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빈둥거렸다. 글을 한편도 안썼고, 책도 안읽었다. 교정 볼 게 있어서 원고와 씨름하면서 자다 깨다 한 게 현충일의 내 모습, 이렇게 휴일을 날려서야 되겠는가 싶어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엄마를 꼬셨다. 내가 보고픈 건 6월 6일 전세계 동시개봉을 한 <오멘>이지만, 엄마는 무서운 걸 좋아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포세이돈>으로 꼬셨다. 알았다고 한 엄마, 친구 분들과 전화통화만 하더니 “피곤해서 안가겠다.”고 하신다. <오멘>을 혼자 보려니 싫었다. 개봉작은 사람이 꽉꽉 차니, 혼자 보면 서러우니까. 아는 미녀에게 전화했다. 시간이 된단다. 하지만 극장에 가니 오멘은 이미 매진, 할 수 없이 미녀가 보고 싶다는 <가족의 탄생>을 보기로 했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영화 최고의 속편은 <여고괴담2>였다. 전편의 인기에 편승한 황당한 귀신영화일 거라는 생각에서 영화를 보지 않았는데, 나중에 비디오로 보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가 있다니!’라며 전율했었다. 그 감독이 만든 게 <가족의 탄생>,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이렇게 좋은 영화가 왜 상영관 찾기가 힘들지?”라는 어느 영화팬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빈치코드>와 <미션3>에 여러 개의 상영관을 할당한 극장들, <탄생>에 하나 정도 할애하는 게 그렇게 어렵니?


<탄생>은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은 짐이 되고, 혈연과 무관한, 이런저런 인연으로 이루어진 가족이 오히려 더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족에 대해 염세적인 나는 이 영화의 메시지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기에 공효진이 죽은 엄마가 남겨준 가방을 보면서 오열하는, 그러니까 혈연의 가족도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기는 것에 조금은 서운했다. 물론 내가 혈연으로 이룬 가족을 전면 부정하는 게 아니며, 나만 해도 엄마와 오순도순 즐겁게 살고 있지만, 그런 얘기야 우리 사회에서도 징그럽게 많이 하는 거니 굳이 이 영화에서까지 반복해서 듣고 싶진 않았다. 그 점이 진부하게 느껴졌을 뿐 영화는 재미와 유머, 그리고 카타르시스 면에서 거의 최고였다. 문소리가 남동생을 내쫓고 문을 잠그는 마지막 장면이 특히 시원했는데, 그걸 보니 영화에서 전하고자 하는 또 다른 메시지가 가족 안에서 남자들의 역할에 대한 회의라는 생각이 든다. 가정을 위태롭게 만드는 건 남자고 그걸 이겨내가며 가정을 지키는 건 여자인 걸까?

 

이 여자가 모두에게 친절한 여자고 봉태규가 그녀 때문에 열받는 남자다.

 

서로 연결된 세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영화에서 세 번째 에피소드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앞의 두 얘기와의 연결을 가져온다는 것 이외에, 그 에피소드의 여자 주인공이 마치 날 보는 듯했기 때문.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잘하는-사실 난 그렇지도 못하지만-그녀는 결국 애인인 남자 주인공을 화나게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의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 그렇게 가치관이 다른 남녀는 헤어지는 게 마땅하겠지만, 생각해보면 나도 연애를 할 때 다른 사람을 만나느라 바빠 여자친구에게 소홀할 때가 많았다. 다른 사람에게 돈을 쓰고 애인에게 밥을 얻어먹는다든지, 일주에 한번 만나는 것도 힘들고 그나마도 피곤한 모습만 보인 것 등이 생각나 영화를 보는 내내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다. 그러면서도 난, 영화 속의 여자가 그랬던 것처럼, 헤어지자는 여인에게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했었지 않는가. 거듭 말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 사람은 결코 좋은 애인이 될 수 없으며, 나 또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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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6-06-07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애인에게만 잘해주고 다른 사회적 관계에 소홀한 사람도 결코 좋은 사람이 될 수 없지 않아요?

마태우스 2006-06-07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아앗 그, 그것도 그렇네요. 하지만 두 극단 중 택일을 하자면 그런 사람이 애인으론 더 좋다는 거죠

sooninara 2006-06-07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영화 보고 싶네요. 그런데 벌써 다 내렸던데..ㅠ.ㅠ
혈연이 힘들때가 많은데..알라딘마을에서 만난 이웃사촌들은 언제나 힘이 되어주죠.
저도 대구 와서 알라딘 없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겁니다.

하루(春) 2006-06-07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애인에겐 '헤퍼 보이는' 친절남인가 보군요.
참, 저 <짝패> 봤어요. 끝내주더군요. 류승완 영화 앞으로도 계속 극장에서 보려구요.

모1 2006-06-07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지난주인가 보았었죠. 나름대로 괜찮았는데..중간에 좀 지루했어요.

2006-06-07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06-06-07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한테도 좀 친절해 보세요. -_-b

로드무비 2006-06-08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자'를 만나면 절로 그렇게 됩니다.
마음이 집으로 달려간다던데요?
주변에 친구를 너무 좋아해서 좀 거시기했던 사람들도
임자 제대로 만나니 끝이던데요, 뭐.
마태우스님은 그렇게 될까봐 무서우신 거죠?
다 알아요.=3=3=3

한솔로 2006-06-08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멘 안 보시길 잘하셨어요. 기대에 차서 봤는데...어휴....

