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돌아와줘서 고맙다 기니피그야'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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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게 당첨자를 공고하게 되었습니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번에 '돌아와요 이벤트'라는 걸 했습니다. 서재를 떠나신 두분이 돌아오는 데 가장 공헌한 분을 (나중에 돌아오고) 나서 정해주는 방식이었고, 끝내 안오시면 투표로 당첨자를 뽑겠다고 했지요. 많은 분들이 두분께 좋은 글들을 남겨주셨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호소에도 그 두분은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8월 16일, 마감시한을 지나서 쓸쓸한 마음으로 당첨자를 정하려 했습니다. 투표 방식으로요. 그런데.

두분이 돌아오신 겁니다. 제 이벤트의 효과 때문은 아니겠지만, 약속이나 한 듯 돌아오셔서 얼마나 기뻤는데요. 두분의 서재에 남겨진 엄청난 수의 환영인사를 보면서 무척이나 흐뭇했습니다.

두분께 당첨자를 정해 달라고 한지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 두분은 판다님과 치카님이 가장 고마웠다고 하네요. 당첨되신 두분께 축하드리며, 돌아와주신 두분께는 제 마음을 둘로 나누어서 드리겠습니다.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아울러 감사드립니다.

* 당첨자 두분께서는 5만원 상당의 책 혹은 6만원 상당의 너굴님 악세서리를 골라 주시기 바랍니다.

** 간략한 소개

판다님: 78년생으로 진짜 판다처럼 생겨서 놀랬다. 유머감각 짱이고 날씬한데도 불구하고 다이어트를 한다면서 엄살을 부린다. 엄살이라고 하는 이유는 말만 그렇지 밥을 산처럼 드시기 때문. 미술에 조예가 깊으며 취미는 맥주다.

치카님: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있는 분. 단지 제주도에서 몇차례 목격되었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웃는 소년의 이미지가 특징이라 10대라는 설도 나돌고 있지만, 의외로 30대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웃는 이미지처럼 잔잔한 미소를 주는 글을 주로 쓰시며, 이벤트에 강해 이벤트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당첨이 된다. 돌아와요 이벤트에서도 가장 강려한 우승후보였는데, 그녀가 당첨되었을 때 다들 '역시나!'라며 부러워했다는 후문. 두분,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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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주 2005-08-29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진짜 축하~ 또한 무척 부럽군요. ^^

마태우스 2005-08-29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씨방 온지 세시간, 요금이 4500원을 넘어섰다...으,,,가야겠다.

바람돌이 2005-08-29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치카님 축하드려요. 두 분이 가장 큰 공헌을 하셨다니 마태님과 함게 감사의 맘을 전합니다. ^^

하이드 2005-08-29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저랑도 그 취미 나누어요. 딘타이펑에서 칭따오 맥주 어때요? ^^
아, 치카님, 치카님은... 한라산... 다음날은 진주식당에서 오분작. ^^;

클리오 2005-08-29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아직도 피시방에서 작업을 하셔야 되는건가요? 고생하셨습니다. 그런데 거의 10만원이 넘어서는 이벤트를 하시는 재벌 2세가 4,500원에 약해지셔서야.. 흐흐.. ^^ 글고 당첨되신 두 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하이드 2005-08-29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클리오님은... 그냥 우리는 이슬만 마셔요. 음하하
네. 저 어제부터 얘기하던 그 와인 땄습니다. 뭔가 상태가 안 좋습니다. 그..그러니깐 와인 상태가요 -_-a

조선인 2005-08-29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치카님, 무지하게 축하드려요.
역시 두 분은 마을의 지킴이세요. *^^*

paviana 2005-08-29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저 오늘 딘타이펑 가요..칭타오도 매우 좋아하지만 오늘은 죽엽청주랍니다..ㅎㅎ 이벤트에 되신 두분 모두 축하드리고요..두분 모두 다 돌아와주셔서 넘 감사해요

ceylontea 2005-08-29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잣말로...)음... 딘타이펑은 또 어디에 있는게냐...)
당첨되신 두분 축하드려요..

마늘빵 2005-08-29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은 이벤트 휩쓸기 쟁이 ㅋㅋㅋ

실비 2005-08-29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분 추카드려요~~~ 역시 대단하셔요~

chika 2005-08-29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어?
엥? 이건 또 뭔 소리랍니까?

으음,,,, 머 헌것도어시 영 허난 당황스러웡....

아, 그니까 제가 참 고마웠다고 해 주셔서 감사하고.. (전 휴가끝나고 왔는데 두 분이 저보다 먼저 돌아와서 서재를 지켜주고 있어서 더 감사했어요)

이벤트당첨이라고 하니 당황시러운디..ㅋㅋ (이 모든 영광은 마태님에게 돌리겠사옵~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마태우스님 고맙습니다!! ^^

숨은아이 2005-08-29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아야아, 축하드려요!

잉크냄새 2005-08-29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벤트가 곧 마태님의 마음이었죠. 멋진 이벤트였습니다.

