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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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초, 나름대로 힘든 때가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 시기를 극복하려고 재미있는 책만 골라서 몇권 주문을 했는데, 박민규의 <카스테라>도 그 중 하나였다. 참고로 책 전표와 더불어 온 메시지 란에는 내가 스스로에게 보내는 글귀가 적혀 있었는데, 내용은 이랬다.

“민아, 이 책 받고 힘내라!”

그 메시지 때문이 아니라, 다른 분들의 따스한 위로 덕분에 난 힘을 낼 수 있었다.


소설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는 <삼미슈퍼스타>를 읽고나서 박민규에게 매료되었다. <지구영웅전설>을 읽고 실망하기도 했지만, <카스테라>는 ‘역시 박민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하지만 초반부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거북이, 기린, 너구리 등이 나오는 단편은 왠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소설가의 <동물원 xx>를 연상케 했다. 난해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만 풍길 뿐 사실은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그런 소설. 이거이거, 이러면 안되는데, 라고 중얼거리며 황급히 책장을 넘기다가, 정확히 말해서 펠리컨이 나오는 대목부터 난 박민규의 소설에 점차 매료되기 시작했다. 그의 소설은 일단 재미있지만, 그 재미 뒤에는 어떤 쓸쓸한 애환 같은 게 담겨 있는 듯하다. 소외된 사람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면 좀 유식해 보일까?


그의 글에는 유난히 “....처럼”이 많이 나온다. “벽의 모서리에서 더 이상 뻗어나가지 못한 사방연속무늬처럼, 안타까운 얼굴로...” “썰물처럼 밀려가는 느낌이었다. 기압의 변화를 느낀 열대어처럼” “간판은 일곱 마리의 두더지가 끌고 다닌 것처럼 지저분했다”

비슷한 구절이 반복되면 식상할 수 있지만, 여기서 보듯이 그의 비유는 가히 예술의 경지에 달해 있다. 이런 도발적인 비유가 반짝반짝 빛나서인지 그는 데뷔 3년도 안되어 가장 잘나가는 소설가가 되었다. 해설집을 쓴 신수정이 말한 것처럼, 이번 소설집에 실린 10개의 단편은 모두 한국 문학의 핵심이라 할만한 잡지들에 수록된 것들이다. 표제작인 <카스테라>가 문학동네에 실린 것을 비롯, 창작과 비평, 세계의 문학, 문학과 사회 등 보통 소설가들은 한번 싣는 게 꿈일 정도의 쟁쟁한 잡지들이 앞다투어 그의 작품을 싣고 있다. 그걸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극장마다 멀티플렉스로 변신해 스크린 수가 많아졌지만, 특정 영화 몇 개가 스크린을 다 점거해 버려 저예산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는 건 과거보다 더 어려워진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 박민규처럼 좋은 글을 쓰는 소설가가 잘나가는 건 분명 좋은 일이지만, 이미 떠버린 사람에게 작품을 청탁하기보다는 이름없는, 하지만 나름의 내공이 있는 작가에게도 기회를 주면 어떨까.


헐크 호건이 헤드록을 한다는 대목, 그리고 방귀를 소리없이 뀌기 위해 엉덩이 한쪽을 잡아당긴다는 대목에서는 소리내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재치와 해학, 그리고 사회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겸비한 이 소설가가 다음번에는 어떤 작품으로 날 놀라게 해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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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7 2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5-06-27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별 다섯을 주셨네요. 저도 읽고 싶긴 한데 밀린 책들이 아우성을 쳐서요..ㅠㅠ

히나 2005-06-27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소설가의 <동물원 xx>를 연상케 했다. 난해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만 풍길 뿐 사실은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그런 소설.. <-- 저는 이 단편이 궁금하네요. <동물원 xx>를 좋아하는 지라 ㅋㅋ

마태우스 2005-06-27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노우드롭님/그게요, 제 일방적인 주장입니다. 제가 이해를 전혀 못해서 그 책에 대해 반감을 가지게 된 거거든요. 좋아하신다니 님은 그 책을 이해하신 모양입니다. 전 영....
아영엄마님/우울할 때 읽으면 효과 있을 것 같아요

마태우스 2005-06-27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문학부문 베스트 3위다. 작년 3월, <대통령> 어쩌고 하는 책은 문학베스트 5위까지 갔었다. 한 100권쯤 사재기 하니까 되더만....^^

panda78 2005-06-28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물원 킨트죠! ㅎㅎ 저도 별로였는데..
이 책 어서 사 읽어야겠어요.
이번에 새로 나온 모 책은 1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만, 마태님? ^^ 님생각은 어떠신지?