마태우스 2006-06-09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솔로님/아 그래요? 다행이네요...사실은 오늘도 볼까 하다 말았는데 거듭 다행..
무비님/임자라...제 친구 중에도 그런 애들이 몇 있지요. 갑자기 가정적으로 돌변한 애들... 가정에서 나름의 재미를 찾는 친구들도 존중하지만 아무래도 밖이 더 재밌지 않을까요?^^
야클님/제겐 님밖에 없습니다^^
속삭이신 분/아이 제가 원래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모1님/아앗 지루하셨다니...공감이 별로 안되셨나봐요....전 흠뻑 빠졌는데
하루님/정말 짝패 재밌죠? 어찌나 감동했는지...제 맘속의 류승완 랭킹이 급상승했다는..
수니님/제가 별반 도움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언제 뵈요.
 

 

 

 

 


세네갈전을 보지 않았기에 장안의 화제인 설기현의 역주행에 대해 알지 못했다. 개콘에서 강일구라는 개그맨이 “설기현은 역주행을 하지 말아라.”는 주문을 하고, 그것 때문에 결국 당사자가 사과를 하는 사태에 이르러서야 설기현 역주행 동영상을 볼 생각을 했다. 내 생각처럼 설기현은 우리 편 공격 진영에서부터 수비 라인까지의 긴 거리를 드리블해 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실점 위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는 충분했다. “아, 그쪽으로 가면 안되죠.”라는 아나운서의 안타까운 목소리도 인상적이었다.


설기현은 도대체 왜 우리 골대 쪽으로 공을 몰고 간 것일까? 난 이유를 안다. 미드필드 진영에서 숫적으로 우리가 열세였기 때문에. 그게 주 원인이라면, 한가지 더 들 수 있는 것이 개인기의 부족이다. 사실 설기현의 역주행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그렇지, 우리나라 축구를 보면 백패스를 하는 경우가 제법 많다. 다른 나라가 전혀 안한다는 게 아니라, 빈도 수에서 우리가 월등하다는 얘기다. 축구 역시 다른 종목처럼 순간적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는 게 중요한 경기인데 상대보다 수적으로 앞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개인기를 이용해 상대를 제끼는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 선수들은 상대 수비를 제칠 능력을 갖질 못했다. 우리가 중앙돌파 대신 측면공격에 이은 센터링으로 슈팅 찬스를 노리는 이유도 사실은 수비가 몰린 문전에서의 드리블이 자신 없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다비즈나 프랑스의 지단처럼 서너명을 우습게 제낌으로써 수적 우위를 확보해 줄 미드필더가 아쉽게도 우리에겐 없다. 설기현의 역주행은 그걸 단지 상징적으로 보여줄 뿐, 그를 탓할 일은 아니다.


내가 초등학교 때, 그 시절 아이들이 그렇듯 나도 축구를 열심히 했었다. 그때 우리반에 임승범이란 친구가 있었다. 그는 진정 축구의 신이었다. 열 대여섯명이 한팀을 이뤄 축구를 하던 그때, 그는 마음만 먹으면 열명 정도를 제끼는 건 아주 우습게 해냈다. 순발력이 좋아 1대 1에서 절대 뚫리지 않는다는 철벽 수비수인 나도 그의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그가 왼쪽으로 날 돌파하리라고 예상하면 그는 어느 새 내 오른쪽을 파고든 뒤였다. 공이 그의 발에 붙기라도 한 듯 그는 공과 하나가 되어 움직였다. 그는 언제나 팀 득점의 70% 이상을 해냈으며, 대여섯 골을 넣는 건 식은죽 먹기였다. 그때 내가 그리던 만화에는 마리오 캠패스, 요한 크루이프 등과 함께 차범근과 임승범이-열두살밖에 안됐음에도-들어 있었다. 중3 때, 서너명은 우습게 제치고 골을 넣는 친구를 만나긴 했지만, 열댓명을 제끼던 임승범에게는 많이 못 미쳤다.


난 그가 나중에 한국 축구를 빛낼 희대의 스트라이커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축구와 관련해서 그의 이름을 들어본 적은 없다. 86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너가 잉글랜드 수비수 다섯명을 제치고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을 때, 94년 베베토의 드리블에 이은 멋진 슈팅을 봤을 때, 기타 개인기에 이은 멋진 골이 나올 때마다 난 임승범을 생각했었다. 그는 도대체 축구 말고 다른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선수 생활을 생략하고 지도자의 길에 들어서 있는 건가? 우리 축구가 여전히 윙 플레이만 고집하고, 백패스가 난무하며, 그것도 모자라 역주행을 했다고 장안이 떠들썩한 요즘, 난 다시금 임승범을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임승범같은 유망주를 사장시켰고, 그 결과 16강이 목표인 나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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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6-06-07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구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시군여.
해설위원하셔도 손색이 없겠는데여. 정말!
기술적인 부족은 어찌할 수 없는 듯 합니다.
우리의 강점인 조직력과 기동력으로 밀어붙이는 수밖에.......
골이 유난히 적은 것도 다 지적하신 사항과 같은 복합적인 문제가 아닐까 해여.
그래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 기대해 보자구여.
이번 월드컵의 아쉬움이라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응원문화를 끌고간다는 것입니다.
자발적이었던 2002년이 그리워 집니다.
그때 나도 가족들과 시청앞에 있었는데......
시쳇말로 매스컴에서 넘 지랄들을 하네여
월드컵후가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oldhand 2006-06-07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재의 학원 스포츠로서의 축구, 진학을 위한 승리 지상주의 축구에서 개인기는 없어도 그만인 요소가 되버렸지요. 공을 드리블 하는 선수는 코치들한테 혼나기 일쑤이고, 그런 풍토에서 자라나는 선수들에게는 개인기를 기대할 수 없겠지요. 비단 축구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축구가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종목인 것 같습니다. 야구는 그대신 '혹사'의 문재가 상존하구요.
마리오 캠페스, 정말 추억의 이름입니다. 혹시 렌센 브링크도 기억나세요?

