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제목의 고수는 영화의 고수와 별 관계가 없습니다...

** 이 글은 그저께 썼는데, 오늘사 올려요. 안올라가더군요..

오랜 시간동안 나에게 부담을 주던 우리 학교 평가가 오늘사 끝났다. 그냥 집에 들어가기보단, 드디어 자유인이 된 걸 자축이라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영화 <썸>을 보는 것, 시간대가 맞은 신촌 그랜드극장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많이 놀랐다. 영화 상영 십분 전인에도 관객이라곤 내가 전부였으니까. 갑자기 내가 극장을 통째로 빌려 자축을 하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고, 말도 안되게 가슴까지 설렜다. 난 아무도 안들어오기를 바라기까지 했는데, 5분쯤 전에 남녀 커플이 들어오는 바람에 설렘의 시간은 끝이 나버렸다. 궁금했다. 아무도 안오면 영화를 틀어줄까? 아마 그럴 것이다. 중간에 들어오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 다음 상영시간도 맞춰야 하니까.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는데, 시작 직전에 들어온 여자 둘이 날 상념에서 벗어나게 했다.

“여긴 저희 자린데요?‘

자리를 비껴주면서 난 피식 웃었다. 그녀들이 지극히 당연한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하는 게 웃긴 것이 아니라, 넓고도 넓은 좌석들 가운데 하필이면 그 자리에 앉은 나 자신이 우스워서. 혼자 보는 것도 쪽팔린 일인데, 자리에서 쫓겨나기까지 하니 약간은 서러웠다. 영화를 본 소감을 간단히 말해본다. ‘간단히’는 물론 교장선생님 버전이다.


-난 <썸>이 ‘합계’를 뜻하는 ‘sum'인줄 알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니까 ’some‘이었다. 다 보고 나서도 제목과 영화가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이 영화를 본 이유는 뭘까. 그래도 내가 신뢰하는 사이트인 맥스무비의 별점순위가 무려 7.99였기 때문. 혼자 본 걸 보면 일말의 불안감은 있었나보다. 재미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면 미녀와 같이 봤을 테니까 말이다. 결과적으로 난 별점에 속았다. 별 다섯을 주고 ‘또보고 싶다’고 쓴 애들이 모두 알바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알바라기보다는 멋지게 생긴 고수라는 배우가 좋아서 영화를 본 애들이리라. 그러니까 난 고수 팬들에게 속은 거다. 진정한 팬이라면 아무리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가 나와도 영화가 후지다면 비판해야 하는 게 아닐까.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것 같긴 하다.


-영화의 초반은 엉성했다. 그다음엔 계속 엉성했다. 조금 지나니 심하게 엉성했다. 나중에는 산만했고, 상황 파악이 안됐다. ‘줄거리를 모르면 내용을 절대 알 수 없다’는 네티즌의 말처럼, 별반 비범하지 않은 내 머리로는 영화의 스토리 전개를 따라잡을 수 없었고, 그 결과 영화에 빨려들어가지 못한 채 계속 겉돌기만 했다. 영화보면서 했던 생각들이다.

‘확 나가버릴까’ ‘오늘 저녁엔 라면을 먹자’ ‘아니 가다가 제육덮밥을 사먹는 게 낫겠다’


-여자애는 계속 데자뷰를 경험하며, 깜짝깜짝 놀란다. 별로 깜찍하지도 않은 애가 놀라기만 하니 집에 가고 싶어졌다.

-자동차 추격씬이 여러번 나온다. 처음 건 봐줄 만한데, 두 번, 세 번 계속되니까 하품이 나왔다. <매트릭스2>를 따라한 듯 역주행 장면도 나오던데, 그땐 한숨이 나왔다. 애꿏은 차만 부쉈다...

-<텔미 섬싱>의 감독 티를 내려는지 감독은 막판에 반전을 시도, 전혀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설정한다. 물론 영화와 계속 따로 놀아온 나는 그런 반전에도 시큰둥했다. 패거리 여럿이서 싸움질을 하는데 누가 우리편인지 알아야 응원을 하지....


-이건 스포일러. 하지만 어차피 다들 영화를 안볼거니 스포일러가 있다한들 어떠하랴. 고수는 결국 범인을 때려눕힌다. 총을 든 상대를 주먹으로 몇 대 때리고 여자를 구하러 간다. 매우 당연하게도 범인은 정신이 들어 고수에게 총을 쏜다. 아, 왕짜증. 좀 확실히 제압을 하지 그랬니. 여자에게까지 총을 겨누는 범인, 그 순간 정의의 형사가 총을 쏴서 범인을 죽인다.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절묘한 타이밍의 조화. 이런 것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엔 내가 너무 산전수전 다 겪었다. 이것보다는 오늘 낮 평가가 끝나고 지적사항을 얘기할 때가 훨씬 더 박진감이 넘쳤다. 행여나 내 얘기를 할까봐-기생충학교실은 실험실이 왜 그모양이냐??-어찌나 걱정을 했는지...


