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생 처음 시사회에 가봤다. 개봉까지 사흘이나 남았는데 먼저 보니 뿌듯하기 그지 없다. 이런 기회를 마련해 준 내 친구 김지영에게 감사드린다.


오늘 오후, 판결이 났다. 박지만이 낸 영화 <그때 그사람들>의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에서 법원은 영화의 앞과 뒤에 들어가는 다큐 필름을 삭제하고 상영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큐 필름이 들어가면 영화를 사실로 혼동할 수 있다나? 어이없는 일이다. <화씨 911>에서 보듯 미국에서는 현재 얘기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우리는 죽은 지 26년이 지난 박정희 얘기도 맘놓고 못한다니 말이다. 이게 다 박근혜의 정치적 파워일텐데, 그녀에게는 박정희가 아버지에 불과하겠지만, 우리 국민들에게 박정희는 우리나라를 18년간 통치한, 그래서 우리 현대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공인이다. 박정희의 공과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일 수 있고, 그 해석에 대한 심판도 국민의 몫이다.


예컨대 이인화가 쓴 <인간의 길>은 박정희가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식으로 그를 일방적으로 미화.찬양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독자들은 그 작품을 외면했고, 모든 것을 바쳐 박정희의 일대기를 쓰겠다던 이인화는 겨우 3권까지만 쓰고 포기하고 만다. 박정희를 찬양하는 숫자가 훨씬 많은 현실에서, 이 영화가 박정희를 왜곡되게 표현했다면 역시 관객의 심판을 받을 터, 그런 의미에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냄으로써 심판의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일 것이다. 다행시 상영 결정이 나긴 했지만, 앞뒤가 다 잘려 우스운 영화가 되어 버렸다. 처음에 들어갔을 부마항쟁 필름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말해줘 초반 도입부로 적절했고, 장례식장 풍경을 다룬 마지막 다큐는 영화에 웅장함을 부여하는 동시에 독재자의 죽음에 통곡함으로써 외신 기자들을 놀라게 했던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보여줄 터였다.


내가 보기에 이 영화의 초점은 박정희가 아니라 김재규다. 10.26을 일으킴으로써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도 있었던 그는 거사 후 갈팡질팡하며 줏대없는 행동을 일삼다 비참한 최후를 맞는데, 이 영화는 그런 그를 마음껏 조롱한다. 거사 직후 그가 육군본부 대신 자신의 텃밭인 중앙정보부로 갔다면 사태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라는 게 학자들 대부분의 견해건만, 그에게는 거사 후의 구체적 계획이란 게 존재하지 않았다. 김재규를 민주투사로 미화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 거기에 찬성할 수 없다.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네 어쩌고 하는 말은 멋있게 보이려고 감옥에 들어가 생각한 것일 터, 김재규는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아닌, 순전히 차지철 경호실장과의 사적인 감정에서 홧김에 일을 쳤다는 것이 거사 전후의 행적을 지켜본 사람들의 견해이기도 하다.


그렇다 해도 나는 김재규가 이 땅의 민주화에 공헌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걸핏하면 탱크로 깔아뭉개자는 차지철과 “4.19 때 발포한 최인규가 사형당한 것은 그가 내무장관이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인 내가 발포명령을 내리면 어쩔 거냐”고 말했다는 박정희의 기세로 보아 10.26이 없었다면 부마항쟁에서 수천의 희생자가 발생했을 것이고,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가 80이 넘어서까지 권력을 놓지 않는 것에서 보듯 스스로 물러나는 독재나는 없는 법, 어쩌면 박정희가 지금까지도 철권통치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90년대 학번은 물론이고 00학번도 대학생활을 반독재 투쟁에 바쳐야 했지 않았을까?


앞뒤가 잘려 영 어색하고, 내용도 썩 재미있지는 않지만, “십이육이 뭐냐”는 내 질문에 “12.6”이라고 쓴 모 대학생에게 좋은 현대사 공부가 될 수 있을테고, 공과에 대해 논란이 많은 박정희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마련해 준 뜻깊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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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5-02-01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마태님이 보신 것도 앞뒤 잘린 버전인건가요? 명색이 시사회면 그냥 좀 틀지. 판결나고 나서 상영한 건가요? 암튼 이 판결 때문에 이 영화 볼지 말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00학번까지 반독재 투쟁이라니 끔찍해요...... 그래서 제가 피노체트가 치매에 걸렸더라도 재판을 하자고 하는 거랍니다. 이미 미쳤었는데요, 뭘.

마태우스 2005-02-01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종님/네, 법원 판결이 나면서부터 바로 효력이 나타난다고 하더군요. 원래는 가리고 튼다고 해놓고 아예 잘랐던데요. 헤헤, 00학번 얘기는 그냥 해본 소리고, 박정희가 살아있으면 지금 90살이 조금 안되었을텐데, 설마 지금까지 해먹었을까요. 뭐, 그가 아니라도 후계자 군인이 했을테니 반독재 투쟁을 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였을테죠^^

로렌초의시종 2005-02-01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시사회에 다녀오셨다니 정말 부러워요. 비록 표현의 자유는 없는 나라지만, 유명한 사람은 있잖아요? ㅎㅎ 아는 분이 언제한번 데려다주신다고 약속은 하셨는데......(시사회만의 분위기가 좋데요. 그 분 말씀으로는.)

