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번째 술일기를 빼먹어서 오늘 올립니다.

* 어제 페이퍼를 열심히 쓴 덕분에, 그리고 여러분께서 추천과 답글을 많이 날려주신 덕분에 저 13위 했습니다. 이게 얼마만인지 감격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지기님이 보내준 메일을 보니 "오랜만에 순위에 든 반가운 얼굴도 있다"고 하셨는데, 전 그게 저라고 우기렵니다. 감사합니다.

일시: 2월 18일(금)

마신 양: 소주1병--> 집에 가서 광에 있는 양주 반병 작살냄


‘사는 게 다 그렇지’라고들 해도, 사람들은 참으로 다양한 삶을 산다. 걔중에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 내 선배 하나도 그런 분 중 하나다.


어려서부터 난 형보다는 누나에게서 편안함을 느꼈다 (우리누나 말고!). 대학에 가서도 그건 마찬가지였는데, 써클 생활을 하면서도 우리 동기들보다 선배 누나들과 더 친했을 정도고, 졸업 후에도 주기적으로 만나는 사람은 다 누나들이다. 그런 내가 딱 한명 친하게 지내는 선배 형이 있는데, 그가 바로 금요일날 만났던 만기 형이다(가명). 왜 그런지 생각을 해보니까 만기형의 유머가 출중하고, 사람이 착해서 그랬던 것 같다.


만기 형은 형수님과 결혼을 했다. 당연한 말 같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 그래도 아들을 의사로 만들었다는 데 자부심을 가졌던 부모님이 형수님 집안의 빈곤함을 들어 결혼을 반대했던 것. 그래도 만기형은 부모님께 빌고 설득한 끝에 결혼을 하셨는데, 문제는 둘 사이에 아이가 없다는 거였다. 결혼한 게 93년인데 2003년까지 아이가 없었으니 얼마나 마음이 괴로웠을까. ‘아직도 애 없냐?’는 철없는 질문에 “우린 불임 부부잖아”라고 웃으며 대답해주는 만기형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그렇다고 형수님이 애 없이 지낸 건 아니다. 형수님의 오빠, 그러니까 만기형의 매형 되는 분이 이혼을 해서 만기형 집에 붙어사는데, 그 아이를 봐주고 있었던 것. 더 어이없는 일은 이혼을 앞두고 별거를 하는 상황에서 일을 벌여 둘째 아이를 가진 거였다. 결국 그 아이는 태어났고, 돌을 지난 후 이혼이 되어 아빠 품에 안겨졌다. 졸지에 형수님은 애 둘을 떠맡아야 했다. 자기는 애를 못낳아서 속상해 죽겠는데, 자기 애도 아닌 아이를 둘이나 봐야 하는 형수님의 심정은 어땠을까. 더구나 매형 스타일이 애는 나몰라라 하고 맨날 술먹고 늦게 들어오고, 심지어 친구들까지 불러들이는 판인데. 내가 만기형 같았다면 짜증이 났겠지만, 만기형은 늘 웃는 표정이었다. 이런 말을 하긴 했다.

“별거 하면서 애는 또 왜낳는데?”


작년 4월 1일날, 무슨 거짓말을 할까 머리를 굴리고 있던 차에 만기형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딸을 낳았단다. 에이, 만우절인 거 알아요, 라고 했더니 진짜란다. 난 진심으로 축하를 보냈다. 결혼 후 11년만의 경사인데 얼마나 기쁘겠는가. 이쯤되면 매형 되는 분도 뭔가 조치를 취해줘야 할텐데, 그는 여전히 나몰라라 그집에서 딩굴딩굴 산다. 갓난애기를 다섯 살, 여덟살짜리 남자애 둘과 함께 돌봐야 한다는 건, 상상만 해도 삭신이 쑤시는 일이다.


만기형은 다음달 3월에 돌잔치를 한다며 날 초대했다.

“애 셋 보느라 형수님이 힘들지 않아요?”라고 물으니까 담담하게 이러신다.

“당연히 힘들어 하지! 그래도 어떡해. 매형의 결혼 비젼이 전혀 안보이는데”

애를 낳아 놨으면 돌보기라도 할 일이지, 여동생에게 맡기고 모른체하다니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닐까. 나 같으면 진작에 싸우고 내쫓았을테지만, 착한 만기형은 계속 이용만 당한다. 사람이 너무 착하면 그걸 미안해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만 하려는 게 요즘의 세태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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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02-21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부부 관계가 안좋은 상황에서 도대체 애는 뭐하려고 낳았대요? 생명 옹호론자, 였나요? --;;

부리 2005-02-21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만기다! 내 얘기 쓰지 말랬지!

마태우스 2005-02-2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앗 만기형이 부리님이었어?? 난 죽었다 이제...
따우님/아 네..... 대략 할말 없습니다
클리오님/제 말이 그말이어요. 어제 2580에서 낙태 관련 뉴스를 봤어요. 보다보니 낙태반대단체가 나오더라구요. 전 그들의 취지에 별로 공감하지 않아요.....애의 생명이 중요하긴 해도, 좋은 환경에서 태어날 권리도 있는 거잖아요?

