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에 했던 얘기가 반복되고, 또 바른 생활 교과서에 나오는 듯한, 심하게 말하면 추천을 노리고 쓰여진  글 같네요. 뭐, 그렇게 보셔도 할 수 없지요^^ 오늘 버스를 타고 집에 오면서 이 글이 쓰고 싶어졌어요. ...

--------------

옛날, 할머니-내게 할머니는 외할머니 뿐이다-는 부자였다. 비싼 서초동 빌라에 사셨고, 우리가 갈 때마다 만원, 이만원씩 용돈을 주셨다. 그때 내가 할머니 댁에 자주 갔던 것은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라기보다, 갈 때마다 내 손에 쥐어주시는 시퍼런 돈 때문이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의 할머니는 전혀 부자가 아니다. 있는 돈, 없는 돈을 모두 우리에게 주시고 조그만 아파트에 사신다. 혼자 사시니 심심하지만, 놀아드릴 사람도 없다. 엄마는 너무 바쁘고, 삼촌은 무능하다. 엄마를 낳고 더 이상 애를 못낳아 입양을 한 사람이 바로 삼촌인데, 그 삼촌은 오십을 몇 년 안남긴 지금까지 몇십년째 놀고 있다. 삼촌은 가끔 용돈을 타러 할머니댁에 가는 걸 제외하면 할머니를 잘 찾아뵙지 않는다. 아, 삼촌이 몇 번 사업에 실패하느라 말아먹은 돈도 꽤 된다. 이제 수입원이 없는 할머니는 어머님이 드리는 용돈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사신다. 할머니가 부자일 때는 자주 그집에 놀러가던 우리 형제들은 이미 오래 전에 할머니를 잊었다. 딱 한명, 여동생은 지금도 할머니에게 뻔질나게 전화를 한다. 애를 봐달라고 부탁을 하기 위해서다. 할머니는 애를 봐주시러 버스를 타고 이촌동에 가고, 버스를 갈아타고 집에 오신다. 한달이면 열흘 이상 애를 봐주지만, 여동생은 할머니에게 교통비조차 준 적이 없다. 여동생의 말이다.

“할머니가 안받으려 하셔서...내가 파출부냐며 펄쩍 뛰잖아”


할머니는 우리집에도 가끔 오신다. 역시 일을 해주시러 오는 거다. 일이 있으면 엄마는 할머니께 전화를 하신다. “옷 다릴 거 있어요” 엄마는 할머니가 오갈 때마다 차로 모신다. 가끔 내가 모셔다 드릴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너 시간을 뺐는구나. 미안하다”

심심해서 그런지 할머니는 일을 맡기는 걸 좋아하시고, 엄마도 할머니께 일을 드린다는 걸 뿌듯해하시는 듯하다. 언젠가 술을 먹고 늦게 집에 갔더니, 할머니가 열심히 배추를 씻고 있다. 엄마는 뭐하시나 봤더니 전화를 하고 계신다. “엄마, 너무하세요!”라고 했더니 황급히 나오신 우리 어머니, 이렇게 말한다. “아이 어머니도, 내일 하자니깐 왜이러세요!”

어머니가 말로 할머니를 서운하게 할 때도 있다. 삐진 할머니의 속을 풀어드리는 건 내 몫, 나를 이뻐하시는 할머니는 이내 삐진 걸 푼다. 할머니를 보면서 난 엄마한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할머니께 난 가끔 용돈을 드린다. 그 옛날에 받은 것에 비하면, 그리고 지금 내가 술쳐먹는 데 쓰는 돈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돈이지만, 드릴 때는 겁나게 생색을 낸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 돈을 하나도 안쓰고 모아 두셨다가, 내 생일 때 고스란히 주신다. 언젠가는 엄마가 용돈을 좀 넉넉히 드렸더니, 당신이 안쓰고 글쎄 내 옷을 사오신 거다. 색깔 하며, 패션 하며, 정말 촌스럽기 그지 없는 옷들, 난 할머니가 속상할까봐 “감사합니다. 잘 입겠습니다”라고 해놓고선 한번도 입지 않았는데, 엄마는 나중에 하나는 환불하고 하나는 삼촌에게 줬다고 한다. 자신을 위해서는 돈을 하나도 안쓰는 분, 할머니는 그런 분이다.


할머니 댁에서 드실 때, 할머니는 김치 하나에 드신다. 당신 혼자 드시니 잘 먹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듯하다. 우리 집에 오셔서 같이 식사를 하실 때, 할머니는 김치 하나에 밥을 드신다. 같이 먹는 내가 맛있는 반찬을 많이 먹기를 바라셔서이다. 내가 생선을 조금 잘라서 할머니 밥그릇 위에 놔 드리면, 할머니는 화를 내면서 다시 내게 주시고, 밥그릇을 손으로 커버해 내가 반찬을 못놓게 하신다. 난 할머니가 맛있게 잘 드시면 좋은데, 할머니는 그런 내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나보다.


할머니는 오래 일본에서 사셨다. 그래서 일본말을 아주 잘하시고, 일본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재작년 말인가, 할머니가 일본판 <주부의 벗>을 교보에 주문했는데, 왜 안오느냐고 알아봐 달라고 한 적이 있다. 어찌어찌 해서 받아보게 해드렸는데, 그 책을 굉장히 좋아하시는거다. 우리 집에 올 때마다 갖고 다니고, 할머니 말씀에 의하면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단다. 그래서 그 다음달, 그 잡지가 나오기를 기다려 할머니께 드렸다. 할머니는 무진장 기뻐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 돈 드니까 앞으로는 사지 마”

그 다음달에도 휴대폰에 입력을 해놓고 또 사드렸다. 할머니의 말씀,

“매달 사면 돈 드니까, 3-4개월마다 한번씩 사줘라”

그 책의 가격은 6800원, 할머니는 내가 그 돈을 쓰는 걸 아까워하신다.


