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난 실연으로 시작했다. 그 뒤 두달간 우울증에 시달리던 나는 3월부터, 지난 5년간 그래 왔듯이 즐거운 나날을 보내기 시작했다. 기억나는 사건들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8월에 내 다섯 번째 저서가 나왔다. 그리고 그 책은, 무려 2쇄를 찍었다. 8월 3일부터 9월까지, 난 사재기를 하느라 교보를 엄청나게 들락거렸다. 그래서 그런지 교보에서 ‘서민지책’이라는 예쁜 도장을 만들어 보내줬는데, 물론 난 가을산님이 만들어주신 말도장을 주로 이용할 것이다.


-‘노빈손’ 시리즈의 ‘인체탐험’ 편의 집필을 맡았다. 그것 때문에 무척이나 바빠졌지만, 유익한 과학 스테디셀러의 필진이 된다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었다. 창작이란 건 생각보다 어려웠고, 난 10월까지 쓰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리고 연말까지란 약속도 결국 못지켰다. 이런 일에 있어서 내가 시간 약속을 어기는 건 처음 있는 일이지만, 기일에 맞춰 졸속으로 끝내는 것보다 좀 늦더라도 제대로 된 작품을 쓰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노빈손 일행은 뇌 탐험을 하는 중이며, 귀를 통해서 밖으로 나올 예정이다.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갈수록 지식 전달이 많아지면서 지루해진 감이 있다. 막판에 뭔가 재미있는 반전을 생각 중인데, 그것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xxx 신문에 글을 쓰게 되었다. 백여명이 보는 곳에서 글을 쓰던 내가 급작스런 신분상승을 경험한 것인데, 처음에는 심적 부담이 너무도 커서 괴로웠었는데 세 번째 글을 쓰면서부터 어느 정도 감각을 찾은 것 같다. 그 일로 인해 잃은 것은 생활의 여유지만-3주마다 한번이 그리도 빨리 돌아오는지 몰랐다-어머니와 할머니가 많이 기뻐해 주셔서 보람은 있다.


-이건 슬픈 얘기. 6월 10일, 벤지를 저 세상으로 보냈다. 동물병원 의사의 손에 넘겨진 뒤  당황해서 날 바라보던 벤지의 까만 눈이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날 이후에도 난 벤지 때문에 여러 번 눈물을 흘려야 했고, 기차역 근처 동물병원을 지날 때마다 흰색 마르치스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 벤지의 부재는 나로 하여금 집에 갈 동기부여를 없애 버렸고, 그래서 난 이곳저곳을 유랑하며 술을 마셨다.


-술마신 횟수보다 더 많은 권수의 책을 읽겠다는 다짐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얼추 비슷하게 나가던 스코어는 8월 이후부터 벌어져, 술을 마신 건 164회, 읽은 책은 137권으로 한해를 마감하게 되었다. 이 목표는 그래서 내년으로 유예되었는데, 책을 더 읽는 건 어려울 듯 싶으니 술 마시는 횟수를 120회 이하로 줄여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술 횟수가 작년보다 14회가 줄어든 걸 보면 상황은 희망적이다.


-재임용 심사를 통과했다. 남들 다 하는 걸 뭘 자랑하느냐고 하겠지만, 34명의 대상자 중 14명인가가 심사에서 탈락을 한 걸 보면 자랑할 만도 하다. 잘릴 걱정이 없는 정교수 분들이 무지하게 부럽다(정교수 때 논문을 안쓰면 호봉만 안오른다...).


-올 한해, 내가 목표한대로 누구와도 연애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좋은 여자 분들을 무척 많이 만났고, 그분들과 같이 수다를 떨거나 술을 마신 일, 인터넷을 통해 소통을 했던 일들은 내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김규항, 변정수, 지승호, 그리고 오한숙희님을 알게 만났다. 평소 존경하던 분들과 만나게 되어 기뻤고, 내년에는 정희진님이 1학년 강의에 와주신단다. 예과 수업을 빙자해서 내가 보고픈 분들을 모시는 거라 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학생들도 그 강의가 좋았다고 하고 내가 보기에도 그들에게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더 크다.


-다이어트에는 처절하게 실패했다. 어느 해보다 러닝머신을 성실하게 했고, 체중계까지 사면서 각오를 다졌지만, 오늘 테니스를 칠 때 친구로부터 “너 살 더 쪘다!”는 말을 들었다. 하긴, 12월에는 술만 마시느라 거의 운동을 못했으니 그전에 빠졌던 살도 다시금 원상복귀되었을 터다. 내년에도 여전히 다이어트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할 수 있는 건 대충 다 해봤기에 막막하기만 하다.


12월 31일, 난 지금 집에 있다. 신정을 쇠는지라 내일 차례 준비 때문에 제수씨가 와서 열나게 일을 하고 있고, 그게 미안해서 조카 녀석과 오래도록 놀아줬다. 원래 난 오늘 약속이 있었고, 적당히 놀아주다 저녁에 횡 하고 도망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만나기로 한 미녀에게 바람을 맞는 바람에 도망가는 건 실패했고, 조카는 지금 내 옆에서 “큰아빠! 놀아줘!”라며 칭얼거리고 있다. 바람 자체도 그렇지만 날이 날이니만큼 바람 맞은 게 유독 마음이 아픈데, 그러고 보니 올해는 실연으로 시작해서 바람으로 끝이 났다. 중간 과정이 워낙 훌륭했기에 30대의 마지막 한해로는 부족함이 없지만, 마지막 날 바람을 맞으니 용을 그릴 때 여의주를 빼고 그린 것 같은 허전함이 날 엄습한다. 저번에 먹다가 집에 싸온 죽엽청주-4만원이 넘는 고가의 술이다-나 먹으면서 올 한해를 마감하련다. 앗, 그렇다면 올해 마신 술은 165회가 되는 셈인가? 한해동안 저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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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05-12-3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빈손 재미있게 보고있는데 기대할게요!!
올한해 고생도 하셨고 뿌듯하실거 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좋은일들만 가득하길 빌게요^^

울보 2005-12-31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정을 보내시는군요,
새해복많이 받으시고요,
언제나 건겅하시고
내년에는 연애도 하세요,

mong 2005-12-31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태님,
올해 하반기 알라딘에서 만나뵈어
기뻤어요 ^^

깍두기 2005-12-31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과 함께 한(?) 2005년 저도 뜻깊었어요.
이제 몇시간만 지나면 님도 40대의 반열에 오른다는 것이 새삼스레 기쁘네요.
이제 동년배가 되었으니 말 놓아도 용서해 드리.......지는 않겠지만^^
내년에는 알라딘 원로회의에 님의 자리도 마련해 놓을게요^^

물만두 2005-12-31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06년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

다락방 2005-12-31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플라시보 2005-12-31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태우스님.
올해로 서른을 마감하시는군요. 저는 서른살을 마감했습니다. 같이 30이란 숫자를 마감하는군요.^^

날개 2005-12-31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는 꼭 연애를.....^^

하늘바람 2005-12-31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노빈손!!! 안그래도 추천하고 싶었느데 이미 ^^ 정말 잘 어울리는 필자셔요. 아주 기대됩니다.