이정도 했으니 볼 사람은 없으리라 믿는다. 고수의 골수팬이라면 모를까, 이런 영화는 외면해 줌으로써 감독을 응징하는 게 옳은 길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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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yo12 2004-11-04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영화들의 홍보를 너무 많이 해서인지,
극장에 오르기 전까지는 참 보고 싶었는데, 막상 극장에 가서 보려면 이미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보기 싫은 영화들이 있습니다. 이 영화도 그런 것 같아요.^.^:;
고수 한번 큰 화면으로 보고 싶었는데, 요즘 하는 드라마를 보며 그리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전혀 안보고 싶다는.......^.~

드팀전 2004-11-0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허라...전 이미 봤는데요.^^ 고수가 참 예쁘더군요.그리고 마지막에 활약하는 경찰아저씨....영화에 나온 경찰 중 가장 실제 경찰과 외모나 하는 짓이 비슷합니다.^^
그나저나 저도 영화<주홍글씨>를 보고 주절주절 ›㎢쨉?왜 오류가 나서 날라가 버리는 겁니까.열받지만 참아야지...원래 개혁은 좀 그런 불편이 따르는 법...갑자기 낙천적인 사람이 된 듯 하여 뿌뜻하네요.헐헐^^

sweetmagic 2004-11-04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 사람은 없으리라 믿으신다니 ~ 괜히 더 보고 싶어요 ㅎㅎ

하얀마녀 2004-11-0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영화를 보면 스크린 쿼터고 뭐고 그냥 다 망해버려야 된다는 생각이 들죠. 고생하셨습니다. 영화는 별로겠지만 마태우스님의 평은 참 재밌군요. 흐흐흐.

노부후사 2004-11-0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송지효가 왜그렇게 고수를 살리려고 아둥바둥 치는지 모르겠어요.

플라시보 2004-11-04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님이 이정도로 쓰신걸 보면 무쟈게 재미 없나봅니다. 하긴 텔미 썸씽도 한석규 심은하가 나왔으니까 봤지 내용은 별로였습니다. 좀 뭐랄까 저 감독이 참 연출 어설프게 하는구나. 싶었거든요. (한석규나 심은하처럼 가만 놔둬도 자기 역활은 다 해내는 배우들을 가지고 찍어도 저 모양이라니 하며 혀를 찼었죠)
원래도 안땡겼지만 님의 리뷰를 보니 TV에서라도 해주지 말았으면 싶습니다.^^

마태우스 2004-11-04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님이 보셨다면 훨씬 더 멋진 비판을 해주셨을 것 같네요^^
에피메테우스님/좋아하니까 그런 게 아닐까요^^
마녀님/마녀님의 댓글은 언제나 저를 유쾌하게 하는군요^^
매직님/님의 반골기질은 여기서도 발휘되는군요. 님을 제가 어찌 감히 말리겠습니까..^^
드팀전님/주홍글씨는 어떻습니까? 전 볼 예정인데...제가 이은주 팬이라서요...개혁에 불편이 따른다는 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소요님/고수가 잘생겼기는 하더이다. 영화 보면서 저도 저렇게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다.

진/우맘 2004-11-04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패거리 여럿이서 싸움질을 하는데 누가 우리편인지 알아야 응원을 하지....
--------ㅋㅋㅋㅋ!!!! 명문입니다.
그나저나 큰일이네요. 개편 후, 댓글에서는 엔터키가 안 먹는 모양입니다. 마태우스님의 성심어린 답변을 꼼꼼하게 뒤져서 내 몫을 찾아내야 할 모양이예요.TT

stella.K 2004-11-04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그 여자 둘이 좀 그러네요. 그렇게 자리가 널널하면 보통은 아무데나 자기 좋은 자리 않으면 되는데. 전 보통 그러거든요. 그럴 때도 굳이 내 자리라고 비켜달라고 하면 서로 좀 무안하고 번잡스럽지 않나요? 에고, 모르겠네요.ㅜ.ㅜ

노부후사 2004-11-04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요즘에 본 한국영화들 정말 즐이에요. <썸>을 비롯하여 <주홍글씨> 등등 황당한 반전 아닌 반전들...

마태우스 2004-11-0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피메테우스님/그러게 말입니다. 돈아깝게시리 그런 건 왜 만드는지요. 내돈이 아니라도 돈이 아깝더군요. 아니, 표를 샀으니 제돈도 들어갔군요

스텔라님/호호 스텔라님은 언제나 제 편만 드세요^^

진우맘님/그러게 말입니다 댓글에서는 엔터키가 안먹어요. 불편합니다. 수정도 안되고.

마태우스 2004-11-0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엔터키가 먹는군요!

봐요 먹지요

여러분도 해보세요!
 

* 이 책의 제목은 본문과 겁나게 관계 많음

“모기가 너무 많다”

주위에서 이런 하소연을 하는 사람이 많다. 나 역시 그걸 뼈저리게 느낀다. 우리집은 물론이고 학교에도 모기들이 바글바글해,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더구나 그 모기들은 우리가 예전에 알던 모기는 아니다. 모기 50여마리를 잡아 해부.분석한 결과 난 그 모기들이 그전 모기와 다르다는 걸 밝혀냈는데, 그 결과를 여기서 말하고자 한다.


1. 영악해졌다

과거의 모기는 직선코스로 날라갔다. 그래서 모기의 위치를 미리 예측하는 게 가능했고, 별다른 도구 없이, 심지어 손으로 모기를 잡는 일도 다반사였다. 하지만 지금의 모기는 결코 직선으로 날지 않는다. 분자들의 운동인 ‘브라운 운동’까지는 아닐지라도, 나는 중간중간에 쉴새없이 방향을 바꾸니, 기다렸다가 모기를 잡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한곳에 오래 앉아 있지도 않는 등 위기감지 능력도 뛰어나, 맨손은 고사하고 두꺼운 노트를 아무리 휘둘러도 잡는 게 쉽지 않다.


2. 강해졌다!

