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정’이 사흘 연휴가 된 이후, 신정을 쇠는 집은 거의 없는 듯하다. 구정이 공휴일이 아니던 암울한 시절에도 80%가 넘는 가정이 구정을 쇤다고 했던 기억을 상기해 보면, 이건 지극히 당연한 결과일 듯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집은 신정을 쇤다. 아버님이 살아 계실 때부터 그랬던 것 같은데, 사실 해가 바뀌는 느낌은 신정이 훨씬 더 크지 않는가.
아침에 차례를 지냈다. 차례 음식 때문에 어제 제수씨와 할머니, 어머님이 하루를 꼬박 일을 하셨다. 할머니의 말씀, “너도 이제 장가 가라. 맨날 제수씨만 일해서 쓰겠느냐” 제사까지 해서 일년에 세 번 있는 음식 장만을 위해 며느리가 필요한 걸까. 어머님의 말씀, “제사 때만 되면 음식 장만할 생각에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늘 하던 말을 어머님께 했다. “우리도 이제 맞춤상을 하면 어떨까요?” 어머님 역시 늘 그랬던 것처럼 펄쩍 뛰신다. “그러면 정성이 부족하잖냐. 내가 살아생전은 안된다”
물론 난 이해할 수 없다. 그 정성을 과연 누가 알아준단 말인가? 다행히 남동생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 미래의 제사는 맞춤상이 될 것 같다.
우리집에 오신 작은아버지와 고스톱을 쳤다. 난 고스톱을 잘 못치는지라 본전만 해보려고 했는데, 2만원을 잃었다. 하지만 5만원 가까이 잃은 남동생에 비하면 선전한 것이리라. 작은 사건도 있었다. 작은아버지한테 5천원권을 천원짜리로 바꿔달라고 했을 때, 쌓이는 돈을 주체를 못하던 작은아버지가 실수로 천원짜리 4장과 만원짜리 한 장을 내준 것. 다른 때 같았으면 돌려드렸겠지만, 사정이 너무 어려워서 그냥 넘어갔다. 작은아버지 역시 어려우셨는지, 개평도 안주시고 그냥 가셨다. 무정한 분....^^
고스톱 판이 끝날 때쯤 누나네와 여동생네가 왔다. 누나는 아들 셋을 모두 데려왔는데, 중학교에 다니는 첫째에겐 3만원, 나머지 둘에겐 2만원씩을 줬다. 여동생도 애들 둘을 데려왔다. 여동생과 나는 한달 반 전의 어떤 사건 이후로 아예 모른 체를 하는 사이건만, 내게 세배를 하라고 애들의 등을 민다. 그들에게도 2만원씩 줬다. 남동생은 다행히 애가 하나라, 3만원만 줬다. 외삼촌 애들 둘에게 3만원씩 줬으니, 다 합치면 20만원이다. 이래서야 설이 무서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너무 낙담할 일만은 아니다. 오늘 연락을 해보니 내일 선생님들 댁에 인사가는 게 없어졌단다. 모교 선생님 세분께 들리려면 십만원짜리 상품권이 세장은 있어야 할텐데, 졸지에 30만원이 굳어 버렸다. 결산을 하면 십만원 이득이건만, 차례 지낸다고 어머님께 10만원을 드렸으니 본전이다. 아, 고스톱 쳐서 2만원 잃은 게 있구나. 그래도 이 정도면 양호한 편 아닌가?
* “엄마가 없거나 중환자인 사람 말고 누가 맞춤상을 시키냐”는 어머님을 컴퓨터 앞에 앉히고 맞춤상을 쓴 사람들의 후기를 읽게 해 드렸다. 생각보다 업체수가 많지 않았지만, ‘명가차림’이란 곳이 사진으로 보나, 사람들 반응으로 보나 괜찮아 보였다. ‘시어머니가 좋아하셨다’는 등의 멘트를 보시면서 어머님은 “이렇게도 하는구나”며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다. “니 각시 시킬까봐 그러냐?”고도 하셨지만, 다른 친척이 안오고 우리 직계만 모이는 추석 때 일단 한번 시켜보면 어떨까 싶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하셨다. 귀가 얇으신 어머님은 맞춤상을 하면 “남들이 미친 여자라 욕한다”고 믿고 계신데, 그런 걸 감안하면 이번 추석 때 당장 시행하기는 어려울 듯싶다.