몇 달 전, 할머니와 함께 선유도 공원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할머니 댁에서 가까운 곳이건만, 들떠서 꽃단장까지 하신 할머니, 푸른 잔디와 너울대는 한강을 보면서 많이 즐거워하신다. “할머니, 집도 가까우니 우리 여기 자주 옵시다!”

그 말을 해놓고 한번도 안갔는데, 벌써 12월이 코앞이다. 지금은 추워서 못가려나...


엊그제, 12월호가 나와서 할머니께 갖다 드렸다. 즐거워서 어쩔 줄 모르는 할머니, 그날 밤을 거의 새다시피 하면서 다 읽었단다. 갑자기 다른 책도 사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 일본 책 다른 것도 좀 사드릴까요?”

“괜히 돈쓰지 마. 난 괜찮아”

“그래도...한권만 살께요. 일본 소설 같은 걸로”

“그러면 한권만 사줄래?”

원래 토요일날 가려다, 오늘 갑자기 짬이 나서 교보에 갔다. 직원 하나를 불러서 할머니가 좋아할 만한 책을 물었고, 그가 골라주는대로 다 샀다. 7만 5천원이 나왔다. 종이 가방에 넣고 버스를 탔다. 책은 무거웠지만, 마음은 뿌듯했다. 이 책들을 보고 좋아하실 할머니 생각을 하니 미소가 절로 나왔다.


할머니의 가장 큰 소원은 내 아기를 보시는 거란다. 지금껏 할머니께 잘한 게 없으니 그 소원이라도 들어드려야 할텐데, 유감스럽게도 난 ‘무자식 상팔자’가 신조다. 그나저나 할머니는 왜 남을 통해야 하는 소원을 갖고 있는 걸까. “일본을 한번 가고 싶다”던가 “원없이 돈을 써보고 싶다”는 게 아니라, 겨우 내 아기라니. 어쩌면 그건 할머니의 인생을 상징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당신의 행복보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희생을 감수하신 그런 삶. 십원 하나에도 벌벌 떠시면서 자식들에게는 원없이 퍼주려고 하셨던 삶. 물론 그것도 존경할 만한 것일지 모르겠지만, 난 퍼주기만 하다 초라해져버린 할머니가 안되어 보인다. 우리에게, 그리고 삼촌에게 그렇게 퍼주지만 않았다면, 좋은 아파트에 돈도 굴리면서 살 수 있었을텐데. 그랬다면 할머니 댁에 사람들이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지 않았을까. 그래서 난 할머니보다 뒤늦게나마 인생을 즐기시는 듯한 우리 어머님이 훨씬 더 멋지다.  그래서 결심했다. 할머니께 좀 더 잘해드리기로. 정말이다.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panda78 2004-11-18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님 보실 책 사 들고 나오시는 마태님의 모습이 그 어느 때 보다 멋지게 느껴지네요. 마태님, 최고로 멋져요! ^ㅂ^) b

당연히 추천!

superfrog 2004-11-18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마태님 같은 손자분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할머님이 조금 당신의 즐거움도 챙기셨으면 좋겠어요..

하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자식한테 뭔가를 해주면서 가장 행복해하시겠지만요..

할머님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sweetrain 2004-11-18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제가 주인보기로 단 댓글 읽으셨나요? 긁적.

다연엉가 2004-11-18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할머니 소원풀어 드리세요.

야클 2004-11-18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뭉클하고 슬프게 또 한편으로는 훈훈하게 잘 읽었습니다. 감동적이네요.

깍두기 2004-11-18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잘해 드리세요!!!(빨리 26세 미녀와 결혼하셔서 떡두꺼비같은 아들을 낳으시라고...^^)

비로그인 2004-11-18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이 다 나네요. 마태님의 이런글이 참 좋아요 훈훈하고...

저도 어릴적에 중학교때까지 외할머니가 키워주셔서인지 길을 가다가도

할머니들이 구걸을 하시면 그냥 지나치질 못한답니다. ㅜ_ㅜ

플라시보 2004-11-18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해 드리세요. 그 책은 정말이지 꼬박꼬박 사 드리시구요. 진짜로 님이 술드시는데 쓰시는 돈에 비하면 새발의 피 잖아요. 우리가 새발의 피라도 할 수 있을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돌아가셔서 해 드리고 싶어도 못해주는 날이 올테니까요.

하얀마녀 2004-11-18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할머니 소원이 저 장가가는거 보고 죽는게 소원이라 했는데... 재작년에 돌아가셨지요. ㅜㅜ

조선인 2004-11-18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니 소원을 얼른 이루어주시길 바라며 추천!!!

어항에사는고래 2004-11-19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읽다 용돈 모아 실로 돌돌 말아, 누가 볼까 얼른 주머니에 쏙 넣어주시던 외할머니 생각이 나 잠시 코끗이 찡~ 그래서 쓰지 못하고 서랍 속에 넣어둔 명주실에 감겨있는 그 돈을 한참 봅니다.

니르바나 2004-11-19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가서 누가 묻거들랑 마태우스님은 외할머니 닮았다고 하세요.

그게 정답 입니다.

외할머니의 외모를 설명을 안 하셔도 닮은 구석이 많으실 것 같아요.

마태우스님 좋아하시는 추천 한 방.

