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않게 되더라구요”

이제 겨우(?) 서른 다섯에 접어든 내 후배의 말이다. 난 그 말에 동의했다. 나이가 든다는 건 어찌보면 완고해진다는 얘기고, 그건 누가 뭐라고 하건 자기 길을 간다는 뜻이 아닌가.

 

 하지만 난 여전히, 다른 사람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단정하지 못한 머리 하며 맨날 퍼마시는 술을 생각한다면 내가 타인이 어떻게 보는가에 무관하게 사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충남시사신문과 인터뷰를 할 때 찍은 사진이다. 충남시사신문은 교차로랑 같이 찍어내는 신문인데, 충남 지역에서 3만부 정도가 나간단다. 많은 양 같지만 그 대부분을 폐지 수집하는 분들이 가져가니 실제로 보는 사람은 얼마 안될 것 같다. 내가 나온 신문도 교차로 배부함을 열댓군데나 뒤진 끝에 겨우 구했으니 말이다. 그렇기는 해도 거기서 날 본 사람이 있을까봐 걱정이다. 왜? 오늘, 인터뷰할 때 입었던 윗도리를 또 입고 왔으니까. 그 사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행여 “쟤는 옷이 저거밖에 없나봐?”라고 할지도 모르지 않는가.


정말 별 걱정을 다 한다는 생각이 들거다. 사람들은 대개, 관심이 없다. 그런데도 난 이상하게 그런 걸 신경쓴다. 수많은 사람들 중 내 얼굴을 서점 직원이 유난히 더 잘 기억하는 게 아님에도, 사재기를 할 때마다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에서 계산을 하는 거나, 그것도 모자라 친구들까지 동원해서 책을 사게 하는 것도 걱정도 팔자인 예가 될 것이다. 테니스를 치는데 누가 한명이라도 서서 구경을 하면 플레이가 급격히 위축된다. 그가 나만 보는 게 아니지만, 이상하게 뭔가 멋진 플레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회 때마다 내가 실력발휘를 못한 채 죽을 쓰는 것도 그런 심리의 연장.


추석이 지나고 날씨가 쌀쌀해진 요즘, 난 잠바를 갖고 다닌다. 그게 뭐 이상하겠냐만, 문제는 입고 다니는 게 아니라 들고 다닌다는 거다. 더위를 많이 타 집에서 선풍기를 틀고 자고, 지금 날씨에도 반팔이 딱 좋음에도 불구하고, 반팔로 다니면 “없어 보일까봐” 그렇지 않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한쪽 팔로 잠바를 들고 다닌다. 추울 때 입게 가방에 잠바를 넣으면 되겠지만, 곧죽어도 팔에다 감는다. 없어 보이는 걸 죽어도 못참는 것, 이게 재벌2세가 겪어야 할 굴레가 아닐까. (말은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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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5-09-22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은 잘한다-> 글은 잘 쓴다..로 수정해야할듯..쿄쿄
사실 마태님이 말은 잘한다고 하기엔 2% 부족하시잖아요??
그리고 사진 잘 나왔어요. 원래 연예인들도 실제보다 20% 부어 보인다고 하네요

물만두 2005-09-22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벌2세의 비화로군요... 넘 슬포요^^ㅋㅋㅋ

sooninara 2005-09-22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성..나 마태님에게 찍힐것 같어 ㅠ,ㅠ

마태우스 2005-09-22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님/글은 잘쓴다로 고치려니까 좀 이상해요. 어감이 안산다고 할까요...그래서 그냥 놔둘께요. 원래 부어보이는 거겠지요? 그렇죠?
만두님/헤헤 뭐 슬퍼할 것까지....

maverick 2005-09-22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된 이슬만 먹고 사시니 갈수록 젊어지시는 것 같습니다 ㅎㅎ

비로그인 2005-09-22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도 더우시다구요? 와아~ 건강체질이시네요 ^^

야클 2005-09-22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잠바 안 들고 다니셔도 있어 보이실겁니다. 자신감! 자신감! 자신감!

2005-09-22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심한 얘기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얘기가 아닐까..싶습니다. ㅅ.ㅅ

울보 2005-09-22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바들고 다니는게 어때서요,,
그냥 안가지고 다녀도 되는데,마태님도 남의 눈을 의식하시네요ㅏ,

숨은아이 2005-09-22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딴소리) 오늘 안에 87654 되시겠네요. ^__________^

19287634


꾸움 2005-09-22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크.. 별걸 다 있어보이려 하신다.
몬산다 몬살어~
ㅎㅎㅎ..

꼬마요정 2005-09-22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겁없이 반팔 입고 나갔다가 얼어죽을 뻔 했답니다. ㅠ.ㅠ (딴소리...^^;;)

날개 2005-09-22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바 허리에다 감고 다니세요.. 더 멋져보일것 같아요..^^

이네파벨 2005-09-22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남의 눈을 의식하는거...거기에도 성차가 있는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저희집도 그렇지만...주위에 보면....남자들은 막연한 "타인"의 시선에 엄청 신경을 쓰는데 반면 여자들은 자신에게 중요한 소수의 사람들의 시선 외에는 거의 신경을 안쓰는거 같아요...

숨은아이 2005-09-22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잡으려고 기다렸어요. 히히.)

21287654


하루(春) 2005-09-22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오늘 어떤 남자(직장)가 반팔 셔츠 차림으로 나가길래 "안 추워요?" 했더니, 전혀 주저하지 않고 "딱 좋아요. 긴팔 셔츠 입으면 답답해요." 하던데... 성격 차이겠죠?