* 다른 건 안했지만 그래도 오늘 설겆이는 내가 좀 도왔다^^ 제수씨한테 늘 미안하긴 하다.
책 매출에 미치는 알라딘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찬비, 문지방, 미음사 등 국내 굴지의 출판사들이 몇몇 알라디너들을 특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본지는 서림과 늙은손, 하얀마녀 등 출판사 대표 세명이 사흘 전에 나누어가진 문건 한부를 입수했는데요, 문건에는 각 알라디너들이 리뷰를 쓰고난 뒤 몇권이 더 팔렸는지를 나타내는, 소위 펌프질 지수(pumpjil index.PPI)가 적혀 있었습니다. 이걸 공개하는 것이 알라디너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과, 알 권리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부딪혔는데요, 결국 본지 대표 마모씨는 알권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문건의 일부를 공개하겠습니다.
마냐; 중점관리 대상
PPI 지수; 44.8,
히트시킨 책: <저것> , <닭살과 벤댕이> 등 다수
예) <해양수산부 장관과 기생충> 리뷰
...문학성과 예술성을 조화시킨 책으로, 문학에 목마른 분들에게 적극 권하는 바이다.
댓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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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님이 추천하니 읽고 싶어지는군요. 일단 Thanks to 하고 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 2004-12-30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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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저도 읽고 싶네요. 마냐님 리뷰가 너무 맛깔스러워서. 추천에 땡스 투 하고 보관함으로 가져갑니다.
- 2004-12-3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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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 기생충을 좋아하는데도 요즘 좀 깨끗하게 살고 싶어서 옆으로 미뤄두기 일쑵니다. 마냐님 리뷰 읽고 이 책 보관함에 넣어두었어요. 다 좋은데 제목에 '장관'이 들어가서 내용검색도 안 했는데 저 같은 사람 때문에 제목은 잘 지어야 하는 모양이에요. ^^ 리뷰 잘 읽었습니다. - 2004-12-30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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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님이 권하니 카드빚을 내서라도 사겠습니다. 갑자기 제 팽하고 엔진 시동 거는 소리가 들리는 건... - 2004-12-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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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요즘 몸이 가려웠는데, 읽어봐야겠네요. 땡스투 누르고 가요.ㅎㅎ - 2004-12-3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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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중점관리 대상
PPI 지수: 37.1
히트시킨 책: <절도자들의 섬> 외 다수
예) <경마장 살인 사건>
.....경마로 한재산 날린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댓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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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경마! 젊을 때 정말 많이 했었죠. 추천! 그리고 주문했습니다.. - 2005-01-1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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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앞에서 경마 얘기 하지 마세요. 저도 빌딩 두채 날렸어요.ㅋㅋ. 읽어봐야지!- 2005-01-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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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에는 연식과 복식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말만 보는데, 더 중요한 것은 말의 등짝과 기수의 히프모양이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5-01-1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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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사야죠. 제 머리 스타일이 사실은 말의 갈기라는...! ^^ - 2005-01-13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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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경마를 한다니까 남들이 놀라더군요. 아니, 이쁘면 경마 하면 안됩니까? ^^ - 2005-01-1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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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리뷰만 썼다면 책이 안팔리는 알라디너도 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출판사에 “돈을 안주면 리뷰를 쓰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기도 했답니다.
수니국가: 경계대상
PPI 지수: -29.5
말아먹은 책: <칭찬은 돌고래도 허탈하게 한다> 외 다수
예) <번개의 빈도와 역할>
...지나치게 잦은 번개, 특히 낮에 맞는 번개는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걸 말해주는, 드물게 보는 좋은 책이다. 21세기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한다.