Mephistopheles 2006-06-07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주로 골키퍼 봤던 기억이 나네요....^^

마태우스 2006-06-07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드핸드님/아아 그렇군요. 승리 지상주의 때문에 개인기가 실종되었나보군요. 마리오 캠패스가 그 당시 6골로 득점왕이 되었죠 아마? 님은 메이져리그는 물론 축구에도 능통하시네요. 저 사실은요 런센 브링크 처음 들어봐요. 제가요 축구는 약해요.
전호인님/저 우리 대표팀 베스트 11도 잘 모르는데요...해박한 게 아니라요, 축구에 대해선 누구나 다 한마디씩은 할 식견이 되지 않나요. 저희 땐 다 동네축구를 하면서 컸으니깐요. 매스컴도 문제지만 가나한테 지고나서 16강 진출 가능성이 80%-->25%가 되는 건 정말 어이없더군요. 한 경기에 따라서 그렇게들 달라지는지...

마태우스 2006-06-07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덩치가 좀 있으셨나보군요. 골키퍼라, 으음.^^

oldhand 2006-06-07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렌센 브링크는 마리오 캠패스가 득점왕이 되던 78년 월드컵에서 캠패스가 이끌던 아르헨티나와 우승을 다퉜던 네덜란드의 골잡이입니다. 그 대회에서 다섯골을 넣었습니다. 크루이프의 뒤를 잇는 간판 스트라이커였지만 역시 우승 문턱에서 분루를 삼키고 말았지요.
78년 월드컵 결승전은 제가 라이브로 보지는 못했지만, 당시 어린이 잡지 <어깨동무>에 상세한 이야기가 씌어 있어서 용케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

기인 2006-06-07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 친구중에도 그런 친구가 한명 있었는데, 축구부로 전학을 가더니 그만두고 말던데요. 체력 훈련, 선후배간의 폭력적인 관계 등등.. 때문에 견디지를 못하더라고요.. 정말 전교에서 제일 축구를 잘하는 친구였는데, 볼이랑 같이 점프해서 태클을 피하는 등...
역시 기초 교육부터 재정비를!

부리 2006-06-07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때 축구를 좀 했답니다. 수비 서너명은 언제나 달고 다녔다는....그런 의미에서 추천합니다
-믿거나말거나 부리 드림-

sooninara 2006-06-07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덩치가 좋은분이거나 달리기가 밀리면 골키퍼 하던데..ㅎㅎ

Mephistopheles 2006-06-07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원래 남들 다 싫어라 하는거 혼자서 잘 합니다...ㅋㅋㅋ

마늘빵 2006-06-07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냥 인원 채우기만... 주로 부담없는 수비로. 예전엔 축구 못하면 다 수비시켰죠. -_-

모1 2006-06-07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선가 조기축구회에서 날리시지 않을까요? 그분? 스포츠는 잘 몰라서...설기현이 역주행한사실도 몰랐음.

클리오 2006-06-07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만약, 월드컵에서 일찍 탈락하면 그 모아진 국민들의 열정과 분노가 어디로 쏟아질지 궁금하고 때론 두렵습니다...
 

 

아는 미녀가 간송미술관에 가자고 한다.

“뭐? 그런 미술관도 있어?”

하지만 나만 모르고 있을 뿐,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 어느 분의 말, “어, 간송미술관 개장 잘 안하지 않나요?”

역시 나는 ‘웬만한 사람’은 아닌가보다.


한성대입구에서 전철을 내려 열심히 걸어갔다. 나중에 알았는데 내 앞, 옆, 뒤에서 걷던 한 무리의 사람들도 모두 간송미술관에 가는 길, 그 입구에 가보니 줄이 이만큼이나 된다.




세상에나, 뭐 볼 게 있다고 이렇게 줄이 긴 거야? 그냥 가고 싶었는데 미술에 대한 미녀의 집념은 의외로 강했다. 부채질을 해가며, 물을 마셔가며 대략 한 시간은 기다렸나보다. 안에 들어간다고 해서 그리 기쁠 건 없었다. 사람이 많아서 뭐 하나 마음잡고 보는 게 너무 힘이 들었고, 날씨는 무지 더웠다. 그렇긴 해도 난 남대문을 제외한 국보를 여럿 봤고, 정선과 김홍도, 신윤복 등 책에서만 보던 화가의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물론 주로 본 건 앞사람의 등판이지만).