무탄트 2004-11-19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님 얘기를 읽다 보니, 저의 큰이모님 생각이 나네요. 정말 잘해드리세요. 일본책도 많이 사다드리고, 할머님 모시고 일본 구경도 함 가시면 좋겠고, 할머님이 그토록 원하시는 손주도 안겨드리면 정말 좋겠네요. (저도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생각하지만... ^^) 아침부터 마태우스님의 가슴 찡한 얘기를 들어서 그런지, 오늘은 저도 큰이모님께 전화 한 통 드려야겠어요. ^^

BRINY 2004-11-19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절 수술 받으신 고모 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제가 아쉬울 땐 일본책 많이 읽어 달라고 했는데, 이번엔 저도 [주부의 벗] 사들고 문안 가서 할머니 회화연습 상대가 되드려야 겠어요.

sweetmagic 2004-11-19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 마태님 할머닌가 봐요 ` 아가가 보고 싶어요 !!

눈이 작을까요 클 까요 ? 님 아가는 응애 하고 우는 소리도 엄청 부끄러워 할것 같다는 ~ =3=3=3= ~ !

oldhand 2004-11-19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생색 내서 하신다지만, 사실 할머니에게 잘 해드리는게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지요. 할머님도 오래 오래 건강하시길 바라구요, 마태님은 정말 멋진 분이세요. >_<

마태우스 2004-11-19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 이렇게 엄청난 반응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글 머리에서 추천 운운한 게 효과를 본 게 아닌가 하는.... 하여간 감사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올드핸드님/아유, 아네요. 저 어쩌다 효도 한번 한 거랍니다. 그대신, 앞으론 정말 잘해드릴께요.

스윗매직님/절 닮은 아가라니, 그건 정말이지 상상하기 싫습니다. 제 여친이 아무리 눈이 커도 저랑 평균하면...으음...

브리니님/그렇게 하시면 좋겠네요. 나이 드시면 아무래도 외롭고 하니, 찾아뵈면 좋아하실 겁니다.

무탄트님/어머 전에 제가 인사를 드렸던가요? 하여간 반갑습니다. 님 말씀대로 할머니께 잘할께요. 큰이모님께 꼭 전화 드리세요^^

니르바나님/저희 할머니는요, 저랑 다르십니다. 아주 멋지게 생기셨어요. 저랑 닮았다면 다들 싫어해도, 할머닌 저랑 닮았다 하면 좋아하시겠지요^^ 제가 추천 좋아하는 거 어케 아셨는지요^^

고래님/안녕하세요? 오랜만에요. 고래님 자주 오시라고 찡한 글 가끔 써야겠네요^^ 다들 할머니에 얽힌 추억이 많으시군요...

조선인님/앗 그런 조건부 추천은 부담스러운데....^^

마녀님/마녀님, 이제라도 장가 가시어요^^

시아일합운빈현님/건강하시니 다행이죠. 할머니가 얼마나 고마우신 존재인지 글을 쓰면서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플라시보님/그렇게 하겠습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진짜루요...

고양이님/님한테 칭찬 받으니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전 님과 달리 다른 할머니들을 보면 냉정하게 지나가요...

깍두기님/네 그렇게 하지요. 26세 미녀한테 이참에 프로포즈를^^

야클님/말씀 감사합니다.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가난한 자님/위에서 말했듯이 이참에 멋진 프로포즈라도...

금붕어님/저 말만 그렇지, 사실은 효자 아네요. 이 글을 계기로 효자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

판다님/어머 판다님 추천 감사드려요. 참고로 할머니가 엄마한테 전화를 하셔서 민이가 아니면 누가 이러겠냐면서 울먹이시더래요... 그 애기 들으니 진작 좀 이런 생각을 할 걸 그랬단 후회가...

검은비님/그렇게 많이 받으면서도 저흰 그걸 당연하게만 생각해 왔어요.... 흐흑.


하이드 2004-11-19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곧 잘못되도, 아쉬울 것 없이, 맘대로 이기적으로 살았지만, 그렇게 누가 맘 깊이 알아주지도 않는 희생만 하시고 산 분들의 남은 날이 살아온 날보다 많다는 사실은 참 슬픕니다. 결론은. 맘껏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자. 입니다. 오늘 점심시간에 아는 언니와 점심 먹으면서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 물론 결론 내리는 저의 진지함에 같이 먹은 언니는 웃고 말았지만요 )

마태우스 2004-11-19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하고픈 거 하면서 살아야 나중에 후회 안할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04-11-20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잘 하세요~~^^알라딘 분들 말고 어머니나 할머니께 말이예요!!!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태우스 2004-11-17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한글 97로 해도 안되는데요???

------------



1. L 교수

“민아, 너 L교수 알지? 어제 그 사람 강의 들었는데 비타민 C를 꼭 먹어야겠더라”

어머니의 말씀에 난 솟구치는 짜증을 겨우 참았다.

“그거 드실 필요 없다고 전에도 말씀 드렸잖아요”

“그분이 20년 동안 비타민을 연구했다는데, 니가 그 사람보다 더 잘 아냐?”



L 교수는 비타민 C의 전도사이다. 경상대에 재직 중 비타민 C의 세례를 받은 그분은 서울의대로 옮기시고 나서는 더더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매주 일요일마다 전국을 돌면서 비타민 C의 효능을 선전하는 강연을 하신단다. “비타민 C를 먹고 난 뒤에는 한번도 아픈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그의 강연을 들으면, 비타민 C를 먹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고, ‘서울의대 교수’라는 타이틀은 그의 말에 신뢰감을 높여주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L 교수가 과연 비타민 C의 전문가인지는 의문스럽다. L 교수의 전공은 해부학이고, 해부학은 엄밀히 말해 비타민 C와 큰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논문검색 사이트에서 L 교수와 비타민 C를 쳐 넣으면 2003년에 발표된, 비타민 C가 멜라닌종을 죽인다는 주제의 논문이 딱 한편 검색되는데, 그 논문의 저자는 무려 11명이다. 외국잡지에 달랑 논문 한편을 쓴 사람을 전문가라고 칭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



