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부터 쓰는 건 제 얘기가 아닙니다. 다른 대학에 근무하는 선배가 말해준 걸 제가 경험한 것처럼 쓴 것에 불과하니, 그대로 믿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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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B 대학의 박사학위 심사장, 심사대상인 여자 선생이 초조하게 앉아 있다.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심사위원 한분이 위원장에게 말한다.

“이 선생 남편 되는 분도 우리 교실에서 학위를 했습니다.”

하지만 위원장의 다음 말에 분위기는 더 썰렁해졌다.

“그 사람, 예의가 없어. 박사 따고나서 코빼기도 안보여!”

얼핏 보면 학위를 따고 한번도 인사를 안온 그 사람이 나빠 보인다. 과연 그럴까.


2. 대학원

의대의 박사 제도는 참으로 이상한 제도다. 전문의 제도가 있으니 굳이 박사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도 박사학위가 없으면 조교수 이상 승진이 안되니 대학에 남을 사람은 박사를 한다. 그리고 개업을 할 사람도 박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왜? 학위증을 병원에 걸어두면 환자들에게 더 신뢰가 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요자가 많으니 박사를 하려면 오래 기다려야 하고, 기다리는 게 싫은 사람은 전공과 무관한 기초의학 교실에서 학위를 하기도 한다. 강남에서 날리고 있는 원진성형외과(가칭)의 원장이 우리 교실에서 학위를 한 것도 그런 이유다.


기초의학교실이라고 해서 안기다리는 건 아니다. 박사를 하려면 석사를 마치고 나서도 최소한 3-5년은 기다려야 하므로 그들은 석. 박사에 입학하기 위해서, 그리고 입학 후에는 졸업하기 위해 해당 교수에게 갖은 충성을 다한다. 의사이긴 하지만 해당 전공에 지식과 기술이 없는지라 학위 실험은 교실 조교들에게 맡겨야 하고, 등록금 외에 실험비 명목으로 돈을 낸다. 그 실험비는 십년 전에 이미 천만원을 넘었다. 그뿐이 아니다. 대학원생들은 갖은 명목으로 돈을 내야 한다. 회식비는 물론이고 교수가 외국을 갈 때, 교실 행사를 할 때 등등 돈을 낼 기회는 많다. 심지어 모 교수는-내 지도교수는 그렇지 않지만-팩스나 복사기 등의 물품을 대학원생들이 사도록 한다. 12대 4의 경쟁을 뚫고 들어온 한 선생은 과에서 쓸 컴퓨터 구입비를 못내겠다고 했다가 “제 때 학위 나가기 힘들 것”이라는 협박을 들어야 했다 (결국은 냈다). 병원에서는 다들 과장이고 원장이지만, “노래 한번 해봐라”는 말에 할 수 없이 못부르는 노래를 부르는 그들, 갖은 수모를 견뎌가면서 생각을 한다.

“박사만 따 봐라. 절대로 안온다.”


학위 심사를 할 때면 그들은 또다시 놀란다. 돈을 낸 것에 비해 논문의 수준이 영 떨어졌기 때문. DNA나 항체를 이용한 멋진 연구가 대세인데, 그 교실은 기껏 한다는 게 주민들 대변검사다. 다른 사람이 대신 실험해준 걸 알고 있지만, 심사 위원장은 “논문이 이게 뭐냐?”고 학위생을 야단친다. 4번의 심사 동안 삐까번쩍한 식사를 대접해야 하고, 지금은 없어졌지만 수백만원의 심사비를 내는 것도 부담스럽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먼저 낸 돈에 그런 게 다 포함되었다고 생각한 학위생 한명은 “심사비를 못내겠다.”고 버티다가 그분 말씀에 의하면 “학위 못나갈 뻔”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이러니 학위를 딴 뒤 왜 찾아오겠는가. 연말이면 동문회를 한다고 연락을 해보지만, 잘 보여야 하는 현역 대학원생만 나오지 졸업생은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 언젠가 졸업생이 한명도 안오던 날, 그 과의 주임교수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제 우리끼리만 하자. 나오기 싫다는데 억지로 부를 거 없지.”

그 대학원생들 역시 교수님의 제자이건만, 가까이서 보면서도 존경심을 잃지 않을 교수는 그리 많지 않다.


3. 늘 우려먹는 C 교수님

지금은 재벌학교에 근무하시는 C 교수님은 SCI에 등재된 몇 안되는 잡지인 KMS의 편집장이시다. 재벌학교에 오시기 전, C 교수 역시 전공자가 아닌 학위생을 받았다. 하지만 이 선생님은 학위생들에게 실험비 말고는 일체 돈을 요구하지 않았고, 논문도 외국 유명잡지에 실릴만큼 훌륭하니 돈이 아깝지도 않다. 일체의 향응을 거절하시니 학위생들끼리 모이면 “언제 식사라도 대접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얘기했단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그 소박한 소원을 이루지 못한 채 학위를 받아야 했다. 다른 대학에서 학위를 하는 동료들의 얘길 들으면서 그들은 자신이 얼마나 좋은 선생을 만났는지 깨닫는다. 단지 학위를 매개로 만났을지라도 참다운 교수가 어떤 건지 보여준 C 교수에게 학위생들은 박사를 딴 뒤 더 자주 찾아뵙는다. 설이면 세배를 가고, 스승의 날에도 선물을 잊지 않는다. C 교수는 화를 내며 돌려보내지만, 그럴수록 더 주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 아닐까.


유명잡지에 논문을 싣고 받은 상금도 연구비로 쓰고, 학교에서 월급을 주는 비서 대신 연구원을 고용한 채 커피 접대도 스스로 하시는 C 교수님은 우리 학회에서보다 다른 학회에서 더 존경받는다.


4. 스승의 날

5월 15일부터 시작해 사흘간, 난 술을 마셔야 했다. 그 얘기를 해본다.


1) 첫날: 5월 15일

선물을 사들고 지도교수를 찾아뵙는 날, 난 사소한 일로 열이 받아 1차를 안갔다. 그 대신 동네 친구를 불러내 곱창을 안주로 소주를 세병이나 마셨고, 그것도 모자라 2차에서 맥주 2천을 마셨다.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지도교수 모임의 2차에 합류하자마자 난 깊은 후회를 했다. 내가 왔다고 좋아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너무 쓸쓸해 보여서. 삐질만한 일이 있을지라도 일찍 와서 선생님을 기쁘게 해드렸어야 했다는 걸 그제야 깨닫게 된다. 인사 관리를 잘 못해서 모교의 위상을 추락시켰고, 나로 하여금 모교에 발을 끊게 만든 가장 큰 책임은 분명 선생님한테 있지만,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어깨도 처진 선생님을 어찌 미워할 수가 있겠는가. 난 선생님과 몇 곡의 노래를 불렀고, 10시 반도 안되어 파장을 했다. 애들이 다 집에 간 뒤 친구와 난 감자탕집에 가서 소주 두병을 더 마시면서 모교 얘기를 했는데, 당연한 말이지만 좋은 얘긴 아니었다.


2) 둘째날: 5월 16일 (이제부턴 저 잘났다는 글입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건너뛰어 주시길)

“서선생이 적임자야!”란 학장 말 때문에 의사고시에 떨어진 학생들을 지도한 적이 있다. 90% 이상이 합격을 하는지라 의사고시에서 낙방하는 건 해당 학생에게 엄청난 좌절감을 안겨준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바로 자신감의 회복일 터, 난 공부 얘기를 한마디도 안한 채 술만 먹였다. 살 쪘다고 고민하는 사람에게 “살을 빼라”고 하는 건 잔인한 거니까. 마포의 주물럭집, 강남의 고깃집, 대학로의 횟집, 낙산가든 갈비, 모 중국집 등등이 그들과의 추억이 어린 장소다. 그들은 날 믿었고, 나도 그들을 신뢰했다.