플레져 2005-06-28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짠~ 하고 나타나더니, 가슴을 울리는 짠함이 있어요. 재미와 감동, 메시지도 확실한 근래에 드문 소설이지요. 별 다섯개 주실만 하지요. 살포시 추천 누릅니다 ^^

인터라겐 2005-06-28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너무 재밌을것 같은데...왜 자꾸 책이 밀리는지.. 진짜 장마기간동안 알라딘도 접고 책만 죽으라 볼까봐요...ㅎㅎㅎ 제가 알라딘 떠나면 궁금해 하는분들이 계실까요? ㅋㅋㅋ 카스테라 찾아 집나간 인터라겐을 찾습니다...

oldhand 2005-06-28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게 단편집이었군요. 몰랐습니다. -_-; 왜 장편이라고 생각했을까..

비로그인 2005-06-28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스테라, 너무 좋아요..;;;

마냐 2005-06-29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그나저나...으하하...100권 사재기요? (음...저도 일조를...^^;;)

마태우스 2005-06-29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아니어요 제가 사재기하는 건 주위에 돌리려는 의도지 베스트셀러에 진입시키려는 건 아니랍니다. 님은 그냥 받기만 하세요..
비숍님/혹시 빵 카스테라 말씀이신가요?^^
올드핸드님/저도 첨엔 장편인 줄 알았어요.....
인터라겐님/책을 읽기 위해 알라딘을 접는 건 촛대를 사기위해 돈을 훔치는 것과 비슷하다고들 합디다
플레져님/제 허접한 리뷰에 추천을 해주시다니...아 플레져님은 너무 착하셔요
판다님/호호 그건 제가 얼마나 지르느냐에 달려있죠. 근데 제가 쓴 책이 배수아 책이란 거, 배수아한테는 절대 이르지 마세요!

2005-06-30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리한 장마,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책입니다

그전에는 비만 오면 강아지처럼 좋아하곤 했는데, 요즘 들어 비오는 날이 싫어졌다. 다름 아닌 신발 때문. 왼쪽 신발의 뒤꿈치 부분이 벌어져, 그 사이로 물이 들어간다. 젖은 양말을 신어본 적이 있는 분이라면 그 느낌이 얼마나 싫은지 이해할 수 있을게다. 비가 오는 날엔 다른 신발을 신으면 되지 않느냐,고 하실 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신발이 딱 하나 있다. 테니스 칠 때 신는 운동화가 있지만, 양복 바지에 운동화를 신는 건 참으로 꼴불견이다.


아주 어릴 적부터, 난 언제나 신발이 하나였다. 신발이 있는데 또 산다는 것은 사치로 생각했기에, 두 개를 가져본 시절은 거의 없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건 변함이 없어, 신발 하나를 떨어질 때까지 신고는 한다. 언젠가 이런 취지의 글을 쓴 적이 있다.

“신발 하나만 죽어라고 신으면 발냄새가 날 뿐 아니라 신발이 쉴 시간이 없어져 더 빨리 닳는다. 당장 돈이 들더라도 두 개를 번갈아 신으며 3년을 버티는 게 하나를 1년 신는 것보단 훨씬 경제적이다. 그리고 하나만 신으면 발냄새 난다”

이론과 실천은 다른 법, 난 왜이렇게 신발 사는 돈이 아까운지 모르겠다. 그보다 더 비싼 술은 아무렇지도 않게 마시면서.


어릴 적 <여학생>인가 하는 잡지에서 당시 잘나가던 배우였던 이혜숙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때 이혜숙의 구두가 90컬레쯤 된다는 말에 기절하듯 놀랐다.

‘그, 그러면....매일 갈아신어도 석달마다 한번씩 차례가 돌아오네?’

물론 지금은 그녀가 왜 그렇게 많은 신발이 필요했는지 이해한다. 여자란 존재는 옷색깔이나 스타일에 따라 다른 신발을 신어야 하고, 심지어 핸드백도 바꿔야 하니까. 이럴 때 보면 아무렇게나 차려도 되는 남자가 편하다(나만 그런가?) 그래도 그렇지, 신발 한 켤레로 버티는 건 좀 너무하지 않을까.


