 같이 봤다고 의심하는 사람이 없겠네요^^ 사실 저 오늘 이거 보려고 했었는데 일이 꼬여서 어제 본 거랍니다.
스텔라님/님의 마음을 알겠습니다. 그니까 님은 절 좋아하신다 이거죠?^^
마냐님/톰 크루즈가 알라딘에서 활동한다면, 그래도 제 쪽에 서실 겁니까??(협박모드^^)

sweetmagic 2004-10-23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영화 넘 재미있게 봤어요. 너무 재미있어서 한 열번은 다시 볼것 같다는....
그러고 나서 리뷰 한번 써봐도 될까 한다는....ㅎㅎㅎ
 

 

 

 

 

 

1. 서론

행정수도 이전이 위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난 별 생각이 없었다. 그냥 “안하면 되지”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수도이전과 노무현을 동시에 반대해 온 내 친구의 말이다.

“이게 다 노무현의 음모 같아. 이제 충청권은 확실히 열린우리당 편이 되었잖아”

이 친구, 아무래도 신종 노빠 같다. 노무현을 너무 과대평가한다. 탄핵 때도 그러더니, 모든 게 다 노무현의 음모다. <그림자 제국>이란 책을 감명깊게 읽었다더니, 그 뒤부터 사람이 이상해진 걸까. 그의 말이다.

“수도권 과밀 꼭 해소해야 되니? 밀집으로 얻는 이득도 많잖아”

갑자기 궁금해진다. 그러는 그 친구는 왜 사람이 바글바글한 서울을 떠나서 분당의 한적한 아파트에 살고 있을까.


2. 100분 토론을 보다

참석자는 다음과 같았다. 먼저 헌재를 존중하는 세력.

박준선  (변호사)

최경환  (한나라당 국회의원)

최막중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다음은 부정하는 세력.

김갑배  (변호사)

유시민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김중석  (지방분권국민운동본부 대변인)



헌재의 판결문을 보지 않았던 나는 100분 토론을 보고서야 평소 접하지 않던 ‘관습법’ 때문에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가 성문법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관습에 의해서도 지배받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 고마운 헌재, 권위의 상징이기도 한 그 헌재의 위헌판결에 감히 저항하는 세력이 있었다. 헌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인 것은, 그리고 앞으로도 쭉 서울인 것은 우리 국민이 합의한 것이고, 헌법으로 규정된 것이란다. 이명박이 “국민의 승리”라고 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말. <경국대전>이란 말도 국사 시간에 듣고 처음 듣는 것 같은데, 그게 지금도 중요한 법전이라는 걸 배울 당시엔 왜 몰랐을까. 역시 학교 때 배운 건 다 쓸데가 있다. 이에 대해 발칙한 김갑배 변호사는 “헌재가 헌법을 새로 만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갑수: 그렇게 관습적인 법을 들어 반대를 하면 호주제 같은 거 없앨 때도 헌법 개정을 해야 하냐?

우리의 박준선 변호사는 여기에 대해 지극히 논리적인 반박을 하셨다.

“헌재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거냐.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라”

궁색해진 저항세력의 괴수 유시민은 “존중은 한다”고 안심을 시킨 뒤 “우울하다”는 말을 여러번 반복했다. 마음으로는 절대 복종하지 않겠다는 뜻, 법치국가에서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참다못한 방청객이 나섰다. “우울해하지 마라. 그래서 무슨 발전이 있겠느냐”

아,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우울에는 발전없다! 즐겁게 살자. 


유시민: 관습법으로 수도이전을 막은 사례가 외국에 하나라도 있으면 예를 들어보라.

이, 이런. 무조건 외국 것만 쫓는 사대주의자. 박준선이 나선다

“왜 외국을 따르려고 하냐. 우리 헌법은 우리 역사가 담긴 고유한 법체계다”

아아, 더 이상 감탄이 나오지 않는 멋진 말...그때 헌법학자가 전화를 했다.

학자; 관습법은 영국처럼 왕이 있는 나라에서나...어쩌고 저쩌고...

박준선: 왜 영국 얘기만 하냐. 독일 얘기도 좀 하자.

유시민: (기다렸다는 듯) 그래, 독일 좋다. 독일은 본에서 베를린으로 옮길 때 위헌문제나 국민투표 같은 건 없었잖냐.

그러고보니 유시민이 독일에 오래 있었던 기억이 난다. 음, 이런 사람과는 상대 않는 것이 상책, 박준선의 답변이다. “헌재의 의견을 존중하라!”