책읽어주는홍퀸 2005-02-21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윽! 열받아요!!! 인간이 인간을 만들때는 책임이 따르는법인디..아무런 뒷감당없이 그렇게 인간을만들어놓고..나몰라라하니..어이가없고 한심하네요..근데 물론 아무런 책임감을 느끼지못하는 부모가제일 큰 문제지만 그렇게 태어난 아기들을 보살펴주고 교육시키는문제에대해 정부에서 힘을 좀 써야하는데 너무 무신경하다고보아집니다..다른나라에서는(어느나란지생각안나요..궁금하면 지난주 세븐데이즈참고!)그런책임감없는부모 특히 부에게 책임을 물어서 끝까지 추궁하고 교육비를 받아낸다고하던데..그러니깐 범죄자로 취급해서 관리를 한다는데 우리도 그렇게 해야한다고봐요..범죄자죠 엄연한 범죄자..그리고 뒷바라지를못할상황인 부에게는 일단 정부에서 돈을빌려주고 갚으라고한다고하던데..암튼 우리도 얼른 버려진 아기들을 돌보는 정책이 마련되어야한다고봅니다..애들이 뭔 죈지..에휴~불쌍한것들..

비로그인 2005-02-21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만기형..환급형..중도형..분할연금형..무쉰 보험상품 같어요. 근데..거, 참 처가쪽 식구들 데리고 살기가 한국 남성들로썬 쉽지 않은데 말에요. 게다 아이가 없는 상태에서..음..타인에게 참 따뜻하고 성실하신 분이세요. 만기님과 부인께서 아주 오랫동안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태어난 아기도 건강하길..

줄리 2005-02-21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분들 복받으실거예요. 남의 자식 그렇게 돌보는게 쉽지 않은 일인데... 아무렴요 복받아지요. 그런데요, 전 그 매형의 부인을 더 이해 못하겠어요. 자기 자식들을 남의 집에 맡기고 어디서 어떻게 산대요?

플라시보 2005-02-22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아이가 아닌 남의 아이 키우기가 쉽지 않을텐데 두분 다 참 대단하십니다.^^ (애 셋을 키운다는 생각에 삭신이 쑤신다는 말에는 저도 공감해요. 흐흐.)

마태우스 2005-02-22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플라시보님도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그런 멋진 반찬을....
dsx님/착하게 살면 진짜로 복 받을까요. 우리 사회를 보면 안그렇던데.... 부인도 남편도 다 이해 안갑디다.
복돌님/행복하기 위해서는 그 매형이란 분이 독립해 나가야 합니다. 제가 보니까 형수님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더군요.
따우님/글게요. 맨날 실수해요....
새벽별님/감사합니다. 글구 만기형님은 작년에 출산했기 때문에 올해는 돐 축하해주세요.
갈색빵님/맞습니다. 그렇게 분노해 주셔야 합니다. 우리 모두 그매형이란 분 앞에 가서 시위라도 합시다. 인생 그렇게 살면 안된다구요.

책읽어주는홍퀸 2005-02-23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돐(X) → 돌(O)
이상 우리말 나들이 갈색빵이었습니다!^^
 

 

 

 

 

의대를 가겠다고 하는 사람들 중 슈바이처를 머릿속에 한번쯤 그리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게다. 하지만 막상 의대에 들어와 힘든 공부를 하고 수련의 과정을 거치다 보면 그때의 순수한 마음은 어느덧 사라지고, ‘나 혼자 살기도 벅찬데’라는 마음을 갖게 된다. 본 1때 만난 친구 하나는 졸업 후 “소록도에 가서 의사 생활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었는데, 물론 그 친구는 서울에서 의사 생활을 하고 있다. 난 지금 그 친구를 비난하려는 건 아니다. 본 1때까지 그런 좋은 마음을 갖고 있던 친구니만큼, 그는 다른 친구들보다 더 좋은 의사가 되었으리라는 게 내 생각이다.


책을 읽다가 슈바이처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접하고는 좀 당혹스러웠다. 비판의 요지는 이거였다. 원주민에 대한 슈바이처의 시각이 아프리카를 분할 지배했던 제국주의자들의 자기우월주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며, 그의 의료 활동이 휴머니즘에 입각한 것이라기보다는 유럽 문명의 우월성을 선전하고 제국주의자들이 아프리카에서 저지르는 만행을 은폐하는 방편으로 활용되었다는 것. 이것에 대해 논의하기 전에 내 경험을 잠깐 말하고자 한다.


내가 조교 시절, 우리 과는 일년에 한번씩 국제협력단의 요청에 따라 아프리카에 보낼 의사들을 교육시켰다. 감염내과 선생님도 강의를 했지만 주로 기생충 강의를 했는데, 우리가 교육시켜서 보낸 의사들의 대부분은 일년도 못되어 우리나라로 도망왔다. 그런 일에 자원할 정도면 어느 정도의 의지를 갖춘 분들일텐데, 대개 석달 이내에, 심지어 어떤 분은 하루를 못넘기고 우리나라에 돌아왔단다. 지금은 슈바이처의 활동기보다 아프리카가 더 문명화되었을 테지만, 우리 의사들의 기대수준은 그보다 더 높았나보다. 의사 파견이 번번이 실패하자 국제협력단에서는 방침을 바꿔 공중보건의들을 아프리카로 보내기로 결정했고, 지금 우리 과에서는 그들을 교육시켜 보낸다. 그들 역시 힘들긴 하겠지만, 일단 젊고, 또 어차피 군대생활을 할 거니까 보람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가는 것 같다.