날개 2005-08-29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판다님, 치카님 축하드려요...^^*

sooninara 2005-08-29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
그리고 마태님 멋쟁이..ㅋㅋ

2005-08-29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5-08-29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지금까지 다는 안되구요, 이것만 보낼께요. 미안해요. 그 전 게 없어서...
수니님/님도 멋쟁이! 멋쟁이끼리 놀아요!
날개님/저두요
잉크냄새님/어쨌든 끝이 좋아서 저도 좋아요
속삭이신 ㅅ님/님 서재에 남겼습니다
숨은아이님/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분 축하해주기가 사실 쉽지 않은데, 알라딘 분들은 참..
치카님/어여 골라 주시길!
실비님/대단하다는 건 치카님에게 강림한 벤트신이 대단하단 거죠?^^
아프락사스님/그러게요.. 비결이 뭔지..
실론티님/딘타이펑이 뭔지 저도 몰라요 저희가 너무 나이가 많은 걸까요.
파비아나님/저기 그러니까 아주 멀리 가신다는 뜻입니까?
조선인님/어떻게 하셨기에 두분이 돌아오셨는지 저도 궁금합니다^^
하이드인아테네님/잘 다녀오시길!
클리오님/제가 피씨방 가는 돈 아껴서 재벌이 된거랍니다. 이번주 로또번호, 맞추기가 겁나게 어렵더이다. 세상이 어찌 되려고 이러는지..
바람돌이님/제가 뭐 한거 있나요...부끄러워요.
우주님/마음이 따뜻한 우주님과 술마시고 싶다^^



2005-08-29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05-08-30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보았네요,
치카님 판다님 축하드려요,,
마태우스님도 고생하셨습니다,,무슨고생이지????????????흐흐
아무튼 새벽별님이랑 진주님이 돌아오셔셔 너무 좋아요,

진/우맘 2005-08-30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panda78 2005-08-30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하필이면 제사지내러 내려간 날 공고가 나올 게 뭐랍니까. ㅎㅎㅎ
마태님, 감사합니다- ^ㅂ^
새벽별님과 진주님께 상당한 부담과 압박을 주신 듯 하옵니다. ㅎㅎㅎㅎ 여튼 두 분 돌아오신 건 뭐 두말할 필요도 없이 기쁘고 기쁜 일이고,
이렇게 대박 상품을 거머쥐게 된 것도 기쁘고 기쁩니다. ㅎㅎㅎ
(사실은 제가 뒤에서 저를 뽑아주세요오 하고 눈물로 호소해서 마지못해 뽑아주신 거라는.... 쿨럭.. ;;)

2005-08-31 0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박예진 2005-09-02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판다님이랑 치카님 멋져요 !!
우리가 기다리던 새벽별님과 진주님을 돌아오게 해 주신 분.
우와아~^^
물론 마태우스님도 멋져요. ㅎㅎ
 

한겨레에 반가운 얼굴이 실렸다. 기독교방송의 정혜윤피디다. 인터뷰를 한 최보은 씨의 표현을 그대로 옮겨본다.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그의 옷차림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핑크 중에서도 가장 원색적인 핑크빛 민소매 원피스에 형광기 섞인 밝은 코발트블루색 가방까지! 바캉스용품 상품소개 책자에 등장할 모델 차림, 딱 그거였다. 옆 테이블에 앉아 촬영장면을 지켜보던 회사원들이 “혹시 <웰컴 투 동막골>에 나온 그 배우 아니에요?” 물었다...]
흠, 그러고보니 강혜정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정피디한테서 전화를 받은 건 작년 4월쯤이었다. 무작정 방송을 하잔다. 안된다고 했다. 그랬더니 일단 만나잔다. 그땐 몰랐다. 그녀가 미녀라는 걸. 정피디를 보는 순간 난 내가 거절을 못할 거라는 걸 한눈에 알았다. 그래도 자존심이 있지, 내 딴엔 버텼다.
"오늘 제가 술 살께요. 그리고 좀 봐주세요"
정피디 왈, "매주마다 사면 생각해 볼께요"
"그러겠습니다. 좀 봐주세요"
하지만 난 결국 방송을 해야 했다. '김어준의 저공비행'이란 이름을 단 그 방송은 7개월쯤 후에 없어졌는데, 그 이유는 이렇다.

[결정적인 폐지 이유는 아마도 ‘힐링 소사이어티’라는 코너 때문이었을 것이다... 특정 정치인 발언의 성향과 심리적 배경을 분석하고 그 해결책을 유머러스하게 제시하는 코너였다. 그런데 박근혜 대표 얘기가 딱 걸렸던 것이다. 우리 아버지가 어떻게 일으킨 나라인데를 생각하면, 나라 걱정 때문에 잠을 못잔다는 박 대표의 말을 근거로, 그의 부성 콤플렉스를 짚은 것까지는 좋았다. 모성성 강한 정치인, 우아하고 가장 여성성 강한 정치인이라고 분석한 것까지도 괜찮았다. 밧뜨, 힐링 대책을 제시하는 순서에서 (그렇게 나라 걱정되면) “농촌총각에게 시집가라”로 유머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래도 내 코너 때문에 잘린 게 아니라서 다행이다 싶다. 게다가 그 코너가 내 책을 기획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정피디의 미인계는 내게 큰 선물을 안겨준 셈이다. 아무튼 정피디는 이번에 시사자키 피디가 되어-최보은이 인터뷰를 한 이유다-다시금 김어준과 호흡을 맞추게 되었으니, 또다시 김어준 총수의 입을 바라보면서 조마조마해야할 것 같다. 사실 곁에서 김어준을 바라보면서 그만한 진행자가 또 있을까 싶었다. 아는 것도 무지 많고, 말도 청산유수로 잘했다. 억지로 웃어주는 능력도 그쯤되면 최고. 하지만 우리 방송은 그 정도의 오버도 용납하지 못했다.

