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4월 15일(금)

마신 양: 맥주만

누구와: 여자 둘과


아버님을 돌아가시게 한 병은 물론 당뇨병이다. 아버님은 그 병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신부전이 왔고, 그로부터 5년간 투석을 하시던 끝에 돌아가셨다. 하지만, 살아 생전 삶의 질을 저하시킨 병은 다름아닌 척추결핵이다. 그것만 아니었다면 어머님의 고생이 훨씬 덜하셨을테고, 아버님도 훨씬 더 인간적인 모습로 우리 곁을 떠나셨을지 모른다.


아버님의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 것은 99년 1월이었다. 조카-누나의 아들-들과 축구를 하러 가셨던 아버님은 그날 공을 차다 허리가 아픈 걸 알게 되었다. 원래 아프던 게 발견이 되었던 거겠지만, 그 일로 인해 난 잠시나마 축구를 하자고 했던 조카들을 원망해야 했다.


허리가 아파서 일상생활이 어려워진 아버님은 유명하다는 ‘동서한방병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 병원엔 환자가 아주 많아 오래 기다려야 했고, 갈 때마다 침을 놔 주었다. 물론 차도는 전혀 없었고, 그럼에도 아버님은 매일같이, 근 보름간 그 병원에 다니셨다.


3.1절을 기해 아버님은 서울대병원에 가셨는데, 거기에는 친구분의 조언이 주효했다. 통증이 계속되자 X-ray를 찍어 봤는데, 척추 근처에 농양-고름주머니- 비슷한 게 발견된 것이다. 그 선생님은 나를 불러 “혹시 암이 아닌가 모르겠다”면서 큰 병원에 가기를 종용했고, 놀란 우리는 잽싸게 아버님을 서울대병원에 모신 것. 다행히 암은 아니었다. 거기서 나온 진단은 척추결핵. 다행이다 싶었다. 수술을 하고, 보조기와 더불어 약을 드시면 나을 수 있는 거였으니까. 하지만 수술이 잘 되었다는 의사의 말과 달리, 아버님은 계속 아프셨다. 두 차례의 수술을 더 했고, 그때마다 “수술은 잘 되었다”는 의사의 말이 이어졌지만, 아버님의 통증은 나아지지 않았다. 아버님은 아예 침대에 누워서 움직이지 못했고, 말로만 듣던 욕창이 생길 정도였다. 담당 의사는 아버님의 진료를 포기하는 무책임함을 드러냈고, 회진은커녕 진료조차 봐주지 않았다.


2년쯤 전에 정년퇴임을 하신 의사 중에 척추로 유명한 분이 계셨다. 그분은 상계백병원으로 영전되어 가셨는데, 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분을 찾아갔다. 하지만 그 선생님은 제자가 망친 환자를 보길 꺼려하셨고, 우린 수소문 끝에 한양대 병원을 찾아가야 했다. 하루 종일 걸린 수술 끝에 아버님은 온몸을 석고로 감은 채 누워 계셔야 했는데, 답답함을 못견디는 성격 탓에 연방 소리를 질러대 우릴 난감하게 만들었다.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아버님이셨지만, 누운 채로 대변을 봐야 했고, 대변의 횟수는 하루 여섯 번에 달했다. 욕창을 방지하기 위해, 또한 아버님이 답답해 하신 탓에, 어머님은 연약한 몸으로 아버님의 자세를 이리저리 바꿔 드려야 했고, 가려운 곳이 있다면 긁어 드렸다. 간병인과 더불어 12시간씩, 그 일에 우리 형제들이 도움을 준 것은 극히 미미했다.


그래도 그 시절에는 희망이 있었다. 석고만 풀면 아버님이 다시 걸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하지만 6개월 이상의 시련 끝에 석고를 푼 이후에도 아버님은 침대에 누워 꼼짝도 하지 못했고, 투석을 위해 혈관에 관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은지 사흘만에 돌아가시고 말았다.


투석을 시작한 환자의 수명이 5년을 못넘으니, 아버님이 유난히 더 빨리 돌아가신 건 물론 아니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아버님의 생활은 최악이었다. 투석을 하는 다른 사람들이 조용히 누워서, 혹은 앉은 채로 투석을 받다 집에 가는 반면, 아버님은 투석을 하는 내내 침대에 누운 채 고통으로 신음해야 했다. 허리만 아프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날 수밖에.


내가 믿고 맡긴 교수님이 수술이 실패한 후 아버님을 나 몰라라 한 것처럼, 양의라고 해서 특별히 뛰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인이 무엇이든간에 무조건 침만 놓아 질병을 치료하고자 했던 한의학에는 더더욱 믿음이 가지 않는다. 지금이야 한의사도 CT를 찍을 수 있게 된 모양인데-그게 좋은지 나쁜지는 논외로 하자-그 이전만 해도 한의학은 그런 수준에 불과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은 환자들로 바글거렸다.


신촌에서 술을 먹고 집에 걸어오다, 연희 교차로에 있는 동서한방병원 앞을 지났다. 그 앞을 지나다보니 6년 전, 그때의 일들이 생각난다. 침을 맞는 아버님을 기다리며 두손을 모아 기도를 하던 생각이. 한가지는 확실하다. 그 병원은, 지금은 모르지만, 그때는 분명히 돌팔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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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4-16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면만 먹는 부리는 어디갔나요?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잊혀지지 않고 더욱 뚜렷해지는 기억들이 있나봐요. 숨어 있다가 불쑥불쑥 튀어나올때면 어떨땐 미운 기억이라도 반갑기까지 하려고 합니다.

라쇼몽 2005-04-16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씩 나이를 먹으며 드는 생각이 우리네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때가 초년이나 중년보다도 말년이 아닐까 싶습니다. 끝이 좋아야 모든 게 좋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렇게 지옥같은 고생을 하시다 가시는 분들을 보면 오히려 의학이 발달하지 못한 옛날이 더 인간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우리 삶에 평화, 평화, 평화를...

로드무비 2005-04-16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가 김소진도 동서한방병원에서 오래 투병생활을
했다고 하더군요.
아버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니 마음이 아픕니다.
연희교차로 앞 지날 때마다 마태우스님이 생각나겠는걸요.
이 글 때문에...