내가 하고픈 얘기는 이거다. 슈바이처가 아무리 인종적 우월감을 가지고 의사생활을 했다고 해도 평생을 그렇게 아프리카 오지에서 봉사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 의사라면 어느 정도 수준의 생활이 보장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삶을 택한 것은 존중받아야 할 일이 아닐까. 슈바이처가 죽기 전, 모든 아프리카인들이 그가 다시 살아나기를 기도한 것은 그의 삶이 진실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만하다. 욕하기는 쉽다. 하지만 그나마라도 실천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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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5-02-20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국 출장 갈 때, 옆자리에 앉은 미국인 의사를 만난 적이 있어요.
미국에서는 은퇴를 한 할아버진데, 캄보디아의 "Hospital for Children"에서 로컬의사들을 가르키고 있더군요. 그 할아버지한테 들은 병원 시설은 참으로 열악하더군요.
그 흔한 페니실린도 구하기가 힘들데요.우리나라에선 cepha계 항생제 남용을 걱정하는판에... 슈바이처가 살았던 아프리카는 지금의 캄보디아랑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열악하겠죠? 실제로 슈바이처가 제국주의자였다 해도, 그 이유만으로 슈바이처의 업적을 폄하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코코죠 2005-02-21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마태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거였어요. 어느 누군가든지 이해하고 있으며 그 아무라도 따스한 마음으로 바라본다는 것이요. 아, 저는 왜 마태님을 사랑하는지 몰랐는데 이제야 알게 되었어요 :) 저는요, 슈바이처도 사랑하지만, 마태님을 그보다 오백원어치 정도 더 사랑하는 것 같아요!

ceylontea 2005-02-21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하기는 쉽다. 하지만 그나마라도 실천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라는 문구가 정말 가슴에 팍 와닿네요..

marine 2005-02-21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적극 동의합니다 비판하기는 쉬워도 막상 본인이 직접 실천하기는 어렵죠 당시 시대적인 한계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만 무조건적인 신격화를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어느 정도의 객관적인 비평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마태우스 2005-02-21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님/동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비평대로라면 슈바이쳐가 아프리카에 가지 말았어야 옳았다는 건지 모르겠더라구요
실론티님/님의 댓글이 제 맘에 팍팍 와 닿습니다^^
오즈마님/겨우 오백원??? 실망입니다!!!!
클라인님/님의 닉넴을 맘대로 재단했다고 화내지 마세요. 제가 님께 인사를 드렸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또 할께요. 안녕하세요? 가장 먼저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보니까 왠지 의료 쪽에 종사하시는 분 같네요. 세파계 항생제라는 말, 다른 데서는 잘 안쓰잖습니까??

 

 

 

 

 

* 저 지금 25위거든요. 정말 몇 달만에 5천원 한번 타보려고 합니다. 그러니 ‘저질 페이퍼를 다량 양산하는군’이라고 너무 비난하지 마세요


일시: 2월 19일(토)

누구와: 매제, 매형과

마신 양: 고량주--> 맥주


내 매제가 일하는 병원은 잘사는 사람들이 찾는 곳은 아니다. 삼성병원만 해도 허리를 다친 여자가 오면 “드라이브 치다가 삐었다”고 하겠지만, 그곳에 온 여자는 “행상 바구니 머리에 이다가 삐었다”고 말한다.


의술은 인술이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더 높은 윤리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고 사람들은 말한다. 허준이 그랬던 것처럼, 못가진 자들을 치료하기를 바라는 것이 의사의 본분일 테지만, 돈만이 우상시되는 자본주의의 광풍 앞에서 한 인간일 뿐인 의사 역시 이왕이면 좀더 안락한 곳에서 지체높은 환자들을 보고 싶어한다. 지금의 병원에서 근무하는 몇 년 동안, 매제는 많이 지쳤다.


얼마 전 얘기다. 한 사람이 장애진단을 받기 위해 매제를 찾았다. 환자가 없이 사는 사람처럼 보여 매제는 “검사를 해봐야 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그 사람은 좋다고 했다. 검사 결과 매제는 아무런 이상도 발견할 수 없었다. 진단서를 써줄 수 없다는 말에 그는 애원.협박을 되풀이했고-당신에게 30만원은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내게는 큰돈이야!- 결국 난동을 부리다 쫓겨났다. 다음날, 그는 자신이 전날 말했던대로 양동이에다 똥을 한바가지 담아 왔고, 매제에게 뿌리려다 저지당하자 병원 복도에 똥을 뿌렸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혀갔는데, 기껏해야 하루면 훈방조치될 터, 나온 다음에 무슨 해꼬지를 할지 여동생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칼을 휘두르기야 하겠냐는 게 내 생각이지만, 100% 장담할 수 없다. 여동생은 보디가드를 고용하는 문제를 생각 중이고, 나한테 “깡패 친구 없느냐”고 묻기도 한다.