돈을 들여 사설 미술관을 세우고 작품을 수집한 간송 선생, 돈이 많다고 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나도 흥청망청 놀지 말고 뭔가를 수집해 볼까? 잠시 고민했더니 소주밖엔 생각이 안난다. 참이슬, 처음처럼 등 시중에 나오는 소주를 한병씩 모아볼까? 그래서 소주 박물관을 한번 열어볼까? 아니면 내가 마신 소주를 연도별로 모아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내 팔을 한번 찍어본다. 늘 내가 속살이 하얗다고 자랑했는데 이 사진은 그에 대한 증거가 될 것이다. 어떤가. 속살이 하얀 삼치가 연상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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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6-06-05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머..속살은 눈에 안띄고 숫자만....;;;                141141881


sooninara 2006-06-05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종이보단 누렇다..
(난 시꺼멓기때문에..ㅠ.ㅠ 부러워서 그런다고 말 못혀)

물만두 2006-06-05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저보다 털이 없어요 ㅠ.ㅠ

전호인 2006-06-05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머중에 이런얘기가 있습니다. 대학에 합격한 친구와 낙방하여 술을 친구삼아 사는 친구가.....합격한 친구가 보다 못해 낙방한 친구에게 몇년후에 우리 성공해서 만나자고 했져. 몇년후 합격한 친구는 핸섬한 직장인이 되어 나타났고, 낙방한 친구는 BMW를 타고 나타났지 뭡니까. 직장인인 친구가 깜짝놀라 와 너 대단히 성공했구나 이렇게 멋진 외제차까지 타고 다니고.......하니까 낙방했었던 친구 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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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모아둔 술병 팔아서 차 산거야 하더랍니다.
계속 술만 마시고 세월을 낚은 것이지여.
ㅎㅎㅎ. 다 아는 얘기라면 실례

날개 2006-06-05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엔 마태님 주변에 서면 안되겠군요.. 비교되겠으~ ㅎㅎ

프레이야 2006-06-0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삼치팔뚝 ㅎㅎㅎ

마태우스 2006-06-0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언제 한번 팔뚝 걷고 사진이나 같이...호호호.
전호인님/요즘 술집은 술병을 안주더라구요^^ 꼭 베엠베와 바꾸지 않더라도, 술을 마시는 건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사람들과의 술자리는 돈을 주고 사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 주니깐요^^
만두님/그렇죠? 제가 원래 그래요^^
수니님/카메라 각도 때문이구요, 같이 있던 미녀가 매우 놀랍디다. 넘 하얗다고. 하지만 님은 한 귀여움 하잖아요. 굳이 하얄 필요가 없을 듯...
치카님/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첫째로 중요하답니다^^

마태우스 2006-06-0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그러고보니 오늘 점심 때 삼치구이를 먹었답니다^^

세실 2006-06-05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진짜 하얗다~~
저두 한때는 저렇게 뽀얗고, 하얀적 있었는데...ㅠㅠ

울보 2006-06-05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류는 마태우스님 곁에 절대가지 않게 하겠습니다,
류는 벌써 까만 공주가 되어버렸는데,,

파란여우 2006-06-05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팔뚝살은 믿을 수 없구요.
테니스 칠 때 반바지 입으셨으면 허벅지에 확실하게 흑백 라인이 그어졌을테니
그 사진으로 올려 주셔야 인정함돠! 풋^^

모1 2006-06-05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하얗군요. 부럽다는..
그 간송미술관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신문에서 보았다는...책에서 보았던 국보들이 거기에 많다면서요? 공개도 잘 않는다고 하더라는..

기인 2006-06-05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서울대 미술관 6월 8일 개장입니다. ㅎㅎ 삼성 그룹에서 지어준 거라 마음에는 안 들지만, 개관일이나 금요일에 가보려고요 :)

히피드림~ 2006-06-05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 보니까 간송미술관 가보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네요...

水巖 2006-06-05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갔었던 5월 마지막 금요일보다 말도 못하게 사람이 많군요. 그때는 들어가는 사람 막지는 않고 조금 더디 돌아 갔는데. 그나저나 더위에 고생하셨습니다. 그 미녀님께 '간송문화' 한 권 선물하셨습니까?

실비 2006-06-05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부가 하애요.. 피부도 좋으셔라~

비로그인 2006-06-06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왜 팔뚝을 딸꾹으로 읽었을까요.^^;; 야구모자 많으시던데..알게모르게 수집하고 계시고,에 또..미녀(?)들을 수집하고 계시는 건 아닐까요.^^

검둥개 2006-06-06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주 박물관 좋아요. ^^

ceylontea 2006-06-06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삼치팔뚝.. ^^

다락방 2006-06-06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처음과 끝의 내용이 어째 연결이 안되는 듯 한데 자연스럽게 한편의 멋진 에세이를 만들어내셨네요. ㅋ

연우주 2006-06-06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보고 싶었는데 이제 개방 안 하죠?

