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내 방에 물건을 팔러온 외판원에게 난 언제나 이렇게 말한다.
"전 조교구요 교수님 서울 가셨는데요."
그러면 그들은 십중팔구 나가 버린다. 치, 조교는 뭐 사람도 아닌가?

발단
공대 교수가 전화를 했다.
"저희 학생 하나가 많이 어렵습니다. 의예과 조교로 좀 뽑아 주시면 안될까요?"
"네... 후보가 세명 쯤 있는데(사실은 둘) 선생님 의견을 많이 참작하겠습니다."
결국 난 다른 사람을 뽑았다.

전개
엊그제 전화가 왔다.
"서민 교수님 계십니까?"
목소리가 공대 교수와 비슷했다. 미안하면 피해 버리는 성격상 난 내가 나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교수님 지금 안계시는데요."
"번호는 맞습니까?"
"네, 서울 가셨어요."
전화는 끊어졌다.

절정
오늘 아침 또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엊그제 그 목소리다. 이번만큼은 피할 수 없겠다 싶어 난 내가 나라는 걸 순순히 인정했다.
"전데요...."
"안녕하십니까. 전 xx의과대학 xx과의 xxx라고 합니다."
"...(일단 안도)근데 혹시 저를 아시나요?"
"그럼요, 알지요. 십년쯤 전에 선생님께서 웃기는 법에 대해 방송에 나와서 말하지 않았습니까?"
내가 그랬었나? 참 허튼 짓 많이 했군.
"다름이 아니라 선생님께 강의 좀 부탁드리려구요. 예과생들에게 의사 말고 다른 길도 있다는 걸 좀 알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1시간이구요, 시간표는 제가 보내드리겠습니다."
휴우, 다행이다. 난 또 공대 교수가 추궁이라도 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추궁이란 게 말이 안되는데, 역시 난 너무 소심하다.

결말
그가 용건을 다 말한 뒤 난 그에게 사과했다.
"선생님, 엊그제도 제게 전화하셨었죠? 그때 제가 받았는데 저 아니라고 했거든요. 그때 좀 전화오면 안되는 데가 있어서 그랬는데, 하여간 죄송합니다."
그는 호탕하게 웃어 줌으로써 내 사과를 받아들였다. 아름다운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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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우유 2006-01-12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책 제목과 너무 잘 어울리는 글이어요...^0^

로드무비 2006-01-12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교라고 하면 먹히나요?ㅎㅎ
아니 그렇게 늙은 조교도 있나!=3=3=3

숨은아이 2006-01-1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하! 자칫하면 xx의과대학 xx과의 학생들이 마태님의 명강의를 못 들을 뻔했군요!

조선인 2006-01-1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마늘빵 2006-01-12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넘 재밌게 사세요.

라주미힌 2006-01-12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늙은 조교....
로드무비님의 지적은 언제나 날카롭습니다. 존경합니다 ㅎㅎㅎㅎ

마태우스님 요즘 자랑거리가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1. 근데 장가는 안가세요? 평소에 궁금해 하던거였습니다.)
(2. 개인적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혼 남성이 증가할 수록 제가 결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코딱지만큼 증가할테니까요.. 일종의 제로섬 게임이랄까 ㅋㅋㅋㅋ)

비로그인 2006-01-12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마태우스님 목소리는 신이 내린 목소리가 아닐까 사료되옵나이다...^^;; 점점 마태우스님 추종모드로 돌입하는듯;;

물만두 2006-01-12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꼬마요정 2006-01-12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제목이랑 넘...^^;;
즐거운 오전, 행복한 오후, 기분 좋은 꿈까지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마태우스 2006-01-12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어맛 요정님이 그리 마법을 걸어주시니 어찌 행복한 하루가 되지 않을 수 있겠어요. 감사드려요.
만두님/호홋 님의 웃음은 언제나 제게 힘이 된답니다.
여대생님/어맛 제가 존경하는 여대생님이 제 추종모드로 돌아섰다니...흐뭇흐뭇. 근데 제 목소리 잘 모르시잖아요!!
라주미힌님/우아하신 미힌님께서 코딱지란 표현을 쓰시다니, 정말...내 스타일이야!!
앞락사스님/재밌게가 아니라... 늘 궁지에 몰려서 산다는...
조선인님/아아 님을 웃게 만들다니 전 정말 대단한 놈이군요!
숨은아이님/그렇죠? ^^ 제가 명강의 맞는거죠??
무비님/아직도 조교 운운하는 게 통한다니깐요. 40대라고 좌절하지 말고 젊게 삽시다!
커피우유님/그죠? 저도 골라놓고 무척 흐뭇했답니다^^