굳이 따지자면 내게 신발이 없는 건 아니다. 아버님과 내 발의 사이즈가 비슷하니, 멋쟁이셨던 아버님이 남겨주신 구두들을 신으면 되니까. 하지만 희한하게도 난 구두에 대해 지독한 반감이 있다. 어릴 적 구두로 맞은 것도 아닌데-그러고보니 구두쪽으론 맞아봤다-구두 신는 걸 무지하게 싫어한다. 중2 때인가, 신발 자율화를 위한 설문조사에서 이렇게 썼던 기억이 난다. “학생이 무슨 구두냐. 그냥 운동화 신게 해라!”

중3 때, 결국 신발이 자율화되었을 때도 난 값싼 학생화만 줄기차게 신었고, 구두 신은 애들을 이상하게 봤다. 나이가 들어 양복을 입어야 할 때도 난 구두 대신 랜드로버를 신었다. 그래서 지금은, 랜드로버만 신는다.


랜드로버도 가격이 결코 만만치 않다. 내가 지금 신는 것은 엄마가 소개해준 여자랑 잘될 때, 같이 가서 산 거니까... 작년 9월 정도에 샀나보다. 그때 12만원인가 주고 사면서 “무지하게 비싸네”라고 속으로 뇌까렸던 기억이 나는데, 겨우 9개월 쯤 신고서 새 신발을 사야 할 처지에 이른 것이다. 걷는 폼도 약간 이상하고, 걸어다니는 대신 생활 속에서 운동을 한답시고 줄기차게 뛰어다닌 댓가가 아닐까 싶다. 내 돈 주고 신발을 사려니 벌써부터 돈이 아깝다.


당분간은 이 신발로 좀 버텼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가 안와야 하는데, 이번주가 장마라니 심난해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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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런스 2005-06-27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찌해서 오늘 날짜로 마태우스님의 광팬이 됐습니다. 하루종일 너무 지겨운 일을 해야해서 여기저기 떠돌다가 마태우스님 서재에 오게 됐는데, 글이 너무 잼나서 거의 다 읽어버렸네요. 부리네 집까지 가서도요....옛날에 좃선일보에서 북리뷰면에서 천안에 기차 통학하는 직장인이 리뷰 많이 써서 뭔가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이름도 두자이고, 그게 마태우스님은 아닌지...의심...여하튼 진도 빨리 나가는 글 정말 좋습니다.. 덕분에 일은 조금 못했지만, 날궂이는 잘했어요. 혼자 낄낄...감동 만땅....저는 신발은 하나는 아니지만, 한번 신은 신발을 줄창 신고 빨때쯤 되서야 다른 신발 생각이 나니, 거의 일년내내 같은 신발을 신습니다. 일대일 대응만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때론....

파란여우 2005-06-27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랜드로버 쎄일 할 때 지난 봄에 10만원 주고 하나 샀어요.
튼튼하던걸요^^.저도 참고로 장마 싫어요

2005-06-27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05-06-28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고 싫어요 해마다 텔레비전에서 하는 뉴스도 싫고 이제는 아이랑 집에서 있어야 한다는생각을 하면 더 힘들어요,오늘도 하루종일 시달렸는데 ㅡㅡㅡ

비로그인 2005-06-28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랜드로버 두 개. 하나는 단화, 하나는 구두.

클리오 2005-06-28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러가기 싫으신거죠? 요즘 인터넷 쇼핑몰들에서도 많이 파니까. 엘지나 다음이나 인터파크나 그런데서 사이즈 맞춰서 주문하세요... ^^

검둥개 2005-06-28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발은 대학 때까지 한 번에 한 벌로 버텼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급히 외출할 일이 생겼는데 그 믿던 한 벌이 뽀개졌잖아요. 그래서 그 중요한 외출을 못했어요. 그 후로 구두 한 벌 체제는 포기했답니다... ^^

moonnight 2005-06-28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한 켤례는 너무하세요. ㅜㅜ 전 같은 구두를 연달아 신으면 발이 아프더라구요. 길들여진 구두라도. 그래서 운동화를 즐겨신지요. 이번기회에 구두 한 켤례 더 장만하심이.. ^^;

마태우스 2005-06-29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나이트님/한컬레 더 장만하면 그전 거 버려야 합니다. 엄마가 버리겠다는 거, 우겨가며 신고 있다는....
따우님/역시 따우님은 멋져요
검정개님/앗 님마저 한벌체제를 포기하신다면... 저도 포기해야 할까요?
클리오님/사러가기 싫은 게 아니라 돈이 아깝습니다..
복돌님/혹시 남자...세요?^^
울보님/아이를 하루종일 보는 건 힘들겠지요........몇년만 참으시면......화이팅.
새벽별님/희한하게 알라딘은 지겹지가 않더이다^^
여우님/원래 여우는 장마를 싫어하죠. 털달린 동물의 특징이죠^^
 

 

 

 

 

그 음반이 없어서 이걸 띄웠습니다..