내 기대대로 그들은 이듬해 의사고시에 붙었다는 소식을 전화로 알려왔고-“선생님 얼굴이 가장 먼저 생각났어요.”-며칠 뒤 지도학생으로서 마지막이 될 술자리를 강남에서 가졌다. 눈이 펑펑 쏟아졌던 그날을 나도, 그들도 잊지 못한다. 강남에서 고기를 먹고 양재동 Bar에 가서 스카치블루를 먹었다. 전에도 얘기한 바 있지만 쌓인 눈을 뭉쳐서 눈싸움을 하던 기억은 내게도 아름다운 추억이다. 남자 셋이 하는 눈싸움이 그렇게 멋진지 미처 몰랐었다.

그들은 우리 병원에 들어갔고, 지금은 어엿한 레지던트 2년차다. “못찾아뵈서 죄송하다.”는 연락이 올 때마다 난 “괜찮다.”고 말하곤 한다. 누군가가 잘 자라는 걸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걸 그들을 통해 깨달았으니까. 2년차라 시간이 났는지 이번 스승의 날을 겸해서 보자고 연락이 왔다. 난 기쁜 마음으로 응했다. 흰 까운을 벗어도 이젠 의사 티가 줄줄 났다. 그 중 한명은 멋진 애인까지 동반하고 왔다. 맛있는 회를 파는 데가 있다고, 예약까지 해놓았단다. 자기들 딴에는 대접한다고 마련한 자리지만, 몰래 나가서 계산을 해버렸다.

“아니 선생님 이럴 수가 있습니까?”라는 그들의 모습이,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귀엽게 느껴진다.

      




선물이라며 그 귀한 발렌타인을 내놓는다. 30년산을 100만원에 판다고 들었는데, 그들이 준 건 세상에, 47년산이다. 소주 세병을 마시고 한병을 더 시키려는 걸 말리고 발렌타인 뚜껑을 열었다.

“그건 댁에서 드셔야죠.”

“전 집에서 술 안먹어요. 그리고 비싼 술 마셔야 내일 뒤끝이 없죠.”

9시, 얼큰하게 취한 난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5월 16일, 날짜는 안좋지만 그들도, 나도 충분히 즐거운 하루였다.


3) 셋째날: 5월 17일

스승의 날 점심시간에 지도학생 다섯명이 들이닥쳤다. 선물로 유명 메이커의 멋진 상의를 건낸다. 그리고는 곧바로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부른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은혜...”

생일축하를 여럿이 부를 때 부르는 사람은 재미있지만, 당사자는 영 쑥스럽다. 스승의 은혜 노래는 그보다 더 쑥스럽다. 내 방이라 듣는 사람이 없다 해도 말이다. 사실 내가 그들에게 해주는 거라곤, 다른 선생님들보다 조금 비싼 음식과 술을 사준다는 거 말고는 없다.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지만, 그리고 가끔은 궁금하지만 묻지 않는다. 내가 아니어도 공부하란 말을 해줄 사람은 세고 셌으니까.


난 그저 술만 먹인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사람, 이름대기 해서 진 사람, 농담을 했는데 아무도 못웃긴 사람에게. 그래도 그들은 날 좋아하고, 나도 그들을 좋아한다. 우연히 마주치기라도 하면 무척 반가워해주고, 멀리서 보고 달려와 아는 체를 하기도 한다. 가끔 술자리에서 “형!”이라고 했다가 “죄송하다.”고도 하는데, 난 그들이 사석에선 “형”이라고 부르면 어떨까 싶다. “얼마 전에 만났으니 오늘은 간단히 식사나 하자.”고 했지만, 술에 굶주린 20대니 오늘도 조금은 달릴 것이다. 게다가 난 가방 안에 전에 걔네들한테서 받은, 하지만 반밖에 못먹은 양주를 담아 두었다.


5. 전망

C교수처럼 탁월한 연구를 하고, 오직 연구밖에 모르는 삶으로 존경받는 건 내겐 이미 불가능한 것 같다. 하지만 좋은 선생의 길이 꼭 그것 하나만은 아닐 것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고, 난 그 잘하는 걸 하고 있다. 취미로 마시기 시작한 술이 좋은 스승의 길이 될 수 있을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그래서 난 오늘도 술을 마시러 간다. 이럇!


* 참, 발렌타인 47년산 말이죠, 그거 조작입니다. 원래 17년산인데 제가 플러스펜으로 47을 만들었답니다. 많이 놀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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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5-17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들에게 필요한 건 바로 자신감의 회복일 터, 난 공부 얘기를 한마디도 안한 채 술만 먹였다. 살 쪘다고 고민하는 사람에게 “살을 빼라”고 하는 건 잔인한 거니까. 마포의 주물럭집, 강남의 고깃집, 대학로의 횟집, 낙산가든 갈비, 모 중국집 등등이 그들과의 추억이 어린 장소다. 그들은 날 믿었고, 나도 그들을 신뢰했다. -
저도 이렇게 사주세요..
언젠가 치룰 건축사 시험 붙으면 스승님으로 모실께요...^^

paviana 2006-05-17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렇게 사주세요 2 .ㅋㅋ
그나저나 47년산이 진짜 있는줄 알 뻔 했잖아요.

타지마할 2006-05-17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멋진 선생님이십니다. 자랑 좀 해도 괜찮아요. 늘 느끼는 것이지만 지도학생들이 정말 부러워요.

비로그인 2006-05-17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멋져용.

2006-05-17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05-17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제가요 맞춤법 안틀리려고 한글에서 작업을 하는데요, 저런 건 못잡아내더라구요. 감사합니다. 고칠께요
나를 찾아서님/님은 심장이 강하신가봐요 제 잘난체를 담담히 받아주시고^^
타지마할님/음, 님도 제 지도학생 하실래요?^^ 알라딘 지도학생!
파비님/님과 저는 음식을 초월한 우정을 쌓아가고 있잖습니까^^
메피님/건축사 시험 보셔야 하는군요. 시험 보기 전에 자리 마련해요!!

2006-05-17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6-05-17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오랜만인데 여전히 멋지시네요. 존경존경 ^^ 마태우스님의 학생들이 너무 부러워요. 글고 발렌타인. 47년산, 정말인가 싶어서 깜딱 놀랐잖아욧. ^^

2006-05-17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05-17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작치곤 정말 정교한데요~ ^^

제 기대에 부응하시는 복스런 스승의 날을 보내셨군요 ㅎㅎ

해적오리 2006-05-17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을 만나기 위해선 술을 좀 배워두어야 겠군요. 현재로서는 소주 반 잔이 주량이니...
마태님을 스승으로 둔 학생들은 참 좋겠어요. 부러워요...

모1 2006-05-17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세요. 마태우스님...글을 읽을때마다 팬이 되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조작이든 어떻든....그 술병에 행복해보이시는 얼굴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클리오 2006-05-17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안그러시겠지만... 저희 학교에는 본인은 격의없고 학생들과 술자리를 좋아하시는데, 술자리가 너무 길어지고 학생들과 코드가 안맞다보니 학생들이 슬슬 피하는 교수님이 있습니다. 술 사주고 오래 같이 있다고 학생들이 무조건 좋아하지는 않지요.. (엥? 이거 무슨 초치는 소리? ^^) 하여간 우리나라 학위체계는 문제가 있다니까요... - 딴청..