처음 만날 때도 그랬지만, 정피디를 만나면 늘 곤혹스럽다. 그녀는 언제나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웃도리도 야한 편이다. 원래 미녀를 똑바로 보는 데 소질이 없으니 얼굴도 못보겠고, 도무지 시선 둘 곳이 없다. 엊그제 책을 준다고 만났을 때도 그녀는 여전히 비슷한 차림이었다. 그런 미녀 피디와 함께 했던 게 내겐 영광이었다.

아주 오래도록 난 그녀 나이를 몰랐다. 20대겠거니 했는데 30대며 결혼도 했다는 걸 알고 얼마나 놀랐었는지. 하지만 이번 인터뷰에는 그녀의 나이가 나와 있었다. 사람들에게 붙임성 있게 잘 하고, 능력도 있고 미모까지 갖춘 정피디의 질주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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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움 2005-08-28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내가 1 등 이네 오홋!!
마태님, 책 너무도 잘 읽었습니다. 내가 워낙 재밌게 읽다보니
큰녀석이 지금 옆에서 읽고있답니다~ 지 스스로..
이런 흐믓한 광경이.. 호호... ^^

마태우스 2005-08-28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움님, 큰 자제분이 읽을 정도면 남녀노소 모두 가능한 책이란 소리? 흐음, 많이 흐뭇하네요^^

꾸움 2005-08-28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워낙에 하하호호낄낄깔깔 하며 웃다보니..ㅎㅎ
실은, 설사와 변비 부분을 살짝 들려줬더니 엄청 호감을 갖고
읽으란 소리도 안했는데 저렇게 읽고앉았네요.
이래서 교육이란 입 으로가 아니라, 몸소 실천~ 이라는
크크..
읽는내내 즐거웠던 책.
잡은지 이틀만에 단숨에 읽어버린 책.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태우스 2005-08-28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움님/아 네....그런 말씀 해주시니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연우주 2005-08-28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야한 옷의 미녀.. 참으로 자극적이군요!

panda78 2005-08-28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그 피디님이세요? 오- 정말 강혜정 닮았네요. ^^ 좋으셨겠어요- 아무리 30대고 결혼을 하신 분이라도 저만큼 미녀시라면 뭐.. ㅎㅎ

sweetmagic 2005-08-29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정환 줄 알았어요`~ 우와 ~~

미완성 2005-08-29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녀의 결혼은 언제나 팬들에겐 안타까운 일이예요....ㅜ_ㅜ

마늘빵 2005-08-29 0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세상엔 미녀가 많다.

엔리꼬 2005-08-29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서 커서 미인계를 당할 위치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듭니다..

moonnight 2005-08-29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미인이시군요! 마태우스님 방송하시면서 무지 행복하셨겠어요. ^^

마태우스 2005-08-29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나이트님/아니 뭐...저분이 피디는 맞지만, 방송은 진행자인 김어준 총수랑 하니까... 에 또....
서림님/아 네...^^
아프락사스님/그렇죠. 그러니 0.1%가 좀 튕기면 흥 하고 돌아서야 하는 거죠?
멍든사과님/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미녀는 경배의 대상이니 결혼을 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하여간 제겐 사과님밖에 없습니다
매직님/님의 미모가 더하시단 말을 들었는데요^^
판다님/님도 충분히 귀여우십니다.
우주님/아이 우주님까지 왜 이러세요...

2005-08-29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 일요일, 엄마가 내게 이러신다.
"미자(가명) 언니 기억나니? 오늘 우리집에 온단다"
엄마 말씀에 난 이렇게 대답했다.
"그 돈 떼먹은 언니 말하는 거야?"

우리가 화곡동에 살 때, 옆집에는 미자 언니가 살았다. 20대였던 미자언니는 종종 우리집에 와서 일을 거들어주곤 했다. 붙임성도 좋은 편이었기에 우린 미자 언니를 잘 따랐다. 우리랑 같이 놀러도 가주고 그랬던 그 언니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은 '돈 떼먹은 언니'로만 기억나는 건 왜일까?