바퀴 약에 바퀴벌레가 죽지 않는 것처럼, 모기를 위해 만들어진 에프킬러는 요즘 모기를 죽일 수 없다. 에프킬러보다 더 강력한 모기약이 몇 개 나왔지만, 몇 번 사용해본 결과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컴퓨터 방에다 한통의 4분의 1 가량을 쏟아부어, 컴퓨터를 하는 내가 숨이 막히고 착한 벤지는 거의 쓰러질 지경이 되었지만, 모기는 유유히 내 살을 뜯어먹는다. 이 엄청난 내성으로 보건대 소나 말이 죽을 정도의 강력한 약이 아니면 모기를 죽일 수 없을 것같은 생각이 든다.


3. 빨라졌다!

십오일째 모기를 연구해온 배리 본즈 박사는 요즘 모기의 시속이 그전에 비해 훨씬 빨라졌다고 발표했다. 그전 모기의 속도는 평균 12킬로 정도인데 반해 요즘 모기는 30킬로에 조금 못미친다는 것. 갈지자로 나는데다 속도까지 빠르니 웬만한 무기로 잡기가 힘든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배리본즈 박사는 모기 50마리를 해부해 본 결과 모기 날개의 근육이 예전 것들보다 70% 이상 두꺼워진 것을 발견했는데, 그 정도라면 기존 모기의 반경인 6킬로를 넘어서 10킬로 정도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다. 5층에 살아서 비교적 모기의 습격을 덜 받던 나였지만, 요즘 모기는 5층은 물론이고 15층까지도 문제없이 날아올라갈 날개를 가진 것. 고층은 더 이상 모기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4. 추위를 안탄다

모기가 나오는 시기는 6월에서 9월이 피크며, 10월 초 정도면 다음 해 봄까지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던 게 지난날의 경험이었다. 이런 통계는 이제 무의미해졌고, 우리가 체감으로 느끼는 모기의 숫자는 10월이 더 많을 지경이다. 이렇게 된 원인은 지구의 온난화 탓에 10월에도 25도가 넘는 날씨가 지속되기 때문이지만, 추위에 대한 모기의 내성이 증가한 탓도 있다. 배리 본즈 박사에 의하면 기존 모기는 섭씨 18도가 되면 동면을 시작했지만, 지금 모기는 10도가 되어도 유유히 하늘을 난다고 한다. 겨울에도 10도가 넘는 우리나라이니, 앞으론 일녀내내 모기와 더불어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5. 악독해졌다

기존 모기는 피를 한번 빨면 그걸로 족했다. 배를 두드리며 벽에 붙어 있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거나, 아니면 사람 눈에 안띄는 은밀한 장소로 날아가 훗날을 도모했다. 하지만 지금 모기는 한번에 만족하지 않는다. 두 번, 세 번, 네 번 물고도 만족하지 않는다. 밀폐된 곳에서 잠을 자던 새미 소사라는 사람은 하룻밤 새 12번을 물렸는데, 그게 다 한 마리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는 걸 알고 경악했다고 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배리본즈 박사는 모기가 흡혈을 하는 이유가 변했다고 한다. 즉 기존 모기는 피를 먹어 배를 채웠지만, 지금 모기는 순전히 사람을 괴롭힐 목적으로 피를 빤다는 것이다. 피를 빨자마자 도로 뱉어 버리고 다시금 사람을 공격한다는 것. 배리본즈 박사는 그 증거로 방바닥에 뿌려진 미세한 핏방울들을 제시해 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모기의 성질이 왜 이렇게 포악해져 버린 걸까. 종교단체에서는 하느님의 창조물인 모기를 인류가 너무 탄압하기만 했다며 ‘모기와 더불어 살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기도 하지만, 배리본즈 박사는 그건 아니라고 얘기한다. 그의 항변이다.

“모기보다 더 혹사당하는 동물이 많다. 소도 그 중 하나다. 그런데 왜 소는 악독해지기는커녕 갈수록 온순해지는가”

그렇다면 본즈 박사의 견해는 뭘까.

“지금 나오는 모기는 모기가 아닙니다. 전혀 새로운 종이죠. 우리는 이 곤충을 ‘모기’라 부리는 대신 ‘모오기’라 부를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그렇다.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모기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종인 것이다. 그 곤충의 이름이 꼭 ‘모오기’일 필요는 없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적합한 이름을 붙여줘야 한다. 이름이 있어야 대비책이 생기는 법이니까 말이다. 이 새로운 종을 뭐라고 부를지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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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1-02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트라 액션 파워 모기로군요. 그래도 우리집 모기는 많이 힘을 잃은 것 같아요. 손에 잡히거든요. 여름엔 빨라서 못잡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벌레를 맨손으로 못 죽이는데, 유일하게 맨손으로 죽이는 게 모기죠. 보는 즉시 잡아햐 하니까. 마태님 나중에 <모기>를 주제로 책 한권 내셔도 될 것 같아요. 아니면 모기 카테고리를 만드시던가. ㅋㅋ. 알라딘 되서 마태님 글 읽을 수 있게 되서 넘 좋아요.^^

sweetmagic 2004-11-02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영악해졌다
-> 모기의 운동 방법에 변화가 있어 모기들이 영악해 졌다는 것은 모기들이 인간 손에 잡혀 죽어야 한다는 왜곡된 모기상이 내재되어 있음. 과거 모기가 직선 코스로 날았다는 증거자료 불충분.


2. 강해졌다!
-> 살충제 뿌리고 그 방에서 동물과 함께 모기 사상 현장을 목격을 시도하는 인간과 동물을 처음봄. 모기에게 적용되어야 할 살포물의 상당량이 엉뚱한 곳에 작용되어 그 효과가 미미해 진것이라 사료됨.