노부후사 2005-02-01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인화 학동은 자신의 필생의 역작이 될 것이라 자부하던 대하역사구라소설 <인간의 길> 쓰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이상문학상 수상할 때, <중앙일보> 인터뷰를 보면, 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 죽거든, <혁명의 길>, <나의 조국>이란 제호로 나머지 7권을 채워넣을 것이라 하더군요. 지금도 열심히 자료수합에 몰두하고 있다 합니다. 그러고 보니 윤종찬이 감독하는 <청연>의 시나리오를 이인화 학동이 쓴다고 해서 밥맛이 떨어져 버린 기억이 나는군요.

모과양 2005-02-01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 신문에서 봤습니다.  덕분에 영화 저도 보고 싶어졌어요.

드팀전 2005-02-01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는 사실 별 관심없었는데...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엄청난 홍보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이 효과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나올지 진짜 궁금해지는군요.
제갈량은 죽어서도 사마의를 몰아냈다더니...죽은 박정희가 아직도 헌법에서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몰아내는군요.정말 유령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2005-02-01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체리마루 2005-02-01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도 보고 싶어요. 박정희라는 인물은 참 시대적인 평가가 극과극으로 나뉘는거 같네요. 블랙코미디라는데 그냥 무삭제판으로 상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작은위로 2005-02-01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우리나라는 웃기다니깐요~ 쳇, 아, 좋겠어요. 마태님.
-_-그런데, DVD로 나와도 짤릴까요? 흠, 그럴지도....

마태우스 2005-02-01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위로님/우리나라 웃긴 거 맞습니다. 그게 다, 이 영화가 정치권의 음모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은 탓입니다.
새콤한귤님/코메디라지만 별로 웃기지는 않아요. 그래도 무삭제판이 훨씬 나을 것 같은데....
드팀전님/그게 다 박근혜의 힘 아니겠습니까. 김재규가 오히려 더 명예훼손을 많이 당하는데, 아무 말 못하잖아요.
모과양님/멋진 그림이군요. 호홋.
에피님/아 그렇군요. 아직도 자료 모으고 있다니 놀랍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환갑 전에 완성이나 할 수 있을지요
로렌초님/시사회장 생각보다 별루에요. 시간도 잘 안지키고....무대인사도 여배우 대신 잘 모르는 배우-민대령-와 투자자가 와서 하더군요. 다른 관에는 이쁜 여배우가 갔을텐데 우리 관은....(총 7관에서 시사회를 했답니다)

하얀마녀 2005-02-01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때 김재규가 마사오 박을 쏘지 않았다면 수많은 사람이 희생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도 좋지만 드팀전님 코멘트에도 추천하고 싶네요. 왜 코멘트엔 추천을 못하지...

진/우맘 2005-02-02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대사 공부....끄덕끄덕.
한강 읽은 직후에는 그 숫자로 된 '사태'들이 다 구별이 되어 무지무지 뿌듯했는데....지금은 이다지도 까마득하다니....ㅠㅠ

마태우스 2005-02-0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님/그러게요. 저도 제 코멘트를 보고 감탄한 적이 여러번 있거든요^^
진우맘님/우리 같이 늙어가는 처지잖아요^^

하루(春) 2005-02-02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사회라 하지 않으셨나요? 시사회는 삭제 전 상태로 상영하는 것 아닌가요? 공짜표를 받으셨나? 암튼.. 서울중앙지법이 미워요. 어제 뉴스에 네티즌들도 들고 일어났다던데... 저도 들고 일어날까 봐요. 화납니다.
 

 

킬러 영화 중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는 바로 <레옹>이다. “과연 뤽 베송이야!”라는 찬사가 나오게 하는 그 영화는 사실 소아애증(pedophilia)을 다룬 영화이기도 하다. 정신과 책에 의하면 ‘사춘기 이전의 소아(대개 13세 이하)와 성활동(대개 성기희롱, oral sex)을 하는 행위 또는 그 환상이 성적 흥분에 되풀이 애용되는 또는 유일한 방법이 될 때“를 소아애증이라고 하는데, 영화의 주인공 레옹이 여기에 해당된다.


레옹은 열두살배기 마틸다에게 호감을 느끼며, 걸핏하면 자기 집 열쇠구멍을 통해 마틸다를 훔쳐본다. 그러면서도 레옹은 소녀가 테러범같은 경찰에게 쫓겨 자기집 문을 두드렸을 때 소녀를 구할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며, 구해주고 난 뒤에도 다음날 떠나라고 매정하게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레옹이 소녀를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나이어린 소녀를 좋아한다는 것에 스스로 죄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나온 행동일 것이다. 레옹을 사랑한다는 소녀의 고백을 계속 외면한 것도 그런 맥락인데, 죽음이 임박한 순간 레옹은 소녀에게 “사랑한다”고 고백을 함으로써 그간 억눌러 왔던 자신의 속내를 드러낸다. 네이버에 의하면 소애애증의 원인 중 하나가 “대인관계를 맺을 용기와 기술이 없기 때문에 비교적 쉬운 대상인 어린이를 선택한다”고 되어 있는데, 레옹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레옹이 19살 때 끔찍한 경험을 하는데, 자신이 사귀던 여자의 아버지가 레옹을 반대하고, 결국 딸을 총으로 쏴 죽이기까지 한 것. 레옹은 그 아버지를 죽이고 도망치며, 그 이후 단 한번도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이 없다. 그런 레옹에게 마틸다는 숨겨져 있던 사랑의 감정을 불러냈고, 냉혹한 프로 킬러인 레옹은 감정이 흔들려 실수를 하기도 한다 (가슴에 총을 맞았다).


