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내게 유머가 있다고 해주셨다. 그분들 말씀대로 내가 유머가 있다고 치자. 어릴 적부터 내게 유머감각이 있었던 건 결코 아니다. 내 유머는 다 노력의 산실이었다. 하지만 노력으로 되는 건 한계가 있는 법, 조폭으로 비유하면 난 동네에서만 노는 양아치에 불과하다. 진짜 웃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의도에 있다. TV에서 하나도 안웃기는 사람들도 직접 만나면 웃겨 죽는다. 모 페스티벌에서 MC를 보던 무명 아나운서를 보면서 프로의 세계가 저런 거구나 싶었다. 유머도 없는 내가 그들을 평가한다는 건 그래서 말이 안될지 모르지만, 꼭 타이거 우즈보다 골프를 잘쳐야 골프 해설을 하는 건 아니다. 개그의 역사와 평가를 해본다. 내 나름의 기준에 의해서.


1. 초창기-안생긴 외모의 시대

초창기 개그맨들은 외모에서 한점을 따고 들어갔다. 웃기게 생겨서 웃긴 건지, 웃기니까 웃기게 생겨 보이는지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이기동, 배삼룡, 서영춘, 판다를 닮은 남성남 등 개성있는 얼굴들을 가진 사람들이 그 당시 브라운관을 주름잡았다. 그 하이라이트는 못생긴 걸 아예 전면에 내세운 이주일 씨, 그는 숫제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노래까지 불렀다.


2. 주병진

외모만으로 웃기는 시대에 종지부를 찍은 건 ‘개그계의 신사’ 주병진. 유머 능력에 있어서는 단연 최강이라 할만한 그는 잘생긴 사람이 웃기면 더 웃긴다는 통설을 입증해 줬다. 자기는 별로 안웃으면서 능청스럽게 사람을 웃기던 그는 제임스 딘 사업이 잘되면서 점차 사업가로 변신했고, 불미스러운 사건과 더불어 완전히 TV에서 사라졌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설치는 광경을 볼 때마다 주병진 생각이 난다. 유머지수 9.9


3. 심형래

심형래는 바보연기의 창시자라 할만하다. 사실 개그맨들이 바보 흉내를 낸 건 그 전에도 있었지만, 심형래만큼 노골적인 바보는 처음이었다. “영구없다!”는 유행어를 히트시키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그는 영화제작자로 변신, 몇 번의 성공과 한번의 실패를 소중한 경험으로 간직한 채 또다시 영화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유머지수 9.1


4. 이경규

난 이경규의 유머 능력을 그리 높게 보진 않는다. 그러니까 그는 능력에 비해 명성이 과대포장된 경우다. 그를 국내 최고의 개그맨으로 만들어준 몰래카메라는 이경규가 아니었다면 재미가 훨씬 덜했겠지만, 그건 그 혼자의 능력으로 된 건 분명 아니다. 기획력의 승리라고나 할까? 데뷔 초기 이경규는 큰 눈을 좌우로 돌리는 걸로 웃음을 유발했었고, 그래서인지 난 이경규의 눈만 봐도 웃음이 나온다. 유머지수 8.5


5. 이휘재

잘생긴 개그맨의 계보를 잇는 이휘재는 외모 뿐 아니라 몸매도 훌륭해, “롱다리”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면서 인기 정상에 선다. 하지만 이휘재는 웃기는 능력은 많이 떨어지며, 그를 스타로 만들어준 <인생극장>은 꼭 그가 아니더라도 그만큼의 시청률을 기록했을 것이다. 유머지수 6.5


6. 김국진

혀짧은 소리가 매력적인 김국진은 절묘한 표정 연기가 특기다. 그의 연기력은 <테마게임>을 히트 프로그램으로 만들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유머 감각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듯 싶다. 김국진 때문에 배아프게 웃은 기억이 하나도 없으며, 애드립 같은 것도 대단하지 않다. 프로골프에 정신이 팔려 우리 기억에서 잊혀지고 있다. 유머지수 7.5


7. 이윤석.서경석

연세대 출신의 이윤석과 서울대를 나온 서경석은 개그맨 중 학벌을 무기로 삼은 최초의 개그맨이다. “부신피질 호르몬이 뇌의 전두엽을 강타하고 거기서 나온 임펄스가 나의 심장에 난 털을 건드려...”같은 유머로 인기를 모았지만, 그딴 걸 자꾸 하면 질리기 마련, 그 뒤부터는 개그맨으로서의 자질을 그다지 보여주지 못했다. 이윤석은 ‘대단한 도전’에서 국민약골로 등장, 개그맨 시절보다 훨씬 더 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있다. 유머지수 이윤석 6.8, 서경석 7.7


8. 박준형

엽기를 개그에 접목시킨 최초의 개그맨. 그전 개그맨들도 웃기기 위해서는 별짓을 다하던 사람들이지만, 박준형처럼 이빨로 무를 갈아먹은 경우는 여태까지 없었다. 몰락해 가던 개그콘서트의 인기를 혼자서 떠받치던 그였지만, 유머감각은 부족한데 무만 갈아먹는 걸로는 시청자를 잡아둘 수가 없는 법이다. 유머지수는 7.3


9. 신동엽

“토끼가 말을 하다가 당나귀를 때렸어! 왜? 독수리가 시켰거든!” 이런 식의 정신없는 개그로 화려하게 등장한 신동엽은 장난기 어린 표정에 걸맞게 사람들을 웃겼다. 내가 보기에 신동엽은 당대 최고의 개그맨으로, 애드립은 물론이고 유머의 내공이 현역 개그맨들 중 1위다. 신동엽-김원희의 ‘헤이헤이헤이’는 정말이지 관객들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는데, 그 일등공신이 신동엽이다. 김원희가 빠진 ‘헤이헤이’는 가능해도 신동엽이 없는 ‘헤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신동엽의 비중은 절대적이었고, 그의 유머는 그만큼 훌륭했다. 유머내공 9.9


10. 배칠수

김대중이 자전거를 판 부시에게 따지고 때리기까지 하는 동영상은 900만번 이상의 펌질을 당했고, 그 성대모사를 한 배칠수는 졸지에 스타가 되었다. 그후 그는 ‘코미디하우스’의 3자토론, 최양락이 진행하던 ‘재밌는 라디오’에 나와 여러 사람의 흉내를 냈다. 성대모사는 유머의 종목 중 빠지지 않는 것이긴 하지만, 그건 기술이지 유머는 아니다. 배칠수가 성대모사가 아닌 유머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 유머지수 5.2


11. 남희석

그렇게 대단한 재능은 없어 보였다. 저런 사람이 왜 개그맨일까 싶었는데 MC로 가더니 진행을 제법 잘한다. 그는 천상 MC였다. 유머지수 5.8


12. 탁재훈

난 이사람을 존경한다. 무슨 가수가 이렇게 웃길 수가 있을까? 개그맨은 아니지만 여느 개그맨보다 웃기고, 토크만 따진다면 따라갈 자가 없다.