그 언니와 엄마가 돈거래를 시작한 건 알고 지낸지 몇년쯤 지난 뒤였다. 돈을 빌려주면 정해진 날짜에 얼마씩 갚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언니는 처음 빌려준 돈을 다 갚았던 것 같다. 그리고는 액수를 올렸다. 그 돈을 빌려가던 언니의 얼굴에서 왠지 불신감이 느껴졌다. 그 이후 언니는 우리집에 오지 않았다. 나중에 엄마가 전화통을 붙잡고 "미자야--니가 어떻게 그럴 수가!"를 외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엄마가 우는 걸 보면서 난 미자언니가 아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그 돈은 엄마가 생활비를 아껴가며 모은 전재산이었고, 액수는 200만원에 달했다. 그때가 70년대 말-78년?-이니 지금으로 따진다면 2천만쯤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미자언니가 우리집에 온단다. 돈 떼먹은 언니라는 내 말에 엄마는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라고 하신다. 사실 나도 그 언니에게 큰 감정은 없다. 내 돈이 아니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 후 이십여년을 살아가면서 세상 경험을 많이 한 덕분이다. 돈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 건지도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착했던 사람이 변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으니까. 그 언니 또한 나쁜 마음으로 그런 것만은 아니었을 거다. 보다 중요한 건 그 언니가 나중에 우리집 연락처를 수소문해서 전화를 했다는 사실이다. 돈을 갚을 목적이든 아니든, 용서를 구하는 건 아름다운 일 아닌가.

세월이 흘렀지만 난 언니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모양을 한껏 낸 언니는 나이보다 젊어 보였다. 그때의 남편과는 이혼을 했고, 나이가 넉넉한, 그리고 늘 웃는 표정의 남편과 재혼을 했다. 지금은 신림동에서 고시원을 경영할 정도로 성공한 상태. 억척스러운 면이 있는 미자언니였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때 미자언니는 엄마한테 잘못을 빌었고, 그 다음 방문 때-그땐 내가 없었다-빌린 돈을 갚았다. 원금 200만원과 이자 100만원. 미자언니가 아무리 성공했다해도, 자라는 아들이 둘이나 되는 그 언니에게 300만원의 돈을 갚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척박하다 해도, 가끔씩은 좋은 일이 생긴다. 세상을 각박하게 만드는 게 사람의 힘이듯, 가끔씩 생기는 좋은 일도 다 사람 때문에 생긴다. 뒤늦게나마 용서를 빌고 돈까지 갚은 그 언니가 난 참으로 고맙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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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8-28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요 마태님... 옛날부터 꼬옥 물어보고 싶었어요. 왜 언니야요? ^^;

비로그인 2005-08-28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이백이 이백만원이었어? 킁. _-_)~ 그런가? 뒤늦게 용서를 빌어서.....
해결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세상사. 그렇지 못한 일도 많잖아.. 용서를 빌어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일, 그래서 세상사는 것이 힘든 것 아닐까?

야클 2005-08-28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어머님이 부처님이십니다. 물론 뒤늦게 용서를 구한 미자언니도 '지금은' 착한 분 같구요. 흐뭇한(므흣한 이란 표현도 있던데 -_-;) 얘기 잘 읽고갑니다.

세실 2005-08-28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입니다. 그렇게라도 일이 해결이 되었으니. 미자언니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네요...

클리오 2005-08-28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왜 미자 '언니' 인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목의 '이백'을 님께서 술을 드신 후 달을 보며 낭만을 즐기신 이야기인가... 하고 생각했었답니다. 흑...

2005-08-28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꾸움 2005-08-28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그 언니 대단한데요. *^^*

마태우스 2005-08-28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움님/그러게 말입니다.대단하죠? 엄마의인덕이라고 생각해요
클리오님/저희 어릴 적엔 언니라는 말을참 많이 썼던 것같습니다.그영향이겠죠 아마. 누나가 부르는대로 따라 불렀으니깐...
세실님./네 그럼요. 그게 쉬운 일이 아닐텐데요...
야클님/아네요 부처님까진 안되는 것 같아요. 아까 할머니 구박할 때 보니까 부처님 절대 아니어요^^
가시장미님/뒤늦게 갚은 돈이 더 큰 감동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아, 역시 반말은 어려워.....
판다님/사실 어릴적엔 여성성을 동경했답니다....... 판다언니!

2005-08-28 2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8-28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8-28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nda78 2005-08-28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마태 동상! ^^;;
저도 사실은 시인 이백인 줄 알았어요. 술 드시고 달 보시며 낭만을 읊조리시는가 했죠.ㅎㅎㅎ

비로그인 2005-08-29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낭만적이신.. 전 '이십대 태반은 백수'의 줄임말 '이백'을 생각하고 있었는데-_-;;;

인터라겐 2005-08-29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엄마 돈 떼먹고 도망갔던 사람도 나중에 저렇게 찾아 올 날이 있을까요? 없을 듯...용서를 구하는 것도 하는 것도 참 힘든 세상인데.. 음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시네요...

moonnight 2005-08-29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시 한수 읊으실 줄 알았어요. ^^; 어머님 참 마음이 넓으시네요. 그러기 쉽지 않으실텐데.. 다행입니다. 그 돈 때문에 어머님 맘병나셨으면 더 엄청난 일이었을텐데요. 미자언니^^;께서도 어머님의 인격을 아셨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돈을 갚을 거라고 억척같이 노력했을 거 같아요. 갑자기 제게 돈 빌려가서 안 갚은 사람 생각이 나네요.(그러고보니 그 돈도 삼백만원쯤 되는데.. 흐흑. ㅠㅠ)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지. -_-;

날개 2005-08-29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우리는 아주버님댁에 돈 빌려준거 받기를 포기하고 살고 있슴다.. 안 줄 모양이더군요...ㅡ.ㅡ;;

sooninara 2005-08-29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거짓말을 안하는데 돈은 거짓말을 한다는 말도 있죠.
돈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그래도 그분이 돈을 갚으셨다니 미담이네요.