마태우스 2006-06-07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주님/어머 우주님 안녕하시어요? 지난주가 마지막이었을걸요^^
다락방님/제 팔도 예술이란 얘기어요 호홍.
실론티님/님도 한 피부 하시잖아요^^
검둥개님/그렇죠? 소주박물관..^^
흑백TV님/미녀는 사회의 재산이어요 갠적으로 수집할 수 없습니다^^
실비님/테니스를 안쳤었으면 대단한 피부였다죠^^
수암님/그, 그게요... 선물 못했어요... 마니 와봤다고 필요없다네요. 마감 전날이어서 사람이더 많았나봐요. 일찍 갈 걸...
펑크님/님은 그래도 가시면 본전은 뽑으실 것 같은데요..저같은 사람이야 봐도 그런가보다 하지만....
기인님/아 그렇군요. 거기 대단한 게 많이 있답니까? 전 아직 동양화는 공부가 덜되서요....
모1님/개인이 그렇게 하는 거 대단한 것 같아요. 제 팔뚝도 국보로 해줬으면 좋겠는데...&*\
여우님/햇볕에서 보호받은 팔뚝살을 믿을 수 없다면 무얼 믿으시렵니까. 허벅지살은 보여드릴 수가 없어요 넘 야하잖아요
울보님/저도 팔뚝만 빼곤 다 타서 까매요....ㅠㅠ
세실님/님은 굳이 하얗지 않아도 괜찮지 않나요. 절세미녀면서....
 

 

 

 

 

 

이 글을 여기 올릴까 말까 망설였다. 이곳을 아는 학생들도 있을 텐데, 그들이 본다면 자기들을 비난하는 이 글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란 놈은 직접 만나면 싫은 소리를 못하는지라 이렇게 해서라도 그들에게 말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한번 보고 말 사이라면 몰라도, 앞으로도 그들과 난 계속 만나야 하니까.


1. 물론

학생들은 내게 잘해주려 노력했다. 공항에서는 물론, 식물원 관광을 할 때도 부담을 안주려 혼자 겉도는 날 쫓아다니며 챙겨주려 했다. 술자리에서 과대표와 예과 학생회장이 내 옆에 앉아 날 즐겁게 해주려 노력한 것도 잘 알고 있다.


2. 그럼에도

애들한테 서운한 게 있다. 그 서운함은, 내년 수료여행 땐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안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서운함이었다.


1) 작년

작년 수료여행 때, 학생들은 내 비행기표를 왕복으로 끊어줬다. 갈 때 공항에서 가는 티켓을 받았다. 문제는 오는 비행기표. 난 다음날 일찍 갈 거였기에 과대표한테 가는 표를 미리 받아야 했다. 하지만 과대표는 표를 줘야 한다는 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아쉬운 소리를 못하는 난 ‘다음날 받아야지.’란 생각에 그날은 그냥 자고, 다음날 아침 일찍 과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늦게까지 술을 마시느라 그런지 과대표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삼십여분을 기다리는 내 마음은 조금 비참했다. 그까짓 비행기표 때문에 내가 이렇게 아쉽게 기다려야 한다는 게. 하지만 ‘연락 바란다.’는 내 문자 메시지에도 과대표는 전화를 하지 않았고, 시간이 되었기에 혼자 쓸쓸히 숙소를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가 섰다. 공항에 가서 김포행 편도를 구입했다. 회값보다는 훨씬 쌌지만, 그 8만여원은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았다. 과대표는, 내가 공항에 도착한 뒤 전화를 걸어왔다.

“선생님, 왜 전화하셨어요?”

“아, 저 먼저 간다고요. 무사히 다녀오세요.”

“네.”


2) 올해

대표로부터 “선생님 비행기표는 저희가 끊어 드릴께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늘 미안해하는 난 “제가 그냥 살께요.”라고 대답했다.

“아니어요. 그건 당연히 저희가 해야죠.”

난 마지못한 듯 그러라고 했다.

“선생님, 근데 저희들 식사 사주실 건가요?”

“그럼요. 저녁에 회 살께요.”


공항에서 제주행 표를 받았다. 혹시 몰라서 “가는 표는 제가 살까요?”라고 했더니 아니란다. 그래, 여행사에서 표를 살 때 왕복, 단체로 싸게 끊었겠지. 그러니 과대표의 수중엔 내 서울행 표가 있으리라. 근데 왜 그 표를 안주는 걸까? 아쉬운 소리를 못하는 난 올해도 표를 달라는 말을 못했다. 그 대신 과대표에게 “내일 7시에 간다.”는 말을 여러번 했는데, 과대표는 여전히 표를 주지 않았다. 물론 표를 내놓으란 말을 못하는 내 성격에 더 큰 문제가 있지만, 알아서 표를 건네주면 안되는 걸까. 말은 안했지만 그날 밤까지 난 표 생각을 여러번 했고, 그러다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역사는 반복되었다. 과대표는 자느라 전화를 안받았고, 난 문자 메시지를 보내놓고 펜션 마당에서 기다려야 했다. 일찍 일어난 애들이 하나둘씩 나온다.

“선생님, 일찍 일어나셨네요?”

“아, 네. 먼저 가려구요.”

애들은 아침 식사를 하러 간다. 내게도 가자고 하는 애가 있었지만 괜찮다고 했다. 이십분 이상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에이, 비행기 표, 그냥 내가 산다!”

난 택시를 불렀다. 십분 있으면 온단다. 마지막 기회다 싶어 과대표를 찾았다. 방 하나를 뒤져보니 없다.

“과대표는 어디 있나요?”


십오년 전 교수님이 내게 똑같은 말을 했다면 난 내가 직접 과대표를 찾아왔으리라. 하지만 그 학생은 이렇게 대답했다.