영화가 레옹과 소녀의 사랑을 워낙 아름답게 그려서 그렇지, 그 둘의 사랑은 사회적으로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도 마틸다가 호텔 프론트에 가서 레옹이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며, “우린 애인 사이예요”라고 했을 때, 호텔 주인은 무지하게 놀라고, 결국 경찰을 동원해 그들을 호텔에서 쫓아내지 않는가? 딸을 가진 부모라면 소아애증 환자가 주위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불안해할 것이다. 나 역시 어린애들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사람들 얘기를 들으면 짜증이 난다. 현재 소아애증은 정신병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DSM-VI의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A. 최소 6개월간 13세 이하의 어린애에게 성적인 환상을 갖거나 성적 행동을 하는 경우

B. A의 행위로 인해 고통받거나 사회적, 직업적으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C. 가해자가 최소한 16세 이상이거나, 대상 아이보다 최소 다섯 살 연상인 경우(예컨대 10살 짜리가 3살 짜리를 성적으로 괴롭히면 소아애증인 거다. 단 사춘기 후반에 12-13세인 사람과 성적으로 관계를 맺는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마틸다가 나이에 비해 성숙한 여아라 해도, 레옹은 분명 A, B, C의 모든 기준을 충족하는 소아애증 환자다. 이런 생각을 잠깐 해보자. 소아애증은 전부 나쁜 것일까? 나이 차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레옹과 마틸다는 분명히 서로를 사랑하며, 둘의 사랑이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동성애가 한때 질병으로 인식되다가 지금은 아닌 것처럼, 어린애를 만나야 성적 흥분을 느끼는 사람도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이해되어야 할까? 레옹은 마틸다가 같이 자자며 자신의 침대에 올라왔을 때조차 그녀에게 손 하나 대지 않는 놀라운 자제력을 보이는데, 이런 레옹에게 누가 돌을 던지랴. 그렇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미성숙하고 판단력이 떨어지는 어린애의 감정을 사랑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걸까? 레옹이 그녀를 좋아하는 건 맞지만, 마틸다가 레옹에게 품는 감정이 과연 사랑일까? 폭력적인 아버지, 무관심한 어머니와 언니들 사이에서 사랑을 애타게 갈구했던 마틸다가 그래도 자신을 따뜻이 대해준 레옹에게 끌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며, 그걸 ‘사랑’으로 미화할 수는 없다고 본다. 레옹이 자기 욕구대로 마틸다에게 손을 댔다면 마틸다가 계속 레옹을 사랑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계속 레옹 곁에 있는다 해도 그건 참아내는 것에 불과할 뿐, 즐기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러니 피해를 주지 않는 소아애증은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소아애증 환자들은 희생자에 대한 지배와 통제의 욕구에서, 혹은 성적 무능함을 그런 식으로라도 극복해보자는 차원으로 일어난다고 하는데, 이놈의 나라에서는 ‘지배와 통제의 욕구’를 가진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유아성폭력은 무지하게 빈발하고 있다. 다음 통계를 보자.


-전국 82개 성폭력상담소의 올 상반기 13세 이하 성폭력피해 상담건수는 2천568건으로, 하루 평균 14명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상담건수인 2천130명 보다 20.6% 증가한 것으로, 피해자 가운데 6세 이하 유아가 671명이었다 (2002.10.3 연합뉴스)


하루 평균 14명이나?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래가지고서야 딸 가진 부모들이 어디 맘편히 살겠는가? 여성주의 저널 ‘일다’의 박희정 기자의 말마따나 “아동성폭력 사건은 목격자나 증거 확보가 힘들다는 특성이 있다” 나이어린 아이의 진술에만 의존해야 하니 피해 아동이 받는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며, 진술의 일관성이 떨어져 가해자가 무혐의 처분을 받는 사례가 빈발해 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아동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 의무적으로 비디오로 진술을 녹화하는 ‘진술녹화제’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위 ‘단지사건’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의붓아버지에 의한 유아성폭력 사건에서 재판부는 피해아동의 ‘비디오 진술’을 증거능력이 없다고 기각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다른 사례다.

[수원지법은 20일 놀이방에서 여아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용인 모 놀이방 운영자 양모씨(63)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미성년자 강제추행죄를 적용, 징역 1년을 선고했다....놀이방에서 양씨는 C양의 옷을 벗기고 신체를 더듬었다. 또 특정 신체부위에 자신의 신체와 막대기로 여러 차례 추행을 가하기도 했다. 말을 잘 듣지 않을 경우 무자비한 폭행을 가한 것도 여러번이었다.... 다른 많은 아이들이 양씨로부터 각종 추행을 당했으며 그중 한 아이는 C양과 비슷한 정도의 추행을 당했다]

엄마에게 아이가 얘기를 해도 “귀여워서 그러겠지”라며 넘어가는 수가 많지만, 어릴 적의 성폭력이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아이가 그런 말을 할 때는 좀 귀를 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다. 내 주위에도 어릴 적 그런 식의 성희롱을 당한 여자가 한둘이 아니었다. 직업이 신부라고 해서 방심해서는 안된다.