Joule 2005-12-31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마태우스님 뵈었을 때 저는 너무 왜소하고 날렵하신 몸매에 깜짝 놀랐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네요.
(지난 번에 빌렸던 만원을 갚아드려야 하는데 계좌번호를 알려주셔도 좋고, 알라딘 상품권으로 받고자 하신다면 이메일과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실 2005-12-31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엔 멋진 연애하시길 기대하겠습니다~~~
40대 반열에 오르신 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알려주세용~ (아직 40대 아닌 아줌마 드림)

싸이런스 2006-01-01 0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을 알게 되서 즐거운 한 해였어요. 새해에도 변함없이 해피바이러스를 듬뿍 선사해 주실것을 기대할께요. 새해에도 꾸준히 다채로운 미녀들과 함께 즐거운 음주생활을 누리시는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시고요! 앗... 그러고 보니 이제 불혹의 배를 타셨네요. 축하드리고요. 먼저 타셨으니 터 좀 잘 닦아 주세요. 전 아직도 하~안참 멀었답니다. 음하하

모1 2006-01-01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 덜 드시기로 하셔놓고 그새 죽엽청주를~~~마태우스님 술과 같이 하는 안주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안된다고 하던데....오호...뭐 내년 이젠 올해군요. 올해부터 시작하면 되시겠지만요. 갑자기 생각났는데 마태우스님 주위엔 미녀밖에 없나보다..생각이 들어요. 미녀아닌 저는 약간 거리감도...흑흑..)

마태우스 2006-01-01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죽엽청주 그거, 중국음식과 먹을 땐 몰랐는데 정말 죽이더군요. 한잔 먹고 더이상 못먹었구요, 대신 소주 한병을 깠습니다. 글구 미녀 아닌 친구도 많으니, 거리감 느끼지 마시옵소서.
싸이런스님/2월생인 덕분에 다른 동기들보다 일년 늦게 불혹을 맞이한 게 좋았습니다. 저 역시 님을 알게되어 무척이나 즐거웠습니다. 건강하도록 하겠습니다. 님도 미국생활 잘 하시길 빌겠습니다.
세실님/40이라 그런지 아침 하늘이 잿빛으로 느껴지는군요. 내년에도 미모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쥴님/흑....그 만원을 자꾸 언급하시니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제가 왜 만원만 드렸을까, 택시비는 만원 넘는데 하는 생각에 죄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핑계를 대자면 제가 그때 좀 제정신이 아니어서요.... 그러고보니 쥴님을 직접 만난 한해였네요.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하늘바람님/소설을 써본 적이 거의 없어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네요. 캐릭터를 부여하는 게 영 어렵더군요. 너무 기대하시면 안되는데..
날개님/제가 연애를 할 수 없는 이유는...제 타입인 어느 분을 너무 늦게 만났기 때문이라는..^^ 혹시 세기의 대결 파트너는 구하셨나요??
플라시보님/우리가 그렇게 연결이 되는군요!! 님도 다사다난했던 한해였죠? 올해는 더 아름다운 한해가 되길 빕니다.
다락방님/오오 졸리같은 다락방님, 홀연히 제 페이퍼에 댓글 달아주실 때마다 황송하옵니다...올해는 님을 스크린에서 뵙기를 빕니다.
만두님/너무 부리만 이뻐하지 마시고 올해부턴 잘 지냅시다
깍두기님/제가 그동안 40대라고 놀린 거 죄송하구요, 막상 40대가 되보니 서럽더군요 흑... 제게 따스한 온정의 손길을 부탁드려요
몽님/저도 몽님 덕분에 알라딘이 더 즐거웠답니다. 새해에도 열심히 해보아요!
울보님/그래요 나이가 나이니만큼 건강에 신경써야겠지요. 류가 한층 더 멋진 아이로 성장하기를 기대할께요.
실비님/앗 님도 노빈손을.... 너무 기대하진 마시구요, 아는 사람이 썼다, 뭐 이정도로 생각해 주십시오^^
새벽별님/아니 뭐 일착으로까지.... 부끄럽습니다. 제게 너무 잘해주지 마세요. 어차피 다 잊어버릴 테니까(내 머리속의 지우개 중에서()

시비돌이 2006-01-01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축하할 일이 많군요. 로빈손 시리즈에, 별별별 신문 연재 등등 ... 역시 내공이 있으니 여기저기서 청탁이 들어오는가 봅니다. 요새 들어 뼈저리게 느끼는건데, 제가 참 실력이 없는 것 같아요. 알았을때 빨리 때려치는 결단이 필요할텐데, 너무 멀리 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사실은 다른 일을 열심히, 행복하게 해나갈 능력도, 자신도 없구요. 바보가 된 것 같아요. 앗, 주저리 주저리 횡설수설이다. ㅠ.ㅠ 마태님 새해에는 건강도 좀 챙기시길...

야클 2006-01-01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항상 소년같은 모습 금년에도 간직하시길. 그리고 고백할 일(?) 있으면 빨리 고백하시길.ㅋㅋㅋ

하루(春) 2006-01-01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고백할 일이 뭐죠? 참.. 님도 함께 일 하세요.

하루(春) 2006-01-0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연애 한 번 다시 해보시죠. 제가 기원해 드릴게요. ^^

로드무비 2006-01-01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책읽는나무 2006-01-01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뭐....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말씀 남길 수밖에 없겠습니다..^^
복 많이 받으시고...좋은일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moonnight 2006-01-01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연으로 시작해서 바람으로 끝난 한 해라니. ㅜㅜ 시작과 끝이 슬프지만 마태우스님 말씀처럼 과정들이 워낙 알차서 슬퍼하진 않으렵니다. 수고많으셨어요. 그리고 새해엔 더 건강하시고 다이어트 성공하시고 더 행복한 날들 보내시길 바래요. 음.. 그리고 야클님과의 관계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언제..? ^^;

kleinsusun 2006-01-01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근데...도대체 12월 31일처럼 중요한 날 님을 바람 맞힌 미녀는 누구예요? 조직의 힘을 보여줘야...ㅎㅎㅎ
"노빈손" 기다리고 있어요. 건필하세요.홧팅!

