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대한민국 2 - 박노자 교수가 말하는 '주식회사 대한민국'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비록 현장에서 본 건 아니지만, 대추리 사건 같은 대규모 국가폭력을 목격하고 나면 그 근원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왜 우리나라는?’ 늘 죄의식을 불러일으켜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 못하게 만드는 박노자의 저서 <당신들의 대한민국 02>를 집어든 건 그런 이유였다.


‘전근대적인 폭력’이란 용어가 널리 쓰이는 것처럼, 전근대는 폭력적인 시기였다. 지금은 사람 하나를 죽이는 데도 최소한의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고, 연쇄살인범의 사형마저 반대하는 세력이 존재하지만, 과거에는 높은 분의 마음 내키는대로 사람을 죽였다. 툭하면 왕의 입에서 흘러나왔던 “삼족을 멸한다.”는 말은 얼마나 끔찍한가. 그래서 우리에게 근대화는 곧 문명화를 뜻했고, 근대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지금이 그 시절보다 덜 폭력적일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내 생각을 통렬히 비웃는다. 그에 따르면 “전근대는 (폭력의) 규모나 형태에 있어서 근대와 비교할 바가 못된다.” 예컨대 “국민 개병제라는, 모든 주민들을 국가 폭력의 공범으로 만드는 제도는 어느 전근대적 사회에서도 실시되지 못했다.” 비단 전쟁이란 수단을 거치지 않고도 “(미국의) 경제적 제재로 이라크 어린이 백만명이 굶어 죽었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근대가 덜 폭력적이라고 착각을 하는 것일까. 저자는 여기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인간은 다른 동물들처럼 동류들을 죽이기를 극히 꺼리”지만 “모두와 모두의 전쟁”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떠든 홉스의 주장이나 “약육강식이 인간의 진화를 촉진한다는 사회진화론”이 근대국가의 폭력을 합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매체에서 제3세계의 유색인종을 야만시하는 것도 “인간의 비폭력적 본성을 제거”하고자 하는 것이고, “텔레비젼과 비디오, 게임 시장이 폭력물로 채워지도록 허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란다. 이 결과 제 1차대전 때는 “미국의 참전 병사 중 15-20%가 본인의 생명에 위험이 가지 않는 상태에서 적군 병사를 쏴 죽일 각오가 되어 있었지만, 베트남전이나 최근의 걸프전에서는 이 비율이 95%가 되어 있었다.”는 것.


그러니까 대추리 사건은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근대국가로 접어들었다는 신호, 그토록 근대화를 오매불망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그리 개탄할 일은 아닌 것이다. 후반부를 채우는 외국인 노동자 얘기가 날 많이 부끄럽게 했지만, 우리나라의 근대화가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는 사실이 ‘근대화 지상주의자’였던 내 마음에 한줄기 위안을 던져준다. 이 땅에서 더 큰 폭력이 일어나도 놀라지 말자. 근대화란 원래 그런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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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6-05-24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시니컬하신 듯... 근대적 폭력을 저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대안 같은 게 전혀 안보이네요. 그래도 추천합니다. 님 팬이어요 수줍.

paviana 2006-05-24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간만에 부리님을 보니 반가울줄 알았는데 하나도 안 반갑네요.
두분이 언제 화해하셨어요? 적과의 동침인가요? ㅎㅎ

히피드림~ 2006-05-25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써주신 얘기들이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을 생각나게 하네요. 저도 박노자 참 좋아하는데, 이건 아직 못읽었어요. 마태우스님 리뷰 읽으니까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sayonara 2006-05-26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인사이더의 애정과 아웃사이더의 시각... 굉장히 읽고싶어집니다. 추천~!

마태우스 2006-05-26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요나라님/안녕하세요 님이 그리 말씀해 주시니 부끄럽긴 하지만...박노자님 책은 언제나 기본 이상은 하니까....^^
펑크님/아아 리뷰의 달인 펑크님 여기까지 와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전 푸코의 책을 하나도 안읽었어요 감시와 처벌부터...!!
파비님/전 부리와 동침한 적이 없어요 억울해요

2006-05-26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올해가 부교수 승진하는 해다. ‘승진하는’이라고 했지만 사실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올해 쓴 논문 하나가 너무 늦게 학술지에 실리는 바람에 그 점수가 포함되지 않은 게 뼈아프다. 기준을 충족 못시키면 어쩌나 싶어서 점수가 되는지 따져보지도 않고 있다. 작년 말 기간제 임용을 통과한 감격이 아직도 귓가에 선한데, 왜 승진 날짜가 이리도 빨리 다가온담. 승진을 못하면 기간제의 통과가 무효가 되어, 매년 재임용을 받아야 하는 처지로 전락한다 (그 기간 중 업적이 안되면 무조건 잘린다). 만년 조교수로 남고 싶은데 세상 일은 왜 마음같이 안되는 걸까. 학교 회의 때 학장님한테 이랬다. “제가 승진이 안되더라도 너무 놀라지 마세요.” 승진심사 일정을 알려온 직원한테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떠날 때가 되었군요.”


학교 회의를 하던 중 작년도 재임용 탈락자가 무려 12명이라는 보고가 나왔다. 모두 임상 교수다. 그 말을 들은 학장의 말.

“임상 선생이 진료하면서 연구까지 하는 게 좀 어렵지. 진료 실적도 연구점수에 포함되도록 학칙을 개정할 거야.”

순간 생각했다. 나도 진료가 하고 싶다고.