[...대책위는 “ㄱ씨가 괴물놀이를 하자며 아이들을 관사로 데려가 옷을 벗기고 온갖 방법으로 성추행했다”며 “아이들의 주장이 일관되고, 현장 확인 결과 아이들이 들어갈 수 없는 관사 내부 구조가 아이들의 말과 일치했다”고 주장했다...ㄱ씨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ㅇ양의 부모는 “아이가 유치원에 나가면서부터 난폭해지고 밤에 잠을 자지 못하며 ‘도깨비 성직자가 손이 없어서 입으로 성기를 만져’ 등 이상한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ㅇ양은 현재 미술을 통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ㅇ양 외에도 현재 정신과치료를 받는 어린이는 4명이 더 있는데, 대책위는 “아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피해어린이는 10여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한겨레 2003-06-11 기사에서 무단 전재)


또한 “모르는 사람보다 친척이나 아는 사람에게 피해를 입은 경우가 두 배 이상 많”다고 하니, 아는 사람이라고 해서 너무 믿을 건 못된다. 거짓말을 잘 못하는 아이들을 믿어야지, 아니라고 발뺌하는 ‘아는 사람’을 믿어서야 되겠는가. 우리나라에서 유아 성범죄가 빈번히 일어나는 이유는 신고율이 낮고 처벌에 이르는 일이 많지 않아서인만큼, 아이를 돌보는 어른들이(원래' 엄마들이'였는데요 따우님의 충고를 받아들여 이렇게 고쳤습니다)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어젯밤 SBS에서 방영한 <레옹>을 보면서 했던 생각이다.


 

참고문헌

1. 최신정신의학, 민성길 저, 일조각(1999)

2. Comprehensive textbook of Psychiatry/VI , by Kaplan & Sadock, Williams and Wilkins Co.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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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위로 2005-01-31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 지금 위로는요, 저게 몇%가 진실일까? 하는 이상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데인게지요. 훗, -_-;;;;;;;;;

노부후사 2005-01-31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재밌네요. 잘 읽었습니다.

클리오 2005-01-31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저의 해결사이신가봅니다. 어제 책을 읽는데, 제3세계의 의지할 곳없는 많은 아이들이 소아애증 환자들에게 팔려간다..라는 구절을 봤는데 자세히 설명해주시다니요.. 근데 마태님이 보신 레옹은 무삭제판인가보죠? 전 레옹 개봉판을 보면서, 명확히 설명되지는 않지만 마틸다와 레옹의 이상야릇한 분위기는 뭐지.. 라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오늘에야 해결을 찾았습니다. ^^

sooninara 2005-01-31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세븐데이스에서..중국 아이를 수양딸로 입적해서 성푹행한 칠순 할아버지가 나오더군요..정말...

starrysky 2005-01-31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우, 이런 얘기 듣거나 읽을 때마다 참참 미치겠어요. 어후.. ㅠㅠ 정말 피가 머리끝까지 치솟아서 내가 개인적으로 피의 복수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 -_-++
어쨌든 성범죄, 특히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는 아주아주 가혹하게, 잔인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엄히 다스려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하얀마녀 2005-01-31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레옹이라면 우유가 생각나더라구요. 레옹을 보고 나면 꼭 우유 한잔이 땡기죠. 그런데 그 사례에 나온 인간 쓰레기들은 대체... 어휴. 그리구요, 추천은 저만했답니다. 와하하하하.

마태우스 2005-02-01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님/추천이 하나면 마녀님이고 둘이면 마녀님과 부리 녀석이라는 거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언제나 감사드리는 거 알죠? 얼굴을 뵙고나니 댓글남기는 것도 친숙하게 느껴지네요.
스타리님/잘라버리는 게 제일 좋겠지요? 스타리님 오랜만!
수니님/앗 전 그시간에 딴거 봤는데...볼 걸 그랬어요. 으음.... 칠순이고 뭐고 잘라야 한다니까!
클리오님/이럴 때 '꽈배기'라고 하는 건가요? 하필이면 제가 이 글을 쓸 때 님은 그런 책을 읽으시다니, 으음, 전생에 혹시 저 본 적 있죠???
따우님/아네요 제가 감사 따우님 덕분에 늘 배웁니다
에피님/부끄럽습니다.
작은위로님/어허, 저 통계는 다 사실입니다. 제가 늘 그러는 건 아니라구요! 자꾸 그러면 위로님 체중 공개해 버릴 거예요

클리오 2005-02-01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제 밝힐 때가 되었군요. 우리의 인연을... 흠. 마태님께만 비밀히... (흠..) 제가 대학 때 인생을 걸었던 남자가 있거든요. 죽도록 못잊었었는데, 마태님과 생김새며 글솜씨며 정말 많이 닮았더라구요. 만약 직업이 확실치 않으셨다면 제가 그 사람으로 오해했을 수도... --;; (마태님만 보라고 쓰긴 했지만, 서재 주인만 본다면 이건 정말 이상할 수 있는 댓글이겠죠?^^ 참, 26세 미녀님은 이 글 안보시죠? 히..)