 

언젠가 말한 적이 있지만 난 위-대장 반사 환자다. 뭔가를 먹으면 바로 일을 봐야 한다는 뜻이다(이 시간까지 벌써 세 번이나 일을 봤다....). 엄마에게 효도하려고 아침을 먹었더니, 어김없이 신호가 온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앉았다. 잠시 후, 할머니가 노크도 없이 문을 여는 바람에 난 그대로 노출되고 말았다.


화장실에 있는 모습을 들키는 건 인간이 겪을 수 있는 3대 수치라고 도스토에프스키가 말했었지만, 하여간 굉장히 멋쩍은 일이다. 하얀 내 히프를 할머니가 보셨으면 어쩐다?


출근을 하면서 벤지 생각을 했다. 벤지가 있었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텐데. 내가 집에 있을 때, 벤지는 내가 실이라면 바늘 같은 존재였다. 불가근불가원이라는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내가 어디를 가든 내 곁에 머물렀다. 언제나 1미터 가량 떨어진 채 둥지를 틀고 앉곤 했는데, 그러다가 누군가가 내 옆에 앉기라도 하면 그 사이로 파고들어 자신의 기득권을 주장했고, 잘 때 어머니가 이불이라도 덮어주려 치면 나를 해롭게 하는 줄 알고 맹렬히 짖어댔다. 내가 화장실에 가면 문 앞에 엎드린 채, 다른 이의 출입을 막았다. 그러니까 벤지는 내 위치를 말해주는 위치탐지기이기도 했다. 그 벤지가 없어졌으니 일을 볼 때는 화장실 문을 잠가야 하건만, 익숙지 않다보니 까먹은 거다.


비가 내린다. 벤지가 죽던 그날처럼.


 * 어느 분이 ‘Heaven'이라는 씨디를 보내 주셨다. [마태우스님의 벤지도 지금 거기서 분명히 마태우스님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그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내 곁에는 이런 벗들이 있다. 내 아픔에 같이 아파해 주는 벗들이....

 

 ** 얘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 벤지는 주로 화장실에 소변을 봤다(급할 때는 대변도). 변기 근처에 다리를 대고, 몸에 비해 많은 양의 소변을 내뿜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난 매우 기특하다며 벤지를 쓰다듬곤 했는데, 부랴부랴 물을 뿌리긴 했지만 화장실에서는 언제나 벤지 오줌 냄새가 났다. 가끔씩 오는 형제들은 물론이고 노상 그 냄새를 맡아야 하는 엄마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셨다. “그럼 어디다 소변을 보라고?” 내가 늘상 하던 항변이었다. 벤지가 하늘나라로 간 뒤, 화장실의 냄새는 사라졌다. 하지만 난 냄새나는 화장실이 그리워 죽겠다. 오늘 따라 더더욱. 젠장, 다 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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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6-27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님이신데 뭐 어떻습니까? 흐흐. 유난히 그리울 때가 있죠. 저도 한동안 그랬답니다.^^

인터라겐 2005-06-27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언제나 말이 없던 그 사람...
심수봉의 그때 그 사람이 생각나네요.. 마태님.. 울고 계시는건 아니시죠?

어룸 2005-06-27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다듬쓰다듬...

노부후사 2005-06-27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컷들의 오줌냄새때문에 대부분 중성화수술을 시키죠. 병원에서 일하다가 심심해서 병적부를 보고 있으면 sex란에 male라고 적힌 개가 거의 없어요. 대부분 sexlessness 죠. - 어, 그러고보니 이 얘기 언젠가 했던 것 같은데... - 여튼 끝까지 수술 안 하고 기르시는 분들 보면 정말 강아지를 사랑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가까이 한다는 건, 좋은 점 못지않게 불편함도 따르는 것인데 요즘엔 좋은 점만 취하려 하는 것 같아요.

물만두 2005-06-27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턱턱~ 투덕투덕~

진/우맘 2005-06-2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옥.....도닥도닥....

꼬마요정 2005-06-27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 내셔요~!! 화이팅!!
글구 할머니는 눈이 침침하실테니까... 아마 못 보셨을 거에요...그쵸?

숨은아이 2005-06-27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구나. 그날 비가 왔군요.

마늘빵 2005-06-27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벤지는 하늘에서도 가려서 잘 싸고 다닐거에요.

세실 2005-06-27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강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도 마태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이렇게 찡한데..
토닥토닥. 조금만 힘들어 하세요.