인터라겐 2005-04-16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어떤 사건은 참 기억이 오래가네요..전 중대용산병원의 돌팔이 의사를 잊을수가 없어요...제 큰조카가 3살때 유리컵에 종아리 부분이 아주 크게 살점이 떨어질정도로 찢어져서 딴에 큰병원이 좋겠다 싶어서 가까운 중대용산병원에 갔는데 잊을수 없는 상처를 가졌지요 뭐...
응급실에서 보호자한테 꿰매는 동안 아이의 팔다리를 잡으라고 시키는거예요..그때 언니랑 같이 제가 갔는데 잘못해서 수술할때 덮는 초록색수건을 제가 만졌어요..그랬더니 그 돌팔이의사가 그걸 냅따 던지더니 못하겠다고 참 어의가 없었죠...마취해놓구 의사가 없어져서 몇시간을 기다리고...그런데 자다가 나오는걸 발견...정말 참을수 없을만큼 분노가 일었지만 어쩌겠어요...심기건드렸다가 아까처럼 못하겠다고 하면..결국 3살짜리가 마취만 3번을 했어요...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그때 멱살잡이라도 하고 다른 병원엘 갔어야 했는데 어렸을때라 그런 배짱이 없었답니다..아마 지금이라면 정의의 이름으로 용서치 않았을텐데..ㅎㅎ
그후론 중대병원에 안가는데요 언니가 어느날 여의도 성모병원 의사선생님께 그런일들을 얘기하니 그 의사선생님께서 앞으론 이런일이 있으면 안되겠지만 혹시라도 생기면 정형외과로 가지 말고 성형외과에서 꿰매세요.. 그러면 저렇게 큰 흉으로 남지 않을겁니다...그때일로 많이 언짢으시겠지만 대신해서 제가 사과드릴테니 용서하세요...

참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죠... ㅎㅎ 갑자기 돌팔이란 말에 울컥해서리...
마태님 심정이 이해가요... 건강하게 산다는게 참 중요하단 생각을 다시한번더 하고 갑니다..

진주 2005-04-16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쯧쯧.....부리님은 요즘 라면만 먹고 있는데 마태님은 맥주도................

stella.K 2005-04-16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슬픈 기억이 있는 곳은 잘 가고 싶지 않던데...이대 부속병원이 저에겐 그 중 하나죠. 노량진 지나 여의도 가는 것도 참 싫었답니다. 어렸을 때 아버지랑 여의도에 있는 교회를 다녔었거든요. 울컥하려고 하네요. 에이, 마태님 오늘은 밉네요. 괜히 옛날 생각하게 만들고...피~!

마태우스 2005-04-16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이대부속병원, 그리고 여의도 교회, 그곳이 님이 간직하고 있는 추억의 장소군요. 전 하도 S대 병원을 많이 다녀서, 율곡로를 갈 때마다 아버님 생각을 하죠. 제가 운전하는 차를 탈 때 멀미를 심하게 한 적이 있었어요. 좀 조심해서 운전할 걸, 하는 후회를 지금사 해봅니다
진주님/그, 그게요...그 여자가 산다는 조건으로 나갔는데, 일이 잘 안됐습니다.
인터라겐님/그런 일도 있었군요. 기술면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의사의 기본이 안되어 있는 사람이네요. 그 흉을 볼 때마다 언니가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학생 때도 불친절한 의사를 많이 봤지만, 막상 보호자가 되어 그런 일을 당하면 정말 화가 나더군요. 그렇다고 어떻게 항의할 수도 없는 게 더 슬퍼요.
로드무비님/아아 김소진님이 그곳에 다녔군요....... 그분은 차도가 좀 있었을까요...
황게으름동이님/맞습니다. 그래서 호스피스 같은 게 인기를 끌기 시작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차라리 치료를 하지 않고 살겠다는 사람도 TV에서 봤어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그렇다고 수명을 연장하는 것도 아니고... 의학이란 건 정말 무력한 학문일 때가 많아요
하이드님/라면만 먹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요 흑흑. 요즘은 무섭기까지 합니다.... 하여간 제 맘 알죠??

기인 2006-05-03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글을 읽으니, 마음이 아픕니다...
양의사(이 표현이 적절한지 잘 모르겠습니다만)선생님도 한방병원에 가실 때도 있네요. 저는 학부때 시험공부로 잠을 잘 못 자고 일어나 목이 아파서 압구정동에 있는 자생한방병원에 같더니(그 때는 부모님과 함께 압구정동에 살때라서요) 목, 상체 엑스레이를 찍고는 목 디스크라고 하면서 수십만원짜리 약을 처방하더라고요. 그 날 아버지 친구분 정형외과에 가니까 근육통이라고 하시고 그냥 쉬면 된다고 해서 이틀 쉬니까 다 나았습니다... 한의사님들을 몰아서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큰 한방병원은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운영비가 많이 들테지만, 큰 병원같은 경우는 양방병원에 비해서 경쟁력도 없고 해서요. 요즘에는 근육통이 있으면 녹두 근처에 한의원 가는데 용하답니다. 모든 의사들에게 환자가 지갑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사람으로 비추어졌으면 좋겠네요.
 

 

 

 

 

네이버가 뜬 건 지식검색이라는 항목 때문이었다. 질문자의 물음에 대답을 해주면 점수가 쌓여 지식순위가 올라가는 서비스. 이건 인간의 인정욕구를 이용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인간의 마음에 기본적으로 내재된 이타심에 호소하는 측면도 있다. 누군가가 길을 물어보면 생기는 게 없어도 가르쳐 주는 것처럼, 자신이 아는 것을 이용해 남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욕구가 사람에게는 있다는 말이다. 그 욕구가 얼마나 대단한지, “여자친구와 강남에서 1만원으로 데이트하는 법”같은 질문에도 여러 명이 친절하게 댓글을 달아준다.


문제는 의욕이 지나치다 보니 잘 알지도 못하는데 답변을 달 수 있다는 점이다. 한번 튀어 보려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다면 모두가 거짓인 줄 알테지만, 모르고 하는 소리의 상당수가 그럴듯하게 포장되어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검색 중 우연히 발견한 문답이다.


질문: 생선에 기생충이 있는데욧ㅠ 지렁이 처럼 꿈틀꿈틀 거려여 넘 징그러버여,

답변: 생선에 기생충이 다섯 마리요??? 누가 그런 장난치던가요?? 아님 모르고 그런소리 하겠죠.. 생선 안속에는 기생충이 없어요;; 뭔 ..구더기두 아니궁;; 흠;; 근데 그런경우는 있더군요;; 렌즈사용하고 제대로 세척 안하고 해서 눈안에 기생충 생기는거;; 그게 진짜라고 하는 루머도 있긴한데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어요;; 그러니 그냥 안심하고 생선을 드시길 ~


기생충을 조금 아는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바다 생선에는 100% 기생충이 있다. 고래나 바다사자 같은 애들은 회충을 갖고 있고, 생선에는 어른이 되기 전의 유충, 즉 회충의 새끼가 들어 있다. 크기는 1센티를 넘고, 당연히 살아서 꿈틀댄다. 그걸 날로 먹었다가 배가 아파서 병원에서 꺼낸 증례가 보고된 것만 수백례를 넘는다. 물론 질문자처럼 국을 끓여 먹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그리고 컨택트 렌즈를 통해 눈으로 감염되는 기생충은 가시아메바라는 놈이다. 눈에는 안보이지만 눈에 가면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는 녀석으로, 역시 보고된 증례가 꽤 된다.


