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때 전 박지성을 닮았단 말을 몇 번 들었습니다. 포루투칼전 때 박지성이 골을 넣었을 땐 아는 친구가 “너 한골 넣었드라?”라며 전화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박지성은 일본 2부리그 팀인 교토 퍼플상가 소속이었고, 별반 유명한 선수는 아니었지요. 근데 포루투칼전이 끝나고 나서 박지성은 영웅이 되었고, 사람들은 “나 박지성 닮았지?”란 제 말에 불쾌해 했습니다.

“말도 안돼. 박지성이 얼마나 귀여운데?”

월드컵 후 박지성이 네덜란드로 가고, 뒤이어 프리미어리그로 간 지금은 제가 감히 박지성을 닮았다고 말하진 않습니다. 닮았다는 말은 어느 정도 급이 비슷할 때나 할 수 있는 거니깐요 (예컨대 지단과 나훈아)


이번 월드컵 전, 같이 테니스를 치는 아주머니들이 절더러 “은하철도 999의 철이를 닮았다”고 합니다. 그 만화를 거의 보지 않았던 저는 “철이도 눈이 작나봐요?”라고 물었습니다만, 나중에 찾아보니 철이 눈은 동그랗게 작고 저는 가늘게 작다는 점에서 많이 틀리더군요.




그로부터 사흘쯤 지난 후, 네이버에는 박지성과 은하철도의 철이가 닮았다는 말이 떠돕니다. 그제서야 전, 그 아주머니들이 보는 눈이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전 철이랑 닮았고, 박지성도 철이를 닮았고. 불쾌하실 분도 있으시겠지만 박지성과 전 닮았습니다.

 




그걸 기념하여 고속터미널 전철역 앞에 있는 박지성 사진 앞에서 한 장 찍었습니다. 그게 프랑스전을 열두시간 쯤 앞둔 시점이었는데요, 사진을 찍어준 미녀분은 그때부터 박지성이 골을 넣을 줄 예감했답니다. 사실 저만 박지성을 닮은 건 아닙니다. 늘 말하지만 눈이 작은 사람들은 다 비슷비슷하니까요.^^

 

우리가 이번에 기대한 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두명이나 있다는 거였지요. 하지만 얘길 들어보니 프랑스는 베스트 11이 전부 이탈리아나 스페인, 영국 등 소위 빅리그에서 뛰는 애들이더군요. 그럼 뭐합니까. 우리랑 1대 1로 비겼는데. 잘 키운 박지성, 열 프리미어리거 안부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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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6-1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박지성 정말정말 좋아해요~ ㅠㅠ 진짜 멋있음~

마늘빵 2006-06-20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정말 똑같애요 (라고 하면 칭찬인가요 욕인가요? -_- )

플로라 2006-06-20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안녕하세요~ 첨으로 인사드려요(그동안 냉큼 마태님의 알흠다운 글만 읽고 다녀간 경우가 많았더랬지요.-ㅂ-)...^^
정말 박지성과 참 많이 닮으셨어요. 이런말하면 무례한건가요? 그치만 너무 귀여우세요~^^;;;;;;;

히피드림~ 2006-06-20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닮았어요.

다락방 2006-06-20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닮았는데요? 헤헷 :)

2006-06-20 0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주미힌 2006-06-20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같네요,.
박지성이 몇살이더라...
마태우스님.. '동안'이십니다. 흐흐흐.

Mephistopheles 2006-06-20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이 옆에도 언제나 미녀가 있었죠....

건우와 연우 2006-06-20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이, 정말 좋아했던 만화주인공이죠..^^

물만두 2006-06-20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렇게 묻어가시는 군요=3=3=3

마노아 2006-06-20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림만 보고 미래 소년 코난의 포비를 떠올렸어요. 철이었군요.ㅠ.ㅠ

날개 2006-06-20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옆지기도 박지성 닮았어요...ㅎㅎ

인터라겐 2006-06-21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전요.. 박지성이 골을 넣어서 적금상품 0.2% 추가 금리 받았어요. 이게 젤로 좋아요. 부디 2골 더 성공 시켜야 할터인데...ㅋㅋㅋㅋ