병원 소속으로 되어 있는 병리학을 뺀다면 기초 과목 중 기생충학은 가장 진료와 가까운 과목이다. 그러니 기생충전문으로 병원에 진료과를 개설하는 거다. 환자는 별로 없겠지만, 전단지를 뿌리면서 기생충의 위협에 대해 홍보를 하면 그래도 몇 명은 올 거다. 기생충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나이드신 분이 얼마나 많은가. 그분들에게 대변검사와 피검사, 그리고 피부검사를 병행하면서 내가 자신있는 친절한 설명을 덧붙여 준다면 좋지 않겠는가. 물론 대부분은 기생충에 안걸렸겠지만, 몸에 기생충이 없다고 선언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민의 일부가 풀리니,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의학의 본래 목적에 맞지 않을까.


이런 생각까지 하고 있자니 마음이 착잡하다. 왜 나는 연구를 열심히 할 생각은 도저히 안하는 걸까. 학교 일이 부쩍 많아진 건 사실이지만, 그게 면죄부는 될 수 없다. 8월까지는 계속 일이 바쁘니 그 이후부터 돈이 안들고 결과는 참신하면서도 금방 끝나는 멋진 일들을 한달에 하나씩 해나갈 생각이다 (이 말, 작년과 재작년, 재재작년에도 했었다). 그게 아니면 매주 사는 로또라도 걸리던가. 로또가 되고 나서 잘리는 걸 미리 알았을 때 “능력에 비해 자리가 너무 과분하다”고 사표를 던지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멋지지 않는가. 언젠가 과기대 교수가 그렇게 했을 때 사회적으로 얼마나 찬사를 받았는가를 생각해보자. 그래, 길은 진료가 아니라 로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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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녀 2006-05-23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까 마태님께는 진료가 더 어울리네요. 환자들한테 인기짱인 교수님이 되셨을 텐데요.

마태우스 2006-05-23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미녀 환자를 넘 좋아해서 안될 것 같은데요^^ 말씀 고마워요

해적오리 2006-05-23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전 또 기생충 약 먹으라는 말씀 하실줄 알았어요.
저의 단순함의 한계입니다...
저도 딱 대리에만 머물러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합니다. 월급은 올라가면서 직급은 대리에만 머문다면 정말 좋겠어요. ^^;;;

물만두 2006-05-23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가운입은 모습 보고 싶네요^^;;; 진료하시는 모습으로다가...

비로그인 2006-05-23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또가 되고 나서 잘리는 걸 미리 알았을 때 “능력에 비해 자리가 너무 과분하다”고 사표를 던지는 모습'이라니, 그저 책상위에 포스트잇으로 `안녕'이라고 큼지막하게 써놓고 그게 어디든 간에 제가 속한 집단을 나가고 싶다는 것과는 또 다른 것 같아 웃다가도 슬퍼지려 합니다. 열심히 하시느라 알라딘 서재질도 한동안 잠시 뜸하셨다는 걸 다 압니다. 그런데 무슨 걱정을 이리 하시는지요.

paviana 2006-05-23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Jude님 멋지세요..포스트 잇으로 '안녕'이라니....
섹스앤 시티가 생각나네요.ㅎㅎ

세실 2006-05-23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합병원에 기생충학과도 괜찮을것 같은데요~~ 저두 갈래요..요즘 배에 가스가 차는것이..혹시....

비로그인 2006-05-23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OR paviana님
아마도 회사 다니기 싫은 직장인의 진정한 로망이 아닐까 싶습니다. 섹스앤 시티에서 버거가 캐리에게 결별한 방식이지요. 저는 그저 구구절절이 늘어놓지 않고 그냥 딱 `안녕’이라고 두 글자 써놓고 사라지는 걸 택하렵니다. 후훗.

다락방 2006-05-23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야 할 길도 로또에 있는것 같아요. ^^;;

비로그인 2006-05-23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회사 맞은편 회사의 직원 두 명이, 어느날 사내연애를 몰래 시작해서 결혼을 하더니, 신혼여행으로 하와이인지 발리인지, 어느 섬으로 가서는 그곳에서 그곳의 복권에 당첨되어 아예 이민을 가버렸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러면서도 로또는 하지 않고..후훗)

클리오 2006-05-23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로또 좋아요.. 근데 하여간 이 계절만 되면 잘릴지 모른다는 마태님의 엄살을 듣다니.. ㅋㅋ (엄살이라 믿을께요.. ^^)

moonnight 2006-05-23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론은 로또예요? ^^; 직장동료가 선물한 로또 두 장, 아직 안 맞춰본 상태로 책상위에 있어요. 계속 맞춰보지 말까봐요. 이 로또가 당첨됐다면. 하는 상상이 더 기분좋은 듯 해서. ^^ 흠. 마태우스님은 진료도 정말 잘하실거란 생각 드네요. 환자분들께 인기만점인 의사. ^^

Mephistopheles 2006-05-2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 길은 진료가 아니라 로또에 있다. -
명언중에 명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끔 직원들이 이 월급받고 집사고 차사고 어떻게 해야 하냐고 투덜거리면 로또만이 살길이다...!! 라고 외치는 것과 똑같습니다.^^

하늘바람 2006-05-23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무엇을 해도 멋지실 것같아요 그런데 마태님 덕분에 모든 의사가 다 미녀를 밝히리라 생각되는 건 ^^

춤추는인생. 2006-05-23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은 저도 흰가운 입은 마태님 보고싶어요.
나이드신분 손 꼬옥잡고 친절하게 설명하실것 같다는^^

하루(春) 2006-05-23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형부도 저만 보면 로또 한 번 사보자고 하는데...
전 뭘 믿고 여지껏 로또도 한 번 안 사봤나 몰라요.