마태우스 2005-02-02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님도 남자 볼 때 얼굴을 별로 안보시나봐요^^ 그렇군요, 우린 그런 질긴 인연이 있었던 거군요. 어쩐지 clio라는 닉넴을 볼 때, 느낌이 팍 오더라구요.
 
 전출처 : 꾸요 > 고맙다는 인사...

* 심윤경 작가님이 남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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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참 그렇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알라딘 플래티넘 회원인데, 알라딘 마을을 모르고 지낼 수는 없는 이야기입니다. 아주 오랫동안 저는 알라딘 리뷰 중독자로 지냈고, 얼마 전부터는 아예 마태우스님과 몇몇 마을분들의 서재를 즐겨찾기 해놓았습니다. 타스타님하고는 옛날부터 아주 친한 사이죠. 알라딘 마을은 천리안 주부동호회와 함께 제가 가장 마음 두고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입니다.


처음엔 마태우스님과 타스타님의 서재만 들락거렸지만 이제는 발걸음의 폭이 꽤 넓어지다보니 알라딘에서 머무는 시간도 만만찮습니다. 지난 토요일, 저의 사인회에 와주신 알라디너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저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굉장히 기뻤습니다. 대화명으로만 보던 분들이 실물이 되어 눈앞에 움직이는 모습이 얼마나 신기하던지. 아마 그분들은 저를 구경하고, 저는 실물 알라디너들을 구경하는 평등한 자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오십여 편 가까운 독후감을 착착 쟁여두었고, 매일매일 잡문을 써서 누군가하고 킬킬거리며 노닥거리는 걸 낙으로 아는 저로서는 알라딘 마을이 첫눈에 고향같았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한달에 지출하는 책값만 해도 헉소리 납니다... 내 리뷰... 내 페이퍼... 올리기만 하면 단돈 얼마라도 보탬이 되지 않겠습니까... 텅 비어 초록색 바탕화면만 썰렁한 저의 알라딘 서재는 언제나 딜레마입니다.


제가 등단한 것이 2002년, 그 전에만 알라딘을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한평생 소설 수요자로 살다가 소설 공급자로 한번 입장을 전환하고 나니까 소설이니 뭐니 제가 생각하는 것들을 직설적으로 다 공개하기가 쉽지 않더란 말입니다. 이전에 써놓았던 오십편의 독후감들 중에 절반 가량은 이걸 소설이라고 썼냐 이인간은 이래서 제일 싫다 어쩌구 나발나발 해놓은 것들인데, 이제는 옛날에 제가 욕했던 그 ‘인간’들이 고스란히 문학계 대 선배들로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는 처지가 되었으니 이런 망극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알라딘 마을에서 저는 언제나 마음은 시민권자인데 몸은 불법체류자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이 책은 이래서 좋다 그런 이야기만 쓰는건 아무래도 살아있는 리뷰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고, 외국 소설만 리뷰하자니 제가 외국 소설은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고... 그렇다고 리뷰는 텅 비어놓고 페이퍼만 쓰자니 청승맞고... 하여 저의 서재는 늘 시퍼런 황무지로 남아있게 된 것입니다...


문이당 사장님께서 작가 사인회라는 기절초풍할 이벤트를 기획하셨을 때, 처음에는 절대로 못한다고 버티다가 죽지 못해 끌려나갔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마음으로만 친숙했던 알라디너 여러분과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했으니 잘된 일인가 싶기도 합니다. 마태우스님께 귓속말로 도움을 청했고 많은 분들께서 온정의 손길을 뻗치사 사인회는 무사히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교보와 영풍문고 양쪽에서 최근들어 이렇게 사람 많은 사인회는 처음 보았노라고, 인적 네트워크의 힘이 대단하신 것 같다는 덕담을 푸짐하게 들었습니다.


정신 없는 와중이나마 안면을 텄으니 (오랜만에 뵌 마태우스님도 정말 반가웠습니다. 근데 저한테는 아무래도 민이오빠라는 호칭이 더 익숙해요 ^^) 다음번엔 번개 참석도 한번 노려봐야겠습니다.


저를 위해 귀한 토요일 오후를 희사해주신 많은 분들께, 그리고 오시진 않았더라도 마음으로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저의 서재는 여전히 황무지일 확률이 높지만, 이집저집 놀러다니다가 한두마디 덧글 남겨도 괜찮겠죠? 제 닉네임은 ‘꾸요’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초면부터 도무지 갚기 어려운 큰 빚을 졌으니 앞으로 내내 무얼로 갚을지 고민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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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1-31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참 좋은 일 하셨네요. 저도 사실 갔었어야 했는데...못 가사 많이 아쉽고 미안하고 그러내요. 마태님 때문에 심윤경님 친필 사인본을 갖게된 그 고마움이 다시 살아나네요. 마태님도 꾸요님도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네요. 나중에 한번 뵙죠.^^

플라시보 2005-01-31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때마다 생각합니다. 저는 왜 서울에 살지 않는걸까요? 아아 부럽습니다. 저도 심윤경 작가님 되게 좋아하는데... 그나저나 마태우스님은 좋으시겠어요. 심작가님이 오빠라 부르시네요. 흐흐.