진단서를 써줬으면 나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명백히 허위 진단서라 처벌 대상이 되고, 그 경우 친구를 데려와 “나는 해주고 얘는 왜 안해주냐”고 떼를 쓰기 마련이다. 정당한 일을 하고도 똥바가지를 맞아야 하는 매제, 거기서 겪은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어찌 회의가 들지 않겠는가.


웃기는 얘기 하나. 좋은 병원의 지체높은 환자들은 촌지도 많이 준다. 어차피 나을 병을 낫게해도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두툼한 봉투를 내미는 것이 그네들이다. 그 촌지는 당장의 고마움을 표시할 뿐 아니라 다음에 왔을 때 잘해달라는 보험료다. 하지만 매제내 병원은 별로 잘사는 사람이 없다보니 촌지를 주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매제는, 내가 아는 의사 중 가장 윤리적인 의사인 매제는 어쩌다 건네는 촌지를 한사코 거절하는데, 한번은 계속 거절을 하니까 환자가 봉투를 던져놓고 도망을 가버렸단다. 포장이 된 상품권을 매제는 뜯지도 않고 여동생에게 넘겼다. 매제가 열나게 자던 그날밤, 여동생이 매제를 깨웠다.

“오빠, 좀 일어나봐”

“왜?”

“상의할 게 있어”

일어나보니 여동생이 아까 받은 상품권을 뜯었는데, 액수가 10,000원인 거다. 여동생은, 혹시 자기가 잘못 본 게 아닌가 하고 매제를 깨웠다는 것. 그 사람으로서는 1만원도 큰돈일 수 있겠고, 매제 역시 한번 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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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양 2005-02-2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에 감동하여 추천 눌러봤어요.

울보 2005-02-20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
매제분에게 박수를 드려야겠네요.
병원에 가면 정말 거만하게 하는선생님들 계세요..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너무 아파서 갔는데시큰둥하게 반응하는 의사들도 있고,내가 아픈건 참는데 아이가 너무 아파서 울고 불고 난리가 났는데도 그 느긋함과 대충대충하는 느낌 정말 싫어진답니다.
아마 내가 좀더 나은 환경에 있었다면 이럴까 하는 생각도 드는건 아마 누구나 인간이라면 갖는 마음이 아닐까요..그래서 사람들은 좀더 괜찮은 곳을 찾아떠나는 지도 모르겠고..........................
이런 무슨말을 한건지,,그냥글을 읽다보니..
아무튼 동생분이나 매제분이나 참 이뻐보여요..

플라시보 2005-02-20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장애진단을 받으려 했던 분. 분명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거지만 정말 그 분에게는 그게 절실하게 필요했나봐요. 더구나 검사비 30만원도 큰 돈이었을 꺼구요. 안타까운 얘깁니다. (그나저나 여동생분은 언제나 저희를 즐겁게 하는군요. 흐흐)

모과양 2005-02-20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보니, 마태우스 님 주위에는 좋으신 분들이 많군요.

로렌초의시종 2005-02-2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로써는 가장 비판적으로 접근하게 되는 경우 중의 하나가 저렇게 억지로 진단서를 써달라는 식의 요구인 것 같습니다. 물론 사정은 나름대로 있겠지만, 분명히 자신의 상황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그러니까 협박을 했겠죠- 그러면서도 수단 방법 안가리고 어떻게든 생떼를 쓰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리라고 믿고 다른 사람을 곤란에 빠뜨리는 저런 경우 정말 싫습니다. 극단적인 경우라면 저 사람이 목숨을 걸고 시위를 할 수도 있는데, 그쯤되면 누가 선하고 악한지도 판단하기 어려워질 정도의 상황으로 몰리는 것도 싫구요. 더구나 저런 사람에게 생활보장비-장애진단 받으면 정부 지원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를 준다면 그 재원은 결국 열심히 자기 일하고 세금 제때 내는 사람들 부담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더더욱이나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부유층에게서 더 걷으면 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부가 그들의 능력으로 벌어들인 것이라면 상궤를 벗어난 액수를 징수할 수도 없으니까요.
그나저나 매제분은 정말 양심적인 의사 선생님이시군요...... 마태우스님의 영향인가요?ㅋ

2005-02-20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줄리 2005-02-20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번에 다른일 때문에 여동생이 깡패친구 없냐구 물어봤었던것 같은데 그동안 깡패친구 한명 안사귀어 놓고 뭐하셨어요?^^
마태님이 애 매제를 좋아하시는지 이제 알것 같네요...

깍두기 2005-02-20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질페이퍼 아니구만요, 뭘.
매제님에게 추천 한방 날립니다^^

하루(春) 2005-02-20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군요.

