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애가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팔짜에 없는 오페라-푸치니의 ‘라보엠’-을 봤다. 비싼 공연료에도 불구하고 공연이 열린 오페라하우스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댔는데, 내가 앉은 곳은 R석이었다(2층 맨 앞줄). S석이 가장 좋은 걸로 알았던 나로서는 R석이라는 게 있다는 것, 그리고 가격이 14만원이나 한다는 사실에 놀라자빠질 뻔했다. 친구랑 나랑 두명이 갔으니 28만원, 그 돈은 신촌의 <용마>라는 곳에서 참이슬 두병과 더불어 갈비살 3인분을 먹고 찌개에다 공기밥을 먹는 짓거리를 무려....일곱번이나 할 수 있는 액수다. 그 돈을 기꺼이 낸 사람들은 오페라에 조예가 깊은, 그래서 공연을 보면서 본전 이상의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겠지만, 나처럼 고급예술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 표값이 아깝다. 실제로 난 공연 내내, 특히 1시간 가량 공연된 1막에서는 헤어진 여친 생각도 하고, 지겨워 죽겠다 왜이리 안끝나냐, 이딴 생각을 하면서 몸을 비비 꼬았다.


그렇다고 내가 오페라를 처음 보는 건 아니다. 성악과에 다니는 여자애를 사귄 적이 있어서 그래도 꽤 자주 오페라를 봤다. <춘희>, <박쥐>, 그리고 또..... 하지만 내가 의지가 없어서 그런지 난 오페라에 눈을 뜨지 못했고, 그녀와 헤어지면서 오페라와는 쉽게 작별했다. 알아듣기 쉬운 말을 놔두고 굳이 노래로 대화를 하는 배우들을 난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내용이 재미있는 것도 아니다. 이번에 본 ‘라보엠’ 역시, 가난한 시인이 여자(미미)와 사귀다 감당이 안되어 헤어졌는데, 여자가 죽는 순간에 그녀가 자기를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한다는, 매우 신파적이고 진부한 줄거리를 담고 있다. 우리말로 해도 못알아들을 텐데, 굳이 이탈리아어로 노래를 부르는 바람에 난 무대 위 전광판에 나오는 대사를 안좋은 눈을 찡그려 가며 봐야 했고, 그걸 보느라 무대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보지 못했다. 역시 내가 오페라를 보는 건 까치에게 진주를 건네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일, 나는 그저 남들이 박수 칠 때 같이 쳐주는 것으로 관객의 의무를 다했을 뿐이었다. 길고 지리한 공연이 끝났을 때, 난 사람들이 “앵콜!”을 외치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다는 것도 말씀드린다.


라보엠의 주인공 ‘미미’는 미국서 오랜만에 귀국한 홍혜경과 김씨인데 이름을 까먹은 모 여인이 번갈아가며 공연을 했는데, 홍혜경의 오페라는 공연 일주일 전에 이미 매진이 되었단다. 내가 본 것은 물론 김모씨의 공연이었는데, 까막귀인 나로서는 홍혜경이 나오는 걸 봤다해도 아무런 차이가 없었을테니 김모씨의 공연을 본 게 더 잘된 게 아닌가 싶다. 공연을 보기 전 우리나라의 휴대폰 문화에 대해 걱정을 했었는데, 적어도 내 귀에는 한통의 전화벨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휴대폰 울리면 퇴장’ 같은 강압적 방식보다는 이렇게 자연스럽게 문화로 정착되는 게 훨씬 좋은 것 같다. 오래 걸려서 그렇지. 휴대폰은 안울렸지만 사람들이 유난히 기침을 많이 하는 것이 귀에 거슬리던데, 그거야 뭐, 봄이라서 그런 거겠지?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줄리 2005-03-09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아 듣기 쉬운 말을 놔두고 굳이 노래로 대화를 하는 배우들을 난 이해하지 못했다.- 저두요!
전 고급문화라고 일컫는 것들을 이해하는데는 능력(경제적, 이해력)이 없는 것같아 진즉에 포기했지요.

보르헤스 2005-03-09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페라라 아무래도 뮤지컬보다는 감정이입이 많이 힘들죠 특히나 여주인공 미미 같은경우에 가냘프고 여윈 폐병환자인데 나오는 성악가는 다들 한덩치 하니 원 ! 감정이입이 되야 제대로 오페라를 즐길 수 있을터인데..^^

플라시보 2005-03-09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도 대사를 노래로 전달한다는 것에 약간의 거부감이 있기에 (마당놀이나 판소리 뮤지컬 오페라 등등등) 멋지단 생각은 들어도 재밌다 좋다라는 생각은 좀처럼 하기가 힘들더라구요.

sweetmagic 2005-03-09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투란도트 보러갈거예요 ~

비로그인 2005-03-09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거 보셨습니다...들으셨습니다.
전 아직 전곡을 감상할수 있는 정도의 수준은 전혀 되지 못하나 여기 나오는 몇곡은 무지 좋아해요
그 중 젤 좋아하는거...
들을때 마다 온몸에 닭살 돋구 찌릿찌릿한..
특히 슬퍼지고 싶을때 잘 듣는 겁니다.
근데..
우습게도 실제 라보엠은 본적이 없어서 도데체 무슨 연유로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지?
설마 웃기는 장면에서 나오는 건 아니겠죠?
(그러면 안되는데..)
이 노래를 위해서라도 추천 꽝!