3. 빨라졌다!
-> 실험대상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가 요구됨. 실험 환경 설정 및 분석 방법에 대한 상세한 내용 필요.


4.추위를 안탄다
-> 객관적 자료 절대 부족,



5.악독해졌다
-> 2004년 모기에 한번도 안 물린 본인으로서는 모기가 악독해져 사람피를 여러번 빤다는 얘기는 마치 드라큘라가 **에 좋다는 이유로 마늘즙을 마신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처럼 들림


모기들이 단지 영악해졌다 강해졌다! 빨라졌다! 추위를 안 탄다 악독해졌다 라는 이유로 모기들의 성질이 포악해져졌다는 결론을 내리기엔 객관성이 매우 부족 함. 필자의 좁은 소견으로는 연구자가 다른 사람보다 더 모기의 피해를 많이 입는 것은 운동하고도 씻지도 않고 잠자리에 드는 연구자의 모기를 부르는 생활 습관이 부른 너무도 당연한 폐해라는 **님의 연구가 더 타당성이 있다고 봄. 하지만 지금 나오는 모기를 기존 모기에 국한시키지 않고, 전혀 새로운 종이라고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는 연구자의 태도에 찬사를 보냄. 특히 새로운 곤충을 ‘모기’라 부리는 대신 ‘모오기’라고 부를 것을 제안하는 연구자의 깜찍한 의견은 미소를 자아내게 했음 뿐 만아니라 자신의 견해를 고집하지 않고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는 게 필요한 시점" 이라는 열린 토론과 의견 수렴의 장으로 증폭시킨 마태우스 님!!

깜찌기 ~ 멋째~~~~앵이 !!

瑚璉 2004-11-02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론 1. 영악해졌다 에서 "‘브라운 운동’까지는" : 브라운 운동은 분자들의 운동이 아니라 입자들의 운동임.


반론 2. 70년대의 모기라고 단순했던 것은 아님. 당시 10여분간 비행궤적을 관찰한 결과 직선과 곡선이 복합된 비행경로를 보이는 것이 이미 입증되어 있음 (Arnold Schwarzenegger와 Maria Shriver공저, 모기 비행궤적의 각운동량 분석, 1999, Kennedy Press).


반론 3. 관찰자가 실내에 같이 있음으로 인해 MMC (minimal mosquitocidal concentration)에 도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음. 다음번에는 보다 좁은 공간에서 실험할 필요가 있음. 가급적 소형 종이봉투 내에 모기를 넣은 환경에서 피실험자가 코를 밀어넣음과 동시에 살충제를 분무하여 MMC달성 여부를 확인하여야 적절히 수행된 실험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됨.


반론4. 베리 본즈 박사의 견해와는 달리, 시카고 컵스 대학의 세미 소사 박사는 근년 모기 날개 근육의 강화는 관찰되지 않았으며, 근육강화는 일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상용한 모기에서만 관찰되었다고 보고한 바 있음 (Mosquito Journal of Parasitology, 2002)


sweetmagic 2004-11-02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지금 호련 댓글 보고 나니 제 댓글, 지우고 싶군요 ㅠ.ㅠ;;;=3=3=3

마태우스 2004-11-02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련님/지금 막 평가 끝나고 돌아와서, 님 댓글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거의 쓰러질 뻔했다는... 아아 하늘은 왜 나를 낳고 호련님을 또 보냈던가...
매직님/댓글의 초반 38%를 볼 때는 얼굴이 하얗게 변했고, 그다음 33%를 읽으면서, 특히 제가 안씻는다는 걸 통박한 대목에서 약간 공감을 했고, 칭찬을 해주신 마지막 대목에서는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쳤다는.... 멋진 댓글 감사합니다.
스텔라님/새로워진 알라딘에서 만나뵙게 되니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스텔라님 댁의 모기가 힘이 없는 것은 님의 기에 압도된 탓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sweetrain 2004-11-02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올해 모기 한마리밖에 안 봤어요~~!

엔리꼬 2004-11-02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 입자들의 운동이라는 '브라운 운동'은 정확히 말하면 '케빈 브라운 운동' 인가요? 긁적

비로그인 2004-11-02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호련님과 알라딘의 권좌를 놓고서 한 번 맞짱을 뜨심이;; ^0^

2004-11-02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4-11-03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시가 다시 대통령이 되려나봐요 -_-;
 

* 이 책 제목은 <능금등급의 심층연구>랍니다.

고교등급제를 보는 내 마음은 복잡다단하다. 고교의 서열을 인정하는 것은 사실상 평준화를 해제하자는 것이고, 그건 평소 평준화를 소리높여 주장해 온 내 소신과 어긋난다. 하지만 강남 애들이 강북보다 학력이 뛰어난 것도 사실이고, 국가가 제도적으로 강제하는 게 아니라 몇몇 대학에서 알아서 등급제를 실시한다는데, 학생 선발에 있어서 그 정도 재량도 인정하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싶기도 하다.


좀 다른 얘기를 해보자. 옛날만 해도 의대 졸업생은 자기가 나온 대학의 부속병원에 인턴 지원을 했다. 동료.선배가 많은 병원에 가는 게 수련의 생활을 하는 데 아무래도 편하지 않겠는가. 외부 병원은 성적이 좀 처지는 경우에나 가는 거였다.