마태우스 2005-09-23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성격 차이라기보다 추위에 대한 감수성의 차이가 아닐까요...
숨은아이님/우와 감사합니다! 저 앞으로 잘할께요
이네파벨님/아, 저만 그러는 게 아니라 남자분들은 대부분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쓰는군요! 다행이어요 다들 그런다니... 근데 질문 한가지. 중요한 소수의 사람이 언제 나타날지 모르잖아요.....
날개님/허리에 감는 건 허리가 날씬한 20대 때 자주 했죠.. 지금은....
꼬마요정님/원래 미녀는 추위에 약해요...^^
꾸움님/재벌은 이래서 힘들다니깐요^^
울보님/제가 느끼는대로 하면 좋은데 그게 안되더이다.... 자신감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닐까요
참나님/오오 정말 고마운 댓글입니다. 공감하는 글을 쓰는 게 제 컨셉이어요
야클님/자신감 ! 근데 뭐가 있어야 자신을 갖죠...
고양이님/추위 탄다고 안건강한 건 아니지 않을까 싶어요.... 근데 관계없는 얘기 하나. 오늘 후배랑 밥먹었는데요 후배가 그 잘생긴 후배가 대머리가 되고 있더이다. 전 대머리인 미남이라면 차라리 머리숱많은 추남이 좋아요
매버릭님/오랜만이어요. 참이슬 덕분일까요 과연^^ 미녀들 덕인 줄 알았죠

비로그인 2005-09-23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형!! 그냥.. 솔직히. 요즘 춥다고 말해. 으흐흐흐흐. 난 무쟈게 춥더만. ^-^
그리고 형처럼 대단한사람이. 주위를 의식하는건 당연한거 아니우?
민감해서라기 보다는. 당연한 것 같아. 인터뷰같은거 아무나 하는거 아니라우~

마태우스 2005-09-23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님/어머나 왜이러시나... 주위를 의식해야 되는 사람은 미녀 아닌감?? 글구 나 진짜 하나도 안추워. 에취----
 
장외인간 - 전2권 세트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어느 책에서 읽은 얘기다. 빚에 몰려 다 죽게 된 남자가 마지막으로 이외수를 찾았단다.

“선생님, 저 좀 살려 주십시오”

남자의 눈빛이 진실해 보였기에 이외수는 쓰다가 망친 원고 더미들을 그와 함께 뒤졌다. 그래서 나온 책이 <말더듬이의 겨울수첩>이라고 한다. 그 책이 그 남자를 다시 살려준 것은 물론이다.


버려진 원고로 낸 책도 잘팔릴만큼 이외수는 대단한 작가다. 외모와 눈빛에서 풍기는 이미지와는 달리 그의 소설은 무척이나 재미있고, 잘 읽힌다. 다 읽고 나면 남는 것도 있으니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인터라겐님으로부터 선물받은 <장외인간> 역시 수작이었다. 대작가의 책을 잘 읽고나서 딴지를 거는 게 미안하긴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간 저자에 대해 느껴온 바를 간략하게 써본다.


첫 번째 의문, 옛날은 좋기만 한 걸까?

<장외인간>은 달을 잃어버린 세상에서 달에 대한 희망을 품고 사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주인공의 입을 통해 저자는 황금만능이 되어버린 이 세상을 개탄해 마지않는다.

“지금은 삼강오륜도 사라져버리고 사서삼경도 사라져버린 시대다(1권 156쪽)”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유교가 지배하던 과거가 지금보다 나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외침을 당하고, 탐관오리로부터 수탈을 당하느라 당시 민중들이 겪어야 했던 고생이 그 얼마며, 어른들의 권위에 의해 젊은이들의 창의성이 실종된 것이 침체된 조선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젊은이들은 ...동방무례지국이라는 티셔츠를 걸쳐 입었다. 어떤 젊은이들은 숫제 끈팬티만 걸치고...(1권, 116쪽)”

그래서 난 요즘 젊은이들이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하는 걸 나쁘게 보지 않는다. 노출이 심한 패션 역시 그런 자신감의 표출이라 생각하고, 솔직히 말하면 고마울 때가 많다. 저자는 초딩에 의한 인터넷의 오염을 비판하지만, 그런 것도 인터넷의 한 속성이며,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가.


“인간답게 살면 문전걸식이 기다리고 있고 짐승같이 살면 부귀영화가 기다리고 있다. 도대체 어떤 미친놈들이 세상의 흐름을 이렇게 뒤집어놓았을까(2권 174쪽)”

지식이 짧아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 역사를 아무리 되돌아봐도 민중들의 삶이 안락했던 때는 없었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옛날 사람들이 달을 보며 놀았던 이유는 질펀하게 즐기던 양반들과 달리 가난한 서민들에겐 놀만한 도구가 없었기 때문이며, 그런 면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긴 해도 가난한 사람이나 부자나 똑같이 <삼순이>를 보며 웃을 수 있는 요즘이 옛날보다는 훨씬 진보된 사회가 아닐까 싶다. 그런 맥락을 무시한 채 무조건 “과거가 좋았다”라고 우기는 것에는 별로 동의하고 싶지 않다.


두 번째, 책을 읽다보니 저자가 여성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명품 좋아하고 성형에 환장한 여자애를 주인공 중 하나로 설정한 것도 그렇고, 가끔씩 내뱉는 장광설에는 여성이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다.