마태우스 2006-06-21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그런 금리도 있군요! 헤트트릭 하면 0.6% 추가금리 받겠네요? 이왕 하는 거, 네골 다섯골 넣길 바라겠습니다.
날개님/오오 그렇습니까. 언제 닮은 사람끼리 만나야 할텐데^^
마노아님/유명한 철이를 모르시는 걸 보니 신세대시군요!
물만두님/이거 보시오 묻어가다니!!!!!!!!!!
건우와 연우님/전 그거 잘 안봤지만...메텔의 신비한 이미지는 뇌리에 남아있죠^^
별님/날개님 부군과 저, 새벽별님...함 만날까요^^
메피님/하하 그러네요. 좋은 지적입니다
라주미힌님/쉿 박지성 팬들한테 욕먹습니다!
속삭이신 분/그런 좋은 말을 왜 귓속말로?
다락방님/님도 졸리 닮으셨어요
펑크님/아아 이렇게 와주시니 영광이옵니다
플로라님/저도 존함만 많이 들었었는데..죄송합니다. 제가 먼저 인사드려야 했습니다... 글구 무례라뇨 전 그말 좋아해요
아프님/아무래도 박지성에겐 욕이고 저에겐 칭찬이겠죠^^
고양이님/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박지성 좋아하죠. 잘하니까 멋있지, 외모는 뭐 그저 그렇지 않나요?
 

 

 

 

 

어느날 어머니가 오시더니 이러신다.

“민아, 나 축구 좀 가르쳐 줘라. 친구들이 다 축구 얘기만 하는데 아는 게 없어서 아무말도 못하겠어.”

“그게 갑자기 배우려면 어려운데..”

“토고랑 할 때 같이 보자. 그때 좀 가르쳐 줘.”


하지만 토고전이 시작하기 직전 어머니는 친구를 만나러 그 밤중에 나가셨고, 후반전 직전에야 들어오셨다.

“엄마, 축구 안봐?”

“피곤한데 잘래. 결과만 알켜 줘.”


토고전 다음날, 어머니는 더더욱 소외감에 시달렸나보다.

“프랑스랑은 언제 하니?”

“19일 새벽 4시에 하는데요.”

“새벽이라... 나 꼭 깨워 줘.”


하지만 프랑스전 전날이 되자 깨워드리겠다는 내 말에 엄마는 도리질을 하셨다.

“4시에 어떻게 일어나냐? 그냥 결과만 말해줘라.”

5시 반이 넘어서 우리팀이 골을 넣었을 때 내가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엄마가 깨셨다.

“엄마, 우리 골 넣었어!”

“와, 잘했다. 근데 너 밥 먹을래?”

골과 밥은 대체 어떤 관계일까.


축구가 끝난 후부터 갑자기 TV를 보시던 우리 엄마, 나한테 와서 이런다.

“민아, 회색 옷 입고 걸어다니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어. 너 아니?”

“혹시 아드보카트 감독?”

“아드보카트야 알지. 젊어 보이던데...”

“기자 아닌가요?”

잠시 후, 어머니가 소리를 지른다.

“민아! 지금 나왔다. 이리 좀 와봐.”

갔다.

“방금 있었는데...어, 또 나왔다! 그래, 저 사람!”

난 그만 기절할 뻔했다. 그 사람은... 이운재였다. 이런 어머님이니, 오늘 역시 친구들 사이에서 또 소외를 겪으실 것 같다. 빨리 월드컵이 끝나서 예전의 인기를 되찾으셔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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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06-19 0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ㅉㅉㅉ 골 넣기에 함께 좋아하다가 신랑 한테 얼른 식사하고 출발하라고 했었는데..ㅎㅎㅎ울신랑도 골과 밥→출근..ㅎㅎㅎ


해리포터7 2006-06-19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귀여운 어머님이세요..저두 남편옆에서 구박 받아가며 보는데요..그래도 한심하진 안는지 잘 가르쳐줘요..그런데 요며칠사이 아들이 저보다 축구룰과 선수들을 잘알아버려서 남편이랑 꿍짝 맞아하는걸 보니 진짜 소외감 생겨요.

마늘빵 2006-06-19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이운재. ^^

마노아 2006-06-19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의 인기를 되찾으셔야 할 텐데... 너무 재밌어요^^;;;

로드무비 2006-06-19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어머니와 할머니는 정말 너무 귀여우세요.^-^

미미달 2006-06-19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정말요. 재미있으세요 ㅋㅋㅋㅋㅋ

날개 2006-06-19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이운재...^^
마태님이 옆에서 잘 가르쳐드려야겠네요...ㅎㅎ

마태우스 2006-06-19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배우려는 의지가 별로 없으신 듯해서 어렵네요^^
미미달님/고맙습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무비님/상대가 안되게 귀여운 따님이 있으신 분이 무슨 말씀을...^^
마노아님/울엄마, 평소엔 정말 인기 많으시거든요^^
아프락사스님/전 엄마가 그렇게까지 모르실 줄 몰랐어요.
해리포터7님/호호 그심정 이해합니다. 월드컵 때는 축구에 대해 공부하는 게 왕따가 안되는 지름길이죠^^
배꽃님/골과 밥은 원래 비슷하군요!!!