아영엄마 2006-01-12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후~ 마태우스님의 멋진 강의가 기대되는데요? 음 제가 조금만 젊었으면 들어보러 가는건데 말이죠~~^^

moonnight 2006-01-12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대학 예과생들 좋겠어요. 멋진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그리고 전화하신 그 교수님(맞죠?;;)도 참 열린 분이시네요. 마태우스님처럼 좋은 분이실 거 같아요. 하여간, 마태우스님을 괴롭히는 전화가 아니라 다행입니다. ^^;

▶◀소굼 2006-01-12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대학생을 의예과조교로 쓸 수 있나봐요?;

Mephistopheles 2006-01-12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좀 마태님 목소리 MP3로 올려주세요...!!

paviana 2006-01-12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펠레스님 안녕하세요?(__)
그냥 마태님께 저나하셔서 목소릴 들으심이 어떠신지..ㅎㅎ
글구 제가 좋아라 하는 구름이를 이미지로 쓰시는군요.^^

모1 2006-01-12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수사무실에 외판원이 오나요? 신기~~~그런데 마태우스님 나날이 유명해지시는군요..

클리오 2006-01-12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마태님. 힘들면 피하고 싶은게 당연한 인간지사지만, 저런 문제는 한번 부딪치면 될걸 너무 피하면 오해가 쌓이고 사람 이미지 구기는 일인 것 같은걸요. 마태님 사람좋은건 알지만 모두에게 거절 못하고 좋은 사람이 반드시 좋은 사람인건 아니예요. (아시겠는데 왠 설교조?? --;;) 옆에서 보기 답답해요..

마태우스 2006-01-13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저도 나쁘다는 건 알지만... 흑 그게 잘 안되요.그나저나 요즘 여러가지로 정신 없지요? 한번 찾아뵈야 할텐데..
모1님/외판원이 꽤 많이 와요.... 경비실이 있긴한데 그들도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보니..
파비님/파비님 안녕하세요 언제 한번 뵙고 곱창이라도 먹어야 할텐데...^^
메피님/전화 주시겠어요 언제? 제 전화번호는 웬만하면 다들 아시는데^^ 017-760-5039입니다
소굼님/네 그렇습니다. 의대 학생은 아무도 조교를 안하기 때문에...
달밤님/전 사실 강의 별로 못해요. 전 달밤님한테 치료받는 사람들이 부러운걸요
아영엄마님/님은 충분히 젊습니다.
따우님/님이 20대로 보이는 것처럼, 제 목소리도 30대로 들립니다^^

박예진 2006-01-14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푸푸푸풉ㅡ!! ㅋㅋ 너무 웃겨요 . . ㅎ
 

'폭소클럽'에는 솔로부대 유대장이라는 코너가 있다. 가끔씩 그의 말을 듣다보면 웃음과 더불어 공감도 하게 되는데, 어제는 이런 말을 했다.
"솔로들의 좋은 점이 뭐냐. 휴일날 하루 종일 퍼질러 자도 아무도 뭐라 안그래."
그렇다. 휴일날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솔로의 특권이 아닐까.

이번 일요일, 아침에 운동을 다녀온 걸 제외하면 난 정말 하루종일 쉬었다.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퍼져 있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지 한달, 하루를 그렇게 쉬고 나면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일요일이 그렇게 지나갈 무렵, 갑자기 '청연'이 보고 싶어졌다. 스페인 미녀가 그 영화를 재미있다고 한 게 생각났기 때문. 난 인터넷으로 상영시각을 알아봤고, 하고픈 걸 다 할 수 있는 솔로의 특성을 살려 극장으로 달려갔다. 아니 달려가려 했다.
"어디 가냐?"
어머님이 물으신다.
"영화보고 오려고요."
"싸우는 영화니?"
"아니요. 비행기 조종사 얘긴데요, 청연이라고."
어머니는 그 영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면서, 같이 가잔다. 일요일 밤에 처연하게 혼자 보는 것보다 어머니랑 보는 게 훨씬 좋은 법, 난 어머님이 옷을 다 입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극장에 갔다.
"10시 20분 거 두장이요."
연인들로 가득한 극장에서 엄마와 있는 건 아직도 쑥스럽다. 사실은 효자도 아닌데 그렇게 오인받는 것 같아서.