하늘바람 2006-05-17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정말 멋진 선생님이시네요. 그런 선생님은 두고두고 찾아뵈며 함께 늙어가야죠^^

비로그인 2006-05-17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들에게 필요한 건 바로 자신감의 회복일 터, 난 공부 얘기를 한마디도 안한 채 술만 먹였다. 살 쪘다고 고민하는 사람에게 “살을 빼라”고 하는 건 잔인한 거니까.

에잇 =3 샘난다. 나도 훈늉한 선생님 해보고 싶어요.

BRINY 2006-05-17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멋진 교수님이세요~~
저는 반장을 비롯한 우리반 애들 몇몇이 돈모아 사온 과자 3상자랑 사탕 한봉지 받았어요. 마침 스승의날 수련회를 떠나, 다른 반 애들은 그저 사달라고 난리인데, 일과 끝나고 밤에 교사 숙소까지 직접 들고 와서, 덕분에 다른 선생님들한테 무지 자랑해댔잖아요~ 자랑스러워요^^
그리고 저도 몇년만에 학부 지도 교수님께 인터넷 쇼핑으로나마 과자 상자 보내드렸더니, 무척 기뻐하시며 전화주셨더라구요. 이것 또한 기쁘네요^^

미래소년 2006-05-18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교는 스승의 날에 안 노는군요 ^^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참 닮고 싶은 선생님이십니다.

다락방 2006-05-18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정말 근사한 분이시잖아요!
:)

瑚璉 2006-05-19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직 대학교수, 주류숙성연도 조작 파문!

마태우스 2006-05-21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당근 오케이죠. 주소 보내주세요. 제가 설마 그걸 거절하겠어요? 근데...제 책을 읽으면 팬 그만두겠다고 할까봐 걱정...
호, 호비님/그러고보니 제가 큰 범죄를 저질렀군요...
다락방님/부끄러워요! 저도 님처럼 진짜 근사한 사람이 될래요
미래소년님/제 강의를 듣는다면 다른 생각을 할지도 몰라요. "하긴 니가 인간성으로 버티지 않으면 안되겠더라.."
브리니님/우리 좋은 선생이 되기 위해 서로 상부상조해요. 노하우 교환 등...^^
캐더린님/저도 애들 키우고 그랬으면 저렇게 못했죠. 전 사실 돈으로 이룬 인기예요..ㅠㅠ
하늘바람님/고맙습니다. 헤헤헤헤헤헤.
클리오님/하긴 그래요. 제 애들도 무조건 저와의 술자리를 좋아하는 건 아닐지도...한번 물어봐야겠다..근데 정말 오랜만에 뵙네요...
모1님/헤헤, 표정이 너무 화사했나요^^
해적님/음..주량이 아니라 돈의 힘이라는...맛난 거 사주고 술은 안먹이니 대략 좋아하지 않을까요...^^
고양이님/다 님 덕분입니다^^
속삭이신 ㅌ님/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달밤님/님같은 술의 고수가 47년산을 믿다뇨... 제가 넘 정교했나??^^
속삭이신 분/아이 부끄럽게 왜그러세요. 절 멀리하시는 거 싫어요 (도리도리) 친하게 지내요.

누미 2006-06-23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씁쓸한....대학원 풍경이지요. 그래도 웃음을 잃지않게 하는 C교수님, 마태우스님 같은 분들도 계시니까 ...
 

 





친구랑 있을 때 그네들이 아이들 이야기를 하면 난 그에 질세라 벤지 이야기를 하곤 했다. 내가 벤지를 사랑하는 게 그들의 아이 사랑에 별로 뒤질 게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정색을 하고는 “사람이랑 개랑 같냐?”고 따지기도 했다. 사람과 개가 다르다 해도 타인의 취향을 존중해 줄 수는 없는 걸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었다. 별로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모르겠지만, 친하다고 생각한 애가 그러면 서운했다. 개를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날 좋아한다면 내가 좋아하는 벤지도 좋아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내가 그들의 자녀를 싫어하면 그들이 불쾌한 것처럼, 벤지를 개라고 무시하는 사람들이 난 불쾌했다.


언제부터인가 난 벤지에 대한 태도를 기준으로 친구간의 친소를 정하게 되었다. 벤지가 오늘 내일 할 때, 난 “벤지가 죽으면 술집을 빌려서 사흘간 술을 마실 거니 그때 문상을 오라”고 친구들한테 얘기했었다. 막상 벤지가 죽었을 때 같이 슬퍼해준 사람들은 내 친한 친구들이 아닌, 인터넷에서 만나 친분을 다져온, 다시 말해서 알고 지낸지 2년도 안된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내 사이트에 댓글로 달아준 한마디 한마디는 날 울게 했지만, 그럼으로써 난 벤지를 잃은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친한 친구 중 같이 술을 마시자고 한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걸 알고도 별 반응을 안보인 사람도 제법 있었다. 오랜 기간을 사귀었다고 해서 친한 정도도 높으리라는 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그 중 주말마다 테니스를 같이 치는 친구는 내게 이런 말도 했다.

“너 이제 좋겠다? 벤지 밥 안 챙겨줘도 되니까 얼마나 편해?”

그 친구의 자식이 죽었을 때, “너 이제 편하겠네? 돈 들어갈 일이 줄었으니 얼마나 좋아?”라고 한다면 필경 난 두들겨 맞고 절교를 당할 거다. 중요한 건 개냐 사람이냐가 아니라, 그에게 있어서 그것(사람 또는 자식)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냐 하는 것이다. 예컨대 골치만 썩히는 망나니 자식이고 부모 또한 그를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가 사람일지라도 부모의 친구들로부터 사랑받을 가능성은 없으며, 그게 부모의 친구들이 나쁘다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 벤지는 내게 자식이었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많은 기쁨을 준 녀석이었다. 그건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벤지 밥을 챙겨주는 게 짐스러운 적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벤지 때문에 해외연수를 갈 마음도 없었고, 1박2일 이상의 여행을 기피했던 것도 맞다. 하지만 난 대부분 벤지 밥을 기쁜 마음으로 챙겼고, 벤지가 밥을 맛있게 먹었을 때마다 행복감을 느꼈다. 그 친구가 자식에게 장난감을 사주며 기뻐한 것처럼.


오는 6월 10일이 벤지의 1주기다. 벤지가 죽고나면 어떻게 사나 심난했었는데, 벌써 1년이 다 된 거다. 벤지가 죽은 작년에 혼자 맥주를 쳐마신 것처럼, 올해 역시 난 어느 술집에서 혼자 술을 쳐먹을 생각이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지만, 벤지를 잃은 상실감을 극복하는 것은 결국 내 몫이니까. 그리고 내 친구들 대부분에게 벤지는 ‘개’일 뿐이고, 벤지가 여느 개와 다르다는 걸 설득하는 건 무척이나 귀찮은 일이니까.


* 또하나 잊혀지지 않는 사실. 벤지가 죽고 나서 내 형제들 중 어느 누구도 내게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았었다. 그들은 살아생전 벤지와 같이 산 경험이 있고, 벤지에 대한 내 감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난 친구들 관리는 물론이고 형제들 관리도 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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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5-15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태우스님
사정은 잘 모르지만 그 마음만은 알거 같아요...