출연료만 받고 아무말도 안하던 게 미안했던지 우리편인 최막중(이름이 좀 이상하네...)이 끼어든다.

“수도 이전보다는 다른 대안을 찾는 게 좋다”

예를 들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 최막중의 말이다. “서울에 차가 밀리는 건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해서 해결하자” 으음, 좋은 의견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최교수야 당근 대중교통을 이용하겠지만, 유시민은 그래도 계속 차만 타고다닐 게 아닌가.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이 도와준다.

“그러니까 전략 기능을 빼고 내치 기능을 다 지방으로 옮기면 되지 않는가?”

아무리 우리편이라도, 이럴 바에는 행정수도를 옮기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 틈을 비집고 유시민이 질문을 한다.

“어디까지 옮기면 행정수도냐. 청와대만 안옮기면 되냐?”

여기에 대해 최경환은 명확하게 해석을 내려준다. “중요한 건 하나도 옮겨선 안된다!”

그렇다면 최경환의 생각은 뭐지? 그의 원대한 생각을 들어보자.

“김갑배 변호사가 유력신문의 논조가 90년엔 옮기자였는데 십년 후엔 옮기지 말자로 바뀐 걸 추궁하는데, 그때와 지금은 시대가 다르다. 그때는 클로우즈드, 즉 닫힌 시대고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즉 우리 수도권이 상해나 동경과 경쟁하는 시대란 말이다”

아아, 우리는 서울보다 지방이 못사네 하고 투정을 부리지만, 정말 중요한 건 서울이 동경에게 이기는 것이며, 그걸 위해서는 서울을 더 밀어줘야 하는 거다. 그런 최경환이 이상한 말을 한다.

“위원회를 만들어서 수도권 과밀화 해소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자” 왜? 과밀화가 경쟁력이라더니 이런 말을 할까. 이 말도 덧붙인다.

“명실상부한 지방분권을 하자는 게 우리의 정책이다” 그래, 그러니까 서울을 옮기는 것보다는 지방을 잘살게 하면 되는거다. 괜히 어렵게 생각할 게 없었다. 그, 그런데... 아까는 수도권이 세계와 경쟁한다면서 밀어 주자며?? 최경환이 이 딜레마를 해결해 준다.

“우리 당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그렇다.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두가지 주장이 공존하는 곳, 그곳이 바로 한나라당이다.


박준선은 행정수도만 믿고 땅을 샀다가 손해를 본 사람들에 대해서도 잊지 않는다.

“대통령과 국회, 특히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땅 투기를 한 사람에 대해서도 이렇게 따뜻하게 감싸안아주는 박준선 변호사, 그는 진정 민중의 대변자이리라.


3. 결론: 해피엔딩

헌재 수호세력은 이렇게 헌재의 결정을 지켜냈다. 최경환의 말대로 수도이전은 당장 급한 게 아니다. 우리나라가 언제 위기 아닌 때가 있었냐만, 지금은 단군이래 최대의 불황이고 하니 수도이전보다 더 급한 게 많이 있다. 최의원은 수도이전에 드는 비용을 차라리 지방에다 지원하자고 한다. 경제도 어려운데 어떻게 그 돈을 마련하느냐는 건 둘째치고, 지방에 대한 최의원의 사랑에 천안에 직장이 있는 나로서는 감동할 수밖에. 서울 시민들이여, 앞으로도 수도는 영원히 서울이다. 아름다운 서울에서 영원히 한번 살아 보시라. 지금까지 그렇게 서울로 몰려왔는데도 수도권 인구가 전 인구의 47%밖에 안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만수산 드렁칡이 모여살듯이 우리 모두 수도에서 살아보자.

 

*헌재 편을 들어준 방청객 중 서울시 의원이 있었다. 그의 눈썹은 정말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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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rain 2004-10-22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마태님...추천 한방 하고 갑니다.

마냐 2004-10-22 0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우울한 하루였어요. 7명이 재판관이 국민투표 안한걸 이유로 든것도 아니구...경국대전 운운하며 아예 모든 반박의 기회를 차단....무조건 개헌 아니면 길이 없도록 했으니....더 이상 '소모적 논란' 벌이지 말구 까불지 말라는거 아닙니까.......추천은 열방이라도 해드리고 싶지만...그렇다고 이 우울함은 별로 낫지 않을듯..흑.