영화의 초반부는 지루했다. 박경원이라는 여자가 비행사가 되고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자, 이제 나머지 시간은 뭘로 떼울 거지? 하지만 갑작스러운 반전이 일어나고, 영화는 그 제목처럼 처연하게 끝난다. 비행 장면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뭐 아주 재미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는 그런 영화. 엄마에게 여쭌다.
"영화 어땠어요?"
"너무 재미있었어! 끝나면 어쩌나 초조하게 봤는데, 그 새 두시간이 지나가더라고."
엄마라도 재미있었다면 그걸로 난 만족한다. 그러니까 '청연'은 좋은 영화다.

'너는 내운명'을 같이 본 이래 어머님은 난데없이 "니가 장가갈 때까지 너랑은 영화 안본다."라는 '홍대앞 선언'-우리집 있는 곳이 홍대앞이다-을 하셨고, 그걸 쭉 실천해 왔는데, 새해가 되면서 마음이 또 바뀌셨나보다. 마초영화 말고 엄마도 볼만한 그런 영화가 나온다면 또 엄마를 꼬셔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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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01-10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종찬 감독이 장진영을 꽤 신뢰하나 봐요. 혹시 <소름> 보셨어요? 그 영화 괜찮았는데... 아무튼 저도 보도록 노력해 볼게요.

마태우스 2006-01-10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소름 봤어요. 거기서 장진영이 미녀란 생각 한번도 안해 봤는데... 나중에 다른영화에서 보고 놀랐어요. 저렇게 이뻤어??

moonnight 2006-01-10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효자 맞아요. ^^ 청연 저도 보고 싶어요. 올해 아직 <왕의 남자>밖에 못 봤네요. -_-; 장 진영. 참 매력있죠? ^^

Mephistopheles 2006-01-10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우가 다작을 한다고 명배우가 되는 건 아니긴 하지만...장진영씨는 작년 대종상 여우주연상 받기 전과 받기 후의 출연 영화수가 너무 차이가 나더군요..수상 후에는 오히려 본업보단 CF쪽에서 발군의 발전을 보인 듯 한 아쉬움이 남는 배우기도 합니다.

이네파벨 2006-01-1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저렇게 클로즈업해도 이쁘기만한 장진영의 미모가 부럽습니다.

모1 2006-01-10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일 하셨어요. 아빠는 액션, 엄마는 멜로..두 사람의 공통점 자막읽기 싫어서 한국영화라는 것인데요. 보통 표 끊어드릴때..한번씩 번갈아 가면서..해요.

커피우유 2006-01-10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마태님 어머님... 맑스의 공산당선언 이래 가장 쇼킹한 선언을 하셨네요..
장진영의 작년 출연작수가 줄었던건 아마 [청연] 촬영에 올인하느라 그랬을듯...저게 거의 3년 가깝게 제작된 작품이라 하더만요.

늦었지만 마태님과 알라딘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줄리 2006-01-11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할머니는 안모시고 가셨어요? 할머니도 좋아하셨을 영화같은데...

stella.K 2006-01-11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좋다는 말도 있고, 생각보다 아니라는 말도 있고 한데...그래도 마태님 말씀이라면 믿어 볼게요. 그래도 이 영화는 안방극장에나 상륙해야 볼 수 있을 듯...ㅜ.ㅜ


클리오 2006-01-11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왜 싱글이어야 쉬는 날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죠. 사람만 잘 만나면 둘다 빈둥대며 마음대로 하면서 살 수 있답니다.. (뭐 그렇다고 결혼을 권하는게 아니라, 결혼한 사람도 휴일에 마음대로 살 수 있다는거죠.. ^^)

2006-01-11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01-1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님 말씀 일리 있네요. 하지만... 사람을 잘 만나는 게 겁나게 어려우니 그런 게 아니겠어요...님같은 분은 정말 드물게 봅니다.
스텔라님/어맛 제 글을 잘못 읽으셨군요. 전 그저 그랬는데 엄마가 재밌다고 하셨다구요....
진주님/할머니가 그날 지방 갔다오셔서 피곤하다고 일찍 주무셨거든요...가면서 마음이 좀 불편하긴 했답니다.
커피우유님/제작비 때문에 제작사가 바뀌고 그랬다지요 아마. 초반부 연기는 좀 오버였던 것 같지만, 멋진 화면만 봐도 돈이 아깝진 않았답니다.
모1님/님이야말로 진정한 효녀시군요.
이네파벨님/그러게 말입니다. 근데 저거 뽀샵 좀 한 거 같지 않습니까.
메피스토님/뭐, 성룡은 일년에 하나씩만 영화 찍었잖습니까. 이쁘니까 이해해 줍시다^^

마태우스 2006-01-12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그럼요 장진영 참 매력있죠. 싱글즈 보면서 어찌나 웃었는지. 로맨틱 코메디가 아주 잘 어울리는 배우인 듯...

