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이라는 게 일상적인 치료법이 된 지도 십년은 된 것 같다. 밤에 불빛이 좀 많이 반사된다는 걸 제외한다면, 라식으로 인해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람을 아직까지 만나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 중에는 라식을 해도 괜찮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난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

“타이거 우즈가 라식 했거든? 박세리도 했거든? 니 눈이 중요한만큼 걔네들 눈도 중요하단다. 너무 걱정 마라”


중학교 동창인 오상기(가명)도 내게 라식에 대해 물어온 친구 중 하나였다. 그때는 눈이 좋았던 편이었던 것 같은데, 이십여년만에 다시 만난 그는 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는 라식을 하면 어떻겠냐고 물었고, 난 늘 하던대로 “해라! 뭐가 걱정이냐”고 답했다. 난 내가 아는 안과에 그를 보냈고, 올해 초 수술을 했다. 그런데.


라식 후 그는 눈이 뿌옇게 보이는 걸 느꼈다. 한 이삼일 있으면 좋아지겠지 했지만, 그 증세는 여전했다. 어찌나 눈이 안보이는지 운전도 통 못할 지경이란다. 겁이 덜컥 났다. 그 병원에서 수술을 잘못한 거라고 생각한 나는 그를 내가 아는 다른 의사에게 보였다.

“외견상으로는 이상이 없네요. 조금 있어봐서 나아지면 모르겠지만, 계속 이러면 저희로서도 어쩔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그 의사의 말은 내 친구가 눈이 멀쩡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거라는 얘기다. 불안해서 또다른 의사에게 보여 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검사를 여러 개 해보고는 이상이 없다는 거다. 그 친구는 벌써 한달반이 넘게 눈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


내 주변에, 혹은 들은 얘기로도, 아직까지 라식 때문에 부작용이 생긴 예는 없었다. 그런데 내가 소개해준 병원에서 치료한 내 친구가 라식 이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다니, 너무나도 미안해 죽겠다. 그는 “왜 니가 미안해?”라고 날 위로하지만, 그래도 그게 아니지 않는가. 검사 결과 이상이라도 있으면 차라리 낫겠지만-그거만 고치면 되니까-이상이 없다는 건 그 증상이 오래 갈 것임을 말해준다. 나만 믿고 라식을 한 그 친구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아무에게나 라식을 권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박세리나 타이거 우즈는 자기 나름의 판단에 의해 라식을 했지만, 나만 믿고 라식을 덜컥 해버린 내 친구는 어쩌란 말인가.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굼 2005-02-25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라식이 커다란 붐을 이루게 되서 라식만 하면 다 되는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는데 종종 에러가 나더라구요. 다좋을 수만은 없는가 봐요.

조선인 2005-02-25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큰새언니도 라식을 했는데요, 부작용이 있어요. 조금만 피곤해도 눈이 부시고 시리기도 해서 눈을 제대로 못 뜨기 일수입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언니는 라식한 이후 찾은 광명이 있어 후회가 없다고 하네요. ^^

줄리 2005-02-25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라식했는데 왜 더 일찍 안했나 싶게 좋아요. 오히려 눈이 피로한것두 렌즈나 안경 낄때에 비하면 아주 없어졌구요. 저는 심지어 동공이 커서 밤에 반사되는게 나타날 확률이 더 많았는데도 나타나지 않았구 밤에 운전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어이구 이러구 보니 제가 라식수술병원 직원 같네요. 전혀 관계없구요. 제가 이렇게 자발적 광고를 해대서 저의 언니 둘, 동생 한명도 수술했어요. ㅎㅎ 아직까지는 괜찮은데 제발 부작용이 안나왔으면 좋겠어요.

nugool 2005-02-25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년전에 했는데요. dsx님처럼 너무 좋답니다. 저도 동공이 커서 눈부심이 다른 사람에 비해서 좀 심할지도 모른다는 주의를 들었는데요. 전혀 그렇지 않더더군요. 조선인님이 새언니께서 불편한 점이 있는데도 후회가 없다하시는 말씀이 정말 공감되네요. 눈 나쁜 거 정말 불편했었거든요. 특히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시계가 보이는 거.. 너무 좋아요. ^^

비연 2005-02-25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회사에 요즘 라식한 사람이 둘 있는데...아직 한달은 안 되었거든요..
근데..시력이 떨어지거나 번짐 현상이 심해서 걱정하더라구요. 좀더 지나면
괜챦아진다고 한다던데..걱정은 많이 되는 모양이에요. 저도 안경 한번 벗어볼까
하다가 겁이 덜컥 나 잠시 고려중...