울보 2006-05-24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도 인기많을듯해요,,

마태우스 2006-05-24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아이들과 노는 거야 원래자신있지요^^
하루님/로또,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 당장 가판대로 가시어요^^
춤추는 인생님/그, 그럴까요 제가? 같이 오신 젊은 여자분의 손을 꼬옥 잡고 나이드신 분께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을까요^^
하늘바람님/앗 제가 미녀를 밝힌다는 걸 어케 아셨나요?? 부끄러워라...
메피님/그전 복권은 당첨되어도 그만둘 수가 없었지만, 로또는 정말.... 근데 그전 복권이라도 한번 당첨되면 좋겠다는...^^
달밤님/귀염성과 해박함이 어우러진 달밤님만 하려구요^^ 그 로또, 일정기간 지나면 상금이 지급 안될 수도 있으니 유효기간 넘기지 마시어요^^
클리오님/님 말씀을 듣고보니 제가 이 컨셉으로 8년째 버텨온 것 같군요. 근데 이번엔 진짜라는....ㅠㅠ
주드님/오오 넘 아름다운 얘기군요^^ 현지인도 되기 힘든 걸 관광객이 되다니, 한민족의 우수성이 여기서 발휘되나봐요
다락방님/그나저나 요즘 님을 괴롭히는 사람이 있는 건 아닌가요? 제게 말씀만 하시면 당장.....
세실님/미녀와 기생충은 사실 별 상관이 없지요. 넘 걱정 마세요!!
주드님/나름 최선을 다하는데요 갈수록 서재질이 뜸해져요 요즘은 새벽이 컨셉이죠^^
만두님/가운 입어도 전 의사 티가 안납니다 이발소 아저씨 같죠^^
해적님/저희 직종이야 월급은 연수에 따라 올라가니, 조교수가 딱 좋아요. 근데 나이 들어서 조교수라면 좀 없어 보이긴 하겠네요. 올해 고비를 넘겨야 할텐데...

2006-05-24 0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1 2006-05-24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로또였군요. 로또 사셨는지요. 일단 사셔야 될지 말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모1 2006-05-24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엄마 꿈이 좋다고 로또 지난주에 사셨다가..몽땅 꽝이셨다는..후후..
 

 

하날리
알라딘 최고수들의 논쟁이라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전 최고수가 아닙니다. 제가 알라딘의 권력자라면 그건 귀염성을 추구한 결과이지 논리가 정연했기 때문은 결코 아니지요. 그래서 토론에 휘말릴-전 글이나 말로 하는 토론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표현을 쓰지요-때마다 무척이나 곤혹스럽습니다. 되지도 않는 억지 논리를 펴면서 우리 편은 어디 있는가를 둘러보는 게 고작이지요.


제가 생각하는 토론의 최고수를 몇 분 들어보겠습니다.


발마스님; 자타가 공인하는 토론의 최고수죠. 철학을 전공하셔서 글에 기품이 있고, 논리가 어찌나 정연한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글만 그런 게 아니라 삶 자체도 존경스러워, 이분과 토론을 할 때면 “잘못했습니다.”란 글이 저절로 나오지요. 강호에서 이분이 칼을 들고 나타나면 일단 숨는 게 상책입니다. 제가 황우석 사건 때 글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요, 지금도 그때 일을 후회합니다.


바람구두님: 박근혜를 지지한 페미니스트에 대해 짧은 토론을 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토론할 때도 글의 수준이 워낙 높고 길이도 길어 감히 맞서는 사람이 없지요. 그분의 글을 읽다보면 자신의 무식과 무논리성을 깨닫게 되어 저절로 백기를 던지게 됩니다. 강호로 비유하자면 무당파 제일의 고수? 이분이 눈에 띈다면 역시 도망치는 게 좋습니다.


가을산님: 차분함으로 승부하는 알려지지 않은 고수십니다. 삶 속에서 진보를 실천하는 존경할만한 분이기도 하구요. 논객으로서의 면모가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이분이 토론에 나선 적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단 나서기만 하면 강호가 벌벌 떨고 이름 깨나 쓰는 고수가 그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드팀전님: 정연한 논리와 글빨로 무장한 고수입니다. 다만 가끔씩 시니컬한 면을 보이는 것이 옥의 티입니다. 언제 그랬냐고는 절대로 묻지 마세요.^^


파란여우님: 팬클럽과 안티클럽을 모두 가지신 서재의 인기인으로, 워낙 구축해 놓은 성채가 높아서 감히 도전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분이 등에 매고 다니는 칼은 그래서 녹이 슬어버려, 빠지지 않는다는 설도 있습니다만, 그 칼이 빠지는 날엔 여럿 다칩니다.


매너리스트: 가장 많은 토론을 주도한 ‘싸움닭’-비하적인 표현이 절대 아닙니다-이죠. 평소 논리를 중요시하는만큼 그의 글은 논리로 무장되어 있어서, 이분과 토론을 할 때 무서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다만 이분의 아쉬운 점은, 젊은 혈기 때문인지 토론의 상대를 존중하지 않을 때가 있어서-저한테 그랬다는 건 아닙니다-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기도 하죠.


라주미힌님: 역시 황우석 사건 때 몇 번 뵜습니다. 좌파답게-좌파 맞으시죠?-치밀한 논리를 갖춘 분으로, 감정을 조금만 절제해 주신다면 최고의 논객이 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서 죄송합니다만 박모 정치인 사건 때 ‘딴나라당식 살아남기’라고 표현하신 부분은, 물론 결과는 그렇게 되었을지 모르지만, 한 인간에게 닥친 불행을 너무 전략적으로 보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갖게 할 수도 있습니다. 말해놓고 보니까 더 죄송하네요.