호랑녀 2004-10-22 0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헌재가 그렇게 쎈! 곳인 줄은 몰랐습니다. 불문법이 그렇게 중요한 줄도 몰랐구요.
진짜 호주제 폐지 그거 어렵겠네... 경국대전은 조선 초이고, 호주제는 조선 중기이니 괜찮을까요?

하얀마녀 2004-10-22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에 100분 토론 보면서 욕지거리 퍼붓기에도 지쳐서 보다가 잤습니다만... 마태우스님의 리뷰를 보니 정리가 되네요. 고맙습니다. 저도 추천.

비로그인 2004-10-22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웅... 조선이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서 고조선의 수도였다는 (물론 그 정확한 위치에는 논란이 많지만) 평양을 수도로 삼기 위해 북진통일을 주장해도 할 말은 없겠군요...;;;

깍두기 2004-10-22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민가고 싶다는 사람들을 이제 이해해요. 우린 아직도 경국대전을 헌법 삼아 살고 있는 거라는 걸 어제 처음 알았다니까요. 진짜 우울해서 마태님의 기지에 찬 이 글로도 위로가 안되네. 그래도 추천은 해야지.

oldhand 2004-10-22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반도를 영역으로 했던 조선시대의 관습(?)때문에 북한은 아직도 대한민국의 영토를 점거하고 정부를 참칭하는 반국가단체인 것이군요. 헌재가 보안법 폐지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던것에는 그런 깊은 뜻이 있었던 거군요. (무릎을 친다) (저도 추천했어요. ^o^)

드팀전 2004-10-22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급 제안합니다.입법청원하는거죠.... <향후500년간 수도이전 논의 금지법>(그럴싸하지 않나요.?) ...역사적으로 뒷받침하는 논리도 있습니다.경국대전에 서울은 서울이고 앞으로도 서울이어야하는 관습법이 존재하니까.... ^^
법의 집행으로 향후 예측되는 결과는... 서울이 미어터져 나가고 물가와 부동산 가격은 부동의 세계 1위를 고수하는거죠.대기업 사장이나 이사쯤 되어야 집한채 사고 다른 시도에서 지하철 요금 1000원 할때 서울은 10000원하고...삶의 질은 개판되고....하나둘 자발적으로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래도 강력한 법집행이 되어야하니까..(왜 경국대전에서 그랬으니까) 수도 이전 문제를 논의 하면 국가안위를 흔드는 내란죄로 규정하여 국가보안법을 적용하고..... 다 미어터져 죽을때까지 계속 하는겨..끝까지 서울은 서울인겨..... 구호로 정리하겠습니다.

정부는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꾀하는 수도 이전 논의를
향후 500년간 금지하라!! 금지하라! 금지하라!

노부후사 2004-10-22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나라 중 하나가 노르웨이인데요. 노르웨이 자살율이랑 한국 자살율 비율이 어떨 것 같습니까? 둘이 삐까삐까 하데요. 한국이야 못살것 같아서 죽는대지만 노르웨이는 왜 죽을까요? 당최 지겨워서 못살겄데요. 직업 없어도 실업수당 나오지. 복지 혜택 좋지. 노르웨이 사람은 한국이 부럽데요. 나라가 워낙 역동적인 것 같아서. ㅋㅋ 이렇게 복닥대는 거 꼭 나쁘게만 볼 건 아닌 것 같아요. ㅋㅋ

마립간 2004-10-22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메디... (양쪽 모두)

마태우스 2004-10-22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님/고정하소서. 그럴수록 건강하게 사셔야 합니다.
마립간님/제정신인 곳은 알라딘밖에 없는 듯합니다
새벽별님/우리 헌법은 경국대전의 법통을 이어받은....^^
에피메테우스님/그래도...우리처럼 생계형 자살이 일어나는 나라는 너무 잔인한 사회죠....
드팀전/서울 곳곳에 땅이 있는 제가 찬성하는데, 서울에 땅 한평도 없는 지방 분들이 결사반대하는 이 딜레마.....
올드핸드님/님 글이 훨씬 더 훌륭하십니다.... 북한이 반국가단체인 이유도 그렇게 쉽게 설명을 해주시는군요^^
깍두기님/기지라뇨.. 쓰고나서 그다지 맘에 안들었어요. 더 잘쓸 수 있을 것 같았는데...흑흑
여대생님/아, 북진 통일을 해야할 이유도 그렇게 설명이 되는군요. 관습법의 효력은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하얀마녀님/어제 백분토론 보셨다면 님도 오늘 근무에 애로가 많으셧겠어요^^
호랑녀님/그러게요. 앞으로 어떤 정책이나 법률 변경도 헌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게 되었어요
마냐님/유시민도 우울하다더니 마냐님도.. 서울의 땅부자라서 그런지 전 우울하진 않습니다...
아아 단비님/추천 감사합니다.

panda78 2004-10-22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습법 이야기 듣고는 정말 헛웃음이 나더군요. 흐흐. 올해 사시에 꼭 나올 듯.