박예진 2006-01-01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정리가 안되더라고요 ^^; 어제 그냥 친구랑 집, 그리고 놀이터 가서 놀았죠.
전 한해의 사건이 기억이 안나요 ㅠ.ㅠ
곰곰 생각~~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_^ 오늘 교회에서 집으로 올 때 떡을 먹으며 혼자 걸어왔는데 "박예진의 모험"이 생각나 내가 방랑자라는 상상을 하며 씩씩하게 두 팔을 휘저으며 걸어왔지요 ^^;;

stella.K 2006-01-01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재임용 통과되신 거! 올해는 좋은 분 만나시길 빌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2006-01-01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01-03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감사합니다. 그리고 전 작년에도 좋은 분을 많이 만났습니다. 알라딘에서도, 그리고 그 외의 모임에서도. ^^ 스텔라님은 재작년에 만났죠?
박예진양/아아, 역시 님은 대단하십니다. 떡을 먹으며 걷는 건 내공이 어느 정도 되는 분이나 가능한 것인데... 게다가 두 팔을 휘저으며 떡을 드신다는 건 정말.... 존경합니다.
수선님/하핫, 너무 기대 많이 하시면 안되는데...막판에 맥이 좀 빠져서 진도가 안나갑니다. 이번주까지는 꼭 원고를 넘겨야 할텐데요.
달밤님/야클님과의 관계는 밤마다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단계까지 발전했습니다. 메시지가 어찌나 야한지 얼굴이 빨개지곤 해요^^
책나무님/올해는 님이 참 많은 방황을 하신 때지요? 싸이에도 가시구 말이죠^^ 올해는 알라딘에 충성합시다 우리 모두. 복 많이 받으세요
로드무비님/친구 말에 의하면 이 말이 더 좋데요. 복 많이 드릴께요 로드무비님!
하루님/연애가 두렵습니다...
검은비님/2005년도 충분히 행복했답니다. 올해도 작년만 같았으면 더 바랄 나위가 없어요
야클님/님의 어머님이 저를 좋아하실까 두렵사옵니다.^^
우는달님/올해는 님이 웃는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실 제가 재주에 비해서 과분한 자리에 있고, 그 자리 때문에 몇군데서 청탁이 들어오는 거랍니다. 역시나 제 능력 밖이라고 생각하고 있구요, 그래서 마음이 많이 불편했어요... 익숙해진다는 건 뻔뻔해진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 제가 아는 분(유xx님이라고, 제가 모시는 분이지요^^)이 제가 아는 사이트에 올려주신 글입니다. 이 글 읽고나서 웃느라고, 그리고 네이버 가서 다른 댓글들도 보다가 어제 오전을 아무 일도 안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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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귀여니가/시를쓰니/국민모두/시인되네
덕택에/ 연말을/ 원없이/ 웃으며 /
시심(詩心)과 함께/ 보내게/ 되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우선,/
한국식/ 하이쿠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귀여니의/ 시 일부들/

: △명심해./하루만에 당신에게 반했다는 그 사람은/다음날 또 다른 사랑에 빠질수 있다는 걸.(제목 ‘명심해’)

△영원이란,/누구에게도 허락될수 없는/이 세상의 가장 큰 거짓말.(제목 ‘가장 큰 거짓말’)

△신발 끈 더 꽉 묶어./우리가 함께 할 코스는/백미터 단거리가 아니라/마라톤이야 이 멍청아.(제목 ‘코스’)


# 여기에/ 달린/ 네티즌들의/ 열화와/ 같은/ 하이쿠들/
maricol  (211.178.xxx.143) 12-30 09:58:01    
김치/된장/청국장/치즈/와인/맥주/식빵 - 제목:발효식품

kyohack  (218.237.xxx.10) 12-30 09:56:26    
귀여니/인기가/이렇게/좋은지/오늘난/처음 알았네 (제목: 1만 리플 기원)

pythonuser  (211.47.xxx.113) 12-30 09:56:22    
show / me / the / money (title : star chobo)

raretype  (218.148.xxx.127) 12-30 09:56:15    
시집은 / 가겄냐? (제목:시집)

ecb2c  (203.255.xxx.174) 12-30 09:55:39    
시의 기본은 압축율인데/ 귀연시는 알집보다 못하군하 // 제목: 알집

ejunier  (220.123.xxx.108) 12-30 09:55:11    
자수하여/광명찾자 (113)

gr634  (219.250.xxx.37) 12-30 09:54:38    
살람해요 /살람해요 /당신을 살람해요(제목:초난강)

bwv244  (218.48.xxx.78) 12-30 09:54:14    
명심해/삼겹살/구울 땐/두 번만/뒤집어 (제목:삼겹살과 인생)

mrd_korean  (211.222.xxx.245) 12-30 09:54:08    
개념상실/개나소나/모두한다

ejunier  (220.123.xxx.108) 12-30 09:54:02    
365일/자나깨나/불조심 (119)

내가 뽑은 오늘의 장원급제 작품!!
minigift81  (211.217.xxx.148) 12-30 09:52:35    
속보 / 정치 / 경제 / 사회 / 생활/문화 / 세계 / IT / 연예 / 칼럼 / 영문 / 매거진 / 전문지 (제목 : 네이버 뉴스 홈)


oppusdei  (220.117.xxx.118) 12-30 09:51:57    
4시간 동안 / 자동사격 찍고 / 라면먹고 / 영화보니 / 어느새 로크델라 ㄳ (제목 : 레게 냥꾼이)
 
10majuck  (218.155.xxx.25) 12-30 09:51:11    
술은/마셨지만/음주운전은/하지 않았다 (제목:음주운전)

namaster_  (210.104.xxx.36) 12-30 09:51:04    
제목이 꼭 들어간 글이/ 시집이라 출판했네/ 시인들은 다죽었나?/ 이런글이 시가되나/ 어이없는 귀여니글/ 나는 시라고 인정못해/ (제목 : 인정못해)

loveu002  (218.236.xxx.186) 12-30 09:50:00    
▲귀여니야/언제까지/그렇게/살텐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제목:신돈)

ssangsudo  (220.125.xxx.80) 12-30 10:04:48    
사랑스런귀여니얀/오빠로긴했다/오빠가다생각이있어/너를조낸갈구는거다/정신좀차려라 (제목:10초준다 굴다리 홈쇼핑센터로 와라 9초 8초 그딴거 없다)

pythonuser  (211.47.xxx.113) 12-30 10:04:20    
고! / 담! / 시! / 티! (제목:완전소중대구)

minigift81  (211.217.xxx.148) 12-30 10:03:56    
13인의 아해가 댓글을 다오. / (댓글은 웃기는 것이 중요하오.) / / 제1의 아해가 웃기다고 그리오. / 제2의 아해도 웃기다고 그리오. / 생략하겠소. / 덧글은 300자 제한이오. / 제13의 아해는 웃기는 아해와 웃어주는 아해와 그렇게 뿐이 모였소(다른 사정은 없소!) / 그 중에 1인의 아해가 귀여니라도 좋소. / 모자라오.