이분들을 비롯해서 알라딘에는 이렇게 고수들이 많습니다. 아쉬운 것은 이분들의 지향점이 대개가 비슷해서, 토론이 벌어지면 맨날 저 혼자 이 모두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죠. 일대 일로 맞붙어도 상대가 안되는 판국인데 말입니다. 저와 지향점이 같은 분들과 논리학 스터디라도 해야 할까봐요.^^ 인터넷의 즉흥적인 성격상 “너 초딩이지?”로 빠져 버리는 다른 토론과 달리 알라딘에는 그래도 토론이 벌어지고 있고, 감정을 상하지 않게 얘기를 전개해 갈 수 있는 곳이라는 믿음이 우리에겐 있지요. 그래서 전 알라딘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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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05-23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살 부리시네요.
제가 보기에는 저 고수님들이 님을 그쪽으로 영입하시려고 잡아끄시는 분위기인데요.ㅎㅎ

비로그인 2006-05-23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뻬빠의 주제는...
모든 강호의 고수 논객들을 "맨날 저 혼자 이 모두를 상대해야 한다" 라는 것입니다.

moonnight 2006-05-23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감성(혹은 귀염성 ^^)쪽이 조금 더 높은 고수시죠. 전 논리정연과는 거리가 엄청나게 먼 사람이라 논쟁 비슷하게 될라치면 지레 겁먹고 저멀리 도망가버리지만 마태우스님의 글만큼은 꼼꼼하게 읽어보고 오오.. 한다구요. ^^

Mephistopheles 2006-05-23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냥 토론장을 누비는 종군기자가 제일 좋습니다...^^

마늘빵 2006-05-23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는 티비 시청자입니다. 가끔 전화토론도 합니다. 예전엔 참 논쟁 자주 했는데 그러다보니깐 몸상하고 마음상하고 해서 요새 꺼립니다. 안면마비 온뒤로는 안되겠다 싶더군요.

비로그인 2006-05-23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숨어서 구경하고 있어요.

야클 2006-05-23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논객보다는 마태님 같은 주객(酒客)이 더 존경스러워요. 술 사줘요. ~^^~

드팀전 2006-05-23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절대 논쟁의 고수도 논리의 고수도 아닙니다.....나 태어나서 이런 말 첨 들어봄.
그리고 시니컬 하다는 것은 ...그건 좀 맞습니다.이건 의식적 노력으로 좀 고쳐야되는데 불끈 하면...'다 죽자'아니면 '냉랭 삐돌이'로 변신합니다.전 시니컬한데 그게 이성의 부재 이런 것 보다도 그놈의 성질머리가 아직도 불끈 불끈 ...그래서 그런거죠.ㅎㅎ 시니컬과 다 죽자를 오고 가는 제가 어찌 논쟁의 고수가 될 수 있겠습니까.그건 매너님이나 바람구두님 처럼 ...자신의 주장을 차분하게 펼치는 분들의 몫입니다.전....그래 됐다....너랑 나랑 다르다.걍 ..그렇게 살자.어쩌겠니.....아님 한판 붙던가...쓰...다 죽었어....이런 스타일이라니까요.ㅎㅎ 마태님의 한국정치에 대한 시각이 저와 같지는 않습니다만 전 마태우스님의 팬이고...님 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제 주변에도 무지 많으니까 요걸 어떻게 좀 다르게 생각하게 만들까를 고민해야하는게 제 몫입니다.....시니컬 해지지 말아야해...ㅜㅜ

하늘바람 2006-05-23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그러세요 마태님^^

비자림 2006-05-2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도 재밌지만 댓글도 재밌네요.
점심 시간, 잠깐 들어와서 웃다 갑니다. 하 하

마태우스 2006-05-23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호호 재밌게 봐주셨다니 감사
하늘바람님/그러니 님같은 미녀분이 지원사격 해주세요 엉엉^^
드팀전님/다른 분한테 시니컬할 땐 멋져 보였는데요 저한테 그러면 안멋있어요!^^ 글구 정치적 시각이 달라도 친하게 잘 지낼 수 있는 관계가 성숙한 관계죠. 글구 제 진의가 님한테 잘못 전달된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비지 아니어요 전.
야클님/님을 무릎에 앉히고 술마시던 기억이 눈에 선해요
나를 찾아서님/숨어서 구경하는 게 재밌는 종목이 남녀의 애정행각만은 아니군요^^
아프님/안면신경 마비까지...오오, 정말 토론하심 안되겠네요 쉬세요!
메피님/종군기자라...멋진 건 님이 다 하시려고 하는군요!!!!! 나빠요
달밤님/제게 잘 안하시면 달밤님도 토론의 고수라고 써버릴 거예요^^
라주미힌님/아니 뭐, 저한테는 변명 안하셔도 됩니다. 어느 분이 님의 말씀에 놀라신 것 같아서요. 원래 상대가 더 못해서 이익을 챙기는 게 우리나라 정치의 스타일 아니겠어요. 사실은..잘 한다는 게 참힘든 것 같아요.
하날리님/어머나 쪽집게시네!!!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파비님/어케 월요일날 약속을 하실 수가 있어요 엉엉


paviana 2006-05-23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 그게 제가 20대 미남을 만날 기회는 거의 없거든요...그러니까 20대 미녀를 자주 만나시는 님이 한번만 봐주시면 제가 음 그러니까 거하게는 못사고 참이슬정도는 살게요..오늘 여기저기 술 산다는 말만 하고 다니고 있네..ㅠ.ㅠ

2006-05-23 15: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6-05-23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대 미녀를 자주 만나신다면 저를 대동해도 좋습니다.