2006-01-26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등포역에 갈 때 난 5714나 7612번 버스를 탄다. 오늘 아침에는 7612번을 탔다. 그것도 세번이나.

어제 비교적 이른 시각에 드물게 멀쩡한 시각으로 집에 올 때, 난 주차장 길을 가로지르지 않았다. 그 대신 골목길로 빠져 우리집에 왔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건 주차장 위에 고양이의 시체가 그대로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난 어제 고양이를 위해서 술 석잔을 마셨고, 그걸로 의무를 다한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었다. 다시금 시체를 본다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막막하기도 하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 고양이 시체가 그대로 놓인 걸 보자 마음이 무거웠다. 기차 시간 때문에 애써 외면하고 버스를 탔다. 하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 않았고, 아마도 하루종일 찜찜한 기분일 것 같았다. 아는 미녀에게 전화를 했다.
“어떻게 하죠?”
“뭘 어떡해요. 묻어 줘야죠.”
“저희 집 마당이 없어서 말이죠.”
"근처에 산 같은 것도 없어요?"
처음에는 퇴근을 좀 일찍 한 뒤 묻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침 나절에 하는 게 훨씬 나아 보였다. 난 버스에서 내렸고, 반대편 정류장에서 다시 7612번을 타고 집으로 왔다.

츄리닝에 목장갑을 끼고 고양이에게 다가갔다. 눈이 덮힌 채 죽어서도 외면받고 있는 가련한 생물체를 난 잠시 동안 바라보았다. 비닐을 큰 걸 준비했는데도 고양이는 반밖에 들어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집에 들어가 생수 박스를 가져왔다. 트렁크에 박스를 싣고 차를 몰았다. 박스를 손에 들고 산으로 올라갔다. 몇 년 전만 해도 벤지와 가끔씩 올라가던 바로 그 산. 다른 사람이 볼까봐 일부러 인적이 없는 곳으로 갔다. 호미와 갈고리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어붙은 땅은 쉽사리 파지지 않았다. 이마에 땀이 맺혔다. 십분이 지났지만 겨우 고양이 머리가 들어갈 정도밖에 파지 못했다.
“미안해, 더 이상은 못파겠어.”
난 고양이의 상반신을 거기다 묻고, 낙엽으로 나머지 부분을 덮었다. 워낙 감쪽같아서 뭐가 묻혔는지 아무도 알아볼 수 없을 것이다. 전래동화에 나오는 것처럼, 좋은 곳으로 간 고양이가 오늘밤 꿈에서 내게 인사할 것만 같다.

8시 20분, 다시금 7612번 버스가 왔다. 어제에 이어 이틀 연속 지각이지만, 오늘은 그래도 마음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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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6-01-10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태우스님은 착한 남자입니다,,

야클 2006-01-10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까지 거리에 죽어 있는 고양이 3마리, 까치 2마리 묻어줬어요. 고양이 한 마리는 바빠서 그냥 쓰레기 봉투에 담아서 그냥 놔두고요....우리집 개들은 물론 뒷산과 집 정원에 묻어주구요.

결론은....






우린 너무 닮았어요. ^^



라주미힌 2006-01-10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냥 지나갔습니다... ㅡ..ㅡ;
길 한가운데서 산산조각이 난 개...
트럭에 깔렸는지 납작하게 죽어있는 고양이..
죽은 쥐... 떨어져 죽은 참새...

하기 힘든 일인데..

비로그인 2006-01-10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과 천생연분이시네요 *^^*...

물만두 2006-01-10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과 마태님 쌍둥이~

Mephistopheles 2006-01-10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까운 곳에 계셨다면 냅다 달려가서 삽질해드리고 싶은 맘이 드는군요...

paviana 2006-01-10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역시 야클님의 상대가 안 되는군요.ㅠㅠ
님을 조용히 보내드리겠어요.
두분 행복하세요.

moonnight 2006-01-1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절대 못할 일을 하셨어요. 어쩜 그렇게 맘이 고우신가요. ㅠㅠ

마늘빵 2006-01-10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두 분 다 너무 착하시군요. 마태님, 야클님. 저도 그냥 지나가는데...