Si Mi chiamano Mimi
미넬라 프레니,루치아노 빠바로티
캬랴얀 생전에 녹음된 겁니다.
빠바로티는 중간쯤 부터 나옵니다.


비로그인 2005-03-09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승이죠? 그죠?

panda78 2005-03-10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저 오페라 좋아하긴 하는데 가격의 압박때문에 실제로 본 건 세 번뿐이에요. ;; 이러면서 좋아한다고 하긴 좀 그렇지만서도..
저도 R석에서 관람하고 싶습니다. 부러워요, 마태마태님-

마냐 2005-03-10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머...'용마'는 어딘가요. 그 가격에 그런 럭셔리한 밥상을! (뭐 눈엔 뭐만 보인다구..^^;)

비로그인 2005-03-10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하나레이님. 올려주신 노래.. Si Mi chiamano Mimi, 이 노래 제목이 '나의 이름은 미미', 인가요? 검색해보니까 비스무리한 제목이 나오는데요. 적막한 봄밤에 듣고 있자니 정말 아름다워요, 감사합니다. 근데 '라보엠'에서 '나의 아버지께'던가, 예전에 차 광고할 때 삽입됐던 그 노래도 나오나, 어쩌나..서남극단이라고 저희 지역 극단 단원들이 '라보엠' 공연을 했었는데 초대권이 있었음에도 못 갔었어요. 그때라두 함 볼 걸..아쉽네요..

2005-03-10 0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10 1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샤크 2005-03-18 0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딴생각하고 지겨워하면서 봤따니 굉장히 돈아까워요 그돈이면 내 한달 생활비인데 -0-;; 마태님은 역시 부자신가봐요.

마태우스 2005-03-18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크님/제가 글에서 충분히 설명을 안했군요. 친구가 표사둔 건데, 부인이 못가서 제가 대신 갔답니다. 제 돈으로 보면 정말 아깝겠죠. 저처럼 예술을 모르는 사람이라면요.
마냐님/신촌에서 송아저씨 빈대떡집 골목으로 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골목에 있어요. 찾기 대따 어려워요^^
판다님/판다님이 대신 가셨다면 좋았을 걸 그랬어요^^
스텔라댓글님/무슨 말씀을...언제나 감사드리고 있다구 여러번 말씀드렸는데...^^
하날레이님/님의 노래가 알라디너들의 심금을 울리나봐요. 추천 감사드려요
매직님/투란도트가 뭔지 모르고 있다는...아아, 역시 전 무지해요...
플라시보님/그게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 같아요. 저처럼 모르면 아무리 좋은 오페라도 피그 앞의 펄이죠^^ 설마 님도 저와 같은 수준??
보르헤스님/그런 것 같기도 하군요. 글구 가난하다는 사람들이 옷은 좋은 걸로 입어서 말이죠. 덩치 얘기는...멀리서 보면 살찐 거 잘 모르겠더라구요^^
dsx님/저도 그랬는데... 전 그냥 영화 좀 보고, 미술에 관심을 가지면서 여생을 살 생각입니다
 
 전출처 : 날개 > [충격]스텔라댓글 주식회사는 실존했다..!!

얼마전 부리님의 페이퍼 "펌)댓 전문 회사 홍보"를 본 일을 기억할 것이다.  
(출처 :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31126)

모두들 농담으로 치부했으나, 그 회사는 실존했다.   아래는 회사 소개글...

댓글이 없어서 고민하고 계시나요? 글 하나당 수십개의 댓글을 달아드립니다. 추천이 없어 고민하고 계시나요? 전화 한통으로 추천 100회의 기록을 세워 보세요. 우르르 달리는 추천과 함께 상쾌한 하루를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 스텔라댓글

 

그리고, 부리님과 하날리님이 그 회사와 이미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스텔라댓글
하날리님은 저희 고객임을 확인 해 드릴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개인신상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법에 의거 알려드릴수는 없습니다.
아울러 부리님도 저희 고객임을 확인합니다.
2005-03-06

 

스텔라댓글 회사의 활약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날리님 이벤트를 참여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무시무시할 정도로 올라가는 방문자수와 시간내에 도달한 기록..  그것이 그 회사의 덕이었다..!  이것이 그 사실을 인정한 글귀이다..

스텔라댓글
저희 회사에서는 100위밖에 있던 하날리님 서재를 어제 단 하룻동안
페이퍼의 달인 14위, 서재의 달인 19인에 랭크시켜 드렸습니다.
이제 마태님은 아무 걱정 없이 낮잠을 즐기시면 됩니다.
깨신다음 마태님은 전분야 (서재,리뷰,리스트,페이퍼,지식,탱크)에서 1위를 달리시는 전설의 지존이 되어 계실겁니다. - 2005-03-05 15:16

 

그렇다..  마태님도 이 회사에 의뢰를 하신 듯하다.. 일요일 알바까지 고용해가며 스텔라댓글은 쉬지 않았다..