“영혼이 소멸된 여대생들의 명품 중독” “자녀들에게 외국어를 가르치지 못해 환장을 하는 엄마들” “퇴폐업소에서 영계라는 이름으로 발견되는 여중생들” “가정형편이 어렵지도 않은데 명품 중독 때문에 몸을 파는 여대생들”

심지어 여주인공을 향해 이런 말도 한다. “테르툴리아누스가 왜 여자는 지옥으로 가는 문이다,라고 단정했는지를 쉽사리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1권 232쪽)”

 

물론 저자의 비판이 여성에게만 향해 있는 건 아니다. 흑백논리에 빠진 종교나 불친절한 경찰에 대해서도 저자는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이상해서 그런지 저자의 비판이 유독 여성에게 더 강하게 작용한다고 느껴지는 건 왜일까. 도대체 얼마나 많은 여대생들이 명품에 중독되어 있으며, 명품을 위해 몸을 팔까? 지나친 교육열은 비판받을 소지가 있지만,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밥벌이조차 힘든 우리 사회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엄마들만 비난하는 게 과연 옳은 태도일까? 대작가에게 이런 얘기를 하는 게 결례겠지만, 재미있긴 해도 이런저런 씁쓸함을 내게 던져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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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 2005-09-22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아마도.. 우리사회가 그렇게 만드는것 같아요.. 유독 이외수님만 그런게 아니라 신문기사들도 보면 아빠에 대한건 기러기 아빠들...외롭다는등 허리가 휜다는등 그리면서 말도 안통하는 외국에서 아이들 때문에 사는 엄마들은 허영덩어리로.. 원해서 했으니 싸다.. 뭐 이런식으로 몰고 가는 분위기 잖아요...

남자들이 유일하게 비난 받을 수 있는 부분은 군 문제 하나 밖에 없는것 같아요..

하루(春) 2005-09-22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쩔 수 없이 사고 싶어지게 만드네요. 안 사려고 외면하고 있었는데...

딸기소형 2005-10-12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리뷰에 댓글을 써보네요^^
저도 이 책을 읽었는데 제가 읽을때는 참 재밌게 읽었고, 생각하는 것과 느끼는 것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마태우스님의 리뷰를 읽고는 '아,,, 맞아.. 그렇긴 했어..'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책을 읽으면서 비판적인 생각이 들지 않았었는데 마태우스님의 비판력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답니다.
제 성격 탓인지... 저는 남에게 딴지를 거는 게 잘 안되더라구요^^;;
너무 긍정적인 것도 안좋다는 것을 요새 깨닫고 있긴한데...
생각을 바꾸려다보니까, 이세상을 살아가는게 참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요.
어떻게 사는게 옳은건지... 지금 이순간에도 혼란스러운... 딸기소형이었습니다.^^*
 

 

 

 

 

친구 아들이 사고를 쳤다. 사고를 쳤다기보다 같이 놀다가 한 아이가 다친 건데, 싸우거나 그런 것도 아니다. 한명이 뒤에서 잡아주고 자전거를 타는데, 친구 아들을 피하려다 그만 넘어져서 이빨 두 개가 부러진 거다. 속상하긴 할 것이다. 그렇다해도 같이 놀다보면 그럴 수도 있으려니 하면 좋으련만, 다친 아이의 엄마는 사람이 좀 저질인 듯했다. 처음에는 천만원인가 물어내라고 강짜를 부리더니, 치료비 견적을 뽑아본 결과 40만원 정도밖에 안드니까 나중에 또 치료를 해야 한다고 난리다.


치과를 하는 후배에게 물어봤다. 그의 말인즉슨 지금 애가 자라는 과정이니 10년쯤 있다가 해넣은 이를 다시 손을 봐야 할지 모르는데, 그 비용이 좀 들 수 있다는 거다.

“얼마나?”

“한 150만원 정도면 될 거예요”

그러니까 아무리 많이 불러도 비용은 190만원 정도다. 친구와 또 다른 부모는 그 정도는 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이 엄마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아는 의사한테 찾아갔는지 ‘향후 진단서’라는 희한한 종이를 떼어와서 친구 앞에 들이밀었다. 그 액수가 무려 510만원이다. 500만원에서 10만원을 더 붙이면 그럴듯해 보인다고 생각한 걸까.


내가 당사자는 아니라도, 갑자기 그 인간에겐 단돈 십원도 주기가 싫어졌다. 애가 다친 걸 빌미로 팔짜를 고치려고 하는 그런 성미, 없는 집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사는 걸까? 친구한테 이랬다.

“너, 절대로 돈 주지 말고 법대로 하자고 해”

법대로 한다면 소송을 해야 할테고, 소송을 하려면 변호사를 구해야 한다. 변호사 비용이 모르긴 해도 200, 300만원은 될 터, 제 정신인 사람이 설마 소송을 하겠는가. 버티다 보면 나중에는 치료비라도 내놓으라고 사정하지 않을까? 이게 내 시나리오다. 음하하하. 물론 꼭 그렇게 안될 수도 있지만, 생각할수록 괘씸하다. 어릴 때야 다 그렇게 다치면서 크는 거구, 상대가 고의로 그런 것도 아닌데 왜 생난리를 치나.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면 다른 사람의 아이라도 다 자기 아이처럼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이번 일을 기회로 돈을 만져보겠다는 그 인간이 참으로 얄밉다. 그렇게 챙긴 500만원으로 차라도 바꾸려고 그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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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09-22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사실은... 작년에 우리 조카가 학교에서 다쳐서 꿰맨 적이 있어요. 상대방 부모가 치료비는커녕 사과전화도 한 통 안 해서... 너무 화가 났었는데... 결국은 흉터가 생겼죠... 이번 추석에 그걸 보니 또 화가 나서... 그 집에 처들어가 성형수술비 내놓으라고 강짜를 부리려고 했는데... 새언니가 말려서 참았는데... 흑흑흑

마태우스 2005-09-22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 조선인님... 님의 경우는 이번과 다르죠. 치료비도 주겠다고 하고, 향후 치료비도 주겠다고 하는데도 천만원 운운하면서 돈 내놓으라고 하잖습니까. 사과도 했구요... 죄, 죄송합니다....