가을산 2006-05-23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동안 재미있는 일이 있었네요.
그런데 제 이름이 왜 여기 올라있는지 모르겠어요.
전 늘 두리뭉실하게 아우트라인만 그리며 폼잡지만 실전으로 들어가면 내용이 없어요.
무엇보다, 웬만해서는 그렇게 열심히 생각을 글자로 치고 설득하도록 마음이 동하지를 않아요. ^^

총천연색인 생각을 언어나 글이라는 흑백사진으로 뽑아내려면 어느정도 표현이 안되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고, 그 표현 안된 부분으로 인해 오해가 생기기도 하지요.
그런데 토론이나 논쟁의 경우에는 상대의 표현 안된 부분에 대해 그 의미를 파악하고 이해 했으면서도 소모적으로 토론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 그런것 질색이에요.
그러니 논객으로서 자질 부족입니다.

마태우스 2006-05-24 0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어맛 이렇게 멋진 글을 남겨 주시다니요. 사실은 저도 토론이 소모적인 경향이 많다고 생각해요. 두려울 때가 훨씬 더 많구요. 하지만 그런 걸 통해서 배우는 것도 있고, 여러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것 같더군요. 근데 전 세상의 진보를 위해 움직이는 사람은 아니옵니다. 앞으로 그리 하라는 준엄한 질책으로 생각하겠습니다^^ 글구 강호에는 후자의 무당파는 없습니다. 다만 무당파는 사술을 안부리고 늘 정통으로 무술을 구사하는 인기 많은 정파지요^^
가을산님/후반부의 네 문장이 가히 압권이네요. 이렇듯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분이야말로 논객 중의 논객이라 할 만하죠. 토론에 자주 참여하시라는 뜻으로 님을 포함시킨 건 아니구요, 제 존경의 표시로 받아들여 주시어요^^
아프락사스님/20대는 과장이구요 30대 초반을 주로 만나요. 저도 양심이 있으니깐요 혹시 파비님이 만나는 20대 미남이 혹시 님??
속삭이신 분/결과는 언제나 해피엔딩이군요. 님이 제 편이니^^ 말씀 늘 감사하구요, 요즘은 님이 제 멘토처럼 여겨져요.^^
파비님/어려운 사정은 알겠지만...월요일 약속을 그렇게 펑크내다니, 나빠요 흑. 하지만 님이 주신 소중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인터넷 뉴스로 박근혜 대표의 피습 사건을 봤을 때, 난 그저 멍했다. 현실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랄까. 동영상으로 본 피습 장면은 <13일의 금요일>보다 훨씬 더 끔찍했다. 제이슨은 외모도 끔찍하고, 살인할 때도 최대한 뜸을 들이면서 피해자를 공포에 질리게 만든다. 하지만 범인은 어떤가.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 손에 칼이 들려 있었다니.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태연히 얼굴을 긋는 범인의 행동은 얼마나 공포스러운가. 원래 오전 중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을 혼자 보러 갈 계획이었는데, 볼 마음이 사라져 버렸다.


11센티는 너무 길고, 3센티는 너무 깊다. 안면신경 마비가 안온 건 다행이지만, 흉터가 남은 박대표의 얼굴을 보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일까. 박대표를 한번도 좋아해본 적이 없는 나도 이렇게 슬픈데,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까. 때문에 그들이 분노의 화살을 노무현에게 돌리는 건 이해할 수 있다. 범인이 열린우리당에 월 2천원의 당비를 내 왔다 하니, 배후가 어떻게 밝혀지든 사람들은 이번 사건을 여당과 관련지어 생각할 것이다. 정치적 계산에 밝지 않은 사람이라도 한나라당의 선거 압승을 예상할 수 있겠지만, 열린우리당의 행태로 보건대 그게 그렇게 속상할 일은 아니다.


난 지금 딱 한가지가 걱정된다. 댓글들 중 전라도를 욕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서다. 검찰더러 “왜 범인의 출신지를 밝히지 않느냐?”고 촉구하고, 범인을 아예 전라도 사람으로 단정짓고 맹공을 퍼붓는다. 그래서 두렵다. 정말 범인이 전라도 출신일까봐. 혹은 그의 아내가 전라도 사람일까봐. 그것도 아니면 친척 중 전라도 사람이 혹시 있을까봐. 연좌제가 없어졌다고 하지만, 전라도는 아직 연좌제니까. ‘국민작가’라는 이문열이 책반환 운동에 나선 화덕헌을 전라도 사람으로 몰아가기 위해 부모는 물론이고 친척들의 고향이 전라도가 아니냐고 물었던 것처럼, 8촌 이내에 전라도 사람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의 고향은 전라도가 된다. 대형사건의 범인이 전라도로 밝혀질 때마다 “전라도 사람들은...” 하면서 쪼아대는 친구분들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신 어머니처럼, 전라도에서 2년을 채 살지 못했던 나 역시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에 여전히 대답하기를 망설이고, 같은 지역 출신이라 지지한단 소리를 들을까봐 97년 대선 때 DJ를 욕하는 편에 서곤 했다.