스텔라댓글
네. 저는 스텔라댓글 일요일 전담 알바예요.
너무도 유명하신 마태님을 뵈우니 마구 손발이 떨려와요.
이러다 오늘 댓글 100개 못달면 시급 깍이는데 어떡함 좋아..... - 2005-03-06 14:51

 

나는 그 회사에 견적을 의뢰했고, 어제 그 답변을 받았다.

  안녕하세요..^^* 수정 삭제
하날리님이랑 관계가 있으신 분인가요? 아니면, 혹시 하날리님의 분신?
어제 하날리님 서재에서의 활약은 깊이 감탄하는 바입니다.. 혹 필요하면 연락드릴터이니.. 견적서를 좀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ㅎ

2005-03-05
날개 (mail)

  견적서건.... 수정 삭제
부리님이 날개님 비용을 다 부담하신답니다.
훌륭한 친구분을 두셔서 정말 부럽습니다.
필요하실때 언제든 콜 하시면 됩니다. 일욜,심야 언제든 저희 알바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따로이 하날리님이 안부전하라 하셨습니다.
요즈음 괜히 바쁜척하고 다니시느라 아직 행사비용 애기도 못 꺼냈습니다.
그럼 즐거운 휴일 되십시요
꾸뻑.

2005-03-06
스텔라댓글

이 자리를 빌어 비용을 모두 대주신 부리님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이제 나도 서재 달인의 길이 멀지 않았다..흐흐~


댓글(7)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부리 2005-03-08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제보를 받고 마태는 크게 기뻐하며 전화를 걸었고, 그 결과 토요일 아침 40등에 머물던 순위를 20위로 끌어올리면서 3주연속 서재달인의 꿈을 이루었다...

sweetmagic 2005-03-08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화 번호가 없으니 무효

플라시보 2005-03-08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효에 한표^^

2005-03-08 1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5-03-08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스텔라 댓글! 넌 왜 내 서재에 와서 댓글 안 다니? 나두 달아주고 가렴. 이름도 똑같으면서...흥~!

샤크 2005-03-10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이 한 말씀 정말인가요? 그렇다면 대략 실망.......

체리마루 2005-03-12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우스갯 소리죠? 넘 재밌게 읽었어요 ㅋㅋㅋ 흠...읽다가 진짠가 (?) 하고 놀람 ㅋㅋㅋ 근데 상품같은 경우는 좋다는 상품평쓰는 알바(?)를 많이 고용하더라구요. 자기 당에 좋은 인식을 심기 위한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알바들도 유명하죠. 누리꾼들의 권위가 추락되는건 아닌지....;;
 

 

‘리뷰를 잘 쓸 자신이 없어서 리뷰를 안쓰고 있다’는 어느 서재인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나도 그와 비슷한 고민을 했었는데, 그런 사람이 하나둘이 아니구나, 싶어서. 이대로 있어서는 안될 것 같아 리뷰특강을 마련했다. 이 특강은 리뷰에 자신이 없는 분들을 위해 만들었으니, 4대천황을 비롯해서 리뷰 잘쓰시는 분들은 보시면 안됩니다.

--------------------

리뷰특강 1: 추리소설 쓰는 법


 

 

 

 

 

 

<살인자들의 섬> 리뷰를 쓰느라 무진장 고생을 했다. 이말을 쓰면 결말을 암시하는 것 같고, 저말도 안되겠고. 고민 끝에 난 <쥬라기공원>, <그리고 아무도 남지 않았다>같이 섬에서 일어난 작품들을 언급하다 끝을 맺었다.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었다. 다음 글을 보자.

아영엄마
저는 툭하면 스포일러성 리뷰를 쓰는지라 추리소설 리뷰 쓰는 거 포기했습니다.ㅜㅜ - 2005-03-04 02:35 삭제

그렇다. 나뿐 아니라 다들 그런 거다. 심지어 땡스투의 일인자 아영엄마까지도. 추리소설 리뷰는 도대체 어떻게 써야 할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 나는 추리소설의 대가 물만두님의 리뷰를 분석하게 되었다. ‘하트잭’이라는 소설에 대해 만두님이 쓴 리뷰다.

[퍼트리샤 콘웰의 세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제목은 <법의관>, 두 번째 제목은 <소설가의 죽음>이었는데 갑자기 세 번째에서 뜬금없어 보이는 제목이 등장했다..]

만두님은 제목을 물고 늘어지며 여덟줄을 쓴다. 콘웰의 다른 두 작품을 읽어야 이럴 수 있지 않느냐고 할 것이다. 물론 그건 아니다. 책날개에 보면 작가의 이력과 함께 기존 작품들이 나오지 않는가.


다음에 작품분석이 이어진다. 먼저 약간 비판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이 작품은 처음 두 작품보다 작품성에서는 그 다지 돋보이지 않는 작품이다. 사건에서 정치적 연계성이 너무 심화되어 사건 자체에 대한 작가의 초점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마지막 결말도 순식간에 결정 나기 때문이다...]

이런 말도 어느 정도의 내공이 없으면 쓸 수 없다. 하지만 ‘초점’ ‘정치적 연계성’같이 어려운 말을 섞어서 대충 둘러치면, 누구나 그럴 듯한 문장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아까 깠으니 칭찬할 차례.

[스카페타 시리즈가 매력적인 것은 인간관계의 가감 없는 드러냄에 있다....]