조선인 2004-10-23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분 토론 안 보길 잘했군요. 고마워서 추천.

sweetrain 2004-10-23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주제는 1948년엔가 생긴걸로 알고 있어요..일본에서 들어왔다던가...여성학 수업을 잠결에 들어서...헷갈리네요...

sweetmagic 2004-10-23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 제목에 영세가 들어가긴 하지만 내 페이퍼랑은 좀 관계가 없는 듯..

 

알라딘 번개를 위해 괜찮은 맥주집을 물색하러 다닌 적이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괜찮음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우선 조용해야 한다는 것. 시끄러운 음악이 나오는 곳은 난 딱 질색이다. 손님이 없어서 열명 이상이 들어와서 시끄럽게 떠들어도 괜찮은 곳. 이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예약 없이 와도 열댓명의 자리를 만들 수 있을만큼 사람이 없는 곳. 그리고 술값도 모두가 수긍할 수 있을만큼 저렴해야 한다는 것. 이런 곳을 나는 ‘영세한 집’이라고 부른다. 손님이 없어서 돈을 별로 못벌고, 주인도 손님을 더 끌 마음이 없어 보이는, 그래서 열명이 가서 맥주 3천만 먹고도 맘편히 나올 수 있는 그런 곳....


이런 조건에 맞는 집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홍대역 부근에 있는 술집들은 너무들 시끄러웠고, 홍익대 정문 쪽에 있는 곳은 하나같이 비쌌다. 얼마나 걸었는지 허벅지가 2센티는 굵어졌을 무렵, 난 바탕골 소극장(이게 아닌데...뭐였더라?) 옆에 있는 맥주집을 발견했다. 지하에 있는 게 흠이긴 하지만, 사람이 한창 많을 금요일인데도 가게 안이 텅 비어 있다는 건 그곳이 내가 찾던 바로 그곳이라는 걸 말해 주고 있었다. 한눈에 느낌이 와서 명함을 받아놨다.


대망의 번개날, 우린 가게 안에 있는 큰 자리에 둘러앉아 즐겁게 맥주를 마셨다. 알라딘 분들도 대체로 만족한 듯해서 준비한 나도 기분이 좋았다. 가격도 뭐 그정도면...

총선날, 난 두 번째로 그집을 찾았다. 내 주위 사람 중 몇 안되는 탄핵 반대자와 함께. 휴일임에도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그녀와 난 개표방송을 보면서 수다를 떨었다.


내가 낀 조직에서 추진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기 위한 회의가 엊그제 있었다. 지난번엔 다른 회사의 사무실을 빌려서 회의를 했었는데, 그 회사 사람들이 밤 늦게까지 퇴근을 안하고 왔다갔다 했던 게 난 좀 마음에 걸렸었다. 그래서 “내가 아는 맥주집이 있는데...”란 얘기를 했고, 엊그제는 거기 가서 회의를 한 것. 그 집에 가면서 내가 제일 걱정했던 것은 그집이 망했으면 어쩌나 하는 것과, 내가 찜해둔 자리에 다른 손님이 있으면 어쩌나 하는 것.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그집은 언제나처럼 빈 상태로 우릴 맞았다. 그래서 우리 여덟명-아홉명이던가?-은 맥주를 마시면서 진지하게, 혹은 유쾌하게 회의를 했다. 술자리는 밤 12시 반까지 진행되었는데, 다들 만족한 듯했다. 한명이 저녁을 안먹고 와서 김치볶음밥을 시켰다. 맛보다는 정성이 뻗치는 그런 식사, 화장실도 그런대로 괜찮으니 흠잡을 게 없는 집이다. 그런데 왜 남들은 아무도 안가는 걸까.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게 나만의 취향인 것일까.