마냐 2005-02-20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훌륭한 매제분과 눈이 맞은 여동생분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불현듯 듭니다.ㅋㅋㅋ 암튼, 5000원 따기가 이리 어려워지다니...전 이젠 꿈도 못꾸고 잇는데, 마태님이라도 꼭 꼭 해내시길 바랍니다. 양질 페이퍼가 늘어나니 좋군요...홧팅~

미완성 2005-02-20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질 페이퍼 아닌것을요~~ 저도 추천이어요!
진단서를 끊으려했던 그 사람, X통을 한바가지 들이붓고 사라졌다니...흐음...몹시 곤란하고 괴로운 복수였네요. 에휴..그래도 정말 좋은 매제분을 두셨어요.

엔리꼬 2005-02-21 0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질 페이퍼라뇨.... 그럼 이 글을 보고 좋아하는 우리는 저질의 알라디너들?
이런 숨겨진 이야기들 많이 들쳐내서 알려주세요...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건들이 너무 많네요... 그런데, 1만원 이야기는, 전혀 웃긴 이야기가 아닌데, 혼자서 껄껄껄 웃어버렸어요.. 죄송

marine 2005-02-21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병원에서 이런 경우를 봤어요 청력 장애로 장애인 판정을 받으려고 병원에 왔는데 여러 복잡한 검사를 했지만 그 분은 기준에 못 미쳤어요 할아버지가 말귀도 잘 못 알아 들으시고 행동도 굼뜬데 어지간하면 진단서 써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지만 그 의사도 불쌍하다고 다 진단서 써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여러 말로 위로하고 그냥 돌려 보내더라구요 할아버지가 병원까지 택시타고 오고, 검사비 들고 결국 돈만 버렸구나, 이렇게 한탄하면서 가는데 괜히 마음이 찡했어요 차라리 마태우스님이 말한 환자처럼 강하게 complain이라도 한다면 마음이 덜 아플텐데, 힘없이 돌아서니까 괜히 속상하더라구요

마태우스 2005-02-21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님/님 말씀 들으니 그런 문제가 있군요. 월남전 갔다온 사람들이 고엽제 후유증으로 진단해 달라고 보훈병원에서 떼를 쓰는 일도 많다고 들었어요. 그들에게는 생존의 문제, 의사에게는 원칙의 문제. 어려운 일이지요...
서림님/저질이 아니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에 글을 대량으로 올리면 질이 떨어지기 마련이라서 한 말입니다.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글구 저도 그말 들을 때 웃었답니다^^
사과님/네, 제 매제, 저는 정말 좋아합니다. 사과님보다 오백원어치 덜요^^
마냐님./오랜만이어요. 글구 저 오늘 해냈습니다. 5천원 탔다구요! 킥킥!!
하루님/부끄럽습니다(제가 괜찮다는 거죠?^^)
깍두기님/매제 말고 저에게도 추천 날려 주세요. 저도 바르게 살께요!
dsx님/제가 아는 사람들 중 제가 싸움을 제일 잘합니다. 합기도 초단이거든요^^
로렌초님/님의 댓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제 매제는 착하기로 따지면 그 학번에서 1, 2위를 다투었지요. 제 매제가 된다고 했을 때 전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제 영향을 받아 악에 물들고 있지요^^
모과양님/그럼요 모과양님도 있는데^^ 추천 감사합니다.
플라시보님/그렇지요. 그분의 처지를 생각하면 안타깝긴 하죠.... 저도 열심히 적립금 타서 30만원 모으렵니다.
울보님/저도 좀 이뻐해 주세요^^
 

 

 

 

 

최근 몇 년간만 따진다면 한국 코미디의 계보는 이렇게 이어졌다. 새로운 양식의 ‘개그콘서트’에 이어 ‘노 브레인 서바이벌’을 앞세운 코미디하우스가 득세했고, 작년부터 코미디의 황제는 단연 ‘웃찾사’다. 웃찾사가 방영된 건 한참 되었지만, 그게 뜬 건 개콘이 진부해지고 정준하의 바보연기가 식상해진 후의 일이다. 그러니까 코미디 황제의 바톤터치가 이루어지는 시점은 인기 정상의 프로가 지지부진해진 탓이지, 다른 프로가 엄청나게 재밌어서,는 아닌 것이다. 그렇게 봤을 때 ‘웃찾사’도 정상에서 내려올 때가 된 것 같다. ‘유머의 트렌드를 알기 위해서는 꼭 봐야 한다’는 여친의 명령에 따라 웃찾사를 본 게 아직 두달도 안되건만, 난 이미 그 프로에 식상했다. 하나씩 분석을 해본다.


-귀염둥이; 유행어만 많이 만들려고 노력하는 프로. ‘장---난꾸러기’란 말을 제외하고는 별로 웃을 일이 없는 코너다.

-그런거야; 한때 가장 웃겼던 코너지만, 지금은 지겹다. 새로운 군인을 받아 뭔가 해보려고 하던데, 차라리 없애는 게 나을 것 같다.

-택아; 윤택의 카리스마에 의해 유지되고 있긴 한데, 그 카리스마, 이제 다 닳아없어졌다. 어떻게 똑같은 코미디를 매번 반복하는지 참.