마태우스 2005-08-29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그래요. 다시 찾아오고, 그리고 돈을 갚음으로써 비극이 미담이 되었어요...
날개님/아주버님이면...으음. 아마 안주실 것 같은데요..
문나이트님/어머나 삼백... 그 사람도 아마 마음은 편치 않을 겁니다. 님 주위 분이니 아주 나쁜 사람은 아니었을테고..
인터라겐님/아니 알라딘엔 전부 피해자 가족만 모였나봐요? 왜 가해자는 한명도 없는 걸까요?^^
여대생님/호호, 전 제목을 너무 못지어서 문제랍니다. 이백만원이라고 지으면 없어 보일까봐 이백으로 지었는데...
판다님/어머 언니, 헷갈리게 해서 죄송해요^^
 

 

 

 

 

 

108번째: 8월24일(수) , 폭탄주 다섯잔, 양주, 맥주, 소주
지도교수님 생신이었다. 51년생이니 55세, 하지만 예전처럼 50이 많게 느껴지진 않는다. 그 나이쯤 되면 난 뭘 하고 있을까? 우리 교수님처럼 높은 위치를 확보하진 못할지라도, 그래도 뭔가연구하는 사람이라는 평가 정도는 받을 수 있을까?요즘 부쩍 폭탄주 제조에 재미를 느끼시는 지도교수님, 어김없이 폭탄주를 돌린다. 다섯잔을 먹었지만 간에 기별도 안갔다.

쯔끼다시를 워낙 푸짐하게 먹어서인지 매운탕이 나왔는데 아무도 밥을 안시킨다. 내가 손을 들었다.
"여기 밥 하나요!"
다들 놀라서 날쳐다본다. 굴하지 않고 마지막 한톨까지 먹었다. 2차로 술이 나오는 노래방에 갔고, 3차는 감자탕집에 갔다. 비가 많이 온 그날, 어느 분이 주신 <광고로 보는 한국 근현대사>가 다 젖어버렸다. 다음날 발견하고는 무지하게 속상했다. 말려서 읽는 중이다.

109번째: 8월 26일(금) , 소주 두병 플러스 알파

친구들과 약속이 있었음에도 여자를 만나 저녁을 먹었다. 평소 식사를 잘 안하는 그녀에 대한 내 나름의 배려 차원. 해물칼국수를 시켰는데 보너스로 보리밥이 나온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다 먹었다.

친구들을 만나 고기집에 갔다. 칼국수를 안먹은 사람처럼 먹어댔다. 2차로 요즘 내가 부쩍 좋아하게 된 '가야'를 갔다. 다들 키위소주를 먹는데 과일을 안먹는 난 그냥 소주를 들이켰다. '가야'의 안주는 가격에 비해 푸짐하기로 유명하고, 맛도 좋았다. 게다가 서비스 안주까지. 별 생각없이 소시지 볶음을 시킨 친구는 쟁반에 담겨나온 소시지 더미를보고 무척이나 놀란다. 하지만 그 소시지, 내가 다 먹었다. 그 친구가 나중에 한 말, "소시지 다 어디갔냐?"

다른 친구가 시킨 알탕을 부지런히 퍼먹었고, 서비스로 나온 계란탕에도 질새라 숟가락을 넣었다. 먹기 위해 사는 놈처럼. 집에 가니, 당연한 귀결이었지만, 2킬로가 늘었다. 이젠 8로 시작하는 내 체중이 슬슬 익숙해진다.

110번째: 8월 27일(금) , 소주 두병?
가끔 만나 배드민턴을 치는 미녀가 있다. 맨날 아파트 주차장 같은 데서만 치다가, 네트가 달린 배드민턴장에 처음으로 갔다. 네트의 존재가 배드민턴을 20배쯤 재미있게 만들어 준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다.

30분간 운동을 했놓고 그보다 몇배나 되는 시간 동안 술을 마셨다. 곱창 맛을 예술로 승화시킨 '황소곱창'이 분점을 내서 거길 갔는데, 맛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3천원쯤 쌌다. 비빔밥을 시키려는데 "밥은 다이어트에 안좋다"는 미녀의 말 때문에 그냥 곱창으로 달렸다. 4인분 먹었다. 2차는 감자탕, 3차는 맥주집. 각자 마신 소주의 양이 두병은 넘을 것 같은데, 왜 그 미녀는 끄덕도 않는 걸까. 결국 내가 먼저 쓰러졌다. 언뜻언뜻 떠오르는 기억에 의하면 그 미녀가 날 집까지 데려다줬다.