진주 2005-09-22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만원 생긴다고 해도 애가 안 다치는 게 제일 좋지만...놀다 보면 자질구레한 사고는 어쩔 수 없죠.....그나저나 500만원도 아니고 600만원도 아닌 510만이라는 설정에서 쓴웃음이 나오네요.

바람돌이 2005-09-22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에 있으면 이런 감당 안되는 부모들 많아요. 심지어는 왠 깡패같은 인간이 삼촌이라고 나타나서 "재가 우리 애 때렸으니까 나도 우리 애들 풀어서 쟤 가만 안두겠다"라고 하는 사람까지....
또 어떤 사람은 누가 너 건드리면 가만 두지마,! 아빠가 다 물어줄테니까 이런 사람까지...적당한 상식이 통하는 사회.... 이게 필요해요.

인터라겐 2005-09-22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사람은 똑같은 사람한테 걸려서 큰코 다쳐봐야 정신차려요... 자기 자식이 나중에 그런 사고 안치란 법이 어딨다고...에이 몹쓸....적당히...이거 정말 어려운건가요???

sweetrain 2005-09-22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것도 적당히 해야죠...너무 과하게 보상 요구하는 사람들한테 다 들어줘 봤자...남는 거 없더라구요. 그냥 법대로 가는게 제일 낫던데요. 해줄거 해주고.

히나 2005-09-22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그런 나이롱 환자(의 부모)는 정말 법대로 해야될 거 같네요 그런데 '510만원' 부분에선 잠시 웃었어요 ㅋㅋ

잉크냄새 2005-09-22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해 공갈단이 생각나네요. 얼마전 경미한 차량사고로 28개월을 병원에서 보낸 사람에 대하여 보험회사에서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판결이 있었죠. 28개월의 허송세월...그 사람들 머리는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sweetrain 2005-09-22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험사기는 5억원 이상이어야 처벌할 수 있다고 엊저녁 뉴스에 나오더군요..ㅡ.ㅡ
요즘 문제는 문제인가봐요.

숨은아이 2005-09-22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 참. 그런데 또 사고를 당한 처지에 있는 사람 주위에는, 보상을 왕창 받아내라고 충고하는 사람도 꼭 있답니다. 전에 뒤에서 오던 자동차 바퀴에 발을 밟힌 적이 있는데요. 가벼운 교통사고인데도 운전하시던 분이 너무 잘 처리해주셔서 고맙게 생각했는데, 나중에 그 이야기를 들은 선배가 저한테 그러는 거예요. 그냥 입원해버리지 그랬느냐고. -_-;

마태우스 2005-09-22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잘 처리해주는 건 사실 당연한 건데요, 그런 경우가 드무니 고맙게 느껴지겠죠. 주위의 부추김이 언제나 문제겠지만, 그건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단비님/보험사기... 거기에 관해서 재미있는 소설도 나와있죠. 김영하가 썻던가.. 하여간 너무 과한 요구인 것 같아서 짜증이 났어요
잉크냄새님/28개월의 허송세월, 참 아깝네요... 그 시간이면 정말 많은 걸 할 시간인데
스노우드롭님/호호... 법대로가 옳지요?
인터라겐님/자식 사랑과 이성을 찾는 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평생 안볼 거면 몰라도 애들끼리 친구인데...
바람돌이님/우와...그런 경우도 있군요. 어케 해결하시는지요??
진주님/그렇죠? 510만원이란 게 잔머리를 굴린 것같은 흔적이... 어쩌면 10만원이 진단서 끊는 값이었는지도...

클리오 2005-09-22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시골학교에는 애를 빌미로 팔자 고치려는 부모들이 많지요. 사소한 시비끝에 몇 천만원을 요구해서 황당한.... --;

이리스 2005-09-22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버릇 나쁜 아이들은 해병대 교육 시켜서 버릇 고친다고 하던데 (모 프로에서) 이런 버릇 나쁜 부모도 해병대 교육 보내서 제대로 굴리면 인간성이 좀 나아지려나? -.- 교육비만 아까우려나.. ㅠ.ㅜ

로드무비 2005-09-22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서워요.
살다가 어이없이 덤테기 쓸까봐.
이상한 사람 참 많아요.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 건가?^^;;

호랑녀 2005-09-22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저, 상황이... 그러니까 친구 아드님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거 아녀요? 그 자리에 있었다는 죄밖에... 오히려 그 앞으로 자전거타고 와서 넘어져서 피를 보였으니 친구 아드님이 놀라서 위자료를 받아야할듯...