밑에 다른 분이 반박을 해놨다.

[위의 님두 뭔가 착각하시는것 같은데여;;;기생충을 달지 않고 사는 사람은 한명도 없습니다. 물론 님의 어머니께서 해주신 고등어는 많은 열과 죽은 숙주(고등어)로 인해 기생충들이 벌써 빠져나갔거나 죽었겠지만...아마도 알이 남아 있을겁니다. 기생충의 알들은 어떠한 열악한 조건에서도 결코 죽지않고 숙주의 몸까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가 알을 깝니다]

그게 기생충임을 지적한 건 옳지만, 그 밖의 내용은 다 틀렸다. 기생충을 달지 않고 사는 사람은 최소한 우리나라에는 굉장히 많다. 기생충 감염률이 아무리 많이 잡아도 10%를 넘지 않으니, 90% 이상은 기생충이 없다. 그리고 기생충의 알은 열을 가하면 생명력을 잃고, 생선에 들어있던 기생충은 회충의 새끼니 당연히 알을 낳을 수 없다.


이렇듯 정확하지 않은 지식이 뒤섞여서 저마다 진실임을 주장하는 바람에, 모 교수님의 말처럼 인터넷이 온갖 잘못된 지식의 보고가 되어 버린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지식을 얻고자 할 때는 책보다 인터넷을 선호하며, 잘못된 지식을 사실처럼 발표한다. 학생들에게서 받은 과제물의 많은 부분이 인터넷에서 얻은 지식일 때 힘이 빠질 수밖에.


그들의 이타심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자기가 잘 모르는 대목은 말하지 않으면 좋겠다. 최소한 “저는 전문가는 아님니다만”이라고 밝히던지. 그래야 인터넷이 말 그대로 정보의 보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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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5-04-14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0% 공감 가는 말씀입니다.

LAYLA 2005-04-14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생충에 대해 '조금'이 아니라 '많이 ' 아시잖아요! 겸손하기도 하셔...^^

2005-04-14 2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리오 2005-04-14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님! 이 글에 뭘로 검색을 해서 저 이미지를 넣으셨나요? 정보..를 쳤는데 장보고가 나왔나? ^^

책읽는나무 2005-04-15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또 공포를 심어주시는군요!
겨우 잊고 살아가고 있었는데...ㅡ.ㅡ;;

인터라겐 2005-04-15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가끔 지식인 검색을 했는데...앞으론 책을 찾아봐야겠네요...
참 세상이 점점더 믿을게 없어져가네요..흑흑

진주 2005-04-15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해상왕 장보고>가 날생선을 많이 먹어 기생충이 많았나 봅니다.
-앗..저는 전문가는 아닙니다, 다만 전문가이신 마태님이 친히 올린 사진이니 분명 무슨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moonnight 2005-04-15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고. ㅜㅜ 왜 이렇게 몸이 가려워지죠. -_-;;

클리오 2005-04-1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진주님. 아무리 그래도 너무하신거 아니예요? ^^;;

산사춘 2005-04-15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의 장, 지식의 보고이신 네이버님이라고 장보고가 나온 걸까요?



하얀마녀 2005-04-15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도서 검색 하실 때 '정보'가 아닌 '장보'로 오타를 내신건 아닐까요?
마태우스님은 기생충 박사이신데 조금 아는 사람으로서라니... 너무 겸손하신것 아닙니까? ^^

마태우스 2005-04-16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어머 그거 아니어요!
마녀님/그, 그게요....정보의 보고라는 뜻에서 장보고를....한 거랍니다. 글구 전 기생충 정말 조금밖에 몰라요. 예전엔 많이 알았는데.....
산사춘님/맞습니다. 지식의 보고, 장보고^^
클리오님/진주님의 해석이 훨씬 그럴듯하네요
문나이트님/그건 님이 샤워를 안하신 탓이죠!!!!!!!!
진주님/죄송합니다. 님의 생각처럼 제가 복잡다단한 놈은 아니옵니다.....^^
인터라겐님/그럼요, 책이 훨씬 확실하죠. 인터넷은 좀 문제가 있어요
책나무님/기생충을 잊고 사시면 안되죠 으하하핳하
클리오님/거듭 말씀드리지만 지식의 보고, 장보고입니다^^
라일라님/오랜 기간 기생충을 잊고 살았습니다. 새로운 지식을 쌓기보단 그들을 우려먹고 살았습니다........
브리니님/어머나 언제나 좋은 말씀만 해주시는 브리니님 만세
따우님/갑자기 웬 감사입니까??

바람구두 2005-04-16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역쉬.... 마태우스님! 잘 배웠습니다.
 
피버 피치 - 나는 왜 축구와 사랑에 빠졌는가
닉 혼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스스로 야구팬이라고 생각해 왔다. 야구장에 기껏해야 두세번 갈 뿐이고, 우리나라 경기보다는 메이져리그를 더 즐겨 봄에도, 야구 선수들의 면면을 줄줄 꿰고 있다는 이유로, 그리고 야구에 대해 많이 사람이 내 주위에 거의 없다는 이유로. 하지만 닉 혼비의 아스날 사랑을 그린 <피버 피치>는 야구팬을 자처했던 나를 부끄럽게 했다. 경기장에 거의 가지도 않고 스포츠 신문만 달달 외워서 얻은 지식으로는 진정한 팬이 될 수 없는 거였다.

“축구를 보는 것은 결코 수동적인 활동이 아니며, 실제로 뛰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경기장을 찾는 이유를 선수들의 승리에서 대리만족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겼을 때 “우리의 행운을 자축”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축구에 있어서 충성심이라는 것은 사마귀나 혹처럼 일단 생겨나면 떼어날 수 없는 것”이라는 말, 그리고 “결혼을 해도 바람을 피울 수 있지만 팀과 팬의 관계는 재혼이 불가능한, 꽉 막힌 융통성 없는 관계”라는 말은 저자가 얼마나 대단한 축구팬인지를 말해준다.