-행님아: 이것 역시 몇주째 동일한 코미디를 반복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기억력이 일주일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고혈압’ ‘한이 많아서’ 이 말만 들으면 멀미가 난다.

-비둘기 합창단; 절정의 인기를 모았던 리마리오, 이제 슬슬 지겹다. 느끼한 것도 한두번이지 맨날 느끼할 수 있나? 그리고 나왔다 안나왔다 하는 ‘파 브라더스’, 도대체 코미디언이 그렇게 안웃길 수 있을까. 비근한 예를 든다.

파1: 나 어제 EBS 갔다왔어.

파2: 와 좋았겠다.

정찬우: EBS가 뭔데?

파1; (그것도 모르냐는 파 1,2의 합창이 끝나고)이발소잖아!!

이게 웃기냐? 그리고, 셋이서 노래부르는 애들이 나오는데, 난 이해도 안가고 그래서 그런지 걔들 나왔을 때 웃은 적이 한번도 없다.

-단무지선생; 식상한 지 오래되었고, 지금은 게스트의 개인기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게까지 비굴하게 갈 이유가 있을까.

-그때그때 달라요: 처음에 몇 번 재밌었던 건 인정한다. 하지만 지금은 웃기기보다는 웃으라고 공갈협박을 일삼는다. 예컨대 'call'을 칼슘이 11%인 우유라고 번역해놓고 반응이 안좋으니까 “이게 안웃겨?”라고 하는 정찬우, 씁쓸하게 웃었다.


괜찮은 코너도 있긴하다.

-화상고: 십대만 좋아한다는데, 마음은 십대인 나도 이거 팬이다. 까마귀 권법, 딱따구리 권법 등등 어찌나 웃긴지.

-알 까리라 방송: 욕 많이 한다고 비난의 소리가 높고, 아랍을 희화하한다고 욕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 이거 재밌더라.

-로보캅: 한번도 실망을 주지 않은 재밌는 프로. 늘 새로운 아이디어로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희한하네;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프로로, 사람들도 이 코너만큼은 좋아하는 것 같다. 나도 그렇고.


코너라는 게 개발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니 한번 만들고 나면 두세달쯤 우려먹고픈 충동을 느끼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려먹더라도 상황설정은 매번 바꿔야지 않을까. ‘행님아’나 ‘택아’는 똑같은 상황, 똑같은 대사로 재방송을 보는 게 아닌가 의심할만큼 재탕, 삼탕을 되풀이하고 있다. 남을 웃기는 것만큼 어려운 게 없는데, 너무 안일한 게 아닐까. 장담컨대 3개월 안에 웃찾사는 망한다.


* 한번 <폭소클럽>을 본 적이 있다. 작년에 떴던 블랑카가 여전히 “사장님 나빠요”를 하고 있다. 그런 걸 보면 웃찾사의 후계자는 폭소클럽이 아니다. 그럼 뭐? 나라고 다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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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05-02-20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까리라 방송 웃겼어요. 그거랑 개콘(폭소 클럽인가 개콘인가 가물가물^^)에서 김유미씨가 나오는 것도 재밌구요. 그 두 프로에서 각각 하나씩이 웃기는것 같아요^^

▶◀소굼 2005-02-20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찾사도 안본지 3주가 넘어가는 듯. 누가 저를 다시 티비앞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런지^^;;

울보 2005-02-20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제 기다려지지가 않는 프로로 변해버렸지요.예전에는 그시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렸는데..
시청자들이 너무 빠르게 변하는 걸까요?

하루(春) 2005-02-20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가 꼭 보는 코미디 프로가 없긴 한데 1달쯤 전 처음으로(개편 후) 웃찾사를 봤는데 택이와 알까리라(이게 개콘인지 웃찾사인지 헷갈렸음)가 제일 재밌더군요. 개콘도, 웃찾사도 웃음을 강요하는 건 좀... 별로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코미디언들의 수명이 짧은 이유가 재충전의 시간이 부족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개콘의 박형준은 몇년 전 대상 받고 벌써 앞으로 어떻게 지내야 할지를 걱정한다던데...
그렇게 생각해보면, 수다맨과 노통장도 안 보이네요. 이러다가 개콘의 안어벙도 그런 신세가 되지 않을지...

비로그인 2005-02-20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화상고' 정말 좋아해요 ^^

마태우스 2005-02-20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님/어머나 우린 취향이 같군요!! 정말 재밌죠 화상고!
하루님/택이가 재미있다면 너무 오랜만에 보셔서 그런 것 같아요. 이번주 건 전주와 똑같고, 전주 건 전전주와 같아요. 재충전 말씀,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주마다 어떻게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겠습니까.
울보님/인적 자원이 부족한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그맨 숫자를 4배로 늘리면 어떨까요. 한달에 한번씩 코너를 준비한다면 덜 식상할텐데요.
소굼님/음, 제가 대형 범죄를 저질러야 님이 TV 앞에 서지 않을까 싶다는...^^
플라시보님/알까리라는 알라딘에서 인기군요. 시청자게시판에는 그거 비판 일색인데...
 