snclove  (222.104.xxx.65) 12-30 10:03:52    
다들 춥다 춥다 하지만 / 나는야 뜨뜻한 방에서 / 마우스 끄적거리며 / 기사를 쓰고 /돈을 번다네 (제목 : 기자 김상기)

lukny  (151.202.xxx.69) 12-30 10:03:48    
아프리카가/시집일때/깔따구는/새다(제목:대략난감)
hellioss  (211.212.xxx.2) 12-30 10:04:29    
글 석 줄이 누구는 시가 되고/누구는 낙서가 되고/그렇게 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게지.(아프리카는 아프리카가 아니다)

ilovepluu  (203.243.xxx.4) 12-30 10:03:47    
국영 베트남통신(VNA)은/ 29일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국가대표선수인 후잉 꾸억 아잉 및/ 레 밧 히우 등 두 선수가/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제목:베트남 축구시합 점수 조작 파문 확대)

200231207  (211.207.xxx.8) 12-30 09:49:42    
귀여니는/시인이네/시집내면/시인이네 (제목 : 유전시인)

jsj0023  (222.109.xxx.15) 12-30 09:49:09    
잘썼다고/생각했다/헌데/써보니/나도쓰네/헐~/( 제목:나도 대단해)

storynara  (211.55.xxx.2) 12-30 09:47:18    
스타하는 / SCV는 미네랄 / 귀여니 시 읽어본 / 나는 니미럴 /(제목 : 니미럴)

ipark1002  (125.240.xxx.194) 12-30 09:42:48    
귀여니/돈/참/쉽게/버는구나/그냥/끄적이면/출판해주든? (제목:어이없는 출판사)

freestorms  (210.124.xxx.158) 12-30 09:41:56    
뇌중이는/흉내라도/내려고/노력하는데//귀여니는/개발괴발/낚서만/써대는구나(제목:구성지와 신성지의 비교)

storynara  (211.55.xxx.2) 12-30 09:41:01    
왼손은 거들뿐 / 오른손이 하는 손 / 왼손잡이라면 / 왼손이 하는 손 / (제목 : DDR)

sbsceo  (218.51.xxx.187) 12-30 09:36:14    
1.김창희/ 2.노윤발/ 3.박기우/ 4.조명발/ 5.이찬수/ 6.야부리/ 7.마일탄/ 8.백엄/ 9.김지방/ 10.설제비/(제목 : 우리반 모의고사 등수)
calmeyes  (210.92.xxx.247) 12-30 09:28:03    

△우리집에비데샀다/궁디따뜻/물줄기콸콸/뜨건물에 똥꼬 뜨끔/똥구녕이샤브샤브됐다.제목: 비데와 샤브샤브 )

imhwangbo  (210.218.xxx.2) 12-30 09:27:40    
최고의/덧글상/후보/추천(제목:붐업)

imhwangbo  (210.218.xxx.2) 12-30 09:25:52    
211.218.0.64(제목:ip주소)

juchan1030  (219.241.xxx.12) 12-30 09:25:22    
아침부터/디지게 웃었다/다행이다/사무실에 아무도 없어서(제목:회사)

newlly  (61.73.xxx.185) 12-30 09:15:56    
황우석, 안규리/노성일, 김선종/과연 진실은 저너머에.../도와줘요 스컬리... (제목:혼돈, 부제:Chaos, 작성:멀더 폭스)

오늘의 장원 2 !!!
bird1013  (203.247.xxx.251) 12-30 10:42:28    
봄/여름/가을/겨울/한자한자/고민하고/또 고민해서/"한번만 읽어주세요~한번만요~"/온몸을 바들바들/누군가 한번이라도/내 시를 봐준다면/그러나/일년에 단 네편/아무도 봐 주지 않은/시 네편을 끌어안고/눈 속에 숨을 죽였네 (제목:시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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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1 2005-12-31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밌네요. 귀여니 글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해서 좀 그렇긴 하지만...대단하군요. 이 친구...꾸준히 무엇인가를 써서 꾸준히 사람들의 시선을 잡을 수 있다니요. 이것도 기술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하이틴 소설도 한때라고 생각했는데 귀여니 하는 것 보니 한때는 아닌가 봅니다. 그것으로 대학의 국문과인지 문예창작과인지 가고 이렇게 시집(?)까지 냈다는 것 보면요.

chika 2005-12-31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보니 재미있소 읽고나니 궁금하오
나도쓰면 시인게요? 그렇다면 나도시인
제목또한 써야하니 뭐라할까 고민이오
사사댓글 남겼으니 이젠정말 나도시인 ^^a

chika 2005-12-31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아아아 새벽별님 이건정녕 오해예요
이게무슨 정성이요 무효처리 취소하소
이벤트왕 치카님의 댓글달기 잊으셨소
오랜만에 쓰긴해도 사사댓글 최고였소
(이시제목:거짓말도 조금보탠 나의항변)

하하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
마지막의 이웃음은 신돈아닌 왕자라오
(만화제목 까먹었소 돈데기리~ 돈데기리~ ㅡㅡa)

Mephistopheles 2005-12-31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탐험대 라구...오마르왕자 샬랄라..공주...주전자 타임머신으로 여행하는 거라죠..^^ 네이버 덧글은 이제 2만을 향해 달려갑니다..주옥같은 덧글들이 계속 이어지더군요...하하

릴케 현상 2005-12-31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문과가 아니라 영연과 갔다던데 간 김에 시나리오를 열심히 써야 하지 않을까나^^ 이런 거 민중시?