2005-01-31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oninara 2005-01-31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작가님의 진짜 오빠와 남편분까지 다 보고와서 왠지 제가 스토커가 된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도 작가 싸인회란곳을 다 가보고..참 마태님덕에 호강하고 삽니다.
제 친정오빠 생일 선물을 심작가님 친필 싸인책으로 쫑했습니다^^
그리고 꾸요님..타스타님 좀 알라딘으로 데리고 오세요.ㅠ.ㅠ
타스타님 보고 싶어요..

연우주 2005-01-31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니나라님 말에 동감, 동감!

2005-01-31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春) 2005-01-31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다. 부럽기도 하구.. 항상 한 발 늦은 게 문제군요. 심윤경 작가님의 책을 읽었어야 하는데... 입 헤 벌리고 부러움에 가득찬 눈으로 읽었습니다.

마태우스 2005-02-01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아, 네.......... 심작가님이 알라딘에서는 인기 최고랍니다^^
속삭이신 분/뭐 그럴 수도 있죠. 말씀 감사해요. 팬이라, 호홋.
우주님/전 우주님께 동감.
수니님/그러게요. 타스타님은 뭘 하시나요? 서재칠우쟁론기처럼 엄청난 대작을 준비 중이면 좋겠어요
플라시보님/저야 영광이죠 호홋. 유명인으로부터 오빠 소리를 듣다니^^
따우님/왜이러세요 따우누나^^
스텔라님/저야 괜찮지만 심작가님은 바쁘신 분이랍니다. 나중이 있을지--------^^

진/우맘 2005-02-01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박정희를 소재로 한 <그때 그사람> 시사회를 보러간다. 시사회라고는 단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는데, 이게 다 친구를 잘 둔 덕분이다. 더구나 내가 꼭 봐야지, 하고 찜해놨던 영화가 아닌가.

사실 시사회가 아니면 이 영화를 보기 힘들 것 같기도 하다. 박정희의 아들인 박지만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라는 걸 법원에 냈기 때문이다. 박지만이 뻑하면 대마초를 피우면서 범법을 했다는 것도 그렇고, 영화의 주인공인 박정희가 쿠테타로 헌법을 유리한 사람이라는 걸 감안하면, 그의 후손이 법의 힘을 빌어 영화의 상영을 금지시킨다는 건 무척이나 아이러니하다. 그런데 박지만은 왜 이 영화가 상영되면 안된다는 걸까? 그가 말하는 이유는 이렇다.

“대통령을 암시하는 ‘각하’라는 인물이 사생활이 문란하고 일본을 동경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으며 목숨을 구걸하는 장면이 명예를 훼손했다”


박정희의 채홍사-여자 조달하는 사람-가 법정에서 증언한 것에 따르면 박정희는 죽기 전까지 3일에 한번씩 소행사, 5일에 한번씩 대행사를 치뤘다고 한다. 여럿이 모여서 여자 끼고 노는 게 대행사, 둘이서 오붓하게 노는 건 소행사인데, 이를 위해 채홍사는 한다하는 연예인.모델 등을 섭외해 교육을 시킨 뒤 연회장에 내보냈다고 한다. 촬영 하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연예인은 모두 그런 거였다는데, 몇 번쯤 불려간 연예인은 교통신호 위반으로 경찰에게 걸리자 “감히 국모한테” 운운하기도 했단다. 이게 사생활이 문란한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느 정도 놀아야 ‘문란’이란 딱지를 붙일 수 있는 것일까?


박정희가 일본을 동경한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그는 조선인이라는 불리한 여건을 ‘진충보국’ 어쩌고 하는 혈서를 씀으로써 이겨내고 일본 육사에 들어갔고, 만주에서 독립군을 때려잡으며 보냈다. 한국의 식민화에 애를 쓴 일본인들에게 훈장을 준 것도, 육사 시절 스승을 불러 일본 군가를 부르며 히히덕거린 것도 일본에 대한 그의 동경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그가 영구집권을 위해 단행한 ‘10월 유신’이란 것도 일본의 메이지 유신에서 따온 것이 아니던가?


‘목숨 구걸’이란 대목. 난 목숨을 구걸하는 게 왜 나쁜지 모르겠다. 나 같아도 누가 총을 들고 나한테 죽이겠다고 협박을 하면 시키는대로 하면서 삶을 연장하는 길을 택할 것이다. 아무리 비루한 삶이라 해도 죽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 내 생각이니까. 그래서 난 육영수 여사가 저격당할 당시 박정희가 탁자 밑으로 잽싸게 숨은 것이 결코 나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영구집권의 길을 터놓은 지 2년도 안되어 비명횡사한다면 얼마나 아깝겠는가?