그런 판국이니, 이번 사건의 경우 내가 범인의 고향에 민감한 건 당연한 일이다. 다른 어떤 지역도 상관없다. 그저 범인이 전라도와는 털끝만큼도 연관이 없는 사람이라면 좋겠다. 이게 큰 사건 때마다 겪어야 하는 전라도인의 마음고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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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6-05-21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놀랬습니다. 그리고...그런 식으로 특정 지역을 욕하며 연관짓는 것은
정말 유치한 행동이기에 두번 놀랍니다...어떤 정치적 음모가 있는 지 모르겠지만
(혹은 없을 수도 있겠죠) 제발 그런 식의 여론몰이는 하지 않았으면.
무엇보다 상처입은 사람이 잘 치유되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비로그인 2006-05-21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비를 내고 출신지가 어딘가로 속죄양을 찾는군요. 지지하던 사람은 아니지만, 한 사람에게 닥친 일로써는 안타까우며. 범죄.

Mephistopheles 2006-05-21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세기인 오늘에도 그놈의 지역감정은 참 질기기도 합니다.

비로그인 2006-05-21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상처가 깊었군요...
놀랍네요. 손으로 얼굴을 가려서 잘 몰랐는데.
그 새끼 싸이코패스아니에요??

2006-05-21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6-05-21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무서워서 동영상 안봤습니다. 하필 얼굴에

moonnight 2006-05-21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무 놀랐어요. 그냥 그 범인이 미친X라서 벌어진 일이길 바랄 뿐입니다. 정치적 음모라는 조사결과가 나올까봐 두려워요. ㅠㅠ; 박대표가 잘 낫기를 바랍니다.

기인 2006-05-21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역감정.. 광주의 기억.. 등.. 정말 지역감정은 예전부터 정치에 너무 악용되어온 것 같아요. 분할통치의 기본 원리로서 말입니다. 저도 공개적으로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기는 하지만, 박대표가 상처없이 잘 치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와 같이 어처구니 없는 일과 이 어처구니 없는 일이 또 다른 어처구니 없는 지역감정 조장과 분할적인 정치적인 악이용이 없기를 바랄 수 밖에요...

하루(春) 2006-05-21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신지역은 안 나온 것 같은데... 어제 밤늦게까지 속보 나오는 걸 보니 이게 큰 일이구나 싶더라구요. 마태님, 너무 애태우지 마세요.

하루(春) 2006-05-21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성형수술 한 번 더 해도 흉터가 남을 거라고 하더군요. 성형수술로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게 안타까워요.

마늘빵 2006-05-21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사건으로 가뜩이나 지지층 없는 우리당 욕 먹을 거 생각하니 깜깜합니다. 전국이 파란색으로 뒤덮이겠군요.

2006-05-21 2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펠릭스 2006-05-21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처음에 뺨 맞은 줄 알았어요;;;

클리오 2006-05-21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저두요. 그 사람 출신지가 중요한 문제는 아닌데, 모두들 왜 그거에 관심을 갖는지.. 그리고 정말 끔찍하고 슬픈 일이지만, '사시미칼'도 아니고 문방구칼 인데, 계획적인 테러 운운은 좀 과해 보여요. 어쨌건 선거 결과야 어차피 한나라당 압승일것 같으니 별로 아쉬운 점은 없지만, 분위기가 이상하게 흐르지 않아야 될텐데..--;

마태우스 2006-05-22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요즘 자주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전에는 님과 호형호제 했었는데...ㅠㅠ
겨울빛님/라주미힌님이 하신 말씀은 자해란 얘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일이 그리 되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주심 감사드리겠어요....
펠릭스님/그죠? 너무 자연스럽게 그어 버리더라구요. 나쁜 놈.....
속삭이신 ㅍ님/이 일이 아니어도 어차피 열린우리당의 패배는 예정되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안타까워 마세요. 저도 그랬는데요 뭐.
라주미힌님/정치테러는 다른 나라 일인 줄 알았었는데 충격이 크네요...
아프락사스님/지난번 지방선거에서도 어차피 한나라당이 압승했었는걸요 뭘.
하루님/결국은 밝혀지지 않을까요. 성형도 정도가 있는 거라, 흉터가 남는 건 어쩔 수 없겠지요......
기인님/안그랬으면 좋겠는데 이미 그렇게 되고 있네요. 사안이 사안이니 어쩔 수 없지요 뭐.
올리브님/이 나라는 어찌된 게 바람 잘 날이 없는지요...... 신문 보기가 겁나는...
달밤님/그러게요. 고운 얼굴에 흉이 안남기를 빌 뿐입니다.
하늘바람님/진짜 나쁜 놈이어요. 여자 얼굴에 어케 그런 짓을.....
속삭이신 분/어쩌겠어요. 조용히 판단을 기다려야죠.^^ 특정지역 사람이 얼마인지 집계하는 곳이 있거든요. 거기다 물어보면 될 듯...^^
나를 찾아서님/병원을 다니는 정신병자는 사실 그리 위험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저렇게 공격성을 숨기고 살아가는 애들이죠. 사실 정상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 모릅니다. 누구다 다 조금씩은 이상하잖아요.
메피님/강준만은 지역감정이 아닌, 지역차별이라고 얘기하지요... 물론 어느 분의 말대로 강원도에는 CGV가 없고, 그런 상황에서 "호남만 차별이다."라고 말하는 게 우습게 보일 수도 있지만, 사회적 차별이란 건 만만치 않더라구요....
캐더린님/지역 비하로 문제를 돌리려는 기도가 언제쯤 없어질까요........
비연님/저두요...... 댓글들 보면 정말 기도 안차요. 아예 죽여버리지 그랬냐는 것부터, 자작극이니 노무현이 시켰느니......그런 사람들이 평소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아니겠어요......