“외계인을 만난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이 질문에 탁재훈은 주저없이 손가락을 내민다(ET에서처럼). “일단 이렇게 하겠죠”

그는 애드립을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아티스트다. 자기는 안웃으면서 어쩜 그렇게 멋진 말들을 해대는지. 유머지수 9.7


13. 김용만

순간적인 재치가 있긴 하지만, 개그맨이라고 보기엔 그다지 웃기지 않다. 브레인 서바이벌의 MC는 그에게 딱 맞는 배역인 듯하다 (전에 쇼프로 MC를 보는데 어찌나 못보던지! 그러니까 그는 웃음이 있는 프로의 MC에 어울린다). 유머지수 6.0


14. 강호동

일반인보다야 낫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버틸 실력은 못되는 듯하다. 얼굴이 큰 걸 가지고 많이 우려먹던데, 지금도 그건 변함이 없다. 유머지수 4.9


15. 김제동

유머가 뭔지 알고 하는 개그맨으로 보인다. 자기 이름을 내건 토크쇼도 능히 진행할 만한 인재로, 개그도 뛰어나지만 풍부한 어휘력도 만만치 않아 ‘어록’이 인터넷에 나돌 정도였다. 유머지수 9.3


16. 유재석

토크박스에서 일약 스타로 발돋움했지만, 유머 능력은 그리 뛰어나지 않다. 개그맨은 아무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사람이라고나 할까. 지극히 평범한 재능을 가진 개그맨인데 계속 버티는 걸 보면 신기하다. 유머지수 5.1


17. 이경실

여성 개그맨 중엔 당대 최고다. 표정부터 시작해 웃음소리와 말투 등 모든 게 다 웃음 덩어리. 전 남편과의 사이에 있던 상처를 잘 극복하고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유머지수 8.5


19. 김늘메

“나만 봐!”로 떴던 김늘메는 귀염성에 호소하는 개그를 한다. 옛날로 따지자면 밥풀떼기로 날렸던 김정식의 아류? 이런 사람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딱 하나만. 유머지수 6.5


20. 유민상

폭소클럽에서 X-파일을 진행하고 있다. 뚱뚱한 몸매를 내세운 연기 대신 ‘마른인간 연구’라는 기상천외한 프로를 만들어 냈다.

“햇반을 왜 한숟갈씩 포장했을까? 아침에 40개씩 뜯어먹으려면 바쁠텐데”

폭소클럽 방청객들이 진심으로 웃는 건 이 코너밖에 없을 듯. 빛나는 아이디어를 능청맞은 표정으로 소화해내는 재주꾼이다. 이 프로가 종영되고 나면 어떤 개그를 들고 나올지가 진짜 궁금하다. 유머지수 8.3


21. 윤택

그만이 할 수 있는 개그를 한다. 눈을 반쯤 감고 어리버리한 표정을 짓는 게 트레이드 마크. 요즘 난 윤택 얼굴만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이런 개그맨은 대개 롱런한다. 유머지수 8.1


22. 김형인

“그런 거야?”가 뜨긴 했지만 웃기는 자질이 그다지 뛰어나 보이진 않는다. 그가 나온 다른 프로에서 제대로 웃긴 적이 없을 정도. 유머지수 5.4


23. 화상고 팀

웃기는 능력만 놓고 본다면 ‘웃찾사’ 중 단연 최고다. 주축인 김기욱이 황당한 부상으로 쉬게 되었는데도 고릴라 인형을 갖다놓고 8주를 떼울 정도로 임기응변에 능하다. 남들은 아이디어 고갈을 우려하지만, 자신들은 대학로 극장에서 1년 이상 공연을 했다면서 자신만만한 상태. 뭉뚱그려서 유머지수 8.7


24. 컬투

팀을 짠다고 다 시너지 효과가 나는 건 아니다. 서경석과 김진수의 결합이 해프닝으로 끝난 것처럼. 하지만 이 둘은 개그개에서 가장 웃기는 팀이다. ‘그때 그때 달라요’ 같은 프로는 여느 개그맨이 낼 수 있는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유머지수 8.9


25. 리마리오

느끼함을 무기로 쓴 유머로 빛을 봤지만, 반짝 스타로 그칠 듯. 기본적으로 웃기는 자질을 갖춘 사람이 아니며, 잘생긴 개그맨은 이제 차고 넘친다. 유머지수 5.2


결론:

최고로 웃긴 개그맨은 신동엽, 아쉬운 개그맨은 주병진, 가수 안해줘서 고마운 사람은 탁재훈. 아까도 말했지만 이건 순전히 나 혼자만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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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7-2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대단해요. 나도 신동엽 좋아요.

세실 2005-07-21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윤택과 컬투를 참 좋아합니다. 마태님의 유머지수는 몇이나 될까???

울보 2005-07-21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하,,도대체 마태우스님이 관심이 없는분야는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하루(春) 2005-07-21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경규는 꽁트에 강하죠. '대단한 도전'할 때 그의 꽁트는 대단했어요. 그냥저냥 방송일 안 하면 달리 할 일이 없을 것 같은 사람 - 이휘재. 강호동, 탁재훈 이야기는 절대 동감. 그런데 왜 안어벙이랑 노홍철 얘기는 없어요?

chika 2005-07-21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동엽에 한표요! 그리고 유재석은 유머지수가 높다기보다는 유재석이라는 인간 자체가 보통 사람들이 보여주는 평균적인 행동의 범위를 벗어나기때문에 많이들 좋아하는거 같아요.
근데 하루님, 노홍철도 개그맨이예요?