 

 

 

 

1. 세면대

어릴 적에는 세면대에 물을 받아서 세수를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세면대 위에 발을 올리고 씻는 걸 보고나니 더 이상 물을 받아 세수하고픈 마음이 없어졌다 (누나가 그렇게 발을 씻다가 세면대가 쿵 하고 떨어져 놀란 일이 있다.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 그래서 난 물을 틀어놓고 세수를 했는데, 그러다 아빠한테 걸려 혼이 나기도 했다.


조카가 기저귀에 똥을 쌌을 때, 제수씨는 조카를 세면대에 올려놓고 엉덩이를 씻었다. 그걸 보고 어떻게 세면대에 물을 받아 세수를 할 수 있겠는가? 지하철 화장실 등 공공장소의 세면대는 더 지저분하다. 사람들은 세면대에다 코를 풀고 침을 뱉고, 발을 씻는다. 그러니 세수를 하더라도 물을 틀어놓고 하고, 그로 인해 물이 더 낭비될 것 같다.


2. 치약

이를 닦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대략 5분 정도 닦는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 5분을 못참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그러는데, 그러다보면 입안에 있던 치약을 흘릴 때가 있다. 바닥에 떨어지면 걸레로 닦으면 되지만, 문제는 옷에 떨어진 경우다. 치약의 어느 성분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옷에 묻고나면 몇 번 빨아도 그 자국이 그래도 남는다. 내 츄리닝 몇 군데에 치약 자국이 있고, 외출복에도 자국이 눈에 띈다. 그걸 보면 속상하다.


3. 욕조

난 아침에 샤워하는 걸로 씻는 걸 끝낸다. 대중 싸우나에 가는 건 일년에 몇 번, 주로 술을 먹고 난 직후, 혹은 술 먹으러 가기 전 피로를 쫓기 위해서다. 굳이 대중탕에 가지 않더라도 가끔은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들어가 앉아있고 싶을 때가 있다. 인간이 물에서 나와서 그런지 그러고 있으면 피로가 싹 가신다. 하지만, 그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서 쓰는 물의 양이 너무 많다. 내가 욕조 쓰기를 기피하는 건 그러니까 물이 아까워서다.


요즘에는 반신욕이라는 게 각광받고 있다. 반신욕이라 함은 하반신만 넣고 상반신은 물 밖에 있는 것일까? 물 밖에 상반신이 있으면 추울 것 같고, 옛날에도 얼굴과 목은 넣지 않았으니 반신욕이 새로울 건 없는데. 남들이 뭐라한들 난 내 스타일의 목욕을 하리라. 중요한 건 목욕 방법이 아니라, 내 몸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니까.


4. 비누

비누를 쓰다보면 쪼가리가 남는다. 그 쪼가리는 쓸 수가 없어 버리게 되는데, 어느날인가 엄마가 그 쪼가리들을 스타킹에 담아주셨다. 엄마의 말씀이다.

“이렇게 절약해서 살아야지 않겠니?”

아, 알뜰하신 우리 어머니. 하지만 스타킹 비누를 쓴 후부터 난 세수를 잘 안하게 되었고, 그 스타킹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어머님의 말씀이다.

“아낄 게 따로 있지, 우리 아들이 쓰는 비누값을 아끼겠냐”

아,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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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2-20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은 정말 곤란하죠. 저 같은 경우엔 이상하게 입 안에서 부글부글 치약거품이 많이 일어나는데 병인지, 습관 때문인지..그건 잘 모르겠어요. 근데 옷에 묻으면 정말 잘 안 지워져요. 특히 지퍼 부근에 대량의 치약거품이 닿으면 색깔까지 확 변하더라구요.

플라시보 2005-02-20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약은요. 묻은걸 발견했을때 (그러니 양치하면서 다들 거울을 보는거겠지요^^) 바로 손가락에 물 묻혀서 그 부분을 씨익 문지르면 어느정도 지워집니다. 일단 그게 말라버리면 잘 안지지만 막 뭍었을때는 어떤 얼룩이던 다 그러하듯 쉽게 사라집니다. 그리고 샤워보다 욕조에 물 받는게 더 낭비라고 하셨는데요. 제가 예전에 그게 궁금해 실험해본 결과 (욕조에 서서 물구멍을 막은후 샤워기 틀고 샤워를 했음) 욕조에 물을 받으나 샤워기로 샤워를 하나 엇비슷합니다. 단 남자분들이 대강대강 샤워를 할 경우에는 물론 욕조에 물 받는게 훨씬 낭비일 것이나 여자들은 안그렇습니다.^^
남는 비누는 스타킹에 담아서 세수를 하기는 좀 찝찝하니까 세탁기에 빨래를 할때 함께 넣고 세탁을 하면 됩니다. 단 헹굼과정이 오기 전에 그 스타킹 비누를 빼야합니다. 아님 헹구는데도 계속해서 비누가 풀릴테니 말입니다. 그게 좀 귀찮으면 작은 비누를 모아서 목욕탕갈때 가지고 가면 됩니다. 목욕탕에는 어차피 파는 비누도 작으니까요. 참. 님은 남자라 목욕탕 가면 비누를 주죠? 흐흐. (목욕탕도 잘 안가신다죠?^^)