마태우스 2005-09-23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친구 아들의 설명에 의하면 자기는 그 자리에 서있었는데, 자기를 피하려고 하다가 넘어졌다는군요. 위자료까진 아니지만,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겠죠 지금...
로드무비님/걱정 마십시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음하하ㅏ
낡은구두님/해병대라... 군대란 곳이 더 나빠지는 곳이 아닐까요??? 안되면 되게하라는 그런 곳...
클리오님/사례 몇개만 써주세요!!!!! 궁금해졌어요

비로그인 2005-09-23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컥. 형! 난 어릴 때부터 애들이랑 무지 싸우고 다녔는데... -_-;;;;;;;
저런 엄마 만났더라면 우리집 기둥뿌리 뽑혔겠다. 으흐흐흐흐흐.
다음에. 아주 다음에, 나에게 자식이 생기면 무조건 맞으라고 해야겠다. ㅋㅋ
 

 

 

 

 

“아버지는 무명화가였는데 술을 너무 좋아해서 그가 일곱 살이 되던 해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버렸고”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장외인간>(이외수 저)의 한 대목이다. 내가 술을 좋아해서 이렇게 변명을 하는 건지 몰라도, 술을 좋아한다는 게 늘 이렇게 간암과 연결되는 건 아니다. 친구 아버님은 살아생전 거의 술을 드시지 않았음에도 지금 간암으로 투병 중이다. 내가 배우기로는, 간암에 가장 결정적인 것은 B형 간염바이러스로-그때는 C형이 발견된 초기라-간암 환자의 99% 이상이 그 바이러스에 걸려 있었다. 우리가 간염백신을 맞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 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술을 마신다고 해서 간염에 더 잘 걸리는 건 아니니만큼 참이슬에 씌여져 있는 경고문-술을 많이 마시면 간암에 걸릴 수 있습니다-이 나로서는 불만스러웠다. 그렇다고 술이 몸에 좋을 거야 없겠지만, 간암과 술을 연결지어가며 술을 탄압하는 것에는 반발심이 생긴다.


술처럼 탄압받는 게 바로 TV다. 바보상자라는 오래된 별명 말고도 TV는 사람들 눈을 나빠지게 하는 존재라는 오랜 믿음이 있다.

[난 왜 이렇게 눈이 나빠졌을까? 울 엄마 주장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TV를 코앞에서 봤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그건 세상 모든 엄마들이 자기 자식들을 겁주기 위해 하는 말 아니던가. 그리고 TV시청과 시력은 무관하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도 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책을 많이 봐서 그렇다고도 하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좋겠지만 나보다 몇 갑절 더 많은 책을 읽은 친구는 여전히 1.5의 시력을 자랑하고, 또 유치원 시절까지 내가 책을 읽어봤자 얼마나 읽었겠는가 말이다(스타리스카이님이 쓰신 글)]

스타리님같이 총명한 사람은 유감스럽게도 그리 많지 않아, 사람들 대부분은 여전히 TV를 눈이 나빠지는 주범으로 본다.


안과 책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TV를 가까이서 본다고 눈이 나빠지지 않는다’ 이 말은 내게 퍽이나 충격적이었다. 지금사 생각해보면 당연해 보인다. 눈이 나쁘니까 TV를 가까이서 보게 된 거지, TV를 가까이 봐서 눈이 나빠진 건 아닐 테니까. 책에 의하면 어두운 곳에서 책을 본다고 눈이 나빠지는 것도 아니었고, 자외선 같은 게 눈에 해로운 게 아니었다. 안과책에는 그래서 이런 말도 있었다. “선글라스는 필요없다”

이런 것들을 다 배웠을 안과의사들도 TV 때문에 애들 눈이 나빠졌다는 얘기를 가끔 한다. 내 생각에 그건 눈이 나빠지는 이유를 사실은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할말이 없어 둘러대는 것이리라.


난 심각한 짝눈이다. 왼쪽 눈의 시력은 1.0에 가깝지만, 오른쪽 눈은 0.3이 안된다. 처음 그걸 안 건 대학 3학년 때였는데, 왼쪽 눈에 덮개를 씌웠을 때 평소에 보이던 글자들이 안보이자 얼마나 당황했는지. 눈을 피곤하게 한다고 눈이 나빠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서도, 난 실습을 위해 현미경을 볼 때 늘 오른쪽 눈만 사용했다. 왼쪽까지 나빠지면 정말 큰일날 것 같아서 좋은 왼쪽 눈이라도 건지기 위해서였다. 이렇듯 선입견이란 교과서적인 지식 위에 군림할 때가 많다.


그렇다면 눈을 좋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내가 어릴 적 학교에서는 의무적으로 안구운동을 하도록 했다가 그 효과가 근거없는 것이라고 밝혀져 중단했었다. 눈을 자주 쉬게 해주면 좋을 것 같고, 실제로 인터넷에 그런 글들이 떠돌아다니지만, 내 생각에 그것도 그다지 효과는 없을 듯하다. 눈이 피로한 건 근육이 피로한 거라는데, 근육과 시력은 사실 별 상관이 없으니까. 현재까지 시력이 나빠지는 원인 중 가장 사실에 가까운 것은 오직 유전이고, 그렇기 때문에 시력 저하를 막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눈이 나빠질까봐 보고싶은 TV나 책을 보지 않는다면 그 사람만 손해일 뿐이다.