하루(春) 2005-07-21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노홍철 모르시나 보군요. 그 사람 되게 귀여운데... 시간 되시면 금요일에 '놀러와' 봐보세요. 거기서 정말 재밌어요.

chika 2005-07-21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히~ 하루님, 노홍철이 누군지는 알아요. 정말 시끄럽쟎아요. 그런데 말하는거 가만히 듣다보면 굉장히 선하고 솔직하고 반듯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근데 원래 개그맨이 아니라고 들은거 같아서요. ^^;

싸이런스 2005-07-21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아...정말 대단한 분석력...김제동 점수가 조금 아쉬워요. 난 9.9를 주고 싶은데..글구 내가 모르는 개그맨이 2명이나 나오네 ㅠ.ㅠ 추천은 이런 글에 하라고 있는거군요?

moonnight 2005-07-21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하세요. ^^ 저도 신동엽이 좋아요. 주병진씨는 많이 아쉽구요.

로드무비 2005-07-21 0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싸이런스님과 제 생각이 같네요.
9.9점을 주시잖고......
마태우스님의 유머는 최고예요, 최고!^^

엔리꼬 2005-07-21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배칠수의 점수가 좀 아쉽습니다. 배칠수씨는 성대모사가 뛰어나서 뜨긴 했지만, 단순히 성대모사 그 하나로 버티는 사람은 아니라고 봅니다. 남들처럼 성대모사로 유행어를 따라하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의 각본을 쓰지 않습니까? 개그맨중에 자기가 각본을 쓰면서 코너를 진행해나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를 생각해본다면, 그의 탄탄한 각본을 통한 코너의 진행은 높이 살 만 하다고 봅니다. 물론 신동엽처럼 애드립과 코믹을 가미하지는 못하겠지만, 다른 형식으로 남들을 웃길 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고 봅니다. 이게 더욱 고차원적 유머가 아닐까요? 저는 그래서 7.5

2005-07-21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5-07-21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유머지수가 궁금해요~

paviana 2005-07-21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건 어제나 그저께 올리셔야 되잖아요..술얘기만 한참 하시다 투표 끝난뒤 올리시다니..반칙이에욧 !!!

클리오 2005-07-21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국진이 왠지 모르게 참 좋았는데... 결혼생활을 그렇게 정리하고 나서는 영 실의에 빠진 것 같다는... 노홍철은 보고 있으면 너무 정신이 없어서리... ^^;

ceylontea 2005-07-21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기에 거론된 사람 반은 알고 반은 모르겠어요... ㅠ.ㅜ

마태우스 2005-07-22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어머 TV 너무 안보시는 거 아네요??? 젊은 감각을 따라가셔야죠!
클리오님/노홍철, 아직 관찰 중입니다. 사실 몇번 못봤어요. 김국진이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긴 하죠. 근데 유머는 그다지...
파비아나님/하하, 언제 곱창에 소주라도 한잔....하면서 화 푸시죠
아프락사스님/전 0.3입니다 하핫.
속삭이신님/글쎄요 조혜련은 대표적으로 외모로 웃기는 사람이라 그다지 높이 평가하지 않습니다. 전 직접 만나본 적도 있는데요 하나도 안웃겨요
서림님/그렇군요. 사실 성대모사도 유머의 한 패턴인데 5점대는 좀 심하죠? 각본은...성대모사에 맞는 각본이라 그리 어렵진 않을 것 같은데.... 6점대로 정정하면 안될까요?
로드무비님/김제동이 9.9까진 안되지 않을까요? 신동엽이 9.9니까.....9.3이면...
싸이런스님/님이 김제동을 그리 높이 평가하신다면, 저도 그렇게 하지요. 뭐. 아아, 난 미인계에 너무 약해...
문나이트님/언제 나이트라도...하핫. 조크입니다
치카님/노홍철 좋게 생각하는 사람 많더군요. 근데 저도 님처럼 정신만 없단 생각이...
하루님/안어벙은 개콘을 안봐서 모르구요, 노홍철에 대해서는 ...신동엽 풍을 이어가려는 듯하지만 자질이 모자라는 듯 싶어요, 아직은.
울보님/여자에 관심 없어요. 하하하핳하하하
세실님/윤택과 컬투, 참 웃기죠. 제 유머지수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0.3입니다. 세실님도 0.3 호홋
하이드님/신동엽의 능력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가 없는 듯하네요. 당대 최고의 개그맨인가봅니다
 

 

 

 

 

일시: 7월 18일(일)

누구와: 그냥 친구와, 남자다

마신 양: 소주 한병에 맥주 세병, 이상하게 이거 먹고 맛이 갔다. 친구가 나한테 간이 안좋냐고 했다.


최근 읽은 <술>을 보니까 술대결을 하는 건 전 세계적인 특징이었다. 마셔도 안취하는 걸 진짜 남자라고 생각을 한다나? 남자에 진짜와 가짜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남자들은 참 희한한 종이다. 누가 더 훌륭한 일을 많이 하는지에 관한 경쟁은 안하고 왜 쓸데없이 술대결을 하는 걸까.


주량이 소주 다섯병인 친구를 물리친 일화를 듣고난 친구가 내게 묻는다.

친구: 넌 왜 술대결을 하니?

나: 그건 말야, 강호의 고수와 같은 거야. 예컨대 내가 칼을 잘 쓰는 검객이라고 해봐. 저쪽 동네에 고수가 있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들어? 한번 붙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겠어?


친구가 다시 묻는다.

친구: 좋아. 근데 왜 너는 무리하게 소주 다섯병 마시는 애랑 술시합을 하는 거야?

나: 그럼 내가 소주 반병 마시면 쓰러져 자버리는 애랑 술시합을 해야겠니? 인간이란 갈매기와 같아.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하고픈 욕망이 있는 거야. 자기 한계를 알면서도 그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시도는 아름답고 숭고한 거야. ‘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에 보면 이런 말이 있어. 운명이 내게 해로울지라도, 피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데 그리스 비극의 숭고함이 있다고.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야, 알았어. 술이나 마시자!”