2. 비타민 C

비타민C는 피부 단백질인 콜라겐의 합성을 돕고, 피부에 탄력을 주는 단백질인 엘라스틴을 보호해 잔주름을 예방한다. 또한 멜라닌 색소생성이 과도해지는 것을 막고 자외선 차단효과까지 있어 기미를 완화시키고 미백효과를 가지고 있다. 위즙 안에 비타민 C의 농도가 높으면 위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비롯해 비타민 C가 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보고는 제법 나와 있다. 감기 환자에게 귤 같은 걸 먹이면 증상이 좋아지는 것처럼, 나 역시 비타민 C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걸 부인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모든 약이 과다복용시 혼수, 사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처럼, 적정량 이상을 먹는 게 꼭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비타민C의 하루 권장량은 60 mg이다. 이 정도의 양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섭취하는 음식에 충분히 포함되어 있어, 지금은 비타민 C가 부족해 고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L 교수가 주장하는 건 소위 ‘메가도스 법’, 즉 비타민 C를 하루 권장량보다 50-100배 정도(3000-6000 mg)를 먹으라는 것이다. 심지어 1만 mg까지 대량으로 비타민 C를 먹으라고 하는 사람도 있나보다. ‘레모나’같은 비타민 제재도 필요가 없는 판에, 이렇게 비타민 C를 많이 먹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나도 6그램짜리 비타민 한통을 선물받은 적이 있는데, 크기가 어찌나 거대한지, 삼켜지지가 않아서 뱉고 말았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비타민 C는 수용성이라 몸에 축적이 되지 않으니 해로울 거야 없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많이 먹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소변으로 배출된 비타민 C가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2년 전 발생한 물고기 떼죽음의 원인이 되었다는 주장은 내가 지어낸 헛소리지만, 소변으로 배출할 걸 뭐하러 먹어야 하는지도 의문이고, 그게 나중에 어떤 해로운 영향을 끼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세계 유수의 잡지인 'Science'에는 다음과 같은 논문이 실렸다. 펜실베니아 대학의 이언 블레어 교수의 연구 결과인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비타민 C가 인간의 유전물질인 DNA를 손상시킬 수 있는 독성물질인 지노톡신의 생산을 촉진한다"고 한다. 물론 비타민 C의 효능을 증명하는 논문에 비하면 비타민 C가 좋지 않다는 논문의 숫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게 비타민 C가 좋다는 걸 담보하지는 못하는데, 뭐가 좋다는 걸 증명하는 건 돈이 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관심을 갖는 스폰서가 없기 때문이다. 비타민 C가 좋다는 연구를 하겠다면 비타민 C 판매회사에서 얼마든지 연구비를 댈 용의가 있지만, 그게 나쁘다는 걸 입증하려는 연구는 방해.회유.납치 등의 공작을 펴면 폈지, 지원을 하는 기업은 없을 것이니까.



3. 연구를 너무 믿지 말자

비타민 C를 먹인 쥐가 오래 산다는 연구를 한다고 치자. 비타민 C를 먹인 쥐와 안먹인 쥐(대조군)를 놓고 키우는데, 좋은 결과를 얻고 싶은 연구자의 마음은 다음과 같은 오류를 범하게 한다. 대조군을 미워하게 되고, 밥을 줄 때마다 괜히 째려보고, 쥐통을 갈아 줄 때 거칠게 다루며, 매주 일요일 교회에 나가 쥐가 빨리 죽기를 기도한다. 쥐도 눈치가 있는 동물인데 그렇게 박해를 받아가며 살고 싶을까. 더구나 비타민 C를 먹이는 쥐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대우를 받는 걸 본다면 삶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연구자의 뜻대로 실험이 끝날 확률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비타민 C가 암세포를 죽인다는 실험도 마찬가지다. 암세포를 배양한 뒤 높은 농도의 비타민 C에 노출시키면 암세포가 죽을 수 있다. 하지만 암세포가 죽을만한 비타민 C의 농도는 사람에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높은 농도다. 그 정도의 농도라면 굳이 비타민 C가 아니라 다른 물질, 예컨대 비타민 D나 E, B12 같은 것도 충분히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



도날드슨이라는 학자는 암의 30-40%는 생활습관과 식이요법을 통해 예방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셀레늄, 폴리산, 비타민 B12, 비타민 D, 엽록소, 항산화제(카로틴같은) 등이 암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이런 말도 했다. “비타민 C는 먹으면 소용이 없고, 정맥주사로 투여되었을 때 효과가 있다” 이건, 거대한 비타민 덩어리를 눈물을 흘려가며 삼키던 사람들을 두 번 죽이는 말이 아닐까. 중요한 것은 비타민 C 말고도 많은 것들이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고, 그렇게 해봤자 전체 암의 30-40%밖에 예방할 수 없다는 거다.



아는 의사에 따르면 “다른 약은 필요없고 비타민 C만 달라”고 말하는 환자들 때문에 골치라고 한다. L 교수가 비타민 C를 많이 드시는 건 자유겠지만, 자신의 취향을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4. 사족

지난번에 어머니는 이런 말도 하셨다.

“태반 주사가 그렇게 몸에 좋데. 엄마 친구들이 다 가서 맞는다는데 나도 갈까?”

세이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공급은 수요를 창출한다는 건데, 의사 수의 증가로 수입이 줄어든 산부인과 의사들이 고육지책으로 짜낸 것이 바로 태반주사일 것이다. 태아에게 영양을 공급하던 거니 몸에 좋을 것 같지만, 실제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을까.