그렇다고 경기장에 가는 것이 기쁜 것은 아니다. 닉 혼비는 홈경기 모두, 그리고 원정경기의 상당부분을 직접 가서 관람하지만, 그에게 축구를 보는 것은 고통 그 자체였다. 연극, 영화 등 대부분의 공연은 즐기기 위함이지만, 축구 팬들은 잠깐 동안을 제외하고는 분노나 절망, 좌절감에 사로잡혀 경기를 보니까. 경기 전에는 속이 안좋아 뭘 먹지 못할 정도니, 저자의 말처럼 축구는 ‘고통으로서의 오락’이다. 안보면 되잖아? 유감스럽게도 그럴 수가 없다. “나도 지역 팀을 동네 레스토랑처럼 여기고, 그들이 쓰레기 음식을 내놓으면 발길을 끊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에게는 소비가 전부고, 제품의 품질은 중요하지 않다(232쪽)”


신문만으로 야구 지식을 쌓는 나는 두산이 언제 우승했는지, 누구와 싸워 이겼는지 정도만 기억하지만, 저자에게 세계의 중심은 오직 축구다. 여자친구와 처음 만난 날을 “아스날의 누구누구가 골을 넣어 2-0으로 이긴 날”로 기억을 하고, 남동생이 다리를 다친 날은 “아스날이 1분 남기고 역전골을 빼앗겨 진 날”로 기억한다. 아스날이 이긴 다음날이면 동료들이 모두 축하를 해준다고 하고, 가족들은 세례식이나 결혼식 같은 행사를 아스날 경기가 없는 날로 잡을 정도니, 말해야 무엇하겠는가? 축구장에 같이 간 여자친구가 경기 중 실신해서 응급실에 실려갔음에도 경기장에 남아 축구를 보는 건 좀 너무했다 싶지만, 아스날이 인생의 전부인 닉 혼비라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런 팬들이 있기에 영국 축구가 세계 정상권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훌리건의 난동처럼 불미스러운 일도 있지만, 그것 역시 닉 혼비같은 팬들의 광적인 축구사랑의 한 단면이니, 오히려 행복한 일이 아니겠는가? 책을 읽으며 그간 사이비 팬으로 살아온 자신을 반성하게 되고, 앞으로 야구장을 좀 더 자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내게 선물해주신 미녀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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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5-04-15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겠어요 +_+ 저도 축구를 좋아하는데, 팬이라는 말은 안 할라고요. -_-; 그런 책을 선물할 줄 아는 미녀분이 가까이 계시다니 행복하시겠습니다. ^^

숨은아이 2005-04-15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옆지기가 축구팬이 아닌 게 다행이군요. -_-;

마태우스 2005-04-16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그러게요........ 정말 다행인 거죠
문나이트님/그러게요...제 곁에 좋은 분들이 많네요^^


785-3244 여의도 코트 전화번호
011-743-7083

마태우스 2005-04-16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 전화번호는 전화통화 도중 친구가 불러준 번호를 받아적은 것입니다. 장난전화 금지^^

하이드 2005-04-19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흘륭해요 . 전 무언가, 그게 축구가 되었든 뭐가 되었든 혼쾌히 자신을 던질 수 있는게 부러워요. 장장 30여년동안,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쭈욱 -

2005-04-19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히나 2005-04-20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스포츠하고는 담 쌓고 살고 있지만) 요즘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재미있더라구요.. ^^
 

 

 

 

 

책을 읽기 시작한 이래 난 해마다 100권씩의 책은 읽은 줄 알았었다. 그런데 옛날 기록을 찾아보니 2001년만 해도 내가 읽은 책은 70권에 불과했고, 100권을 돌파하기 시작한 건 겨우 2002년부터다. 초창기 기록이 53권인 걸 보면 책을 읽을수록 속도가 붙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123권의 기록을 세운 2002년 이래 내 기록은 답보 상태였다. 120여권이 내가 할 수 있는 한계여서 그런 걸까? 그런 측면도 있겠지만, 작년 기록을 분석하니 그게 아니다. 10월까지는 120권을 넘게 읽어 기록 경신이 유력했는데 11월에 단 4권, 12월 6권을 읽으면서 평년작이 되었다. 물론 그 원인은 애인을 사귀었다는 거였다. 애인 만나랴, 전화하랴 그러다보니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던 것. 각 요소들의 독서 저해효과를 분석해 봤다(10점 만점)


1) 애인: 책 읽기를 저해하는 요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작년 말의 부진은 그녀를 사귄 지 얼마 안되어 푹 빠져버린 탓도 있을테니, 6개월 이상이 지나 안정이 된다면 다시 책을 많이 읽을 수도 있었을 거다. 더구나 그녀 역시 문학을 하는 여자였으니 같이 만나서 책을 읽는 아름다운 광경도 연출할 수 있었을지도. (애인의 저해효과 -5.8)


2) 술: 이틀에 한번꼴로 술자리를 갖는 나, 한번 술자리에서 쓰는 시간이 대략 다섯시간 정도 되니, 술을 극단적으로 안먹는다면 책 15권을 더 읽을 수 있다. 여건이 안되어 술을 못줄였지만, 파산과 동시에 여건이 무르익었다. (술의 저해효과: -7.5)


3) TV: 술만이 문제가 아닌 것이, 요즘 들어 자리에 누우면 습관적으로 TV를 튼다. TV를 켰을 때 재미있는 걸 할 확률은 케이블 TV의 많은 채널 덕분에 30% 정도나 된다. 그러다보면 은근히 시간을 빼앗기는데, 고치려고 해도 잘 안된다.(저해효과 -4.1)


4) 설사: TV도, 마실 술도 없는 출퇴근 시간은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독서의 시간이다. 내가 직장이 멀지 않았다면 과연 이렇게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을까? 그런데 가끔씩 자는 거 말고, 설사는 출근길 책읽기의 강력한 저해요소다. 위대장반사가 있어 아침에 뭔가를 먹으면 대번에 신호가 오는 나, 오늘 아침 별 생각없이 먹은 빵또아(빵으로 덮힌 아이스크림) 하나에 설사기가 느껴졌다. 설사가 나오는 판에 한가롭게 책을 읽을 수는 없는 노릇, 난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기차가 천안역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엊그제는 불고기버거를 먹었다가 같은 일을 겪었다. (저해효과: -8.0)


5) 그리고 여자.