그날 난 정신을 잃었고, 친구가 태워주는 택시에 실려 집으로 갔다. 술시합은 이런 것이다. 그 친구의 주량은 소주 한병 미만인데, 나같은 대어를 낚을 수도 있는 것. 내 주량이 소주 두병 플러스 알파임에도 소주 다섯병인 친구를 케이오시킨 것처럼, 주량에 따라 승부가 나는 건 아니다.


어느 멋진 분과 술시합을 하기로 했다. <술>이라는 책에 보면 이렇게 씌여져 있다.

“여자는 남자보다 술이 약하다. 술을 흡수하는 데는 그만큼의 수분이 필요한데, 여성은 지방이 많고 수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둘째, 알콜분해효소는 간과 위에 있는데, 여성은 위에 그 효소가 없다..”

그래서 난 시합 전에 미리 술을 마시고 간다고 했다. 많이는 아니고 맥주 천씨씨 정도? 그랬더니 그분이 발끈하셨다.

“왜 나 무시해요? 응?”

그러면서 이런 말씀을 하신다. “음, 이런 말씀은 안드리려 했는데 저 12병까지 마셔봤거든요. 진로”

전작을 하고 간다는 이상한 계획을 중단하고, 몸 만들어 가기로 했다. 어쩌면 이번 금요일이 내 술일기의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 으음, 12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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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7-20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디.살아남으시길....

하이드 2005-07-20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 끊으셨다는 소문이 들리던데...

야클 2005-07-20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그래도 사람이랑 술대결하세요. 고래랑 하시지 말고.... 12병이라면 미션임파서블에 나오는 사람가면 쓴 고래가 아닐지.

paviana 2005-07-20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그런 글을 자꾸 쓰시니까 8번이 자꾸 올라가잖아욧 !!
전 7번에 어마어마한 퍼센트를 써놨는데, 이러시면 반칙이에요.
유머를 올려주세요.유머를..ㅠㅠ

라주미힌 2005-07-20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며칠전에 술 마셨는데, 코로나 한병(여자들이 주로 마신다면서요? ㅡ.ㅡ)과 맥주 500cc 먹고 토할 뻔 했습니다 ㅡ.ㅡ;
무지 시원한 맥주였는데, 아무래도 누가 약 탔나봅니다.
이 정도로 못 마시지는 않는데...

비로그인 2005-07-20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 얘기 고만 쓰세요. 술 고프단 말예요 ㅠ.ㅜ

조선인 2005-07-20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자꾸 이런 리뷰랑 페이퍼를 올리니까 예상수치와 다르게 웃기는 남자의 투표율이 저조하잖아요! 책임져요!!!

하이드 2005-07-20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머 페이퍼를 올리라 올리라!

돌바람 2005-07-20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폐인으로 몰면 안 될깝쇼. 혹시 저거 술도 안 먹고 쓸 거리가 없으니까 계속 올리는 거 아닐까요. 어제 따우님이 쓰신 마태님의 알코올장부 보셨지요. 가능하지 않아요. 사람이라면. 음모가 있는 거야요. 가끔 사진 찍어서 증거입네 보여주는 건 뭔가 구린 구석이 있기 때문일 거예요. 내말이 맞죠, 그죠? 아무래도 1번이라니깐.(뭘 믿고 이렇게 기어오르는지^^)

마늘빵 2005-07-20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녀가 안들어가서 재미없어요. 미녀를 등장시켜달라!!!

날개 2005-07-20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술 고만 드시고 저명소설가의 면목을 보이시어요~~ㅠ.ㅠ

연우주 2005-07-20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너무 뜸하세요. 제 서재에. 위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코멘트.

비로그인 2005-07-20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부디 살아서 돌아오세요!!!! ㅠ,ㅠ

클리오 2005-07-20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거에' 진로 12병을 뭐 몇 명이서 나누어 먹었었다는 이야기 아닐까요?? 어쩌나 두려움에 떨고 있는 마태님... ^^

마태우스 2005-07-20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두명만 되도 어떻게 해보겠습니다만....
가시장미님/더 어려운 고비도 넘겼는데요 뭘...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사실 이번이 가장 어려운 고비입니다
우주님/아, 네...제 사이트에도 뜸한 터라....예서 뵈니까 겁나게 반갑네요...
날개님/아 날개님. 언제나 제게 잘해주시는 날개님... 금요일까지만 먹고 더이상 안먹으려구 합니다. 이번주도 딱 두번, 아니 세번만 먹기로 했어요
아프락사스님/아이 참, 앞락사스님 정말 모르세요? 저 미녀랑만 술 마시는거^^
돌바람님/호홋, 사람이면 가능하지 않다... 그거 아세요? 저 낮술은 술로 안치구, 소주 한병 미만으로 마시면 술일기에 기재하지 않는 거^^
하이드님/아니 갑자기 웬 유머 페이퍼?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조선인님/어머 당선권에 있는 조선인님... 화내지 마세요. 전 누가 화내면 더더욱 멋져 보이는 희한한 습관이 있답니다^^
별사탕님/그러고보니 님과도 마실 기회를 주세요. 님의 내공을 배우고 싶어요
라주미힌님/그리도 멋진 리뷰를 올리는 라주미힌님, 술은 못하시는군요 음하하. 저보다두요. 껄껄껄. 신은 공평하다고 해야 할까요
파비아나님/유머라... 으흑, 사실 저 못웃겨요! 그나저나 언제 술이라도 한잔..
사막의 그림자님/울보에 관한 정의, 그거 진짜입니까? 그럼 술보도 자주 먹는 사람이겠네요? 님도 소주 3잔씩 매일 드시면 술보일 수 있단 말이죠, 으음... 앗 글고보니 처음 뵙는 듯..반갑습니다. 꾸벅.
야클님/그 미녀분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제 생각에는요, 12병을 드신 적이 있다는 거지 늘 그러는 건 아니라고 봐요. 저도 언젠가는 12병을 마실 날이 있을 거예요. 이렇게 노력한다면요!
하이드님/그 소문, 제가 낸 겁니다. 실제로 저 화요일부터 안마시고 있습니다(이틀이구나..)
물만두님/저 만두님 버리고 어디 안갑니다^^