마태우스 2005-02-25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앗 그분도 그렇군요. 번짐현상, 맞아요. 제 친구도 그거 같아요. 지나도 안괜찮은데 어쩌면 좋을까요....
너굴님/님의 동공은 정말 예술이죠^^ 그나저나 오랜만이어요. 님 이미지 보니까 시원한 맥주가 마시고 싶군요. 으음...
dsx님/지금까지 부작용 없으면 앞으로도 없을 겁니다. 님도 동공이 크단 말이죠. 부러워요 흐흑. 전 눈이 너무 조그매서....
조선인님/실보다 득이 많군요. 그럼 하는게 좋았네요. 제 친구는 어쩌면 좋습니까. 꺼이꺼이...미안해서 전화도 못하겠더이다
피라님/에러날 사람을 미리 알아보지 못하는 게 안좋은 것 같습니다...
새벽별님/대개는 괜찮은데, 일부에서 부작용이 나타는군요. 하지만 그게 본인이면 비극이니 섣불리 권하질 못하겠네요.

날개 2005-02-25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식으로 얘기하든 마태우스님이 자신의 책임이 있다고 찜찜해 하시는 걸 감할 수는 없겠지만요, 결국 그 친구분도 자신의 판단에 의해서 수술을 한 거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나아질 수도 있으니, 너무 자책하지 마셔요..

마태우스 2005-02-25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앗 이미지 바꾸셨군요. 전의 멋진 날개 대신 이쁜 아이천사로...이거 혹시 깍두기님 이벤트 탈락의 후유증이 아니옵니까? 그러고보니 제 서재에서도 비슷한 일이.........으아...........제 책임인 것 같아 찜찜하옵니다. 그리고 자책합니다.

마늘빵 2005-02-25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라식은 아니고 라섹을 했는데 3일간 무지 아팠죠. 눈을 막 쥐어뜯고 싶었는뎅. 잘때도 일부러 손을 엉덩이에 깔고 잤죠. 눈에 손올라갈까봐. 그러더니 2달 지나니깐 좋던데요. 지금은 아주 잘 보입니다. 눈이 건조해서 아직까지 눈물약을 가끔 넣지만

엔리꼬 2005-02-25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옆지기는 각막이 너무 얇아서 하고 싶어도 못했습니다. 수술이 비싸긴 하지만 평생 들 콘텍트렌즈값이랑 안경값보다는 싸게 먹히겠죠.
저는 20년 넘게 안경이랑 친구가 되어 안경 벗으면 이상합니다. 불편한 것은 많지만 얼굴이 이미 안경쓴 모습에 최적화가 되어 버렸네요.. 미운 놈이지만 정들어 버렸어요..

LAYLA 2005-02-25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빛님 부러워요~~
전 하고 싶었는데 무서워서 결국 안하고 겨울을 보냈어요.....
얼마전 뉴스에 나온 라식실패사례보고 가족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던데요 ㅎㅎ ^^
일부의 경우라지만 실명이라는건 너무 무서워요...그 어떤 장애보다...

BRINY 2005-02-26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검사까지 받았는데, 사촌동생이 S대(서울대 아님) 부속병원에서 라식한 지 1년만에 다시 시력이 떨어져서 가족들 반대가 심하고, 저도 망설여지더라구요. 지금은 그냥 안경이 몸의 일부 같아요.

비로그인 2005-02-26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라식 수술 국내에 소개되자 마자 한 초기멤버인데요.
그동안 안경안끼고 렌즈때문에 고생안하고 아주 좋은 시력은 아니라도 일상생활에 어려움없이 지내고 있으니 눈이 조금 피곤하다거나 시리다거나 하는 불편함은 감수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특별한 부작용이나 이상은 없네요.

marine 2005-02-26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큰 맘 먹고 라식했는데 안구 건조증이 좀 심하고, 야간 운전할 때 불빛 반사가 너무 심해 현재는 안 하고 있습니다 안경을 벗어서 편하긴 한데, 반드시 할 필요는 있을까 싶어요 주변에서 한다면 전 말리는 형편입니다

플라시보 2005-02-26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식도 다른 수술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이 없는 사람은 없고 있는 사람은 또 있는것 같습니다. 제 친구는 안구가 많이 건조해졌고 또 피로하다고 하더라구요. 조카의 경우는 라식하고 나서 너무너무 좋다고 하고.. 저도 라식 할까 고민하다가 피곤하면 바로 눈부터 아파온다는 소리에 혹시나 그럴까봐 못하고 있습니다. 컴퓨터와 책을 많이 보는 저로써는 눈이 피로한것은 치명적이거든요. 원래부터 안구건조증도 가지고 있는 마당이니 수술하면 더 심해질까 무서워요..