세실 2006-06-20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우리 선수랑 월드컵에 관련된 사진 구해다가 보여드리면 어떨까요~~~
귀여우신 어머님. 다시 예전의 인기를 되찾으시길~~~
 

 

 

 

 

알람을 맞춰 놨지만 경기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알람 전에 일어났다.

러닝머신을 하면서 전반전을 봤다.

우리 선수들, 참 잘 싸웠다.

이렇다할 슈팅 한번 때리지 못한 건 토고전과 같지만

전력이 월등한 프랑스 선수들을 상대로 그 정도 했으면 잘한 거다, 한골만 주고 지자, 이런 생각을 했는데

희한하게도 프랑스 역시 더 골을 넣을 마음이 없어 보였다.


샤워 하고 박찬호 야구를 보다가

축구를 틀어놓고 컴 앞에 앉아 글을 썼다.

우리 선수들의 공격빈도가 높아지고

안정환까지 나오자

글쓰기를 포기하고 티비 앞에 앉았고

그로부터 5분쯤 뒤, 극적인 골이 들어간다.

나도 모르게 꺅 소리를 질렀고

그 바람에 어머니가 깨셨다.

엄마를 보니 밥 생각이 나서 "밥 먹고갈래!"라고 했고

밥을 차리는 동안 남은 경기를 봤다.


이해가 안가는 것이

토고전에서는 이기는 게 중요하다면서 볼을 그리도 돌리더만

프랑스같은 강팀한테는 왜 공세를 취했을까?

그 바람에 한골을 더 먹을 뻔 했지만

이운재가 기가 막힌 선방을 해서 다행이었다.


1승1무, 아나운서는 16강의 8부능선을 넘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토고에게 모두 이긴다고 가정하고

우리가 스위스와 비길 확률이 높다면

세팀이 1승 2무로 골득실을 따져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갑자기 토고전에서 골을 더 넣으려고 하지 않고

볼을 돌리기만 한 것이 후회되지 않는가?


지금 보니까 그렇다는 거지

아무튼 한국 선수들, 잘 싸웠다

토고전 승리도 어찌되었건 좋은 거고

프랑스와 비긴 건 이번 대회에서 몇 안나온 이변으로 기록될 만하다.

16강에서 떨어진다 할지라도 한국팀은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고

아드보카트도 충분히 제몫을 했다.

이왕이면....16강에 가면 더 좋겠다.

스페인이 무서우니 조1위로 가면 더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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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6-19 0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르다...몸도, 마음도 모두.

가넷 2006-06-19 0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고가 잘해주면... 16강은 노려볼만한데... 16강 탈락 한것 같은데요... 운이 더이상 안따라 준다면... 솔직히 프랑스 상대라고 해도 너무 밀린듯..; 그나저나 정말로 프랑스 3무로 탈락 될지도 모르겠군요.. 그런 소리가 우스개 소리로 돌아 다녔었는데..^^;

Mephistopheles 2006-06-19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론은...지금 매우 졸리다 입니다...
자버리면 못일어날까봐 그냥 출근했습니다..

다락방 2006-06-19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너무 졸려요. 그래도 꾹참고 회사에 왔답니다. 게다가 새벽부터 지난밤 사온 찜닭에 밥을 비벼먹어 배도 불러요. 마태우스님 처럼. 헤헷 :)

Kitty 2006-06-19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페인이 무서우니 조 1위로 가면 더 좋겠지만 <-- 대 공감!
전 한국 다음으로는 스페인 팬이라 두 팀이 일찍 만나면 좀 슬플 듯 하여요 ㅠ_ㅠ

반딧불,, 2006-06-19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을 어찌나 설쳤는지..
일어나기는 골 넣었을때 일어났으나 중간에 다 들었죠.
에구 정말 피곤합니다..;;

paviana 2006-06-19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uma의 저주를 아시나요? 왠 뜬근없는 소리냐고요? 흐흐
안 가르쳐주지요.=3=3=3

마늘빵 2006-06-19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스위스를 이겨서 확정지어야겠군요.

