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라디너 중 심하게 중독이 되어버린 소위 폐인의 비율은 64%에 달한다. 그들은 울먹인다. “이럴 줄 알았다면 알라딘을 시작하지 않는 건데...”
수니나라님은 본인 뿐 아니라 자녀들까지 알라딘에 중독된 상태다.
“그거, 유전인가봐요. 흑”
폐인의 기준은 인터라겐님 페이퍼에 잘 나와 있지만, 한마디로 요약하면 금단증상이 있으면 폐인이다. 어떤 금단증상이 있을까? 인터라겐님의 말씀을 그대로 인용한다.
“알라딘을 할 때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들어요. 추천을 받으면 밥을 안먹어도 배가 부른 것 같고, 졸린 줄 알았는데 잠도 안오고. 하지만 컴퓨터가 곁에 없으면 안절부절 못하지요. 누가 내 글에 댓글이라도 달았나 궁금해 죽겠고, 정신을 차려보면 허공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자신을 발견하구요. 하늘의 파란색이 알라딘 초기화면으로 보이고.... ”
재활에 들어갔던 폐인들이 다시금 알라딘을 찾는 건 다 금단증상을 견디지 못해서다. 보름간 알라딘 접속을 끊어 치료가 성공했다고 평가받았던 로드무비님이 눈이 충혈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 것은 치료에 한가닥 희망을 품고있던 많은 폐인들을 실망시켰다. 하지만 난 거기에 반론을 제기한다. 방법이 틀린 거지, 재활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재활치료에 쓰는 방법들은 다음과 같다.
-시간을 정해놓고 알라딘을 한다--> 처음에는 두시간 이내로 의욕적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하루 20시간 이내’같은 비현실적인 계획으로 수정된다.
-다른 서재에 안가고 내 글만 쓴다--> “내 서재로 돌아다니지만 않으면 돼!” 이러면서, 나중에 서재 하나를 더 만들어 돌아다니게 된다.
-컴퓨터 방에 열쇠를 채워놓고 출입을 불편하게 만든다-->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않게 되며, 식사도 그방으로 배달시킨다.
-컴퓨터를 없앤다--> 며칠만에 다시 산다. 그 과정에서 돈만 더 깨진다.
이런 방법들은 하나같이 가망이 없는 것들이었다. 싸이런스님처럼 중독 초기라면 모르되, 어느 정도 발을 들여놓은 사람이라면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 것이다.
“네무코님은 잘 계실까? 세실님은? 클리오님 이번주 리뷰 됐던데 이벤트 안하나?”
알라딘 전문가 마냐님은 알라디너들이 현실 세계보다 알라딘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훨씬 더 호기심을 갖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쩌면 알라디너들에게 진짜 현실은 알라딘일지 몰라요. 지구가 알라딘을 중심으로 돈다고 믿는 사람도 봤는걸요”
하지만 모든 중독에는 치료법이 있다고 한 파란여우님의 말씀처럼, 알라딘 중독도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걸 깨닫게 된 계기는 아주 우연한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부리 녀석이 사흘이나 컴을 안하기에 왜그러냐고 물어봤다.
“무, 무서워서 그래... 컴을 켜기도 두려워”
하던 일을 미룬 나는 부리를 무릎에 앉히고 자초지종을 들었다. 부리의 입을 통해 나온 진실은 실로 무서운 것이었다.
“스위트매직님이 나 때문에 화났어. 내가 홧김에 미녀면 다냐, 고 했거든. 그랬더니 화가 난 거야. 원래 자신은 미녀면 다라고 생각해 왔다면서 흑”
서재주인보기 댓글로 몇차례 고성이 오간 후, 부리는 알라딘에 로그인을 하지 못했다. 난 그제서야 무릎을 쳤다.
“안그래도 매직님이 요즘 왜 안들어오는지 궁금했는데, 부리 너 때문이구나!”
매직님이 화를 낸 것은 부리의 말이 나빠서가 아니었다. 매직님은 그러니까 부리를 이용해 재활치료에 들어간 거였다! 일단 누군가와 싸우고 나면, 그리고 그 누군가가 서재에 상주하는 폐인이라면 서재에 다시 들어가기가 겁나는 게 인지상정이 아니겠는가. 매직님이 금단증상을 호소하면서도 알라딘에 로그인하지 않고 보름을 버틴 것도 그 때문이다. 서재폐인을 잡아서 한판 붙어라, 이거야말로 바람직하진 않지만 거의 유일한 치료법이 아닐까.
서재질 때문에 일의 진도가 안나가는 나도 이 방법을 한번 써보기로 한다. 타깃은 서재계의 원로 가을산님.
[가을산님---
가을산님은 나이답지 않게 너무 앳돼 보여요! 누가 마흔살로 보겠어요!
그리고, 무슨 의사선생님이 그리 손재주가 좋으세요!
도장도 파고, 크로스워드 퍼즐도 잘풀고 말이야...
그러면 쓰겠어요?
그리고, 왜 그렇게 좋은 일들을 하는 거예요?
진보 운동에 적극 참여하시고 말이야....
다른 사람 기죽잖아요!
그리고 이말은 안하려고 했는데요
피부는 왜이렇게 좋으세요?
말이야 말이야...
그리고 왜 그렇게 날씬하세요?
나는 배나와 죽겠는데 말이야....
이상입니다. 앞으로는 그러시면 안돼요! 정의라는 게 있지...]
내 도발에 가을산님이 틀림없이 응해주실 걸로 믿는다. 내가 경외하는 가을산님이 화를 내신다면 나도 서재중독을 고칠 수 있지 않겠는가. 하.하.하. 여러분도 한번 해보세요.
도발 대상으로 추천하는 서재인: 아영엄마, 진/우맘, 클리오, 하이드, 스텔라09, 아프락사스, 발마스... 등 하루 세시간 이상씩 서재질을 하는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