기차역 화장실에서 일을 본 나. 학교까지 가는 버스에 앉아 책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그때, 터미널 부근에서 엄청난 다리를 가진 여인이 탄다. 그녀가 탄 뒤부터 난 한줄의 책도 읽을 수 없었다. 그녀를 안보면 보고 싶어서, 막상 보고나면 가슴이 뛰고 어지러워서 글자가 눈에 안들어왔다. 사실 난 다리가 예쁘다는 게 뭔지 몰랐다. 가늘면 그냥 좋은 거라고 생각했지만, 버스 문앞에 기대어 선 그녀의 다리를 보면서 예쁜 다리의 실체를 알았다. 백화점에서 스타킹을 선전하는 마네킹의 다리와 흡사한 그런 다리, 난 그게 인체공학적으로 가능한지 미처 몰랐었다. 여자 얼굴을 가장 먼저 봐왔지만, 다리가 예쁘면 얼굴이 크게 문제되지 않음을 깨닫는다 (그녀의 얼굴은 아주 미녀는 아니었다). 지금도 난 정신이 헤롱헤롱해 아무 생각도 안나는데, 앞으로 그녀가 내렸던 상명대 근처를 헤매고 다닐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저해효과: -9.9)


독서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온갖 유혹과 싸워야 하고, 요즘처럼 날씨가 좋고 벚꽃이라도 피면 방구석에서 책을 읽는 것이 한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3월까지 40권을 읽어 일년에 160권까지도 가능했건만, 술의 유혹에 무너지는 바람에 4월 들어서는 지금까지 딱 세권을 읽었을 뿐이다. 파산도 한 김에 다시금 책상에 앉아 독서를 하리라. 책값도 그리 싼 건 아니지만, 술과 향락에 비하면 책은 아주 싼 취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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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4-14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인, 여자는 책 읽기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입니다.

물만두 2005-04-14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가 제일 큰 타격입니다. 애인없는 사람 오늘 염장지르지 맙시다!

로렌초의시종 2005-04-14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보다는 책이 더 즐거워요. 귀찮게도 안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책을 사랑하는만큼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 제 한계라지요. ㅋㅋ(그래놓고서 책도 많이 읽질 못한다는 ;;;) 아무튼 여러모로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5번 항목에서의 마태님의 솔직함이 역시나 빛나는군요. 게다가 마지막 한 줄 '파산도 한 김에......' 이게 뭐에요. 꼭 일부러 파산하시려고 작정하신 것 같잖아요. ㅋㅋ 추천했습니다.

바람구두 2005-04-14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수.... 마태님... 역쉬 멋찌다.

하루(春) 2005-04-14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또아 하나에 그리 무너지시다니... 장을 다스리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moonnight 2005-04-14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다리를 가진 여인이란 대목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겠네요 ^^; 3번까지는 끄덕끄덕. 비록 저야 1년에 50권도 읽을까말까지만요. 마테우스님. 올해 꼭 신기록세우세요. ^^

인터라겐 2005-04-14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전 이 서재질(?)을 시작한후 이달들어 달랑 1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상명대앞이라....그앞에서 조그만 가게를 열고 계시는분이 있는데 연락드려 봐야겠네요... 파산의 흔적을 안고 상명대앞을 배회하는 어떤분을 보면 제앞으로 달고 토스트라도 맘껏 드시게 하라구 말입니다..ㅋㅋ

짱구아빠 2005-04-14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작년말에 올해 300권의 책을 읽겠다고 목표를 설정했는데요, 현재까지 24권 밖에 못 읽었습니다. ㅠ ㅠ 이 추세로 가다가는 올해 100권도 넘기기 힘들 듯합니다.
지하철 타고 출퇴근 할 때는 왕복 2시간 씩 책 읽을 시간이 있었는데 제주에서는 카풀로 출퇴근을 하다보니 기본 독서시간이 감소하고,저녁에 술자리도 잦아 독서에서만큼은 손해 막급입니다. 주말에는 왜 이리 놀러다닐때가 많은지....

urblue 2005-04-14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컴퓨터만 없음 책 많이 읽겠는데 말이죠...

kleinsusun 2005-04-14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도 아이스크림 드세요?^^ 저도 빵또아 좋아하는데...

마태우스 2005-04-14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어머나 님과 제가 취향이 같다니, 영광이옵니다.
블루님/맞아요 서재질도 참 대단한 저해요인이죠. 그래도 알라딘을 하게 되면서 책을 많이 읽게 되었으니, 순기능도 한다고 생각해요.
짱구아빠님/오오 300권.... 대단한 목표입니다. 목표가 그 정도면 200권은 읽지 않을까요?? 카풀에 술까지, 으음. 그래도 100권은 읽으실 것 같군요^^
인터라겐님/처음에 서재질을 하면 책을 못읽지만, 곧 안정됩니다. 저희 폐인들이 다 갔던 길입니다. 글구...뒤에 말씀 정말 웃겨요 호호호호... 소리내서 웃었습니다. 토스트 많이 사먹을께요^^
문나이트님/그러겠습니다. 불끈!
하루님/그러게요. 술을 하도 많이 마셔서 그런지 문제가 심각해요
바람구두님/멋지다뇨 부끄러울 뿐입니다. 구두님은 책 정말 많이 읽으시잖아요
로렌초님/추천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책은 최소한 귀찮게는 안하죠. 마지막 대목은 파산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제 의지의 표현이옵니다^^
만두님/맞다 오늘 블랙데이죠!!! 저도 없어요!!!
하날라이님/애인, 여자가 가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전 책과 결혼할래요 ㅋㅋ

책읽는나무 2005-04-15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많은 저해요소들이 있어도 그래도 꿋꿋하게 책상에 앉아 책을 읽으시겠다는 님이 너무 멋집니다...^^
헌데....빵또아 하나가 님을 무너뜨리다니...ㅡ.ㅡ;;

2005-04-15 0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4-15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잠입니다....;;;;;

하얀마녀 2005-04-15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대로 진지하게 읽다가 4, 5번에서 그만 풉.... 역시 마태우스님. 상명대 근처에서 만나요. ^^

마태우스 2005-04-16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님/잘됐네요. 저도 혼자 방황하기 쑥스러웠는데..
비숍님/앗 재밌는 책 읽으면 안졸릴텐데요?? 전 재밌는 책 읽으면 3시, 4시까지 못잔답니다^^
책나무님/부끄럽습니다. 글구 위대장반사 환자에게 빵또아는 강력한 설사제입니다^^

panda78 2005-04-17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또아.. 담번에 마트가면 꼭 찾아보겠습니다. ^ㅂ^

2005-04-17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들만의 상식 - 좌파 자유주의자 변정수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2
변정수 지음 / 모티브북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오후로 예정된 출판기념회에 가기 위해 교봉에 들렸다.