야클 2005-06-27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뽀삐할아버지도 가끔 자기 화장실 놔두고 나 신문보는 곳까지 따라와서 일보고 가는데... 같은 말티즈할아버지들이라 하는 짓도 비슷하군요.^^
이제는 알라딘동네 최고령견공이 되어버렸네요.

panda78 2005-06-27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 어루어루 쓰담쓰담.. 우리 마태님, 힘내세요-

아영엄마 2005-06-27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지킴이가 되어 주었던 벤지의 빈자리가 문득문득 느껴지시겠군요. 아프락시스님 말씀처럼 벤지는 어딜 가서도 잘 가리며 살거예요. (사실 집안에서 어디에 볼 일을 보겠어요~. 개도 화장실 가야죠..-덕분에 저희집도 늘 냄새가 납니다..ㅜㅜ;;)

2005-06-27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5-06-27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앗...그렇게까지....감사합니다. 넙죽.
아영엄마님/버릇이 되어 잘 때 직각으로 누워 잡니다. 요 반쪽에는 언제나 벤지가 있었지요.... 아직도 많이 허전합니다.
판다님/님들 덕분에 힘 많이 냈어요. 그냥 가끔씩 허전한 거죠...
야클님/..... 댓글 쓰다보니 벤지 생각이 많이 나네요. 사랑하는 대상은 아무리 잘해줘도 헤어질 때 아쉬운 법인가봐요.. 그나마 전 잘해주지도 못했죠..
세실님/네.....감사합니다.... 저 괜찮아요 이제.
아프락사스님/거기선 소변 대변 볼 때 다른 사람 눈치 안보고 봤으면 좋겠어요... 남이 보는 걸 매우 부끄러워했지요..
숨은아이님/네...그날 비가 왔지요.... 살아오면서 가장 슬펐던 그날....
꼬마요정님/글쎄 못보셨어야 하는데 괜히 불안한 거 있죠..
진우맘님/저 정말 괜찮아요. 그냥 이따금씩 그럴 때가 있잖아요....
새벽별님/할머니가 저 수치스러운 장면을 본 것에 촛점을 맞춰 주세요!
물만두님/감사합니다.... 전 만두님한테 해드린 것도 없는데...
에피님/뭐, 중성화 수술 한다고 덜 사랑하는 건 아닐 거예요. 욕망을 알면서도 이루지 못하는 것보다는 아예 모르는 게 더 행복한 거 아닌가요...
투풀님/남녀가 유별한데 자꾸 쓰다듬으시면 어떡해요
인터라겐님/오전에 좀 울었죠...지금은 괜찮아요..
스텔라님/그래요, 할머니가 아니라 스텔라님이었다면...알라딘 떠나야죠^^
검은비님/님의 큰 위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안그럴께요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겠어요...

2005-06-27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5-06-27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떠나긴요. ㅎㅎㅎ.

노부후사 2005-06-28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건 님이 모르셔서 그러시는 거여요. 중성화수술할 때는 마취를 약하게 하는데 개들이 무지 아파해요. 개눈에서 눈물 떨어질 정도로.

세벌식자판 2005-06-29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친구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애완견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 친구보고..

"난 게을러 터져서 개는 못 키울 것 같다."

라고 말하니 그 친구가 웃으면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개 키워봐라. 부지런하게 된다. 정~~~ 안되면. 개가 니따라 게을러지고.. ^^; "

마태우스 님 글을 보니 그 친구 말이 이해가 되네요.

마태우스 2005-06-29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벌식자판님/아, 네... 사람에겐 누구나 책임감이 있어서요, 부지런해지게 마련이죠...
에피님/네.......... 그래도 전 벤지에게 팔을 대주면서 마음이 아팠답니다..
스텔라님/그러니까 화장실 가실 땐 꼭 노크 하세요!^^
 

 

 

 

 

실험실서 일하는 조교를 만났다. 갑자기 생각난 듯 내가 물었다.

올해 몇이죠? 서른이요. 와, 벌써 그렇게 됐군요. 저 처음 본 게 아마 99년이죠? 그땐 몇 살이었어요? 스물넷이요.


내가 이 학교에 온 햇수만큼 그녀는 실험실에 있었다. “선생님같이 날씬한 분은 처음 봤어요”라고 말했던 그녀는 내가 그녀를 처음 봤을때와 똑같이 빼빼 말랐다. 그 가느다란 다리로 어떻게 걸어다니는지 신기할 정도. 그녀는, 꽃다운 20대 청춘을 각종 시약과 씨름하면서 보내야 했다.