“저기 저 앞 건물에 있을 거예요.”

난 그 건물로 갔다. 1층엔 없다. 2층에 올라갔다. 방이 두 개 있는데 문이 닫혀있다. 갑자기 돈 몇만원 때문에 이러는 게 짜증이 나서, 그냥 내려가 버렸다. 가방을 들고 길가로 나갔다.

몇 명이 묻는다. “가시게요?”

“네.”

십오년 전이었다면 아마도 우린 잘 가시라고 선생님을 배웅했을 거다. 하지만 우리 애들은 단 한명도 십미터 밖에 있는 길가까지 날 배웅하지 않았다. 혼자 찻길에 서서 택시를 기다리는 마음은 쓸쓸했다. 21세기에 배웅을 바라다니 내가 너무 권위적인 게 아닌가 싶었지만.


과대표에게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한참 간 뒤에 과대표의 목소리가 들린다.

“전데요 저 지금 가려구요.(그러니 비행기표를 내놓으세요!)”

“아 네.”

“남은 여행 잘 가고 학교에서 봐요(비행기표는 왜 안주는데?)”

“네 잘 가세요 교수님.”

내가 과대표였다면 지금 어디냐고 물었을 테고, 비행기표를 주기 싫다면 최소한 배웅하는 척은 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과대표의 태도는 너무 건조했다. 난 작년과 똑같이 8만8천원을 주고 비행기표를 끊었고, 그 돈 때문에 마음이 상해 비행기 안에서 책이 눈에 잘 안들어왔다.


3. 결론

애들에게 난 봉으로만 취급되는 게 아닌가 싶다. 회를 사줄 때만 “와와” 소리를 듣지만, 먼저 떠날 때는 아무런 환송도 받지 못하는 걸 보면 말이다. 서른아홉명에게 회-그리 비싼 곳은 아니지만-를 사주고, 먹을 게 떨어진 것 같아 갈치와 소라를 테이블마다 추가시켜줬는데 말이다. 그러고보니 이런 일도 있었다. 여행 이틀 전 과대표가 내게 찾아와서 돈이 모자란다는 얘길 한 것. 20만원 정도가 모자란다는데, 그렇다면 5천원씩 더 걷을 일이지 왜 내게 오는 걸까. 하지만 충실한 봉인 난 학생들한테 뭐라도 사주라는 명목으로 교수 상조회에서 주는 20만원을 아낌없이 과대표에게 줬다. ‘그래, 내 비행기표도 사주는데 뭐.’ 하지만 가는 비행기표를 내가 끊고 나니 비행기표 대신 20만원을 챙기는 게 훨씬 나았다는 생각도 든다.


일정상으로 보면 그들은 토요일인 어제 6시 50분쯤, 김포에 도착했을 것이다. 내가 과대표라면 “(덕분에,까진 아니라도) 저희 잘 다녀왔어요.”라고 연락을 했겠지만, 내 전화는 전혀 울리지 않았다. 벌써부터 걱정을 한다. 내년에 또 예과 수료여행을 가자고 하면 뭐라고 거절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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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6-04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교수님은 그런 애환이 제가 대학교 수학여행 제주도 갈때 교수님이 바쁘셔서 같이 못가셨어요. 그러다 보니 간 인원도 8명 봉고차 한대 빌려서 정말 신나게 놀았는데 . 만약 교수님이 가셨다면.

클리오 2006-06-04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애들 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너무 베푸는게 습관이 되면 안된다니까요. 좋은 사람,을 넘어서 봉이 되버리면 돈쓰면서도 기분 나쁘잖아요.. 15년 전 예의를 아이들이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겠지만, 할 일은 안하고 바랄 것만 열심히 바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월중가인 2006-06-04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제가 다 화나요! 차라리 말을 말지 참,,

기인 2006-06-04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안 좋으시겠네요.. 저도 후배들 챙길 때마다, 선배나 선생님들께 잘 해야겠다는 것을 역지사지로 배웁니다.

비연 2006-06-04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쩝. 세대가 많이 바뀐 탓인 듯...넘 섭섭해 마세요...

가넷 2006-06-04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기에도 좀 그렇네요... 음-_-;;

Mephistopheles 2006-06-04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생각 좀 해봐야 겠는걸요...??
세대가 바뀌고 생각이 틀리다고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기본예절이 안되어 있는 걸로 밖에는 안보이는 걸요..?? 전 그 학생들에게 회 사주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되어 지는걸요...^^

건우와 연우 2006-06-04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이든 마음이든 주고 받는게 <관계>아닐까요?
사랑하는 마음으로 독하게 혼내주세요!!

모1 2006-06-04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그렇군요. 학생들이 너무 하네요. 두번이나 손수 표를 끊게 만들다니..거기다 그 눈치없는(?) 행동들이라니..근데요. 제가 좀 눈치가 없는 편이라서..저도 그 학생들처럼 행동하지 않을까..싶어요. 흑흑~~

모1 2006-06-04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로 지금 전 남욕할때가 아니라는...

Koni 2006-06-04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해가 잘 안가요. 단체로 왕복 다 끊었을 텐데, 그걸 왜 안 줄까요? 일부러 안 주는 건가요? 아님 과대가 대대로 건망증들인 걸까요?^^; 그냥 무심하게 "아, 내 표는 어디있나?"하고 직설적으로 얘기해야 알아들을 것 같아요.