박정희의 딸 박근혜는 이 영화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박정희는 박근혜의 아버지이일 뿐 아니라 이 나라를 근 20년 가까이 통치한 사람이며, 그만큼 이 땅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보는 관점에 따라 그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일 수 있으며, 임상수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자기 나름의 박정희관을 펴보인 것이다. 그런 것이 불쾌해서 영화를 상영할 수 없다면, 이인화나 조갑제처럼 박정희를 예찬해 마지않는 사람들의 작품만 존재해야 한다는 것일까? 더더욱 황당한 것은 박근혜가 이 영화를 보지도 않았다는 것. 박근혜는 보지도 않고 영화 전체를 알 수 있을지 모르나, 나같은 사람은 영화를 보고 나서 판단하고 싶다. 한가지 더. 이 영화가 현 정권의 사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굳게 믿고있는 분들이여, 제발 철 좀 들어라. 왜 당신들의 사고는 박정희가 시켜서 만든 숱한 반공영화에서 멈춰져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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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위로 2005-01-29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좋으시겠어요...
저도 이거 꼬옥 보고 싶은데, 볼 수 있을런지...걱정이랍니다. ;;;;

미완성 2005-01-29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너무 보고 싶습니다. 박정희고 뭐고 필요없이 '백윤식' 아저씨 때문에요. 너무 멋있지 않습니까? 이런 분이 택한 시나리오라면, 꼭 보고 싶다고요. *.*
지금 생각난 건데.. 박정희씨가 제일 잘한 일이 있다면 인기관리인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도 이 사람 욕하는 게 쉽지 않은 사회인 걸 보면....그거 하난 참 대단해요;;

stella.K 2005-01-29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건 보고 싶네요. <말아톤>이랑, 카아누 리브스 나오는 <콘스탄스>인가? 그것두...^^

플라시보 2005-01-29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 정말 속이 다 시원합니다.^^ 저도 이 영화 보고싶네요. 무사히 극장에 걸린다면 말이죠. 촬영하면서 워낙 민감한 주제를 다뤄서 기자들에게 엠바고 신청을 했다고 하던데.. 잘 되면 좋겠습니다.

비로그인 2005-01-29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고싶어용~ 마태님께서 술벙개 말고 영화벙개도 좀 추진해주시지요...
호응 좋을 것 같은데... ^^

하얀마녀 2005-01-29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고 싶군요. 특히나 누군가 보지 말라고 하니 더욱.... -_-+

겨울 2005-01-29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대 반, 호기심 반의 정말 궁금한 영화입니다. 보신 뒤에 꼭 얘기 좀 해 주세요. 풍자보다는 사실, 진실이 알고 싶지만 어찌됐든 빨리 뚜껑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열린 공간에서 박정희 옹호자와 김재규 옹호자가 나와 열띤 토론을 나눌 때가 아닌가요.

연우주 2005-01-29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오랜만에 추천 버튼 눌렀습니다요~^^ 저도 꼭 보고 싶군요~

숨은아이 2005-01-30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그런데 이 영화가 현 정권의 사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들도 있대요? @.@

2005-01-31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春) 2005-01-31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부러워라. 시사회를... 행복하겠다. --; 오늘 뉴스 - 3장면 삭제 후 개봉하라고 났던데... 흠.. 삭제 후 개봉하면 전 차라리 나중에 감독판 DVD가 나오면 그걸 사서 보렵니다.

마태우스 2005-02-0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오늘 봤는데요 삭제 후 개봉했답니다. 속상해요
숨은아이님/그런 사람들이 우리가 더불어 살아야 할 사람들이랍니다. 마음이 아프죠?
우주님/아니 그간 제 글에 추천을 한번도 누르지 않았단 말이죠? 피! 삐짐!
우울과 몽상님/맞습니다. 언제까지나 '때가 안됐다'고 판단을 미룰 게 아니라, 여러가지 해석이 공존하고 각자가 어느 해석이 옳은지를 선택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마녀님/앗 님이 청개구리셨다니!!
고양이님/인터넷에서 영화번개를 한 결과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는 설이...
플라시보님/속이 시원한 게 혹시 날씨 탓이 아닌가요? 죄송합니다.
스텔라님/저도 콘스탄틴 보고 시퍼요. 키애누 리브스가 나오니까!
사과님/전 사과님이 제일 좋습니다. 하핫. 백윤식은 그 다음!
위로님/볼 수 있게 되었으니 좋아해야 하는지, 잘렸다고 속상해야 하는지...
 

 

 

 

 

일시: 1월 28일(금)

누구와?: 친구 둘과

나빴던 점:

-변호사 둘이랑 마셨는데 술김에 내가 비싼 1차를 계산했다

-집에 와서 라면에 밥말아먹었다-->그간 운동한 거 다 날라감


내가 술일기를 쓰기 위해 술을 마신다는 루머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결코 그런 게 아니며, 나 나름대로 술을 안마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말씀드린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제 마신 술이 올해의 13번째 술, 매달마다 할당된 쿼터가 4장임을 감안한다면 나는 벌써 4월달의 쿼터를 당겨쓰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내가 아예 노력을 안했다면 6월달 쿼터를 쓰고 있지 않겠는가?


1. L

두 명 중 하나-L이라고 하자-는 세칭 ‘기러기아빠’다. 애와 엄마가 미국에서 살고 얘는 돈만 부친다. 밤에 뭐하냐고 물으니 ‘딸 치지 뭐해?’라며 웃는다.

나: 변호사도 딸 치냐?

L: 변호사는 뭐 사람도 아니냐?

나: 그러다 누가 들어오기라도 하면 어떡해?(L은 처가살이를 한다)

L: 문 잠궈놓고 하니까 괜찮아.