라주미힌 2006-05-22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배후에 있다 아니다가 밝혀지지 않았는데, 장치테러라고 규정하기에는 성급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수구언론들이나 배후조종이 있다.. 정치테러다라고 하지... (친북 얘기도 나오데요..ㅎㅎㅎ)
지켜봐야할 것 같구욤.
그냥 정치인에 대한 공격 같습니다...
대상이 민주주의를 테러하고, 국민을 테러한 정당의 수장이자, 빡통의 자식이라서 참 기분이 묘하네요.

paviana 2006-05-22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 복잡해졌어요. 1번과 4번을 공평히 나눠서 투표할려고 했는데, 4번을 얼마나 줄여야 될지 , 고민이에요....

건우와 연우 2006-05-22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래 읽어만보려다가 자꾸 한숨이 나요.
공주의 비애일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치적인 해석조차 신물나요. 부의 세습도 지겨운데 정치권력의 세습은 더 지겹구만 사방에서 울궈먹네요..

모1 2006-05-22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전라도인가에서 반란이 많이 일어나서 그런 것이라던데...
그런데요. 저희 엄마도 전라도 사람 싫어하세요. 예전에 안 좋은 추억이 있으셔서요..후후..

도서관여행자 2006-05-22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사건과 전라도 문제를 연결지어서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마태우스님의 글 읽으니, 정말 우려되네요.

마태우스 2006-05-23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네임님/안녕하시어요? 그죠? 저희같은 사람들은 늘 그런 공포에 시달려야 한답니다
모1님/그런 분, 아주 많습니다. 어머님이 나쁜 게 아니라요...
건우와 연우님/너무 울컥하지 마세요. 건강에 해로우니까요^^
파비님/뭐 줄일 거 있나요 소신껏 하시면 되죠.
라주미힌님/정치테러라는 말은 배후가 있다는 말이군요. 그렇다면 뭐라고 불러야 하나요? 정치폭력? 답 주세요!!

월중가인 2006-05-23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뭣보다 흉터남으면 엄청 열받을것 같아요
박근혜도 여잔데!! 조폭도아니구..
 

 

 

 

 

* 글 올리려다 알았습니다. 세상에,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일어났군요. 11센티면 너무 길고, 3센티는 너무 깊군요. 안면신경 마비가 아니라서 다행입니다만, 여성 정치인의 얼굴에 파인 흉터는 보는 사람을 슬프게 만들 것 같네요. 박근혜 대표의 쾌유를 빕니다.

 

엄마 친구분 중 마당 있는 집에 살다가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된 분이 계셨다. 나무와 꽃을 사랑하셨던 그분은 키우던 식물들을 버리는 게 안타까워 엄마에게 말했다.

“우리 집에 와서 몇 개만 가져가라.”

토요일의 시련은 그렇게 시작됐다.


처음에 난 화분에다 꽃이나 좀 담아 오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친구분과 한두번 더 통화를 하신 어머니가 사태가 예상보다 심각한 걸 알아채고 일하는 분을 불렀다. 홍대 앞에서 ‘XX 건축’이란 간판을 내걸고 노가다를 하시는 분인데, 벌써 30년 가까이 우리집과 인연을 맺고 있었다(이하 집사). 외모는 무섭게 생겼지만 일 잘하고 인간성도 무지하게 좋은데, 외모 때문인지 벤지는 그분만 보면 열나게 짖곤 했다. 그분이 가니까 난 안가도 되겠지,란 생각에 자는 척을 했는데, 아침 7시 경 엄마가 날 깨운다.

“니가 그래도 가야지!”


화분 몇 개를 트럭에 실을 때만 해도 한시간이면 돌아오겠지, 생각했다. 전날 늦게까지 술을 마신 탓에 좀 자고 싶었다. ‘8시부터 3시간을 자고, 운동 좀 하다가 세시에 나가야지.’라는 아름다운 계획. 하지만 막상 그 집에 가보니 이게 아니다 싶었다. 친구분은 꽃이 아닌 나무 비슷한 것들을 가져가라 했고, 버리는 게 아깝다면서 “이것도 가져가야지! 저건 왜 안가지가?”라고 우릴 채근했다. 삽을 마지막으로 들었던 게 언제일까. 군대 훈련 때? 은유적 의미의 삽질은 무지하게 하지만, 진짜 삽질을 마흔이 넘어서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집사분과 협력해서 뿌리를 안다치게 나무 여섯그루를 뽑아 우리집에 왔다. 심난했다.

집사: 저거, 화분에다 심으면 다 죽어. 흙이 조금밖에 없는데 어떡해.

나: 그러게요...

집사: (물 받는 용도로 쓰는 커다란 다라이를 보더니) 저런 다라이에다 하면 모를까...

‘다라이’란 말에 난 귀가 번쩍 뜨였다.

“그럼, 다라이를 사면 되겠네요?”

나와 그분은 다라이를 사러 수색까지 가서 다라이 여섯 개를 사왔고, 물이 빠질 구멍을 열 개씩 뚫었다. 근데 다라이를 채울 흙은 어떻게 한다?

집사: 사야지 어떡해.”

나: 아네요, 그집에서 좀 퍼가겠다고 하면 되잖아요!”