91년으로 기억한다. 우리 학교를 나오고 군대를 다녀온 선배 하나가 S대병원 인턴에 응시했다가 낙방하고 말았다. 인턴 시험은 거의 1: 1이라 떨어지는 경우가 별로 없었는데, 그 선배 대신 타대학 출신이 합격을 한 거였다. 그때 병원 벽에 대자보가 붙었다. 희미한 기억이지만 내용은 이거였다.

“그 선배는 우리 학교를 중간 정도 되는 성적으로 졸업했다. 우리 학교 100등이 타대학 출신보다 못하단 말인가!”

그 선배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긴 해도, 난 그 대자보에 공감하지 못했다. 대자보가 지나치게 서울대 패권주의에 빠져 있는 듯 보였기 때문.


언제부터인가 ‘서울대’의 정의가 ‘서울에 있는 대학’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지방 소재 대학의 우수 학생들이 우르르 서울에 있는 병원에 지원을 했다. 인턴 시험에는 학교 성적의 비중이 높으니 그들은 당연히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을 했고, 이건 S대 병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서울 소재 병원들은 지방대 출신이 많아지는 게 맘에 안들었나보다. 그래서 나온 게 대학 등급제. 지방에 있는 대학을 나오면 성적의 일정 부분만 인정해 주기로 한 것. 내가 지금 있는 학교라면 70%만 인정을 해준단다. 1등으로 졸업해 성적 점수가 300점 만점을 받았다 해도 210점만 인정하겠다는 것. 그 결과 지방 출신들은 어찌어찌 인턴은 한다해도, 자신이 원하는 과를 전공하기가 힘들어졌다. 탁월한 성적으로 졸업한 우리 졸업생 한명은 인기과에 응시했다가 낙방하고 만다.


이걸 바라보는 내 마음은 당연히 착잡하다. 대학간의 서열이 관습적으로 통용된다 해도, 그렇게 노골적으로 차별을 하다니! 강북 소재 고등학교의 선생님들, 그 학교에 아이들을 보낸 학부모들의 마음이 그제서야 이해가 갔다. 해법은 있다. 우리 애들이 죽어라고 열심히 공부함으로써 의사고시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계속 낸다면 현재의 70%가 80, 90%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이건 이론상으로만 가능할 뿐, 입학 커트라인도 우리보다 더 높고, 교수 숫자도 많을뿐더러 공부도 훨씬 많이 시키는 대학들을 따라잡는 건 그리 쉬운 건 아닐게다. 약자는 그래서 서러운 법, 약자가 되고나서야 고교등급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다니, 내가 너무 간사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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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11-02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북에 살고 있으면서도 특목고를 졸업한 저로서는 쉽사리 어느 입장을 취하기가 뭐하더군요. 특목고와 일반 고등학교간의 차이가 없다고 말할 순 없음을 잘 알면서도, 고교등급제라는 것이 명시적으로 시행됨으로써 강남,강북이라는 차이를 은연중에 인정해버리는게 된다는 사실이 싫기도 하고... 결국 사람은 자기가 속한 지위에 따라서 전혀 다른 판단을 내리게 되기 마련이라지만... 공부하고픈 모든 이들에게 대학이라는 공간이 개방되어야 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맞는데.. 쩌업..

sweetrain 2004-11-02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닌 저도, 여대생님과 비슷한 입장이에요. 정말 서울과 지방의 차이, 서울 내에서도 지역적인 차이들이 있음을 알지만, 인정하기는 싫은 것이지요..

LAYLA 2004-11-03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겪어봐야 그심정을 알지요.....저희 학교 일등은 이번 수시 2학기에 서울대 경희대 포공 썼는데 하나 같이 1차도 못붙고 다 떨어져 버렸습니다...
위 대학들은 고교등급제 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뭐라 할말은 없지만..
도대체 1등이 1차에도 못붙는다면....이 일등은 억울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sweetmagic 2004-11-03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장된 학교란 책 읽고 있는데 마침 님이 이 페이퍼를 쓰셨더군요... 할말이 너무 많아 입 열기도 귀찮습니다...........(아..또 속에서 부글부글 하는 군요)

sweetrain 2004-11-04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대 의대 다니는 넘이 서울대 농대 다니는 친구 은연중에 무시할 때는 진짜 확 쥐어박아 버리고 싶습니다. ㅠ.ㅠ 그러니, 서울대 안 다니는 저는 얼마나 무시하고 보겠냐구요. 우라질.ㅠ.ㅠ

마태우스 2004-11-0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렇게 귀엽고 발랄한 글에 추천이 하나도 없다니, 알라디너들의 그 많던 인정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모오기, 얼마나 귀엽습니까....

soyo12 2004-11-04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국에 있는 전교 일등들만 모아도 서울대 정원보다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같은 전교 일등이라도 삼년간 올 수도 있고-그런데 정말 그게 인간인가요? 어떻게 모든 과목을 그렇게 고르게 성적이 나올 수가 있단 말입니까? ^.~-추천장의 종류도 있으니.^.^ 요즘 같으면 그냥 예전처럼 속 편하게 학력고사 보는 것이 더 좋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 학교 일 때문에, 혹은 술 때문에 며칠간 알라딘에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 동안 알라딘이 멋지게 개편을 했네요. 아직 안써봐서 뭐가 어떻게 좋은지는 모르겠네요. 더우기 그간 눈에 익어온 초기 화면이 바뀌어지는 바람에 정겨움도 약간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쓰다보면 훨씬 더 편한 기능이 많다는 걸 느끼게 되겠지요. 제가 화면이 아름다워 알라딘을 하겠어요? 여기 오시는 분들과의 소중한 인연 때문에 하는 거죠.^^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리고...저 오늘 두시부터 한가해집니다. 그간 못올렸던 글을 이번주 내내 올려야겠어요. 근데..투표로 질문하는 건 도대체 뭘까요?