결론: 눈이 피로해도 서재질을 열심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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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9-21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울보 2005-09-21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눈이 피로해도,,서재질을 열심히 하자,,재미있네요,

아영엄마 2005-09-21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유전이라는 말이 더 가슴 아프구먼요.. 아그들 눈 나빠지면 제 탓이라고 할터이니..ㅠㅠ

mannerist 2005-09-21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매너네 아버지 말씀을 빌리자면... 엄마아빠말 안 들어서 눈 나빠진 거랍디다. 하기사. 어머니 목에 종양 생기셔서 두어 달 입원하시고 대수술 받으실때도 늬덜이 말 안들어서 엄니가 아픈 거라고 하셨던 분이니 가감해서 들으실 필요가. ㅎㅎㅎ 그래도 그땐 얼마나 쫄았다구요. 말안듣는 아가들 있으신 분들 한 번 써먹어보시길. 그래도 안경은 일종의 축복이라고도 가끔 생각해요. 이만한 악세사리가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요. =)

어룸 2005-09-21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하이드 2005-09-21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 오늘 정말 서재질 열씸이구나. 한가하니?

mannerist 2005-09-21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난 맨날 한가함시롱. :-P

날개 2005-09-21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짝눈인 사람이 많군요.. 주변에서도 종종 봐요.. 심각하게 시력이 다른 사람들을... 근데, 대부분 눈에 구애 안받고 잘 살더만요..ㅎㅎ
서재질 열심히에 추천입니다..^^

생각하는 너부리 2005-09-21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짝눈이었는데, 결국 나쁜 쪽으로 시력이 같아졌어요. 그리고 저는 서른이 넘어서도 계속 시력이 나빠지고 있는 중이랍니다. 사람들이 보통 성장이 멈추면 시력도 안정된다고 하던데 그 말도 근거 없는 말인가봐요. 원인을 모른다니 계속 나빠질 수 밖에 없는건지 속상하네요. 이쁘지도 않은 얼굴에 결정적으로 콧대가 없는데 안경쓰려니 아주 괴로워요. 워낙 민감한 편이라 렌즈도 못끼고. 흑흑...

클리오 2005-09-21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눈이 피곤하게 컴을 열심히 보면 눈 나빠지는 게 사실이잖아욧!! 밤새워 컴을 보고 나면 눈이 침침해지거든요.. 그리고 갑자기 '지금사'의 표현을 보니, 명절 끝에 사투리.... 정겹네요...~ ^^

2005-09-21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5-09-21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피곤하게 컴을 많이하면 시력이 나빠지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도지는건 분명해요. 왜냐? 지금 제가 또 알레르기성 결막염 도져서 내일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걸랑요. ^^

Laika 2005-09-21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전이 맞을지도...저희 집은 아무도 안경을 안썼어요...(공부를 열심히 안해서 눈이 좋은줄만 알았더니..^^)

히나 2005-09-22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스무다섯 살 넘어서 과로로 인하여 급속도로 나빠졌어요 억울해요 이건 산재라구요 엉엉엉.. 유전이라면 우리 엄마처럼 노안이 되서 돋보기를 쓰게 되면 어쩌나 걱정이예요 그럼 좋아하는 책도 잘 못 볼텐데.. ㅡ_ㅡ;;;

마태우스 2005-09-22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노우드롭님/하지만 님은 눈이 이쁘시잖습니까. 글구 책 못볼 정도로 나빠지진 않을 거예요... 걱정 마세요
라이카님/오오 눈 좋은 건 오복 중의 하나라는데, 좋은 겁니다
새벽별님/저도 가끔 맞는 말을 한답니다^^
바람돌이님/결막염이라... 으음.... 그거 계절적인 요인이 있지 않나요? 하여간 피곤한 병 갖고 계시군요. 그래도 안경 쓰셨다고 생각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시길 권합니다...
클리오님/일시적으로 눈이 침침한 거랑 시력이 나빠지는 건 다른 거 아닌가요? 그나저나 클리오님도 어여 나으셔야 할텐데요. 요즘 아픈 분들이 간혹 눈에 띄네요 건강이 첫째. 둘째는 서재질.
에이프릴님/지속적으로 나빠진다면 안과를 한번 가보는 게 좋겠어요. 별 일 없겠지만 그래도 가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날개님/시력만 짝눈이라 다행이어요. 그리 이쁜 눈은 아니지만 모양이 짝눈이었다면...으...
매너님/바로 그겁니다. 안경만한 악세서리가 없다, 이런 긍정적 사고로 살아가시는 게 건강의 지름길이죠
하이드님/언제 한번 찾아뵈야 할테넫...
귀여우신 투풀님/뭐가 네 입니까?^^
아영엄마님/엉엉.... 저도 마음이 아파요
울보님/호호, 서재질이 첫째, 둘째는 일!
만두님/저 님한테 맞을래요!

숨은아이 2005-09-22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눈도 나쁘고 시력도 짝눈인데 눈 모양까지 심각한 짝짝이이지만 그냥 내가 이쁜 줄 알고 세상 살고 있습니다. (근데 사방이 꽉꽉 막힌 도시에서 살면 눈이 더 나빠지는 건 사실 같아요. 시야가 탁 트인 초원에 사는 사람들이 시력이 무지하게 좋다잖아요.)