호랑녀 2005-02-26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는 단 한 가지 이유... 눈을 뜨고 있는 상태에서 기계가 눈으로 달려들 것이라는... 그 한 가지 이유 때문에 무서워서 못해요...ㅜㅜ

클리오 2005-02-26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히려 마태님이 주변에서 라식 부작용은 본적이 없다.. 라고 말씀하시는게 더 신기합니다. 제 주변에서 라식해서 빛번짐에서 재수술까지, 부작용 없는 사람이 아무도 없거든요.. 다들 하도 두려둔 사례를 많이 봐서, 저는 옆에서 라식 한다 하면 절대 말릴 겁니다. 특히 시력이 많이 나쁜 사람들은요.. ^^;;

클리오 2005-02-26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그런 말도 있더라구요, 라식하고나서 컴퓨터 밤샘 작업 같은거 해서 시력 다시 떨어지면 치명적이라구요.. 그래서 이제는 놀 일만 남았다, 할 때 해도 하라구요.. ^^ 저도 시력이 엄청 나쁜 편인데, 걍 이대로 살기로 했어요..

아영엄마 2005-02-26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시력도 많이 나쁘고 눈을 혹사시키는 편이라 수술후에 문제가 발생할 것 같기도 한데요. 음..그렇긴 해도 안경 안끼면 참 편하겠죠? (나이들어가는 마당에 돈 생기면 할 마음이 생길지도..^^)

marine 2005-02-26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 맞아요 정말 무서워요 아무리 마취를 시켰더라도 뜬 상태로 칼이 왔다 갔다 하는데, 정말 소름이 쫙 끼치고 울고 싶었다니까요 간호사가 포타딘을 눈가에 잘못 칠해서 엄청 눈물도 많이 나고, 하여간 무지하게 무서웠어요 시간 자체는 별로 안 걸리지만, 저에게는 공포의 시간들이었습니다 어쩌면 부작용 자체보다는 그 수술 과정이 공포스러워 다른 사람에게 하지 말라고 말리는지도 모르겠어요

마태우스 2005-02-26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님/어머 간단한 수술인 줄 알았는데 그리도 무섭군요.... 음, 전 각막이 얇아서 다행이네요
아영엄마님/안경 안끼면 정말 편하죠. 어떤 이는 그 편함을 물침대에 비유하더군요(누가???)
따우님/오상기라는 분, 참 사람 보는 눈이 없군요^^
클리오님/글쿤요. 근데 그 부작용이라는 게 위에 다른 분의 말씀처럼 라식의 장점을 덮을 수준이 아니라서 다들 하는 것 같아요. 제 친구처럼 눈이 뿌옇고 안보인다는 사람은 처음 봐서요...
호랑녀님/으음, 그게 무섭죠. 하지만 무서울 때 이렇게 외쳐 보세요. 어흥!
플라시보님/제가 님이라면 아마 했겠지요. 부작용이 아무리 심해도 안경만큼 불편하겠어요, 라는 마음으로요.
고양이님/눈이 큰 분은 부작용이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요^^
브리니님/으음, 라식이 만능이 아니라는 걸 댓글들을 보면서 알겠군요...
라일라님/실명까지!!!!!!!! 오오, 무섭습다
겨울빛님/님 말씀을 들으면 눈이 작은 사람이 유리할 것도 같군요....으음...
서림님/그죠. 렌즈와 안경값보단 라식이 싸죠. 게다가 그 불편함이란.... 근데 부작용이 있다면 고려해 볼 일입니다. 제가 지금 계속 횡설수설하고 있습니다
아프락사스님/라섹과 라식이 많이 다른가요? 사실 전 라식을 잘 몰라요. 졸업하고 나서 나온거라, 지식 수준이 일반인과 같거나 그 이하거든요...근데도 친구들은 저한테 물어보지만요....

클리오 2005-02-27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기서 물어봐도대답해주실라나? 웨이브 프론트가 뭔가요? 약인가요? 수술인가요? 아니면 렌즈? --;;

샤크 2005-03-01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문제가 심각한듯한데 친구분 빨리 큰병원에 데려가셔야 하지 않을까요? 마태님 입장이 굉장히 난처해졌네요.

샤크 2005-03-01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생명인데 그 눈이 저리 되었으니.. 마태님 되게 미안하시겠어요. 암말 안하니 정말 착한 친구네요.

마태우스 2005-03-01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저도 몰라서 대답 못했구요, 따우님 답변으로 마무리 합니다
따우님/감사합니다 저 대신 답변해 주셔서...
샤크님/그러게 말입니다. 안그래도 큰병원 가라고 했어요...흑흑.

샤크 2005-03-02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백하자면 저도 몇년전에 라식수술을 했는데 실패를 했어요. 너무 피곤해지고 빛도 퍼지고 ㅠㅠ 제 선택으로 했으니 어쩔수 없지만,, 누가 추천을 해줬다면 그사람 찾아가서 죽여버렸을꺼에요 ㅡㅡ'';;;
 

 

 

 

 

TV를 보기 전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험은 2002년 월드컵 이래 처음이었다. 유시민과 전여옥, 그 대결은 내게 있어서 한국과 독일이 맞붙은 준결승에 필적할 긴장감을 선사했다.