Mephistopheles 2006-05-15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의 수명과 사람의 수명이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다고 혼자 술 드시진 마세요....^^

해적오리 2006-05-15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중학교 삼학년 때 동네에 병이 돌아서 제가 기른던 '강아지 레고'가 죽었어요.
레고가 죽던 순간 제 주변 공기의 밀도가 달라지더군요. 그냥 제 느낌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한동안은 학교가는 버스 안에서, 그리고 수업중에도 눈물을 멈출 수가 없어서 반아이들은 집에 큰일이 난 줄 알았대요. 고등학교 다니면서도 가끔 생각나면 눈물이 나곤했죠. 생각나는 빈도가 줄긴했지만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도 레고가 생각나면 마음이 짠합니다. 같이 지낸 시기는 6개월 정도지만 그 정은 훨씬 오래가네요.
벤지랑 우리 레고랑 잘 지내고 있겠죠?

야클 2006-05-15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ㅠ.ㅠ 난 그 심정 알아요.
어제도 저녁에 갈비 뜯다가 우리집 17세 뽀비할배 생각이 나서 잘 구어진 놈으로 몇점 싸와서 씹어줬어요. 이가 다 빠져서 자기가 씹어서 못 먹거든요.
요즘엔 귀도 멀고 눈도 거의 실명을 해서 하루하루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는 것 같아서 볼때 마다 가슴이 미어져요.
개를 사랑하는 마음은 키워 본 사람만 아는 것 같아요. 아마 자식에 대한 사랑도 그럴 것 같지만.

하늘바람 2006-05-15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잘 가라 내동생이란 동화를 보면 오랫동안 기억해주면 죽어서도 그 모습이 희미해지지 않는대요 하지만 잊지 못하고 계속 슬퍼하면 영혼도 어디 가지도 못하고 함께 슬퍼한대요. 벤지는 좋은 곳으로 갈거예요

물만두 2006-05-15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님 서재 지붕보면 가끔 허전한데 님은 오죽하시겠어요. 그래도 잘 있으리라 생각하시고 기운내세요.

싸이런스 2006-05-15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우울해하시니 저도 덩달아 기분이 쫘악~~ 살아있는 모든게 존재의 이유가 있고 그 존재의 이유가 소멸될때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게 제가 죽음에 대해 갖는 이해여요. 벤지가 세상에 와서 마태님과 즐겁고 행복한 추억 많이 만들어서 무쟈게 좋았을테고 헤어지기 싫었겠지만 벤지에겐 돌아가야할 소명도 있었을거에요. 그게 뭔지를 찾는건 님의 몫일거여요. 1년 동안 견뎌내시느라 애쓰셨어요. 그 술 쳐 드실때 저도 좀 끼워주시면 안되겠니. (저도 슬퍼할게 많은 사람이어요.) 힘내세요.

다락방 2006-05-15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쓸쓸한 글이네요..

stella.K 2006-05-15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그래요. 솔직히 저의 집 개는 너무 예민하고 너무 잘 짖어서 그거 단속하느라 요즘 좀 지쳤어요. 그렇다고 안 기를 수도 없고. 짖는 것만 좀 어떻게 해결되면 좋겠는데...그래도 저 개가 우리 인간 보다 수명이 짧을 것이니 죽은 후엔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를 생각하면 좀 잘 해주고 싶은데, 저 자식이 제 복을 걷어차네요.
너무 우울해 하지 마세요. 그러지 않아도 마태님 서재에 오면 벤지 사진 볼 수 없어서 저도 많이 섭섭하답니다.

2006-05-15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6-05-15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비로그인 2006-05-15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께 벤지는 그냥 "개"가 아니고
여느 "개"와 다르다는 것 아는 분들 계실 거예요. 저두 그렇구요.

힘내세요~

sweetrain 2006-05-15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기운내세요. 벤지는 좋은 곳에 있을거에요.^^

비로그인 2006-05-15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가 기르던 콜리가, 아기 강아지를 낳다가 몇마리가 죽은 일이 있어요. 끙끙대면서 죽은 아기 강아지를 계속 핥고 있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눈물이 핑 돌면서, 개와 사람을 굳이 나눌 이유가 또 뭔가..생각했습니다. 중요도의, 사랑의 차이입니다. 아마 지금은, 처음의 그 무너지던 슬픔과는 다른 감정을 느끼시겠지요. 하지만 그렇다 해서 슬프지 않은 건 아닐 거에요. 단지, 조금 다른 종류의 슬픔으로 바뀌었을 뿐, 보고 싶은 마음이 어떻게 달라지나요.

울보 2006-05-15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일년이군요,,
마태님!
멀리서 언제나 우리 아빠가 잘 있기를 바라는 벤지마음아시지요,,

기인 2006-05-15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요즘 제 주위의 사람들도 저에게 고양이나 개와 함께 사는 것의 의미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저도 경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제 여자친구는 남녀 헤어지는 드라마는 울지 않는데, 개와 헤어지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는 막 운다고 해요. 어렸을 때 마당 있는 집에서 개를 키웠었는데, 개장수가 훔쳐갔던 적이 있데요. 근데 그 강아지가 목의 재갈을 끊고 다시 집에 와서 엄청 울었던 기억 떄문에 그렇데요. 결혼하면 꼭 강아지를 키우자고 합니다.
또 고양이를 키우는 제 친한 두 친구가 있는데(따로따로 고양이를 키웁니다) 문학하는 사람은 왠지 고양이를 더 좋아하더라고요 ^^; 그런데 고양이를 함께 살면서 세상에는 인간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고 해요. 보다 넓게 세상을 보는 것, 정말 좋은 경험 같아요. 저도 결혼하고 저의 가정이 생기면 꼭 한 녀석을 분양받아서 함께 살아보려고요. 마태우스님 힘내세요. 벤지도 마태우스님이랑 함께 살아서 좋은 추억이었을 것 같아요.

2006-05-15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weetmagic 2006-05-15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벤지 때문에 너무 오래 힘들어 하실까봐 전 그게 걱정되었어요.
벤지, 무척 행복할 거예요 ~ 마태님은 만나서 !!! 벤지는 참 좋겠어요 ^^

미완성 2006-05-15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누도 잇신의 우리 개 이야기란 영화가 있어요. 국내엔 다른 이름으로 나오긴 했지만, 거기에 마리오란 개가 등장을 하더군요. 마리오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그리고 마리오의 죽음을 극복해내는 소녀의 이야기였어요. 그걸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개도 키워본 적 없고 애정을 줘본 적도 없는 저까지도 너무나 슬프게 만들더군요. 마태님이 보시면 엄청 슬퍼지시겠지만, 그래도 보고 나면 굉장히 위로가 될 거란 생각이 드네요.
죽은 마리오가 소녀에게 이렇게 말을 해요.
나는 너무나 행복했다고, 너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벤지도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말이란 건 참 쉽죠. 어쨌든 과음하지 않으시길.

2006-05-16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6-05-16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그렇게 되었네요. 6월 10일이면 정말 얼마 안남았네요. 벤지. 본적은 없지만 워낙 많이 들어서 저에게도 무척 익숙한 이름이었었는데... 지금쯤 벤지는 하늘 생활에 잘 적응하며 살고 있겠지요? 어쩌면 다시 개로 태어나서 또 님처럼 착한 주인을 이미 만나 행복하게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2006-05-16 0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5-16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세월 빠르네요.
그런데 모지락스러운 발언 하는 사람이 더러 있죠?
위로가 팔요한 시점에.
어색해서 그런 건가?
아무튼 6월 10일 기억할게요.

sayonara 2006-05-16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는 주인이 바뀌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감각하고 변덕스러운 인간에 비해 개의 수명이 짧다는 게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앗! 마태우스님은 아니고... 그냥 메피우스님의 댓글에...)