만두님처럼 장점을 콕 찍어내지 못할지라도, 되는대로 얘기하면 남들은 그럴듯하게 봐준다. ‘뭔가 있겠지’라고 믿어주는 것, 그게 이 세계의 속성이다.


칭찬을 했으니 사소한 결점을 지적할 차례.

[마지막으로 오타가 있다. '임도'... 읽을 때 인도를 잘못 썼군 했는데 계속 '임도'로 나온다. 그래서 사전을 찾아봤더니 '임도'란 말은 없다...]

편집자의 댓글에 의해 오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사전에도 없는 말을 각주도 없이 쓰는 건 지적되어야 한다.


마지막은 이렇게 맺는다.

[대신 표지가 너무 좋았다...]

결점을 지적하더라도 끝은 칭찬으로 맺어야 한다는 만두님의 배려가 돋보이는 문장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걸 정리를 하자면, 일단 작가와 제목에 대해 언급을 하고, 비판적인 작품분석을 한 뒤 장점을 언급해 주고, 오타와 표지 등 책의 전반적인 상황을 정리해주고 끝내는 것, 그게 추리리뷰를 쓰는 ‘만두법’이다. 여기 어디에 스포일러가 숨어 있는가.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만두님의 땡스투가 늘 상위권을 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내가 쓰려다 실패한 <살인자들의 섬> 리뷰를 써본다.


먼제 제목 가지고 늘어지기.

[데니스 루헤인의 두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작품의 제목은 <미스틱 리버>. 두 번째 작품의 제목인 <살인자들의 섬>이 좀 뜬금없어 보이긴 하지만, ‘미스틱 리버’가 무슨 뜻이냐고 묻는 독자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되도록 한글을 쓰기로 했단다. 제목처럼 이 사건의 배경은 섬이다. 원제가 ‘shutter island'니 ’셔터 섬‘으로 하는 게 옳겠지만, ’셔터‘가 방범을 위한 도구로 쓰이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해 ’살인자들의 섬‘이 된 것]


다음에 비판적 분석.

[사실 이 작품은 전작인 <미스틱 리버>에 비해 작품성에서는 돋보이지 않는 작품이다. 아방가르드적인 아르누보의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한 전작에 비해, 이 작품에서는 다다이즘을 빙자한 포스트모던으로 회귀하려는 작가의 엘레강스한 어프로우치가 안쓰럽게 느껴질 뿐이다]


칭찬할 차례.

[그럼에도 이 책이 매력적인 것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주고 있다는 점이다. 범죄 수호의 파수꾼인 보안관도 사실은 두통이 날 때마다 약을 먹어야 하고, 뭔가 마려운 게 있을 때면 화장실에 가야 하는 약한 존재인 것이다. 섬에서 벌이는 그들의 사투를 보면서, 우리는 아쉬울 때는 서로 도와야 하는 인간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결점 지적.

[중대한 오타가 있다. ‘밥을 흘리다’를 ‘밥을 홀리다’로 기술해 놓은 것. 아니 ‘밥’이 무슨 사람인가, 홀리게? 사소한 실수라고 넘어가기에는 의미의 차이가 너무도 지대하다]


그리고 결말.

[그렇긴 해도 출판사 이름은 참 좋다. ‘밀리언 셀러 클럽’이라니, 비슷한 제목의 영화가 오스카상을 받기까지 한 걸 보면 이름은 정말 잘지었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

어떤가. 이제 좀 자신감이 생기는가. 배우면 시험을 봐야 하는 법, 일단 추리소설을 읽고 리뷰를 한번씩 써보기 바란다. 모든 사람이 자신있게 리뷰를 쓸 때까지, ‘리뷰 특강’은 계속됩니다.



댓글(23)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5-03-08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저에게도 광명이 열렸습니다
이제 저도 마태님의 역서 '추리리뷰제작매뉴얼' 을 충실히 따라서
리뷰를 대량생산함으로 리뷰계의 대부가 될 것임을 굳게 맹세합니다. 꽝!!

stella.K 2005-03-08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글입니다. 추천!

비발~* 2005-03-08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nemuko 2005-03-08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쓰면 되는거군요^^ 계속되는 멋진 특강 기대할께요~~~

urblue 2005-03-08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흐흐..
리뷰쓰기 무진장 싫어하고 어려워하는 저, 마태님의 특강을 열심히 들어야겠습니다.

조선인 2005-03-08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다이즘을 빙자한 포스트모더니즘에 숨넘어가 연신 재채기하고 있습니다. 켁켁켁켁

paviana 2005-03-08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댓글에 취직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저도 리뷰나 페이퍼는 자신 없지만 댓글은 좀 낫거든요...저를 알바로 써주세요..
그리고 님에게만 살짝 리뷰쓸 자신이 없다고 한말을 이렇게 만천하에 공개하시다니 ㅠㅠㅠ