세실 2006-06-04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참 이기적인 학생들이군요...
마태님도 이젠 넘 베풀지 마세요...
차라리 저에게 회를 사주시면 평생 고마워 할텐데....(음 평생은 좀 심했다 ^*^)

ceylontea 2006-06-04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ㅋㅋ ^^

마태님.. 기분 푸세요... 아이들이 기본예절도 모르게 만든 우리 세대의 잘못이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서운해만 하지 마시고 야단을 치세요...(라고 썻지만, 그런 일로 야단을 치면 아이들은 오히려 소심하다 욕할까 싶기도 하네요... 에효..--;)

여튼.. 기운내세요.. 토닥토닥...라면만 드시지 마시고, 한번 오세요.. 한끼라도 제가 잘~~ ^^

전호인 2006-06-04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가다가 젊은(헉 그럼 난? 저도 젊습니다)아이들에게 실망하는 일이 많습니다.
바로 기본이지여. 기본을 몰라 짜식들이.....이글을 보는 녀석들(학생들) 반성해라.
울 세대가 부모님께 마지막으로 효도하고 자식들에게 최초로 버림받는 세대라고 하잖습니까? 그런 것이 서서히 보이는 것 같아 씁습하기도 함다.
힘내세여....... ㅎㅎㅎ

2006-06-04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6-06-04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기분 나쁘다. 마태님이 느껴야 할 그런 씁쓸함이 기분나빠요. ㅜㅜ

BRINY 2006-06-04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그런데 학생들의 경향이 해마다 틀리지 않나요? 저는 그런 거 같던데...

깐따삐야 2006-06-05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에 나와서 이리저리 치이고 고생을 좀 해봐야 그 때 그 시절 좋았던 것을 알거에요. 절대로 지금은 모릅니다. 저도 그랬구요. 뭔가를 주었으면 준 것으로 만족하고, 주었다는 사실 자체를 싸그리 잊어버리는 게 마음 편하게 사는 길인 것 같아요.

2006-06-05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6-06-05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찮으시더라도 한번 불러서 야단을 쳐야해요.이러이러한 점은 니들이 잘못이다.
어느곳,어느 자리에 가도 제일 연장자가 일어나면 택시 잡는 곳까지 가서 배웅을 해야 되는게 도리이다. 나중에 니네들이 병원에서 일하더라도 이런 기본적인 예절은 지켜야 된다.조목조목 말씀 하셔야 되요.증말로요...

미래소년 2006-06-05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같아도 말 못합니다.
해마다 변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통탄할 때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은 통한다"를 신념으로 삼고 있지요.
알아주면 고맙고, 모르면 또 어떻습니까?
언젠가는 마태님 마음을 이해할 날이 있을 겁니다. 힘내세요^^*

moonnight 2006-06-05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정말 세대차 느끼네요. -_-; 옛날처럼 교수님 가신다고 아무리 술 많이 마신대도 새벽같이 일어나서 공항까지 모셔다 드리고 하는 것까진 바라지도 않겠지만 심하네요. 너무 잘해주시니까 그래요. 내년부턴 바쁘다 하시고 따라가지 마세요. 마태우스님 많이 서운하셨겠어요. 저도 속상해요. 훌쩍. -_ㅠ

마태우스 2006-06-05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님이 속상하다니 저도 속상하옵니다...^^
미래소년님/아아, 님도 말 못하시는군요. 알아주지 않더라도 화내지 않으면 군자가 아니냐고 공자가 그랬지만, 시간이 가도 제 마음을 이해 못할 것 같아서 힘이 빠져요...
파비님/야단 칠 정도의 성격이라면 표를 내놓으라고 했겠지요. 배웅에 대해서는 크게 서운하지 않지만, 역시나 비행기표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네요.
속삭이신 분/미천한 저에게 그런 부탁을 해주셔서 제가 더 고맙습니다. 기대에 부응해야 할텐데 걱정이네요^^
깐따삐야님/아니 뭐, 사준 게 아깝다는 건 아닙니다. 단지 그놈의 비행기표 생각에.... 사준 걸 가지고 뭔가를 기대한다면 머리가 훨씬 더 복잡해지겠지요...
브리니님/그, 글쎄요... 전 잘 모르겠어요. 학생들은 학년이 달라도 다 비슷한 것 같던데...
다락방님/제 마음 알아주는 다락방님께 제 우정을 드립니다^^
속삭이신 ㅊ님/그러게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 그게 된다면, 전 그냥 안가는 게 좋겠어요. 넘 무서워요 말하기가...
전호인님/천하의 마태가 8만여원 때문에 힘이 없겠습니까...만은 자꾸 생각이 나요. 돈이 넘 아까워 흑....
실론티님/생각해보니 실론티님한테 한끼 정도 얻어먹어야겠군요^^ 광화문의 맛있는 음식점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
세실님/좋은 회집 알아보시어요. 전 님 편이어요!
냐오님/저도 그 점이 미스테리입니다. 전 그냥 표를 따로 줬으면 했는데, 공항에서 학생들 한장씩 나눠주면서 저도 똑같이 받으라고 하고... 아쉽습니다. 배려가...
모1님/그래요, 그 학생들이 특별히 나쁘다고 생각진 않아요. 다만 뭘 모르는 거겠지요. 근데 비행기표는 왜 안주는 거야....흑
건우와연우님/혼내다니요... 그럴 주변머리가 있다면 벌써 혼냈겠지요. 사실 애들한테 불만이 있다기보다 과대표한테 좀 서운하다는....
메피님/님의 하해같은 마음에 늘 감동하고 있습니다. 회는 잘 먹었으니 아깝진 않구요, 다만 그놈의 비행기표...엉엉엉
야로님/제가 권위적이라서 속상한 건 아니겠죠? 그랬으면 좋겠어요....
비연님/맨날 여행 같이 갈 것도 아닌데요 뭐... 맘 풀겠습니다. 님의 따스한 위로에...
기인님/아래 애들 다루는 게 윗사람 모시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마태우스 2006-06-05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일라님/맘 풀테니 님도 공격적인 태도를 버리심이 어떨런지..
클리오님/님의 말씀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클리오님과 전 같은세댄데...^^
하늘바람님/그래요 제가 안가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인솔의 의미가 사실은 별로 없잖아요...
소, 속삭이신 분/생일이 혹시 언제시더라.... 제가 안다고 생각하는데 그날 맞지 않아요? 내년을 기대해 주시어요