비몽사몽간에 테니스를 치러 갔는데, 희한하게도 그런 날이면 난 테니스를 더 잘친다. 거의 날라다녔다. 비가 오는 바람에 두경기밖에 못한 게 아쉽다. 지금 내 체중은... 예전에는 '그 몸무게면 나 죽을래'라고 했던 수치에 달해 있다. 술일기를 쓰는 게 술을 더 자주 마시자는 취지로 변질되었듯, 체중계 역시 한번 찌워보자는 것으로 변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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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8-28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마늘빵 2005-08-28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많이 드셨네요.

조선인 2005-08-28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술일기의 원래 취지가 달려! 아니었나요? ㅋㅋㅋ

실비 2005-08-28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녀분 정말 술이 쎄네요.ㅎㅎㅎㅎ

kleinsusun 2005-08-28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용기예요. 아무도 밥 안시킬 때 밥 시키기 뻘쭘한데...
저도 가끔 밥 먹고 싶을 때 못 먹거든요.ㅋㅋ

마태우스 2005-08-28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님/전에는 안그랬는데 어제는 이상하게 술이 세더이다...
조선인님/어머머 오해입니다!제 행적을 보면서 반성하자는 취지였어요
아프락사스님/그러게 말입니다
하이드님/도우 이다시마시데.

마태우스 2005-08-28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혹시 만용이 아닐까요? 다이어트 한다는놈이 밥시키는 게요.

클리오 2005-08-28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가끔 만나 배드민턴을 치거나 밥을 먹는 미녀 중에 저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네? 미녀가 아니라 안된다구요? 호호... 그래도 굴하지 않습니다.. ^^

세실 2005-08-28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배드민턴 치고 싶어요.

꾸움 2005-08-28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러게요, 왜 사셨습니까!! 체중계 !! "

연우주 2005-08-28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먹는 양이 늘어서 고민이랍니다. 체중계의 심한 압박을 느끼고 있어요.

마태우스 2005-08-28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주님/그래도 제 체중계는 150킬로까지 잴 수가 있더군요T.T
꾸움님/흑.... 너무 마음이 아파요....
세실님/님 체형이 배드민턴 체형이어요. 아마 잘치실 듯..
클리오님/하아, 저기 그런 뜻이 결코 아니구요....

Joule 2005-08-28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체중계 저한테 파세요. 가격은 잘 쳐드릴게요. :)

sweetmagic 2005-08-28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제 체중계는 150킬로까지 잴 수가 있더군요T.T
ㅎㅎㅎ
마태님 저랑 같이 다이어트 해요 ~ 친구랑 전 목표 몸무게에 도달하는 사람이 먼저 전화해서 전화 받는 사람이 밥사주기 했어요. 마태님이랑 전 책 사주기 해요 ㅠ.ㅠ
- 살빼기가 절실한 매직-

커피우유 2005-08-29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스펀지에서 봤는데, 젖은책은 냉동실에서 얼렸다 꺼내면 쭈글거리지 않고 잘 마른다네요. 혹시 다음에 또 책이 젖으시면 한번 실험해보세요 ^^
제가 오늘 러닝머신 9km놓고 40분 뛰었는데..딱 300kcal빠지더만요 -_-
[마태님을 위한 커피우유의 칼로리 체크시간]^0^
300kcal빼시고 곱창구이 4인분 드셨으면 총 1000kcal(곱창구이 1인분은 250kcal.))+ 소주 4병(1잔=50kcal, 1병에 약 7.5잔 나오니까 1병은 약 370kcal- 3병 드셨다 치면 헉 1100kcal. 1병 드실때마다 러닝머신 뛰기 1시간 늘리세욧)
기타 반찬들 드신거 빼고도 미녀와 저녁 한끼로 거의 2000kcal를 드셨네요...허허..

마태님도 안주대왕이신것 같은데 조금 저어됩니다요(실은 저도 한번 젓가락 들면 놓질 않는 안주여왕인지라^^;;)...

뭐 즐겁게 적당히 드시고 운동하시면 살도 빠지지 않겠어요? 하여간 홧팅~ ^^

2005-08-29 0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검둥개 2005-08-29 0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을 열심히 하시는 이유가 있었군요... ㅎㅎ... 운동 이후의 술자리를 위해서 ;)

moonnight 2005-08-29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집에 체중계가 있어서 매일매일 올라가보는데요. 술마시고 나면(특히 맥주;;)일시적으로 체중이 확 늘었다가 조금씩 빠지던데요. 붓기때문에 그런가. 하고 혼자 생각하고 있어요. ;; 그, 그런데 그 붓기가 빠지기 전에 자꾸만 술을 드신다면.. 흐흑. ㅠㅠ

marine 2005-08-29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술이 문제군요 술에 따라오는 안주도 문제고... 신동아에선가? 순환기 내과 전문의들에게 체중 조절을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저녁 회식 자리에 빠진다는 얘기가 많은 걸 보고 역시 술자리는 다이어트의 적이구나, 싶더라구요 어떤 분은 점심 안 드신다는 분도 있고 저녁 굶는다는 분도 있고, 하여간 교과서에 나온대로 하지는 않더라구요 세 끼 잘 먹고 운동하면 된다는 정설 따르는 분이 별로 없는 거 보고 의사들도 환자에게 시키는대로 하지는 않다는 걸 알았답니다 ^^