물만두 2005-12-31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뭐꼬 그냥대충 내년에는 알아듣게
쉬운말만 하고싶소 듣고싶소 살려주오

moonnight 2005-12-31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웃겨서 울었어요. ㅠㅠ; 댓글 참 대단들 하네요. ^^; 특히 저 비데와 샤브샤브.. ㅠㅠ

플라시보 2005-12-31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패잡고싶네/ 패잡고싶네 / 귀여니 / 귀여워서 / 아주 확 패 죽이고 싶네 / 안그래도 / 귀여운게 / 시까지 쓰고 자빠졌네 / (제목 : 안그래도 귀여운데)

하늘바람 2005-12-31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주 기가 막혔답니다. 귀여니도 대학생이 되었고 이젠 제대로 글공부할 때가 되었을 텐데 어떻게 저럴수가 있을까요

깐따삐야 2005-12-31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을 수 없는 말빨의 가벼움. 쓰읍!

라주미힌 2005-12-31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사기꾼이/아니에요 (제목: 황우석)


귀여니가 그래도 좀 나아지려나 싶었는뎅...
또 모르는 일... 우리가 그녀의 작품 세계를 이해 못하고 있는지도.. ㅡ..ㅡ;
그녀가 너무 뒤에 있거나...
우리가 너무 앞에 있거나...

sweetrain 2005-12-3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어이가 없군요 ㅡ.ㅡ

비로그인 2005-12-31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니가 누구인지 알진 못하지만
어찌됐건 부럽군요 저도 서평쓴거
모아모아 책을내면 아마 망하겠죠
-_-;;;;

마태우스 2005-12-31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대생님/망하는 건 모르겠고, 저는 한 열부 쯤 사서 돌릴 겁니다^^ 팬 드림.
단비님/그죠?
라주미힌님/대단한 포용력이세요^^ 사실 귀여니가 억울한 면은 있습니다. 그녀가 욕먹는 건 그녀 책이 많이 팔렸기 때문이기도 하니깐요.
깐따삐야님/앗 반갑습니다(제목: 첫인사)
하늘바람님/님은 특히 더 열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플라시보님/아니 어쩜 그런 귀여운 시를 쓰실 수가...님 사자 아니었나요?
달밤님/이유가 뭐든지 달밤님이 우는 건 마음아픈 일입니다..
만두님/내년에 우리 잘 지내 보아요! 제 마음 아시죠?
자명한산책님/앗 연영과군요.... 시 쓴 이유도 겁나 웃겨요. 그냥 소설 안쓰니까 맥이 빠져서 시집을 냈다나 뭐라나...
메피님/님 댓글 보고 가봤더니 16000 돌파했더군요. 근데 초창기만큼의 기발함은 없는 듯...
치카님/하여간 전/ 치카님이 /좋아요(제목: 치카)
새벽별님/별님생각에/잠못이룬밤도/있었지/오늘도 그렇다네(제목: 남궁옥분)
모1님/그 세대 애들한테 통하는 뭔가가 있긴 하겠지만...마음이 아픕니다...

박예진 2006-01-01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
사실 귀여니...언니..?가 스토리는 잘 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뭐 ㅡㅡ;; 이 시집은 안 냈으면 더 이미지 관리가 잘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전 라주미힌님 댓글에 배꼽 빠질 뻔 했어요 ㅜ_ㅜ

Mephistopheles 2006-01-04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말에 귀여니씨 기사 하나 접하고 나서 귀여니씨의 책은 안읽어 보고 그에 관련된 기사만 찾아서 보게 되었군요.. 뭐라고 해야 하나.... 이번 시집 전에도 아웃사이더란 소설이 표절관계로 재판까지 가게 되는 것 같더군요.. 내용을 찾아보니.. 생각보단 심각하더군요..

하치 2006-01-05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국민에게 '나도 작가 될 수 있다!'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네요.

마태우스 2006-01-05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저도 그 표절 제기한 분의 글, 읽어봤어요. 생각보다 훠얼씬 심각하더이다.
하치님/그러게 말입니다^^
박예진님/사실 귀여니가 욕먹는 이유는 책이 많이 팔려서 그런 거지요..... 안팔렸다면 이렇게까지 욕먹진 않을텐데... 님 말씀대로 시집은 안냈으면 좋았을 뻔...^^
 

 

 

 

 

이젠 신문에서 '황'이란 글자만 봐도 멀미가 날 지경이라고들 한다. 맞다. 우린 너무 오래 황우석 이야기만 했다. 나도 지겹다.

스스로도 지겨우면서 그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황우석의 처지가 꼭 난파선처럼 느껴져서다. 오해 없기를 바란다. 난 지금 황우석 편을 들고자 하는 건 아니다. 난 원천기술 유무에 무관하게, 2개 가지고 11개를 만들었다고 한 것만 가지고도 황우석은 과학계에서 퇴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규리 선생이 평화방송에 보낸 이메일을 봤다. 자신은 이식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 줄기세포의 진위 여부를 몰랐단다. 그게 사실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광경을 보는 심정은 씁쓸하다.

논문을 쓸 때 아무것도 안한 사람의 이름을 집어넣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과의 경우 나이든 교수님이 애착을 보이는 기생충을 가지고 논문을 쓴 경우, 그분이 직접 연구를 안하시더라도 계속 이름을 넣어드리는 건 일종의 관행이다. 진급을 해야 하는데 논문점수가 모자란 경우, 지도교수에게 부탁해서 마구잡이로 이름을 넣어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본다면 공저자로 이름이 들어갔다 해도 모두 같은 책임을 지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러니 이번 사태의 경우 주요 책임은 역시나 교신저자인 황박사에게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저자로서 일말의 책임의식은 느껴야 하는 게 아닐까? 자기 이름이 실린 논문이 조작으로 밝혀졌는데 어떻게 '난 몰랐다."고만 할 수 있는 걸까? 황우석 박사의 첫번째 논문은 200개 난자에서 줄기세포 한개를 만들었다는 것이고, 두번째 논문의 핵심은 그 확률을 높여 11개를 만들었다는 게 그 핵심이다. 공저자라면 한번쯤 그 줄기세포를 봤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럴 위치가 아니어서 그렇다고 치자. 실제 안규리 선생은 자신이 장기이식에만 관심이 있었고, 자문 역할만 맡았을 뿐이라고 했다. 줄기세포 일이 잘 되어 장기이식 단계까지 가려면 아무리 짧게 잡아도 십년은 걸릴 터, 안규리 선생이 당장 할 일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2004년은 물론이고 2005년 논문에 굳이 안선생의 이름이 들어가야 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주치의라고 논문에 이름을 실어주는 경우는 없다...). 안선생의 역할이 그렇게 미미했다면 논문에 이름을 넣어서는 안되는 거였고, 일단 이름이 들어갔다면-아무리 황박사가 책임자일지라도-공저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한 점에서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퇴임을 하셨지만 논문을 1천편 이상 써서 다작상을 받은 지제근 교수라는 분이 있다. 말이 천편이지 30여년간 매년 30편 이상을 썼다는 건 거의 기적이다. 물론 그분은 모든 증례논문이 한번쯤 거쳐야 하는 병리과 소속이라 유리하긴 하다. 하지만 그분의 훌륭한 점은 당신의 이름이 들어간 모든 논문의 슬라이드를 당신이 직접 판독하셨다는 것이다. 그거야말로 진정한 학자의 자세가 아닐까.