비로그인 2006-06-05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대차이네요. 아무래도 자라온 환경에서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텐데. 서운하셨었겠어요.
 

 

“정말 좋으시겠어요.”

학생들과 더불어 제주도로 수료여행을 간다는 얘길 들은 심복이 한 말이다. 과연 그럴까. 놀러가는 게 아니라 인솔하는 임무를 띠고 가는데도? 다른 페이퍼에서도 한 얘기지만, 같은 또래가 아닌, 세대차가 나는 학생들과 가는 건 그리 재미있는 건 아니다. 내가 젊게 살려고 노력을 하건 말건, 학생들에게 나는 잔소리를 하는 꼰대일 뿐이다. 내가 2박3일을 같이 있지 않고 올라오는 것도 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고, 애들한테 회나 한번 사주는 게 내 의무이자 권리였다.

용설란이라는 건데, 이 잎사귀에 낙서하는 사람이 있나보다.


그래도 하루를 같이 있는데 애들 이름이나 외우자는 생각이 들어 노트를 꺼냈다. 식물원과 관광을 하는 동안 난 노트에 학생 이름과 신체적 특징을 적기 시작했다.


***: 여드름 많다. 얼굴 표정이 늘 미안해하는 듯.

***: 온순해 보이고 살이 쪘다.

***: 모범생 타입. 네모난 얼굴.

***: 살이 쪄서 청바지가 터질 것 같다. 모자를 쓰고 다닌다.

***: 쌍꺼풀 진 눈, 키가 겁나게 크다.

***: 반항적으로 보이는 눈매, 얼룩말 티셔츠.

***: 얼굴이 가냘프고 안경을 꼈으며 몸매가 호리호리.

***: 안경끼고 곱슬머리. 탤런트 스타일이다(정한용?)

***: 괴기영화에 나옴직한 얼굴

***: 딱따구리머리, 검은안경. 동안에 귀여운 스타일....


수시로 난 노트를 펴대고 애들 이름을 공부했다. 모든 애들을 다 안 건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많은 학생의 이름을 외웠고, 애들은 내가 자기 이름을 기억하는 것에 꽤 놀라는 듯했다. 역시나 예습과 복습이 중요한 법, 특징 요약이 어찌나 잘 되었는지 나중에 술자리에서 이걸 문제로 내면서 “누구게?”를 했는데 애들이 다 맞췄다.

선인장과 함께 셀카

난 이상하게 타조만 보면 좋다

쌍용굴에 들어가기 직전


소주는 제주도 소주인 한라산을 마셨는데, 대략 한병 반 정도 마신 것 같다. 4월에 조개구이를 쏜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번에 또 힘차게 카드를 그음으로써 앞으로 오랜 기간 라면을 먹어야 한다. 6월 한달, 바짝 엎드려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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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6-06-04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설란에 낙서해놓은거 못보셨어요? 그 식물원에 가면 조금만 이파리가 넓은 식물에는 온통 벽처럼 낙서가... 정말 혀를 차게 만들죠... (근데 권위적이지 않은 교수로서 만족해하시더니 왜 요즘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회의하는 기미가... )

모1 2006-06-04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물에도 낙서를 하는군요. 신기한 일들....에펠탑인가에 한글이 난무한다고는 들었지만...대단한 사람들...그나저나 마태우스님 부럽습니다. 지금 더운데..제주도는 시원하겠죠?

ceylontea 2006-06-04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그렇게 낙서가 하고 싶은 것인지... 다른 사람들은 그 낙서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생각도 안하겠죠?
쌍용굴 들어가기 직전 사진은 뽀샤시 하게 잘 나왔네요.. ^^

다락방 2006-06-04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렇게 페이퍼에서 마태님을 자주 뵈어서 말예요, 길에서 우연히 만나도 알아볼수 있을것만 같아요.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힘차게 뛰어가 꾸벅, 인사할게요 :)

비로그인 2006-06-05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산했다고 하시면 꼭 더 불러내고 싶은 이 변태같은 심정은 뭘까요...^^~

2006-06-05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누미 2006-06-23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