모1 2006-01-10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일 하셨습니다. 고양이가 고마워할꺼예요.

kleinsusun 2006-01-10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태님, 지각을 하시면서까지 고양이를 묻어주시다니...
정말 아무나 하기 힘든 일이예요.
미녀가 시켜서 하신 일은 아니죠?ㅎㅎ
마태님은 천사!

야클 2006-01-10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은 고양이 때문에 지각한 사연.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752655


마태우스 2006-01-10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님에 비하면 전 너무도 부족한 점이 많은 놈입니다. 님은 정말 천사예요 천사!
수선님/진짜 천사가 바로 곁에 있습니다. 찾아보십시오. 참고로 고양이 머리를 한...
모1님/조금의 위안이라도 되었길 빌어야죠..
아프락사스님/우리 셋이서 고양이 특공대 같은 거 조직해 볼까요. 거리의 고양이를 돌보는...
달밤님/마음이 곱다기보다, 사실은 제가 편하자고 한 것일지도 모르지요. 미녀의 권유도 있구요..
파비님/어째 저를 야클님한테 떠넘기려는 듯...^^
메피님/마음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만두님/야클님이 훨씬 잘생겼는걸요
고양이님/앗 절세미녀 고양이님이다
라주미힌님/저도 계속 지나가면서 살았어요. 요번에 처음 그런 거구요, 야클님이 정말 훌륭한 분이세요
야클님/아아 마음맞는 분을 드디어 만났군요!
울보님/가끔 착한일을 하지만 착한 놈은 아니어요...

하늘바람 2006-01-10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과 야클님 정말 천사시군요. 전 무서워서 도망만 치는데
존경스럽네요

날개 2006-01-10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집 어항에 있는 죽은 물고기도 차마 못꺼내고 옆지기 시킨다는...^^;;;;;;;
마태님.. 훌륭하십니다.! (야클님이랑 부디 행복하시길~ ㅠ.ㅠ)

줄리 2006-01-11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밤 겨드랑이 좀 만져보세요. 날개가 돋기 시작하셨을거예요. 근데 저는 왜 천사를 만나면 마음이 짠해지지요?

조선인 2006-01-11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을 정말 존경해요. 고맙습니다.

마태우스 2006-01-12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착한 일을 가물에 콩나듯 하고 그때마다 쪼르르 여기다 고해바치니 착해 보이는 거지, 전 그런 놈이 아닙니다.
줄리님/날개는 조금 돋았습니다^^ 하지만 몸이 무거워서 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날개님/어맛 제 타입이신 날개님을 두고 제가 어찌 야클님을....
하늘바람님/한번 해보니까 생각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더군요. 앞으로는 저도 야클님을 본받아 열시미 해보려구요

2006-01-22 0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꽃게 무덤
권지예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황박사는 논문 조작을 했다. 그것만으로 그는 과학계에서 영구히 퇴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원천기술이 있다면서 물타기를 하고, 황당하게도 그게 먹히고 있지만, 내게 있어서 원천기술의 존재 여부는 관심 밖이다. 과학자에게 거짓말처럼 파렴치한 범죄는 없으니까.


2005년은 권지예에게 축복과 아픔이 교차하는 한해였을 것이다. <꽃게무덤>으로 큰 상을 받았지만 거기 실린 단편 하나가 인터넷에서-나중에는 소설로 출간되었지만-소재를 차용하고 문장 일부를 그대로 베낀 게 밝혀지면서 네티즌의 집중포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다른 데서 소재를 얻어왔으면서 “내 속에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숨어 있나 싶다.”는 머리말을 쓴 건 얄미워 보이고, 표절 시비가 불거진 뒤 그녀가 보여준 반응도 성숙하지 못했다. 하지만 난 여전히 그녀가 능력 있는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하며, 작년의 그 일 때문에 절필을 한다든지 하는 건 우리 문학계의 손실이라고 여긴다. 이 관대함이 내가 과학 특권주의에 빠진 탓일까? 그럴 수도 있지만, 그 둘은 엄연히 죄의 정도가 다르며, 권지예의 경우엔 진솔한 사과가 필요했지 그게 퇴출 사유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난 생각한다.