깐따삐야 2006-05-16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끼던 개를 잃은 경험이 있어요. 영리하고 날씬했던 검은색 발바리였는데 어느 겨울에 쥐약을 먹은건지 산에서 얼어죽은 채로 발견되었죠. 집 위 언덕에서 앞발을 세우고 앉아 있다가 먼 발치에서 제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 치타보다 더 빠르게 달려오곤 했었는데. 어릴적 오빠와 함께 찍은 사진 속에도 모습이 담겨 있어서 그 사진을 볼 때마다 생각이 나곤 합니다. 개가 사람은 아니지만 아니, 사람이 아니어서 더욱 더 사람으로 대신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고 생각해요. 마태우스님의 심정이 어떠실지 전부는 아니더라도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moonnight 2006-05-16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일년이라니. 시간은 참 빠르기도 하군요. 이렇게 늘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존재를 가진 마태우스님이 부럽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그 마음, 벤지도 잘 알고 있을 거에요. 지금 좋은 곳에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겠지요.

ceylontea 2006-05-16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
기운내세요... 1년이 지나도 이렇게 벤지를 기억해주니 벤지는 지금도 행복하게 잘 있을거예요.

비연 2006-05-16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년 전, 마태님이 절망감으로 알라딘에도 자주 안 들르시던 일이 생각나네요.
벤지는 지금쯤 천국에 가 있을 거에요. 마태님이 이렇게 마음 아련하게 기억해주심에 감사하면서요...행복한 개에요...사람보다도 더~.

페일레스 2006-05-16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쁘되 음란하지 말고 슬프되 상심에 이르지 말라"는 공자님 말씀을 되새겨보고 싶네요. 마태님, 벤지도 하늘에서 마태님 생각을 하고 있을 테니, 너무 너무 슬프더라도 상심에 이르지 마세요...

진/우맘 2006-05-17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벤지......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왜 이렇게 보고 싶은건지....
벌써 일 년이군요....

마태우스 2006-05-17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그러게 말입니다. 전 진우맘님두 보고 싶어요.
페일레스님/님들 덕분에 상심 안해요. 고마워요 페일레스님.
비연님/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요, 벤지 녀석이 갑자기 꿈에 나와서랍니다. 요즘 통 안나오더니.... 말씀 고마워요.
실론티님/제가 너무 센티멘탈한 글을 썼네요. 님들 기분까지 다운시킨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달밤님/그곳에선 등에 그 상처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것 때문에 벤지가 많이 힘들어했는데...가장 귀여운 때의 모습이면 좋으련만..
깐따삐야님/사실 모든 개들의 마음은 다 한결같죠. 겁나게 빨리 님을 향해서 뛰어오는 그 모습, 벤지도 여러번 보여줬지요....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요나라님/맞아요. 인간 수명이 더 긴 게 낫지요. 제가 벤지를 놔두고 어찌 편히 눈을 감겠어요...
무비님/아니 뭐, 기억 안하셔도 되요. 제가 그냥 넋두리 해본 건데요... 고마워요 하여간.
속삭이신 ㅋ님/제 인생에도 개가 여러마리 있었지요. 근데 벤지만큼 정을 쏟은 개는 없었던 것 같네요. 다른 개들에게 제가 잘 못했었죠. 그게 많이 미안하네요. 벤지한테도 잘못한 게 많이 있구, 그것만 주로 생각나요.
플라시보님/개로 다시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제가 가면 만날 수 있게 기다려주면...넘 이기적인가요...
속삭이신 분/그러게 말야. 내말이 그말이라니까.
니노밍님/한번도 본 적이 없는 분들이지만, 이렇게 절 위로해 주시는군요. 그 영화, 한번 볼께요. 제가 디비디를 최근에 컴에다 깔았거든요. 이젠 볼 수 있어요...
매직님/제가 너무 심각하게 썼는데요, 저 지금 괜찮습니다. 님들 덕분이지만. 그리고 제 글의 요지는, 개를 사랑하자랍니다..
속삭이신 ㅍ님/글쎄요. 자주 집에 없었고, 술만 마셨고...그랬었죠...벤지가 바라는 건 자기 곁에 있어주는 건데, 그러지 못했어요. 좋은 주인은 아니었던 거죠. 요즘 학교에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도 있던데.......전 그러진 못했으니깐요.
기인님/개를 기르실 생각이 있으시군요. 전 없어요. 이별의 슬픔이 너무 크다는 걸 알고나니 정을 쏟을 자신이 없어요. 하지만 다른 개를 만나면 귀여워 죽겠구, 한참을 쳐다보게 되네요.
울보님/벤지가 제게 해준 게 너무 많아서 늘 고마워요....좋은 개였어요, 벤지는.
주드님/한동안 벤지가 반겨주지 않는 집에 들어가는 게 싫었답니다. 근데 제가 웃고 떠들 때, 가끔이긴 하지만, 벤지를 그렇게 빨리 잊은 제 자신이 싫더라구요... 제 메일 주소도 bbbenji라서 생각은 늘 하죠.....
단비님/오랜만입니다 아름다운단비님. 감사합니다.


마태우스 2006-05-17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ㄷ님/있을 때 잘 못해주고 추억만 하는 주인은 그리 좋은 아빠는 아니겠지요. 개가 사람보다 낫다는 말에 동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양이님/그럼요 힘 내야죠... 좋은 친구가 곁에 있으니 힘이 나네요^^
아프락사스님/늘 감사합니다... 제가 그래서 외롭지 않잖습니까.
속삭이신 ㅇ님/슬픔을 술로 이기는 건 미련한 짓이지만, 벤지를 추억하는 건 맨정신엔 안될 것 같네요. 혹시 모르니 집 근처에서 먹을께요... 감사합니다.
새벽별님/아유 아네요. 벤지를 살아생전 늘 외롭게 한 나쁜 아빠였는데요..
스텔라님/본의 아니게 괜히 님을 슬프게 만들었군요. 그러고보면 우리 벤지는 정말 속 안썩히고 착했어요. 그 해맑은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네요. 님 개가 마음에 안드셔도 조금만 잘해주세요. 녀석은 몇배로 보답할 거예요...
속삭이신 ㅇ님/맞습니다. 저도 그런 말 하는 사람에게 거부감이 들더이다. 그건 사람이 개보다 무조건적으로 위에 있다는 전제에서 비롯된 거잖아요... 벤지 이야기 덕분에 님과 이렇게 또 말을 하게 되네요..
다락방님/본의 아니게 그리 되어 버렸어요. 그때 마음이 좀 그랬죠.
싸이런스님/이런 생각이 드네요. 슬픔 중 가장 큰 것이 존재의 상실로 인한 슬픔이라고. 다른 걸로 속상한 건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지만, 회복이 안되면 참아내면 되지만, 보고싶은 존재를 못보는 건 정말 슬픈 일이잖아요.. 근데 언제 오세요.
만두님/그리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만두님 덕분에 든든해요...
하늘바람님/댓글 다는 게 쉽지가 않네요. 담담하게 달려고 했는데, 님들 말씀을 들으니 자꾸 눈물이 나서요... 말씀 감사합니다.
야클님/자식은 가끔 속이라도 상하게 하지만, 벤지는 제게 슬픔을 준 적이 한번도 없답니다. 미워했던 적이 있다면 조금은 덜 보고싶을 거예요...야클님 보고시퍼요
해적님/그래야겠죠. 제가 해적님과 잘 지내는만큼 레고와 벤지도 잘 지냈으면 좋겠네요.
메피님/올해도 그런 적이 있는데요, 제가 벤지 생각이 나서 울기라도 하면 분위기가 넘 썰렁해지더라구요. 민폐라는 걸 깨닫습니다. 자 마시는 게 그래도 나은 것 같습니다...말씀 감사합니다.
사야님/어려서부터 동물을 더 좋아했던 것 같아요, 저는. 사람이고 동물이고를 떠나 벤지만큼 좋아했던 애가 없었다지요... ㅠㅠ