2005-09-22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냐 2005-09-23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헷...또 반가운 짝눈 스토리. 전..오른쪽 눈은 여전히 좋구...20년 가까이 0.3에 머물던 왼쪽이 요즘 0.6 이상 좋아진거 같아요. 이게 노안이라고 하더만...ㅋㅋ
마태님...그나저나 짝눈의 원인은 옆으로 누워서 책을 봤기 때문이라던데요? ^^
 

 

프롤로그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어머니는 친구 분들과 놀러가셨고, 난 할머니와 영화를 보러갔다. 할머니는 코미디가 좋다고 하셨지만 <가문의 위기>가 매진이라 내가 보고 싶었던 <외출>을 봤다. 내가 멜러영화를 좋아한다는 걸 처음으로 안 건 어떤 남자애랑 같이 <폴링 인 러브>를 보면서부터였다 (이 얘기, 전에도 했지만). 메릴 스트립과 드 니로의 농염한 연기에 매료된 난 시종 “재밌다!”를 연발했는데, 그 이후부터 시시때때로 이거다 싶은 멜러는 꼭 본다. 가을산님이 좋아하는 배용준이 나온다는 것도 커다란 동기부여가 되었지만.


손예진

요즘 시대의 아이콘은 전지현이다. <엽기적인 그녀>에 나온대로 자기 주장이 강한 당찬 여성이 각광받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청순가련을 찾아헤매는 남정네들이 있게 마련, 손예진의 존재는 그래서 빛이 난다. <클래식> <연애소설>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 늘 그런 이미지로만 나왔던 손예진은 여기서도 자신의 끼를 십분 발휘한다. 윤리적으로 금지된 사랑을 향해 다가가는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 그리고 질투심에서 비롯된 밀고 당기기, 이런 것들을 손예진은 아주 아름답게 구현해 냈다. 카페에 앉아 자신의 숙소를 찾은 배용준의 실루엣을 보면서 눈물짓는 장면이 특히나 기억에 남는다.



야함

노출의 수위가 그다지 심하지 않았음에도 영화는 무지하게 야했단 느낌이다. 불륜이 주는 상상력 때문인지, 아니면 두 배우의 몸매가 워낙 훌륭했기 때문인지.

처음 하는 장면. 바닷가 카페에서 손예진이 묻는다. “우리 뭐 할래요?”

곧바로 호텔에 들어가는 장면이 나오고, 둘은 한다. 그러니까 손예진이 물어본 ‘뭐’는 바로 그거다.

나중에 하는 장면. 배용준이 말한다. “밥 먹으러 가요...기다릴께요”

예진, “아니요”

곧바로 둘이 하는 장면이 나온다. 배용준이 말한 ‘밥 먹는 것’도 바로 그거?


사랑

배: 어느 계절 좋아해요?

손: 봄이요

배: 전 겨울.

손: 저도 눈은 좋아해요

배: 봄에 눈이 오면 되겠네요.

고수부지에서 달리기 시합을 하는 거라든지, 이렇듯 유치한 대사에도 그저 좋아 죽겠는 게 바로 사랑이다. 그러고보니 사랑을 안한 지도 벌써 아홉달이 다 되어간다. 근데 난 왜 혼자 유치한 걸까?


영화가 끝나고

난 시종 재미있게 이 영화를 봤지만, <외출>의 맥스무비 별점평균은 5.5였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 관객들의 반응도 그와 비슷했던 것 같다. 이게 뭐냐, 허무해 죽겠다 뭐 이런 반응들.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그들이 바라는 건 뭐였을까? 둘이 결혼에 골인하는 해피엔딩? 이런 식으로 감독이 결론을 지어줘야 속이 시원한 걸까? 그냥 집에 가서 나였으면 어땠을까를 차분하게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참고로 내가 감명깊게 본 <폴링 인 러브>의 결말도 <외출>과 비슷하다. 바람을 피우던 두 배우는 배우자에게 고백을 하고 착하게 살기로 하는데, 그러고나서 둘은 지하철에서 만난다. 미소를 띄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두 사람, 그 광경은 내게 무진장 많은 여운을 남겨줬었다. 그땐 아무도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둘이 하러 갔다는 거야?”라고 불평하지 않았었던 것 같은데 (물론 외출이 그 영화와 비슷한 수준이란 건 아니다. 말하고자 하는 건, 영화의 여백은 관객이 채우는 거라는 게 내 소신이다. 특히 남녀간의 사랑이 주제라면)


허진호

이 영화는 김희선과 장동건이 나온 <패자부활전>의 재판이라 할만하다. 하지만 어떤 배우가 나오느냐, 또 감독이 누구냐에 따라 영화 수준은 많이 달라진다. 영화가 끝나고 허진호라는 이름을 확인한 순간 난 “역시!”라고 중얼거렸다. <봄날은 간다>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감독은 실제 모습과 가까운 사랑 얘기를 잘도 그려냈다. 멜러 전문 감독의 탄생이랄까.


집으로 가면서

택시 안에서 할머니에게 노트를 꺼내놓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이 사람하고 이 사람의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다 사고를 당했는데, 간병을 하다 이 둘이 바람이 난 거야”

내 설명을 들은 우리 할머니, “아, 그렇다냐. 망할 것들이네...”

아니 그걸 이제야 깨달으셨단 말입니까. 영화에 다 나오고, 영화 중간중간에 내가 그렇게 설명을 드렸는데. 옛날에 내가 쓸 행거(옷걸이)를 조립하시면서 내 감탄을 자아냈던-할머니는 어쩜 그리 못하는 게 없어요?-할머니가 간단한 불륜영화도 이해 못하시게 되었다니. 할머니, 흑 너무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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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1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09-21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병원에서 많이 발생한다고도 하더군요. 실제 목격자도 있구요 ㅠ.ㅠ

마태우스 2005-09-21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고쳤습니다. 감사합니다
물만두님/아 그런가요.... 하긴....