남자친구 있던가요? 헤어졌어요. 아, 네...


실험실에 있으면 결혼이란 걸 하는 게 쉽지 않다. 남자를 만날 기회가 별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실험실이 아무리 넓다해도, 실험실은 좁은 곳이다. 한정된 몇 명 이외에는 드나들지 않는다는 얘기다. 담당 교수와 동료 남자조교, 그리고 이따금씩 같이 밥을 먹는 나. 담당교수는 애가 있고, 동료 남자는 그녀를 “여자로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출퇴근을 하다가 왕자를 만나지 않는 이상, 그녀가 남자를 만날 기회는 정말 없다.


시약 팔러다니는 사람이 있긴 하다. 양복을 깨끗하게 다려입은, 영업직원 특유의 모습으로 학교를 누비는 사람들.

xx 시약회사 남자 어때요? 그 사람 잘생겼지 않아요?

그 사람이 뭐가 잘생겨요? 그리고 그사람, 작년에 결혼 했어요.


이건 비단 우리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내가 모교에 있을 때, 실험실에 있던 여자애들 중 결혼을 한 사람은 거의 없다. 그네들의 미모가 떨어지냐면 그런 것도 아니다. 넓은 세상으로 나간다면 얼마든지, 남자들의 구애를 받을 만한 사람들이다. 실제로 나와 같이 일했던 테크니션 하나는 모 병원에 취직하자마자 결혼을 해서 잘 살고 있고, 또다른 여자애도 이동통신 회사에 일자리를 구한 뒤 얼마 안되서 결혼했다. 올해 서른인 우리학교의 그녀 역시 주변에 남자만 많다면,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절규할 남자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텐데.


실험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복지는 열악한 편이다. 봉급도 적지만 각종 보험의 혜택에서 제외되는 비정규직이다. 그러니 실험실 사고가 난다해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아무리 오래 일해도 추천서 이외에는 자신의 경력을 증명할 길이 없다. 지금까지 말한 것처럼, 더 나쁜 것은 연애를 할 기회가 없다는 것.


90년 이후, 연구자들이 해외에 논문을 내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그렇게 신장된 연구 여건덕에 황우석 박사의 대박도 가능했다. 하지만 그 밑에는 청춘을 반납한 채 열심히 일하는 연구원들이 있다. 봉급과 복지가 교수 재량으로 해결될 수 없다면, 미팅 정도는 시켜 주는 게 교수의 도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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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개 2005-06-27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결론이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마태우스 선생님께서는 그러니까 도리를 다하시고 계신 거지요? (사실은 비슷한 이유로--실험실의 위험성과 연애기회의 희박함--때문에 진로를 바꾸던 친구 생각이 나서 감동적으로 읽었답니다. 그 친구는 시집 잘가서 신랑과 아이와 행복하게 살고 있죠. 그러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지우기가 어렵다고 해요 :-)

oldhand 2005-06-27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론 부분에서 탄복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역시 훌륭한 스승님의 자세를 갖고 계신 마태 님.
(아 그리고, 제가 뒤늦게 마태님의 퀴즈를 봤습니다. 저도 한 문제 추가로 냈으니 와서 풀어주세요. ^^)

숨은아이 2005-06-27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히 도리를... ㅎㅎㅎ (그런데 비정규직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해요. 가장 위험한 일을 시키면서 산재보험도 안 들어주다니... 나빠!)

날개 2005-06-27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합니다... 미팅 상대는 생각해 놓으셨는지요....^^

moonnight 2005-06-27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후배 한 명은 실험실 조교와 결혼했답니다. 원래 초등학교 동창이기도 했지만 본과다니면서 다시 만났고 수련하면서 계속 들락거리더니만 결혼하더군요. 이렇게 인연을 찾은 케이스도 있지만, 흔하진 않겠죠.;; 연애를 할 기회가 없다는 것이 가장 나쁘단 말씀에 웃으며.. 마태우스님은 훌륭한 교수님이겠죠? ^^

marine 2005-06-27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태우스님의 결론은 최고입니다 ^^ 제 친구도 약대 대학원에 갔는데 2년 동안 남의 실험만 해 주다가 (대학원 등록만 하고 실제로는 안 나오는 사람들) 결국 박사는 포기하고 일반 약국으로 들어갔어요 2년 동안 아침 8시까지 출근, 11시 퇴근이었는데 참 안쓰럽더라구요

클리오 2005-06-27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그 친구 미팅 시켜줬다는 후기가 안올라오면 마태님의 인간성이 의심당할 우려가 있습니다. ㅋㅋ~

아영엄마 2005-06-27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결론입니다. ^^ 대인관계가 넓으신 님이 미팅 주선 함 해주세요!!

maverick 2005-06-27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최근에 본 글 중에 가장 명쾌하고 현실적이고 빤타스틱한 결론입니다!