울보 2005-02-20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1번의 글을 보고 혼자서너무나 많이 웃었습니다. 세면대에 발을 넣고 씻는 사람은 우리 신랑 나는 아이 엉덩이를 닦아주고 그래서 저도 세면대에 물받아서 쓰지는 않는데요. 하지만 청소는 매일 합니다.그래서 깨끗해요.그리고 삼번은 아이가 있으면 욕조가 필요하지요..그리고 물이 아이들이 워낙에 물을 좋아라 해서 그래서 전 그물을 그냥 두고 빨래를 하지요..
그리고 비누 전 남은 쪼가리들은 모아서 빨래 삶을때 넣어요..
지금은 그래도 아이가 어느정도 커서 삶는 횟수가 줄었는데..아이가 어릴때는 매일 삶다싶이했는데 그때 딱이랍니다.
장가를 가보세요................

비로그인 2005-02-20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플라시보님 덕분에 제 귀챠니즘이 뽀록났구만요. 맞어요. 묻자마자 꼼꼼하게 지우면 되는데 그게 귀챦아서 대충 물만 묻히다보면 숭(흉)이 지더라니께요..흘흘..

하루(春) 2005-02-20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번에 대해 제 생각을 간단히 적어보고 싶네요. 전 집에서 반신욕을 자주 하는데요. 반신욕은 욕조에 들어가 앉았을 때 물이 배꼽 위로 올라올 정도면 됩니다. 30분쯤 앉아있으면 물에 들어가지 않은 상반신에서 땀이 무지하게 흐르죠. 전혀 춥지 않고, 만약 추운 것 같으면 수건 따위를 두르고 있으면 됩니다. 그렇게 앉아있다 나와 그 물을 바가지로 퍼서 씻으면 되고, 그래도 남는 물은 변기물로 쓰시면 돼요. 꽤 번거롭고 약한 사람들은 손목이 아플 수도 있지만, 물을 절약하고 있다는 기쁨(?)에 별로 그런 거 못 느낍니다. 그러면, 그다지 물을 생으로 버릴 일은 없어요.

미완성 2005-02-20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세면대에 발을 올려서 씻는 것이었군요! 전 그냥 세면대에서 세수하고 샤워기로 발씻는데..;; 참참, 욕조에서 목욕할 때는요, 욕조밖에서 비눗물로 깨끗하게 씻고 들어가 물 속에서 쉬다가 다시 나와서 그 물로 씻고 남은 물로는 걸레도 빨고, 변기물도 쓰고..하면 낭비가 되지 않는답니다. 위의 코멘트들을 보니 다른 분들도 많이 쓰시는군요 ^-^
그나저나 마태님 어머님 너무 재밌는 분이셔요 흐흐

마태우스 2005-02-21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거 댓글 달다가 할머니가 오시는 바람에 컴을 끄고 황급히 대피했죠^^
사과님/샤워기로 발을 씻어서 그리도 발이 곱군요^^ 욕조 남은 물로 변기물도 쓰신다.... 와와, 알뜰하시기까지!! 사과님은 정말 좋은 분이세요
하루님/오오, 반신욕 할 때 상반신은 춥지 않단 말이죠. 흠, 제 나이가 되면 몸을 푹 담구고 머리 기대고 있는 것이 가장 편한 자센데^^ 님도 남은 물을 변기물로 쓰라는 지적을 해주셨군요. 알겠습니다. 저도 한번 반신욕을 해보지요. 30분을 앉아 있으란 말이죠. 그 시간에 책보면 되겠군요^^
복돌님/님도 그런 경험이 많으신가봐요? 치약 그거, 바로 물로 닦아도 잘 안지던데...
울보님/빨래를 삶으시는 모습, 아기를 세면대에서 씻기는 모습, 좋은 어머니로서의 울보님을 느낄 수 있네요.
플라시보님/혼자 사셔서 모든 것에 통달하신 플라시보님의 댓글을 보니 저는 세상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하루(春) 2005-02-21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만 경험삼아 해보실 거면 빨래판처럼 욕조 위에 걸칠 수 있는 판을 놓고 앉아서 책을 보시는 게 편할 거예요. 계속 하실 거라면, 대형마트에 가서 욕조 덮개를 사오시는 게 좋겠지만요. 물 온도는 40도가 딱 좋아요. 참고로 말씀드렸어요. 단, 반신욕 하고 나오셔서 때미는 건 하지 마세요. 간단히 샤워만 하세요.

샤크 2005-02-25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기엉덩이 씻은 세면대는 더럽고, 마태님 이닦다 흘린 치약물은 더럽지 않나요? 흘린 치약의 디테일한 설명에 약간 비위가..

마태우스 2005-02-25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크님/치약물 흘린 것도 당근 더럽죠. 비위 상하게 해서 죄송하니다
하루님/아, 빨래판 같은 곳에 책을 놓고 읽으면 되겠구나.... 40도라, 온도까지 맞출 자신은 없구요, 그냥 따땃하게 해가지고 목욕 한번 해볼께요
따우님/와와 다들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으시군요. 새 비누에 붙여서 쓴단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