결론적으로 말해 그 대결은 싱겁게 끝났다. 전여옥의 헛소리는 여전했지만, 유시민은 거기 맞서 싸우기보다는 그 말을 아예 무시해버린 것. 그럼 그 대결은 전여옥의 기권승일까? 그건 아니다. 나머지 사람들이 희한하게도 상식적인 말을 많이 한 탓에 전여옥의 천박성이 여지없이 드러나 버렸으니까. 토론 내내 난 전여옥이 ‘웃찾사’의 ‘미친소’로 보였을 뿐이었다. ‘OK'를 ’야‘라고 하고, 'call'을 칼슘 11%가 든 우유라고 우겨대는 그 미친소. 그녀는 100분 동안 미친 듯 울부짖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녀 편은 아무도 없었다.


전여옥은 그가 잘쓰는 ‘미숙’이란 단어로 토론의 포문을 열었다.

“노무현도 2년을 회고하기가 괴로울 것입니다. 그런데 국민들은 더 괴로웠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박정희 논란이 일 때마다 공과를 따지자고 말하는 전여옥의 균형감각은 왜 노무현에는 전혀 발휘되지 않을까. 한나라당이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말에 대해 그녀가 한 말은 가히 예술이다.

“대통령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탄핵을 한 겁니다”


다크호스는 서경석이었다. 손석춘과 김호기가 워낙 상식적인 사람이라, 서경석은 전여옥의 편을 들어줬어야 했다. 그런데 그는 최근의 관심사인 북한문제를 제외하곤 이상하게 상식적인 발언으로 일관했다.

“이번엔 제가 유의원 편을 들어야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잘한 것도 있습니다”

1대 4의 토론, 전여옥은 미친 듯이 대통령을 물어뜯었지만, 그에게 호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전여옥: 노무현은 역사상 가장 강한 대통령입니다. 지지언론도 만들어냈지 않습니까?

난 노무현을 지지하는 언론이 누군지 알지 못한다. 내가 아는 건 김영삼 때까지 우리 언론들은 대통령의 나팔수를 자임했었다는 것, 그리고 DJ 이후부터 한국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조선과 동아는 한나라당의 기관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유시민의 답변, “한나라당은 지지언론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런 걸 할 능력이 없습니다”


전여옥과 잠깐이라도 싸워준 사람은 유시민이 아니라 김호기였다.

사회자: 노무현의 개혁에 대해 평가해 달라.

전여옥: ...강남 사람들 미워하고, 남상국 사장 모독해서 죽게 한 것을 보라. 개혁이 왜 꼭 무서워야 하느냐. 왜 피곤해야 하느냐.

김호기: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것 같다. 자꾸 사례만 얘기하는데 전체적인 걸 봐야...

전여옥: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하는 게 왜 나쁘냐. 너는 대학교수라 허황되고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하는데...

아이구, 너 잘났다.

작심하고 나온 듯 대통령을 욕하던 전여옥, 결국 이런 주장까지 한다.

“이번에 주일대사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망언을 한 것도 노무현 때문이다”

왜? 얼마 전 노무현이 일본 신문하고 회견을 할 때 ‘다케시마’라는 말을 썼다는 것. 아, 정말 대단하지 않는가. 이은주가 죽은 것도 노무현 때문이라고 하지 그래?


전여옥은 노무현을 욕하기 위해 평소 비난에 비난을 서슴지 않던 DJ마저 찬양한다.

“DJ에게 배웠으면 좋겠다. DJ는 이러이러한 점은 정말 훌륭했다”

박근혜를 그렇게 욕하다 지금은 그 입이 되어 있는 전여옥, 그녀의 얼굴 두께는 어느 정도나 될까 궁금하다.


오늘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듣다 또다른 전여옥을 발견했다. 일본의 극우 국회의원인데, 그가 손석희와 했던 말은 대충 이와 같았다.

손석희: 독도가 왜 니네 땅이니?

극우: 1600년에 나온 역사책을 보면 우리 어민이 독도에서 굴을 딴 적이 있다고 써있다.

손석희: 우리 기록에 보면 그보다 천년 앞선 512년에 독도가 우리 영토라고 나와있다. 1400년 역사책에도 기록이 있다.

극우: 역사논쟁은 하고 싶지 않다(누가 먼저 했는데?) 국제법상으로 독도는 일본 땅이다.

손석희: 국제법의 어느 부분이 그런가?

극우: 하여간 그렇다면 그런거다.

손: 지금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데?

극우: 그건 불법점거하고 있는 거야. 독도는 하여간 일본땅이야.


말도 안되는 걸로 우기기만 하는 것, 바로 전여옥의 특기 아닌가. 순간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전여옥을 독도 관련 토론회에 내보내는 생각. 전여옥이 그 극우랑 붙으면 환상의 매치업이 될 것 같지 않은가?