안규리 선생을 아는 분은 다들 이런다. "그분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다."라고.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몰랐다."만을 강변하는 그분의 모습은 날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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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5-12-30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 가판대에서 보았는데 주간지 신문에 황우석 오라는 나라 많다더라고요. 전 나름대로 불쌍하다고 생각했었답니다. 고개 숙이고 울듯말듯한 모습이 참 안되어 보이긴 했죠. 노성일이사장처럼 수시로 우는 사람보다 더요. 누가 진실이고 누가 잘못이냐를 떠나서 우리 모두 이제 마음을 가라앉혔으면 좋겠어요

paviana 2005-12-30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지제근 선생이 쓴 의학용어집 아무 페이지나 펴서 읽어요.
왜냐구요? 재미있자나요..

드팀전 2005-12-30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우석의 거취문제로 다시 한번 애국주의 물결이 불 가능성이 있습니다.두고보시면 압니다.ㅋㅋ 예상되는 주장은....
1.죄는 밉지만... (근거업는 휴머니즘적 주장)
2.그래도 그간 이뤄놓은 성과를 사장할 수는 없다.(결과중심적 기능주의자들)
3.황우석을 외국에서 데려간다면 우리 손해다.(바퀴벌레같은 애국주의자들)

...나의 주장...ㅋㅋㅋ
이건 다 황박사의 시나리오였다.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황박사와 노성일원장은 미국CIA와 FBI 엑스 파일 팀에서 제안을 받는다.(사실 이건 멀더와 스컬리의 제보에 의한 것이다.)현금 1조원에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넘기라는 것이다.이들은 만원짜리로 1조라는 어마어마한 돈에 눈이 멀어서 고민한다.미국은 새로운 신분증과 미국 시민권과 기타 등등 페이스오프할 수 있는 성형외과까지 옵션으로 제공한다.결국 황박사는...결심한다.바꾸기로...그렇다.줄기세포를 바꾼건 황박사다.그리고 제보자 A씨에게 바람을 집어넣는다.PD수첩에 제보하라고. 그렇다.이모든 것은 황박사의 시나리오다.
황박사는 결국 평화의댐 이후 최고의 사기를 치고 불명예 속에 뒤안길로 사라진다.
아..노성일과 왜 갈라섰냐고...그렇다.그건 페이스오프할 성형외과의 번호표를 황박사가 먼저 받겟다고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해서이다.노성일은 주장했다.내가 좀 더 못생겼으니 황..니가 양보해라.하지만 황박사는 ..너보다는 내가 얼굴이 알려졌으니 죽으면 죽었지 양보할 수 없다고.그렇다.서울대 병원을 찾은 마지막 담판에서 노성일은 결심했다.페이스 오프 할 수 없다면 미국 놈 들도 믿을 수 없다.내 살 길은 내가 찾아야한다.까발리자.황..니가 성형외과만 양보했더라도...
결국 황우석은 몰락하고....국내 어디서도 발붙이기 힘들게 된다.국정원에서 비밀연구실을 마련하고 이름도 왕박사로 바꿔서 밀어주겠다고 하겠지만 황은 거절할 것이다.황은 2-3년 후 세상이 그를 잊었을 때 미국국적 비행기를 타고 도미한다.그의 스위스 비밀계좌에는...노성일에게 한푼도 안떼인 1조원이 만원짜리로 보관되어있다.
그렇다.황박사는 PD수첩과 대한민국 언론을 전부 이용한 것이다.....다 그의 시나리오다..... 그나 저나 고민이다.만원짜리 1조원은 어디가서 환전할까???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꾸벅...

하늘바람 2005-12-30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드팀전님 재미있네요

코마개 2005-12-3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가 무슨 죕니까. 지은 사람이 나쁘지. 알고 보면 불쌍하지 않은놈 없다! -이상 저의 지론 입니다.
황우석씨는 본인에게 여러번 기회가 주어졌을때 고백했어야 합니다. 그러면 져야하는 짐의 무게가 지금보다는 가벼웠을겁니다. 자업자득, 자승자박입니다.

로드무비 2005-12-30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짜든동 이 상황을 모면하려고 머리를 굴리는 모습밖에 안 보입니다.
언론의 작태야 뭐 말하면 입 아프고.

코마개 2005-12-30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지금 미디어 오늘을 봤는데, 난자 기증한 연구원중에 한명이 실험 도중 난자가 든 병을 깨드렸대요. 그래서 황우석씨한테 막 야단을 맞다가 "그럼 내 난자로라도 복원해 놓으면 될것 아니냐"그러니까 "그렇게 하라"고 해서 난자 제공이 되었다는군요. 넘 잔인합니다. 연구원이 받았을 상처가 얼마나 클까요.

플라시보 2005-12-30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거짓말이 나쁘다는 것은 아주 어릴때 배우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거짓말을 많이 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소수 사람들을 상대로 하죠. 황교수는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는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건 단순한 거짓말장이에서 벗어나 사기가 되는 것이지요.

드팀전 2005-12-30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 저 사람이...올해는 잘 넘어가나 싶더니.....아 왜에... 무슨 농담을 못해.
..어떻게 저렇게 심각해가지고 장가를 갈 수 있었을까...난 나나 나나 솨아...
바람구두 아저씨도 복많이 받으세요.

모1 2005-12-30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독교 방송사에 보냈다는 것 뉴스에서 보긴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동안 지켜보긴 했지만 뒤로 갈수록 암울해지는 것 같네요. 무슨 연구원이란 사람이 병원에 갔는데 뭐 자료를 뒤바꿔치기해서 자살시도를 했네..부터 완전히 지저분해지고 있어서 어느 것이 언론에서 만들어 내고 어느것이 그들이 직접 말했는지가 궁금할 정도예요. 개인적으로 다른 것은 다 궁금하지 않은데 연구 자체가 완전 허구였는지 아닌지가 궁금해요. 보니까 서울대에서 그것 조사중이라고 하던데...