비자림 2006-06-1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즐거운 아침이네요. 근데 왜 저는 요 부분이 눈에 들어올까요?
"엄마를 보니 밥 생각이 나서 "밥 먹고갈래!"라고 했고 "
잉, 저도 엄마가 차려준 밥 먹고 싶어요. (호호 철없는 아줌마의 외침!)



비로그인 2006-06-19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에 2대1로 지는 악몽에 시달리가 깼는데 " 이겨서 " 얏호 ~ 에요.

비연 2006-06-19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그러더군요. 토고전 골 돌리는 거 보면서...
나중에 골 득실차로 떨어질겨..ㅠㅠ 끔.찍.

마태우스 2006-06-19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으윽, 그 저주가 실현될지도 모르겠군요. 지금 스위스가 1대 0으로 이기고 있는데...
캐서린님/원래 꿈은 반대라지 않습니까^^
비자림님/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은 언제나 상다리가 휘어지지요. 회식보다 집에서 먹는 게 더 칼로리가 높다는... 재벌2세의 비애죠^^
아프락사스님/바로 그렇습니다. 비겨도 안될 것 같습니다..
파비님/퓨마의 저주가 뭔지 물어본다는 걸 까먹었어요..... 죄송. 낼 가르쳐 주세요.
반딧불님/새벽에 깨면 원래 피곤하죠. 오늘 좀 주무셨나요??
키티님/스페인 참 멋진 팀이죠. 갠적으론 올해 갔다온 뒤라 더 멋지게 느껴집니다. 그냥, 여유있는 모습이 좋았어요.
다락방님/찜닭에 밥을 비벼드셨더니 갑자기 배가 고파와요. 이럼 안되는데....
메피님/고생이 많으십니다. 4년에 한번이니 참아야지 어쩝니까.... 그래도 기분좋게 졸리지 않나요?
야로님/프랑스가 3무로 탈락한다는 개그, 정말 웃겼지요. 토고전에서 한골만 더 넣었다면 좋았을 걸 그랬어요...
 

 

 

 

 

전에 글에다 썼던 바와 같이, 높은 분과 전화로 싸우다가 본의 아니게 ‘개새끼’라고 해버렸다. 욕한 거 자체를 후회하진 않지만, 개를 비하하는 욕을 했다는 게 부끄러웠다. 배신을 모르며 인간성이 좋기만 한 개를 깎아내리는 전통에서 나마저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 전통은 비단 언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살해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다른 사람, 그것도 평소 알고 지내온 사람에 의해 죽음을 맞지만, 일년에 하나쯤 생길까말까 한 개에 의한 사망은 대문짝만하게 기사화되어 개에 대한 공포심을 증폭시키고, 사람들이 낯선 개를 적대시하는 근거가 된다. 먹을 게 풍부해져 굳이 개를 먹지 않아도 되고, 일부의 생각과 달리 개고기가 영양학적으로 좋은 게 아니라는 의학적 견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신탕은 복날이면 으레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여전히 사랑받는다. 외국에서 하는 거라면 무조건적으로 추종하고, 심지어 자연발생적으로 나와야 할 감탄사마저 “oops"같은 걸 쓰는 나라에서, 개고기는 서구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우리 문화의 자존심을 지키는 보루가 된다. 남의 식문화에 대한 서구의 간섭이 부당한 건 맞지만, 다른 좋은 전통은 다 버리면서 왜 개고기만이 지켜야 할 우리 것이 되는 것일까?


어느 여름, 차를 타고 가다 보신탕용으로 길러지는 개들을 본 적이 있다. 복날을 앞둔 때라 무척 더웠는데, 철장 하나에 개들이 여러 마리씩 갇힌 채 혀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 지키는 사람이 없었기에 자물쇠를 풀어버리고픈 충동을 느끼는 건 개 애호가라면 당연한 마음일 것이다. 개의 본능 때문인지 내가 가자마자 반색하며 일어나 꼬리를 치고, 머리를 쓰다듬자 기뻐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식용개와 애완용이 다르다고들 하지만, 식용으로 분류된 개도 사실은 인간의 애정을 갈구하고, 주인에게 안겨 재롱을 피우고 싶어하는 녀석이다. 빈 밥그릇을 꺼내서 물을 줬다. 정신없이 달려들어 물을 먹는다. 그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벌써 몇 년 전 얘기니, 그들은 이미 이 세상 개가 아닐 것이다.


