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의사고시
의사가 되려면 해부학, 생화학 같은 기초과목을 먼저 배우고, 내과, 외과같은 임상과목을 배운다. 하지만 의사고시에는 임상만 나온다. 미국은 기초가 끝나는 본과 2학년에 기초종합시험을 통과해야 임상평가를 볼 자격이 주어진다는데.
내가 의대에 들어갔을 때, 선배들은 다 그랬다.
“너희 때부터 의사고시에 기초가 출제된대. 안됐다. 역시 의대는 빨리 졸업해야 해”
기초 문제가 출제되는 게 왜 안되냐면, 배운 지 너무 오래 되어 다 까먹은 상태니 시험에 임박해서 기초를 다시 공부해야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상 과목도 공부할 게 많은데 언제 기초까지 보고 있담? 환자를 볼 때 기초에서 배운 지식을 써먹는 일은 별로 없는데. 우리들은 ‘의사고시 기초 출제설’에 긴장했지만, 내가 졸업하고 한참이 지나도 기초과목이 출제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때와 난 입장이 달라졌다. 학생 때는 “기초가 출제되면 어떻게 해?”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의사고시에 기초가 출제되면 대학마다 기초 과목에 대해 투자를 할 거니까. 해부학이나 생화학보다 학점 수가 적은 우리 과목같은 경우는 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전임교수를 두지 않는 대학이 대여섯 군데 되는데, 기초가 의사고시에 포함되면 그 대학들도 다 교수를 뽑지 않겠는가. 사람은 입장에 따라 이렇듯 간사해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2005년 현재에도 의사고시에 기초과목이 포함될 전망은 전혀 없다.
2. 보건원
난 보건원에서 군 복무를 했다. 서울에 있다는 잇점 때문에 난 보건원에 가는 걸 무척이나 바랐고, 결국 됐다 (기생충은 나 혼자밖에 없는데 뭘...). 그때 이상한 소문이 나돌았다. 보건원이 경기도 오송인가 하는 곳으로 옮긴다는 것. 오송이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내가 출퇴근 하는데 상당히 지장이 있지 않겠는가. 그것에 대해 보건원 사람과 얘기했더니 걱정 말란다. 십년 전부터 나오던 소리라나.
난 결국 3년을 은평구 불광동에 있는 보건원에서 보냈다. 옮기기는커녕, 새 건물도 여럿 지었다. 말은 이렇다. 이동식으로 지었으니 트럭에 싣고 가면 된다고. 다른 사람한테 “이동식 건물이란 게 있는데, 트럭에 실으면 된데”라고 했더니 다들 나한테 이런다.
“너 또 뻥이지!”
내가 제대하고 나서도 여전히 보건원은 불광동에 있는데, 얼마 전 보건원 사람을 만나니까 진짜로 옮긴단다. 땅이 팔렸다나 어쩐다나. 난 제대를 했으니 상관이 없...지는 않은 것이, 같이 일을 하려면 거기도 왔다갔다 해야 하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난 옮기지 않기를 바란다. 팔린 그 땅, 내가 다시 사버릴까.
3. 출퇴근버스
내가 학교에 발령을 받았을 때, 출퇴근 버스가 곧 없어진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긴장했다. 버스비라도 아껴야 할텐데 큰일이네?
7년째인 지금도 출퇴근 버스는 잘 다닌다. 그동안 내 입장에도 변화가 생겨, 난 출퇴근 버스 대신 기차를 훨씬 더 선호한다. 없어지거나 말거나 별 상관이 없어졌고, 없어질 것 같지도 않지만, 없어진다면 좀 서운할 것 같다. 어제처럼 강남에 약속이 있을 때 퇴근버스를 타면 양재역 그리고 강남역에 딱 내려 주니까. 게-다-가. 내가 버스를 안타게 된 이유가 너무 밀려서였는데, 천안까지 지하철이 개통된 뒤부터는 거의 안밀린다. 그래서 요즘 아예 출퇴근 버스를 이용해 버릴까 하는 생각도 든다. 참고로 출퇴근 버스가 없어진다는 소문은 2000년 정도까지 무성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런 소리를 안한다.
4. 결론
소문은 사실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먼 미래의 일을 당장 닥쳐올 것처럼 얘기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하긴 힘들다. 소문은 소문일 뿐, 소문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 그래 스물넷이 어려워져서 알라딘에게 합병된다는 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