깍두기 2005-12-30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이 심각하니까 드팀전님이 웃겨 주시네^^

sweetrain 2005-12-30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우석 교수는 이미 과학자로서는 끝이죠. 끝이어야 하고요.
그런데, 주변에는 온갖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삼성이 어쨌다더라, 노성일과 삼성의 합작이다 등등..ㅡ.ㅡ
아마 일부 황우석 추종자들은 황우석이 직접 사과 기자회견 해도
뒤에 총을 누가 들이대고 강압적으로 사과하게 했다고 할겁니다 ㅡ.ㅡ)

그래서, 그랬죠. 그 글을 쓴 사람 이름과 직위, 사실여부를 확실히 아냐고.
지금 확실히 밝혀진 서울대 조사위 발표는 못 믿으면서,
왜 저런 황당무계한, 아무 근거도 없는 음모론은 잘만 믿냐고..
황교수를 믿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근거없는 음모론은 사라졌음 좋겠습니다. ㅡ.ㅡ
 

같이 갔던 친구가 이제야 사진을 올렸다고 연락을 해왔다. 그래서 나도 오늘 올린다.

비틀즈 카피밴드 '애플즈'의 연주 모습이다. 24일날 표 한장에 2만5천원이나 하는 공연인데 세상에, 거의 매진되었다. 그 중 하나가 내 친구라서 무척 뿌듯했다. 오른쪽은 존 레논을 맡은 사람이고, 왼쪽이 폴 메카토니의 표진인. 그날 따라 노래를 무척 많이 불렀다.

이날 공연장에는 세마리의 사슴이 출몰했다. 공연 중 찍은 사진은 어두워서 식별이 불가능...



공연장에 들어가기 전 던킨도너스에서 포즈를 취했다. 아저씨 하나가 사진을 찍어 줬는데, 그 아저씨들도 무척이나 사슴뿔을 써보고 싶어했다.



사슴뿔은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건 아니다. 물을 뱀이 마시면 독이, 벌이 마시면 꿀이-이게 아닌데...뭐더라?-되는 것처럼, 사슴뿔은 사슴의 외모와 정서를 가진 사람이 써야 빛이 나는 법이다.

"난 사슴이다!"


원래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웃는 건 못했는데, 사슴뿔을 쓰면 누구나 이렇게 웃을 수 있다. 여럿이 보니까 무지하게 쑥스럽기 때문...^^

29일 오늘, 난 또다시 한마리의 사슴이 되어 신림동 거리를 배회할 것이다. "어-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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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12-29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슴이 언제부터 "어-흥!"하고 으르릉거렸나?
사슴의 정서와 외모를 가진 가지지 않은 마태님이 써도 귀엽긴 무지 귀여워요^^

moonnight 2005-12-29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 사슴뿔 너무 깜찍스러우십니다. >.< 두 미녀분들과도 잘 어울리네요. ^^

stella.K 2005-12-29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남 거리도 좀 배회해 보시죠. 어~흥!

sooninara 2005-12-29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슴뿔을 위해 태어나신 것 처럼 잘 어울리셔요!!!!!!!!!!!!!
혹시 전생에 사슴????????????

비로그인 2005-12-29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써보고 어-흥~ 해보고 싶어요
대여좀 안 될까요? ^^

마늘빵 2005-12-29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뻐요. 나 도 공 연 하 고 싶 다.

줄리 2005-12-29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사시버전이라 그런지 사슴뿔을 하신 마태님이 더 이쁘고 귀엽게 나오셨는데요.^^

비로그인 2005-12-29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귀여우십니다. @.@

야클 2005-12-29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숫사슴은 별로네요. =3=3=3

마태우스 2005-12-2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아아 저에 대한 애정이 벌써 식어버린 건가요! 전 누구보다 님이 기뻐해주실 줄 알았어요
여대생님/감사합니다. 음하하핫. 여대생님의 칭찬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시대정신 같은 것이지요
줄리님/그렇죠? 음하하하. 캐나다에도 제 포효 소리가 들리길 바랍니다. 어흥!
아프락사스님/그러지말고 발렌타인 날 같이 보내자니깐...^^
고양이님/님이 쓰시면 너무 잘 어울려서 제가 그냥 드릴 것 같아요.... 그래서 대여안됨.
수니님/제가 '사슴에 관하여'라는 글도 쓴 적이 있구, 음 또.... 모가지가 좀 길죠^^
스텔라님/크리스마스 이틀만 가능한 컨셉이라...^^
달밤님/그렇죠? 저도 써보고 놀랐답니다^^ 진짜 사슴같아서.
진주님/제가 외모는 안되도 정서는 사슴이어요^^

chika 2005-12-29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ㅑ ㅋ ㅑ ~
역시 사슴뿔은 마술을 부리는 거 같군요! ^^

하늘바람 2005-12-29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너무 귀여우세요

2005-12-29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05-12-29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캬캬~

실비 2005-12-29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슴눈을 가지고 계셔서 잘 어울려요^^

2005-12-29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05-12-29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어울리시네요~

플라시보 2005-12-29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슴뿔. 거 어디가면 구할 수 있습니까? 저도 님처럼 한마리 순하고 착한 사슴이고 싶습니다. 아우~~~~ (어흥보단 이게 좀 가깝지 않습니까? 낄낄)

날개 2005-12-29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너무 귀엽잖아요! 버럭~

비로그인 2005-12-29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슴뿔, 얼마전에 보았던 도깨비뿔이 생각납니다. 머리띠로 된 것이었는데 양옆에 빨간 도깨비뿔이 솟아있었어요.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서 직장상사를 좋아하던 검은머리 여자가 썼던 그런 도깨비뿔이었는데, 마태우스 님이라면 도깨비뿔도 사슴뿔만큼이나 잘 소화해내실 듯 합니다.

모1 2005-12-30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슴뿔 너무 귀여워요. 무슨 cf에서 아이가 썼던 그것이 아닌가..싶긴 한데..마태우스님..귀엽습니다. 뿔만....하하...

다락방 2005-12-30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

호랑녀 2005-12-30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였군요 ^^
이뻐요. 누가 믿겠어요. 40대 이시라는 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내년에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

마태우스 2005-12-30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저 아직은 30대란 말이어요! 호랑녀님, 내년에도 친하게 지내 보아요
어머 졸리같은 다락방님/웃음소리도 이쁘시군요!
모1님/뿔만 귀엽다구요? 흥. 모야 진짜..
주드님/아닙니다. 도깨비뿔은 도깨비의 정서를 가진 야클님이 훨 잘 어울릴 듯 싶습니다
날개님/흑 우린 너무 늦게 만났어요 그죠?
플라시보님/그냥 님은 사자 하세요 그게 훨 잘 어울립니다^^ 어흥
브리니님/고맙습니다.
속삭이신 분/하핫 부끄럽네요. 님의 이쁜 카드에 비하면 넘 부끄...
실비님/역시 사슴은 사슴을 알아보는군요
비연님/어머 오랜만이어요 사슴 덕분에 이렇게 모였네요^^
바람구두님/어머 들켰다. 사알짝 외출했는데...^
하늘바람님/아이 자꾸 그러니까 진짠줄 알잖아요^^
치카님/원래 기적의 씨앗이 제게 있었던게죠...^^
속삭이신 ㅁㄷ님/어 전 그전 주소밖에 모르는데요??

sweetrain 2005-12-30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사슴이군요!!!!!!!!!