비타민 C 회사를 돕고 싶은 사람이 비타민 C를 먹는 것처럼, 수입이 줄어든 산부인과 의사들이 불쌍해 보인다면, 그래서 돕고 싶다면 태반 주사를 맞자. 물론 남을 돕는 데는 전제가 있다. 도움을 받는 사람보다 더 잘살아야 한다는 것. 내가 아는 산부인과 의사들은 대개가 잘 살던데, 그보다 더 잘사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werpoll 2004-11-17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저도 생물시간에 배웠는데;

우리 몸은 우리에게 딱 필요한 양만큼의 비타민 C만 흡수하고 나머지는 다 배출한다고 들었어요. 많이 먹으나, 적당히 먹으나 똑같은 것 같은데...


비로그인 2004-11-17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유불급 이라는 한자성어가 생각나네요 ^^

oldhand 2004-11-17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라스틴이 단백질의 한 종류로군요. 샴푸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제가 마태님의 유익한 글 땜에 또 하나 배우고 갑니다. ^-^
아참, 그리고 저는 메모장에 써서 붙이기를 하는데, 잘 됩니다. 메모장이 아니더라도 일반 txt 파일 형태로 썼다가 붙여넣기를 해 보심이..

2004-11-17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부후사 2004-11-17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배우고 갑니다. ^^
이제부터 비가 선전하는 비타500을 먹지 말아야 겠어요.

플라시보 2004-11-17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님이 가끔 이런식의 글을 써 주셔서 저처럼 뭐가 좋다더라 해도 그런가보다 하고 뭐가 안좋다더라 해도 그런가보다 하는 인간을 한없이 안심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그 태반주사. 주사로도 맞는군요. 저는 그걸 고가의 여성 화장품 (이를테면 영양크림 같은) 원료로 쓴다는 얘긴 들어봤는데 태반 주사는 처음이군요. 으으..인간들 몸에 좋다면 어디까지 할지 무섭습니다.

부리 2004-11-17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뭘요. 저 역시 님의 글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잖습니까. 태반 성분이 여성 화장품까지..으으, 생각만 해도 엽기스럽습니다.

따우님/몸에 해롭지는 않으니 드셔도 되지요^^ 오빠가 밥을 못드신 게 마음이 아프네요. 오늘이 수요일, 그렇다면 님은 아주 바쁜 날이군요...

에피메테우스님/그럼요, 안드셔도 됩니다. 참고로 비 말고 베이비복스가 선전하면 전 먹을지도 몰라요.^^

올드핸드님/메모장이...뭐지요? 글구 저 txt 파일로 하는 거 자신 없는데.... 컴맹이라 사소한 변화도 무섭거든요...저 당분간 이렇게 살면 안될까요...

체셔고양이님/님 댓글 보니까 과일안주라는 4자 성어가 생각나요. 과장승진, 과태료내, 과민반응....^^

토깽이탐정님/맞습니다. 고교 때 배운 것만 잘 기억해도 세상을 아름답게 살 수 있답니다^^




ceylontea 2004-11-17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마태님은 어디 가시고.. 부리님이....하긴.. 이 서재의 이름은 부리와 벤지의 서재이니까...

음... 그냥 골고루 적당량 먹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sweetrain 2004-11-17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타민 c를 많이 먹으면 좋다는 말을 암시민연대에서 참 많이 들었는데, 그것도 지나치면 안 좋겠지요..

panda78 2004-11-17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많이 먹으면 결석이 생긴다는 건 칼슘입니까? ^^;;

비타민 C 과잉 섭취하면 몸에 안 좋다는 말, 저도 들었는데...

엔리꼬 2004-11-18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이나 실험 연구의 한계점은 있나봅니다. 특히나 교육심리학적 실험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떤 교수학습법을 썼을 때 수업과 성취도의 변화를 찾아내는 것인데.. 거기에 알게 모르게 개입되는 여러 변수들이 참 많거든요.. 그러네, 논문에서는 그런거는 생각 못하고(또는 일부러 무시하고) 그냥 실험하는 경우가 많아요.. 어느 학문이든지 정말 알고자하는 욕망에 의해서 하는 연구와 실적이나 스폰서를 위해서 하는 연구는 과정도 결과도 차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태우스 2004-11-19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연구자의 의도가 어느 정도 반영된다는 게 제 글의 요지였는데요, 생각해 보니 저만 그런 것 같아요^^

판다님/칼슘 맞구요, 글쎄요, 과잉 섭취하면 안좋을 리는 없지만-비타민 에이는 안좋아요-낭비라는 거죠...

단비님/암 예방이 뭐 하나만 가지고 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암의 원인이 워낙 다양해서 말이죠...

실론티님/앗 번개 나온다고 해놓고 안나오신 실론티님이다!!

ceylontea 2004-11-19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마태님... ^^*

2004-11-20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태우스 2004-11-17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구선수 이승엽이 귀국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봤다. 그의 옆에는 전직 모델인 아내가 밝게 웃고 있었다. 내가 아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그 둘은 패션쇼에서 만났다. 일일 모델로 발탁된 이승엽이 미녀인 아내를 보고 한눈에 반한 것. 이승엽의 팬들 중에도 미녀가 있겠지만, 지금의 아내 정도의 미녀는 처음 만나봤을테고, 그런 미모의 여인을 만났을 때 넋을 잃는 건 톱스타라도 다를 바가 없다. 이승엽이 일일모델로 발탁되지 않았더라도 그 둘이 결혼을 했을까? 아닐 것이다. 만날 기회 자체가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역시 일일모델로 발탁되었던 축구선수 안정환도 그때 만난 모델과 결혼을 했으니, 그 패션쇼는 두 스타에게 미녀 신부감을 만나게 해준 뜻깊은 행사가 되버렸다. 안정환의 아내가 된 여자 대신 다른 사람이 그 무대에 섰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대신 온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겨 결혼을 했을까? 아닐 확률이 더 높지만, 그랬을 수도 있다.