어제 의예과 수시모집에 지원한 학생들 면접을 봤다. 거의 면접으로 당락이 결정된다고 하니, 나처럼 능력없는 사람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주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내 나름의 원칙대로 최선을 다해 면접을 보긴 했지만 말이다.


오늘 낮, 학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목요일부터 일요일 사이에 무슨 약속이 있냐고 묻는다. 금요일쯤 되면 다음주 스케줄이 쫙 잡혀 버리는, 약속이 많기로 유명한 내가 설마 약속이 없을까. 휴대폰의 스케줄란을 보니 약속이 있음을 말하는 네모상자가 세 개나 반짝거린다.

“왜 그러시는데요?”

그렇게 물으면서 난 우리 학장님이 그동안 인정평가 준비를 하면서 고생이 많았다고 야유회라도 가자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학장; 논술 시험 출제 좀 해야 하거든. 서선생이 좀 가지.

윽, 지난주 일요일도 못쉬었는데 이번주도? 그것도 3박4일이나? 시험문제가 유출되지 않게 하려고 가둬놓는 게 분명했다. 벤지 때문에 1박2일 이상은 못하는 내게 3박4일은 무리였다. 하지만 벤지 때문이라고 핑계를 댈 수는 없는 노릇, 천만다행히 난 그 기간에 강의가 두 번이나 있었다.

“저, 목요일, 금요일 강의 있거든요. 힘들겠는데요”

학장은 그 대신 다른 사람을 추천하란다. 난 교수 명단을 보면서 그 중 세명을 골라 이름을 불렀다. 난데없이 날벼락을 맞은 그들에게 미안해하면서.

“채점은 서선생이 하슈. 일요일 하루만 하면 되니까”

난 그러마고 했다.


퇴근을 하려는데 XX과 선생을 만났다. 날 보면서 반갑게 인사하는 그, “선생님, 입학관리과에서 전화왔는데, 저 이번주 논술 출제 걸렸어요. 목요일부터 3박4일이래요!”

“어머나, 3박4일이나? 어쩌다 선택이 되었나요”(아, 가증스러운 나...)

“저도 모르겠어요”

“선생님이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그는 가는 길이라면서 나를 기차역까지 태워다 줬다. 내가 그 원흉이라는 걸 알았다면, 영화 <노브레인 레이스>에 나오는 것처럼 나를 오도가도 못할 사막에 내려 줬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나중에 그에게 밥이라도 한끼 사야겠다. 물론 이번 일은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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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11-02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글의 리스트가 밑에 뜨는구나!!!

마태우스 2004-11-02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로 전 지금 학교랍니다. 8시 10분에 오려면 집에서 6시 근처에 나와야 하고, 6시에 나가려면 다섯시엔 일어나야 하죠. 어제 오늘, 힘든 하루였어요...

tarsta 2004-11-02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벌써 학교에... 힘드셨겠어요. (토닥토닥)
기분좋고 활기찬 하루! - 박카스 광고같지 않습니까? 히히.. ^^

진/우맘 2004-11-02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표로 질문하기란....뭐, 그런 것 같아요.
"오만과 편견은 어느 출판사 것이 좋나요?" 질문하면, 여러 분들이 투표에 참여해서 정보를 드리는.
"기생충과 관련한 책은 어떤 것이 재미있나요?"라고, 한 번 올려볼까요?^^

마태우스 2004-11-02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다른 분들도 벌써 하루를 시작하셨군요! 타스타님, 이미지가 또 바뀌셨군요. 진우맘님, 오랜만예요! 전 지금 내려가야 한다는 슬픈 사연을 전하면서, 바람같이 갑니다. 휘이익---
 
쿨하게 출세하기 - 박창식 기자의 이해찬 비평
박창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이해찬이 불법 U턴을 하다 걸렸다. 의경은 국회의원으로 유명한 그를 알아봤고, 그냥 가시라고 했다. 그러자 이해찬은 왜 규정대로 스티커를 발부하지 않느냐며 마포경찰서에 인계했고, 의경은 결국 열흘간 영창 신세를 졌다. 아버지와 친구인 충남도지사를 잘 봐달라며 아버지가 부탁을 했을 때, 이해찬은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고 답한 뒤 “다음날 국감에서 지사를 거세게 몰아붙였다...그는 결국 지사 자리에서 쫓겨났다” 교육부장관 시절 자기 집에서 두시간을 기다린 기자를 사전에 허락을 받지 않았다며 쫓아 내보낸 일까지 포함해서, 우리가 느끼는 이해찬의 모습은 ‘인덕’과는 거리가 멀다. 지나치게 원리원칙을 따지는 사람, 그런 사람이 곁에 있으면 정말 피곤하기 그지없다. 좋은 게 좋은 것, 이러면서 살면 세상이 훨씬 아름다울 수 있는데 말이다.


그가 기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지 못하는 것도, 내 지인들 중 이해찬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동료 정치인들 또한 그를 싫어해, 이해찬은 장관.정책위의장. 총리 등 임명직으로는 잘나갔지만, 국회의원을 제외하곤 어떠한 선출직에서도 당선된 적이 없다.