전여옥: 독도는 우리 땅이야.

일본극우: 싫어, 우리 땅 할래.

전여옥: 어흥! 내가 우리 땅이라면 우리땅인 거야.

일본극우: 싫어. 일본 땅이야!

전여옥: 독도가 두글자지? 그러니까 우리 땅이야.

일본극우: 다케시마는 네글자잖아. 그러니까 일본 땅이야.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굼 2005-02-25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두문장 최고군요:)

깍두기 2005-02-25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어제 100분 토론 시청률 꽤 됐겠는데요, 마태님도 보고 저도 보았으니^^
하지만 좀 맥 빠지는 승부였어요. 어찌보면 전여옥과 유시민이 손석춘을 같이 상대하는 듯한 때도 있었고....현 정권이 점점 더 기득권층으로 기운다는 증거인가...
그건 그렇고, 빨리 와서 책 고르란 말예욧!(아니, 이건 부리에게 할 말인가....)

marine 2005-02-2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나라당은 왜 전여옥을 내보내는 걸까요? 좀 더 합리적이고 분석적이며 수준있는 토론을 할 의원이 그렇게 없는 걸까요? 전여옥을 보면 싸움닭 같아요 말은 무지하게 빠르고 많은데 정작 내용은 하나도 없어요 정책 문제에 대해 좀 더 공부를 해야지 않을까 싶어요

sooninara 2005-02-25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두줄...정말 미치겠습니다.웃겨서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어주는홍퀸 2005-02-25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쉬..기대만큼 실망이 큰뱁..넘 기대를 했나봐요..정말 넘 싱겁고 잼없었어요..보다 잤어요..전여옥은 왜 그렇게 횡설수설하는지..아,서경석목사는 어젠 좀 제정신이더만요..그래도 싫어요..종교인은 그냥 종교에만 충실했음 좋겠어요..토론에 나오는거 별로 보기 안좋은데 자꾸 나와서 시러요..근데 개그맨 서경석은 어떻게 볼까 궁금..같은이름인게 아무래도 껄쩍지근허겠죠??

로드무비 2005-02-25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쾌합니다. 추천이오!^^

줄리 2005-02-25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여사에 대해 더이상의 분석은 없다 라고 할만하군요. 마지막 단 두문장만으로 그녀의 토론스타일을 완벽히 표현해 내셨습니다. 저두 추천할래요!

BRINY 2005-02-25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다 잤어요.

미완성 2005-02-25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유시민도, 전여옥도, 서경석도..모두 싫어요. 까다로운 시청자이지요. 하지만 마태님의 글을 보는 건 너무 즐거워요. 마태님이 다시 TV에 모습을 드러내셔서, 까다로운 시청자인 저를 오랜만에 TV 앞으로 끌어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

울보 2005-02-25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보지는 못했는데 님때문에 아니 많은 서재지기님들덕에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정치를 뭘알겠습니까만은 그래도 할말 못할말은 아는데..
그렇지 못한이가 정치를하니..
정말로 뒤에 두문장에 저도역시 한표....

진진 2005-02-25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플라시보 2005-02-25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이 독도에서 땄다고 주장하는게 굴이 아니라 전복이며 물개도 잡았다고 했어요^^ 우리도 조상중에 일본가서 전복따거나 물개잡은 사람들을 찾아내서 대마도가 우리땅이라고 함 우겨보면 어떤 얼굴들을 할지 궁금합니다.

마태우스 2005-02-25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어맛 전복이랑 물개군요. 그래도...넘어가주면 안될까요^^
모해짐님/뭡니까 그 웃음은....??? 좋은 뜻으로 해석할께요
울보님/정치는 하는 일에 비해 그 중요성이 너무나도 지대한 종목이죠. 우리 세상사가 알고보면 다 정치랍니다. 마태생각.
사과님/님은 유시민, 서경석이 싫다고 하지만, 전 사과님이 제일 좋습니다.
브리니님/그죠. 소문난 잔치에 비하면 먹을 건 없었죠^^
dsx님/자꾸 이러심 우리 관계를 남들이 눈치챌 겁니다...^^
로드무비님/아이 부끄럽게 왜그러십니까. 우리 서로 추천하는 사이인 거 남들이 몰라야 할텐데...
갈색빵님/아니 서씨는 방송에 나오면 안됩니까?????????????? 괜한 딴지^^
수니님/너무 오랜만에요. 반가워요!! 수니님 댓글에 추천.
나나님/님의 일목요연한 토론회 정리에 비하면 허접한 글이죠. 나나님을 토론장으로!!!!!
깍두기님/아니 부리가 뭐 이벤트라도 됐습니까?????? 화들짝.
소굼님 아니 피라님/부끄럽습니다^^