그리스신화를 보면 원래 사람은 남과 여가 붙어 있었단다. 얼굴은 두 개고 팔은 네 개, 다리도 네 개. 그런데 사람이 교만해지고 신에게 도전을 하니까 분노한 신이 남과 여를 떼어놓는 형벌을 가했고, 그래서 사람은 어딘가에 있을 자기 짝을 찾아 방황하게 되었단다. 사람들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것도 운명적인 상대가 어딘가에 있다는 믿음 때문이리라. 첫눈에 반한다는 것 역시 운명적인 상대를 알아보는 자신만의 능력에서 기인한 게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자신의 짝이 저 멀리 브라질의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 과연 그를 어떻게 만날 것인가? 그리고 자신은 운명이라고 생각한 여인이 자기를 끔찍이 싫어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남녀관계는 그래서 ‘운명론’만으로 설명할 수가 없는 것, 어떤 유명한 사람이 얘기한 바에 의하면 사람이 결혼을 할 때, 자신이 가장 좋아할만한 그런 사람과 하는 게 아니라 적당히 좋은 사람과 하며, 그것도 가장 먼저 만나는 ‘적당히 좋은 사람’과 한단다. 그렇게 결혼한 부부는 자신의 짝을 운명이라 믿고, 서로가 만나게 되기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을 운명의 힘으로 설명하려 든다는 것이다. “그때 내가 그 버스를 타지 못했다면....” 이래가면서.



그래서 사람은 어떤 그룹에 속하는가가 자기의 앞날을 결정하게 되는 수가 많다. 내가 속한 써클에서 가장 이뻤던 모 후배는 H병원에 인턴으로 가자마자 그 병원 의사와 커플이 되었고, 결국 결혼했다. 우리 학교에 교수로 온 모 여자 선생님, 여자다운 매력이 물씬 풍기는 그분은 결혼을 못하고 계시던 같은 과 남자분과 결혼했다. 그 선생님이 우리 병원이 아니라 다른 병원으로 가셨다면, 십중팔구 다른 병원에서 짝을 찾았을 것이고, “이 남자가 운명이겠거니” 하면서 살아가셨을 거다. 어떤 그룹에 속하는가는 그래서 중요하며,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이유다.


瑚璉 2004-11-17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그 묘령의 여성과는 어떻게 진행되고 계신지요?

stella.K 2004-11-17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눈에 반해서 결혼했다는 사람들 제 쥐위에도 있는데, 어떻게 사람이 한눈에 반할 수 있을까요? 물론 한눈에 호감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알고 싶고, 좋아하고 싶고, 같이 있고 싶고. 뭐 이런 건 가능할런지 모르겠지만, 한눈에 반해 결혼해도 된다고 생각하리만치 자신의 직관을 믿는 건지?

그렇게 한눈에 반해 결혼했다면 잘 살아야할텐데, 잘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못 살아서 헤어지고 하는 건 뭔지...저도 알라딘 오프 모임에 자주 나가면 좋은 사람 만날까요? ㅋㅋ.

oldhand 2004-11-17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6세 절세 미녀와의 만남을 운명의 힘으로 설명하려고 그러시는 거지요? 히히.
댓글로 글쓰기에 재미 붙이셨나 봐요. 마태님만 잘 안되는 건가요? 저만 잘 되는 건가요?

sweetmagic 2004-11-17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드핸드님 ~ 제 생각인데요 ~ 아마도 마태님은 한글 2002에서 붙여쓰기를 하시는게 아닌가 합니다 ~ 한글 97은 잘 붙는데 한글 2002는 잘 안 붙더라구요 !!

마태님 맞습니다 ! 운명은 스스로 뛰어들어 만드는 사람에게만 있는 거지요 !
우리가 속한 그룹은 지구라는 그룹에 인간종이지만 그룹이 점점 더 커졌으면 합니다.

2004-11-17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갈대 2004-11-17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이 지금 만나시는 미녀를 운명이라 여기신다는 얘기처럼 들립니다. 크하~

sweetmagic 2004-11-17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대님 ~ 자꾸그러면 쑥쓰러워 삐져서 미녀 얘기 페이퍼에 안쓰시면 어케요... 걍 쪼끔 모르는 척 해요 ~ ㅡ크크ㅡ

마태우스 2004-11-17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직님/아이 그런 걸로 굴할 제가 아니죠 크크 ... 운명은 만드는 사람의 것이라는 말, 명언이십니다

갈대님/예리하신 갈대님...

올드핸드님/재미 붙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방법이나마 있으니 다행입니다. 조금 속상하긴 하지만....

스텔라님/호호, 아마도 그러지 않을까요? 한눈에 반한다는 건 있는 거 같아요. 절 보세요. 26세 미녀에게 한순간에 맛이 갔답니다.

호련님/아주 잘, 이라고 답변 드리겠습니다. 하하. 서로가 좋아하면 사랑이 아름다워지지요^^

비로그인 2004-11-17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에서는 매킨토시를 쓰고 있는데 도대체 저도 페이퍼가 작성이 안되고 댓글만 된답니다.

이게 워찌된 일인지 ㅜ_ㅜ

마태님 예쁜 사랑 잘 되신다니 제가 다 흐믓합니다.

국수먹을 일만 남았군요 ^0^

nugool 2004-11-17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운명이 점점 강하게 느껴지시나 봅니다. ^^

sweetmagic 2004-11-17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통 좀 깨주세요 따우님 ~~ 그런 시련 쯤은 있어야 사랑이 강해지지요 !! 흐흐

부리 2004-11-17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직님/제 편인 줄 알았는데 아니군요. 흑, 님은 제게 흑심을 가졌던 거였어!!!!!!!!!!!!!!