하지만 책에 나온 이해찬은 참 능력있는 정치인이었다. 13, 14, 15대 내리 1위를 했던 국회의원으로서의 의정활동을 포함해서, 그는 언제나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이행했다. 그의 노선은 ‘실용주의’ 그 자체다. 실용주의를 부르짖는 정동영처럼 특정한 이념도 없이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게 아니라, 방향은 개혁적이면서 일의 완급을 조절한다는 면에서 그렇다. [정책방향은 굽히지 않되 정책의 시기는 조절했다. 해고자 복직 문제로 재계와 부수 진영이 난리를 치니 소나기는 피하고 볼 일이었다...파업 타결 때는 해고자 복직을 제외시켰고...두달쯤 지나 잠잠해지자 해고자 40명 중 일부를 1단계로 조용히 복직시켰다]

정치인은 대개 “실리보다는 명분을 주장해 정치적 입지를 높여가는 경우가 많”지만 이해찬은 그 반대라는 거다. “대중성이 없고...능력은 있는데 인덕이 없다는 말을 합니다”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해찬은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그런 걸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그런 평판에 신경쓰기보다는 내가 하는 일을 할 뿐입니다...다 좋아하는 사람이 어떻게 있을 수 있나요?‘

그렇다. 이해찬이 인덕이 없는 건 사실일 테지만, 그는 내 친구가 아니라 우리나라를 위해 일하는 정치인이고, 우리가 정치인에게 요구하는 게 인덕이 아니라 ‘원리원칙에 충실’한 게 아닐까.


그가 미움을 받는 것은 교육부장관 시절 내놓은 “한가지만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게한다”는 정책일 것이다. ‘이해찬 세대’라는 말까지 만들어질 만큼 그가 우리나라 교육을 총체적으로 부실화시켰다는 거다. 글쎄다. 과연 그럴까. 한 사람이 일년 남짓한 시간 동안 그렇게 큰일을 할 수 있을까? 안그래도 총체적 난맥상에 빠진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들을 그에게 돌리는 것은 아닐까. 다른 이들은 동의하지 않을지 몰라도 그는 장관 재직 시절 사립학교 분규를 여럿 해결하는 등 나름의 업적을 남겼으며, 교육부직원들도 그를 ‘좋은 장관’으로 기억한다.


인물비평의 효시는 아마도 강준만일 것이다. 강준만의 비평이 여러 사람의 시각으로 본 자료들을 종합한 것이라면, 박창식은 자신이 오래동안 취재.관찰해온 이해찬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분석해 색다른 재미를 준다. 그런 점 말고도, 그간 이해찬에 대해 안좋은 기사만 접해와서 그런지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나서 이해찬을 좋아하게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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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10-30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따우님..... 제발 살려 주세요!!!

니르바나 2004-11-0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볼 때 이 양반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입니다.
역사에서 이 양반이 좋아하는 실용적인 일을 많이 하신 위대한분들은
의경과의 일을 저리 한심하게 처리하지 않았을겁니다.
이런 성격을 가진 분들은 주위사람들을 자기 잣대로만 보아 피곤케 하기 쉽지요.
결국 혼자만 잘나서 다른 사람들을 잘 못 믿지요.
원맨 플레이어라고 하지요.
그러나 이 세상이 어디 잘 난 사람만 사는 동네인가요.

지난 번 레바논에서 있었던 월드컵 예선경기가 생각납니다.
안정환선수는 지나치게 혼자 드리볼하고 다니더군요.
거의 동료 선수들을 무시하다시피 공을 몰았지요.
더 좋은 위치에 있던 선수들의 욕이 들리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골포스트를 때리는 슛을 쏫아도 축구는 골을 넣어야 승부가 나는 경기라,
그의 단독드리볼로 제대로 다 제끼고 박주영선수처럼 골을 획득했으면 모르되,
못넣었을 경우는 그의 원맨플레이는 우리 선수단을 패전으로 몰 수도 있는 상대팀을 이롭게 할 수 있는 플레이입니다.

교육부 직원들이 칭찬한다고 제대로 된 정치행위를 한 장관입니까?
교육문제만 해도 그가 입으로 수도 없이 뱉은 말
“한가지만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게한다”
이것은 말짱 헛말을 한 셈입니다.
그러나 그는 피해를 본 학생들에게 한마디 사과도 안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한 책임없는 장관자리 물러나고도 그는 자신의 말이 옳았다고 생각하고 있을겁니다.
일국의 총리로서는 그릇이 좀 작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상대적으로 고건씨와 비교를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군요.

적재적소는 이래서 어려운 과제지요.

진/우맘 2004-10-30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나는 이해찬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는데.....선배 선생님들께 귀에 딱지가 않도록 흉을 듣다보니, 어느덧 세뇌가 된 듯.^^;;;

노부후사 2004-10-30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집단이든지 똑바로된 원칙주의자가 한 명쯤 있는 것이 나쁘지는 않은 일이지요.
전 마태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그리고 이해찬이 교육부장관 재직 시절에 뱉은 구호들은 언론들에 의해 다소 어그러진 느낌이 없잖아 있어요. 성취도 면에서 본다해도 역대 교육부 장관들 중에 그만큼 관할부서 장악력을 보였던 장관이 없었다는 점에서 고건에게 결코 꿀리지 않는 사람이죠. 교육부는 이른바 '교육마피아'로 불리는 작자들이 장관들 뺑뺑이 돌리기로 유명한 부서입니다. 그런 부서를 장악했다는 건 그만큼 리더쉽이 있다는 한 반증이겠죠. 그리고 고건은 말이에요. 아무리 행정가라 해도 어느정도 정치적 의미가 스며있는 법인데 이당 저당 왔다갔다하는 모습은 좀 볼썽사납더군요. 특히 민정당에서 전두환 시다바리 노릇한 경력을 상기해 보면 말이죠.