우린 푸대자루 스무개를 구해서 그집에 갔다. 흙을 퍼서 자루에 담는 진정한 삽질이 시작되었다. 흙을 푸는 건 좀 낫지만, 30킬로쯤 흙을 채운 푸대를 트럭으로 옮기는 건 진짜 힘든 일이었다. 푸대 스무개가 채워졌고, 트럭은 다시 우리집으로 왔다. 우리집이 있는 5층까지는 엘리베이터로 옮긴다 해도, 거기서부터 옥상은 천상 계단을 이용해야 했다. 집사 분이 흙을 채우고 나무를 심는 일을 하셨기에 자루를 옮기는 일은 내 몫이었다. 하나, 둘, 셋.. 스물까지 세는 광경은 너무도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여기서 잠깐 우리집 옥상 얘기를 하자. 우리집 옥상을 그동안 가꾼 분은 할머니다. 할머니는 어디선가 스티로폴 박스를 잔뜩 주워왔고, 거기 흙을 채우고 고추와 파 등을 심어 가꾸고 계셨다. 하지만 뭐 하나 버리지 않는 할머니의 성격상 옥상은 무지무지 더러웠고, 상한 음식 같은 걸 갖고 올라가 식물한테 줬으니 거기가 바퀴벌레의 온상이 된 건 당연했다. 스티로폴은 곰팡이가 슬어 더럽기만 했고, 박스의 대부분에선 잡초가 무성했다. 다라이를 사면서 나와 엄마는 올라가기도 싫은 옥상을 이참에 정돈하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마침 할머니가 주무시기에 잘됐다 싶어 열심히 스티로폴을 부수었는데, 작업 중반 쯤 돼서 할머니가 올라오시더니 화를 낸다.

“이걸 왜 버려? 내가 어떻게 가꾼 건데!”

박스를 막아서는 할머니를 내가 설득했다.

“할머니, 박스만 버리는 거구요, 파랑 고추는 옮겨심고 있잖아요.”

할머니는 결국 승낙하셨다. 곰팡이가 덕지덕지 붙은 스티로폴을 껴안고 안내놓기도 했고, 우리가 버리려던 잡동사니를 어디다 감추시기도 했지만, 결국 옥상은 제법 폼이 나게 바뀌었다. 거기에는 내 공로도 상당 부분 있으며, 내 기억이 맞다면 이건 내가 노가다로 집에 기여한 생애 최초의 일일 것이다.


청소하는 것과 식물에 물 주는 것, 그리고 과일 먹는 일을 가장 하기 싫은 세가지 일로 생각해 온 나지만, 면모를 일신한 옥상에 올라가보니 갑자기 물을 주고픈 욕구가 생긴다. 영양분이 가득한 친구분의 마당보다는 열악하지만, 내가 정성을 쏟고 자주 물을 준다면 우리집 옥상에서도 그 나무들이 꽃을 피울 수 있지 않을까.


* 노가다는 ‘밥심’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점심을 먹고 나니 일하기가 싫어지고, 푸대 자루가 족히 두배는 더 무거워 보였다.


** 노가다를 위해 아무 옷이나 슥 빼서 입었는데, 일하다 보니 메이커다. 재벌 2세의 작은 비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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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5-21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지만 뿌듯하시겠어요

타지마할 2006-05-21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가다를 위해 아무 옷이나 슥 빼서 입었는데, 일하다 보니 메이커다. 재벌 2세의 작은 비애다.^^ - 푸하하하...

Mephistopheles 2006-05-21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의 사건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더군요...여성으로써는 빠른 쾌유를 빌지만...
정치인으로는 글쎄요....^^ 노동은.....신성한 것...!! 이라고 하지만....힘들죠...

비로그인 2006-05-21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생하셨어요. 근데 나무나 꽃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잖아요.ㅎㅎ

마태우스 2006-05-2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찾아서님/많으면 많을수록 물을 많이 줘야하잖아요..^^
메피님/노가다는 정말 힘들더군요. 몸살날 뻔 했다는... 집사님은 60인데도 저보다 훨 힘이 세더이다..
타지마할님/막판에 푸대자루 나를 땐 결국 갈아입고 했어요. 메이커 아닌 거 찾느라 힘들었지만...^^
하늘바람님/그럼요, 제가 가꾼 옥상이니깐요^^

balmas 2006-05-21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가슴 훈훈한(아니 등이 축축해지는) 이야기에
추천이 하나도 없다니 ...
추천이오!

플라시보 2006-05-21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진짜 노가다를 제대로 하셨네요. 흙푸대를 계단으로 옮기다니.. 아 상상만 해도 고관절이 땡기는 기분입니다.^^ 이제 님의 노가다 덕분에 옥상이 환해져서 좋으시겠어요. 할머님도 곧 스티로폴보다 다라이에 적응하실껍니다.^^

moonnight 2006-05-21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정말로 정말로 맘이 고운 재벌2세세요. 어머님을 위해 노가다도 마다않다니요. ^^ 힘드셨겠지만 엄청 뿌듯하시겠어요. 멋진 옥상정원으로 가꾸시길 바래요. ^^

프레이야 2006-05-21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잠이 확 깨셨겠어요, 재벌2세의 작은 비애 ㅎㅎㅎ

해적오리 2006-05-21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이 쪼매 빠졌겠네요...^^...
노가다 기념하여 추천..

비로그인 2006-05-21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참 힘든일이었겠네요. 결혼하셨으면 아내가 토닥토닥 두들겨주고 주물러줬을껄.........어서 그분!과 결론을,,. 재벌 3 세 만드셔야지요^^

2006-05-22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1 2006-05-22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옥상정리가 잘 되서 기분 좋으시겠어요. 후후..

마태우스 2006-05-23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어제 비가 와서 더 기분이 좋습니다^^
캐더린님/그, 그런 거 안만들면 안될까요...
난쟁이해적님/노가다의 가치를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배혜경님/그날 겁나게 피곤해서 다음날 하루종일 잤답니다^^
달밤님/님만큼 고우려구요^^
플라시보님/그러믄요. 인간은 원래 적응의 동물이잖습니까
발마스님/님의 추천은 제게 큰 영광이옵니다

2006-05-23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