싸이런스 2005-07-21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웬만하면 이번엔 그 미녀에게 져주세요. 마태님이 감당하시기엔 그 분은 넘 높은 산이여요!

moonnight 2005-07-21 0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두병이라니욧 털썩 ㅜㅜ 아무리 미녀지만 이번엔 절대 오바하지 마시길 ^^; 전작은 꿈도 꾸지 마시고 열심히 몸만드셔요. 무섭습니다. -_-;

마태우스 2005-07-2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런스님/장렬히 산화하렵니다^^ 미녀한테 지는 건 안속상합니다
문나이트님/전작은 진작에 취소했습니다^^ 몸 열심히 만들겠습니다. 님도 무섭군요!
 

따우님, 존경합니다. 어케 이걸 다 찾으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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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님 이벤트 투표, 아직도 안 하셨나요?
이런 이런... 다음을 꼭 읽어보시고,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09634
여기서 꼬옥~ 투표하세요오~!!! 몇 번에 하실지는, 아래 참고자료를 읽어보시고, 험험; 판단하시길 :)


1. 일시: 1월 2일(일) / 마신 양: 맥주--> 소주

2. 일시: 1월 6일(목) / 마신 양: 소주, 겁나게 많이

3. 일시: 정확히 밝히지 않아 모름 / 마신 양: 소주 한 병 반, 까지 확인 됨

4. 일시: 1월 8일(토) / 마신 양: 소주 몇잔--> 맥주, 그리고...
(이 때 나도 있었다 그리고 쩜쩜쩜은 대략 양주 소짜 두 병 되겠다)

5. 일시: 1월 10일(월) / 마신 양: 머리 끝까지

6. 일시: 1월 14일(금) / 마신 양: 겁나게 많이

7. 일시: 1월 17일(월) / 마신 양: 소주 두병 조금 못미치게, 맥주 두캔

8. 일시: 1월 18일(화) / 마신 양: 소주 한병+알파--> 맥주

9. 일시: 1월 19일(수) / 마신 양: 소주 한병--> 생맥주

10. 일시: 1월 21일(금) / 마신 양: 그날 좀 마셨다
 
11. 일시: 1월 22일(토) / 마신 양: 소주--> 양주

12. 일시: 1월 24일(월) / 마신 양: 소주 두병 조금 못미치게...

13. 일시: 1월 28일(금) / 마신 양: 나타나 있지 않다 그러나 능히 짐작 가능하다 --;

14. 일시: 1월 29일(토) / 마신 양: 알라딘 번개에서 맥주--> 모임 가서 소주-->보드카--> 결국 맛이 갔다

15. 일시: 2월 1일(화) / 마신 양: 소주 1병 플러스 알파--> 맥주

16. 일시: 2월 4일(금) / 마신 양: 코가 비뚤어지게

17. 일시: 2월 5일(토) / 마신 양: 코가 비뚤어지게.... 정신 잃음.

18. 마신 날: 2월 11일(금) / 마신 양: 또 맛이 갔다...

19. 19번 엄따!!!

20. 일시: 2월 19일(토) / 마신 양: 고량주--> 맥주

21. 일시: 2월 21일(월) / 마신 양: 소주, 그리고 선생님이 가져오신 발렌타인 17

22. 일시: 2월 22일(화) / 마신 양: 소주---> 생맥주, 막판에 필름 끊김

23. 일시: 2월 23일(수) / 마신양: 소주--> 생맥주

24. 일시: 2월 28일(월) / 마신 양: 막걸리---> 비싼 술로 마무리.

25. 일시: 3월 6일(일) / 마신 양: 소주 반병--> 한병 반 추가, 도합 두병

26. 일시: 3월 7일(월) / 마신 양: 소주 한병--> 비싼 술

27. 일시: 3월 10일(목) / 마신 술: 소주--> 데킬라

28. 일시: 3월 12일(토) / 마신 양: 소주--> 맥주, 물론 필름이 끊겼다

29. 일시: 3월 16일(목) / 마신 양: 폭탄주 여덟잔, 그리고 양주 몇잔...

30. 일시: 3월 21일(월) / 마신 양: 소주 두병 조금 덜마셨다

31. 일시: 3월 22일(화) / 마신 양: 소주--> 맥주, 엄청

32. 일시: 3월 23일(수) 교수모임 / 마신 양: 고량주--> 맥주

33. 일시는 안 나와 있다. 찾기 귀찮아서 그냥 둔다 / 마신 양: 소주--> 맥주

34. 일시: 4월 2일(토) / 마신 양: 기본은 했다...막판에 죽을까봐 도망감.

35. 일시: 4월 5일(화) / 마신 양: 맥주 피쳐를 꽤 마신 것 같다.

36. 일시; 4월 7일(목) / 마신 양: 겁나게 많이...

37. 일시: 4월 8일(금) 마신 양: 소주, 겁나게 많이

38. 일시: 4월 9일(토) / 마신 양: 소주--> 맥주

39. 일시: 4월 10일(일) / 마신 양: 맥주---> 소주, 결국 고꾸라지다

40. 과 학생 전체에 회 돌린 날이었다. 얼마를 마셨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41. 일시: 4월 12일(화) / 마신 양: 소주--> 맥주

42. 일시: 4월 15일(금) / 마신 양: 맥주만

43. 일시: 4월 16일(토) / 마신 양: 아, 정말 대단했다

44. 일시: 4월 19일(화) / 마신 양: 대단했다 정말.

45. 역시 양 얘긴 없다. 마이클 조던과 치질 얘기만 잔뜩.

46. 일시: 4월 26일(월) / 마신 양: 맥주 3캔, 소주 한병

47. 일시: 4월 26일(화) / 마신 양: 소주 두병반+생맥주 2000, 피곤해서 그런지 컨디션이 절정이었음.