 
비밀과 거짓말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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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날개에 의하면 지금까지 은희경이 쓴 작품은 7개, 그 중 난 6개를 읽었다. 이쯤 되면 은희경의 작품세계를 어느 정도 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는 것이 작가의 데뷔작인 <새의 선물>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작가를 알려면 데뷔작을 읽어야 한다고 스스로 믿으며, 주위 사람들이 “재미있다. 한번 읽어보라.”고 권유하는데도 안읽고 버티는 이유를 나도 잘 모르겠다.


<비밀과 거짓말>은 내가 읽은 은희경의 7번째 작품이다. 내가 믿고 따르는 분의 리뷰를 보니 그다지 인상적인 작품이 아닌 것 같아 사놓은 지 일년이 넘도록 방치해 놨었다. 갑자기 이 책을 집은 건 학교 일 때문에 머리가 너무 아파서, 소설을 읽으면서 현실을 잊고 싶어서였다. 지나치게 진지해 보이는 초반부는 집중하기가 영 쉽지 않았지만, 100페이지를 넘기고 나서부터는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 들어갔다. 하나둘씩 밝혀지는 집안의 비밀이야 그리 놀랄 게 없어도, 너무도 다른 길을 걸어온 영준과 영우 형제의 이야기가 흥미롭기 그지없었다. 집안의 기대를 받으며 자기 잘난 맛에 살아온 영준은 동생을 무시하기 바쁜데, 그게 더 가슴깊이 와 닿았던 이유는 나 역시 영준과 같은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걸 후회하고, 이제라도 동생에게 잘하고 싶지만, 사이가 좋지 않게 지낸 기간이 너무 길어서 그게 잘 안 된다. 그래도 난 부모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받은 걸 동생한테 미안해 하지만, 영준은 나이가 들어서도 그렇지가 않으며, 여전히 동생을 무시한다.


아버님 산소에서 둘의 대화 장면.

영우: 아버지한테는 형만 아들이잖아!

영준: (영우는 말썽꾼이었다)그래서 아버지가 그렇게 평생 네 뒤를 쫓아다니며 뒷감당을 해준 거냐?

영우: 그래, 형이 장남이고 똑똑하니까 뭐든지 다 당연히 자기가 가져야 한다 그거지?..형은 사람들이 마음 써줄 때는 고마워하지도 않다고 조금만 관심을 안가지면 혼자만 소외된 사람처럼 인상 쓰고 괴로워하는 이기주의자야. 진짜 외롭고 힘든 게 뭔지 알기나 해?

영준: 폼 잡는 건 바로 너야. 제멋대로 돌아다니고 하고 싶은대로 다 하면서 무슨 사연 있는 반항아라도 되는 것처럼 폼 잡았잖아.


‘자신은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끌려다니며 살았다.’며 피해자연하는 영준의 말이 전혀 일리가 없는 건 아니겠지만, 기대를 받지 못한 자로서 영우가 느껴야 했던 소외와 서러움에 비하면 그런 말은 사치인 듯하다. 이런 류의 대화가 오간 후 화해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둘은 결국 주먹질까지 나눈다. 친함과는 거리가 먼 둘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는데, 영준과 달리 참회하는 난 리뷰를 통해 뒤늦게나마 남동생에게 미안함을 표한다. 동생이 이 리뷰를 볼 확률은 전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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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05-15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째는 집안의 기대주라 그렇고 둘째는 그만큼 믿어 의심치 않고...
전 그래서 아예 막내로 태어났어요.(막내도 내 마음대로?)
(걱정이라고는 너무 귀여움을 받아 버르장머리가 없을뿐!)

플라시보 2006-05-15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요. 새의 선물 읽어보세요. 저 그거 읽고 은희경한테 반하기 시작했었거든요. 흐흐.

마태우스 2006-05-15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님이 선물해 주심 바로 읽을텐데...^^ 저 리뷰를 그렇게 시작한 게 다 그런 의미라는...^^
여우님/세개나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이 아니었다면 제 글이 너무 외로웠을거예요. 감사!

marine 2006-08-28 0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인용한 저 부분, 저도 따로 옮겨 놨어요 산소 앞에서 형제끼리 싸우는 장면, 소설의 백미라고 생각해요
 

글에 나온 시집이 바로 이거예요...

 

 

 

 

“오늘 시간 있냐?”

친구가 써클 졸업생 모임이 있다며 전화를 했던 어제, 난 약속이 있었다. 8시 20분에 하는 <콘스탄트 가드너> 예매가 되어 있었던 것. 영화가 끝난 후라도 가겠다고 말했다. 약속 장소인 일산에 가보니 생각보다 많은 선, 후배들이 모여 있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 1차부터 합류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한시간 남짓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나이든 사람끼리 가는 노래방은 편하다. 내가 아는 옛날 노래만 하니까. 양희은이 부른 <한계령>을 부른 선배도 있었고, 한 후배는 <꿈의 대화>를 부른다. 윤도현의 <사랑 two>가 최신곡으로 느껴질 정도. 나이가 들어서 편한 것 중 하나는, 노래를 안부르고 버텨도 괜찮다는 것. 남이 하는 걸 따라하는 건 좋지만, 마이크를 대고 부르는 건 이제 싫다. 가끔씩 노래를 하라는 사람이 있었지만 한곡도 안부르고 버텼다. 그냥, 노래 부르기 좋아하고 노래도 잘 부르는 사람들의 노래를 듣고 있는 게 좋다.


12시 반, 술자리가 끝났는데 선배 누나가 줄 게 있다고 우리를 데려간다. 차 트렁크에 들어있던 건 한 무더기의 시집.

“어,누나 시집 냈어요?”

하지만 책날개의 저자 사진을 보니 누나가 아닌, 남자의 것이다.

“아아, 남편 분이시군요.”

저자 소개를 읽던 중 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2003년 시단에 데뷔했다.”는 소개말 밑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었기 때문.

“2005년 4월 아름다운 봄날, 북한산 봉우리에서 꽃처럼 졌다.”

늘 여유롭던 그 누나가 그런 아픈 일을 겪다니. 일년 전 이맘때, 누나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분이 쓴 시들을 모아 추모 시집을 냈나보다.


후배 둘과 집으로 오는 도중 이상하게 술이 먹고 싶었다. 전날인 목요일날 취하도록 마셨으니 금단증상은 아닐 터, 그럼 부군을 잃은 누나 때문이었을까? 더더욱 이상한 건 혼자 마시고 싶었다는 것. 우리집 근처에서 후배 둘을 보내고 참이슬 두병과 참치캔을 샀다. 소주는 잘 들어갔다. 한병을 비우고 또 반병을 마셨지만 전혀 취하지 않았다. 저녁을 안먹었다는 걸 새삼 깨닫고 라면을 끓인 것도 그때, “다이어트 보름이 물거품으로 변하는구나!”는 탄식에도 불구하고 라면은 너무도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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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5-13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봐도 마태님은 센티멘탈 로멘티스트...^^

2006-05-13 1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터라겐 2006-05-13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정말 너무 여리십니다... 강해지셔야 해요...