지금까지 내가 잘가던 영세한-즉 손님이 없는-곳들은 다 오래지 않아 문을 닫고 말았는데, 이 집도 그러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미약하나마 나라도 열심히 가서 문을 닫지 말라고 사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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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마녀 2004-10-21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자주 가시면 됩니다. 저도 조용한 술집을 좋아하죠. ^^

2004-10-21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0-21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4-10-21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엔 저도 합석하죠 ^^

tarsta 2004-10-21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울림 소극장. 맞죠? :)

노부후사 2004-10-21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앙, 거기 말씀하시는 거군요. 대충 짐작이 갑니다.

stella.K 2004-10-21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 거기 말씀하시는 거죠? 거기 참 맘에 들었어요. 조용하고. 아, 그게 벌써 한달도 더 넘었군요.^^

LAYLA 2004-10-21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그게 걱정이더라니까요 . 망하면 어떡하지..........-0- 근데 제가 걱정한곳은 망하더라구요...........-┏ 마태님의 영세한곳은 오래도록 문열고 있길 바래요....후후후

sooninara 2004-10-21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처음 번개한 곳입니다..바탕골 소극장 옆의 지하였는데..조용하고 따뜻한 실내장식이 인상적이었어요..그리고 마태우스님을 처음 만난곳이라 잊혀지지가 않아요^^

oldhand 2004-10-22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대 근처에 제 지인이 운영하는 '영세(?)한 술집'이 하나 있답니다. 산울림 소극장 근처에 있는데요. 마태님이 말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지만 아쉽게도 생맥주는 메뉴에 없답니다. 대신 양주는 좀 싸지요. 마태우스님이 혹 그 집의 단골이 된다면 저랑 우연히 만날 일도 있을텐데 말이죠. 히히. (영업사원의 글 같습니다. -_-;;)

엔리꼬 2004-10-22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비주(主)류 취향이라서 그렇습니다. 비주(酒)류가 아니고..

플라시보 2004-10-22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홍대앞에는 젊은 애들이 많아서 시끌벅적한 가계가 잘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어렸을때는 좀 시끄러운 가계나 비싼곳을 선호했었거든요. 그런데 나이가 드니 조용한곳이 좋더라구요^^

마태우스 2004-10-22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음, 전 옛날부터 조용한 곳이 좋았어요. 그때부터 이미 늙었던 것일까요?
서림님/아, 나이에 관계없이 제가 비주류 취향이군요.^^
올드핸드님/제가 산울림을 잘못 썼는데, 그 옆에 지하 맥주집이 제가 말한 그곳입니다. 음, 님과 마주칠지 모른다니 가슴이 뛰는군요^^
수니나라님/바탕골이 아니라 산울림소극장이어요^^ 저도 수니나라님을 만난 성지지요
라일라님/저 혼자 힘으로 안망하게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네요...
스텔라님/그 그니까 거기가 아니라 홍대 앞이어요. 제가 잘못 썼어요...
에피메테우스님/님은 제대로 이해하신 거죠? 홍대앞 산울림 옆.
타스타님/아니 타스타님이 어케 거길 아십니까????
체셔고양이님/그러시면 영광이죠^^
마녀님/마녀님도 나이가 드셨거나 비주류 취향이신가봐요^^

oldhand 2004-10-22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지인의 술집은 홍대에서 산울림 소극장 바로 못 미쳐 홍대 지하철 역쪽으로 내려가는 길목 어귀에 있답니다. "ZENO"라는 카페인데요.... 나중에 지나가다가 맘에 들어 보이면 한 번 들러 보세요. 조용하고 사람 없는거 하나는 확실 하답니다. ^o^ (계속 영업사원 모드.. )

groove 2004-10-23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홍대를 많이다니고 산울림소극장이있는건알겠는데 도데체 산울림소극장이 어디붙어있는지도모릅니다..ㅡㅡ 신촌으로가는쪽으로있는건가요 아니면 극동방송국쪽에있나요 흐흐
저는 아담하고적당히 저희가만들어내는 무지막지한소음을 가려줄정도의 시끄러움이좋던데..흐흐

sweetmagic 2004-10-23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ZENO 알아요~ 크헤헤

oldhand 2004-10-23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스윗매직님. 어찌 그 버려진 가게를 아시나요? 가보신적이 있나봐요?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닌것 같구요... 스윗매직님께 인사도 드린적이 없는데 말이죠.. -_-; 안녕하세요? 이기회에 인사드립니다. -_-;;)
 

 

 

 

 

 

예과 조교가 내방에 찾아왔다. 다음주 목요일날 예과 학생들 체육대회가 있다는 거다.

“아 그래요”라고 별 생각없이 대답했는데, 조교가 뜻밖의 말을 한다.