물만두 2005-03-08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람이 칭찬을 하는겁니까 아닙니까 ㅠ.ㅠ 좋게 받아들이고 음... 경험상 말씀드리자면 추리소설은 줄거리를 쓰다보면 스포일러가 됩니다. 또는 소재나 어떤 주목되는 점이라던가를 콕 집으면 그것도 스포일러에 빠지기 쉽죠. 제 리뷰가 스포일러로 없어졌다는 거 아시죠. 또한 제 리뷰는 여기저기서 스포일러로 많이 언급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이 뭐라고 하든 나의 길을 가련다식으로 철판을 까는 겁니다. 에고 마태우스님 수고하셨구요. 님이 직접 추리 소설을 읽으시고 글을 남겨 주시와요^^

비로그인 2005-03-08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위.. 스텔라댓글 지망자분께 알립니다.
혹시 살아 오시면서 양심적이다. 착하다. 정직하다. 심지가 곧다. 법 없이 살사람이다. 성실하다...이 중 하나라도 들어 보신일이 있으시면 무조건 탈락입니다. 다른데 알아보셔요

얼굴이 뚜껍다. 생각없이 산다. 이러면 자질이 있는 편이구요
우선 댓글은 본문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야 한다는 지론을 확고하게 가지시고 계셔야 됩니다.
자신 있으시면 매주 토요일 뚝섬 테니스장에서 부리님 면접이 있습니다. 잘 찾아 오세요

물만두 2005-03-08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덧붙이자면 이 책은 이미 예전에 <남아있는 모든 것>이라는 책으로 출판된 작품이라 차별화를 두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밝힙니다 ㅠ.ㅠ

파란여우 2005-03-08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 발견. 4대천왕===>4대천황...히히^^
-이상 감기약 먹고 헤롱대기 시작하는 파란여우-

아영엄마 2005-03-08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댓글이 첫판부터 등장하는군요. 저 말은 진짜 서글픈 고백이어요. 다른 분처럼 내공있는 추리소설 리뷰를 쓸 수 있는 날이 오기 전에는 추리소설 리뷰를 안 쓰리라 마음먹고 있어요. 추천하고 퍼갈께요~

플레져 2005-03-08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종류의 리뷰도 특강 하실 거죠?

panda78 2005-03-08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재밌습니다, 너무 좋아요- 저도 참고해서 추리 리뷰 한편 써봐야겠군요. 흐흐흐.. 엘레강스한 어프로치라니! >ㅂ<

줄리 2005-03-09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도움이 많이 된 특강이었습니다. 추리소설을 많이 읽는지라 줄까지 치며 읽었습니다. 컴퓨터에 줄치는것 참 어렵네요^^ 특강료는 추천으로 대신할께요~

soyo12 2005-03-09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리뷰 쓰는 거 만만치 않는데 감사합니다.^.~

ceylontea 2005-03-09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그래도 리뷰는 어렵다구요.. ==3
그래도 추천은 합니다.

마태우스 2005-03-09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추천 감사합니다. 앞으로 좋은 리뷰 부탁해요!
소요님/님의 말씀을 들으니 글쓴 보람을 느낍니다
dsx님/어머나 특강료를 추천으로! 착한 학생이어요^^
판다님/자주 뵈니 좋잖아요! 알라딘을 버리지 마세요!
새벽별님/기대에 부응해야 할텐데....
숨은아이님/그럼요, 다른 종류도 해야죠!
아영엄마님/추천하고 퍼가는 행동, 정말 아름답습니다^^
여우님/아프지 마세요. 제 맘이 너무 아프잖아요
만두님/칭찬인 거 아시면서 내숭!!!
파비아나님/보세요, 리뷰 자신없는 분은 이렇게나 많답니다. 제 특강을 통해 동반상승 하자구요!
조선인님/호호^^
블루님/지난번 컨소시움 이후 님과 훨씬 친해진 것 같아서 좋습니다. 열심히 특강준비 해야겠어요
네무코님/페이퍼 쓰는 것도 강의할 예정이어요^^
비발님/감탄사인가요?^^
스텔라님/훌륭해서가 아니라 제가 좋아서 추천하신 거 다 압니다
스텔라댓글님/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님의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stella.K 2005-03-11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떡하지? 마태님한테 내 마음을 들켜 버렸어...>.<;;

마태우스 2005-03-11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뭘 어떡합니까. 그냥 그렇게 사는 거죠^^

숨은아이 2005-03-14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마태님께선 제가 댓글을 달기도 전에 댓글의 답을 먼저 해주셨네요. 캬캬... >ㅂ<

마태우스 2005-03-14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어머 그러네요! 이상하네. 답글 먼저달고 싶네...^^

2005-04-01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이미지 관리

작년 말, 교육 분야의 요직을 맡고 있는 P 선생이 나를 불렀다. 예과 1학년에게 ‘예과 1년을 돌아보며’라는 제목으로 워크숍을 시키란다.

“2년간 해왔는데 아주 잘하더라구요. 계속 전통으로 확립했으면 좋겠어요”

학점에도 안들어가니, 우리야 재미있을지 몰라도 준비하는 학생들은 내키지 않을 터, 난 그냥 알았다고 하고 개겼다. ‘아니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12월이었고, 그때는 기말고사 보느라 애들이 바빴다.


그 뒤 난 P 선생을 피해다녔다. 한달 정도는 어떻게 피한 것 같은데, 학교란 곳이 알고보면 좁은 곳이라 어느날 복도에서 정면으로 마주쳤다. 할 수 없이 가서 인사를 드렸다.