댓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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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안속아요!- 2005-01-1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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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함에 넣어두었는데, 삭제해야겠네요. - 2005-01-1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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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 그게 그런 책이었어요? 살 마음이 없어지네요.ㅋㅋ - 2005-01-1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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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에 맞지 않는 한, 이 책을 사는 일은 없을 것 같네요- 2005-01-1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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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너무 심하게 말한 것 같아 다시 왔어요. 제가 저 책 사면 이제부터 몽고인이다!-.-;; - 2005-01-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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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다른 사람들은 다 안산다는데, 나 혼자 사면 이상하잖아...힝......(코푸러여) - 2005-01-1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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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돌이: 집중 경계대상
PPI 지수: -51.3
말아먹은 책: <앗싸 가오리> 외 다수
예) <아침에 꽃을 받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꽃을 받는 것과 받지 않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지 이 책을 읽고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꽃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께, 혹은 고민하지 않는 분들께 이 책을 통해 삶이 한단계 도약하는 것을 느껴보길 권한다.
댓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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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스 투 많이 좀 해주세요. 저도 그거 한번 받아보고 싶어요. - 2004-12-03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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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드리고 싶은데 몇번 님한테 속고나니 사고싶지 않네요. 말로 할께요. 복돌님, 살 책 하나 제껴 줘서 탱크스 투 유!. - 2004-12-03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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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님, <앗사 가오리> 건은 이제 그만 잊어 주세요. 제가 잘못했다니깐요- 2004-09-03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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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크스 투요? 어림없죠. 전 꽃에 관심이 없어서 말이죠 - 2004-12-03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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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꽃을 받아 봤어야....==3=3=3 - 2004-12-0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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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돌님이 추천한 책은 두드려 보고 나서도 사지 말라, 는 전설이 있다던데...- 2004-12-0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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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우라서 꽃과 그다지 친하지 않답니다. 오오오---- 2004-12-0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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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어릴 적에 꽃으로 맞아본 적이 있어서..너그러이 이해하시길 - 2004-12-0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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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로 날 찔러.....쿡쿡 찔러...그래도 안살테니까... - 2004-12-0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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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뉴스입니다. 딸기님이 뱀딸기로 닉네임을 바꿨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다음 페이퍼를 보십시오.
잡담 > 나도 이벤트 하려고 했었는데... (댓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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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1-08 15: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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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3 되면 하려고 했는데, 어제 되어버렸다 -_-;; 이벤트로... 뱀쇼라도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쉽다. | |
3333 되면 하려고 했는데, 어제 되어버렸다 -_-;;
이벤트로... 뱀쇼라도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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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뱀쇼----- >ㅂ< 놓칠 수 없죠- 3456에 한 표 더! - 2005-01-0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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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고민하는 소리) 두 분 중에서 3456 잡으시면 뱀쇼 합시다. - 2005-01-0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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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3434
이건 어때요? 뱀쇼 보고 싶어요~ - 2005-01-08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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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페이퍼입니다.
제목: 빨리 뱀을 구해야겠다
손님이 많이 오니깐 방문자 수가 점점 높아지고(당연하지!)
4444도 얼마 안 남았다.
뱀쇼를 하려면... 뱀... 뱀... 뱀을 구해야하는데...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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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라도 뱀을 알아 볼까요? 뱀쇼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 2005-01-1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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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뱀딸기 |
새벽별님 이미지가 꼭 뱀같아요. 새벽별님이 뱀을 해주세요! - 2005-01-1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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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3699
제가 또 뱀띱니다. 것도 백사띠 ㅎㅎ 백코러스정도는 해드립죠. - 2005-01-1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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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결국 딸기님은 뱀딸기로 닉네임을 바꿨습니다. 바뀐 이미지입니다.
정말...멋지지 않습니까? 존경합니다, 뱀딸기님. 이상으로 3류소설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