마태우스 2005-08-30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님/회식자리에 빠지면 당근 살이 빠지겠죠. 하지만 전 그런 방법을 쓸 수가 없어서 말입니다... 요즘 매일 아침에 7킬로 이상 달리고 있는데요 효과가 없어요 흑
문나이트님/매일 마시는데는 장사가 없다는 생각이..한가지 궁금한 건 매일 마시면서 운동마저 안하면 전 엄청난 사람이 되는 건가요?
검정개님/호호 들켰다^^
속삭이신분/무슨 말씀을. 겁나게 즐거웠는걸요 담에 또 마셔요
커피우유님/냉동실에서 말리면 되는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글구 9킬로로 40분 뛰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여자분 중 가장 빨리 뛰는 듯... 저도 분발해야겠어요^^
매직님/제 목표가 비현실적으로 낮은 수치라, 무조건 제가 집니다. 에...지금보다 8킬로 빼는 건데요?
알베르님/흑....... 안돼요! 전 꼭 성공할 거예요
 

 

 

 

 

일시: 8월 19일(금)
누구와: 한국 굴지의 출판사 분들과
마신 양: 소주 한병-> 맥주 몇병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다. 내가 계산을 해야 마음이 편하다고 느끼게 된 것이.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 근원을 찾아보자면, 내가 용돈을 안받았던 것에서 기인했지 않을까 싶다. 늘 수중에 십원 한 장 없이 지냈던 나는 친구들한테 늘 얻어먹어야 했다. 그렇게 떡볶이를 먹고, 공짜인 오뎅국물을 먹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계속되던 그 시절은 날 남의 신세를 지지 않는 아이로 바꾸어 놓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는 생각보다 유전자가 모든 걸 결정한다는 이론이 훨씬 더 마음에 와닿게 된지라, 지금의 행동양식을 어린 시절에서 찾는 게 부질없어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내 유전자에 ‘니가 내라’는 명령어가 깊이 입력되어 있을지 모른다. 이유가 어느 것이든 난 내가 내는 걸 좋아하고, 저항에 직면하면 화장실에 가는 척 하면서 돈을 내곤 한다. 술이 취하면 계산하고픈 마음은 훨씬 심해져 버리는 것도 내 특징 중 하나다.


계산을 하는 게 꼭 손해나는 일만은 아니다. 아마도 나는 계산을 함으로써 남들로부터 고맙다는 소리를 듣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마음이 넉넉한 사람으로 인지되려면 내가 돈을 내야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왜 냈을까 후회될 때가 가끔 있다. 그 중 하나가 몇 년 전 우리 써클의 여름진료 애프터였다. 6박7일간 강원도로 진료를 갔다가 서울에 돌아오면 우리는 대학로 근처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맥주집에서 2차를 한다. 땀에 전 50-60명의 학생들, 일주일간 나름대로 일을 하고 온 터라 그들은 밤새 놀 각오가 되어 있었고, 거기 걸맞게 무진장 술을 마셔댄다. 집에다가는 7박8일이라고 얘기하고선. 진료를 가진 않았지만 그 애프터 자리에 불려나갔다. 그 자리에서 선배가 할 일은 그냥 격려금 조로 돈을 건네주는 것. 하지만 술을 꽤 마신 탓에 어느 정도 취기가 올랐고, 취했을 때 하는 버릇대로 난 계산대에 가서 조용히 “지금까지 얼마예요?”를 물었다. 난 카드를 건네줬고, 카드전표에 싸인을 할 때 손이 떨렸다(액수가 너무 커서). 그리고 나서 난 집에 갔다.


그 돈, 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는 것. 새벽 두시, 학생들은 다 취해 있었고, 침낭에 들어가 자는 애도 있었다. 그게 두고두고 억울했던 나는 친구를 시켜 “그때 내가 계산했다고 좀 써줘”라고 말했고, 그는 그 사실을 써클 게시판에 올렸다. 그래서? “xx 형, 고맙습니다”라는 댓글이 하나 달렸을 뿐, 조회수도 별로 없었다. 댓글이 열 개가 달린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생색을 내고자 했던 게 좌절된 마당에.