“교수님도 뛰셔야 하는데요”


놀래서 그가 가져온 공문을 자세히 봤다. 내가 뛸 종목은 7인8각 달리기, 줄다리기, 그리고 계주였다. 줄다리기는 40명이 하는거고, 7인8각도 개인의 기량이 별반 중요하지 않은 경기. 하지만 계주라... 조교의 다음 말에 난 한층 더 놀랐다. “교수님이 1번 주자인데요”

계주에 있어서 1번 주자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는데, 내가 1번?


하지만 난 잠시 생각을 해보고 마음을 놓았다. 우리 과 뿐 아니라 각 단과대학의 학장(혹은 과장)들이 1번 주자인데, 나이로 봐서는 내가 가장 젊지 않겠는가? 등수보다는 완주 자체가 목표인 그분들과 평소 달리기를 취미로 아는 내가 게임이 되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니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1번으로 뛰면서 2등과의 격차를 최소한 4분의 1바퀴는 벌려야겠다. 음하하.


난 어릴 적 달리기를 끔찍하게 못했다. 5학년 때 담임이 한 말이다.

“우리반에 100미터가 20초 넘는 사람이 세명 있다. 이들은 무조건 ‘가’다!”

다행히 ‘양’이 나오긴 했지만, 날 빼고는 두명 다 체중이 무지 많이 나오는 거구였으니, 참으로 부끄러운 노릇이었다. 매년 어린이날 열리는 100미터 달리기에서 6년간 6등 4번, 5등 2번(여섯명씩 뛴다...)을 한 건 당연한 일, 그때 난 3등 안에 들어 팔목에 도장이 찍힌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그보다 더 부러운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계주 선수들. 전교생이 보는 가운데 청군과 백군 대표 4명은 혼신의 힘을 다해 트랙을 달리며 바톤을 주고받곤 했다. 그 광경을 황홀한 눈으로 바라보던 아이는 20여년이 지난 후 비로소 계주대표로 트랙에 선다. 나와 같이 뛸 사람들이 내가 달리기를 못하는 데 기여한 건 없지만, 하여간 난 지금껏 받았던 수모를 그들에게 풀리라. 비호같이 달려서 벌처럼 바톤을 넘기리라. 우리 과는 무조건 계주 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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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10-21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자아자아자 화이팅! 마태님은 할 수 있어요! ^ㅂ^ 결과 꼭 알려주셔야 해요!

2004-10-21 2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을산 2004-10-21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마태님, 젊은 오빠 화이팅! ^^
다음주 목요일이면 결과를 알 수 있다구요?

노부후사 2004-10-21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주 목요일이라...
어디서 하는건가요?
시간있으면 마태님의 멋진 모습을 구경하고 싶네요. ㅋㅋ

하얀마녀 2004-10-21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멋진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여주시겠군요. ^^

파란여우 2004-10-21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미터를 20초라고요? 걸어 가셨나 보군요..우하하하하..=3=3=3=3 그래도 좋은 결과 알려 주세요^^

nugool 2004-10-21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아~~~체육대회의 하일라이트는 역시 계주입니다. 언제 봐도 얼마나 스릴있는지.. ^^
헌데.. 마지막 주자로 뛰셔야 되는 거 아닌가요? 제일 잘 뛰는 사람이 막주자로 뛰어야 하는데..

비로그인 2004-10-21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니스를 치실때의 빠른 발이라면 ^^ 충분히 선전 가능하시겠지요

sweetrain 2004-10-21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마태님 화이팅!!!

sooninara 2004-10-21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100m 20초였어요..이번 재진이 운동회에서 운영회 대표로 계주에서 뛰었다니깐요..
오래살고 볼일입니다..성적은 교장,교감선생님까지 낀 우리 운영회가 꼴등이지요..아무래도 제덕도 컸겠죠???

플라시보 2004-10-22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니 굳이 몸을 안만드셔도 되겠구만...흐흐^^

하이드 2004-10-22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저도 20초 넘었는데,,요즘은 마라톤... 아니고, 건강달리기 ( 5km 10 km) 가끔 하는데요.
그 정도가 딱 좋습니다.

회사에선 대표님이 매니아, 집에선 아부지가 매니아,( 두분 다 그 연세에 풀코스를 분기마다 뛰신답니다. -_-;;)

아, 나도 몸 만들어야 하는데,,,

아영엄마 2004-10-2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말의 힘을 빌어 열심히 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