48. 일시: 4월 27일(수) / 마신 양: 소주--> 맥주

49. 일시: 4월 29일(금) / 마신 양: 죽이게 마셨다....

50. 일시: 5월4일(수) / 마신 양: 겁나게 많이, 정신 잃음

51. 일시: 5월 5일(목) / 마신 양: 제법, 하지만 정신은 멀쩡했다

52. 일시; 5월 7일(금) / 마신 양: 알면서 뭘.... 주량에다 한잔 더 마심.

53. 일시: 5월 5일(목) / 마신 양: 소주--> 소주-->소주

54. 일시: 5월 9일(월) / 마신 양은 없다. 청주번개 날이다.

55. 역시 일시와 마신 양이 없다. 제주도 다녀오셨단다.

56. 일시: 5월 12일(목) / 마신 양: 기본만

57. 일시와 양은 여전히 없다. 그러나 이 때는 그가 사랑니를 빼고 금주를 다짐한 직후였다!

58. 일시: 5월 25일(수) / 마신 양: 맥주--> 소주

59. 일시: 5월 26일(목) / 마신 양: 맥주---> 소주

60. 일시: 5월 31일(화) / 마신 양: 소주 두병여...

61. 일시: 6월 9일(목) / 마신 양: 소주 반병--> 소주 1병 + 맥주

62. 일시: 6월 10일(금) / 마신 양: 엄청남

63. 일시: 6월 11일(토) / 마신 양: 그럭저럭 기본은...

64. 행방불명.

65. 일시: 6월 15일(수) / 마신 양: 겁나게 많이

66. 일시: 6월 16일(목) / 마신 양: 기본만 했다

66. 일시: 6월 17일(금) / 마신 양: 겁나게 많이, 거의 죽었다...
(자세히 보시라. 66이 두 번이다. 64는 없다.)

67. 67도 없네; 빈 구석이 왜 이리 많을꼬 -_-;

68. 일시: 6월 20일(월) / 마신 양: 맛이 갈 때까지

69. 어디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70. 일시: 6월 22일(수) / 마신 양: 그냥 기본만....

71. 일시: 6월 23일(목) / 마신 양: 흑흑.

72. 일시: 6월 25일(토) / 마신 양: 그래도 꽤 마셨죠...

73. 일시: 6월 27일(월) / 마신 양: 아주 많이

74. 일시: 7월 1일(금) / 마신 양: 기본은 했다...

75. 일시: 7월 2일(토) / 마신 양; 아직 모른다 ==> 미리 써놓고 나갔기 때문이다.

76. 일시: 7월 4일(월) / 마신 양: 소주 한병 반?

77. 일시: 7월 5일(화) / 마신 양: 코가 비뚤어지게

78. 일시: 7월 6일(수) / 마신 양: 소주 한병 반이 1차였고....

79. 그 유명한(!) 귀염둥이 사진 퍼레이드 한 날이시다.

80. 일시: 7월 8일(금) / 마신 양: 맥주 엄청, 그리고 소주

81. 일시: 7월 9일(토) / 마신 양: 소주--> 보드카--> 양주

82. 일시: 7월 14일(목) / 마신 양: 소주 한병, 맥주 세병

83. 일시: 7월 16일(토) / 마신 양: 소주 두병 플러스 알파.

--------------

빠진 것은요..

19번째: 만기형 (댓글:10, 추천:1)
마태우스(mail) 2005-02-21 12:56

--> 카테고리 잘못. 내가 본 영화들에 있어요

 

64번째는 어디갔을까요? 맘잡고 찾아봐야겠어요 따우님, 감사합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셔서요.

66번이 두번 있는 걸로 보아 아마도 한꺼번에 쓰다가 헷갈렸을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어찌되었건 총 숫자는 맞네요^^

67번째: 기준(19세 불가) (댓글:19, 추천:12)
부리(mail) 2005-06-20 15:59

--> 찾아보니 부리의 '잡담'에 있어요. 카테고리 잘못.

 

69번째도 있는데요?

69번째 술: 사진이 곁들여진 술일기 (댓글:22, 추천:4)
마태우스(mail) 2005-06-23 13:23

날짜: 6월 21일(화)
마신 양: 소주 두병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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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0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7-20 0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터라겐 2005-07-20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론은 8번이 정답이네요...ㅎㅎㅎㅎ

2005-07-20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7-20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7-20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사용설명서 3
톰 히크먼 지음, 김명주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많은 사람들의 오해와 달리 난 알콜중독이 아니다. 술을 마시고픈 마음이 드는 건 일년에 2-3일이지만, 술을 마시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그보다 훨씬, 대략 20번 이상 한다. 인기가 많아 술을 자주 마시는 거지, 마시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마시는 건 아니라는 거다. 그럼에도 내가 술의 상징 쯤으로 오해되는 것은 술자리에 나갈 때마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나의 이상한 습관 때문이고, 내가 늘 고치려고 노력하는 부분이다. ‘사용설명서 술’이란 책은 그런 나에게 적합한 책으로 보였다. 그래서 읽었다.


책의 앞부분에는 이름도 잘 모르는 술의 종류와 제조법, 그리고 술에 얽힌 역사가 나온다. “럼은 식민지 미국의 노예매매를 가속화했다” “브랜디라는 말은 네덜란드어 브랜드위인, 즉 태운와인에서 유래한다”

술꾼에는 두종류가 있다. 술 자체를 즐기는 사람, 그리고 나처럼 양으로 마시는 사람. 전자라면 술의 역사나 원료 등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겠지만, 나처럼 술맛이 어떻든 많이만 마시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그런 건 사치일 뿐이다. 섬씽스페셜과 발렌타인 30의 맛 차이도 모른 채 원샷을 해대는데, 발렌타인 30의 제조법이 중요할 리가 없다. 유유상종이라고 내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토닉워터가 말라리아 약인 키니네의 쓴맛을 희석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진(jin)과 찰떡궁합이 되었다고 설명해봤자 이런 대답만 돌아올 거다. “야야, 헛소리 하지 말고 좀 따라 봐. 잔 빈 지가 언젠데!” 그러니 책의 전반부가 내게 얼마나 지루했겠는가.