“아이고 선생님, 죽을 죄를 졌습니다”

P 선생의 답변,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요!”

그러면서 올해 초라도 그걸 하란다. 알았다고 했다.


오늘 점심 때, 예과 2학년 대표와 함께 P 선생을 찾아가 워크숍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조를 한 4개 정도 나누어가지고 주제는 마음대로 정해서 발표를 하면...”

P 선생과 헤어진 나는 예과 대표에게 밥을 사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 학생들에게 이거 하라고 말할 때, 제 이름은 빼주세요. 그냥 P 선생이 한 걸로 해요”

예과 대표는 알았다고 했다.

“아, 정 제 이름을 말하고 싶으면, 예과과장인 내가 그걸 어떻게 안하게 해보려고 노력했었다, 이렇게 말하세요”


2. 나란 놈은

지난주 학교 직원들, 그리고 보직을 맡은 선생들이 학생 대표와 저녁을 먹었다. 내 앞에 앉은 애한테 애인이 있냐고 물으니까 과커플이란다.

“누구랑?” 그랬더니 아 글쎄 미녀로 소문난 S가 아닌가. 일란성 쌍둥이이자 미녀면서 자매가 다 우리학교 본과 2학년에 다니는 걸로 유명한.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를 물은 뒤, 난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학생이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미녀랑 사귀려면 말이지,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해. 미녀는 얻는 것보다 지키기가 어렵다는 말이 있어. 자네가 3학년이지? 일단 휴학을 하게. 그리고 그녀 곁에서 죽어라고 봉사해야 해”


오늘 점심을 먹고 들어오다가, S와 같이 밥을 먹으러 가는 그를 만났다. 내가 한 말,

“음, 열심히 하고 있군요!”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5-03-08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가 있군요..
"나란 놈은" -- > "스승의 은혜"

철판을 깔구서....추천 쾅!

울보 2005-03-08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댓글님 누구신가요?
왜?마태우스님 서재에서만 보지요...아닌가? 아무튼
혹시 저기 나란놈은요..님의 생각은 아니신지,,,,,

kleinsusun 2005-03-08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선생님이네요.
울 팀장님은 결혼 안하냐고 잔소리하면서도, 일찍 퇴근해서 연애하라는 말은 절대 안하는데...ㅋㅋ

가을산 2005-03-08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아니라, 절대로 유급 당하지 말고 반드시 미녀와 같은 학년으로 졸업하라고 해야죠~! ^^
새벽에 도서관 자리 맡아주기, 학과 프린트 챙겨주기, 쉬는 시간에 커피 빼주기 등도 필수랍니다. ^^

줄리 2005-03-09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학생이 애인 있는지 없는지는 왜 궁금하신 건데요?^^
가을산님 아무래도 가을산님의 경험담을 말씀하신듯^^

마태우스 2005-03-09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sx님/사실 애인 있냐는 질문은 제가 한 게 아니라, 제 옆 선생이 했어요. 정말이어요. 글구 가을산님 과커플이셨던 게 맞을 거 같아요. 미녀는 무조건 과커플이 되거든요
가을산님/음, 휴학을 해야 같은 학년이 된답니다. 과커플이 하는 일은 어디나 같지요^^
새벽별님/그럼요, 제자를 위해서죠!
수선님/제가 멋지다구요? 제가 하는 짓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울보님/스텔라댓글님은 새로생긴 회사의 이사로서 앞으로 점점 활동범위를 넓혀갈 전망이랍니다. 님 서재에도 찾아갈 겁니다
스텔라댓글님/유일한 추천은 역시 님이군요^^

샤크 2005-03-10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미모를 굉장히 밝히시는거 같애요..
저 사실 님 사진봤어요 헤헷 그거 님 맞죠?
 

 

 

 

 

내가 초등학교 때, 남자애들은 J와 L의 추종자로 양분되어 있었다. 평균적인 키에 매력이 넘치는 L은 귀염성에 호소하는 타입이었고, 라이벌인 J는 키가 크고 늘씬했으며, 미모 면에서는 더 위였다. 물론 이들에 맞설만한 미녀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이들이 우리 학교의 양대산맥이었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당시 L의 추종자였던 나는 먼발치에서 L을 바라보며 한숨짓곤 했었는데, 운이 좋게도 난 6학년 때 이 둘과 같은반이 되는 행운을 누린다.


크리스마스를 즈음해서, L이 내게 카드를 보내온 적이 있다. 별 내용은 없었지만 난 감격해 마지않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카드를 만들었고, 주옥같은 말을 써가지고 다음날 아침 일찍 학교로 갔다. L이 앉는 책상 속에 카드를 넣고 내자리로 가려는데, 이런이런, 카드가 안들어간다. 책상 속은 온갖 남자들이 보내온 카드로 메워 져 있었던 것.


서른이 넘어 동창회에 나가보니 ‘아니 얘가 이렇게나 예뻤었나?’는 애들이 굉장히 많았다. 단순히 의학발전 차원이 아니라, 숨어있던 보석들이 햇빛을 받아 영롱히 빛나는 것에 비유할 만했다. 보지는 못했지만 애들 말에 의하면 J와 L은 옛날의 명성만큼 미녀가 아니라고 하고, 당시 졸업 앨범을 봐도 “내가 왜 얘한테 홀딱 빠졌을까?”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서 어릴 적 예쁜 것과 커서 예쁜 것은 전혀 다른 얘기라는 것.