“변정수 씨 책 찾는데요”라고 했더니 교봉 직원은 육아나 에세이 쪽에 가보란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인다.

“탤런트 변정수 맞죠?”

이럴 수가 있는가. 방송국이나 미장원에서라면 미시 탤런트 변정수를 말한 것일 수 있지만, 서점에서 변정수를 찾는다면 당연히 유명 라디오 패널이자 ‘좌파 자유주의자 변정수’를 지칭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교봉 직원의 대응은 지극히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결국 난 정치 쪽 신간란에서 변정수의 새 책 <그들만의 상식>을 찾을 수 있었다.


그날 오후, 신촌에서 있었던 출간기념회. 난 그전에 나온 책 두권과 새로 산 책 한권을 품에 안고 사인회에 갔다. 저자에게 인사를 하고 싸인을 받고 있는데, 낯익은 분이 그 장면을 카메라로 찍는다. 저자의 말이다. “어, 저분 알지? 내가 찍사 좀 해달라고 부탁했어”

기억을 더듬어 보니 그분은 <헌법의 풍경>을 쓴 김두식 씨였다. 유명 칼럼니스트인 그분이 사진사를 자처할 정도면 저자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들만의 상식>이라는 멋진 제목의 이 책은 ‘정치’란으로 분류된 것과는 달리 문화에 관한 저자의 글들을 모은 책이다. 저자는 미니홈피의 유행과 신드롬의 남발, 인터넷 언어와 전자책 등 여러 주제를 다루면서 문화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는데, 평소 그의 글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시종일관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변정수 책의 매력은 ‘마이너리티 리포트 2’라는 책의 부제처럼 시선이 소수자를 향해 있다는 것. 저자 자신은 탄핵에 반대하지만, “국민의 이름으로 탄핵반대의 슬로건을 전유함으로써” 탄핵에 찬성하는 5분의 1 가량의 국민들을 “졸지에 비국민으로 내모는 것” 역시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일 수 있음을 일깨워 주고, 책을 읽지 않는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지적 능력을 무작정 폄하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말한다. 경제위기를 이유로 성매매특별법에 반대하는 이들에게는 다음과 같이 일갈한다.

“도둑질을 못하게 단속하는 바람에 장물거래 시장이 위축된다고는 왜 안하는지 모르겠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 난 문장 하나를 다 읽을 때까지 숨을 참는 버릇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만연체가 주를 이룬다. 그게 특히나 심했던 게 128쪽인데, 문장들이 다 열줄이 넘고, 페이지 전체가 단 세문장으로 구성될 정도라 읽다가 호흡이 가빴다.


파시즘을 옹호하는 이모 소설가를 보면서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올바르지 못한 생각을 가질 경우 그 위험성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다행히도 변정수는 탁월한 글솜씨에 걸맞는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세상을 향한 저자의 말걸기가 성황리에 계속되기를 바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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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5-04-14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야. ㅜㅜ 부끄럽지만 저도 또다른 변정수씨가 있었구나 하고 생각했답니다. 흑흑 ㅠㅠ 마테우스님 리뷰를 읽으니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 싶네요. 감사합니다. ^^

하이드 2005-04-14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이 미우면 프루스트의 책을 넘겨주고 읽으라고 하면 되는건가요? 한문장 = 한페이지. -_-a

2005-04-14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터라겐 2005-04-14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두 모델겸탤런트 변정수씨가 책을 낸줄 알고는 순간 마태님 취향이 참 다양하시구나 생각했드랬어요... 출판기념회게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데....그 분위기가 참 궁금해요..

숨은아이 2005-04-1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하이드님 짓궂으세요.
"저자 자신은 탄핵에 반대하지만, “국민의 이름으로 탄핵반대의 슬로건을 전유함으로써” 탄핵에 찬성하는 5분의 1 가량의 국민들을 “졸지에 비국민으로 내모는 것” 역시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일 수 있음을 일깨워 주고, 책을 읽지 않는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지적 능력을 무작정 폄하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말한다." 아, 그렇군요!

하루(春) 2005-04-14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정수님 그 분이시죠? 님의 서재에 가끔 오시는... 좋으시겠어요. 변정수님에 김두식 씨까지... 부러워라. 그리구, 별로 중요한 얘긴 아니지만, 교봉에 가시면 물어보지 말구 검색해서 찾으세요. 바빠보이는 직원 붙들고 물어보느라 눈치보는 것보단 그게 훨씬 편하던데...

마태우스 2005-04-14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맞아요 똥개라는 닉네임 쓰시는 그 분이죠.... 글구 교봉에는 웬만하면 안가려고 해요. 알라딘서 사야죠. 어쩌다 가서 검색하려 해도 컴 쓰는 인간이 어찌나 많은지 도저히 못기다리겠더군요..... 책 구입은 알라딘에서! 하핫.
숨은아이님/바로 그겁니다. 제가 당시 했던 일도 그런 일이었죠...^^
인터라겐님/분위기는.. 아주 화기애애합니다^^
하이드님/장---난꾸러기!!
문나이트님/모를 수도 있지요 뭐. 저도 모르는 사람 대따 많아요^^

진주 2005-04-15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문장이 4줄이 넘으면 1점 깎아 버리는데 만연체의 변정수님은 점수 무쟈게 깎이겠네요 히히^^;;;

똥개 2005-04-1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달려 있어 반가워 열어봤더니 역시 마태우스님이었군요.. 최성일씨는 아는 사람의 책은 평하지 않는다는데.. 아무래도 공연히 친해졌나봅니다. 어째 리뷰가 점점 민망한 주례사가 되어가는 느낌...
참 김두식 선생은 제가 부탁한 게 아니라 저는 민망해 죽겠는데 본인이 굳이 (술을 전혀 안 드시는 분이 술자리에 앉아있기 뻘쭘하다는 거절하기 난처한 이유로) 찍사를 자처하신 겁니다. 저 그렇게 건방진 사람 아닙니다.. 흐으~~
그리고 만연체에 관해서는... 냠.. 안 그래도 긴 문장이 요즘 점점 더 길어져서 저도 환장하겠습니다만, 움베르토 에코 식으로 말하자면, 최악의 경우 한 페이지쯤(아직 그 정도까지 길어진 적은 없습니다만) 읽는 동안 숨을 멈추는 정도의 고통은 저의 세계로 들어오기 위한 통과의례가 아닐까요? (이런 대목이 그다지 건방지지도 못한 제가 예외적으로 무지하게 오만해지는 대목이지요... 클클...)