하지만 술에 취한 사람들의 기행이 소개되고, 건강과 알콜의 관계가 언급되는 후반부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한 취객은 말과 정사를 벌여보면 어떨가 궁리하다가 체포되었고” “만취한 보안요원이 방탄조끼가 칼을 막아주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동료의 방탄조끼로 칼을 찔러..” “헤밍웨이는 술을 마시고 글을 썼다. 처음에는 맥주 몇잔이었지만 나중에는 자기 소설 속 인물들만큼 술을 마셨다” 저자는 헤밍웨이가 머리에 총을 쏜 것도 술 때문이라고 한다. 알렉산더가 서른둘에 죽은 것도 살벌한 술시합을 벌이던 결과였다는 것도 모르던 사실이다. 저자는 술의 위험성을 잔뜩 경고하지만, 다음과 같은 위로도 아끼지 않는다.

“적당히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며, 그들은 평균 15년을 더 산다”

중요한 것은 바로 ‘적당히’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내가 못마시는 와인에 대한 설명은 많은데 내가 즐겨하며 한국인의 술인 소주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 영 서운했다. 또 하나. 저자가 영국인이라 영국의 술고래들을 잔뜩 소개한 건 그렇다 쳐도, 술 강대국으로 러시아나 일본은 언급하면서 진정한 강대국 우리나라를 빼먹은 건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술 소비 분야에서도 선두는 러시아다...유럽 밖에서 음주문제가 가장 심각한 나라는 일본이다...”

러시아의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일본한테 뒤지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 설령 그게 술이라 해도! 안되겠다. 더 열심히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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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2005-07-19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으신 이상, 그리고 이 책의 리뷰를 쓰신 이상, 마태우스님은(이 얼마나 오랜만에 불러보는 "풀네임"인가요!) 저에게 술을 3번 사주셔야할 의무가 있으신 겁니다만, 뭐 법적으로는 구속력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소주에 콜라를 타 먹는 지저분한 버릇이 최근에 생겼고, 안주는 가리지 않습니다만, 함께 술먹는 무리들을 밤새도록 억지로 술먹이고 집에 못 가게 하는 예쁜(!) 술버릇이 있습니다.
암튼 마태님, 딱 걸리셨어요. 사랑의 증표로, 추천 한 방 쏘겠습니다. 저도 일본에 뒤지는 것은 참을 수가 없으니 오늘 밤부터 일단 달려보도록 하지요.

조선인 2005-07-19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음, 죄송하지만 투표를 의식한 리뷰라는 생각이 팍팍 듭니다.
많은 사람의 오해와 달리 난 알콜중독이 아니다. ㅎㅎㅎ

비로그인 2005-07-19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기가 많아 술을 자주 마시는 거지, 마시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마시는 건 아니라는 거다.
-> 이부분 읽고 쓰러집니다. ㅋㅋㅋ _-_)~

마태우스 2005-07-19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과님/님과 3번의 술자리가 보장된 거군요^^ 저야 뭐 좋죠! 사과님이 알라딘 분들의 설문조사에서 같이 술을 마시고 싶은 사람 1위에 석달 연속 선정된 거 모르세요?? 오늘 밤부터 달려보아요^^
조선인님/그, 그건 아니구요, 사실 제가 이 책을 읽게 된 사연을 얘기하자면 30분 쯤 걸립니다^^ 글구 저 알콜중독 진짜 아니어요!

마태우스 2005-07-19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어머머 그거 진짜예요!!!

진주 2005-07-19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알콜 중독자가 아닌 거 확실해요. 현재까지는.....!

날개 2005-07-19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콜중독이 아니라고 항변하는 그 노력이 가상해서 추천 때리어요~! ^^

하이드 2005-07-19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한시간에 편한 사람들과 집에서 들고 나간 발렌타인 30년을 딴 적이 있습니다. 평소처럼 언더락으로 마시려니, 그건 30년에 대한 모독이야! 버럭!하길래, 스트레잇으로 마셨는데, 그 진한 초콜릿향이라니요. 으으음. 어젯밤엔 잭다니엘, 오늘은 발렌타인;;; 아버지는 아직도 집에 4병 있는줄 알고 계시지만;;;

2005-07-20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7-20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7-20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리오 2005-07-20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윽. 즐거웠습니다.. 글고 위에 하이드님은 좀 걱정이 되는군요... --;; 근데 알렉산더 대왕은 의문의 열병으로 죽은게 아니었나?? (기억이 혼미.... )

마늘빵 2005-07-20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은.... 빨개질때 그만~

paviana 2005-07-20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잭다니엘이라니요.하이드님 .거기다 들어 보기만 한 발렌타인..
언더락이라니요..그건 정말 모욕이네요.
음 부모님들은 술이 몇병이 남아있는지 잘 모른단 말이시죠.저도 한번^^;;;

마태우스 2005-07-20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저랑 17년으로 한번 붙죠! 진로소주 17년!!^^
아프락사스님/전 웬만해선 안빨개져요. 그래서 잘 몰라요
클리오님/책에 의하면 그래서 죽었다는데요? 글구 술 먹으면 열도 나잖아요. 게다가 시합에서 지기까지 했으니.
하이드님/30년 아직 남았어요? 두잔만 저 주시면 안되요?
날개님/날개님의 신기한 점. 1. 늘 추천을 날린다. 2. 추천의 이유가 매번 다르다. ^^
진주님/그럼요! 알아주는 이 님밖에 없으세요!

바보베짱이 2005-07-21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마태우스님께 일전에 연락드렸다 상냥한 거절말씀 들었던, 이 책을 만든 편집자입니다. 이 시리즈를 알리기 위한 블로그를 네이버에 만들었는데, 서평 좀 퍼가겠습니다. 이 시리즈 서평 올려주신 분이 마태우스님 말고도 두 분 더 있던데, 일일이 쪽글 달면 블로그 광고하려는 의도로 보이지 않을까(사실은 그런 마음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싶습니다. 생각하다 마태우스님께만 대표로 말씀드리는 이유는, 사실은 어제 술일기도 퍼간 게 있어서요. 혹시 퍼가지 말라 하시면 지울게요. 편하고 재밌게 꾸미려고 노력 중인데, 한번씩 놀러와주시면 감사하지요. 참, 재미있는 서평 감사합니다.