내 생각에 기러기아빠는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이다. ‘기러기아빠가 더 편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혼자 사는 게, 혹은 이 친구처럼 처가에 사는 게 아무리 편하다 해도 부부끼리 사는 것만큼 좋을 리는 없다. 그게 아니라면 굳이 결혼을 할 필요가 뭐가 있담? 하지만 그놈의 아이 교육 때문에 부부는 멀리 떨어져 서로를 그리워하면서 살고 있다. 휴대폰 배경화면에 아내와 딸 사진을 올려놓은 L, 자기 자신의 인생은 딸의 인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걸까.


2. K

K는 공대를 졸업하고 군대에 다녀온 뒤 “내가 평생 이짓을 한다고 생각하니 갑갑해졌다”고 선언하며 갑자기 고시공부에 뛰어든, 그리고 몇 번만에 합격을 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보다 더 특이한 것은 결혼한 지 거의 십년이 되어가는 마당에 아직 애가 없다는 것. 둘 중 한명에게 문제가 있어서 그럴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리고 실제로 그럴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내 친구나 그의 아내나 애를 가질 생각이 없다는 거다. 왜? K의 말이다.

“나도 너랑 가치관이 같아. 애 있으면 즐길 수가 없잖아?”


아이가 있으면 당연히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애가 웬만큼 클때까지는 부부끼리 놀러가거나 하다못해 영화라도 보는 건 어렵다. ‘즐길 수 없다’는 그의 말은 어느 정도의 진실을 내포하고 있지만, 진짜로 즐기기 위해서 애를 안낳는 사람은 내 주변 사람 중 K가 유일하다. 둘 중 하나의 문제 때문에 오랫동안 얘가 없었던 친구 S는 체외수정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해 현재 임신 8개월이 되었다. 이렇듯 결함이 있어도 현대의학의 도움으로 애를 낳으려 애쓰는 판인데, K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나 역시 ‘내 인생은 나의 것, 즐겁게 살자’가 모토이긴 해도 막상 26세 미녀와 결혼이라도 하게 되면, 그리고 그녀가 애를 원하면 계속 반대만 할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술을 다 마실 때쯤 K의 부인이 차를 가지고 K를 마중왔다. 날더러 오랜만이라고 하는 K의 부인, 애가 없어서 그런지 옛날처럼 젊고 멋져 보였다. L과 K, 정말이지 극과 극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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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05-01-29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그런데 님과 님의 친구분들은 일단 있으신 분이니까 (돈이^^) 애 낳는 문제를 단지 내가 즐기고 살고 희생하고 살고의 의미이군요. 요즘 서민들은 애를 낳는 문제가 돈과 직결된 경우가 많습니다. 낳아서 제대로 된 교육과 살아갈 힘을 키워줄 수 있느냐 없느냐가 거의 돈이거든요.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은 희생할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거나 혹은 인생을 즐기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해도 낳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로그인 2005-01-29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치다... 가 뭔지 한참 생각하고 있다가 알았습니다 ^^;

미완성 2005-01-29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과 극으로 생활하고 계신 분들이 마태님을 중심으로 보이지 않게 연결되어 있군요. 역시, 마태님 조직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순간입니다. (조직의 力으로 결혼식 때 톡톡한 효과를 보실 것 같은 행복한 예감이....;;)
어떤 때는 그래서 세상이 참 신기합니다. 어쩌면 저렇게 극과 극인 사람들이 각자 극과 극인 취향으로 살고 있을까, 모두가 신체구조가 같은 인간들인데 어찌 이리 마음구조는 희한하게 백이면 백 다르게 살고 있을까..한때 제 화두였는데 아직도 풀질 못했습니다. 앞에 놓인 해답을 즐기고 있지요.
26세 미녀와 아이를 만드신다면...이름이 '유기' 어떻습니까. 고전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마태우스 2005-01-29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과님/제 조직이 얼마나 위대한지 이제사 아셨단 말입니까!!! 유기라는 이름, 별루에요. 죄송해요. 다른 이름 지어 주세요
고양이님/호홋. 많이 놀라셨죠??
플라시보님/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애한테 많이 못해줄 게 두려워서 못낳는 경우도 어찌보면 자신들이 더 잘살기 위한 것이 아닐런지요. 이 문제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볼께요.

하얀마녀 2005-01-29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은 어머니한테 '우리 남매를 낳지 않았으면 그 돈으로 어머니, 아버지는 멋지고 화려하게 사실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질문을 해본 적이 있었죠. 그랬더니 어머니는 그게 또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 제 친구도 비슷한 질문을 걔네 어머니께 한 모양인데 비슷한 대답을 얻었답니다. 요즘 아버지가 된 제 친구들의 모습을 봐도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고.... 역시 제가 부모가 돼보기 전엔 알 수 없는 걸까요?

코코죠 2005-01-30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기로 지구상에서 가장 슬픈 결혼의 역사를 지내 온 우리 엄마도 저에게 결혼을 하라고 그러세요. 제가 알기로 지구상에서 가장 말 안 듣는 딸내미를 가진 우리 엄마는 나에게 늘상 아기를 낳아야 인생을 안다고 종용하시지만요. 26세 미녀인 저는(콜록;;) 3*세(어흠흠;;) 청년을 만나 결혼한다 해도, 그가 아기를 애타게 원한다 해도 겁이 더럭 날 것 같아요. 26세나 먹은 아직까지도 제 인생 하나 책임지지 못하는 데요. 그러고 보니 그 케이란 분은 왜 벌써 장가를 가신 거냐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