권지예의 이전 책들처럼 <꽃게무덤> 역시 난 참 재미있게 읽었다. 피카소의 그림 한 장에서 자신의 출세작 ‘뱀장어 스튜’을 탄생시키고, 간장게장에서 ‘꽃게무덤’이란 작품을 만들어내는 걸 보면 작가들이란 참 대단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이전 작품에서도 그런 징후가 보였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유독 가정에 대한 작가의 회의가 두드러진다. 부부와 자식, 이렇게 단란하게 살아가는 가족을 이 책에 실린 단편들에서는 만날 수가 없다. 전처 소생의 아이를 구박하는 새엄마 얘기도 나오지만, 대부분의 잘못은 남자들에 의해 저질러진다. ‘꽃게무덤’의 남자는 여자가 전에 사귄 남자에 대해 추궁함으로써 그녀를 떠나게 만들고, ‘산장카페 설국’의 남자는 재산을 말아먹고 이혼당한 이후에도 진드기처럼 여자를 착취한다. 작중인물의 대화 한토막.

“부부란 뭘까요?”
“전생에 웬수나 빚쟁이가 이 생에서 부부의 인연으로 만난다잖아.”

심지어 이런 말도 한다. “세상의 결혼이란...얼마나 끔찍하게 질긴가.”

그녀가 왜 이렇게 가족에게 냉소적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그녀의 소설을 좋아하는 건 나 역시 가족에 대해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실제로 믿는 사람들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도 작가로서 겪어야 할 고충을 말해 주는데, 작년에 겪은 상처에서 하루속히 회복되어 좋은 작품으로 독자에게 보답하기를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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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6-01-09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재기하기 전에, 사과부텀 하면 좋겠어요^^

하루(春) 2006-01-09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기? 이 사람 계속 글 쓰는 거 아니에요?

마태우스 2006-01-10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막판에 사과는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좀 미흡하긴 해도, 살아가면서 진솔한 사과를 목격하는 건 참 어렵더군요.
하루님/아, 그 이후에는 책을 낸 적이 없는데요, 다음 작품을 좋은 걸로 써서 재기하라는 겁니다.

2006-01-10 0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마천 2006-01-10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로 절필할리 없습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갔는데.

미미달 2006-01-10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여자의 몸 Before & After' 를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월요일 아침부터 이런 얘기를 해서 죄송합니다만, 그래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고양이가 죽었습니다. 제가 매일 아침 참치캔을 줬던 바로 그 녀석 말입니다.

어제 늦게 잔 탓에 오늘 아침엔 다소 늦게 일어났어요. 오전 6시 반이면 저희집 차 밑에서 야옹거리고 있던 고양이를 생각하며 황급히 밖으로 나갔어요. 하지만 사납게 생긴 고양이 세마리만 저를 째려볼 뿐, 회색털에 다리를 저는 녀석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늦게 나왔다고 삐져서 가버린 건가, 아니면 저 고양이들 등쌀에 어디론가 가버린 건지.

서둘러 출근준비를 하고, 큰길로 나가기 위해 예식장 주차장을 가로지르려던 저는 그만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고양이 한마리가 옆으로 누운 채 죽어 있었으니까요. 불안한 마음에 얼굴을 들여다본 저는 그게 녀석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모든 이별은 가슴이 아프기 마련이듯, 오늘 아침 겪은 이별도 저로 하여금 아무 생각도 안나게 만드네요. 어젯밤 늦게 어머니와 그 길을 가로지를 때만 해도 녀석의 흔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녀석은 아마도 오늘 새벽에 그곳으로 와서 죽음을 맞았나 봅니다.

녀석을 처음 본 건 2001년 가을 무렵이었을 겁니다. 애처로운 얼굴로 집앞에 앉아 있는 게 딱해서 먹을 것을 준 게 인연의 시작이었지요. 그 뒤 만 4년하고도 4개월간을 더 지냈으니 아침만 대충 챙겨 줬지만 마치 제가 키운 것 같은 생각이 드는군요. 두들겨 맞아 부러진 다리가 잘못 붙는 바람에 한쪽 다리를 저는 녀석의 눈빛은, 사나운 표정으로 절 노려보던 다른 도둑고양이들과 달리 정감이 갔습니다. 사람에게 하도 당했는지 제게 쉽사리 마음을 열지는 못했지만, 나중에는 그래도 제가 부르면 저한테 오곤 했고, 제 앞에서 귀여운 동작을 보인 적도 있답니다. 한때 저희집 옥상에서 기를 생각까지 했지만, 여러가지 사정상-도둑고양이에게 옥상은 감옥일지도 모르니깐요-그렇게 하지는 못했었지요. 쓰다듬어 준 적은 한번도 없지만 세월의 깊이만큼 고양이에게 정이 들었고,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온 날에도 고양이 아침을 챙겨주러 일찍 일어나려 했답니다.