마냐 2005-02-27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감사드림다. 엄청 기대했음에도 못 봐서 아쉬웠는데.....마태님의 기막힌 관전평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슴다. ^^

maverick 2005-02-28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엄청 기대했었는데 맥빠지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전여옥은 대변인으로서 논평내는것에 재미들렸나봐요. 토론 나와서 카메라 쳐다보면서 논평내고 앉았더라구요. 솔직히 좀 불쌍하기도 하더라구요. 능력에 비해 과한 자리에 앉혀서 억지부리게 만든 한나라당이 너무하더군요

샤크 2005-03-01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을 너무 압축시켜 놨네요. 그래서 마태님 글을 보면 진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곡해할 소지가 다분해요

마태우스 2005-03-01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크님/그렇죠? 그게 늘 문제죠. 앞뒤 문맥 잘라서 인용하는 거...
매버릭님/계속 싸움을 거는데 한쪽이 피해 버리니 전여사도 맥빠졌을 겁니다. 토론을 잘한다고 자부하는 사람인데...
마냐님/부끄럽습니다. 기막힌 관전평이라뇨^^
새벽별님/하하, 님도 '어흥'을 좋아하시는군요

하얀마녀 2005-03-04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방금 지난 방송 보기로 봤는데 복장이 터지더군요. 마지막 가상 토론 정말 최고에요. 크크크크.
 

 

 

 

 

어머니, 할머니, 남동생네랑 설렁탕을 먹으러 갔다. 우리 근방의 자랑인 모레네 설렁탕. 보통은 6천원, 특은 8천원인데, ‘특’이 전혀 아깝지 않은 그런 설렁탕이다. 나처럼 양이 많은 놈이 설렁탕 한그릇 먹고 배불러 죽겠다면 얼마나 푸짐한 지 알만하지 않는가?


그 맛있는 설렁탕을 드시면서 엄마는 계속 씩씩거렸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데, 주차를 도와주는 아저씨(머리가 하얀)가 엄마한테 이랬던 것.

“할머니, 팔은 어쩌다 다치셨소?”

40년생이니 벌써 66세, 거기다 여섯이나 되는 손자가 있으니 할머니가 맞지만, 그래도 여자 마음은 그게 아니다. 더구나 우리 어머니는 연배에 비해 꽤 젊어 보인다는 자부심을 갖고 사시는 분인데.

“자기는 더 늙어가지고, 누구보고 할머니래? 진짜 웃기지도 않아”

“그러게 말이어요. 얼척이 없어서 나 원 참”


여자를 부르는 호칭은 아가씨, 아주머니, 그리고 할머니의 삼단계가 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한다. 결혼 안한 사람에게 아주머니라고 부르는 건 지대한 심리적 타격을 안겨 주니까. 그렇다고 할머니를 아가씨라고 부르면 돌이 날라온다. 할머니 놀린다고. 그러니 적당히 띄어야 한다.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하나씩 아래로


난 남자들이, 내가 보기에는 아가씨로 보이는 식당 종업원들에게 “아줌마”라고 부르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옆에서 “아가씨야!”라고 교정을 해줘도 꼭 아줌마라고 한다. 밥을 언제나 아주머니에게서 타먹은 추억 때문일까. 어쨌든 이해가 안간다. 아가씨라고 하면 서비스 하나라도 더 받을텐데, 왜 아줌마 타령일까. 애매하면 낮추자, 오늘의 캐치프레이즈다.

 

* 할머니 오셨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줄리 2005-02-24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칭개혁운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호칭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이 봤고 맘에 안드는 호칭으로 불려 상처받으시는 분들이 많으니 말이예요. 그런데 어떤 호칭을 해야 좋을지는 전 모르니 알아서들 잘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울보 2005-02-24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무어라 불러야 하나요..
우리신랑은 가끔 여기요!!!!!!!하고 부르던데..

nemuko 2005-02-24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아줌마도 싫어요. 얼마전에 옆차의 모르는 아저씨가 저한테 '아줌마 길 좀 물어볼께요'하는데 화나서 쫓아갈 뻔 했다구요 ㅠ.ㅜ 애가 둘이니 이제 그 소리에 익숙해질 법도 한데 말입니다.