2005-06-27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5-06-27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버릭님/아,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뵙네요... 좋은 글을 써야 님을 뵐 수가 있군요^^
아영엄마님/저야 뭐...하핫. 아시죠 제맘?
크, 클리오님/그, 그게 말입니다.... 제가 지금 물색 중입니다. 저 믿으시죠?
나나님/아이 부끄럽습니다.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좀 빈약하지 않았나 싶었는데....
문나이트님/점점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그 조교선생을 저라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갑자기 무럭무럭...
나, 날개님/님마저.... 이를 어째...
숨은아이님/보험 자격 인정되어야 한다고 제가 글도 쓰고 그랬었는데, 안되더이다. 좀 열악하죠...
올드핸드님/틀렸을까봐 무서워서 못가겠습니다. 그래도 가긴 가야겠죠? 님의 통계학적 지식이 그리 뛰어난줄 몰랐어요. 옛날에 제가 좀 약한데.... 글구 칭찬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새벽별님/댓글 달다보니 뻔뻔스러워졌답니다. 음, 우리 같이 책임지도록 해요!!
검정개님/실험하는 분들은 어디나 마찬가지군요. 주위에 그런 분이 몇분씩 계시나봐요... 아,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군요..
속삭이신 분/그래도 단체미팅 같은 것도 들어오고, 선망의 대상이 되는 등 장점도 있지 않나요? 실험실보단 훨씬 나을 것 같은데요??
 
천국의 열쇠
A. J. 크로닌 지음, 이윤기 옮김 / 섬앤섬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사서 읽는 책이 거의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데, <천국의 열쇠> 역시 꼬마요정님 이벤트에 당첨되어 고른 책이다. AJ 크로닌의 명성에 혹해서 이 책을 선택했고, 667쪽에 이르는 책의 두께에 잠시 놀랐지만, 책의 재미에 빠져 순식간에 읽어 버렸다.


20년 전에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전에 읽었던 크로닌의 <성채>는 인물의 배치가 매우 전형적이었다. 나쁜 의사는 계속 나쁜 짓만 하고, 좋은 의사는 자신의 이익보다 남을 위한다. 철없던 시절이지만 책을 읽는 도중 이런 생각을 했었다. 100% 완전한 사람은 없다고. 예컨대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 해도 화장실에 갈 때 휴지가 없다면 남의 휴지를 훔칠 수 있다. 그리고 엄청나게 나쁜 사람도 구걸을 하는 어린이에게 가진 돈을 내밀 수 있다. 아름다움의 상징인 가수 유니가 가끔씩 방귀를 뀌는 것도 인간이란 완전하지 않은 존재임을 말해 주지 않는가? 하지만 이 책에서도 크로닌은 치점 신부와 안셀름 밀리 신부를 각각 선과 악으로 설정한 후, 일시적으로는 악이 승리하는 듯해도 진정한 승리는 역시 선한 자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치점의 주변 인물들 또한 마찬가지라, 어릴 적 못되게 굴었던 멜콤은 커서도 돈에만 욕심을 부리다 망한다. 그때 치점을 도왔던 윌리 탈록은 빈민 구제에 힘을 쏟는 의사가 되고, 나중에 치점을 위해 일하다 죽는다. 물론 그렇게 도식적으로 선과 악을 설정함으로써 책이 더 재미있어지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치점 신부는 천국에 가는 문은 여러 개가 있고, 천주교는 그 중 하나의 문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중국 땅에서 만난 기독교 목사와도 친하게 지낸다. 하지만 밀리는 천주교 이외의 모든 종교는 이단이라고 규정하고 교리대로 가르침을 전파하지 않는 치점을 불온시한다. 이단이란 말, 사실 난 그 말에 거부감이 있다. 교회나 성당은 사실 하느님의 심부름꾼일 뿐, 어느 곳이 ‘정통’일 수 없다. 이단 여부는 하느님이 판단할 수 있을지언정, 다 같이 하느님의 종을 자처하는 처지에 누가 누굴 이단으로 선포한단 말인가. 옛날 우리 조상들이 아버님 묘를 동쪽으로 하느냐, 서쪽으로 하느냐에 따라 동인과 서인, 노론과 소론이 나뉘어 대립했던 것이 한심했던 것처럼, 하느님의 나라를 세워야 할 일꾼들이 사소한 교리 차이로 싸우고 있는 현실은 슬프기 그지없다. 모두의 마음 속에는 하느님이 있다고 믿는 나는 “천국은 여러분의 손바닥 안에 있다”고 말하는 치점 신부에게 전적으로 동감이다.