하지만 이제 녀석과는 영영 이별이네요. 녀석이 왜 죽었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유난히 추운 올 겨울이 녀석의 죽음을 재촉한 측면도 있었겠지요. 옆으로 길게 누운 녀석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한구석이 애려 오네요. 사람에게 왕후장상의 씨가 없듯이, 도둑고양이로 태어나는 고양이는 없습니다. 좋은 주인을 만났다면 녀석 역시 따뜻한 이부자리에 길게 누워서 재롱이나 피우며 유유자적했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녀석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그런 삶을 살지 못했고, 다리를 절면서 아침마다 모르는 집 앞에 애처롭게 앉아 저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지요. 아침을 먹고난 뒤 녀석이 무얼 하는지 역시나 저는 알지 못했습니다. 목이 마르지는 않은지, 저녁은 도대체 어떻게 먹는지 궁금했던 적이 여러 번이었지만, 애써 그 생각을 지우려 했었지요. 세상의 모든 고양이들을 내가 책임질 수는 없지 않냐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요.

아무리 비참한 삶도 죽음보다 아름답다고 하실 분이 있으시겠지만, 그 고양이는 냉정한 이 세상보다 하늘나라가 더 좋을지 모릅니다. 먹을 것을 구하러 하루 종일 헤매야 하고, 매섭게 몰아치는 추위를 피할 곳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는, 하지만 마음 편히 몸을 누일 곳이 없는 그런 삶, 그래서 녀석은 죽는 순간 자신의 삶을 저주했을 것입니다. 삶이 이렇듯 힘든 것이라면 다시 태어나지 않으리라는 결심을 하지는 않았을런지요. 현실의 주소와 하늘나라의 주소가 비슷하다면, 먼저 저 세상에 가있는 벤지가 녀석을 따뜻이 맞아주지 않을까 싶네요. 녀석은 벤지를 싫어했지만, 벤지는 녀석만 보면 꼬리를 치고 잘해주려 했으니까요.

매일 밤 참치캔 한통식을 사가는 저를 의아한 눈으로 보던 편의점 아저씨는 이제부터 “왜 재가 요즘 우리 가게 안오나? 참치캔 많이 갖다놨는데.”라고 혼자 중얼거리겠지요. 오늘밤 술을 마실 때, 전 녀석의 명복을 빌며 술잔을 들이키렵니다. 그래도 이 세상에서 한명 정도는 자신의 죽음을 슬퍼해줄 사람이 있어야 녀석이 가는 길이 덜 외롭지 않겠습니까. 고양이의 주검을 볼 때는 안그랬는데, 이 글을 쓰면서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걸까요. 녀석에게 잘 못해줬다는 자책감 때문일까요, 아니면 죽음의 덧없음을 새삼 느꼈기 때문일까요. 지금쯤 먼 길을 가고 있을 그 고양이의 명복을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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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1-0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고양이님, 죄송해요. 님께 누가 되는 글 같아서요.... 님이 닉네임을 고양이로 쓰시는데....

mannerist 2006-01-09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깍두기 2006-01-09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참...........

Volkswagen 2006-01-09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표지 고양이 이름이 풍호입니다. 그냥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mong 2006-01-09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ㅜ.ㅡ
고양이의 명복을 빌께요

moonnight 2006-01-09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저 간 벤지가 분명 잘 맞아줬을 거에요. 너무 맘아파마세요. 토닥토닥.. ㅠㅠ

Mephistopheles 2006-01-09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그래도 그 고양이는...분명 다른 도둑고양이보다는 많이 행복했을 껍니다..자기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는 마태님이 있었으니까요..

비로그인 2006-01-0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저까지 울리고 그러세요 엉... ㅜㅜ

Kitty 2006-01-0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 살던 집 앞에 고양이가 와서 재롱부리고 그랬었어요.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과자를 던져줬더니 안 먹더라구요.
그래서 그 담엔 맛살을 줬더니 그건 잘 먹었어요.
마태우스님 글 보니 그 고양이 생각도 나고 눈물이 나네요.

마늘빵 2006-01-09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ㅠ_ㅠ

비로그인 2006-01-09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같다는 말을 들은 이유로 일단 저 책을 보관함에 넣고 왔더니 이런 이야기가 있었군요. 허전하고 씁쓰레함, 안타까움.

하늘바람 2006-01-09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고양이 죽은 걸보았는데 저는 밥한 번 아니라 처음본 고양이이기 게다가 고양이를 무서워하는저는 근 한달을 시달렸습니다. 그 길만 갈때요. 마음이 참 그러시겠어요

야클 2006-01-09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매일 같이 우리 동네 길냥이들 밥 주는 입장에서 굉장히 마음이 아프네요.
이 다음 세상엔 사람이든 고양이든 사랑 받는 존재로 태어나길....