▶◀소굼 2005-02-24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장사쪽과 연관을 짓다보니 아가씨호칭이 안좋아졌는데..흠..원랜 참 좋은건데말이죠. 밖에서 부르기 참 애매하더라구요. 저기요~ 이러는게 대부분;
어릴 땐 저도 아줌마;소리가 잘 나왔는데 이젠 그것도 잘 안나오더군요.
어떻게 불리시길 원하나요 ~

nemuko 2005-02-24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글쎄요. 아줌마도 아가씨와 마찬가지로 단순한 호칭 이상의 비하하는 느낌도 없지 않잖아요. 세상엔 남자와 여자와 아줌마가 있다던가 하는.... 저도 주로 저기요.라는 말로 부르는데 것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은 하지만 마땅한게 없네요. 제 경우엔 차라리 '애기 엄마'라는 말은 듣기 나쁘지 않았어요.

marine 2005-02-25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는 식당이나 슈퍼 가면 언니, 이렇게 불렀는데 저도 나이를 먹다보니 아가씨, 이렇게 부르게 되더라구요 뭐라고 불러 줘야 좋을까요? 사실 저도 일할 때 손님들이 아가씨, 이렇게 부르면 기분이 좀 나빠질 때가 있거든요 그렇다고 적당한 호칭을 찾기도 힘들고... 아, 어렵다 (그런데 진짜 아줌마 소리 들으면 홱 돌 것 같아요)

플라시보 2005-02-25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나님 처럼 언니 이렇게 대충 불러요. 근데 역시 나이가 드니 제가 언니라 부를 사람들이 좀 줄어들더군요. 식당에서는 아직 언니라 불러도 되는데 옷가계나 커피숍 처럼 젊은 사람들이 가는 곳에는 대부분 점원들이 20대 초반인지라.. 그래서 요즘은 저기요 하고 불러요. 아님 부르지 않고 가서 눈 앞에서 '저 지금 당신에게 말해요' 필로 그냥 말하던가요.

숨은아이 2005-02-25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낯간지럽긴 하지만 노소 가릴 것 없이 남을 높이는 호칭으로 "선생님"이란 말이 있지요.

마태우스 2005-02-25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그, 그렇군요.... 그래도 식당에서 '선생님!' 이럴 수는 없을 것 같은데..
플라시보님/아아 그렇군요 호칭은 너무 어렵습니다. 저같이 세상을 잘 모르는 놈한테는요... 역시 벨이 좋군요
나나님/그러지 말고 해결책을 말씀해 주소서. 저도 헷갈립니다^^
네무코님/와 오랜만이어요. 그간 안녕하셨어요? 근데 호칭은 댓글을 읽을수록 어려운 것 같습니다
소굼님/저는 아저씨가 좋아요^^
네무코님/어머머, 님은 아직 20대로 보이는데 어떤 이상한 놈이 그딴 소리를 한답니까? 저도 막 화가 나내요!
새벽별님/님은 아직 '학생!'이란 칭호가 더 잘 어울리죠. 호홋.
울보님/여기요, 도 나름의 문제가 있는 듯합니다. 아아, 호칭은 정말 어려워. 정부에서 통일안을 내 주면 좋겠어요.
dsx님/알아서 만들라고 하고 님은 빠지려구요? 그렇게는 안되죠!! 님이 좋은 호칭 만들어 주세요!!
따우님/전 언제나 따우님 편입니다.

샤크 2005-03-01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자지만 아가씨라는 호칭 싫어요 -_-;;;;
 

 

 

 

 

22번째: 2월 22일(화)

마신 양: 소주---> 생맥주, 막판에 필름 끊김

안좋았던 점: 1차를 내가 쏘기로 했는데, 애들이 막판에 비싼 소고기를 시켰다.


언젠가 나를 포함해서 네명이 만나기로 한 적이 있었다. 일주 전에 약속이 된 건데, 확인을 위해 월요일쯤 전화를 돌렸다. 한명은 통화가 되었지만 나머지 두명은 연락이 안된다. 더욱 황당한 것은 한명이 외국에 있는지 로밍서비스 어쩌고 하는 안내가 나온다. 사흘 내내 전화를 돌리다 결국 약속을 취소해 버렸다. 역시나, 한명은 약속을 까맣게 잊은 채 외국에 휴가를 간 상태였다.

나중에 전화를 걸어 “형, 우리 만나기로 했잖아요” 이랬더니 “그랬냐?”라고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인다. 그 나머지 한명, 하도 연락이 안되서 내가 문자메시지로 “오늘 모임 취소예요”라고 했던 사람은 그 후에도 연락을 안한다. 왜 그런 걸까. 일 있다고 못온다고 하거나, 나중에라도 그때 미안했다 이러면 될텐데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까 해서 엊그제 전화해 봤더니 잘 지내고 있단다. 물론 그때 얘기는 안했다).


또다른 모임. 누군가가 “한번 모여야지 않겠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좀 귀찮았지만, 일일이 전화를 돌렸다. 모임 전날 한명이 못온다고 연락을 해왔고, 당일날엔 처음에 모이자던 누군가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못온단다. 이런이런, 그럼 모임을 할 필요가 없잖아. 난 한명에게 모임 취소를 통보했고, 다른 한명에게 전화를 돌렸다. 열나게. 그런데 죽어도 전화를 안받는다. 할수없이 문자 메시지로 보내고 말았다. 물론 그 후 그녀에게서 전화는 걸려오지 않았다. 하다못해 “아쉽네요”라는 메시지도. 그녀는 왜 전화를 안받았던 것일까. 모임 연락을 전담하는 편이지만, 이럴 때는 회의가 든다.