비로그인 2005-09-21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문의 위기를 보러갔더라면 이해하셨을 거예요. 너무 낙심하지 마셔요 ^^

세실 2005-09-21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할머니에게 외출은 좀 무리셨을듯~ 할머니는 이 영화를 보시고 무슨 생각 하셨을까요?
저는 멜로영화와 코믹영화만 좋아합니다.

하루(春) 2005-09-21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패자부활전 봤는데, 전혀 기억이 안 나는군요. 암튼, '외출'은 베드신이 별로였어요.

생각하는 너부리 2005-09-21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효손이에요. 저는 엄마랑도 영화본 적이 어렸을 때 외에는 아직까지 한번도 없거든요. 참, 가슴이 따뜻한 분 같아요. 부끄러워지기도 하고요.
저도 외출 보고 싶어지네요. 화양연화에서 느꼈던 그 애닮픔을 그래서 더 아름다운 사랑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

줄리 2005-09-21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러를 좋아하는 남자 주위에서 별로 못봤는데 마태님은 역쉬.......(여운을 남기며)^^

비로그인 2005-09-22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형. 내가 제대로 알지 못했던.. 대사가.. 여기 있구나. 저걸 어찌 기억하우? ^-^
할머니 모시고 영화봤어? 왠지. 되게 아름다워 보인다. 조금 민망했겠는걸?! 으흐흐
근데.. “아, 그렇다냐. 망할 것들이네...” 이 말씀이. 참 와 닿네. ^-^;;
영화의 여백은 관객이 채우는 거라는 게 내 소신이다 -> 흠. 나두 종종 하는 생각.
그래도 아무 영화나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진 않지만.. 외출은 그런 생각이 들었어.
대사 하나하나가 상징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보면서.. 머리아팠던 영화.
리뷰쓸 때는 몰랐는데. 왜 손예진이 배용준한테 화분 선물하면서 " 죽이지 마세요 "
라고 하잖아.. 그게 배용준의 아내가 살아난다는 것의 복선이었던 것 같아.
자꾸 맴도는 대사가 많은 것을 보니. 책으로 먼저 봤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들어.
참! 형. 보고싶은 책있어?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말야. 그냥. ^-^
보고싶은 책 생기면 나한테 말좀 해줘용! 내 책상에 아직도 형의 책이 있는데...
아직 리뷰를 못써서.. 맘에 걸리네. 너무 훌륭한 책이라서 선뜻 리뷰를 못쓰겠어.
으흐흐흐흐흐. 언젠가는 쓸께. 이해해주세요. ^-^

마태우스 2005-09-22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님/아, 손예진의 죽이지 마세요가 복선일 수도 있겠구나. 그리고 보고픈 책은 ... 원래 있었는데 오늘 12만원어치 질러 버려서 이젠 없어졌어. 나중에 있음 말할께. 글구 리뷰 써야 한다는 부담 절대 느끼지 마시길. 그러라고 준 게 아니걸랑.
줄리님/오오 여운을 남기며.... 멋진 댓글입니다. 주변에도 찾으면 있을텐데요, 남자들이 멜러 좋아하면 없어보일까봐 정체를 숨기는 게 아닐까요
에이프릴님/평이 워낙 안좋아 섣불리 권하질 못하겠어요. 글구 효손까지... 저보다 효자손이 더 효자죠..하핫 썰렁한 농담... 할머니한테는 너는 내운명 같은 영화가 더 어울릴 것 같단 생각에, 이번 일요일엔 그걸 보려구요.
하루님/전 그정도만 봐도 야해서 가슴이 뛰었어요. 좀더 진했다면 쓰러졌을 듯...^^
세실님/할머니가 그래도 영화 잘봤다고 좋아하셨어요. 영화가 뭔지보다 나갔다 오신 걸 더 즐기시는 듯... 영화 전에 커피집에 가서 커피를 먹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화장실에 두번이나 같이 가야 했어요....
고양이님/으음, 가문의 위기가 더 좋을까요? 그럼 그걸 보도록 해야겠군요

가을산 2005-09-22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저때문에 B군에 대한 내용이 빠진겁니까? 아니면 그냥 빠진겁니까?
하하... 귀여우십니다... ^^ 고마워요.

마태우스 2005-09-23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을산님! 배용준의 연기, 몸매 모두 훌륭했습니다. 그 덕분에 영화가 밀도높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남자다보니 아무래도 손예진 쪽으로 촛점이 맞춰졌네요^^ 배용준 칭찬도 넣을 걸 그랬단 생각이.... 죄송합니다!

sooninara 2005-09-23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예진은 카페에서 그를 추억하고..배용준은 그녀가 떠난 빈방에서 그녀를 생각하고..그런데 손예진이 카페에 앉아서 그의 실루엣을 본것은 아닌듯..ㅠ.ㅠ
카페와 삼흥호텔이 가까운곳이 아니잖아요?
둘이서 같은 시간에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장면 아닌가요?

마태우스 2005-09-2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님 미워! 제가 이해력이 떨어지는 걸 꼬집어내다니 흑...

가을산 2005-09-2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 손예진이 카페에 앉아서 그의 실루엣을 본게 맞아요.
카페가 모텔 바로 길 건너편에 있어요. 인수 방은 길가쪽, 손예진 방은 주차장쪽.
바로 가까이에 병원도 있고..........실재로 그런 배치의 장소라 삼척에서 찍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