가시장미 2005-12-3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깜짝이야 _-_)~ ㅋㅋ
 

 

 

 

 

 

친구가 패널로 나온다기에 ‘아침마당’에 방청객으로 나간 적이 있었다. 일등신랑, 일등신부의 조건이 주제였는데, 패널로 나온 한 여자애의 말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빌딩을 여러 채 갖고 세만 받으러 다니고 낮에는 노는 남자를 원한다.”고 말한 그녀는 “지하철에서 졸고 있는 남자를 보면 한심해 보인다. 그 나이가 되도록 자기 차도 없냐?”고 해 사람들을 격분시켰다. 전화연결 순서에서 시청자가 “이봐요, 아가씨. 단칸방에서 출발해서 한평씩 집을 늘려나가는 것도 기쁨이랍니다.”라고 하자 그녀는 다음과 같은 대답을 해 나를 경악시켰다.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집 두채에서 시작해 한채씩 집을 늘려 나가는 것도 기쁠 수 있어요.”
나중에 나한테까지 마이크가 와서 “저는요, 기생충을 사랑하는 여자가 좋아요.”라고 말했었는데, 8년이 지난 지금 그녀가 소원대로 빌딩을 여러 채 가진 남자와 결혼했는지 궁금하다.

샘플을 가지러 혜화동으로 가던 오늘 아침 전철 안, 책보는 것도 포기하고 서있는데 옆에서 젊은 남녀가 나누는 얘기 소리가 들린다.
남자: 2천원만 줘봐.
여자: (지갑을 열어보더니 난감한 표정이 된다) 뭐하게?
남자: 하여튼 줘봐.
여자, 아쉬운 표정으로 2천원을 꺼내지만 여전히 꺼리는 표정이다.
남자: (웃으면서) 그러니까 니가 삼순이 머리라고. 일단 줘봐.
여자, 2천원을 건내준다. 그러자 남자가 지갑에서 5천원짜리 한장을 꺼내더니 여자에게 준다.
남자: 오늘 점심 때 맛있는 거 사먹어.
여자의 얼굴이 환한 미소로 바뀐다. 그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난 오랜만에 본다. 타워팰리스에 처음 입주한 사람도 그런 행복한 표정은 짓지 못할 거다. 그 모습은 엄청난 전염력을 지녔는지라, 옆에서 보고있는 나까지 행복하게 만들어 줬다.
여자: 자기는 돈 있어?
남자: 응, 만원짜리 한장 있어.

그들은 아마도 열심히 살아가는 부부일 터, 남편은 아내가 맛있는 걸 먹기를 바라지만 자기도 쓸 곳이 있으니 줄 수 있는 한계치는 3천원이었을 거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뭔가를 줄 때 받는 것 이상으로 기쁜 법, 남자는 그래서 미소를 띤 채 2천원을 달라고 얘기했을 거다. 3억 같은 3천원을 받은 여자가 얼마나 행복했을지도 짐작이 가지 않는가.

돈을 많이 벌어주지 못할지라도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과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얼마든지 있다. 집을 한채씩 늘리는 데서 기쁨을 얻는다는 ‘아침마당’의 여자는 설사 원하는 결혼을 했다손 쳐도 지하철에서 본 부부만큼 행복하지 못할 것 같다. 행복의 기준은 사실 마음 속에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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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9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5-12-29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적이시군요.

비로그인 2005-12-29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음이 훈훈해지는 글이네요.
좋아요 추천 한 방! ^^

토토랑 2005-12-29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ㅡ.ㅜ

세실 2005-12-29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이뻐라~~ 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행복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느끼게 해주네요~~
마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늘바람 2005-12-29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진 남자네요. 정말 다시 태어나면 꼭 저런 사람 만나고 파요. 흑 마태우스님 그런사람이 되세요 라고 하시는건 아닐지^^;

moonnight 2005-12-2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예쁜 커플입니다. 그 모습에 행복을 느끼시는 마태우스님의 마음도 예쁘구요. ^^ 그런데 아침마당의 그 아가씨는 진심으로 그런 말을 했단 말입니까. -0-;;

조선인 2005-12-29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이번주는 서재의 달인을 노려보려고 했는데, 마태우스님께 무심코 추천을 해버렸네요. 아으, 분하다!

줄리 2005-12-29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번 추천하고 싶은 글입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게 감기기운이 다 사라지네요. 그렇지요. 파랑새는 분명 우리옆에서 지저귀고 있을거예요.

야클 2005-12-29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천원만 줘봐요.

플라시보 2005-12-29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천만 땡겨줘봐요. 일단. 흐흐..

아영엄마 2005-12-29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남편이 붕어빵 이천원어치 사오기만 해도 행복합니다~. 쁜이 셋이서 오물오물 맛나게 먹어요. ^----^

모1 2005-12-30 0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방송에 나왔다는 여자분 대단하네요. 돈이 그리 많은 남자분이 그 여자분을 선택할만한 자신만의 자신감있는 매력이 있나 보죠??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는 것이 정말 행복같아요. 문제는 매일 잊고 산다는 것.

다락방 2005-12-30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ooooooooooooooooooooood!!

가시장미 2005-12-3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혹시 이거 우리 커플의 대화아닌가? ㅋㅋ 아니 사적인 내용을 이렇게 공개하면 곤란해!! 대학 때는 항상 저런식의 대화를 나누면서 지냈던 것 같은데, 사회생활하면서는 참 사치스러워진 것도 사실인 것 같아. 얼마안되는 수입인데도 말야. 근데 사실 비싸고 고급스러운 음식 먹소싶고, 돈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싶을 때도 있어. 가끔씩은......... 다른 사람들도 그럴까? ^-^

형! 오늘 31일인데.. 마무리 잘하고, 새해에는 더 좋은 일 많이 생기길 바랄께! 요즘 서재질도 많이 못하고, 여러가지로 정신이 없었어. 이해해줄꺼지? ㅋㅋ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