근데 우리 집에 오는 고양이들은 밥을 좀 적게 줘야 할까봐요.
특히 노랗고 하얀 황정순 고양이는 살이 출렁출렁할 정도로 쪘어요. -_-;;

꼬마요정 2006-01-09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셨군요.. 저도 그 마음 이해합니다. 도둑고양이 세 마리를 키웠었으니까요. 5년 가까이 키웠었죠.. 주택이라 베란다에 집을 만들어 주고, 밥을 주니까 추우면 와서 자고, 배 고프면 밥 달라고 야옹거리고 재롱 피우고 그러다가 두 달 간격으로 한 마리씩 세상을 뜨더라구요... 모두 화장 시켜줬구요... 지금은 그 고양이가 낳은 새끼 야옹이를 집에서 키우는데 그 재롱이 장난이 아니지요..^^ 마태님이 보살펴 준 고양이는 행복했을 겁니다. 밥을 주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며칠에 한 끼도 못 먹는 길 동물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힘 내세요~!!

모1 2006-01-09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가 그 곳에서(?) 편안했으면...합니다.

sweetrain 2006-01-09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옹아, 좋은 곳으로 가렴, 착하지 ㅜ.ㅜ

마태우스 2006-01-10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비님/좋은 곳으로 갈 겁니다...
모1님/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꼬마요정님/아아 님도 그러셨군요. 5년이나...대단하네요. 모두 화장시켜 줬다니 님의 정성이 정말 갸륵하십니다. 집에서 새끼를 기르신다구요. 우와... 존경스러워요
새벽별님/그러게 말입니다. 야클님께도 누가 되는군요!!
야클님/고양이 밥 주는 분들이 모두 알라딘에 모여 있군요! 몇마리나 밥을 주시다니 대단하세요
하늘바람님/고양이 무서워하는 분들 꽤 있지요. 특히나 밤에 만나면 무섭지요.
주드님/거리의 고양이는 5년 이상 살기 힘든가봐요.... 안그랬으면 더 오래 살 수 있었을텐데...
아프락사스님/님도 마음이 아프시군요
키티님/닉네임을 키티라고 하신 걸 보면 고양이를 참 좋아하시나봐요
고양이님/엉엉.....
메피님/세상의 모든 고양이를 다 책임져주지 못하는 게 안타까워요....
달밤님/언제 뵙게 되면 그 고양이를 위해 건배해 주세요...
몽님/감사합니다. 제가 잘 전해줬어요
폭스님/어맛 오랜만입니다. 고양이 얘기를 써야 님이 오시는군요!!
깍두기님/그래도 전 깍두기님이 젤 좋아요
매너님/잘은 모르지만 좋은 말 같아요.....감사합니다.


박예진 2006-01-12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찡해오네요. 그런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따뜻한 눈물을 외로웠던 고양이를 위해 흘릴 수 있다는 건 슬픈 일이지만 그래도 정말 가치있는 일이기도 하다고 느꼈어요. 그 도둑고양이는 어쩌면 삶에 대한 한보다는 자신이 누릴 수 있었던 자유를 즐기는 순간을 마음에 담고 떠났을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싶어요. 매일 아침 자기가 만났던 참치캔과 자기 인생 중 가장 멋진 사람을 만나서 거기서도 소박한 행복을 찾았을지도 모르잖아요. ^^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마태우스 2006-01-13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예진양/고양이에게 제가 멋진 사람이었을까요 과연.... ? 모르겠습니다. 모든 고양이를 책임져줄 수는 없겠지만 녀석은 유난히 정이 갔는데... 이렇게 보내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간디스토마 2011-04-16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길고양이들 (아무리 눈이 사나울지언정..ㅋㅋ) 지나다니는거 볼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저 녀석 이 길가에 먹을것도 없이 하루종일 굶을텐데 혹은 어떤 못된놈들이 주인없다고 괴롭히지나 않을까하는 생각에...-저같은 경우는 아무 도움도 못주고 그냥 마음만 있어요;;-
그나마라도 매일 아침마다 챙겨주는 누군가가 있어서 행복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다음생엔 절대로 동물말고 사람으로 태어나라(절대로 한국같은 동물들에게 열악한 환경에선 태어나지마라)고 빌 수 밖에 없죠. 어차피 길고양이들 삶이 다 그런걸요.;(좀 많이 지난글이라서 댓글 달기 뭐하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