따우님/그 미녀 말이죠, 머리는 따우님만큼 멋지지 않더이다^^

너굴님/다들 제 글의 핵심을 정확히 찌르시는군요^^

체셔고양이님/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님도??? 으음, 언제나 좋아지려나요.

sooninara 2004-11-17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명의 상대를 만나셨나요? 전 만났습니다..물론 같은 직장에서요^^

같이 회사를 안다녔다면? 다른사람과 결혼했겠죠..

ceylontea 2004-11-17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명이라.. 누가 알겠어요??

가끔 생각을 해봐요... 그때 우리 남편을 만나지 않았다면... 난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을까?

만약 그 곳에서 만나지 않았더라면, 다른 곳에서라도 남편을 만났을까?

누가 알 수 있겠어요? 인생은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데...

마태우스님의 운명의 상대자... 보고 싶어요...

하얀마녀 2004-11-18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전체가 반어법이군요. 결국 운명의 상대는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 만났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하시는 듯 느껴집니다. ^^

2004-11-18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연우주 2004-11-18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마녀님. 그런 거죠...^^ 마태우스님은 계속 자랑하고 싶으신 듯.

마태우스 2004-11-19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님/예, 예리한 마녀님...

우주님/조금만 기다리세요. 치과 소개해 드릴께요^^

실론티님/여간해서 보시기 어려울걸요. 워낙 미녀라 쉽게는 못보여드리죠^^

따우님/부리가 쓸모가 있다니 놀랍습니다.

수니나라님/님은 정말 운명을 만나신 것 같아요. 저도 님들처럼 행복하게 살아야 할텐데....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태우스 2004-11-17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헌혈증 모으기 운동에 동참해 주신 알라디너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쏠키님에 따르면 쏠키님의 동생 분이 헌혈증을 많이 모아와서, 이제 그만 모으셔도 된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편지봉투에 오늘자 소인이 찍힌 것까지 인정을 해서 ‘최다 헌혈증’ 집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은품은 사은품이니, 1-3등을 차지하신 분들은 쑥스러워 마시고 원하는 물건을 골라 주세요.

-저희가 보낸 헌혈증 중 쏠키님이 쓰시고 남은 것을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해봤습니다. 다른 곳에 맡겨서 불우한 분들에게 쓰시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지만, 그보다는 헌혈증을 보내주신 분들게 돌려드리는 것이 옳은 방법일 것 같네요. 그분들도 나중에 주위에서 도움을 청할 때가 있을 테니깐요. 받기를 원하지 않는 분들이 계시다면... 알라딘 이름으로 어디다 기탁하는 것도 생각해 볼께요.

-여러분의 정성이 모두 쏠키님께 쓰였으면 좋았을텐데, 미리 상의없이 일을 벌여서 이렇게 되었네요. 하지만 쏠키님도 이번 일로 인해 알라딘을 더 사랑하게 되셨을테고, 저희도 그랬을 것 같네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조선인 2004-11-17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알라딘 이름으로 기탁하는 거에 한표!

sweetmagic 2004-11-17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표 !! - 전 저혈압이라 튕기고 감기 예방주사 맞으란 경고 먹고 돌아왔어요

ㅠ.ㅠ;

진/우맘 2004-11-17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표~~~

물만두 2004-11-17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합니다. 우리집에는 헌혈할 사람이 없어서요... 전 아파서 못하구요. 만순이랑 만돌이는 헌혈했다 죽을뻔했거든요. 죄송합니다...

플라시보 2004-11-17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못 모아드려 죄송스럽습니다만 감히 의견을 제시해도 된다면 알라딘 이름으로 기탁에 한표 올립니다.^^

soul kitchen 2004-11-17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참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알라딘 분들께 고마운 마음, 정말 잊지 않겠습니다. 긴 병과의 싸움에 여러분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비로그인 2004-11-17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쏠키님 언니께서 꼭 쾌차하시길 멀리서나마 기도하고 있겠습니다!

하이드 2004-11-17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분헌혈도 12월 부터 가능하다고 해서 못 보내드렸어요 . 많이 모으셨다니 너무 다행입니다.

비로그인 2004-11-18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수고하셨어요. 근데 이벤트 건 정리 좀 해주세요. 가장 헌혈증이 많으신 분, 두 분께 드리면 되는 거죠? 아니면 가장 먼저 부쳐주신 분께 드리면 되는 겁니꽈,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마냐 2004-11-19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구....마태님, 아무 도움이 못되다니...넘 속상하네요....암튼, 착한 마태님, 착한 쏠키님....그리구 착한 알라디너들....쏠키님 언니, 꼭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태우스 2004-11-16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또 안된다.....

-------------

택시와 나의 관계는 애증의 관계다. 내가 운전이란 걸 시작한 이래, 택시는 내 적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왜 그렇게 난폭하게 운전을 하는지, 지가 잘못해놓고선 왜 나한테 눈을 부라리는지, 끼어들려고 깜빡이를 켜면 왜 내 옆을 막아서는 것인지... 자가용과 버스라고 해서 특별히 나을 건 없지만, 만행의 빈도에서 택시를 따라올 수는 없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합승이 허용되던 시절 택시에게 당했던 수모도 기억에 생생한데, 손님을 골라 태우는 게 어찌나 화가 났는지, 술에 취했을 때 내 앞에 서는 택시한테 “뉴욕!” “재팬!” “깐풍기!”를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택시를 타게 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신호를 무시하고 질주하는 택시는 초조하게 시계를 보는 날 안심시키며, 이리저리 끼어들기를 하는 신기의 기술은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평소 택시의 횡포에 진저리를 치던 내가 “더, 더 달려라!”며 택시를 응원하고 있는 걸 발견할 때면 머쓱해진다. 게다가, 택시가 없으면 내가 어찌 술을 마시겠는가. 한두번 내 지갑을 털어간 적은 있을지언정 그들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날 수백번, 아니 수천번이나 집에 데려다 줬으며, 그들이 있기에 난 지하철이 끊긴 뒤에도 맘놓고 술을 마실 수 있었던 거다.