23번째: 2월 23일(수)

누구랑: 친구랑

마신양: 소주--> 생맥주


이틀간 마셔 피곤했다. 그래서 친구에게 이랬다. “오늘 안마시면 안될까?”

친구는 화를 냈다. “너 왜 다른 애랑은 마시고 나랑은 안마시려고 그래?”

그 치밀한 반박에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그래, 오늘 한번 마셔보자, 맘 단단히 먹어!”


술에 거나하게 취한 채 집에 들어왔다. 어제는 대보름 날이었다. 옥상에 올라가 달을 봤다. 대보름 날마다 난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고, 달님은 이따금씩 내 소원을 들어줬다. 내가 어제 빈 소원이다.

1. 엄마 팔 빨리 낫게 해주세요. 그리고 건강하심 좋겠어요.

2. 저 올 8월에 안잘릴 수 있게 도와 주세요

3. 벤지가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 해주세요

4. 사업 망한 친구가 재기할 수 있게 해주세요

5. 할머니, 형제들과 그 배우자들, 조카들 모두 건강하고 하는 일 잘되게 해주세요

6. 저 살 좀 빼주세요. 저 요즘 노력 많이 하잖아요


더 빌고 싶었지만, 너무 추웠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울보 2005-02-24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가는 안가세요..
그래도 술드시고 그정도면 많이 비셨네요...장가 안가셨죠????????????

줄리 2005-02-24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소원은 맘속에 품으신거죠? 달님만 아시게 텔레파씨로 보낸거 다 안다구요. 남들 알면 달님이 안들어주실까봐 그러셨죠. 구여우셔라^^

비발~* 2005-02-24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보름달의 전설이 생길만합니다...^^

2005-02-25 0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verick 2005-02-25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소원들을 봤을때 마태님은 장가를 못가시는게 아니라 안가시는거였음이 밝혀졌습니다 ^^
 

 

 

 

 

술일기를 밀렸다. 한동안 안마신다 했더니, 이번주는 어찌된게 월화수를 내리 마셨다. 9시면 할머니가 주무신다고 올테니, 쓰는 데까지 써보겠다.


일시: 2월 21일(월)

마신 양: 소주, 그리고 선생님이 가져오신 발렌타인 17

좋았던 점: 돈 안쓰고 버텼다...

나빴던 점: 집에 가다가 맛있는 떡볶이 먹었다. 그간 운동한 거 꽝.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이 기침을 하면 밥맛이 떨어진다. 그게 날 이뻐해주시는 할머니일지라도. 감기에 걸려 콜록거리는 게 아니라, 사래 들린 기침인 경우는 특히 그렇다. 오늘 할머니는 저녁을 드시다 연방 기침을 했고, 난 속도를 내가며 밥을 먹었다.


버스 뒷자리에 앉은 남자가 연방 기침을 해댄다. 꾹 참고 앉아 있었는데 계속이다. 왠지 뒤통수에 침이라도 튈 것 같아 영 찝찝했다. 슬쩍 한번 뒤를 보니 손이나 책 같은 걸로 막고 기침을 하는 게 아니라, 내 쪽을 보고 하고있다. 더 이상 못 참겠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끔 노트에 대고 재채기를 할 때가 있다. 노트에 묻은 이물질들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의 재채기도, 심지어 미녀의 재채기도 그냥 맞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젠 친구와 술을 마셨다. 그 친구, 담배를 많이 피고, 기침을 많이 하는 친구다. 침도 많이 뱉는데, 그래서 그 친구랑 테니스를 칠 때면 코트가 침으로 범벅이 되어, 몸을 날려 공을 받고픈 마음이 별로 없었다. 옆에서 관찰해보니 기침은 습관이다. 하다보니 더 하게 되고, 안하면 불안한 그런 것이 되버린다. 목에 뭐가 걸려서 기침을 하는 게 아니라, 마른 기침만 계속 해댄다.


안주로 한치를 시켰다. 난 마요네스를 무진장 좋아해, 듬뿍듬뿍 찍어먹는다. 마요네스를 조금밖에 안주기에 잽싸게 먹고 한번 더 얻어왔다. “많이 주세요” 이래가면서. 그런데, 친구의 기침을 할 때 이물질이 그 마요네스에 들어가는 걸 봤다.

“이거 봐라. 야, 여기다 기침 해놓으면 어떡해!”

그 다음부터 난 한치를 마요네스를 안찍고 먹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울보 2005-02-24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태우스님 입니다.
그런데 마요네즈보다 고추장이랑 같이 먹으면 더 맛나던데..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