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싫었던 이유
1) 난 장애 관련 영화는 마음이 아파서 못본다. <오아시스>도 그래서 안봤다.
2) 억지로 눈물을 짜내는 영화는 싫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도 그래서 안봤다. 이 영화 역시 장애를 극복한 인간승리에 초점을 맞춘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결국 본 이유
1) 조승우가 나온다.
2) 맥스무비의 별점평이 9.4를 넘었다. <조제 호랑이>를 넘어선 최고기록이다. 난 원래 점수에 약하다.
보고 난 느낌; 뭐야, 이렇게까지 재미있어도 되는거야? 이런 영화를 안본다면 도대체 어떤 영화를 본단 말인가?
1) 조승우: 어린 것이-나보다-그렇게 연기를 잘해서 나중에 어쩌려고 그러지? 난 조승우 이외의 다른 사람이 ‘말아톤’을 연기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곤 이내 고개를 저었다. 조인성? 권상우? 송승헌?(얘는 군대갔구나). 이건 조승우가 아니면 못하는 연기였다. <클래식>의 장님 연기는 솔직히 별 느낌이 없었는데, 이 영화를 보니까 왜 남들이 ‘조승우 조승우’ 그러는지 알겠다.
2) 김미숙: 조승우의 엄마로 나온다. 20여년 전에 가장 결혼하고 싶은 여자 1위가 김미숙이었던 기억이 난다 (연애하고 싶은 여자 1위는 황신혜였던가?) 그런 김미숙이 이제 엄마 역에 썩 잘 어울리는 걸 보면,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3) 자폐증: 정신과 실습을 돌 때 외래를 보는데 옆에 서있었다. 어떤 여자애가 엄마랑 왔는데 아무 말도 안하고 그냥 서 있다. 선생님이 말한다. “얘는 특수 학교에 보내야겠네요” 외견상 아무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 나는 왜 그런 말을 하나 했는데, 챠트를 보니까 자페증이었다. 그제서야, 여자애가 이상하게 보였다. 그녀는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서 외부의 자극에 전혀 반응하지 못했던 것. 자폐증이 지능이 떨어지는 병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조승우가 다섯 살 지능밖에 갖지 못하는 게 이상했다.
4) 눈물: 대개의 멜러물에는 억지로 눈물을 짜내는 장면이 나온다. 박신양이 죽고난 뒤 배달되어 온 비디오 테이프에는 박신양이 울면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나오고, 역시 그가 나온 <약속>에는 성당에서 결혼식을 하면서 박신양을 보내는 대목이 나온다. 하지만 이 영화는 결코 억지로 눈물을 짜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가슴이 뭉클해지며, 그가 달리기를 할 때는 저절로 눈물이 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어느 분이 말했지만, 좋은 영화는 별점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