얼마 전 또 그런 버릇이 나왔다. 모 출판사 분들의 초청으로 술자리를 가졌을 때의 일이다. 그쪽에서 날 초청했고(1), 그들은 다섯이고 난 혼자(2), 게다가 나보다 연배가 훨씬 위인 사장님까지 나오셨다(3). 이럴 때 내가 내는 건 정말 예의가 아니다. 하지만 난 화장실에 가는 척하고 굳이 계산을 했는데, 나갈 때 그 사실을 아시고 낯빛이 변하는 사장님의 얼굴에서 난 내가 큰 결례를 했구나 싶었다. 한 세 번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지만, 죄송할 짓을 왜 하는 걸까. 그나마 2차에서 친구 전화를 받고 도망가기까지 했으니 이중으로 미안했다. 좋은 분들을 알게 된 걸로 위안을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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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8-28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정도면 중증이신데요?^^

마태우스 2005-08-28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사탕님/그렇죠? 고쳐야지 하면서도 잘 안되요...

미완성 2005-08-28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한동안 저에게 카드를 맡겨두세요.

하이드 2005-08-28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결례라는걸 알긴 아는군요.

마태우스 2005-08-28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과님/님은 너무 멀리 있잖아요... 세번 약속도 안지키시구...핏!

마태우스 2005-08-28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알긴 알죠^^

하루(春) 2005-08-28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이제는 좀 얻어드세요. ^^

진주 2005-08-28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멍든사과님이 좀 멀리 계시더라도 무조건 카드 맡기세요~

미완성 2005-08-28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사과와 사랑의 마음을 담아 추천 한 방 때릴께요 헤헤.
진주님/ 안녕하세요! BC카드는 빨간사과 마태카드는 멍든사과! 저의 마음을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호호호.
그럼 저에게 맡긴다 치시고요, 카드의 자석부분을 확 긁어놓는 게 어때요? 재발급 받는 데 시간도 걸릴테니 그동안은 쓸 일이 없잖우??

sweetrain 2005-08-28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드 저한테 맡기세요. ㅡ.ㅡ 전 그걸로..음음 야구경기밖에 안 볼께요.(그나저나 입장료가 카드로 결제가 되던가...ㅡ.ㅡ)

마늘빵 2005-08-28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그렇게 해서 쓰신 돈이 상당할텐데... 마태님 술 드시면 안되겠다.

panda78 2005-08-28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진짜 그 버릇 고치셔야 하는데... 돈내고 죄송하면 어쩐대요?
그게 결혼하면 좀 나아지는데 말예요.험험..

인터라겐 2005-08-28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멍든사과님.. 재벌님의 카드인데 거리가 대숩니까...달려가서 받아 오세요.^^

라주미힌 2005-08-28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제 주위에는 마태님 같으신 분이 없을까요... ㅎㅎㅎ
술을 싫어해서 그런가.

클리오 2005-08-28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얻어먹는 것도 한, 두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마운 정도까지만 하셔요, 입장 바꿔놓고 생각하시구요. 기껏 돈쓰고 별로 좋지 않은 이야기까지 들으면 기분이 별로잖아요... ^^ 그래도 마태님은 늘 고마워요~

검둥개 2005-08-29 0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말씀이 백번 맞습니다. 얼른 장가를 가시는 게 좋겠어요. ㅎㅎ

paviana 2005-08-29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멋 마태님 가시면 전 섭섭해서 어쩌죠..곱창에 소주 먹을 사람이 없어지잖아요..
카드는 한도를 대폭 낮춰달라고 카드사에 저나한방 때리세요..

moonnight 2005-08-29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술마시면 계산하는 버릇이 있어요. ㅠㅠ 마태우스님처럼 재벌도 아닌 주제에 -_-;;

marine 2005-09-14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 전 부서 사람들에게 한 턱 쏘기로 하고 닭집에 갔는데 (치킨 파는데 말고 닭요리 코스로 나오는데) 누가 소문을 냈는지 타부서 직원들에 가족까지 데리고 와서 카드 낼 때 손이 부르르 떨렸답니다 사장님이 자기가 절반 부담하겠다고 했는데 그럴 순 없죠, 호기롭게 말하고 계산대로 가서는 싸인하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는 후문이... ^^

마태우스 2005-09-14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님/타부서랑 가족은 좀 그러네요. 미리 양해를 구했으면 모를까... 손 떨리고 약간 억울하기도 하셨을 거예요...
문나이트님/우리, 그 버릇 고쳐봅시다!
파비아나님/제가 어딜 갑니까. 그리고 요즘 인생관이 바뀌었어요. 파비아나님이랑 곱창 대신 부산아구 먹어요
검둥개님/에 또...모든 문제를 장가로 푸시려는 생각, 아주 위험하다는군요^^
클리오님/호홋, 님께서 그리 생각하신다면... 열심히 쏠께요
라주미힌님/그건 님이 '미힌'이기 때문이죠^^
인터라겐님/사과님이 오신다면 드려야죠
판다님/아니 뭐, 그 후에 다시금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으니까...에 또...
아프락사스님/제 조직이 유지되는 비결이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에...
단비님/죄송합니다. 사과님이 먼저 찜하셨습니다...^^
사과님/우리가 그래서 인연인가봐요. 언제 오실래요?
진주님/앞으로는 바르게 살아볼께요...
하루님/네...어제도 얻어먹었어요...

기인 2006-05-28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가난한 인문학도임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증상이 있습니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