sweetrain 2004-10-30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이해찬때문에 피본 불쌍한 83년생입니다...사실 지금도 이해찬의 그 또라이짓을 생각하면 이가 갈립니다...니르바나님 말씀대로..정말 그가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02학번들에게 공개사과라도 광화문 네거리에 무릎 꿇고 했어야 합니다. 한 가지만, 제대로 하면 대학간다. 특기적성 교육, 야간자습&보충수업 폐지( 우리 학교가 국립이라 교육부 정책에 곧이 곧대로 따를 수밖에 없어서 더 큰 피해를 봤을 겁니다. 사립고에 비해..) 등의 정책을 내세웠다면 수능이 그렇게 어려워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공부할 시간을 줄여놓고, 공부 안 해도 되는양 분위기를 조성해 놓고는 수능은 평균 60점 이상이 폭락할 정도로 어렵게 내 놨으니, 학생들만 바보 만든 겁니다. 지금도 그때의 그 폭격맞은 듯한 수능 다음날 교실 풍경이 기억나고, 수능치다 울며 뛰쳐나가던 친구를 끝내 못 잡았던 그때가 기억납니다. 왜 죄도 없는 83년생들이 장관 하나 잘못 만나 단군 이래 최저 학력이니 돌대가리니 하는 소리를 듣고 살았어야 했는지...적어도 그가 한 말에는 책임을 졌어야 하는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비로그인 2004-11-01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소위 '이해찬 2세대'인 03학번입니다만, 이해찬씨를 싫어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확실히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친구들 사이에서 이해찬씨의 악명이 높기는 했지요. 100문100답 같은 데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을 쓰라고 하면 다들 이해찬을 꼽을 정도였으니-_-;;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지금까지 '대학'에 들어가기 쉬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요. 수능 난이도야 매년 들쭉날쭉 춤을 추었고, 더구나 수능이 쉽다고 대학 문이 넓어지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언론에서 떠들어 댄, '단군 이래 최저 학력' 어쩌고 하는 개소리[정말 저 말은 헛소리라고 할 수밖에는...]도 결국 '이해찬 때리기'를 위해 억지로 끌어다 붙인 말 아닙니까. 수능 점수만을 토대로 수험생들을 한줄로 세울 수가 없으니 보수 언론이나 대학들은 뿔따구 나겠죠, 학교 성적이 아닌 다른 특기로도 대학에 갈 수 있다니 교사들은 불안하겠죠, 결국 학생들은 보고 듣는 것이 "이해찬이 나쁜 놈이야~" 하는 것밖에 없으니 누군들 이해찬씨를 안 싫어하겠냐고요.
그런데 그 이전까지 수능 점수 하나만으로 입시 당락이 좌우되는 현상이라든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보충수업이랍시고 학교에 붙잡혀 있어야 하던 것이야말로 나쁜 짓이죠. '이해찬 세대'가 '단군 이래 최저 학력'이라는 근거 없는 욕을 먹는 것 말고는 딱히 입시에서 피해를 본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굳이 피해를 본 것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이해찬씨 탓이 아니라 저 '나쁜 짓'을 계속하려는 입시 관계자들이 '열린 교육'이라는 것에 저항하는 바람에 학생들에게까지 불똥이 튄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 야자 없어진다고 마구 좋아했더니, 결국 엉터리 같은 동의서 받아다가 할 건 다 하더군요.]
여기 저기서 주워들었던 이해찬씨의 옛 경력은 흥미로웠고, 교육부장관으로써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드팀전 2004-11-02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해찬은 잘모르겠습니다만...노무현 정부의 일하는 총리 컨셉인지 뭔지땜에 무언가 힘있게 하고 싶어한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몇몇 댓글에 나온...고건과의 비교....이건 상대도 안됩니다.이해찬을 손들어줘야합니다.고건이 마치 가장 중용적인 행정가인양 각종 미디어들의 옹호를 받고 있는데 이러한 생각자체에 의문을 제기합니다.흔히들 이야기하는 '전문관료'라는 갑옷을 걸치고 있는데.... 그분은 우리 역사에서 무슨 역할을 맡았습니까? 군부정군에서도 "전문관료"라는 이름으로 개인적 명망만을 쌓았지요.그 이후에도 정치적 중립성이란 이름으로 개인적 명망의 권좌에만 앉아있을 뿐입니다.물론 그게 나쁘다는게 아닙니다.부도덕한 비정상적 사회에서 그의 테크노라트로써의 중립성이란게 비난은 받지 않더라도 무슨 포용과 덕성을 갖춘 인물로 포장할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사족을 달자면 ...모든 기술관료들이 비정치적이라고 뭐라하는게 아니라 고건이란 사람에게 왜 그렇게 관대한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겁니다.

oldhand 2004-11-03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의 고견에 동의합니다.

고건에 대한 역대 정부의 중용(重用)은 그의 노련한 행정경험 + 공무원 장악 능력 등에 대한 기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관료사회가 쉽게 변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기존 관료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고건을 중용한 것이겠지요.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서도 고위직을 지냈던 순응적인 면모 때문에 수구세력으로부터도 비토의 대상이 아닌 점, 탄핵 정국에서 보수 언론으로부터 노무현과의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며 과대 평가를 받은 점 등으로 인해 고건에 대한 환상이 국민들에게 주입된 것이 아닌지 싶습니다.


부리 2004-11-05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엉, 아까 십오분 동안 댓글 길게 달아 놨는데, 다운되서 날라갔어요. 흑흑. 알라딘 나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