영화 <숨바꼭질>에서 성장과 더불어 미모가 퇴색한 다코타 페닝을 보면서 얘가 커갈수록 안예뻐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역스타가 성인이 되어 성공하는 경우가 드문 이유도 어린애와 성인에게 요구하는 미모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걸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배우가 바로 이재은. 2대 ‘토지’에서 서희 역을 맡은 최수지의 아역을 연기했었는데, 지금 방영하는 3대 토지에서는 봉순이로 나온다. 서희에서 봉순이로, 이만큼 그녀의 몰락을 드라마틱하게 말해주는 사연이 또 있을까. 역시 토지의 아역스타였던 안연홍은 지금은 시트콤 같은 데서 침흘리는 역으로 나오고 있다.


<ET>로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렸던 귀여운 소녀 드류 배리모어, 그녀는 뚱뚱하고 미모도 그저 그런 배우가 되고 말았고, 자신의 매력으로 관객을 동원하기보다는 <미녀 삼총사>처럼 구색 맞추는 차원으로 등장하는 초라한 신세다. <초원의 집>에서 주근깨가 박힌 귀여운 얼굴로 어필하던 멜리사 길버트는 그저 그런 배우로 남아있다가 결혼했다. ‘똑순이’로 유명했던 김민희, 그녀는 더 이상 스타가 아닌, 평범한 주부다. 어릴 적에는 그녀의 영악함을 귀엽게 봐줬지만, 막상 크고 나니까 달리 내세울 게 없었던 것. 그런 면에서 <순풍 산부인과>의 마스코트였던 미달이도 배우로서의 장래가 그다지 밝지 않은 것 같다. 어릴 때야 귀엽지만 크고 나면 미모가 그다지 뛰어날 것 같지 않으니까. 그럼에도 아역 스타들이 성인이 된 뒤에도 연기를 하려는 이유는 그거 말고는 달리 할 게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때 받았던 스포트라이트를 잊지 못해서가 아닐까 싶다.


물론 예외가 없는 건 아니다. <프리티 베이비>로 데뷔한 브룩 쉴즈나 <택시 드라이버>의 스타 조디 포스터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변함없는 미모를 뽐냈다. 이건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게다. 유난히 조숙했던 그녀들은 영화에 나왔을 당시에도 다 큰 상태였고, 귀염성에 호소하기보다는 섹시함을 무기로 스타가 된 배우들이었다. 귀염성은 나이들면 없어지지만, 섹시함은 나이가 들수록 무르익지 않는가. 하지만 배우로서 크게 성공한 조디 포스터와 테니스 스타와 결혼해서 명성을 이어가는 브룩쉴즈의 처지를 비교해 보면, 미모에 더해서 연기력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연예 전문가 모 씨는 아역스타의 조로현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게 자기가 원해서 한 게 아니라 부모 욕심에 강제로 한 것이고, 바쁜 스케줄에 쫓기다보면 성장.발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예쁘게 자라지 못하는 거다”

이 말을 듣고 내가 한 말, “너도 아역스타였나봐!”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여우 2005-03-07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조디 포스터가 성공한 아역배우라서 다행이긴한데 얄개"이승현"은 왜 성공하지 못했던 걸까요..아쉬워요...

비로그인 2005-03-07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말씀이 지극히 온당하온줄 아뢰오~~~~~
조디 포스터는 택시드라이버에서 절때루 아역으로 나온게 아닙니다.
이미 다 커버린,,그러나 조금 어린 콜걸로 나온거지요.
택시드라이버 애기만 나오면 게거품을 무는 전직 택시운전사 하날리 올림..
택시드라이버 가 언급 됐으므로 무조건 추천 꽝,꽝,꽝,꽝,꽝꽝꽝꽝꽝!!!!

책읽어주는홍퀸 2005-03-07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래서 제가 아역탈렌트를 안했더랬죠..ㅋㅋ

조선인 2005-03-07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재은이나 안연홍, 김민희에 관해 강력한 반론을 제시할 수 없는 게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재은은 여배우로 한국영화사에 이름을 남길 것이며, 드류 배리모어는 자금력과 판단력을 가진 강력한 제작자로 이미 한 자리 차지하고 있습니다. 너무 미모로만 현재를 판단하지 말아주세요. ㅎㅎㅎ

하이드 2005-03-07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이런 드류 베리모어팬이 들으면 졸도하겠어요. 그러면 미녀 삼총사의 주인공이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 그리고 드류 베리모어는 배우로서도 제작자로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돈을 마구 벌어들이고 있는 헐리우드의 뜨는 스타... 의 단계를 넘어서 정착된 스타라구요~~~~~! 그리고, 이재은이 예전처럼 전방에 나서는 스타는 아닐지 몰라도,봉순이 역은 다른 주조연급들만큼이나 개성있고 좋은 역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리고 브룩쉴즈는 뭐하는데요? 소식 들으지 한 백만년쯤 되는것 같은데 -_-a 아, 얼마전에 거인증 걸렸다는 기사 얼핏 본거 빼구요. 페이퍼의 주제에는 공감하지만, 드신 예가 마구마구 딴지 걸고 싶어지는걸요?