몇 년 전에는 이런 얘기도 나왔다. 모 탤런트가 큰 개를 키우는데 그 아이가 갑자기 죽은 뒤 부검을 해보니 기관지에 개털이 왕창 뭉쳐 있더란다. 그 탤런트의 아들이 멀쩡히 살아 있다는 걸 논외로 치더라도, 개털같이 큰 물체가 기관지까지 갈 수 있는지도 의문이고, 그게 제거되지 못해 하부 기관지로 내려간다 해도 뭉쳐서 질식을 일으킨다는 건 도무지 말이 안된다. 하지만 그 소문은 빠르게 퍼져 있던 개를 내쫓는 이유가 되었다. 알레르기의 주범이 카펫에 사는 집먼지 진드기건만 개는 알레르기의 온상이 되고, 구충만 잘해주면 문제가 없을 텐데 임산부가 있으면 당연히 개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정말 마음 아픈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버려지는 개는 매년 만여 마리. 운 좋게 다른 주인에게 분양되는 경우는 5%가 안 되며 나머지는 거리에서 죽거나 안락사를 당해야 한다. 개에게는 자기 주인만이 세상의 전부일진대, 아무리 사정이 생겼다고 가족 구성원을 그리 쉽게 버리는 경우가 어디 있단 말인가. 당장 외롭다고 개를 기를 게 아니라, 과연 자신에게 그럴 능력이 있는지 곰곰이 따져 봐야 할 것이다. 아파트로 가서도 기를 것인지, 결혼해서 애를 낳더라도 책임을 질 수 있을지, 부모의 회유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는지를. 자식은 커서 “왜 나를 낳았느냐?”고 부모에게 따지지만, 개는 “왜 하필 너같은 주인에게 팔려왔을까”를 탓하지 않는다. 개가 인간보다 낫다는 데 동의하지 않더라도, ‘개에게 무슨 죄가 있냐?’는 말에는 어느 정도 수긍하지 않을까. 개는 가장 오래된 인간의 친구였으며, 지금도 그렇다. 제발 개를 혹사시키지 말자. 그들은 단지 사랑받고 싶을 뿐이다.

 

무단 전재한 개 사진입니다. 돌발퀴즈; 무슨 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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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6-06-19 0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창 축구할 시간에 이런 거나 쓰고. 너 대한민국 사람 맞냐??

rainy 2006-06-19 0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참 축구할 시간에 알라딘에서 놀고 있는 저, 한국사람 맞습니다 맞고요^^
개를 키우기 전의 마음의 준비랄까 각오랄까.. 동의 하구요.
읽다보니 아이를 갖는 것에 관해 준비 해야할 생각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네요.
암튼.. 대한민국 화이팅 ^^

마태우스 2006-06-19 0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여러가지로 죄송합니다. 하지만 님도 그 시각에 제 글을 읽고 계셨나보군요^^

마태우스 2006-06-19 0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니님/님의 댓글 덕분인지 1대 1로 비겼네요. 대어를 낚았습니다^^ 토고전 때보다 훨씬 잘싸웠지요 오늘?

하이드 2006-06-19 0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카스파니엘인가요? 코카스파니엘이랑 래브라도 믹스 같어. 크

가을산 2006-06-19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혹시 우리 로미 아닌가요? 로미 어렸을때랑 똑같애요.
로미가 코카인데도 얼굴이 좀 넙적해요. ^^;;

마늘빵 2006-06-19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코카스페니엘에 한표.

파란여우 2006-06-19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카 맞습니다. 으윽, 저 구연넘을 보니 예전에 함께 살던 울 곱슬이 생각이 나서...

마태우스 2006-06-19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사실 구글에서 코카로 검색해서 찾은 사진입니다. 빙고.
아프락사스님/님도 정답.
가을산님/앗 올리신 분이 가을산님?????? 코카 참 귀엽죠 장난도 잘치고...
하이드님/그렇게까지 전문적인 정답을 적어주시다니..대단하십니다.

가을산 2006-06-20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로미가 구글당한건가요? 혹시 알라딘에서 찾아간걸까요?
코카 중 아메리칸 코카 스파니엘들은 잉글리시 코카보다 몸도 좀 작고, 입이 약간 뭉뚝해요.

마태우스 2006-06-21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카에도 여러종이 있나보군요. 제가 아는코카는 아이아코카...죄송합니다. 썰렁했죠??
 