아무튼, 길가에 한없이 늘어서 있는 택시들을 보면 ‘좋은 날은 다 갔구나’는 생각이 든다. 몇 년 전만 해도 밤 12시 전후엔 여간해서 택시를 잡기가 힘들었고, 합승도 감지덕지였었는데, 당시엔 몰랐지만 그때가 택시에게 봄날이었다. 그 이후 갈수록 불황이 심해져, 택시 아저씨들은 대학로에 택시가 줄을 지어 서있던 외환위기 직후가 지금보다 훨씬 나았다고 말할 정도다. 택시가 갑자기 이렇게 사양산업이 되어 버린 이유가 뭘까?



첫째, 택시 수의 급증이다. 외환위기 이후 실직을 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택시업계로 뛰어들었다.

둘째, 대리운전의 활성화다. 한때 5만원을 호가하던 대리운전 비용이 1만원대로 대폭 낮아지면서, 굳이 택시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져 버렸다. 별로 정확하지 않은 통계에 의하면 서울에서 활동하는 대리운전 기사만 해도 8천명 정도라는데, 그들이 하루 두탕씩만 대리운전을 한다 해도 택시업계로서는 1만6천명의 승객을 잃어버리는 셈이 된다.

셋째, 성매매 특별법의 시행은 안그래도 불황인 택시업계에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성매매 업소에 갈 때는 보통 4명이 짝을 지어 업소로 간 뒤, 집에 갈 땐 각자 택시를 타고간다. 그러니 성매매 업소 근처에서 기다리면 얼마든지 손님을 구할 수가 있었던 게 이전의 상황인데, 성매매를 못하게 만들어 놓으니 타격이 크겠는가.



이것보다 중요한 이유는 물론 경기불황으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심리가 높아졌다는 것. 확실한 것은 현금 뿐, 있는 돈도 아껴야 할 상황이니 버스나 지하철 등 대체수단을 이용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택시 값도 엄청 비싸져 택시를 한번 타려면 맘을 굳게 먹어야 하는데, 재벌 2세인 나도 웬만큼 정신이 있으면 택시 대신 지하철을 이용하려고 노력을 하는 판이다 (그러다...지하철 종점까지 가서 지갑을 털린 적이.....).



경기 불황은 택시만이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다. 택시 얘기를 하는 건 그들이 경기에 가장 민감해서인데, 얼마 전에 만난, 머리가 희끗한 개인택시 운전사는 이렇게 말한다.

“옛날에는 여덟, 아홉시간만 일하면 됐는데, 이젠 그만큼 벌려면 열다섯시간씩 일해야 해요”

빨리 경기가 살아나 사람들, 특히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의 이마에 패인 주름살이 펴지기를 빈다. 경기 활성화와 더불어 왜곡된 분배 구조도 개선되어야겠지만 말이다.

물만두 2004-11-16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미완성 2004-11-16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에 인천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는 택시아저씨들의 모습을 보았는데 정말 종일 주차장에서 잠자고 씻고 하면서 기다리시더라고요. 어른들 모두 하시는 말씀이 차라리 IMF때가 더 나았다고..에휴.

그나저나 오늘은 어째 26세 미녀 이야기가 빠진 것인지..?!

하이드 2004-11-16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택시에서 전화기 두번 잃어버린 이후로, 택시 너무너무 싫습니다. 두 번 다 통화도 했다지요? 갔다준다고 해서 사례하겠다고까지 했는데, 전화기 뚝 꺼버리고, 범죄자들!

oldhand 2004-11-1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택시 뿐만 아니라 식당들도 큰 문제라고 하더군요. 식당수가 갑자기 늘어나기도 하였고, 이래저래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경기 체감이 빠르다 보니.. 자영업자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우리나라의 구조도 한 몫 하는것 같습니다.

연우주 2004-11-16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치과 의사 소개시켜 달라고 했던 거 농담아닌데..ㅠ.ㅠ 흑. 소개 시켜 줘요~~~^^

플라시보 2004-11-16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일을 늦게까지 하는지라 늘 콜택시를 타곤 하는데요. 들어보면 기사님들 참 답답하겠더라구요. 요즘은 사납금도 맞추지 못하는 회사들이 많나보더라구요.

nugool 2004-11-16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택시운전사분들.. 운전해서 돈 버셔야하니까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지만.. 정말 배째라 운전 너무 싫어요. 절대 안끼워주죠. 아무렇게나 막 들이밀죠.. ㅠㅠ

sweetmagic 2004-11-16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에 택시 아저씨 잔돈 없으시다고 차비 안받으시던데 ㅠ.ㅠ;;;;;




2004-11-16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얀마녀 2004-11-16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택시비가 무서워서 택시 타지 않은 지 꽤 됐습니다만... 어째 어리숙해 보인다고 바가지 씌우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ceylontea 2004-11-17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도 불친절하신 택시 아저씨는 여전히 많은 걸까여? 전 그런 사람을 만나면 정말 택시 타기가 싫어져요... 워낙 택시를 안좋아하는 인간이었는데... 요즘은 너무 바빠서 아침에 자주 늦어서(게을러서라고 하기엔 좀 그래요... 전 늦어도 새벽 5시에 일어나거든요...) 택시를 타게 되는데.. 돈도 아깝지만.. 그런 불친절한 아저씨들때문에 정말 택시 타기가 싫어지더라구요..

이번주는 택시 안타고 계속 버스타고 있어요.. 내심 흐믓해요... 이번주는 계속 버스를 탈 수 있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