마태우스 2005-07-22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보베짱이님/서평 퍼가셔도 괜찮습니다. 지금은 <섹스>를 읽고 있는데요, 초반부터 겁나게 재미있습니다. 그 책의 서평은 무지하게 호의적일 것 같네요^^ 네이버 블로그 어딘가요? 찾다가 실패했습니다. 길눈이 좀 어두워서요...

바보베짱이 2005-07-22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블로그 주소까지 써놓고 도망가면 너무 강요하는 것 같아 보일까봐 못썼는데요. 넵, 충분히 짐작하셨으리라 생각하는데, 제가 또 한소심하거든요. 블르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userguide123 입니다. 그리고< 섹스>의 서평, 학수고대하고 있겠습니다.

꾸움 2005-07-26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암튼, 별별 주장을 다 하신다니깐~ ㅎㅎ
네네, 일본한테 질순없죠~ ㅇ ㅏㅈ ㅏㅇ ㅏㅈ ㅏ!! 마태님만 믿으께여.ㅋㅋ..
 

 

 

 

 

몇 년 전, 조선시대 것(350년 전)으로추정되는 미이라 한구가 나온 적이 있다. 어떻게 그런 미이라가 만들어졌는지 모른다. 회를 바른 밀봉된 관에 들어있던 그 미이라는 수분을 다 빼앗겨 바싹 마른 상태로 오늘날까지 보존된 것이다. 그 미이라를 가지고 벌써 논문 두편이 나갔고, 세 번째 논문을 쓸 팀이 구성되었다. 나도 얼떨결에 그 팀의 일원이 되었는데, 이유인즉슨 그 미이라의 장을 검사해 기생충에 감염되었는지 여부를 알기 위함이다. 다른 미이라를 가지고 고대에서 한 연구에 의하면 기생충이 나왔다고 하니, 이번에도 있을 가능성이 있다. 기생충이 있든 없든, 연구팀은 이 미이라를 가지고 CT도 찍고, 장기 검사도 할 예정이며, 내시경도 한단다.


미이라를 봤다. 나이어린 아이의 미이라를. 두 손으로 자신의 성기를 가린 채로 누워있는 미이라. 물기가 없어 거죽이 늘어졌지만, 보존상태는 꽤 좋았다. 머리카락도 있고, 이빨도 다 있다. 이 아이의 나이가 5세 6개월인 것을 알게 된 것은 다 이빨 때문이다. 좋은 관에 들어간 것으로 보아 양반이었고, xx 윤씨 문중이라는 것도 알아냈다. 외상은 없지만 기관지에서 피가 응고된 걸 현미경으로 확인했으니 결핵 같은 것이 사인일 수도 있겠다.


미이라를 바라보는 내 마음은 착잡했다. 어쩌자고 미이라가 되어 다시금 고생을 하는가 싶어서. 6살도 되지 못하고 죽은 것도 억울한데, 몇백년이 지난 뒤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시달림을 받아야 하다니. 장기를 검사하기 위해 등 뒤에 구멍이 뚤려야 했고, 그 시절에는 상상도 못했을 CT와 내시경을 찍혀야 한다. 양반으로 태어나 그래도 잘 살던 애고, 많은 이의 애도를 받으면서 좋은 관에 묻혔는데 그게 이렇게 화를 부를 줄이야. 그런 생각을 하니 그 아이의 얼굴이-비록 눈과 코는 없지만-슬퍼 보였다.


하지만 꼭 그렇게 생각할 일만은 아닐지 모른다. 살아생전에는 꿈을 펼치지 못했지만, 죽은 후긴 해도 미이라로 남아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그 시대 사람들에 대해 알 수 있는 연구재료 역할을 할 수 있으니까. 그냥 죽어서 세균에 의해 분해되는 것보다 그 편이 훨씬 더 보람있지 않겠는가? 이번 연구가 끝나면 박물관에서는 원형을 복원하여 전시를 한다고 하니 후대까지 이름을 날릴 수 있다. 신은 모든 인간에게 사명을 줬다. 알라딘을 하면서 내가 받은 소명을 이해한 것처럼, 그 아이의 소명은 바로 이런 것이었는지 모른다. 비록 난 그 아이의 장을 꺼내면서 미안해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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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07-19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삼가는 마음으로 조사해주시니, 그 아이님도 이해할 거예요.

클리오 2005-07-19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이런 곳에서 역사, 고고학자와 기생충 학자 등 많은 사람들이 만나는군요... 그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흥미로워요.. (마태님께서 받은 소명은 유머?? ^^)

꾸움 2005-07-19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ㅁ ㅏㅌ ㅐ 님이 이런 일도 하시는구나..
몰랐어여^^;

파란여우 2005-07-19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아요. 파평윤씨라고 하셔도 전 다 이해합니다.^^

비로그인 2005-07-19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적이면서도 슬픈글이네요. ㅠ.ㅠ 마태우스님... 그것이 그 아이의 소명이라면..
잘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것이 마태우스님의 또 하나의 소명이겠죠? ...

진주 2005-07-19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제가 마태님을 좋아하는 이유가 이 페이퍼에 있네요.
...그러니까 이벤트 보기에 "마음이 따뜻한 남자"가 빠진거란 말예요.

마태우스 2005-07-20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부끄럽습니다. 사실 알라딘 분들 다 따뜻하죠 뭐... 님의 글에서도 제가 엄청 따스함을 느낀답니다 (더워요!)
가시장미님/네...미이라 보면서 내내 슬펐어요... 죽은 뒤에도 파헤쳐지는 아이의 슬픈 운명이. 님 말씀대로 할께요
여우님/파평윤씨 아니어요 절대로!
꾸움님/헤헤헤헤헤 저도 이생활 한 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클리오님/.제 소명은 알라딘 서재질이죠^^
숨은아이님/그리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moonnight 2005-07-20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셨군요.. 죽은 이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갖고 계시는 분의 손에 맡겨져서 그 아이도 감사할 겁니다. 소명에 관한 말씀. 생각해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