마늘빵 2006-05-13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ㅠ-ㅠ

sooninara 2006-05-13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퍼요.ㅠ.ㅠ
울남편은 오래 살아야 하는데..
가까운 가족중에 젊어서 남편을 보낸분이 있는데..그분 생각이 나네요.

비로그인 2006-05-13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ㅠ.ㅜ
전 근데 여린 마태님이 좋아요.

비자림 2006-05-13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 들수록 그런 일들을 자주 겪게 되는 것 같아요.
부정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는 삶의 무게...

하늘바람 2006-05-13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세상에

paviana 2006-05-13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한산에서 꽃처럼 지다니.....에구......

세실 2006-05-14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처절하게 마음 아픈 글귀 입니다...

비로그인 2006-05-14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름이든 한달이든 다이어트를 물거품으로 만드신다 하여도, 전 이런 마태우스 님이 좋습니다.

춤추는인생. 2006-05-14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따뜻한 마태님이 좋아요.!!
신촌에서 마태님의 친구분이신인 표진인 선생님 뵜어요.
하늘색 니트입고 계셨고 실제로 보니 굉장히 엘리트적이셨다고..
말씀드려주세요!ㅋㅋ

플라시보 2006-05-14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혼자 술을 마실때면 꼭 참치캔을 드시는군요. 그게 소주 안주로 괜찮은가봐요? (이런 감상적인 글에 이따우 댓글을 써서 죄송해요. 흐..)

마태우스 2006-05-14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참치캔만한 안주가 없더라구요.. 맥주 마실 땐 김을 먹지요
춤추눈 인생님/후후, 그러셨군요. 엘리트적이라. 표가 좋아하려나 ^^
주드님/어맛 왜이러시어요 부끄럽게.... 제 마음도 아시죠?^^
세실님/제말이요...
파비님/넘 슬프죠...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하늘바람님/넘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비자림님/그러게요. 나이가 들면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거겠지만, 자주 겪는다고 슬픔의 강도가 덜해지는 건 아니더라구요. 오히려 더 증폭되어 간다는....
나를 찾아서님/그리 말씀해주시니 고맙습니다. 배가 나왔지만 여린 마태 드림.
수니님/그러니 위험한 운동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라면 특히요. 오토바이, 철인3종경기 등등...
아프락사스님/님의 안타까운 마음이 제게도 전해지네요. 감사합니다.
인터라겐님/요즘 그래도 자주 들러 주시니 고맙습니다. 강해질께요!
속삭이신 ㅎ님/방금 저도 라면 먹었어요. 요즘 이상하게 라면이 땡기네요^^
메피님/로맨티스트 흉내만 내는 사람이죠...ㅠㅠ

박예진 2006-05-25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쌩뚱맞지만, 고추 참치캔 있죠?
그걸 에이스에 얹어먹으면 맛있어요. 밥 생각나고...입맛이 싹!! 캬~~(;;)
저도 MT가서 배워온 거지만요 ^^

마태우스 2006-05-26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예진님/고추참치는 너무 맵지만, 좋은 술안주죠!! 님이 언제나 저랑 술을 마실 수 있을까요^^
 

 

 

 

 

“얼굴이 갸름해졌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지만, 그게 체중으로 입증되지 않는 건 분명 슬픈 일이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해볼 때 난 지금 살이 빠지는 과도기에 있다. 아플 때 약을 먹으면 병이 치유되느라 증상이 악화된 것처럼 보이듯, 살이 빠질 때는 일시적으로 체중이 증가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난 우기고 있다. 내가 다이어트에 성공한 비결을 몇 개만 써본다.


1. 과중한 학교 일

이번 학기 들어 일이 좀 많아졌다. 퇴근을 하려면 쌓인 일들이 눈에 걸려 마음이 불편하다. 내 술 약속이 줄어든 이유도 다 여기에 있는데, 밤 8시 퇴근버스를 타고 집에 가니 도착을 하면 10시가 넘는다. 과거에는 술약속을 거절하는 게 선약된 술자리 때문이었지만, 지금은 순전 일 때문이다. 먼저 마시잔 얘기를 안하고, “이번 주랑 다음주는 안돼!”를 입에 달고 살았더니 술마시자는 사람도 많이 줄었다. 오늘 마시고 토요일에 마시면 두 번으로 이번주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 첫째: 일에 치여 살고 바쁜 척을 하자.


2. 밥

우리집은 엥겔계수가 높은 집이다. 나랑 엄마, 할머니 이렇게 세식구만 사는데도 그렇다. 우리 형제들이 기를 쓰고 우리집에 와서 밥을 먹으려는 것도 자기 집에서는 못먹던 진수성찬을 먹을 수 있기 때문. 그러니 살을 빼려면 집에서 밥을 먹지 말아야 했다. 난 그래서 요즘 병원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학기 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할 때 “우리 병원에서 밥을 먹고 나면 다른 데 가서 반찬투정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 적이 있는데, 평소에도 그리 맛있는 건 아니지만 가끔씩 “너무 하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반찬이 안 좋다. 어제 같은 경우 저녁을 거기서 먹었는데, 배가 꽤 고팠음에도 불구하고 밥을 남겼다. 구내에 이런 좋은 환경을 가진 식당이 있다는 건 나에게 좋은 기회일 수 있다. 앞으로는 무조건 병원식당이다.

* 두번째: 주변 환경을 잘 이용하자.


3. 식탐

6시쯤 병원식당에서 밥을 먹고 밤 10시가 넘어 집에 들어가면 괜히 배가 고프다. 난 그럴 때 라면을 끓여먹거나 엄마의 유혹에 넘어가 밥을 먹곤 했다. 하지만 식탐을 버리지 못하면 살을 뺄 수가 없는 법이다. 내가 무지하게 예뻐하는 의예과 조교 선생, 언제 그녀와 밥을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속도가 무지하게 빠르다. 경쟁적으로 빨리 먹다가 지쳐서 이랬다.

“정말 빨리 드시네요.”

그녀의 대답, “전 말이죠, 눈앞에 먹을 게 있으면 참지를 못해요. 빨리 입으로 넣어야 직성이 풀려요.”

내게는 여전히 예쁘지만, 그녀가 날씬한 편이 아닌 이유도 거기에 있으리라. 식탐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배가 고플 때마다 고통을 가하는 거다. 최근 며칠간 난 식사 시간 외에 배가 고픈 경우, 옥상에 올라가 줄넘기를 했다(그것도 두 번넘기로...). 배가 고플 때마다 반복하고 나니까 더 이상 배가 안고프게 된다. 왜? 배가 고프다는 신호를 보내면 이 인간이 줄넘기를 함으로써 고통을 가할 게 뻔하기 때문. 부실한 저녁을 먹은 어제도 밤 12시가 넘도록 배가 고프지 않았던 것은 내 몸이 충분히 ‘학습’되었기 때문이다.

* 세 번째: 식탐에 죄의식을 갖게 만들자.