유명한 소설가 크로닌은 의과대학을 나온 의사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며 여러번 한숨을 쉬었다. 그가 다닌 스코틀랜드의 학교에서는 도대체 어떤 교육을 하기에 문학과 영 거리가 멀어야 할 의사가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을 쓸 수 있는 것일까. 요충에 걸린 여자가 사회에 복수하기 위해 지하철 손잡이를 훑고 다닌다는 류의 소설만 쓸 줄 아는 나로서는 훌륭한 장편소설을 쓴 크로닌과, 그런 소설가를 탄생시킨 스코틀랜드의 교육이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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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6-25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마태님..! 님의 소설이 얼마나 재미있었는데요.. A.J.크로닌 작품도 무지 좋아하지만, 서민 작품도 엄청스레 좋아한다구요~~^^*

니르바나 2005-06-25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마태우스님이 아일랜드에 태어났으면 제임스 조이스를 능가하는 대문호가 되셨을텐데. 그래도 세계문학사상 처음으로 요충을 지하철 손잡이와 연결하여 형상화한 소설가를 만나게 해 주셨잖아요. 우리 알라디너들을 위해서는 참 다행한 일입니다.
마태우스님 화이팅!

딸기 2005-06-25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로닌의 작품을 한때 열심히 읽었더랬는데... 성채, 천국의 열쇠 말고, '공포로부터의 도주' 뭐 이런 탐정물도 있어요. 덕택에 저는 크로닌을 '색다른 작가'라고 기억하고 있답니다. 이 책, 너무 오래전에 읽어서 줄거리는 하나도 생각 안 나고 그저 '감동적이었다'고만 기억하고 있는데, 반갑네요. :)

딸기 2005-06-25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로닌 이야기도 반갑지만, 언제 마태우스님 한번 만나고 싶어요.
시간 내주실 수 있으실까요.


앗 아니다... (이하 혼잣말)
서재의 글들로 봐선 마태우스님은 미녀들한테만 시간을 내주는 것 같다.
난 걍 포기하고... 마태우스님 글이나 읽자.

인터라겐 2005-06-25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두 지난번 1+1할때 구입했는데.. 고딩때 읽은기억에 자세히 생각이 안나요.. 이제 천천히 읽어야 하는데 아 이책을 먼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파란여우 2005-06-25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좋아요. 나두 제임스 조이스 리뷰 쓸테야요. 오늘 밤 안으로^^
보관함에 넣어두 되는 거죠?^^

panda78 2005-06-25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로닌 책들은 대체로 평균이상은 가는데, 이 책은 특히나 좋았지요. ^^
천주교에 약간의 호감을 갖게 한 책이기도 하구요. 근데 이게 667쪽이나 되요?

토토랑 2005-06-25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소설도 좋았어요 ~~
흠.. 이책은 디게디게 옛날에 읽었던거 같은데.. 가물가물.. 다시 함 봐야겠네요..

딸기엄마 2005-06-26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 전에 다시 읽었어요~ 역시 좋은 책은 시간이 지나도 감동을 주더군요...

마태우스 2005-06-27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우개님/아 네... 좋은 소설이란 게 뭔지 이걸 읽으니 감이 잡히더이다
토토랑님/아이 부끄럽게 왜 이러세요.. 글구 알라딘 분들은 다 진작에 이 책을 접하셨군요.. 아, 역시...
판다님/님도 역시 이 책을 거르지 않으셨군요. 전 젊을 때 뭐 했나 몰라!!...
파란여우님/님의 경쟁심이 알라딘을 풍요롭게 합니다
인터라겐님/1+1? 그런 행사도 있었군요. 전 그런 것에 워낙 어두워서요.... 서로 정보 교환 하자구요!
딸기님/여러 경로를 통해 님이 미인이란 얘길 들었거든요 그러니 걱정 안하셔도 되구요... 글구 시간이야 있지만 부끄러워서 어쩐담??
니르바나님/아이 님 왜이러실까.... 요즘 님의 이미지 사진이 각광을 받고 있어서 그런지, 님이 더 멋있게 보입니다
날개님/제 이름은 극비인데 이렇게 밝히심 어쩝니까까까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