비로그인 2005-03-07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는 <숨바꼭질>의 다코타 패닝 여전히 이쁘던걸요~~ 움..

엔리꼬 2005-03-07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남자 시선에서 보면,, 드류가 제작자로 성공했는지 여부는 아직까지 얼마나 스타답게 이쁘냐를 판단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 미녀 삼총사의 주연은 아무래도 카메론 디아즈가 아닐까...ㅎㅎ

숨은아이 2005-03-07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재은과 드류 배리모어에 대해서는 저도 조선인님, 미스하이드님과 같은 의견입니다. ㅎㅎ 개인적으로 "토지"의 최서희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네요. 최수지는 아예 빵점짜리였지만 김현주도 별로...

연우주 2005-03-07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드류 인기 많아요! 참고로 전에 제가 드류 닮았단 소릴 몇 번 들어서 편 드는 것임. (근데 드류 뚱뚱하죠..ㅠ.ㅠ)

비로그인 2005-03-07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드류 배리모어에 대해선 좀 폄하하신 감이 없잖아 있네요 ^^

저도 좋아해요 드류~

줄리 2005-03-08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분들과 비슷한 의견이지만 그래두 저두 한마디 해두 되죠? 저두 드류 베리모어를 실패한 아역스타로 하기엔 좀 어패가 있다고 사료됩니다. 여전히 주연으로 나오는 그녀는 이쁘고 연기도 잘하는 걸요. 그리고 브룩실즈야말로 이제 퇴물로 간주되고 키만 멀대같이 컸지 이쁘지도 않은걸요.
그러고보니 참 주관적인 의견들 가지고 우리 모두 참 말들도 많네요. 그렇다고 마태님이 드류베리모어를 이뻐할거 같지는 않은데 말이예요^^

마태우스 2005-03-08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sx님/드류 배리모는 제가 예를 잘못 든 것 같군요. 영화를 거의 안찍는 것 같아서-사실은 제가 그녀 영화를 보지 않은 탓이겠죠-실패한 스타라고 한 건데, 제작자로서, 또 배우로서 잘 살고 있는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앞으로 드류 베리모를 이뻐하도록 하겠습니다^^
고양이님/앗 고양이님도?? 저도 좋아할께요 이제부터!
우주님/글고보니 우주님은 드류랑 닮았네요^^ 아 내가 그걸 왜 이제 알았을까!
숨은아이님/드류 팬들이 모두 펜을 들었군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앞으로 바르게 살겠습니다
서림님/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앞으로 바르게 살겠다는 말을 괜히 했다 싶습니다(그쵸? 드류 별로 안예쁘죠??)
처음마음처럼님/와 오랜만에 댓글 남겨주시네요. 다코타 페닝이 안이쁘다기보다, 그전 영화에서 봤던 것만큼 안이쁘단 얘기어요. 제 눈에는요^^
하이드님/님의 글을 읽으니 역시 사람은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다시금 듭니다. 드류 베리모를 좋아하면서, 올바른 삶을 사는 마태가 되겠습니다
조선인님/제가 미모로만 모든 것을 판단했다는 걸 님이 알아버렸군요!!!!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바르게 살겠습니다(댓글이 반성문 같아요^^)
갈색빵님/어머나 그렇군요!!!
하날님/제 유일한 추천이 하날님이셨군요. 늘 감사드리는 거 아시죠?
여우님/이승현도 지금 뭐하는지.... 이승현과 같이 나왔던 스타로는 강태기가 있었죠.

별족 2005-03-08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탈리 포트만과 엑스맨의 , 스파이더 맨의 , 많다구요. 왜 이름이 생각이 안 나냐.

아영엄마 2005-03-08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역스타였던 미달이도 이런 저런 이유로 한동안 한국을 떠나 있었다더군요. 돌아와서 다시 연기를 한다해도 그 때만큼 인기를 얻을지는 미지수.. 아무튼 아역스타들이 어릴 때 제 때 못 먹고 못 자서 발육이 늦는 건 맞나봐요.

연우주 2005-03-08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그럼 미모가 그저 그렇단 말씀이신가요!

마태우스 2005-03-08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주님/드류가 배우 중에서는 안이쁜 축이라도, 일반인들의 수준은 훨씬 상회하죠 글구 우주님은 날씬하잖아요
아영엄마님/어릴 땐 잘먹고 잘 자는 게 중요하군요!
별족님/앗 처음 뵙겠습니다.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는 걸 보니 ...30대시죠??

플라시보 2005-03-08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그말이 맞는것 같아요. 아역스타한테 요구되는 미와 어른 스타에게 요구되는 미가 다르다는 것. 저는 아일랜드에 애로배우 시현이로 나온 여자를 어릴때 되게 이쁘게 봤었는데 크니까 별로구나 싶었거든요. 지나치게 눈이 크고 귀염상이라...(물론 아일랜드에서 너무 이쁘게 나와서 이후로도 이뻐 보이던데 보이쉬한 컷스타일 헤어가 한몫했다고 봅니다. 긴 머리였다면 그저 평범한 이쁜이였을 꺼여요)

샤크 2005-03-10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어렸을때는 어땠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