똥개 2005-04-15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런데.. 그 자리에서 받으신 게 아니라 사 오신거였군요.. 오마나 세상에... 부조는 부조대로 하시고.. 이런 황망할 데가... 안 그래도 말슴드리려 했는데.. 저한테 주소 하나만 보내 주십시오. 이젠 절판돼서 구할 수도 없는 첫 비평집 '상식으로 상식에 도전하기' 보내드리겠습니다. 이게 또 96년에 나온 책을 지금 읽어도 별로 시대에 안 뒤떨어질 걸작이거든요... (점점 오만해지는군... 그러게 왜 자꾸 비행기를 태우시나.. 저 낙하산 없어요~~~)

마태우스 2005-04-15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똥개님/어머낫 반갑습니다. 또다시 친히 글을 남겨 주시다니요. 최대한 냉정하게 썼는데요, 주례사라뇨!! 글구 만연체에 대한 말씀, 정말 멋지십니다. 좋은 책의 저자는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어야 합니다. 댓글에 추천!
진주님/하하 진주님도 한 문장 읽을 때 숨 참으시나봐요^^

진주 2005-04-15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멋, 변견님이 내 댓글도 봤을까요? 민망해랑~
흠...보셔도 할 수 없어요. 논술에선 그렇다구요.^^

똥개 2005-04-16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 봤지만 저도 어쩔 수 없지요.. 머.. 입장이 다른데.. ㅎㅎㅎ 사실 원론적으로만 말하면 논술을 계량화된 수치로 채점한다는 게 좀 웃기는 발상이긴 합니다. 번역문장을 다루는 출판편집자들에게 제가 제일 먼저 강조하는 말이 있는데 '센텐스는 우주다'라는 오래된 격언이지요. 내용만을 좇다가 그 내용을 담는 그릇에는 주의를 놓치기가 쉬운데, 단지 호흡이 길다는 이유로 센텐스를 함부로 허물어뜨리는 것은 저자의 우주를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를 늘 신중히 검토하라는 취지로 하는 말입니다만, 논술의 경우를 말하자면, 결국 한 사람의 우주를 평가한다는 것이니 참 무모한 일이기도 할 겁니다. 허나 어쩝니까.. 우리가 그런 '폭력적인' 시스템을 가진 사회에서 살고 있고 누군가는 또 그런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는 '악역'을 맡아야 하는 것을요....

진주 2005-04-16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미~이런 영광이 있나~ 님께서 제게 친히 댓글을 달아 주시다니욥^^ 댓글을 복사해서 액자에 넣어 자손대대로....그리고, 논술에서 그렇게 채점하는 것이 원론적으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저도 공감합니다. 문장을 구사하는 방식은 글쓰는 이의 고유 권한인데 굳이 문장을 몇 자 이상이 넘어가면 곤란하다느니, 또 <뭐뭐..에 대해 논하라>고 했으면 논하고 싶은 만큼 본인이 하고 싶은 데까지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거늘 1500자 분량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100자가 넘으면 감점하느니...하는 이런 기준을 두는 것 자체가 원론적으로 볼 땐 참 이상한 일이지요. 다분히 주관적인 성향이 강한 것이 글쓰기 인데 객관적인 자로 재어야한다는 것은 2차원의 세계인 선분으로 3차원의 공간을 재려는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닐까 빗대어 생각봅니다. 그러나, 저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요. 예를 들어,화려한 만연체는 습작을 충분히 갈고 닦고 연마한 후에 시도할 수 있는 영역이고 우린 배우는 단계니까 기본기부터 익히자고요, 그리고 글이란 것이 독자에게 내용전달을 정확하게 해야하는 기본적인 역활을 생각해 볼 땐, 학생들이 쓰는 논설문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남에게 설득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알맞은 쓰기 방식이 있겠지요.
님, 마태님의 리뷰를 보고 <그들만의 상식>을 읽고 싶단 생각을 했는데 이젠 꼭 보고 싶어졌어요^^반가웠고요 건필하시길...

마태우스 2005-04-1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똥개님/치, 두분이서만 놀구!!

똥개 2005-04-17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 화려한 만연체는 습작을 충분히 갈고 닦고 연마한 후에 시도할 수 있는 영역이고 우린 배우는 단계니까 기본기부터 익히자고요, <== 정답(?)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정곡을 찌르셨단 뜻임다..) ... 나름대로는 기본기가 탄탄하다고 자부하는 저조차도 요즘 들어서는 말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터무니없이 늘어져서리 쓰는 저 자신조차 환장하게 만드는데.. 배우는 학생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이 부분은 저도 시방 암중모색중임다.) 근데 그와는 달리 본디 글투가 만연체인 것에 대해선 이렇게 변명한 적이 있었지요. 정보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글이라면, 단문으로 끊어치는 것이 장황한 복문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하지만 (실은 주변에서 하도 뭐라 하는 사람이 많아서) 작심하고 내 글을 단문으로 다 쪼개놨더니 어라? 그냥그런 하나마나한 얘기에 아무 내용이 없어지더라..(마태우스님 삐지지 마시고, 의심나시면 숨 참느라 고생하신 그 문제의 문장을 가지고 한번 실험해 보세요.) 왜 그럴까.. 그건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한 문장 안에서 문장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맺고 있는 유기적인 관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사유의 방식을 음미해야 하는 성격의 글에서 정보 전달의 효율성만을 기준으로 무작정 단문을 옹호하는 것은 줄자로 무게를 달거나 저울로 길이를 재는 것이다.. 뭐 대충 이런 투의 항변이었죠... 단문 선호 풍조도 아마도 효율성을 지상가치로 삼는 한국의 천민자본주의만큼이나 역사가 길어서 저도 '배우는 학생'일 때는 엄청난 콤플렉스였더랍니다. 고치려고 무진장 노력도 해봤지만 도무지 단순한 문장에는 기실 따지고 보면 '뻔하디뻔한' 상식에 지나지 않는 제 생각을 다 담아낼 길이 없더라구요.. 새삼 그 생각이 나네요... 어느 후배는 행간을 두지 않으려는 미망을 버리라는 처방을 내리긴 하더군요... 요즘 제 문장이 점점 제가 봐도 흉물스럽게 길어지는 건..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서 비겁해지는 나머지 자기 방어기제가 더 정교하게 작동하는 탓이 아닌가 싶네요.. 끙........
마태우스/ 마태우스님은 술자리에 안 부른다고 삐지고 다른 사람한테 대꾸하는 것만 봐도 삐지고.. (그럼 진주님이 말을 거셨는데 마태우스님께 대꾸하리까??) ... 혹시 전생에 벤댕이????