4. 꾸준한 운동

러닝머신을 사가지고 나만큼 열심히 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걸 산지가 벌써 5년 째, 무게를 망각하고 앉았다가 앞부분이 뽀개졌지만 달리는 데는 지장이 없다. 아무리 못해도 일주에 두 번 이상은 꼭 러닝머신을 하는데, 밖을 달리는 것보다야 못해도 6킬로쯤 뛰면 제법 운동은 된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사람 치고 한가지 이상 운동을 안하는 경우는 없는 법, 러닝머신은 괜찮은 운동이다. 오늘도 새벽 두시에 일어나 김병현이 던지는 걸 보면서 30여분을 뛰었는데, 화장실에 가던 할머니는 밤중에 뛰는 날 보고 무척이나 대견해하셨다. 뛰고 난 뒤 샤워를 하고 거울을 보니 얼굴이 갸름하다 못해 핼쑥해져 있다.

* 네 번째: 한가지 이상의 운동을 하자.


그밖에 난 TV를 보면서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남들이 펼쳐놓는 간식에는 일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다이어트는 어느 한가지만 가지고 성공할 수가 없으며, 여러 분야에서 노력한 대가가 모여 결실을 맺는 종합예술이다. 쉬운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할 것도 없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그 길 어딘가에 핼쑥해진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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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5-11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정말 열심히 하셨네요!

물만두 2006-05-11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짝!!

하늘바람 2006-05-11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하셔요^^

Mephistopheles 2006-05-11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
옛날처럼 윗몸일으키기 200개와 줄넘기 2000개를 해야 할까 고민 중 입니다..
(하루에 나눠서..)

해적오리 2006-05-11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인간 승리네요.
전 마태님이 하신거 다 했는데..흑흑...요가도 꾸준히 하는데도 다른 데는 빠져도 정작 빠져야 할 배는 안빠지더라구요. 뱃살에 특히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요? 비법전수 부탁드려요.

야클 2006-05-11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물침대 같은 뱃살도 그리 나쁘지 않으니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

sooninara 2006-05-1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이 마준기님의 뱃살을 어찌 아신다요?
혹시 만져보셨나요?
아님 뱃살 물침대에 누워 보셨나요? =3=3=3

sooninara 2006-05-1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은 접니다. 저도 살빼야하는데..ㅠ.ㅠ

짱구아빠 2006-05-11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살이 빠졌다고 좋아했는데 요새 요요현상이 발생해서 다시 5킬로그램 정도가 다시 불었네요.. 스쿼시를 다시 시작했는데도 살이 잘 안빠지는군요... 밤에 음식물 섭취를 하지 않아야 하는데,그게 잘 안되어요...

비로그인 2006-05-11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읽으면서 뭐 먹고 있었는데... ㅡ,.ㅡ;;
식탐에 죄의식을 갖게 만들자<- 죄의식이 생겼습니다. ㅠ.ㅡ

싸이런스 2006-05-11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그 길 어딘가에 핼쑥해진 내가 있다.' 마태님 아니면 만들어내기 어려운 정말 멋진 말이어요. 꼭 다이어트 성공하시길!

2006-05-11 1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리오 2006-05-11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요, 저는 너무 부실한 식당밥을 먹으면 뭔가 허전해서 꼭 다른게 먹고 싶던데.. 그래서 저녁은 차라리 밥으로 든든하게 먹고, 먹은 다음 운동하고 술 안먹으면 살이 저절로 빠지던데요... ^^ 아마 술을 줄인 것이 다이어트 성공의 가장 큰 비결이 아닐까 싶사와요..

hnine 2006-05-11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게 하시는데 체중으로 입증되지 않는다는게 이상합니다. 갸우뚱~

히피드림~ 2006-05-11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뺄 살이 어디 있다고,,,

춤추는인생. 2006-05-11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탐에 죄의식을 갖자. 이거 보고 깔깔 웃고 가요.^^
다이어트는 여자들의 영원한 화두인줄만 알았는데 이제는 아닌가 봐요!!
마태님 홧팅이요..(실은 저두 하고 있어요 ㅋㅋ)

하루(春) 2006-05-11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재밌어요. 추천할래요.

비연 2006-05-11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배워야 해요...제가...;;;

moonnight 2006-05-12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십니다. +_+; 축하드려요. 그치만 뺄 살이 없으신 거 같은데. ;;

모1 2006-05-12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십니다. 다이어트...엄청하기 힘든데....축하드려요.

플라시보 2006-05-12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트 성공하신거 무지 축하드려요. (근데 님은 지금도 충분히 날씬하세요. 흐흐)

마태우스 2006-05-13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님이 보여주는 그런 사소한 친절이 절 자만하게 만들죠^^
모1님/잠깐 그런 건데요 뭐. 쭈욱 유지를 해야죠
달밤님/아이 자꾸 왜이러세요. 님이야말로 넘 말라서 이집트 공주같던데..
새벽별님/님의 추천이 저로 하여금 100위 안에 머물게 하는 힘이 됩니다.
비연님/솔직히 운동에 대한 의지는 정말 대견해요^^
하루님/호홋 추천 감사드립니다. 재밌단 말이죠^^
춤추는인생님/남자도 다이어트를 해야만 하게 된 게 벌써 오래 되었지요 아마^^
펑크님/제 배를 보셨다면 절대 그런 말씀 못하셨겠지요^^
올리브님/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불끈!
hnine님/그, 그건....... 과, 과도기라서.....
클리오님/시러요 부실한 밥 먹고 배고파도 참는 게 젤 좋아요!!!!!!!
싸이런스님/제가 원래 입만 살았잖습니까^^
나를 찾아서님/님도 제가 가는 길에 동참합시다^^
짱구아빠님/다이어트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죠. 의지를 기릅시다!!!
수니님/님은 딱 좋던데.... 전 정말 심각하단 말이어요. 아시죠?????
야클님/싫어요 무리할래요. 야클님한테 더 멋진 모습 보여드리고 싶소
해적님/윗몸일으키기를 하면 근육이 생겨 배가 들어가 보인답니다. 저도 뱃살은 요지부동인지라...
메피님/윗몸 200개면 대단한 거죠. 글구 저희같은 인기남은 몸매도 가꿔야 한답니다^^
하늘바람님/살 찌고 빼는 것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죠^^
만두님/님의 박수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아프님/저도 한창 땐 님 몸매였는데...으흐흑.

기인 2006-05-15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엇. 저도 마태님에게 자극받아서 다이어트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저기서 구박받아서 할 수 없이 빼기 시작하려고요. 오늘 다이어트 시작! 이라고 했는데, 원래 제가 아침먹고 운동(헬스 2시간) 그리고 또 아침, 점심, 저녁 이렇게 아침을 두 번 먹는데 아침을 한 번 거르니까 온종일 머리가 어지럽던데요. 제가 어지러움을 호소하자 당뇨병이 아니냐고 해서 화들짝 놀라서, 소프트 아이스크림 하나, 빅파이 2개를 먹고 저녁에는 돼지갈비를 먹었습니다. ㅜㅠ 역시 먹던대로 먹되, 좀 적게 먹어야지 저의 두번째 아침을 거르지는 않아야겠어요

진/우맘 2006-05-17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감은 하나뿐여.......이런.....독한.......ㅡㅡ;;;

마태우스 2006-05-17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아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서재계의 전설 진우맘님!! 다이어트 실패하신 모양??^^
기인님/다이어트 일기 기대하겠습니다.^^ 아침을 두번 드시지 말고 남들처럼 세끼를 챙겨 드시면 어떨까요. 글구 헬스를 두시간이나 하시면 대단하겠는걸요. 꾸준히 합시다, 우리!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