 

스키너라는 심리학자가 있었다. 그는 철저한 보상을 해준다면 동물도 피아노를 치는 등의 고난도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으며, 인간 역시 그와 다를 바가 없다고 함으로써 만물의 영장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자폐증 환자에게 자기 힘으로 옷을 입는 방법을 가르쳐 줄 수 있었던 것처럼, 긍정적 강화의 힘을 강조한 스키너의 이론은 여러 부문에서 적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정했고, 딸을 상자 속에 가두어 키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키너는 비인간적이라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는데, 그가 그런 대접을 받아야 했던 이유를 그의 딸은 이렇게 설명한다.

“아버지께서 한가지 실수를 하셨다면 사용하신 어휘가 문제였어요. 사람들은 ‘통제’라는 단어를 들으면 파시스트를 생각하죠. ‘인간이 환경에 의해 터득된다’거나 ‘고무된다’고 말씀하셨다면 어느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을 거예요.”

이 사진은 본문 내용과 상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원통이 등장하는 글을 쓸 때, 난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었다. 최대한 거칠게 정치인들을 씹더라도 그게 사실에 입각한 말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난 멀쩡히 정치를 하고 있는 그를 가리켜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썼으며, 그가 인기를 얻은 게 오로지 ‘박정희와 닮아서’라고 단정해 버렸다. 그렇게 쓰는 대신, ‘박정희와 닮은 것도 지지도가 오른 이유였고, 그는 유세장에서 박정희와 키가 같다고 하는 등 박정희 신드롬을 철저히 이용했다’라고 썼으면 어땠을까. ‘정치적 사망’을 선언하는 대신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났다’고 썼다면 좀 낫지 않았을까?


보좌관과 험한 말싸움을 벌인 뒤 나약해져서 이러는 건 아니다. 괜한 도발로 소모적인 몸싸움을 하는 게 잘한 일로 생각되지 않아서다(지난번 싸움은 그쪽의 괜한 딴지였다고 생각하며, 거기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다). 내 감정이 상한 것도 그렇지만, 나를 믿고 지면을 내준 한겨레에도 민폐를 끼치는 결과를 빚지 않았는가.


토고와의 대결에서 이천수가 전반전에 프리킥을 찰 기회를 얻었다. 벽을 피해서 찬 김진규의 슛이 골문에서 한참 비껴간 것과는 달리, 이천수가 찬 공은-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그대로 벽을 때렸다. 말이 벽이지 사실은 사람을. 상대를 공으로 맞히는 게 당장의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을 수는 있어도, 그래 가지고 상대를 이길 수는 없다. 꼭 그것 때문은 아니겠지만 열이 받은 토고 선수들은 갑자기 공세로 전환, 기어이 골을 넣었다. 하지만 벽을 넘어서 날아간 이천수의 두 번째 프리킥은 상대 골문에 휘어들어가 역전승의 발판이 되었다.


도발이 다가 아니다. 부드러운 말로도 얼마든지 상대를 침몰시킬 수 있다. 그 중 더 치명적인 것은, 바로 후자다. 이원통 의원, 앞으로는 부드럽게, 하지만 더 잘근잘근 씹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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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6-18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하여간 알라딘엔 쌈닭들이 많아요.

세실 2006-06-18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태님...무조건 마태님 편입니다...아자 아자~

마노아 2006-06-18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라보^^;;;

마태우스 2006-06-18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댓글 달아주신 마노아님, 그레이트^^
세실님/어머 저야말로 늘 세실님 편이죠^^
조선인님/제가요 원래 쌈닭이다가 여기 와서 성질 죽이고 사는 건데요, 가끔 옛날 성질이 나올 때가 있다니깐요... 완전히 알라딘에 동화가 안되서 그런가봐요ㅠㅠ

건우와 연우 2006-06-1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팬클럽가입해야겠어요...^^

심술 2006-06-18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마태님, 힘내세요.

프레이야 2006-06-18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쌈닭은 별로에요^^ ㅎㅎ 부드럽게, 잘근잘근.. 그건 좋은 생각 같으네요.

비로그인 2006-06-18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제 먹은 불닭 메뉴의 이름이 쌈닭이었는데, 갑자기 다시 먹고 싶어지는군요. 후훗 기대됩니다, 마태우스 님.

비로그인 2006-06-19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책 일부가 나오니 ㅎㅎ 반갑지뭐에요,. 마태우스님. 앞으로도 잘 씹어주세요^^ 말한테 물리면 많이 아프데요.