마태우스 2005-04-18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똥개님/와........ 님의 문장 하나하나에 그렇게 깊은 뜻이 숨어 있었군요! 저자 분이 이렇게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있으니, 좋은 책이 나오는 거겠지요. 그리고 댓글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해 주시는 것도 참 좋아 보입니다. 그리고... 저는 전생에 벤댕이가 아니라, 현세에 밴뎅이입니다^^

진주 2005-04-18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멋! 혹시나 하면서 와 봤는데 또 댓글을 남겨 주셨네요.마태님 말씀처럼 굉장히 성실하신 분이신 것 같아요.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 님처럼 그렇게 확고한 철학을 가지는 것이 작가의 기본이거늘 님께서 지적하신 대로 요즈음의 단문을 선호하는 풍조에 이리저리 휩쓸리어 어떤 작가들은 귀가 얇아지는 것 같아요. 저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길거나 짧거나-그건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의 고유 권한이자 성향이므로 비판을 가할 수 없는 부분이며 더구나 작가들이 거기에 맞춰 유행에 발맞추는 건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쩝...송구스럽게도 아직 님의 글을 못..읽어 봤는데요...쉽게 재미로 읽혀져 버릴 어떤 책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탄탄한 문장이 뒷받침된 글이 아닐까 미리 기대가 됩니다(흠..맨날 동화만 읽는 아둔한 저같은 독자는 꼼꼼히 씹어야 읽혀지겠지요? 그것도 기대되구요, 씹는 맛요) 아무튼 아주 님다운 글이 아닐까 싶네요.
저기..그런데요..혹시..다시 오셔 이 댓글을 보신다면 말이에요. 한가지 조언 더 해 주실수 있으신지요? 다름이 아니라 글쓰기를 할 때 그 궁극적인 목표를 어떤 이는 '독자의 감동'에 무게를 두는 경우가 있는데 저 같은 경우엔 그런 거창스런 생각보단 소박하고 조촐하게 그저 자신의 내면을 끄집어 내는 것이라는데 더 주안점을 두거든요. 이 두가지를 극단의 경우에 대입해 보면 전자는 독자가 없으면 글을 쓸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고요 후자는 독자가 있건 없건 간에 제멋에 겨워 뭐라도 쓸 수 있다는 말이지요. 편편이 산고의 고통을 치루는 치열한 글쓰기로 수많은 글들이 태어나겠지만 저는 그것 또한 독자를 위한 노고가 아닌 제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쪽으로 무게가 더 실리거든요. 저도 한 고집하는데 요즘은 조금 걱정이 됩니다. 저처럼 안일한 사람은 애시당초 기질이 없는 사림이라 작가라는 딱지를 떼야 할지도 모른다고요..요즘 물 반 고기 반으로 얼렁뚱땅 작가 반열에 오른 사람들이 많은 중에 저도 그런 축에 들다보니요. 질문이 좀 거시기해서 지우려다가 그냥 둡니다. 여기서 명쾌한 답변을 얻을 수만 있다면 이 순간의 쪽팔림쯤이야^^;
그리고 마태님은 삐지는 척만 하는 엉터리 벤댕이래요. 통이요~ 월매나 큰지...어찌나 통이 크신지..(마태님,비리를 폭로하리까ㅎㅎ...라면...) 마태님 덕분에 좋은 작가분을 알게 되어 무지 고맙습니다. 변작가님, 관심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평안하시고 건필하시길 빕니다.

똥개 2005-04-18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 저라고 해서.. 뭐 뾰족한 답이 있겠습니까마는... (흐미~ 책 광고 같아서 정말 민망하지만) 이번 책의 뒷부분에 실린 몇 편의 '상당히 개인적인' 글들이 그 문제에 대한 제 나름의 모색을 담고 있기는 합니다. 특히 맨 마지막 글이 거의 순전히 그 주제에 관해 쓴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만, (책 광고의 혐의를 지우기 위해 첨언하자면) 제 책이 아니라 '인물과 사상 33'에도 실려 있는 글이니까.. 제 책 말고 그 책을 보셔도 됩니다. ㅎㅎㅎㅎ
좀 길게 얘기를 끌어가자면, 굳이 구분하자면 저도 '남이야 듣건 말건 혼자 짖어대는' 편에 속합니다. 아마 그 심리적 동인은 '자기 연민'일텐데, 저는 모든 '타인에 대한 연민'은 '확장된 자기 연민'이라고 믿는 편입니다. 문제는 그 '확장'의 기제겠지요. ...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굳이 구분하자면, 저는 '독자가 있건 없건 상관없이'가 아니라 '독자가 (분명히 어딘가엔) 있다'는 걸 전제하지 않으면 단 한 줄도 글을 쓰지 못하는 편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저 역시도 님과 제가 공유하는 제도의 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탓에 글에 대한 그런 식의 구분을 전혀 의식하지 않을 수야 없기는 하지만, 애당초에 한데 뒤섞여 있는 셈이죠. (좋은 말로 하면 두 글쓰기의 양상이 '통합'되어 있는 것일테고 나쁘게 말하면 어지럽게 '착종'되어 있는 것일텐데.. 어느 쪽일지는 읽는 분들의 판단에 겸손하게 맡기렵니다.) 저는 솔직히 말하자면, 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를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그런 거 전혀 없습니다~).. 정치적으로 나와 같은 편이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글을 씁니다. 거창하게 글쓰기를 '이데올로기 투쟁'의 한 국면이라고 생각했던 자의식을 버린지는 오래되었지만(본격적인 글쟁이로 나서기 훨씬 전인 92년쯤이었을 겝니다).. 수양산 그늘이 관동 팔십리라고.. 큰 틀에서 보면 아직도 그 언저리를 못 벗어나고 있는 게지요. 최초의 심리적 동인에서부터 철저하게 '사회적 행위'인데 그 양상은 지극히 '개인적 행위'로 나타나고 있으니... 양자의 구분이 명료하신 분들이 보기에는 '정신분열'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래서 '가장 사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말도 나왔겠지요?

똥개 2005-04-18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 넘 비행기 태우지 마시어요..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실한 독자들과 구체적인 계기에서 소통하고자 하는 게 목표가 아니었다면, 기름 한 방울 안 나고 펄프 일그램도 안 나는 나라에서 종이에 잉크를 묻히는 만행을 감히 저지를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남 달리 성실해서가 아니라.. 수다가 천성이어서 그렇습니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